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모두가 합류했고 모두가 보낸 통신 내용은 소라와 예성에게도 들어왔다. 일단 왼쪽 문과 오른쪽 문은 잠기지 않고 열렸기 때문에 바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왼쪽 문에는 또 다른 여러 화분이 놓여있었다. 하지만 그 또한 많은 수가 말라죽어있었다. 식물이 이렇게 많은데 조금도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일까? 그리고 오른쪽 문제는 관리 컴퓨터로 보이는 것이 놓여있었다. 자세히 확인해보면 식물에 대한 여러 데이터, 그리고 광합성을 위한 빛 조절기, 또한 원예 전용 창고 개방이라고 쓰여있는 단추가 보였다. 그것을 누를지는 별개였다.
-관리 소장 말인가? 관리 소장이라면.. 그로우 업이라는 익스파를 가지고 있는데? B급이야. 뭔가를 성장시키는 그런 느낌의 익스파야. 동물이나 식물의 성장 속도를 증폭시키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일단 프로키온은 그렇게 대답했고 연우가 정면의 문을 확인했지만 안에서는 작은 신음소리. 으어어어- 같은 느낌의 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목소리만 들려오고 있었다.
한편, 인기척 때문에 겨우 정신이 든 것일까? 눈을 감고 쓰러져있던 나리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미 그 전에 상태를 확인한 이라면 옷 단추 하나가 풀려져있는 것이 고작일 뿐. 특별한 외상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눈을 뜨고 자리에서 비틀거리면서 일어선 그녀는 반사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기로 한건지 살짝 몸에 스파크를 튀게 만들었다. 그리고 모두의 탐지기에 C급 파장이 잡혔다. 아무래도 정말로 C급 익스파를 사용한 것일까?
아무튼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다가 위그드라실 팀을 바라보며 순간 기겁해서 뒤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봤지만 모두가 입고 있는 경찰 제복을 입고 겨우 안도한건지 모두를 바라보며 다급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겨, 경찰이죠?! 제발 살려주세요! 하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량이 왔고, 납치당했어요!! 그리고 여기에 갇혔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그러니까 누군진 모르지만..아. 맞아! 차량을 얼핏 봤는데 관리소장이라고 쓰여있는 것 같았요! 잘은 모르겠지만 살려주세요!"
-최소라에요. 일단... 지금까지의 통신 내용으로 추정하는데 피해자를 발견한 것 같은데...그리고 프로키온 쪽에서도 연락이 왔는데 관리소장의 익스파를 조회했다는 것 같은데... 피해자는 일단 무사한가요? 그리고 관리소장이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인가요?
-만약 맞다면 그 사람을 체포하는 것을 우선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장에 없다면, 지명수배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아. 혹시 그냥 조회만 한 겁니까? 그런 거라면 죄송합니다.
둘은 현장에 없기 때문에 정확한 사정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도 나리는 다급하게 제발 살려달라고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지원은 이미 요청되었습니다만,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지금 도로에 뭔가 차량이 정지한 상태로 그대로 서 있어서, 그것도 운전수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서 그쪽 문제를 해결하기 전엔 본대가 진행하기 힘들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관리직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공원은 청해 그룹에서 직접 만든 공원이고 거기 직원 중 하나가 관리 소장으로 일한다는 모양입니다.
일단 관리 직원은 따로 없는 모양이었다. 말 그대로 이 공원을 관리하는 것은 관리소장 딱 한 명 뿐이라는 이야기였다. 한편 나리는 연우와 체슬리의 물음에 잠시 생각하는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몸을 떨면서 이야기했다.
"그게... 저도 얼굴을 봐야 알 것 같지만, 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차량이 멈춰섰고, 문이 열렸고 제 입에 손수건 같은 것을 갖다댔어요. 그랬는데 갑자기 몸에 힘이 빠져서. 기운을 읽기 전에 본 게 그 차량에 관리소장...이라는 단어였던 것 같아요. 눈을 뜨니까 바로 여기에 있었어요. 빨리 도망쳐야겠다 싶어서 문을 열고 나갔는데 계단이 있었고 문이 잠겨있어서. 그래서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해야겠다고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갑자기 발소리가 들려서..도망치려고 했는데 문이 열렸고 또 손수건으로 입이 막혀서... 그리고 지금 막 정신을 차린 참이에요.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어요. 문너머도 모르겠고요!"
자신은 아는 것이 없다는 듯이 그녀는 다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며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몸을 파르르 떠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민철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그 안에는 고등학생 일곱명이 팔에 링겔을 꽂고 있는 상태로 넓은 창고 안에 누워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다들 눈에는 초점이 잡혀있지 않았다. 뭔가 행복한 꿈이라도 꾸는 것마냥, 헤실헤실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내는 이도 있었고 그 중에선 '신에게 감사해요' 라는 말을 하는 이도 있었다. 적어도 겁을 먹었거나 괴로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링겔을 조사해보면 딱히 특이한 약이 아니라 정말 병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링겔 액임을 금방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영양이나 물 같은 것을 체내로 직접 공급하는 느낌인 듯 보였다.
일단 다들 특이한 외상은 없어보였다. 허나 움직일 수 없게 하려는 듯이 손발이 땅에 고정되어있는 잠금쇠로 묶여있어서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열기 위해선 직접 분해하거나 열쇠가 필요할 듯 보였다.
"아무튼, 아무튼..저는 가봐도 되는거죠? 그렇죠?! 저를 납치한게 누군진 모르지만, 제발, 제발..꼭 잡아주세요! 꼭 감옥에 처넣어주세요!"
으음 굳이 말하면 감시자. 즉 라타스토크(연우는 조직명은 모르니 그냥 깝치는애들(?)) 멤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우시점으로 그 가설이 나온 이유는.
연우는 전부터 그 열차사건을 의심하고 있었죠. 기관사는 기관사대로, 그 신 운운하는 놈은 그 녀석들대로 목적이 있던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럼 여기서 문제. 왜 그렇게 행동했는가. 기관사는 아무리봐도 그 지하철에 다른 이가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한걸로 보였어요. 양동인걸 알았다면 죽은이를 봤을때 그렇게 진심으로 멘붕하지 않았을테니.
즉 이들은 범인을 미끼로 본래의 목적을 이루고자한다.
이게 첫 전제조건.
그리고 지하철에 타고있었다는거니 사건장소 자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즉, 기본적으로 범인이 처리하길 바라지만 실패를 대비해 '감시'를 위한 감시역이 붙어있을거란 가능성.
특히 이번엔 거의 도발수준의 익스레이버를 저격한 범죄. 특히나 더 근처에 흑막이 숨겨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생각했어요.
거기에 납치당했을때 처음 한번은 약품이 묻은 손수건에 당했으니 이해가 되지만. 익스퍼가 두번째에 문이 열리고 당당히 들어오는 남자에게 조차 아무것도 못하고 다시 제압당했다? 그것도 또 한번 손수건으로?
차라리 저항하다 익스파에 밀렸다고 하는게 더 신빙성 있겠다.. 이런 느낌이에요. 거기다 감옥에 쳐넣어달라.. 물론 개인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막 납치당한 고3 소녀가 그 정도로 정신 회복력이 빠르다...?
거기에 스파크<<-죠. 지하철에서 죽은 사람도 감전되어 죽었었지~? 라는 순서에요.
지금 '혼자'를 강조하는건 난 지금 혼자니 제압하기 쉬울거다~ 라는 방심유도고. 다음 진행때 어거지로 붙잡아두고 본성을 노려볼까 하던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