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모르고 있던 쪽은 나였구나. 파일럿을 모르는 애들 자체가 드물 정도라면, 정말로 나만 모르고 있던 거겠지. 그리고 어머니가 네르프 본부에서 일하고 계신다니, 그야말로 모르는게 이상할 정도였다. 뭐, 뭐야. 당황할 필요도 없었네. 괜히 혼자 놀란 거였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진짜 오래 일하셨네... 어, 어? 궁금한 거?“
10년 전이라면 엄청 오래 전부터잖아. 제3신도쿄시가 만들어지기 시작할 무렵이잖아? 얼마나 예전일지 짐작도 안 가네. 그리고 갑자기 궁금한 걸 물어보라고 해도 말이지... ...뭘 물어봐야 좋을지...
"...그럼, 네르프는 대체 뭐하는 곳이야? 나, 갑자기 불려와서 에바에 타는 것뿐이라, 아직도 네르프가 정확히 어떤 곳인지 뭐하는 곳인지도 잘 몰라.“
알아보려는 노력도 안 한건 맞긴 한데, 아무튼 오라고 해서 왔더니 저걸 타라고 해서 약간의 투덜거림과 함께 탔었고, 그 뒤로는 타라길래 타고 있을 뿐. 네르프는 뭐하는 곳이고, 정확히 어떤 곳인지도 잘 모른다. 망할 아버지가 총사령관이긴해도, 나한텐 아무 말도 안 해줬었다고. 그러니 이 참에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후지와라의 답을 기다리며 버거를 한 입 베어물었다.
어....어느새? 횡단보도에만 있는 줄 알았던 자위관들이 이미 사방을 둘러쌌다. 당장은 사람의 바다 속에 숨어있으나 조금만 더 있으면 핑을 찍히고 폭뢰를 쳐맞는 잠수함 꼬라지가 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선택지는 많이 없다. 항복하고 부상하던가, 항전하다 침몰하던가. 아니면 활로를 찾아 도망치던지. 나는 언제나 세 번째 문제를 풀어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선배, 틈이 있어요!"
자위관들은 테러에 대해 눈과 귀를 막고 아무튼 폭력시위야? 그럼 강경진압해야지! 하는 태세이다. 지금 나가지 않으면 영영 나가지 못한다. 그들은 내가 입은 방탄복과 권총을 보겠지만 네르프는 모르는 일이라며 투입된 첩보부 요원들의 존재를 부정할 게 확실하다. 소속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로닌 꼴이 난단 말이다.
27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2021-11-01 (모두 수고..) 23:27:36
>>268 타카기와 미야자와, 하시마는 아이들이 모인 운동장 계단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으려 하였습니다... 도시락을 풀고, 가방에서 먹을 것들을 하나 둘 씩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두가 많아야 일인분 정도를 준비해온 상황에서, 한 눈에 보아도 많이 챙겨온 타카기의 점심은 특히나 눈에 띄었습니다.
"요리미치, 정말로 너 손이 크구나.... "
미야자와가 타카기의 유난히 무거운 가방을 관심있다는 듯 바라보다, 저 역시 도시락을 꺼내 열어보이려 하였습니다... 계란말이를 먼저 집어들으려 하는 타카기를 보고도 그는 내색하지 않고 웃으며 타카기를 향해 "새우버거 괜찮아? " 하고 물어보일 뿐이었습니다.
"칭찬 고마워. 우리집에선 조금 짭조름한 계란말이를 주로 만들어. 어머니 취향이시거든. " "미야자와, 물병 좀. " "아, 오키. 여기. "
하시마는 말없이 미야자와가 주는 물병을 받아들 뿐, 도착하고서부터 내내 줄곧 말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직 그는 버거를 받아들진 않은 듯 싶어보입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운동장에 서 있는 유즈키 사오리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통화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 듯 하였습니다. 파일럿 아이들을 보러 온 걸까요? 아니면 다른 용무가 있어서 온 것일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식사를 계속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지금은 경기가 끝난 뒤의 여운을 즐기는 것으로 충분할 겁니다.
>>269 후지와라는 나츠키의 말을 듣고 조금 어이가 없다는 듯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좀 의외인데, 파일럿인 네게 어디로 불려온 건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
그녀는 정말로 어이가 없다는 듯 콜라를 잠시 한 모금 넘기더니 말을 이었습니다...
"십오년 전에 일어났던 재앙, 기억하지? 세컨드 임팩트. 남극 대륙 전체가 단번에 날아가 버리고 그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고 별 되도않는 일들이 생기고... 수많은 사람들이 집과 직장을 잃고,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났었지. "
세상에는 말도 안되는 일들이 수두룩하게 일어나지만, 세컨드 임팩트는 그 중에서도 단연 제일 으뜸가는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명확한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남극에 떨어진 운석에 의해 발생한 일이라고만 공표되어 있으니까요.
"특무기관 네르프는 그런 재앙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설립된 곳이야. "
사도로부터 인류 문명이 멸망하는 걸 막고, 인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기관. 인류의 안위를 보전하기 위해 국제연합에 의해 세워진 기관. 특무기관 네르프입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옛날에는 거기가 기관이 아니라 연구소였대. 인공진화연구소...랬던가? 그런 이름이었댔어. "
후지와라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콜라를 한 모금 넘기려 하였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요? 특무기관은 작전에 UN군도 동원하고 있는 사실상 군사조직이 아니었던가요?
"...그거 날 데리러 왔던 사람도 비슷한 반응이긴 했는데... 그래도 진짜로 아무것도 못 들었는걸.“
그때 유즈키 씨가 놀라던 표정,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네. 어이없다는 듯한 후지와라의 말에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튼 15년전의 세컨드 임팩트, 그런 재앙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설립된 곳이라... ...하지만 그 재앙, 운석 충돌이었잖아? 그거 막을 수 있는 건가? 게다가 지금 하고 있는 건 운석 막기가 아니라 뭔가 이상한 녀석들 쳐죽이는 건데.
"...연구소? 군사조직이 아니라...? 흐음... 운석하고 별로 관계 없을 것 같은 이름이었네.“
막상 에바에 타면 보는 게 탱크라던가 그런 것들이라 당연히 군사조직이겠거니 했더니, 의외로 전신기관은 연구소였나보다. 운석 충돌을 막기 위한 연구소? 하지만 이름은 인공진화연구소라는 이상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들어도 운석하고는 하나도 관련이 없는 것 같은 이름이다. ...뭐, 시대가 지나면서 바뀐걸까...
"......아, 혹시 미야미즈 박사..라는 사람은? 알고있어?“
그 다음으로 궁금했던 걸 물어본다. 크로스 테스트 때 직원들 입에서 나왔던 이름. 전 기술부장...이라는 사람. 대체 누구고 무슨 일을 했길래 지금도 직원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걸까.
28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0:10:55
>>270 전략자위대 대원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하자,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잠시 꺾이는 듯 하였습니다. 아까와 같은 총성은 더 이상 울리지 않았습니다만, 저게 뭐냐며 웅성거리는 소리로 광장은 한층 시끄러워졌습니다. 꽤 많이 총성이 울렸음에도 탄피로 보이는 것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것을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불법 집회? 불법 집회?!!! 정식으로 허가받고 열린 집회를 불법집회라고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십쇼!!!!!
광장에 스피커를 통해 하이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방금 전 자유 발언을 하려다 못하였던 남성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서서 외치고 있었습니다.
- 되도 않는 소리를 하고 있어.... 당신들은 속고 있어, 속고 와서 지금 전혀 엉뚱한 데로 출동한거야!!!! 당신들이 막아야 할 곳은 국경선이지 한낱 시민들이 모여있을 뿐인 이곳 광장이 아닙니다!!!!!! 뭐가 두렵기에 당신들이 온 겁니까? 밝혀지지 말아야 할 사실이라도 혹여 이곳에서 터질까봐요?!!!
이어지는 말은, 조금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습니다.... 그저 골치아픈 시위가 아니었던 걸까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 걸까요?
생각해보면 그랬습니다. 단순 시민들이 모일 뿐인 시위에 첩보부가 출동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저 불만을 터트릴 뿐인 집회에 전략자위대가, 특무기관이 나설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이들이 나설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곳에는 경시청 기동대만이 나와 있어야 했습니다.
-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 그런 거였어. 그런 거였어! 이 미친 조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잠시 광소가 이어지더니, 분노에 찬 남성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 그래요. 그깟 진실이 밝혀지는 게 두려워 군대를 동원한 것이라면 좋아요. 밝혀드리지요! 시민 여러분!!!! 우리는 모두 속고 있습니다!!!!! 특무기관 네르프는 사실....
쾅!
뭔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스피커에서 요란한 잡음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예와 같은 발포되는 소리가 여러번 울려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발만 울리는 권총이 아닌, 유난히 귀를 따갑게 울리는 소리입니다. 주변을 돌아본다면 광장에 놓인 다른 대형 스피커들, 아니 스피커의 형태를 하고 있던 그것들에서 똑같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지직거리는 잡음과 귀를 울리는 이명소리로 인해 한결 광장 안은 더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반복합니다. ]
그리고 고개를 위로 돌린다면, 확성기를 들고 있던 남성이 권총을 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여러분들께선 현재 불법 집회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즉시 해산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
나루미와 카스가오카는 그 틈을 타 시민들의 행렬을 뜷고 도망치려 하고 있었습니다. 서 있는 무리들을 피하고 밀치며, 인도가 있는 곳으로 뛰어가고 있었습니다... 기동대 차량으로 온통 둘러싸여있는 인도였습니다만, 다행히도 한 사람 정도가 지나갈 정도의 틈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틈만 지나간다면, 나루미는 인도로 나가 건물로 대피할 수 있을 겁니다.
"먼저.......들어가..... "
카스가오카는 숨을 헐떡이며 나루미를 향해 가라는 듯 손짓하려 하였습니다... 여기까지 뛰어오는 것도 한계였던 걸로 보이는 듯한 모습입니다.
저 우민들은 자기가 아직도 민주주의의 우산 아래 있다고 믿는다. 고개를 빳빳히 들고 자위관에게 대든다. 자기에게 총을 쐈다간 전국적인 파란이 일어나고 자기가 탱크맨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자기가 이 나라의 주권자라고 생각한다. 모두 틀렸다.
나는 이 꿈을 이미 한번 꾸어봤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나는 도망치고 도망치고 도망쳐도 팔차선 고속도로 위 두꺼비처럼 제자리걸음이었다. 다 왔나 돌아보면 그자리. 다 왔나 돌아보면 그자리다. 귀가 먹통이 된 것처럼 몸이 휘청거리고 다리가 꺾였다. 악몽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나 나는 기어코 그곳까지 다다랐다.
쾅! 쾅!! 쾅!! 쾅!!
[ 마지막으로 반복합니다. ] stand back! stand back!!
[ 여러분들께선 현재 불법 집회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즉시 해산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 서늘 넘어오면 쏜다!!
내 머릿속에 워크맨 카세트가 숨어있던게 분명하다. 그날의 소리가 들린다. 장벽 너머 보이지 않던 그날의 소리가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안돼, 신이시여. 나는 피부가 까지는 아픔도 모르고 거칠게 내 몸을 틈새로 밀어넣었다. 약실에 맞지 않는 총알이 들어가면 꼭 이럴까.
"선배 빨리이..!!!"
앞서나간 나는 선배에게 손을 내밀었다.
@먼저 틈을 빠져나가고, 카스가오카를 도와주려고 합니다
30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0:44:52
>>279 하시마는 잠시 물을 넘기더니, 타카기를 향해 조용히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조금... 의외로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번에 일은, 미안했다. "
저번 일이라면 멱살을 잡았던 그 일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절대로 사과를 안할 것 같아보였는데 의외인 모습입니다. 심경에 변화라도 생겼던 걸까요?
>>281 세간에 알려진 세컨드 임팩트 발발 원인은 남극 대륙에 떨어진 운석에 의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츠키들이 막고 있는 것은 운석이 아니라 괴이한 거대 생명체들이었습니다. 똑같은 재앙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면, 똑같은 주체를 막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어쩌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세컨드 임팩트는 정말로 운석에 의해 일어난 것이 맞는가?
"미야미즈......아, 전임 기술부 부장? 미야미즈 모리하? "
후지와라는 나츠키의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더니 대답을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머니가 기술부 쪽에서 일하셔서 들은 적 있어. 꽤 오랫동안 계속 부장으로 있었대. 어머니가 들어가셨을 무렵에도 이미 부장이었다니까. "
십년 전에도, 그이전부터도 부장직을 맡고 있던 사람이었다니 꽤 중역으로 있었던 인물인 것 같습니다.
"주변 직원들에게 정말로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소문났고 실제로도 그랬다는데, 이런저런 사고가 계속해서 겹쳐서 그만두게 되었대. 나는 그렇게 들었어. 그냥 물러난 것도 아니고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서..... 말할 것도 없지? "
후지와라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려 하였습니다.
"벌써 칠 년전의 일이야. 종종 다 큰 아들을 연구소에 데리고 왔었다고 했어. 밥먹는데 입맛 버리는 말 해서 미안하다. "
301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사고가 겹친 끝에, 스스로 머리에 총을...이라니... 입맛 버리는 말을 해서 미안하다는 후지와라에게 급히 고개를 저어보였다. 내가 물어본 말에 대답해줬을 뿐이니, 후지와라가 미안할 필요는 없어. 꽤나 오래 부장직에 있던, 중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끝이 이렇게 비참하다니. ...아이가 있는데도, 그런데도... ...후지와라에게 잘못은 없지만, 확실히 입맛이 조금 움츠러드는 느낌이다. ...어, 잠깐만. 어머니가 기술부에서 일하셨었다고?
"잠깐만, 어머니가 기술부 쪽에서 일하셨다고? 그, 그럼 유리나, 카시와자키 유리나라는 사람은? 혹시 뭐라도 들은 거 있어?“
계속해서 질문만 하는 느낌이지만, 이번 것은 조금... 아까 전의 질문들과 다르게 조금 급하게 물어봤다. 나도 모르게 후지와라에게 고개를 가까이 내밀고 있었다. 뒤늦게 알아채고 살짝 몸을 뒤로 뺐지만, 눈길은 여전히 간절하게 향해있었다.
30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1:11:51
>>299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어 있으며, 법으로든 정책으로든 보장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세컨드 임팩트라는 재앙을 맞고, N2폭탄을 맞고 이후로도 수 년간 내전에 휩싸였고, 지금도 그 때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일본은 이제 재앙 이전과 결코 동일한 일본이 아닙니다. 절망적인 이야기지만 그렇습니다. 한 번 재앙을 맞고 수도가 날아간 국가는, 더는 예전과 같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카스가오카는 불안한 눈으로 나루미를 보더니, 손을 잡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루미를 따라, 틈을 넘어가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여전히 걸음을 옮기기 힘들어하는 그녀였습니다만, 일단은 나루미의 도움을 받아 어찌저찌 움직이고는 있었습니다.
기동대 차량 틈을 넘으려 움직이고 있는 나루미들 뒤로부터는 확성기를 든 남자를 향한 비난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내려오라며, 그쪽이 뭔데 우리보고 해산하라고 하냐면서, 오히려 당신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그중엔 처음 자유발언때 외치던 구호를 바꾸어 전략자위대를 향해 외치고 있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특무기관을 향해 외치었던 민중의 외침은, 분노는 이제 네르프가 아닌 전략자위대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차량 사이로 보이는 것이기에 정확히 어떠한지는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만, 틈 너머로 차량 바로 앞 빌딩의 문이 아직 열려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도망가게 된다면 저쪽으로 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굳이 저 건물이 아니더라도 다른 건물들이 보이면 그 곳으로 피해 들어가도 괜찮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