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와 신의 익스파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어떻게든 번개를 막아내기 시작했다. 물론 전부 막을 순 없었고 일부는 뚫렸을지도 모르나 그럼에도 어떻게든 버틸 정도는 되었을 것이다. 뒤이어 화연의 불꽃이 나리를 붙잡았고 상당히 뜨거운 불꽃이 활활 타올랐을 것이다. 그리고 유진이 이어 뒷목을 내리쳤고 거기에 더해 케이시와 신의 권총 공격이 이어졌다. 비명소리와 함께 나리는 마침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으나 평범한 인간이 감당해낼 수준은 넘어섰다. 허나 그녀는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다. 이어지는 퍼디난드의 목소리에 나리는 피식 웃어보였다.
"용서 못해. 절대로, 절대로 용서 못해!!"
허나 그것은 곧 광기어린 목소리로 바뀌었고 나리는 품 속에서 뭔가를 꺼내려고 했다. 허나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공중에서 종이로 보이는 무언가가 톡톡톡 떨어졌고 나리의 주변에서 연쇄폭발을 일으켰다. 도저히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진한 연막이 이어졌고 그 순간 들려오는 것은 의문의 남성의 목소리였다.
"실례했습니다. 허나 저도 제 동생을 이대로 붙잡히게 할 순 없으니까요." "언젠가 어디서 또 보도록 하죠. 세계수 여러분."
이내 강한 바람이 불어오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나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총을 맞아 피가 흘렀을 흔적조차도 끊겨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뒤이어 저 편에서 달려오는 것은 소라의 모습이었다.
"모두들 괜찮아요?! 뭔가, 뭔가 상당히 많이 다친 것 같은데!"
이내 모두는 소라에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차량 정체는 또 다른 S급 능력자의 방해공작이었다는 것을. 곧 경찰 본부 대원들과 구급차등이 이곳으로 올 것이라는 것을. 아무래도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다른 S급 능력자와 싸우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무튼 이내 경찰 본부 대원들과 구급대 대원들이 차량을 이끌고 도착했다. 잡혀있었던 아이들은 모두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었고 음독을 한 소장 역시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차후 조사 결과, 아이들은 모두 나리의 친구들이었고 그녀를 통해 '라타토스크'라는 이름을 가진 톡의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정신적 위안을 삼았다고 했다. 문자 메시지에 '공원'이라는 포인트를 확인하고 공원에 왔다 어느 순간 기절을 했다는 모양이었다. 덧붙여 소장 역시 익스레이버 위그드라실 팀이 휴가를 떠나기 바로 전 날. 나리에게 기습을 당했고 지하에 갇혀있었던 모양이었다.
사건은 끝이 났으나 어두운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잔혹한 계획을 세운 이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그 존재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마치 검은 그림자가 모든 정보를 덮어버린 것처럼.
-Fin
/스토리 다들 수고했어요!! 정말로 수고했어요! 다시 말하지만 케이시의 익스파는 일시적인 것이었기에 다시 A급으로 돌아왔으니 참고해주세요!
"네. 마스터. 지금은 회복중입니다. 일단 워낙 흥분한 상태에서 잠재워뒀습니다만 부상이 가볍지 않습니다."
어딘가의 장소. 평소와는 다르게 마스터라고 불리는 이와 룩은 대면해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허나 마스터라고 불린 이의 표정은 그리 밝지는 않았다.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면서 책상을 힘껏 내리쳤고, 책상 위에 올려진 물건들을 엎어버리듯 스윙을 했다. 물건들이 일제히 떨어졌고 룩은 면목없다는 듯이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어째서냐. 어째서 나이트가 당한거냐! 당할리가 없지 않나!!"
"생각보다 그 경찰들이 강했던 모양입니다. 저도 지금 상황은 예상 밖의 일입니다."
S급 익스퍼인 나이트가 당했다는 것은 룩에게도 당황스러운 일인 모양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은 너무나 익스레이버를 무시했었을지도 모른다. 이를 빠드득 갈던 마스터라고 불린 이는 곧 진정하기 위해서 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이내 흥분한듯한 목소리도 가라앉았다.
"그래. 일단 나이트는 회복을 하라고 지시하도록."
"그건 그렇고 마스터. 2번째 타깃을 찾았습니다."
"...호오. 그래?"
"역시 이름과 얼굴을 일부 바꿨던 모양입니다. 그렇기에 찾는 것은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만, 틀림없습니다."
그것만은 정말 흥미로운 소식이라는 듯이 마스터라고 불린 이는 피식 웃어보였다. 뒤이어 마스터라고 불린 이는 룩을 바라보면서 되물었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처리하도록."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손은 써뒀습니다. 그 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겁니다. 지금쯤이면 퀸이 룩과 접촉했을 겁니다. 그리고 만일의 경우을 대비해서 비숍도 대기 중입니다."
"확실하게 처리하도록."
"알겠습니다. 라타토스크의 사명을 위해서 반드시!"
검은색 어둠 속에서 달빛이 살며시 방 안을 비췄다. 이내 보이는 것은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었다.
용서는 무슨. 다시금 머리채라도 잡아야 하나 싶을 때 등장한 제 3자 때문에 그는 허망하게 허공만 쳐다본다. 소라가 나타나도 한참이고 가만히 있던 그는 "선지자가 아니야." 하며 자리를 조용히 빠져나갔다. "소개가 늦었슴다!"
멀지 않은 미래, 본부 내부. 그는 많은 사람 앞에서 여과없이 패션센스를 보인다. 흰 숏패딩, 와이드팬츠와 크롭티. 대체 저놈의 크롭티 사랑은 왜 저렇게 심한지 모르겠으나 뒤로 확 돌아 제법 각진 경례자세를 취하고는 언제 그랬냐는 양 활기차게 미소지었다.
"前 뉴욕 경찰국 경찰특공대 소속 테이 베르너 임다! 편하게 테이라고 불러주십쇼. 대부님의 추천으로 현 시간부로? 위그드라실에 발령을 명 받았슴다! 능력은 대부님과 같은 정신계고, 어..나이는 여기 기준으로 스물 셋? 이니까요.. 맞나? 아무튼 잘 부탁드림다~"
하고는 뭔가 떠올랐는지 패딩 주머니에서 뭔가 뒤적거리며 꺼낸다. "케이시 씨 맞으시죠? 대부님이 전해달래요." 하고 편지 봉투를 건네주려 했을 것이고, 그는 기지개를 켜며 "오늘은 칼퇴근해야지~" 같은 태평한 소리나 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6시 땡 하자마자 퇴근했을 것이고.
물론 그건 영화관이 꺼려진다는 이유보다는 애초에 이해도 잘 못하는 영화를 혼자서 굳이 보러올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창시절에는 애들 말하는거에 너무 반응하지 못하는것도 문제라 생각해 화제인 영화정도는 집에서 봤으나 영화관은 굳이 가지 않았습니다. 아주 가끔 친한 친구랑 가면 친구가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니까 그제서야 아 그렇구나.. 하고 볼 수 있는 정도였죠. 그러나 그걸 설명할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녀는 그냥 대충 넘기듯이 말했습니다.
"... 자는 모습 보는것도 괜찮을거 같아요."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던 그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피곤하면 조금 잘 수도 있는거지. 애초에 그녀는 영화를 보면서 딱히 반응이 좋은 타입도 아니어서 괜히 당신이 지루할까 걱정이 될 뿐이었기에. 차라리 잠을 잔다면 피로도 풀리고 낫지 않을까하며 말한것이었습니다.
"네?"
그러나 뒤이어 들려온 속삭임이 너무 충격적이 말이라. 그녀는 잠시 멍하니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아무렇지 않게 나초를 집어먹고 있는 당신을 보며 뭐지 그냥 농담처럼 한 말이었나 싶어서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다만 고민이 무색하게 이내 옆자리에 조는듯한 움직임이 감지되었습니다.
"......."
아무리 공포영화라도 시작부터 꺅꺅대진 않으니까 당연히 더 그렇겠죠. 그녀는 꾸벅꾸벅 졸고있는 당신을 보며 살짝 미소지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조용히 그 모습을 보느라 영화도 신경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건드리면 깨겠죠..?
점점 추워지는 겨울 날이 다가오는 청해시에 들어온 따끈따끈한 소식! 경찰이 오기도 전에 범죄자를 추적해서 제압하고 쓰러뜨린다는 정의의 히어로가 등장!
허나 히어로가 들이닥친 곳은 말 그대로 쑥대밭의 연속! 익스파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은 능력을 사용하는 문제의 히어로의 정체는 무엇인가.
출동해라! 익스레이버 위그드라실 팀! 파멸의 정의를 수행하는 히어로를 막아내라!
Case 5. 오만한 정의의 히어로
/캡틴의 개인 사정으로 11월 20일에 조금 늦게 시작할 수도 있어요. 캡틴이 11월 20일부터 21일까지 1인 여행을 갈 예정인데 아마 저녁에 숙소에 돌아온 후에 컴퓨터에 앉아서 진행을 할 것 같아서. 그리고 21일은 아무래도 늦게 집에 올 것 같은 예감이고..그 다음주 토요일은 또 시골에 가야해서..아마 11월 20일과 11월 28일 이렇게 이틀을 하게 될 것 같네요. (흐릿)
" 물론 집에서 볼수도 있는거니까요. 저도 이건 정말 영화관에서 봐야해! 라는 생각이 드는 것만 보러 가는 편이에요. "
요즘엔 집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게 기술이 발전해서 개봉하고서 조금만 기다리면 VOD로 구매하여 간편하게 볼 수 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서라운드 스피커와 큰 화면을 집에서 구현할 수는 없으니 영화관은 그 고유의 맛이 있는 법이다. 친구들이 가자고 할때도 가고. 하지만 청해시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이렇게 영화관에 누군가와 함께 오는 것은 오랜만이다.
" 자는 모습 구경이라니 ... 조금 부끄러운데요? "
침을 흘린다거나 하는건 아니겠지. 내 자는 모습을 누군가가 바라본다는 것을 생각하니 괜시리 창피해진다. 근데 정말 그러다가 침이라도 흘리면 어쩌지 ... 오늘부터 입을 꾹 다물고 자기 위해서 턱근육을 단련하겠다는 어이없는 생각이나 하면서 영화가 시작되는 것을 기다린다. 그리고 내 속삭임에 놀란듯한 그녀가 되묻자 다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 거짓말 아니니까요. "
그렇게 방글대는 웃음을 지은채로 다시 시선을 돌린다. 영화가 시작되려는쯔음 덮쳐오는 졸음을 나는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졸음이라는 것이 결국 내 몸의 통제권을 잃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내 고개는 흔들흔들거리다가 이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이의 어깨에 톡, 하고 기대게 되었다.
음,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담고 싶지 않았지만 사정이 생겨 대자代子를 통해 편지를 남겨. 부디 놀라지 않았으면 해.
좋아. 일단 나는 긴 휴가를 냈어. 은퇴하지는 않았지만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거야. 위그드라실에 질렸다느니, 일하기 힘들다느니 그런 건 아니야.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경찰 일 자체를 병행하기 힘들더라고. 더 자세한 건 나중에, 언젠가는 얘기해줄게. 자기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야. 내가 이 부끄러운 직업을 털어놓을 마음의 준비가 안 됐을 뿐이지.
그동안 고마웠단 얘기를 전하고 싶어. 자기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거든. 긍정적인 자기 덕분에 나도 좋은 영향을 받아 자유로워졌어. 그리고 많이 미안해. 실망시켜서도 미안하고, 여러모로 많은 점에서 자기에게 상처준게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자기의 좋은 친구임은 변하지 않아.
늘 건강하고 행복한 일만 있기를.
변명이라기엔 뭣하지만 나를 대신해 일할 대자를 그곳으로 보내. 나와 같은 능력의 익스퍼기도 하니 부디 그 아이가 유용하길 바라.
추신. 그 아이는 제법....독특해. 부디 이상한 말을 하거나..촐랑대도 저런 또라이가 있나보다 하고 넘기거나..한대 때려줬으면 해.
남들이 못하는걸 가볍게 하기에 인싸란걸까. 그녀는 당신에게 기만자~ 기만자~ 하고 작게 놀리고는 미소지었습니다. 물론 그런건 큰 상관이 없었고 그녀는 그저 당신의 손을 꼭 잡으며 커다란 화면을 즐겼습니다. 잘 몰라도 아무튼 분위기란건 있으니까요.
"딱히 부끄러울건 없는데."
나중에 유진씨도 저 자는거 구경해요 그럼. 그녀는 무슨 교환조건마냥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자는 모습을 보이는게 그렇게 부끄러운건가 싶었으니까요. 무방비하니 습격의 위험은 있겠지만.. 아무튼 거짓말이 아니란게 또 무슨 소리냐고 묻고싶었지만.. 아마 힘들거 같아요.
"정말..."
톡. 하는 느낌에 옆을 보니 당신이 기대어오고 있었습니다. 자세를 좀 더 편하게 바꾸고 영화가 진행되든 말든 그녀는 당신만을 바라보며 잡고있지 않은 반대편 손을 뻗었죠. 사락, 잠이 깨지않게 조심조심 머리카락을 넘겨보며 그녀는 입을 달싹였습니다. 딱히 별걸 하고있는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