>>159 빈센트가 베로니카를 "구원"한 후, 베로니카는 빈센트가 통제할 정도로 약한 녀석이 아니니까, 결국 UGN에서 누군가 와서 도로 구금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베로니카가 어떻게 빈센트와 함께하게 된 건지 궁금함다. 베로니카가 빈센트에게는 한없이 유해지는 것을 발견하고 이용가치를 찾은 건지, 베로니카가 적극적으로 사법거래를 요구한 건지...
그 부분은 독백에서는 잘 모르겠고 서술 흐름 해칠거 같아서 간략히 넘어가고 베로니카가 빈센트 놀래키는 것으로 넘겼는데 많이 궁금했읍니다... 오늘은 설정질문 받는다 하신 김에
가끔, 오래도록 자고 일어나면 살에서 달콤한 젖내가 난다. 갓난아이의 볼에서 나는 부드러운 그 냄새 말이다. 딱 체온만큼 데워진 이불 속의 공기는 자연적인 체취와 인공적인 향료가 뒤섞여 기억에 없는 그리움을 자아낸다. 우수에 잠긴 기분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채로 몸을 잔뜩 웅크린다. 날 보살펴준 어미들의 품이 이랬을까. 아마도, 지금 끌어안고 있는 이불만큼 따듯하고 포근하고 부드럽진 않았을 거다. 기억에 남아있는 거라곤 싱그러운 잡초 내음과 비릿한 흙냄새, 그리고 죽기 전까지 조금도, 하나도 변하지 않았던 아저씨의 얼굴뿐이다.
아직 걸음마도 못 뗀 세 살배기 어린아이가 언제까지고 토끼들 틈에 섞여 살 수 있었겠는가. 그곳에서 아저씨가 날 발견한 건 천운 중에 천운이었을 것이다. 그 어미들이 아저씨에게 날 순순히 내어준 것은, 내가 인간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무슨 이유로 그들에게서 보살핌을 받고 자랐던 걸까. 단지 어미를 잃은 작은 짐승이 불쌍해 잠시 온정을 베풀어 주었던 것일 뿐이었겠지. 분명, 이 토끼젖 냄새는 그때 밴 걸 거다.
내 팔에 고개를 묻고 숨을 깊게 들이쉰다. 어미들의 온정이 고스란히 남아 외로운 그리움을 안온하게 도닥여준다. 머리가 몽롱하고 마음이 나른하게 풀어진다. 하지만, 하나가 부족해. 내가 그리는 건, 내게 필요한 건 어미의 따듯한 온정이 아니라 아저씨란 말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빨리 헤어질 줄 알았으면 좀 더 안아주고 좀 더 같이 자는 거였는데. 그때가 좋았다는 사실은 어째서 항상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나 깨닫게 되는 걸까. 매일 같은 샴푸 냄새, 매일 같은 비누 냄새,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담배 냄새까지도. 잠이 들 때까지도 아저씨의 냄새를 맡으면서, 기억하면서 눈을 감았었단 말이야. 그거 알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그때 쓰던 비누와 샴푸만을 고집해. 욕실에서 나오면 문 앞에 아저씨가 멀쩡히 서있을 것만 같다고.
아저씨. 침대가 혼자 쓰기엔 너무 넓어. 아저씨는, 죽어서도 나만은 기억할 거라고 했었잖아. 내가 매일 옆자릴 데워놓고 있을게. 이젠 내가 아저씨 팔베개도 해줄 수 있어. 그러니까, 언제든 생각나면 찾아와 줘. 저기 창가에 꽂아둔 담배. 그거 다 피우면 이리 와서 눕는 거야. 예전처럼, 늘 그랬던 것처럼 같이 자자. 뒷모습이라도 보고 싶어. 부끄러우면 눈이라도 감고 있을게. 나 잠들기 전까지는 와주는 거다?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하루 종일 잘 거니까. 꼭... 와줘야 돼.
라임 의 연성 문장 나를 살아있게 만든 건 너였지만, 나를 외롭게 만든 것도 너야.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79163
1. 먼저 의념각성자는 극히 소수이고, 그중에서도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의념각성자의 수는 적은 편이다. 2. 베로니카의 레벨은 30이 넘고, 30이라는 레벨은 한 단계만 넘으면 가디언급 전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수치를 이야기한다(레벨 40 이상부터 가디언급 전력으로 분류함) 그러니까 베로니카를 당장 죽이면 가디언 후보생이라는 전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보여줄 수 있지만, 죽은 전력은 셋이 돼. 하지만 충분한 애도를 거친 뒤 특수한 명목으로 거래를 한다면 가디언 아카데미도 체면을 지킬 수 있게 되지. 3. 그리고 무엇보다 빈센트는 '아무리 적이 빌런이라는 명목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살인자야. 가디언 협회나 헌터 협회가 범죄자란 명목을 살려서 몰아붙이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거든. 4. 그런 상황 + 여러 사법 거래들이 합쳐진 결과...... 베로니카를 빈센트에게 맡기고 대신 베로니카가 문제를 발생시키면 빈센트도 조지자 - OK 가 떠버린거지...
지독히도, 세상은 여전히 살아가려는 이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었다. 땅에 쓰러진 시체를 보는 것이 익숙한 세계에는 사람의 목숨보다도 먹을 것이 가치가 늘었고, 먹을 것 이상으로 쾌락의 가치는 떨어지게 되었다. 허름한 옷을 입은 채 손을 흔드는 여인의 눈빛은 표독히도 눈앞의 사람이 뜯어먹을 것이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뜯어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가치'를 우선하여 둔 채로 살피고 있었다.
- 오늘따라 깊게 잠들었네. 많이 피곤했나보다.
그러나 전혀 닮지 않은 사람인데도, 단지 그 향기가 조금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너의 얼굴과 모습, 여러가지로 뒤섞였다. 아직 젖살이 다 빠지지 않은 얼굴로 방긋 핀 보조개가 아름다웠던 네 얼굴을 보며 틱틱대던 내 모습이 아직도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데, 아지랑이가 아닌 현실에 남은 나와는 다르게 너는 신기루가 되어 이 세계에서 사라졌다. 지독히도 나만 남겨두고 말이다. 팔을 잡으려는 손길을 훝어내곤 짧은 눈짓을 보낸다. 참는 것은 여기까지라는 듯. 독한 눈빛에 닿는 것에 내성이 없었는지 가늘게 몸을 떨며 도망치는 모습을 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가, 너를.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먼 것 같았다.
유찬영 의 연성 문장 너란 존재는 내게 부담스러웠다.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79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