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18 슈가슈가룬은 아직 등장도 하지 않았지만 제 망상 속에서는 마음껏 뛰놀고 계십니다(???
>>20 성을 싫어하진 않아요ㅋㅋㅋ 단지 네르프 관계자들이 총사령관인 망할 아버지랑 나랑 혼동하기 쉽지 않을까 싶어서 나츠키 나름대로 편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딱히 구분할 필요가 없는 상황(학교)이나 상대가 어련히 알아서 구분하겠다 싶은(나루미) 경우에는 딱히 편의 제공 안 하는.. 느낌입니다(?
그만둬-! 따라하지 말아줘! 지금 엄청나게 후회중이니까! 부끄러우니까! 온 몸이 바들바들 떨릴 정도로 부끄럽다고 지금! 굳이 마지막 대사를 따라하면서 공을 던지는 키도를 보며 정신이 아찔해졌다. 솔직히 당장 얼굴을 가리고 푹 주저앉아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C반의 마지막 켄터키 후라이드(?)가 탈락하는 순간 저 멀리로 날아가고, 그 자리를 대신 승리의 기쁨이 차지해버렸다. 아, 흑역사 확정-이라고 어딘가 한구석에 남은 이성이 중얼거린 느낌이 들지만, 알게뭐야 내가 지금 이렇게 기쁜데!
"이겼다, 이겼다! 우리가 이겼어! 예이-!!“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면서 이겼다를 연발했다. 봤냐 치킨버거! 빅버거의 승리다! 의기양양하게 웃으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전학온 뒤로 학교에서 이렇게 웃는 것도, 크게 소리지른 것도 전부 처음이고, 그다지 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이런 모습이라니. 미쳤나봐. 왜... 왜 그랬지... 나... 뒤늦게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귀가 뜨거워진 느낌이 든다. 이거 분명 아까 빅버거 몫까지 한번에 왔다. 이미 늦은 감이 들지만, 급 차분해져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헛기침을 했다.
...했어. 끝으로 갈수록 작아진 목소리는 끝맺음에 가서는 거의 들릴락 말락한 소리였다. 그렇게 묘하게 거북한 분위기 속에서 흘끔 후지와라를 보다가, 저 계단 쪽에 익숙한 분홍머리를 한 사람을 발견했다. 유즈키 씨... 진짜로 왔어.. 아니, 지금은 차라리 잘됐어! 도망칠 수 있게 됐다! 이 거북한 곳에서!
"그, 그럼 난 이만. 점심먹고 봐...“
쥐어짜낸 말을 마지막으로 재빨리, 도망치듯 유즈키 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아, 이렇게 열심히 달리는 거 정말 오랜만인데.
@ 얘들아 수고했고 점심먹고 만나자... 유즈키 씨를 향해 대쉬합니다
3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2021-10-30 (파란날) 23:54:35
>>31 타카기는 공을 튕기며 골대를 향해 달려나갑니다... 골대로부터 타카기의 거리는 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깝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을 어떻게 피하고 가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가는 길목마다 아이들이 나서서 방해하려 하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정도 방해로 공을 못 집어넣을 타카기가 아닙니다. 공을 가로채려고 하는 D반 아이들이 가까워질 때마다 재빨리 몸을 돌려 피하려 하고는, 타카기는 한 걸음, 두 걸음 골대를 향해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골대가 눈앞에 보이자마자, 팔을 들어 공을 집어넣으려 하였습니다....
머리를 쥐어잡고 절규하는 D반 아이들이 어떠하던간에 중요하진 않을겁니다. 중요한 건, 타카기 역시 공을 집어넣는 데 성공하였단 것이었습니다.
삐이이-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심판인 선생님께서 A반 쪽으로 손을 들어주려 하였습니다. A반의 승리를 알리는, 명백한 사인입니다.
[ 2 : 0 ]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을 즐기셔도 좋고, 아이들과 승리를 만끽하셔도 좋습니다.
>>33 모두 다 아웃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해있는 켄터키 정장을 입은 아이들과, 한창 저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도날드씨 수트를 입은 아이들을 뒤로 하고, 나츠키는 재빨리 사오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갑니다! 다급하게 달려오는 나츠키를 확인한 유즈키 사오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가, 이내 애써 부드러이 웃으며 나츠키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려 하였습니다.
"어서오렴 나츠키! 운동회는 즐거웠니? "
오는 길이 험난했던 건지 오늘의 유즈키 사오리는, 이상하리만큼 얼굴이 창백하였습니다. 식은 땀을 흘리고 있지는 않아 어디가 아픈 것 같지는 않아보였습니다만, 어째선지 얼굴 전체가 하얗게 질려있었습니다.
"오전 경기부터 보러 오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점심 지금 챙겼니? "
사오리는 오자마자 나츠키에게 다음과 같이 물으려 하였습니다. 아마 챙기지 않았다면 점심을 같이 하거나 사주고 갈 생각인 듯 합니다. ... 직접 챙긴 것만 아니라면, 어떤 거든 다 괜찮을 겁니다. 그렇지요?
3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2021-10-30 (파란날) 23:55:21
계속 맥북에 작성도중 화면이 꺼져 내용이 날아가는 오류가 생겨(...) 결국 고치고 온 레캡입니다. 🤦♀️
3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4l8PZlgBiU)
호다닥 달려오다가 뒤늦게 깨달았다. 나, 지금 맥도날드 옷이야... 유즈키 씨를 발견하고 달려올 땐 구세주라도 본 기분이었지만 점점 가까워질수록 지금 나의 현실을 깨닫고 표정이 딱딱해져가고 있었다. 아아, 진짜 반티 이걸로 고른 녀석 누구냐... 애써 웃어주는 유즈키 씨를 보니 더 막막한 기분이라, 이쪽도 애써 표정을 좀 다듬었다.
"그, 그냥... 별 거 없었어요.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유즈키 씨의 얼굴이 창백하다. 이상할 정도로. 오전에 오지 못한 그 이유때문일까? 아니면 이 도날드 맥도날드 반티가 란란루 파워로 주변 사람의 HP를 깎고 있기라도 한 걸까. 일단 후자는 명백하게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이렇게까지 창백하게, 하얗게 질린 얼굴의 유즈키 씨는 처음 보는 것 같다. 뭐 그야 같이 살게 된 지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으니, 처음 보는게 당연할지도.
"점심은 못 챙겼지만, 사먹으면 되니까 괜찮아요. 그보다 유즈키 씨, 얼굴 엄청 창백한데 무슨 일이라도... ...혹시 사도에요?“
운동회 날에도 가차없이 쳐들어오는 외계인이라니, 끔찍하네. 아니, 반티를 빨리 벗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격인가? 오늘 사도가 나타나면 기뻐해야할까 슬퍼해야할까... 그보다 역시, 유즈키 씨가 오전부터 오지 못한 거라던가, 창백한 얼굴이라던가... 지금까지 여기 와서 겪은 일 중에서 가장 큰일이고 심각한 일은 그 외계인이 쳐들어오는 것이니, 당연히 유즈키 씨의 지금 상태도 그거랑 관련있는게 아닐까? 주변에 들리지 않게 목소리를 낮춰서 슬쩍 물어본다.
경기가 종료되기 무섭게, 미야자와가 타카기를 향해 뛰어와 말을 걸려 하였습니다. 신나서 이쪽으로 달려오는 미야자와와, 저들끼리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하시마는 타카기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다, 한숨을 내쉬곤 이런 말을 하려고 하였습니다.
"됐고, 밥이나 먹자. "
비록 수고했다는 말도, 고생 많았단 말도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처음 봤을 때처럼 다짜고짜 멱살으르 붙잡고 화내려 하던 사이에선 한층 발전하지 않았나 싶어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무튼간에 지금의 그는 전과 같이 타카기를 못마땅해하는 것 같아보이지는 않는 듯 합니다... 정말로 아직도 못마땅해하고 있다면 밥을 먹자는 이야기도 하지 않을테니까요. 이건 정말로 확실할겁니다.
"점심 챙겨왔냐? 안 챙겨왔으면 위원장한테 가서 물어보게. 오늘 단체 도시락 있냐고. "
하시마는 타카기를 올려다보면서 이렇게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말로만 봐서는 글쎄요, 그가 도시락을 챙겨왔는지에 대해선 알기가 어렵습니다...
>>46 사오리는 부들거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재킷주머니에 집어넣으려 하며, 괜찮다는 듯 다른 손을 저으려 하였습니다.
"괜찮단다. 괜찮아.... 별 일 아니란다. 정말로! 별 일 아니야."
그러면서 방금 전과 같이, 애써 다정하게 웃어보이려 하였습니다... 별 일 아니라는 것 치고는, 아무리 잘 봐줘도 뭔가 일이 있어보이는 듯한 태도입니다. 만약에 정말로 일이 생겼다면, 당장 같이 살고 있는 나츠키에게 알리지 못한다는 것은 기밀을 유지할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뭔가 급하게 일을 처리하고 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겠지요?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난 정말로 괜찮단다. 나츠키, 운동회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오렴. 도심가라던가 다른 길로 돌아가면 안된단다. 알겠지? "
사오리는 멋쩍게 웃으며 나츠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을 전하려 하였습니다. 그냥 들어도 확실히 알수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말에는 왜 바로 집으로 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빠져있습니다.
"점심은 혹시나 해서 단체로 내가 버거를 주문하고 왔는데... 햄버거여도 괜찮니? "
...이어지는 말이 조금 불안합니다만, 일단은 나츠키는 도시락 걱정은 덜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6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2021-10-31 (내일 월요일) 00:54:18
>>56 당소 타카야마 현 위치 SH빌딩 옥상 카스가오카 중위 당소로 갈 수 있음. 곧 출발할 것
나루미가 무전하기 무섭게 곧, 타카야마의 목소리가 이어셋을 통해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SH빌딩이라면 아까 나루미가 걸어왔던 인도의 정확히 건너편 쪽에 있는 푸른빛의 고층 빌딩을 말하는 걸겁니다. 추측컨대 거기서부터 온다는 것 같습니다. 기동대 차량으로 온통 막혀있는 상황에서 바로 올 수 있지 싶습니다만, 아직 횡단보도까지 막히지는 않았기 때문에 곧 나루미를 도와줄 선배가 이쪽으로 올 수 있을 겁니다.
광장 중앙에선 어느새 다음 자유발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아까와 같은 열렬한 어조는 아니었습니다만, 특이한 점이라면 이번 발언자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푸른 치마에 세라복 상의, 제일중학교 교복입니다.
주변에 귀를 귀울여 본다면, 흥미롭게 들으며 호응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왜 시퍼렇게 어린 학생이 지금 나오냐고 뒷소리를 하는 시민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옆을 돌아본다면, 멀지 않은 거리에서 확성기를 목에 매고 있는 여자 시민 한명이 뒷짐을 지고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플랜카드나 겨우 들고 온 시민들이 대다수인 곳에서 확성기에 마스크라니, 한두번 참여해 본 게 아닌 듯한 모습입니다. 모두들 한창 자유발언에 집중하고 있지 나루미 쪽에는 시선을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마 지금은 행동하여도 바로 막으려 들 사람은 없지 싶습니다.
굉장히 알기 쉬운 거짓말이다. 별 일이 아닌데 손을 저렇게 떨고 얼굴이 창백해졌을 리가 없지. ...아니, 손을 떠는 건 내 옷이 웃겨서일수도 있으니 일단 판단은 보류하자. 아무튼 얼굴이 저렇게 창백한데 별 일이 아닐 리가! 뭔가 일이 있다는 건 직감적으로 알아차렸지만 더 파고들진 않기로 했다. 일단 사도는 아닌 것 같고... 개인적인 일이면 파고드는 건 실례니까.
"...사도가 아니라면 뭐... 네?“
사도가 아니라면 뭐 아무래도 좋지만요, 라는 말이 중간에 뚝 끊겼다. 운동회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오라는 말. 도심가든 어디든 다른 길로 돌아가지 말고 집으로 바로 오라는 말을, 아니 당부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유는 따로 말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알 수 있었다.
별 일이 아니라고 하는, 유즈키 씨의 얼굴을 창백하게 만들만한 무언가가, 도심가 쪽에 있다는 소리구나. 개인적인 일이 아니었군. 제대로 이야기해주지 않는 이유는 모른다. 정확히 무엇이 거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체는 몰라도 확실하게 뭐가 있기는 하구나. 하지 말라고 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긴 하지. 하지만 이렇게까지 티를 내면서 감추려고 하면 오히려 궁금해진단 말이야. 대체 뭐길래?
"......뭐라도 있나요, 거기에? ...알았어요. 어차피 따로 들릴 곳도 없고, 바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슬쩍 물어보긴 했지만 대답을 기대하진 않았다. 본론은 뒤에 붙는 말이었다. 어차피 갈 이유도 없으니 상관없다는 것. 그런데 왜 하필 햄버거인가요 또. 당신 솔직히 말해. 이 반티 고른 녀석하고 담합(?)했지.
"햄버거도 괜찮긴 한데 뭔가 엄청 우연이네요... 아니 운명인가...“
반쯤 죽어버린 눈으로 중얼거렸다. 대체 무슨 일이지 이게... 오늘은 대체 무슨 날인거지...
내가 어릴 때는 정치의 참여는 시민의 의무라고 배웠었다. 남녀노소의 구분 없이 모든 시민에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고. 지금 시위대를 후쳐버려야 하는 나의 상황과 괴리감이 느껴졌다. 결국 세상은 교과서 밖에 있는 것이다.
당소 후카미즈, 테러범과 피해자로 연기하면서 군중 패닉 상태 유발하려 하는데 승인 및 지원 가능한지
작전은 이렇다. 두 사람이 각각 테러범과 피해자가 되어서 총 맞고 죽는 연기를 하는 것이다. 적당히 외진 장소에서, 적당히 사람 눈에 띌 만큼 서로 드잡이질을 하다가 한 명이 다른 사람 방탄복 위에다가 쾅! 쾅!
공포는 순식간에 전염되는 성질이 있다. 단 한 사람이 겁에 질려 '테러다!' 소리만 쳐도 군중은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진짜 총소리까지 들리면 게임은 끝난다. 총소리를 듣고 달려올 군경들은 확인사살이다. 먼 옛날 창칼을 쥐고 대열을 이루던 시절에 병사들이 허무하게 무너진 사례가 얼마나 많았나. 어디에 무슨 병사들은 자기가 쏜 총소리에 놀라서 도망갔다더라.
나는 무전을 치면서 잠자코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주변을 보자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확성기를 가져왔네? 시위 좀 해 본 놈인가? 만에 하나 저 사람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대기
6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2021-10-31 (내일 월요일) 01:16:03
>>65 정말로 해당 행동을 이행하시겠습니까? 캐릭터 이름 그대로 골뱅이를 달아 Yes / No 만 입력해주십시오. 확인 직후 바로 판정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진짜로 뭐가 있길래 그렇게까지... 열심히 머리를 굴려봐도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다. 그냥 뭐... 상상할 수 있는 건 요 근래 열심히 쳐들어오는 사도들 정도? 근데 그게 나오면 집으로 곧장 가라는 말이 아니라 에바 타러 오라고 했겠지. 결국 상상해도 모르겠고, 애초에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묘하게 신경쓰이지만 스스로는 어쩔 수 없어서 답답하네.
"......와, 진짜네요... 진짜 오늘 뭐지...“
굉장히 친숙한 로고의 오토바이가 두 대. 빠라빠빠빰. 왜 하필 우리반 반티는 란란루고, 유즈키 씨는 왜 하필 저기서 주문을 했단 말인가. ...물론 실시간으로 켄터키 후라이드를 물리적으로 조져주고 온 길이라 치킨버거를 주문해줬다면 좀 뻘쭘한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적장의 목을 베어 먹어치우는 느낌이었을까. 그건 그거대로 그로테스크네...
"에, 아, 경기요...“
잠시 반 아이들이 있는 쪽을 돌아봤다가, 유즈키 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늘은 확실히 뭔가 이상한 날이다. 나도 모르게 공을 던지며 이상한 대사를 말하지 않나, 이겼다고 큰 소리로 웃으며 소리를 질러버리지 않나, 반티와 점심메뉴가 무서울 정도로 닮아있지 않나.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도.
"-첫 경기, 이겼어요!“
지금까지 유즈키 씨 앞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았을 표정, 그래, 웃으면서 한 손으로 브이자를 그렸다. 확실히 뭔가 이상한 날이다. 하지만, 하루 정도는 이런 날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그래도 부끄럽다고 할까, 멋쩍은 느낌에 금방 얼버무리듯 시선을 피했지만.
72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2021-10-31 (내일 월요일) 01:42:16
>>65 당소 타카야마 지원 가능 단, 탄환 사용에 주의 바람. 예상보다 빨리 시작될 수 있음
이어셋을 통해 다시금 타카야마의 목소리가 나루미의 귀로 전해지려 하였습니다. 누구에 의해 무엇이 시작된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나루미들은 시위대 와해를 목적으로 투입된 것이니 금방 추측하실 수 있을 겁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버스같은 차량을 보면 아실 수 있을것입니다.... 어쨌거나 곧바로 승인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제 나루미는 행동을 이행할 일만 남았습니다. 다행이라 여겨도 좋을지도 모릅니다.
한창 무전을 치며 기다리고 있는 나루미의 반대편에서부터, 카스가오카가 헐떡이며 숨을 고르며 도착하려 하였습니다. 오자마자 나루미는 그녀가 첫 날 나루미의 자리를 알려주었던 직원임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나루미와 달리 아직 우비나 방독면을 겉에 입고 있지 않았고, 대신 주황색 휴대용 확성기를 목에 걸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카스가오카는 나루미를 보자마자 바로 오른손을 총모양으로 만들더니, 그녀 자신을 향해 겨누고 쏘는 시늉을 하려 하였습니다. 제스쳐를 보건대 나루미가 쏘라는 듯한 신호로 확인하면 될 것같습니다. 주변이 온통 시민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말을 꺼내어 작전을 짜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녀 역시 무전을 통해 작전을 듣고 왔을 터이니, 이미 듣고온 것을 다시 말로 공지할 필요는 없을 지도 모릅니다.
[ 12 : 40 ]
두 번째 자유발언은 예상 시간보다 빨리 끝나게 되었습니다.... 방금 전보단 확실히 분위기가 더 무르익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분노로 찬 눈빛으로 광장 중앙을 바라보는 시민도 더러 보였습니다. 시간상으로 보건대, 세 번째 자유발언이 끝나면 행진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갑작스럽게 시작될 지도 모를 수많은 인파의 이동에 미리 대비하십시오!
73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갑작스럽게 손을 잡혔... 아니, 유즈키 씨가 내 손을 쥐었지만 금방 떨어졌다. 배려해준 걸까. 아직 서먹한 거리감이라 이럴 땐 어떤 얼굴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먹으면서 얘기하자는 말에도, 스파이시 버거가 괜찮냐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사실 스파이시 버거는... 조금 마음에 걸리긴하네. 유즈키 씨는 모르겠지만 저는 조금 전까지 치킨버거를 주력으로 미는 아이들에게 빅버거 슛을 날리고 온 참이니까요...
"네, 네에. 일단 가요. ...그런데 이렇게 많이... 괜찮으신거에요, 유즈키 씨?“
내 것만 사온다고 해도 조금 죄송할 지경인데, 반 아이들 전체에게 돌린다니... 망할 아버지가 했다면 '고작 이거야? 아끼면 대머리 된다고 이 M자탈모야!'라고 했을지도 모르지만(?) 유즈키 씨는 그냥, 아니, 보호자긴 하지만... ...나한테, 나랑 관련된 일에 이렇게까지 돈을 쓰셔도 되는 걸까. 어쩐지 쭈뼛거리게 된다. 사양하게 된다. 별로 짐이 되고 싶지 않아. 물론 같이 사는 시점에서 충분히 짐이겠지만. 그러니 더더욱 이 이상으로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그, 물론 감사히 먹기는 하겠지만요...“
하지만 거절하는게 아니라는 것도 확실히 하고 넘어가고 싶다. 아마 아침에 미리 물어봤다면 확실하게 됐다고 했겠지만 이미 주문해버린 것도 있고, 배달까지 와버렸는데 거절할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그거다, 이번은 감사합니다만 다음부터는 제가 주의할게요 라는 거. ...복잡하네.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아이들이 모여있는 계단으로 향했다.
8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2021-10-31 (내일 월요일) 02:52:55
>>75 저 멀리 광장 중앙에선, 다음 자유발언을 위해 한창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마이크를 세팅하고, 스피커 볼륨을 다시 고치고, 한창 단상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발언을 하러 나온 사람은, 사회 초년생으로 보이는 나이의 남성이었습니다.
-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하겠습니다. 들리십니까? - 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문제없이 시작할 수 있겠군요. 다행입니다. 정말로 다행입니다.
남성은 시민들의 함성을 듣고는 웃으며 마이크를 다시 거치대에 내려놓으려 하였습니다... 앞서 있었던 두 차례의 자유발언의 영향으로, 광장 안의 분위기는 최고조로 무르러 있었습니다. 행진이 시작되면 당장이라도 뛰어가다시피 할 시민들이 많아보였습니다. 도로로 나서, 구호를 외치며, 플랜카드를 들고, 질서있게 모여... 당장이라도 네르프 본부로 행진할 기세인 시민들로, 광장은 한창 붐비고 있었습니다.
총기에 익숙할 나루미이지만, 오늘만큼은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전장이 아닌 민간인들이 모인 곳에서 총을 꺼내기란 정말로 쉽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칫하다간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혼란만 유발할 수 있을까요? 정말로, 조금의 피해도 없을까요? 글쎄요, 그건 봐야 알 것입니다. 총을 가지고 있는 건, 여기 풀려있는 직원들만이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발언이 시작됨과 동시에, 나루미는 총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 자, 안녕하십니까 시민 여러분! 우선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시민운동본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탕!
방아쇠가 당겨지고, 탄환은 카스가오카의 복부에 직격하였습니다. 왜, 왜 붉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그녀 역시 나루미와 같이 준비를 하고 나왔을 터인데 말입니다. 비록,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기에 피가 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그녀입니다. 추측컨대, 조끼에 특수 물감 같은게 터지는 장치가 되어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아니 그런 연기를 해보이며 카스가오카는 복부를 감싸고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 소리치려 하였습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
비명소리는 광장 전체로 울려퍼지고, 그와 동시에, 광장 곳곳에서 방아쇠가 당겨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광장 앞쪽에서도, 중앙에서도, 서 있는 쪽에서도, 어느 방향으로 돌아보아도 총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직원에게 쏘고 있는 것이기에 피해는 없을 것입니다만, 광장에 모인 시민들로 하여금 패닉에 빠지게 하긴 충분하였습니다. 곧, 순식간에 광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수많은 시민들이 일어나서 자리를 이탈하려 하였습니다. 전화기를 꺼내려는 시민, 공포에 찬 눈으로 주위를 돌아보는 시민, 비명을 지르는 시민, 떨면서 이쪽을 보며 물러서는 시민.... 아, 이 비명소리. 총소리! 너무나도 익숙한 소리입니다. 만약에 권총이 아니라 기관총이었다면, 더더욱 익숙하게 들리려 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황하지 마십시오 여러분! 침착하십시오, 침착하셔야 합니다!!!!! 함정일 수도 있습니다!!!!!!!! "
나루미의 근처에 있었던, 확성기를 걸고 있던 시민 한 명이 확성기를 들고 광장을 향해 소리치기 시작하였습니다. 혼란에 빠진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만, 이미 충격에 빠진 시민들에게 과연 통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계속 소리를 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고, 다른 행동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계속 광장에 혼란을 유발하시겠습니까?
8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9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2021-10-31 (내일 월요일) 03:17:59
>>82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당연한 일을 하는거야. 지금 나는 나츠키의 보호자잖니? "
사오리는 웃으며 자신의 가슴을 툭툭 치고 웃어보였습니다. 당연한 일을 하는 거야. 정말로 듣기에 좋은 말입니다. 어쩌면 그 말을 다른 사람이 해주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건간에 지금의 유즈키 사오리는 그녀를 거짓으로 대하고 있지 않아보이기에, 경계하지는 않아도 좋을 겁니다.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단다. 자. 가자! "
나츠키는 사오리와 함께, 아이들이 있는 계단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계단 위쪽으로 눈을 돌린다면, 후지와라를 비롯한 익숙한 얼굴들이 이제 막 도착한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계단 맨 아래에서는 위원장 하야카와가 몇몇 아이들과 함께 도착한 버거 세트를 나눠줄 준비를 하고있었습니다.
"자, 네 명씩 모여서 앉아줄래 얘들아? 다 앉으면 지금부터 돌린다! "
하야카와는 해맑게 웃으며 아이들을 향해 외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나츠키가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면, 바로 버거를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보호자... 맞지. 하지만 진짜 보호자는 따로 있고.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사람도 당연히 따로 있다. 하지만 그 사람 입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겠지. 절대로. 어물거리는 대답을 남기며 도착한 계단에서는 그새 익숙해진 얼굴들이 보였다. 위원장으로 보이는 아이가 나눠줄 준비도 하고 있었고.
"...그, 그럼 가볼게요. 유즈키 씨...“
네 명씩 모여서 앉으라는 말에 살짝 긴장했다. 아니... 솔직히 지금까지 혼자서 잘 지냈으니까, 이렇게 몇 명씩 묶으라는 말은 곤란하다고... 평소라면 상관없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유즈키 씨도 보고 있는데... 방황하는 동공으로 일단 적당히 세 명씩 앉아있는 자리를 물색해봤다. 기껏 경기까지 이겼다고 웃었는데 혼자 앉는 걸 유즈키 씨가 보면 별로, 뭐랄까, 실망하실지도 모르고. ...왜 내가 이런 것까지 걱정해야 하는거지, 정말..
@ 아싸에겐 너무나 힘든 짝맞춰 앉기... 적당히 3명 정도 모여있어서 끼어들 수 있는 그룹이 있나 찾아봅니다
총성을 유튜브와 게임 속에서만 들어본 사람들은 모른다. 손가락 마디만한 권총탄 한 발이 얼마나 강력한지. 천둥처럼 공기를 울리는 소리가 난다는 것을. 거친 반동에 손목이 확 꺾였다가 돌아왔다. 총구의 시꺼먼 아가리가 번쩍 불을 뿜고 난 자리에는 선배가 쓰러진 척을 하고 있다. 군중들은 집을 들킨 쥐 떼처럼 도망간다.
생각났다. 왜 불안했었는지. 빽빽히 모인 사람들. 한 순간에 뻥 터지는 가스통 같은 사람들. 가로막는 군인들. 권총을 쏘던 장교... 그날의 사세보였다.
"아...이...X이발...."
광대 쪽 표정근이 불규칙적으로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내 의지가 아니다. 방독면을 벗겨놓으면 내 표정은 인터넷에 올라 짤방으로 박제될 것이다. 전투를 앞둔 군인의 눈빛을 본다면 전쟁하자는 말이 안 나올거라는 비스마르크의 어록과 함께.
비명소리와 총성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찌직대는 확성기 소리가 화살처럼 귀에 꽂혔다. 침착하세요, 함정입니다. 그는 강단있는 사람이다. 그 혼자서 강단있는 사람이라서 소용이 없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도망치기 바쁘다. 함정이면 머리 위로 벼락틀이 떨어지기 전에 빨리 도망가라고 멍청아!
권총에 한 발이 남았다. 다시 공이를 젖혔다. 저놈의 확성기를 확 그냥....
@확성기를 쏴서 부숩니다.
14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15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2021-10-31 (내일 월요일) 23:15:54
>>143 나츠키는 꽤 긴장한 채로 계단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계단에 모인 아이들은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위원장이 돌리는 버거를 받아들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아이들은 네명이서 모여있거나, 둘씩 무리지은 채로 다른 무리 둘이 합쳐져있거나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일 뒤쪽에 앉은 후지와라의 무리는 정확히 세 명 모여있었는데, 제일 오른쪽에 후지와라가 앉아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오리는 조용히 뒷짐을 진 채로 계단을 올라가지 않은 채, 나츠키 쪽을 올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대체 왜 나츠키가 자리를 찾는 걸 도와주지 않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간에 흐뭇하게 관찰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새로운 도쿄에 온지 어느덧 몇 주나 되었고, 이제는 어느정도 이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졌을 나츠키이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것은 여전히 익숙해지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혼자가 익숙한 나츠키에게는 어쩌면, 여럿이란 단어 자체가 낯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츠키는 혼자가 아니니까요, 당장 옆을 돌아보면 사오리 씨도 있으니까요. 이제는 어느정도는 적응해 나갈 수 있을겁니다.
이미 다들 모여있네. 너무 늦게 와버렸나. 대체로 다들 네명이서 모여 앉은 모습이다. 아, 그래도 후지와라네는 3명인 것 같은데. ...받아줄진 모르겠지만 도전해봐야지. 뭔가 등 뒤에서 엄청나게 시선 느껴지고 있고. 유즈키 씨인가, 유즈키 씨겠지. 어째서 이런 것까지 지켜보시는거에요! 어색해! 지금까지 이런 일은 한번도... 그래, 한번도 없었으니까... 어색한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저기- 후지와라 양.“
가장 오른쪽에 앉은 후지와라에게 다가가서 불렀다. 일단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오진 않았어, 좋아. 그동안 다가가지 않았던 것도 있고, 이제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어색해서인지 말이 제대로 안 나올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고, 어떻게든 말을 끄집어내려고 했다. 나 분명 지금 엄청 이상한 표정일거야..!
"그, 네명이서 모이라고 하니까... ...나도 끼워줄 수 있을까...?“
거절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이미 거절당할거라는 전제를 깔아버리는 건 나쁜 버릇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저절로 그렇게 해버리는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거절이든 승낙이든, 후지와라의 대답을 기다렸다.
@ 후지와라네 무리에 끼워달라고 요청해봅니다 두근두근
15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2021-10-31 (내일 월요일) 23:33:28
>>145 나루미는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바로 확성기를 향해 권총을 겨누고는, 방아쇠를 당기려 하였습니다. 한번 방아쇠를 당겼으니 두 번은 쉽습니다. 망설임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곧, 반동과 함께 탄환이 날아가, 확성기의 뒤쪽 부분을 정면으로 뜷고 날아가려 하였고, 요란한 터지는 소리와 함께 확성기는 완전히 형태를 잃었습니다. 산산조각이 난 확성기의 잔재가 광장 바닥 여기저기로 날아가 떨어지려 하였습니다. 확성기의 파편은 여기저기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땅으로, 정면으로.... 그리고, 위로.
기억을 되돌아 보도록 합시다. 확성기는 목에 걸려있는 상태였습니까, 아니면 손에 들려있는 상태였습니까?
"아아아아아아악!!!!!!!!!!! "
방금까지 확성기를 걸고 있었던 시민은, 왼쪽 얼굴을 가리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가린 쪽으로부터 피가 흘러나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질 때마다 잔디밭을 적셔나갔습니다. 녹빛으로 푸르게 빛나던 잔디밭은 어디가고 없고, 이제 광장은 얼룩덜룩 갈색 빛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 나루미와 동료들은, 사도와 에반게리온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루미와 동료 직원들은, 시위대와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사도를 막기 위해 모인 우리는, 지금 누구를 상대하고 있습니까?
"Roll out the TNT, Anchors Aweigh....." "Sail on to victory And sink their bones to Davy Jones....."
꿈을 꾼 적이 있는가? 꿈속 세상을 노닐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악몽으로 바뀌는 경험을 해 보았는가? 오늘 아침에는 기분이 좋았다. 오늘 아침에는.. 나는 입술을 쫑긋거리면서 중얼거렸다. 그러면 괜찮을 것 같았다.
언제인가 어렴풋이 배운 대로 재장전한다. 총열을 열어서 탄피를 털어내고, 새 총알 두 개를 다시 장전한다. 탄피는 버리지 않고 주머니에 넣었다.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 여기서 뭔가를 더 해야 해? 무전을 열었다. 손이 떨려서 부호를 짧게 짧게 찍었다.
병력 움직임은?
@경찰과 자위대는 접근하고 있습니까?
17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i4W3pMdYwI)
2021-10-31 (내일 월요일) 23:55:47
>>154 타카기는 계단으로 향하던 도중,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핸드폰 전파를 확인하려 하였습니다.... 하시마의 말대로, 전파가 터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시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 는 어디가고 없고, 🚫모양 기호만이 남아있을 뿐이었습니다. 이상하였습니다. 너무나도 이상하였습니다. 비행기 모드를 따로 켰다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전화도 데이터도 아무것도 되지가 않습니다.
"별 일 아니겠지 뭐... 됐고, 먹기나 하자. 밥 먹고 나면 돌아와있지 않겠냐? "
앞장서고 있던 하시마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였습니다. 과연 돌아와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말대로 빨리 전파가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대할 것까진 없을텐데... 우린 그냥 집에서 밥만 싸왔거든. 혹시나 뭐라도 또 받을까봐 정말로 대충 싸왔어. "
옆에서 같이 걸어가고 있는 미야자와는 타카기의 물음에 이렇게 답하려 하였습니다. 대충 싸왔다고 해도 적당히 계란말이 정도는 들어있는 도시락일겁니다. 타카기가 나눠 먹을 만한 것은 어느정도 있을겁니다.
저 앞에 보이는 운동장 제일 왼켠의 계단에선, 도날드 씨 점프슈트를 입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햄버거 포장을 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굳이 살펴볼 것도 없습니다. 직접 싸온 것이 아닌 가게에서 가져온 듯한 포장을 풀고 있을 겁니다. 하나같이 같은 색 포장을 풀고 있는 걸로 보아하니 누군가가 한꺼번에 나눠주기라도 한 듯 싶어보입니다....
171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시원시원한 대답이 돌아왔다. 오히려 내가 당황할 정도로 말이다. ...뭐, 다행이겠지? 크게 신경쓰지 않고 감사히 옆에 앉기로 했다. 앉아서 자리를 잡고 있다 들려온 말에 시선은 다시 후지와라를 향했다. 이쪽을 돌아보는 후지와라와 눈이 마주친다.
"별 말씀을. 후지와라 양도 수고 많았어. 다들 잘 하더라.“
그동안은 학교에선 대체로 딱딱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역시 오늘은 좀 이상한 날이다. ...몸을 움직여서? 운동회라는 행사에 들떠서? 어느 쪽이든 역시 이상해. 평소와 다르게 표정이 느슨해져버린다. 작게 웃으면서 대답하고는 햄버거를 받아들었다.
"응. 고마워. ...치킨버거를 상대한 후에 먹는 치킨버거라...“
일부러 노린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우연의 일치네. 전리품이란 느낌이 물씬 풍긴다. 딱히 찝찝한 건 아니고 그냥 신기한 정도지만. 포장을 걷어내고 한 입 물면 당연히 아는 그 맛이 난다. 하지만 그래서 좋아. 맛있어.
@ 치킨버거 마시쪙...
173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2021-11-01 (모두 수고..) 00:24:39
>>161 미츠루는 주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였습니다... 아직은 주위에서 특별히 들리는 것이 없었습니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아삭거리는 소리, 뛰어가며 부르는 소리, 이따금씩 들리는 찌르르르 곤충 우는 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시간만 계속되면 좋을텐데요. 정말로, 그렇다면 바랄 것이 없을텐데요...
- 야, 데이터 지금 왜 이렇게 안 터지냐? 나 지금 영상 틀어야 하는데 버퍼링 이거 뭐냐? - 몰라 나도! 데이터 자체가 안 터져 지금. 스크롤이 안 올라간다니까? - 저기...사츠키, 너도 라인 안 되니? 이거....이거 왜 이런대 지금? 이거 진짜 왜 이래? - 뭔 일이냐 진짜? 이상해 이거! 전파 자체가 안 터져!!!
하지만 다가오는 상황은, 마냥 우리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습니다.
"놀랄 것이야 없어, 그냥 침착히 있으면 돼.... "
뒤따라서 건물을 나온 아유미가, 조용히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빠르게 걸을 수가 없는지, 걸을 필요가 없는지 아유미는 꽤나 느린 속도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그냥 침착히, 아이들의 귀를 막아주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 그렇지, ...카시마. "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들어 미츠루와 저 자신을 번갈아 가리켜보이려 하였습니다. 아마 이 어른들은 진짜 어른들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명령을 받은 사람, 부탁을 받은 사람을 뜻하는 걸겁니다.
17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2021-11-01 (모두 수고..) 00:27:16
.dice 1 100. = 53 전파 잡음 세기 .dice 1 3. = 3 알아들을 수 있음 / 어느정도만 알아들을 수 있음 / 알아듣는 거 자체가 어려움
이어셋을 통해 들리는 타카야마의 목소리는, 이상하리만큼 잡음이 껴 있었습니다. 정말로, 잡음이 지나치게 껴 있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디선가 방해 전파라도 쏘고 있는 걸까요? 아예 어디가 파괴되기라도 한 것일까요?
나루미가 무전을 살피는 동안 기동대 버스들에서 몇 무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진압용 방패를 들고 횡단보도 앞에 하나둘씩 서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루미가 건너 왔었던 바로 그 횡단보도입니다. 이제는 이동 자체가 쉽사리 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광장 안은 여전히 총성과 비명소리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 광장에 계신 모든 시민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
한창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을 무렵, 확성기 잡음소리와 함께 요란한 소리가 광장 전체에 울려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루미가 위로 시선을 올려본다면, 기동대 차량 위로 한 남성이 올라가 확성기를 들고 외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잠시만요, 저 복장. 정말로 기동대가 맞습니까?
[ 현재 여러분은 집시법을 위반한 불법 집회에 참여하고 계시십니다. 즉시 해산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반복합니다. 즉시 해산해 주실 것을... ]
어두운 색에 가까운 방탄복, 검은 베레모. 팔뚝에 묶여있는 녹색 반다나. 전략자위대 부대원들이 작전에 투입될 시 입고 다니는 복장입니다.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마 ...급히...... 현 위치.........요...들리면...게 ...림. ...시그 위치에서 벗어나...날.... 반복한다........ 도망치십시.... 이 이상은.....트...송... ......니...
나는 이렇게 들었다. 끝이다. 오늘 일은 끝났다. 이제 회사로 돌아가서, 적당히 인터넷이나 돌면서 차장 눈치를 보다가, 퇴근해서 집으로 가면 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평범하게 출근 후 퇴근하는 나날이었던 거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애초에 스트레스를 받을 상황에서 멀어지는 거니까. 나는 결코 이 광장으로 돌아오지 않으리라!
나는 누워있는 선배 곁으로 다가갔다. 팔을 잡아끌어서 억지로 일으킨다. 시체를 끌고가는 사이코처럼 보이려나.
"선배. 건물 옥상을 넘어서 퇴출합시다. 자위대가 길을 막았어요."
붙잡히거나 봉에 맞고 병원신세 지거나. 사실 병원신세 지면 붙잡힌다고 봐야지. 고를 수 없는 최악과 최악의 선택지. 가야 하는 길은 서술형이다.
"이제 연기 그만하고, 빨리!"
나는 속닥거린다. 빨리 돌아가고 싶어. 여기 있기 싫어!
@선배와 함께 건물 옥상과 옥상을 넘어서 빠져나가려고 합니다.
18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2021-11-01 (모두 수고..) 01:14:58
당소 타카야마 긴급알림 현재 위치에 전략자위대가 들이닥치게 될것임을 알림. 즉시 그 자리에서 벗어날것 반복합니다. 도망치십시오. 이것은 테스트 방송이 아닙니다.
19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19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2021-11-01 (모두 수고..) 01:26:04
>>172 "막판 가서 겨우 살은 경기였어. 아까 타마키 이후 어떻게 되는지 못 봤어? "
후지와라는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말하곤, 버거의 포장을 뜯어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확실히, 타마키가 공을 잡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아이들이 아웃되긴 하였습니다. C반이 아니라 A반 아이들이 훨씬 더 많이 아웃되었었지요.
"정말로 좀 하던걸. 너. 에바에 타는 것만이 아니라. "
후지와라는 그렇게 말하며 나츠키를 슬쩍 보더니 버거를 한 입 베어물려 하였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걸까 싶습니다. 정말로 그 [ 세 번째 ] 란 단어는, 나츠키를 의미하는 말이 맞았었던 것일까요?
>>181 미츠루는 주변에 선생님이 계시는지 살펴보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록 담임선생님은 어디 가신 것인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만, 그대신 부담임 선생님께서 운동장을 돌아다니고 계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츠루가 재빨리 계단을 내려가 따라잡으려 시도하였다면, 곧바로 부담임 선생님께 미츠루가 궁금해하는 것을 물어보려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응원전? 있지. 아마 오후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반대항전으로 할걸? "
선생님께선 잠시 뜸을 들이고는, 미츠루에게 친절하게 답변해주려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관심을 돌릴 만한 게 다행스럽게도 어떻게 있는 듯 하였습니다. 이것만은 정말로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구령대를 중심으로 중앙에 스피커가 넓게 거리를 둔 채 서 있었는데, 점심시간이기 때문인지 스피커에선 목소리가 아닌 음악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잘 귀를 기울여보려 한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가 주로 나오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츠루가 원한다면 저 스피커의 소리를 미츠루가 원하는 것으로 바꾸려 시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확실히 그 때는... 아슬아슬하다고 할까, 까딱하면 지겠는데-싶었지.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긴 했으니까,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이겼으니 만사 오케이라는 걸로 치자.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가, 그 뒤에 이어진 말에 잠깐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어, 에바...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에, 어, 저기...“
어? 어째서 알고 있는 거지? 어째서 후지와라가 내가 에바에 타는 걸 알고 있는 거야? 후지와라도 파일럿? 하지만 한번도 본 적이 없어. 그래, 그때 과자파티에도 없었고, 회식자리에서도 못 봤던 것 같고... 에, 어떻게 된... 무슨.. 뭐지 이 상황?! 머리가 처리를 못하고있는데? 나도 모르게 커진 눈을 깜빡이며 후지와라를 보다가, 유즈키 씨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후지와라를 본다. 에에엑, 대체 무슨 상황...?
"아, 알고 있던거야? 아니, 어떻게...?“
사실 에바의 존재라던가 사도라던가 원래 공개되어 있던 사항인가? 파일럿의 인적사항이라던가도 다 까발려져 있다던가 그런거야?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거? 뭐야 대체?
@ 당황해서 물어봅니다. 네가 그걸 억떡계...
19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간신히 나루미의 도움을 받아 일어난 그녀는, 광장의 왼쪽과 오른쪽을 향해 번갈아 손을 올리려 하였습니다. 왼쪽에도 기동대 차량, 오른쪽에도 기동대 차량. 어느 곳을 보아도 기동대 차량이 있었고, 진압용 방패를 든 이들이 있었습니다. 일반 기동대와 달리 베레모를 쓰고 있는 이들이, 하나같이 서서 광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횡단보도만을 막고 있었고, 차량 간 틈까지 막고 있지는 않는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언제 저 틈까지 막힐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아직, 나루미들에게 기회가 있습니다. ...저 차량만 어떻게 뜷어본다면, 어떻게 옥상을 통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마지막 경고 방송입니다. ]
기동대 차량 위에서부터, 다시금 예와 같은 확성기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 광장에 계신 모든 시민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현재 여러분은 집시법을 위반한 불법 집회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즉시 해산해 주십시오. ]
20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2021-11-01 (모두 수고..) 01:43:29
다음 파일럿 진행 레스 처리를 끝으로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고자 합니다. 늦게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ㅠㅠ)
다음 진행이 아마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이번 에피소드3의 마지막 진행이 될 예정이지 싶습니다. 미리 공지드립니다. 내일 에피소드 진행의 부제는 사자의 행진입니다!
Q 에피소드명과 진행별 부제를 짓는 데 특별한 규칙이라던가 있으신가요? A 큰 에피소드명은 영어, 진행별 부제는 일본어 한자를 이용하여 작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부제가 이렇게 지어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당장 에필로그 부제만 봐도 라틴어 단어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227 요일바 노래 특) 첫 소절 틀자마자 어이가 없어서 혼이 나감 10년이면 확실히 알만한 건 웬만한 것들은 다 알수밖에 없을 기간이긴 합니다. (ㅋㅋ)
모르고 있던 쪽은 나였구나. 파일럿을 모르는 애들 자체가 드물 정도라면, 정말로 나만 모르고 있던 거겠지. 그리고 어머니가 네르프 본부에서 일하고 계신다니, 그야말로 모르는게 이상할 정도였다. 뭐, 뭐야. 당황할 필요도 없었네. 괜히 혼자 놀란 거였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진짜 오래 일하셨네... 어, 어? 궁금한 거?“
10년 전이라면 엄청 오래 전부터잖아. 제3신도쿄시가 만들어지기 시작할 무렵이잖아? 얼마나 예전일지 짐작도 안 가네. 그리고 갑자기 궁금한 걸 물어보라고 해도 말이지... ...뭘 물어봐야 좋을지...
"...그럼, 네르프는 대체 뭐하는 곳이야? 나, 갑자기 불려와서 에바에 타는 것뿐이라, 아직도 네르프가 정확히 어떤 곳인지 뭐하는 곳인지도 잘 몰라.“
알아보려는 노력도 안 한건 맞긴 한데, 아무튼 오라고 해서 왔더니 저걸 타라고 해서 약간의 투덜거림과 함께 탔었고, 그 뒤로는 타라길래 타고 있을 뿐. 네르프는 뭐하는 곳이고, 정확히 어떤 곳인지도 잘 모른다. 망할 아버지가 총사령관이긴해도, 나한텐 아무 말도 안 해줬었다고. 그러니 이 참에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후지와라의 답을 기다리며 버거를 한 입 베어물었다.
어....어느새? 횡단보도에만 있는 줄 알았던 자위관들이 이미 사방을 둘러쌌다. 당장은 사람의 바다 속에 숨어있으나 조금만 더 있으면 핑을 찍히고 폭뢰를 쳐맞는 잠수함 꼬라지가 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선택지는 많이 없다. 항복하고 부상하던가, 항전하다 침몰하던가. 아니면 활로를 찾아 도망치던지. 나는 언제나 세 번째 문제를 풀어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선배, 틈이 있어요!"
자위관들은 테러에 대해 눈과 귀를 막고 아무튼 폭력시위야? 그럼 강경진압해야지! 하는 태세이다. 지금 나가지 않으면 영영 나가지 못한다. 그들은 내가 입은 방탄복과 권총을 보겠지만 네르프는 모르는 일이라며 투입된 첩보부 요원들의 존재를 부정할 게 확실하다. 소속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로닌 꼴이 난단 말이다.
27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CptwTNmiDk)
2021-11-01 (모두 수고..) 23:27:36
>>268 타카기와 미야자와, 하시마는 아이들이 모인 운동장 계단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으려 하였습니다... 도시락을 풀고, 가방에서 먹을 것들을 하나 둘 씩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두가 많아야 일인분 정도를 준비해온 상황에서, 한 눈에 보아도 많이 챙겨온 타카기의 점심은 특히나 눈에 띄었습니다.
"요리미치, 정말로 너 손이 크구나.... "
미야자와가 타카기의 유난히 무거운 가방을 관심있다는 듯 바라보다, 저 역시 도시락을 꺼내 열어보이려 하였습니다... 계란말이를 먼저 집어들으려 하는 타카기를 보고도 그는 내색하지 않고 웃으며 타카기를 향해 "새우버거 괜찮아? " 하고 물어보일 뿐이었습니다.
"칭찬 고마워. 우리집에선 조금 짭조름한 계란말이를 주로 만들어. 어머니 취향이시거든. " "미야자와, 물병 좀. " "아, 오키. 여기. "
하시마는 말없이 미야자와가 주는 물병을 받아들 뿐, 도착하고서부터 내내 줄곧 말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직 그는 버거를 받아들진 않은 듯 싶어보입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운동장에 서 있는 유즈키 사오리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통화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 듯 하였습니다. 파일럿 아이들을 보러 온 걸까요? 아니면 다른 용무가 있어서 온 것일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식사를 계속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지금은 경기가 끝난 뒤의 여운을 즐기는 것으로 충분할 겁니다.
"...그거 날 데리러 왔던 사람도 비슷한 반응이긴 했는데... 그래도 진짜로 아무것도 못 들었는걸.“
그때 유즈키 씨가 놀라던 표정,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네. 어이없다는 듯한 후지와라의 말에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튼 15년전의 세컨드 임팩트, 그런 재앙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설립된 곳이라... ...하지만 그 재앙, 운석 충돌이었잖아? 그거 막을 수 있는 건가? 게다가 지금 하고 있는 건 운석 막기가 아니라 뭔가 이상한 녀석들 쳐죽이는 건데.
"...연구소? 군사조직이 아니라...? 흐음... 운석하고 별로 관계 없을 것 같은 이름이었네.“
막상 에바에 타면 보는 게 탱크라던가 그런 것들이라 당연히 군사조직이겠거니 했더니, 의외로 전신기관은 연구소였나보다. 운석 충돌을 막기 위한 연구소? 하지만 이름은 인공진화연구소라는 이상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들어도 운석하고는 하나도 관련이 없는 것 같은 이름이다. ...뭐, 시대가 지나면서 바뀐걸까...
"......아, 혹시 미야미즈 박사..라는 사람은? 알고있어?“
그 다음으로 궁금했던 걸 물어본다. 크로스 테스트 때 직원들 입에서 나왔던 이름. 전 기술부장...이라는 사람. 대체 누구고 무슨 일을 했길래 지금도 직원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걸까.
28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0:10:55
>>270 전략자위대 대원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하자,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잠시 꺾이는 듯 하였습니다. 아까와 같은 총성은 더 이상 울리지 않았습니다만, 저게 뭐냐며 웅성거리는 소리로 광장은 한층 시끄러워졌습니다. 꽤 많이 총성이 울렸음에도 탄피로 보이는 것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것을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불법 집회? 불법 집회?!!! 정식으로 허가받고 열린 집회를 불법집회라고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십쇼!!!!!
광장에 스피커를 통해 하이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방금 전 자유 발언을 하려다 못하였던 남성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서서 외치고 있었습니다.
- 되도 않는 소리를 하고 있어.... 당신들은 속고 있어, 속고 와서 지금 전혀 엉뚱한 데로 출동한거야!!!! 당신들이 막아야 할 곳은 국경선이지 한낱 시민들이 모여있을 뿐인 이곳 광장이 아닙니다!!!!!! 뭐가 두렵기에 당신들이 온 겁니까? 밝혀지지 말아야 할 사실이라도 혹여 이곳에서 터질까봐요?!!!
이어지는 말은, 조금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습니다.... 그저 골치아픈 시위가 아니었던 걸까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 걸까요?
생각해보면 그랬습니다. 단순 시민들이 모일 뿐인 시위에 첩보부가 출동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저 불만을 터트릴 뿐인 집회에 전략자위대가, 특무기관이 나설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이들이 나설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곳에는 경시청 기동대만이 나와 있어야 했습니다.
-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 그런 거였어. 그런 거였어! 이 미친 조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잠시 광소가 이어지더니, 분노에 찬 남성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 그래요. 그깟 진실이 밝혀지는 게 두려워 군대를 동원한 것이라면 좋아요. 밝혀드리지요! 시민 여러분!!!! 우리는 모두 속고 있습니다!!!!! 특무기관 네르프는 사실....
쾅!
뭔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스피커에서 요란한 잡음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예와 같은 발포되는 소리가 여러번 울려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한 발만 울리는 권총이 아닌, 유난히 귀를 따갑게 울리는 소리입니다. 주변을 돌아본다면 광장에 놓인 다른 대형 스피커들, 아니 스피커의 형태를 하고 있던 그것들에서 똑같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지직거리는 잡음과 귀를 울리는 이명소리로 인해 한결 광장 안은 더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반복합니다. ]
그리고 고개를 위로 돌린다면, 확성기를 들고 있던 남성이 권총을 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여러분들께선 현재 불법 집회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즉시 해산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
나루미와 카스가오카는 그 틈을 타 시민들의 행렬을 뜷고 도망치려 하고 있었습니다. 서 있는 무리들을 피하고 밀치며, 인도가 있는 곳으로 뛰어가고 있었습니다... 기동대 차량으로 온통 둘러싸여있는 인도였습니다만, 다행히도 한 사람 정도가 지나갈 정도의 틈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틈만 지나간다면, 나루미는 인도로 나가 건물로 대피할 수 있을 겁니다.
"먼저.......들어가..... "
카스가오카는 숨을 헐떡이며 나루미를 향해 가라는 듯 손짓하려 하였습니다... 여기까지 뛰어오는 것도 한계였던 걸로 보이는 듯한 모습입니다.
저 우민들은 자기가 아직도 민주주의의 우산 아래 있다고 믿는다. 고개를 빳빳히 들고 자위관에게 대든다. 자기에게 총을 쐈다간 전국적인 파란이 일어나고 자기가 탱크맨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자기가 이 나라의 주권자라고 생각한다. 모두 틀렸다.
나는 이 꿈을 이미 한번 꾸어봤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나는 도망치고 도망치고 도망쳐도 팔차선 고속도로 위 두꺼비처럼 제자리걸음이었다. 다 왔나 돌아보면 그자리. 다 왔나 돌아보면 그자리다. 귀가 먹통이 된 것처럼 몸이 휘청거리고 다리가 꺾였다. 악몽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나 나는 기어코 그곳까지 다다랐다.
쾅! 쾅!! 쾅!! 쾅!!
[ 마지막으로 반복합니다. ] stand back! stand back!!
[ 여러분들께선 현재 불법 집회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즉시 해산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 서늘 넘어오면 쏜다!!
내 머릿속에 워크맨 카세트가 숨어있던게 분명하다. 그날의 소리가 들린다. 장벽 너머 보이지 않던 그날의 소리가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안돼, 신이시여. 나는 피부가 까지는 아픔도 모르고 거칠게 내 몸을 틈새로 밀어넣었다. 약실에 맞지 않는 총알이 들어가면 꼭 이럴까.
"선배 빨리이..!!!"
앞서나간 나는 선배에게 손을 내밀었다.
@먼저 틈을 빠져나가고, 카스가오카를 도와주려고 합니다
30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0:44:52
>>279 하시마는 잠시 물을 넘기더니, 타카기를 향해 조용히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조금... 의외로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번에 일은, 미안했다. "
저번 일이라면 멱살을 잡았던 그 일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절대로 사과를 안할 것 같아보였는데 의외인 모습입니다. 심경에 변화라도 생겼던 걸까요?
>>281 세간에 알려진 세컨드 임팩트 발발 원인은 남극 대륙에 떨어진 운석에 의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츠키들이 막고 있는 것은 운석이 아니라 괴이한 거대 생명체들이었습니다. 똑같은 재앙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면, 똑같은 주체를 막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어쩌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세컨드 임팩트는 정말로 운석에 의해 일어난 것이 맞는가?
"미야미즈......아, 전임 기술부 부장? 미야미즈 모리하? "
후지와라는 나츠키의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더니 대답을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머니가 기술부 쪽에서 일하셔서 들은 적 있어. 꽤 오랫동안 계속 부장으로 있었대. 어머니가 들어가셨을 무렵에도 이미 부장이었다니까. "
십년 전에도, 그이전부터도 부장직을 맡고 있던 사람이었다니 꽤 중역으로 있었던 인물인 것 같습니다.
"주변 직원들에게 정말로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소문났고 실제로도 그랬다는데, 이런저런 사고가 계속해서 겹쳐서 그만두게 되었대. 나는 그렇게 들었어. 그냥 물러난 것도 아니고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서..... 말할 것도 없지? "
후지와라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려 하였습니다.
"벌써 칠 년전의 일이야. 종종 다 큰 아들을 연구소에 데리고 왔었다고 했어. 밥먹는데 입맛 버리는 말 해서 미안하다. "
301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사고가 겹친 끝에, 스스로 머리에 총을...이라니... 입맛 버리는 말을 해서 미안하다는 후지와라에게 급히 고개를 저어보였다. 내가 물어본 말에 대답해줬을 뿐이니, 후지와라가 미안할 필요는 없어. 꽤나 오래 부장직에 있던, 중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끝이 이렇게 비참하다니. ...아이가 있는데도, 그런데도... ...후지와라에게 잘못은 없지만, 확실히 입맛이 조금 움츠러드는 느낌이다. ...어, 잠깐만. 어머니가 기술부에서 일하셨었다고?
"잠깐만, 어머니가 기술부 쪽에서 일하셨다고? 그, 그럼 유리나, 카시와자키 유리나라는 사람은? 혹시 뭐라도 들은 거 있어?“
계속해서 질문만 하는 느낌이지만, 이번 것은 조금... 아까 전의 질문들과 다르게 조금 급하게 물어봤다. 나도 모르게 후지와라에게 고개를 가까이 내밀고 있었다. 뒤늦게 알아채고 살짝 몸을 뒤로 뺐지만, 눈길은 여전히 간절하게 향해있었다.
30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1:11:51
>>299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어 있으며, 법으로든 정책으로든 보장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세컨드 임팩트라는 재앙을 맞고, N2폭탄을 맞고 이후로도 수 년간 내전에 휩싸였고, 지금도 그 때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일본은 이제 재앙 이전과 결코 동일한 일본이 아닙니다. 절망적인 이야기지만 그렇습니다. 한 번 재앙을 맞고 수도가 날아간 국가는, 더는 예전과 같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카스가오카는 불안한 눈으로 나루미를 보더니, 손을 잡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루미를 따라, 틈을 넘어가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여전히 걸음을 옮기기 힘들어하는 그녀였습니다만, 일단은 나루미의 도움을 받아 어찌저찌 움직이고는 있었습니다.
기동대 차량 틈을 넘으려 움직이고 있는 나루미들 뒤로부터는 확성기를 든 남자를 향한 비난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내려오라며, 그쪽이 뭔데 우리보고 해산하라고 하냐면서, 오히려 당신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그중엔 처음 자유발언때 외치던 구호를 바꾸어 전략자위대를 향해 외치고 있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특무기관을 향해 외치었던 민중의 외침은, 분노는 이제 네르프가 아닌 전략자위대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차량 사이로 보이는 것이기에 정확히 어떠한지는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만, 틈 너머로 차량 바로 앞 빌딩의 문이 아직 열려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도망가게 된다면 저쪽으로 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굳이 저 건물이 아니더라도 다른 건물들이 보이면 그 곳으로 피해 들어가도 괜찮을 겁니다.
30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그렇구나... ...어쩔 수 없지. 우리 엄마, 엄청나게 비밀스러운 사람이었나봐. 나도 아는 게 별로 없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네... 그래도 고마워, 후지와라 양. 이것저것 많이 알게 됐어, 덕분에.“
...그렇구나. 어쩔 수 없지. 지금까지 들은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됐으니까. 궁금증도 꽤 풀렸고. 엄마 이야기를 못 들은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거야.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고 후지와라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엄마에 대한 정보는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좋겠네. 더 오래 일했을 사람... ...후카미즈 씨 말대로 그냥 망할 아버지한테 물어볼까? 가능할까 그게.
아무튼 물어보고 답하는 사이에 야금야금 먹어치운 버거는 어느샌가 전부 먹어버렸다. 남은 콜라를 마시며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돌연히 켜진 소란스러운 음악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리 운동회라도 소리 너무 크지 않나. 시끄러워...“
뭔가 터지는 효과음도 섞인 것 같고, 운동회라 좀 비트가 빠르다거나 신나는 음악을 트는 건 이해가 가지만, 개인적으로는 음량을 좀 낮췄으면 하는데.. 어쩔 수 없나. 넓은 운동장에 다 들리게 틀려면 꽤 커야할테니까. 큰 소리에 귀가 익숙해질 때까지 참아야지 뭐.
@ 고마워요 후지와라왜건!
312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1:31:37
.dice 1 3. = 3
313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31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1:45:44
>>310 나루미들이 완전히 틈을 빠져나온다면, 인도에 나와있는 방패를 든 무리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차량 밖으로 상당 수 대원들이 나오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는데, 그 중엔 등에 기다란 총을 메고 있는 대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저 총이 현장에 왜 나와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쓸 일 이라고는 여기선 없을 텐데요? 혹시나 할 경우를 대비해서, 시위대가 아니란 걸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대원들의 눈에 띄지 않게 움직이도록 주의하세요.
나루미들이 나온 인도에는 바로 눈앞에 20층 규모의 빌딩 하나, 그리고 옆에 양쪽으로 비슷한 규모의 빌딩이 하나씩 서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 한 쪽 문이 열려있는 것으로 보아 들어가기에 무리는 없을 겁니다. 고층 건물인만큼 세 건물 모두 제일 꼭대기를 엘리베이터를 통해 올라갈 수 있을 겁니다. 비상 계단을 통해서라면 나루미 혼자서도 곧장 올라갈 수 있을 테지만 카스가오카가 관건입니다. 카스가오카는 나루미와 같이 빠른 속도로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32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2:11:11
>>311 과연 아버지에게 물어본다 해서 궁금증이 해소될 수 있을까요? 사도의 습격이 있기 전까지를 생각해보면 과연 그럴까 싶습니다만, 물어보아도 나쁠 건 없을 겁니다. 제아무리 그래도 부모인데 부모가 아이들이 묻는 걸 답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네가... 너희들이 탄 것들의 개발은, 미야미즈 부장 이전엔 그 분이 총책임을 맡고 있었다고 해. "
후지와라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 나츠키를 향해 말하려 하였습니다.
"어찌됐건 내가 아는 건 그것뿐이야. 도움이 못 되서 나야말로 미안하다. "
비록 정말 듣고 싶은 것을 듣지는 못하였지만, 그리고 도움이 아주 안 된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다 먹은 걸 확인한 후지와라는, 슬슬 일어나려고 하며 나츠키를 보고 이렇게 말하려 하였습니다.
"다음 경기때 보자. 같이 먹게 되어 즐거웠어. 나츠키. "
점심시간이 된지가 언제라고 운동장에선 어느새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이따금씩 계속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만, 음악소리가 더 커 자세히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어찌됐건 사도를 상대하던 날보다는 평화로운 하루인 것 같습니다.... 저 밖의 일이 뭐가 일어나고 있던간에 그건 나츠키와 관계된 일은 아닐 겁니다.
우리는 지금, 한창 즐거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남은 운동회도, 지금과 같이 계속된다면 그보다 더 바랄 건 없을 겁니다.
32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2:11:48
다음 나루미 레스(>>319) 처리를 끝으로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고자 합니다. 진행에 늦게까지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모두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나루미 레스 확인하고 저도 자야겠네요... 확인 안하면 못 자...(?
32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2:52:10
>>319 대원들은 하나같이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횡단보도 쪽으로 향하는 걸로 보아하니, 광장 쪽에서 시민들과 한참 대치하는 소리가 들리는 걸로 보아 그것때문인 것 같습니다. 차량 뒤편으로 거친 말소리와 고성이 오가는 걸 들을 수 있었는데, 무슨 말이 오가는 것인지는 보나마나 뻔하였을 것입니다.
나루미와 카스가오카는 대원들을 피해 몸을 숨기려 하였습니다. 최대한 몸을 숙여 움직이다가, 완전히 대원들이 나간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움직이려 하였습니다. 비록 빌딩 내부가 아닌 빌딩 건물 뒤편으로, 빌딩 건물 사이로 이동하게 되긴 하였습니다만, 이 정도로도 충분히 괜찮았습니다. 이대로 광장에서 멀어지기만 하면 괜찮을겁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쾅!
한창 숨으려 움직이고 있는 나루미의 뒤에서부터, 뭔가 화약 터지는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탕 하고만 들려온 소리는 이내 따닥 따닥 따다닥 하고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어, 뭔가 폭죽이라도 터트리고 있는 걸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폭죽을 터트리고 있다면 이 날카롭게 째지는 소리들이 같이 들려오고 있지 않을겁니다.... 총에 어느정도 익숙해 있던 나루미의 귀에는, 이것이 폭죽 터지는 소리가 아니라 기관총 소리임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 비명, 비명! 너무나도 익숙한 소리입니다. 익숙하다 못해 울렁거리는 소리입니다.
소리를 들은 나루미가 만약에 뒤를 돌아보았다면, 방금과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방금전까지 그래도 어렴풋이 반대쪽을 볼 수 있었던 기동대 차량 창문은, 붉게 변해 밖이 어떤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쪽에는........이런..........예고가......없었어........"
겨우겨우 걷던 것도 더는 어려운듯 주저앉으며, 복부를 부여잡고 카스가오카가 간신히 말을 꺼내려 하였습니다.
"이런.........이런 미친 일이...... 있을 거라 듣지도 않았다고......."
아마도 특무기관 첩보부는, 전략자위대가 투입될 걸 모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정말로 모두가 모르고 있었을지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저 바다 너머의 미지의 존재, 사도에 맞서 인류는 힘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러나 인류를 멸망시키러 온 존재를 막는 데 급급하여, 우리들은 중요한 가치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인류가 낳은 최강의 인조병기 에반게리온Evangelion. 죄악을 쌓아가는 우리들이 만든 무기로는,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습니다.
사도를 막기 위해 모인 우리는, 지금 누구를 상대하고 상대하였습니까?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서 있습니까?
32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02:54:20
Phase 1 세 번째 에피소드 Episode Three : Preparation 진행은 이것으로 마치고자 합니다.
내일 진행은 본진행이 아닌 에필로그 진행이 될 예정입니다. 늦게까지 진행에 함께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모두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눈물나니 이쯤에서 퀘스트 루트에 대해 풀어보자면 Peace - 경시청 차원에서의 차량 통제 Normal - 기동대 진압 및 살수차 투입 Bad - 전략자위대 투입 이 세 가지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루미는 이번 에피소드3 진행에서 Bad루트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문은 열렸다. 장벽 너머 화약 냄새와 콩 볶는 소리가 가득하다. 사람들은 문으로 달려오고, 문으로부터 도망친다.
선배가 앉은 김에 나도 주저앉았다. 숨을 쉴 때마다 정화통에서 거품 끓는 소리가 난다. 입에서는 찝찔한 맛이 났다. 얼굴을 문지르려 해도 할 수 없다. 애꿏은 방독면 앞면을 장갑 낀 손으로 벅벅 긁었다.
"아하...아하하하...아하아...." "그게 다 무슨 상관이에요. 살았잖아요 우리는."
미친 세상에서는 당연히 사람이 죽는다.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사세보의 참사가 내 탓인줄 알고 고통 속에 지새우던 나날은 지옥이었다.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바보같던 내가 아니다. 나는 더 강해졌고, 더 현명해졌다. 이깟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두 번 다시 그 지옥을 향해, 내 발로 걸어가지 않을 것이다.
단지 그날의 좆 같은 기억이 떠올랐던 것 뿐. 내가 내 이름 속에 묻어버린 사람만 해도 아파트 단지 하나를 채울 텐데. 사람 조금 죽은 걸로 죄책감 따위는 없다.정말? "조금만 쉬었다가 복귀하죠.."
세컨드 임팩트 후, 평화를 일궈낸 제 3차 세계대전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나. 이제와서 사도를 짓부시는데 사람이 죽는게 무슨 대수냐. 유난 떨 필요는 없잖아. 언제나 사람은 죽는다고...
미처 식지 않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슬쩍 닦아내며 중얼거렸다. 설마 결승전에서도 이길 줄이야. 그래도 다른 경기까지 포함해 최종적으로 A반은 2등이 되었지만. 순위권에 들었으니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 사실 예상 외의 결과기도 하고. 예상 외라고 할까, 아침까지만 해도 째고 튀려는 생각까지 했었으니.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튀지 않아서, 도망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반 아이들과 함께 경기에 참가하고, 처음으로 다같이 이야기를 하고, 점심을 먹고... 처음으로 보호자가 운동회를 보러 와주기도 했으니까. 전부 처음이네. 낯설고, 어색하지만... ...그렇게 싫지는 않아. 역시 오늘은 이상한 날이다. 그런 생각에 잠긴 채로, 잠시 운동장을 바라보았다. 아까까지의 열기가 거짓말인 것처럼, 다시 차분하고 조용해진 운동장을.
42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23:08:41
>>418 정말로 누군가가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까요? 과연 타카기의 말이 진짜로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한 것은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지금은 그저 당장의 갈등이 봉합된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니, 잠시 구름이 걷힌 지금 이 상황을 즐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 ..... ....... 시간은 흐르고 흘러, 운동회가 저물어 가고 있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찌저찌 폐회식도 끝나갔고, 운동회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타카기의 활약 덕에 결승전 역시 성공적으로 끝나, A반은 우승을 쥐게 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의 일은 기우였던 것인지, 아이들의 핸드폰엔 어느새 원래대로 다시 전파가 돌아와 있었습니다. 핸드폰을 열어본다면, 타카기의 핸드폰에도 어느새 🚫이 아닌 📶 이 다시 뜨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 부재중 전화 24건 ] [ : 아버지 ]
하지만 뭔가 이상합니다, 뭔가가 이상합니다.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째서인지 모르겠습니다....
43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23:30:22
>>419 지옥같은 그 날의 기억은 과거일 뿐, 과거는 과거이고 지금은 지금입니다. 뭐가 어찌되었던간에 나루미는 이렇게 살아있습니다. 맑은 공기를 들이키고 있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휘말리지 않았습니다. 저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건 간에, 모든 책임은 투입을 지시한 이에게, 발포를 지시한 이에게 있습니다. 그러니 그저 와해를 위해 나왔을 뿐인 우리들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을 겁니다. 분명 그럴겁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타카야마 그 독종 때문에 참........ "
카스가오카는 그렇게 말하며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조금 더 앞으로 걸어가 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려 하였습니다. 나루미가 담배를 싫어할 수도 있을 것을 생각한 후임에 대한 그녀 나름의 배려였습니다.
"복귀하면 차장님께 꽤.....물어봐야 할 것 같다, 신입. "
꽤 오랫동안 한 모금을 들이키고 있다 뱉어내며, 카스가오카는 나루미를 내려다보며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이 작전, 우리들만 투입된 게 아닐지도 몰라. "
첩보부만이 여기 와있었던 게 아닐지도 모른단, 이상한 말을 남기며....그녀는 다시 담배를 머금으려 하였습니다.
총성이 가시고 진정될 무렵, 나루미는 본부로 복귀하려 하였습니다. 광장을 다 감싸고 있던 기동대 차량은 어느새 어디가고 없고, 그 자리엔 텅 빈 잔디밭의 모습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여기저기가 붉은 자국으로 얼룩져 엉망이 된 잔디밭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습니다... 흔적을 애써 치워보려 하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치우지 못한 모양입니다. 전파를 싹 다 차단해 보아야 소용이 없습니다. 진실이 언제까지 바다 아래 가라앉아 있을 수 있겠습니까?
네르프 본부로 돌아가는 길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였습니다. 도로가 통제되어 있는 것도, 사도의 침입으로 대피하였다거나 하지도 않았을 터인데 오늘은 특히 그러하였습니다. 유난히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유난히도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사도가 침입하지 않았는데도 오늘 하루 별 이상한 일이란 일은 다 겪게 된 하루였습니다. 다른 이들도 다 이러하였을까요?
당소 타카야마 전파확인 이상 없는 이의 경우 바로 확인무전 바람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가는 나루미의 이어셋을 통해, 타카야마의 목소리가 들려오려 하였습니다. 이제서야 깨끗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 전파 방해가 이제 막 사라진 모양입니다.
43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2021-11-02 (FIRE!) 23:44:32
>>420 나츠키는 잠시 고개를 돌려 운동장을 바라보려 하였습니다... 폐회식도 끝났고, 이제는 아이들도 하나 둘 씩 돌아가고 있어 교정은 조용해지고 있었습니다. 한창 시끌벅적하던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도, 요란하다시피 하였던 음악소리도 이제는 더는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수고 많았단다 나츠키! 많이 힘들지 않았니? "
한창 운동장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던 나츠키를 향해, 사오리가 다가와 말을 걸려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걸로 보아, 점심시간이 지난 뒤에도 그녀는 본부에 돌아가지 않은 모양입니다.
>>421 미츠루는 가방을 챙겨 교정을 나서려 하였습니다.... 결국, 운동회가 끝날때까지 정말로 미츠루는 반티를 입게 되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후에 학교 행사에서 입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오늘 미츠루가 입는 일은 없었으니 아무래도 좋지 않을까요? 어쩌면 한창 때의 아이들이 입는 반티 같은 건, 미츠루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운동회가 끝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어야 함에도, 교정을 나서는 아이들의 분위기는 어딘가 이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교정을 막 나서고 있는 아이들은 여전히 밝은 분위기였으나, 교문을 나온 아이들의 경우엔 상대적으로 가라앉아 있는 듯 하였습니다... 휴대전화를 확인한 아이들의 경우엔 특히 그러하였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아이들을 데리러 온 부모들이 많았습니다. 교문을 나서게 된다면, 미츠루는 길가에 엄청나게 많은 승합차가 가는 길마다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미츠루는 이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는 이에게 연락을 하여도 좋을 것이고, 혼자 움직여도 좋을 겁니다.
43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7tjjtJK9HI)
생각에 잠겨있던 나를 끌어낸 건 유즈키 씨의 목소리였다. ...유즈키 씨?! 점심시간 끝나고 다시 가신 줄 알았는데?! 물론 혼자 지레짐작했던 거지만, 아무튼 이것도 예상 외의 일이네. 눈을 크게 뜨고 유즈키 씨를 보다가 말했다.
"유즈키 씨... 가, 가셨던 거 아니셨어요...? 바쁘다고 할까, 뭔가 일이 있으신 것 같길래 분명... 점심시간 끝나고 가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빠 보였던 것도 있고, 묘하게 안절부절한 모습도 봤고, 게다가 도심지로 가지 말고 집으로 바로 가야한다고 신신당부했던 것도 있고. 아니 그, 보통 그런 당부는 혼자서 돌아갈 예정인 아이한테 하는 말이니까, 분명 유즈키 씨는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가겠구나 싶었고... 아무튼 조금 당황스럽다. 당황스럽지만...
이상하게 사람이 없는 거리를 지나 지오프론트 입구로 돌아왔다. 나는 에스컬레이터 계단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르륵, 그륵, 그르륵."
나는 아직도 방독면을 쓰고 있다. 이상하게 숨을 쉴때마다 방독면에서 그륵대는 소리를 낸다. 정화통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몰라도 이젠 못 쓸 모양이다. 증거인멸을 겸해서 모조리 폐기 품목에 넣어버릴 것이다. 나가기 전에 누가 잘 반납하라고 그랬었는데 미안하게 됐네.
아무도 반티를 입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던 것만은 괜찮았다. 어쩌면 이쪽이 자신에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애도 아니고. 반티에 대해 생각하는 건 그만두자.
'내가 해야 하는 건 변하지 않는데.'
빠른 걸음으로 교문을 나선다. 자동차들이 길가에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아이들이 종알대며 부모에게 말을 건네는 소리, 차가 출발하는 엔진 소리, 그들 위의 오후 하늘, 그 모든 것들이 자신과는 한없이 멀게 느껴졌다.
오늘 하루 전체가 특히 그랬다. 자신이 가진 것도 소속될 곳도 분명치 않았다.
...전파가 돌아온 모양이다.
@휴대폰을 켜서 리사에게 괜찮냐는 문자를 보냅니다.
450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s9rdPACU2I)
2021-11-03 (水) 00:06:34
>>440 한 부서의 부장직에 위치한 만큼 원래대로라면 그녀는 이시간엔 본부에 돌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나츠키를 기다려주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사오리가 이 곳에 있는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조퇴건 외출이건 간에 점심시간 때 본부를 아예 나왔거나, 여기에 있으라는 명령을 받았거나.
어느쪽이던 간에 아무래도 좋을 겁니다. 정말로, 아무래도 좋을 겁니다. 사오리는 운동회가 끝날 때까지 나츠키를 기다려 주었으니까요. 다른 무엇도 아닌 나츠키와 함께 돌아가기 위해서 말입니다.
"명색이 운동회인데 보호자가 중간에 없어져야 쓰니? 끝까지 있어야겠다 싶어 안 가고 남았단다. "
452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s9rdPACU2I)
2021-11-03 (水) 00:21:35
>>444 그럴일은 없겠지만 만약에 정말로 전략자위대에 의해 무전이 감청당했다면, 이건 예상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중요한 건 하나입니다. 누가 무전을 감청하게 도와주었는가?
나루미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카스가오카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려 하였습니다..... 상태가 상태인 만큼, 나루미는 계단으로 내려가기는 커녕 그저 계단에 그대로 있는 채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건 나루미만 그러한 것이 아닌지, 바로 뒤에 카스가오카 역시 레일에 거의 몸을 기댄 채로 간신히 서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본부 안의 풍경은 여전히 직원들의 발걸음으로 붐비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슬슬 퇴근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되었음에도 이상하게도 직원들은 서류더미를 한 아름 들고 여기저기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개중엔 급하게 전화를 하며 걸어가는 이도 더러 보였는데, 무슨 전화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버튼을 누르고 올라가, 문이 열리고 나오면, 정복이 아닌 정장을 입고 첩보부 사무실을 나오는 직원 둘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같이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메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찌됐건 첩보부 사무실을 나오고 있었으니, 나루미와 한 사무실을 쓰고 있었던 선배 직원인 것이 아닐까 싶어보입니다.
"....하....."
카드를 찍고 사무실로 돌아간다면, 망연자실한 얼굴로 뒷목을 잡으며 수화기를 내려놓는 타카야마 차장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짐작컨대 평소처럼 거하게 전화를 하고 계셨지 싶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그거, 중간은커녕 시작부터 안 오는 사람이 한 명 있거든요? ...한 명은 아니고, 제법 여럿이지만. 아- 물론 알고 있다.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일이니까, 바쁘니까, 이해는 한다. 운동회보다 생업이 중요한 건 당연히 알고 있다. 지식으로는 알고 있지만 감정마저 꼭 그런 것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축 처지곤 했었는데. 하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아닌 것 같다. 역시 오늘은 이상한 날이다. ...기쁜 날이다. 나도 모르게 웃어버릴 것 같아서, 그걸 참느라 이상한 표정이 된 채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내쪽을 향해 뻗는 유즈키 씨의 손을 보고서―
"아, 네.“
―손을 내밀어 잡았다. 낯간지러운 느낌도 들고,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일을 하니 약간은 긴장되기도 하지만, 오늘은 그래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손을 잡고 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유즈키 씨, 그때... 저 입원했을 때, 그렇게 말해서 죄송해요. ...비꼬듯이 말했던, 그거...“
'사실은 당신도 날 귀찮게 생각하고 있죠?'라는 지레짐작으로 비꼬듯이 뱉었던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지만 뒤늦게 사과라도 하자는 마음에 슬그머니 말을 꺼내본다. 손을 잡고 돌아가는 지금이 아니라면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 손 잡고 돌아가면서 고해성사 타임(?)
454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s9rdPACU2I)
2021-11-03 (水) 00:32:06
>>449 가진 것, 소속될 곳, 그게 무엇이든간에 걱정할 것이야 없을 겁니다. 미츠루에게는 곁에 가장 중요한 존재가, 가족이 남아있는걸요. 그렇지요?
[ 이시간에 웬일? ] [ 나는 괜찮지! ] [ 나는괜찮아.응응난괜찮아 ]
미츠루가 보내고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리사의 답장이 돌아왔습니다만, 내용이 뭔가 조금 이상하였습니다. 뭔가... 다급하게 쓴 것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답장이었습니다.
기운이 빠진 듯한 어투로 타카야마는 들어오는 둘을 향해 끄덕이며 인사해보이려 하였습니다. 바구니에는 생각보다 적은 양의 무전기와 이어셋이 담겨 있었습니다. 처음 담겨있었던 양의 반은 될까한 정도였습니다.
"첩보1부 총 인원 50명, 그 중 돌아온 인원은 28명, 진압 과정에 휩쓸린 사람 20명, 그중 생사 확인도 안되는 인원이 14명. ....방금 사표 쓰고 나간 인원 2명. "
나루미의 물음이 날아들기 무섭게 타카야마는 한숨을 쉬더니 현재 상황에 대해 줄줄이 읊기 시작하였습니다. 휩쓸린 인원을 이야기하는 걸 보아하니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이 상당수 있었던 듯 싶습니다. 그리고 놀랍지도 않은 사실이었습니다만, 방금 정장을 입고 나간 이들은 나루미의 선배직원이 맞았던 모양이었습니다.
"빌어먹을 전략자위대 부대가 투입되어주셔서 이런 예상치도 못한 피해가 오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런식으로 뒷통수를 맞게 될 줄은 몰랐고요! "
타카야마는 잠시 이를 갈더니 부들거리며 주먹을 꽉 쥐려 하였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질문하여도 좋을 겁니다. 물어볼 게 있다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468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s9rdPACU2I)
2021-11-03 (水) 01:09:45
다음 미츠루 레스(>>461) 까지만 처리하고 오늘 진행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늦게까지 진행에 참여해주신 레스주 여러분들 모두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첩보 1과의 절반이 증발했다. 군대로 치면 부대 하나가 전투능력을 상실하고 전멸당했다. 절반 중에 적어도 나보다 낮은 직급의 직원은 없었다.
데자뷔가 보인다... 윗사람들이 몰살당해서 억지로 진급당하고 산더미만한 일의 바다 속에서 혹사당하는 상황... 작전부장은 윗사람들이 사표를 써서 그 나이에 대령을 달았다더니 나는 별을 달고도 남겠네. 이 상황에 진급 생각한다고 나를 매도하지 마라. 전혀 기쁘지 않으니까.
"차장님. 우리 무전이 감청당한 모양입니다. 제가 작전을 승인받고 실행하자마자 재밍이 걸리지 않았습니까?"
"데린저로 두 발을 쏘고 재장전하는 시간만에 자위대가 들이닥쳤습니다. 우리 행동을 꿰고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에요."
미츠루가 문자를 보내기 무섭게 바로 리사로부터 답장이 올라왔습니다. 분단위가 아니라 초단위로 올라오는, 굉장히 빠른 답장이었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그거 알아? ] [ 우리 학교 친구들 오늘 단체로 연락이 끊겼다? ] [ 그냥끊긴게아니라아예지금까지연락이없어 ] [ 점심시간부터지금까지 ] [ 단톡이든 어디든......다..... ]
미츠루가 확인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답장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전파가 오랜 기간 차단되었기 때문인지,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인지, 리사는 오늘따라 무척이나 할 말이 많아보이는 듯 하였습니다.
[ 그렇게 연락안되던 애들중 몇몇이 지금 사진을 보냈는데 ] [ ㅋㅋ........ ] [ 있잖아 ] [ 이게 어디인거 같아? ] [ (경찰서 천장으로 보이는 사진) ] [ (유치장 창살로 보이는 사진) ]
한눈에 보아도 일반적인 경우에 올라올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리사의 친구들은 학교에 간 것이 아닌 시위에 참여한 모양으로 보입니다.
도로 상황은 여전히 아이들을 데리러 온 차량들로 인해 상당히 혼잡하였습니다. 급작스레 몰린 것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탓에 차들의 이동 속도는 상당히 느려, 퇴근 시간대의 승합차들 속도와 같았습니다. 지금은 하교 시간대라 이 정도로 될 시간은 아니었는데 이상하였습니다. 어디 아예 도로가 막혀있는 곳이라도 있기라도 한 것일까요?
473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s9rdPACU2I)
질문이라... ㅇ0ㅇ 아 떠오른 건 있을지도,,, 이녀석이 나츠키랑 일상 하게 된다면 한번쯤은 이름으로 불러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성씨 호칭을 봉인당해서 평소에나 작전상황에서는 너 저기 초호기파일럿 서드칠드런 등으로 부를 거 같은 느낌이라) 근데 기를 쓰고 안 부른다는 것 같진 또 않아서 여튼 그랬네요
그리고 질문 하나 더 추가해보자면... >>521 비공개 시트 관련된 질문인데 이건 임시스레 갈 정도의 사항은 아니기에 여기다 올려보고자 합니다. 나루미의 전 직장과 관련된 관련인을 진행 도중 등장시켜도 괜찮을까요? 원하시는 설정이 있으실 경우 보내주시면 적용하겠습니다.
>>524 꽤 성공적으로 관리되고 있던 트라우마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파견 임무를 거부하진 않겠으나 특별 케이스가 아니면 최대한 보신주의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습미다
>>526 집에서 가만히 누워있으면 hp가 회복되는 유형의 인간이라서 낮잠만 자도 좋고 거기에 휴대폰을 쥐여주면 혼자서 잘 놉니다(...) 나루미는 자기가 하는 일을 타인에게 인정받으면 좋아할거에요.
>>527 대환영입니다 특히 저번 독백의 [검열삭제] 준장이라던지요. 사실 혹시모를 설정충돌을 막으려고 이름을 지운거라 아무 이름이나 해도 상관없어요. 사실 나루미 설정이나 관련인들 웹박으로 보내드려야 하는데 아직도 못쓰고 있음..(머리박) 제가 관련인 등장 타이밍 전까지 못 보내드리면 레캡 마음대로 해주세요...
>>596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이다)(?) 음...음... 나츠키가 타카기에게 화낸거는... 타카기가 한 위로를 '네가 뭘 안다고 나를 동정해?!'식으로 생각해서 화낸 것도 있지만 사실 머리 쓰다듬은게 쪼금 더 크거든요... 과실비율 4:6정도로(??) 머리쓰다듬기라는 아주 친밀한 접촉은 지금 현재로서는 아버지... 네 믿기지 않겠지만 그 망할 아버지 말고는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고 있기도 하고... 아유미가 머리 쓰다듬었으면 아마 아유미한테도 같이 화냈을거긴한데 어깨라서 넘어갔다는 비하인드도 있고(?)
아무튼 나츠키는 타카기가 '자신이 허락하지 않은 영역'까지, 자신이 약해진 틈을 타서 비집고 들어와서 접촉했다고 생각해서 '너 진짜 무례하구나 저리가!'하고 화내고 경계하는거라... 그냥 당분간 거리를 두면 되지 싶습니다. 적당한 거리감을 지켜주면 알아서 흠 다시봤다 짜식 이러고 슬그머니 경계 풀고 할거같네요(??
첩보 1과의 절반이 증발했다. 군대로 치면 부대 하나가 전투능력을 상실하고 전멸당했다. 절반 중에 적어도 나보다 낮은 직급의 직원은 없었다.
데자뷔가 보인다... 윗사람들이 몰살당해서 억지로 진급당하고 산더미만한 일의 바다 속에서 혹사당하는 상황... 작전부장은 윗사람들이 사표를 써서 그 나이에 대령을 달았다더니 나는 별을 달고도 남겠네. 이 상황에 진급 생각한다고 나를 매도하지 마라. 전혀 기쁘지 않으니까.
"차장님. 우리 무전이 감청당한 모양입니다. 제가 작전을 승인받고 실행하자마자 재밍이 걸리지 않았습니까?"
"데린저로 두 발을 쏘고 재장전하는 시간만에 자위대가 들이닥쳤습니다. 우리 행동을 꿰고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에요."
일을 통째로.. 아니, 오전에는 일하셨지 참. 그래도 점심부터 쭉 빼기에는, 운동회가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빼도 괜찮은건지... 동그랗게 뜬 눈으로 유즈키 씨를 보다가 문이 열린 포르쉐에 올라탔다.
"그럼 그럴까요. 모처럼 두명 다 일찍 들어가니까.“
―그냥, 좋게 생각하자. 오늘은 정말로 이상한 날이니까, 가끔 이런 날도 있는 거겠지. 더 생각하기가 귀찮아서 그냥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거지. 나쁜 일은 아니잖아? 모처럼 혼자서 돌아가는 길도 아니고, 모처럼 '보호자'가 운동회도 보러 온 날이었으니까. 그래, 보호자.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보호자 같은 사람. ...아무리해도 돌아봐주지 않는 아버지보다도 더, 나의 보호자같은 사람.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하고, 창 밖을 내다보며, 조심스럽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우비와 방독면, 방탄조끼, 권총 등... 모두 여차하면 압수수색이 걸려 증거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이다. 옷이 더러워졌으나 세탁해서 못 쓸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뒷처리를 확실히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을 뿐. 나 역시 책상 필통에서 펜을 뽑아 차장님이 건네준 종이 뒷면에 글씨를 썼다.
615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s9rdPACU2I)
2021-11-03 (水) 23:27:05
>>608 사오리는 나츠키가 먼저 탑승하길 기다리곤, 자기 역시 뒤따라 포르쉐에 탑승하려 하였습니다.... 곧, 우웅 하며 시동 걸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조수석으로도, 뒷좌석 쪽으로도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으응? 당연히 그래도 된단다. 편히 불러주렴, 나츠키가 원하는 대로 해도 좋아! "
운전석을 세팅하다 사오리는 나츠키의 말을 듣고는 그래도 좋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습니다. 굳이 살펴볼 것도 없이 기쁜 기색이 역력해 보이는 얼굴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하..... 이제 좀 나츠키가 나를 편히 대해주는 거 같아 기쁘구나. 그래, 오늘 저녁은 나츠키가 먹고 싶은 걸로 할까? "
당연하지만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서 가겠다는 의미일겁니다. 설마 진짜로 재료를 사서 가겠다던가 그런 말은 아니겠지 싶습니다....
61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s9rdPACU2I)
2021-11-03 (水) 23:29:02
.dice 1 2. = 2 Y/N .dice 1 3. = 2
61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s9rdPACU2I)
2021-11-03 (水) 23:42:21
>>613 타카야마는 나루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음과 같은 문구를 종이에 적어 재차 건네주려 하였습니다.
[ 폐기물은 소각장 쪽으로 보내시기 바랍니다. 장비실 쪽에는 제가 말해놓겠습니다. ]
장비실 직원은 멀쩡한 모습으로 돌려달라고 하였지만, 아무래도 역시 그건 힘들게 되었지 싶습니다....
>>614 타카기는 최대한 막히는 길로 가지 않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버스를 타기에는 도로 사정이 여한치가 않았기 때문에, 타카기는 버스가 아닌 전철을 통해 이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철 안의 분위기는 사람이 붐비고 있음에도 이상하리만큼 모두들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말을 꺼내고 있는 사람도 핸드폰을 계속 두들기고 있을 뿐 다들 말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주택가 역시 평소와 달리 아이들이 밖에 나와 있지가 아니하고, 지나치게 조용한 느낌이었습니다.
집으로 향한다면, 타카기의 집에서 웬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이 나와 검은 승용차를 타고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뭔가 익숙해 보이는 검은 양복이었습니다만, 별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지도 모릅니다.
말짱히 반납은 어렵게 됐네. 완전소각 및 폐기로 결정이다. 나는 잠시 일을 보고 오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하고 물러났다. 장비를 담아온 더블백 채로 던져버려야겠다.
자리로 돌아왔다. 이래저래 굴러서 의자에는 앉지 못하고, 털썩 바닥에 앉았다. 더블백을 내 앞으로 끌어와 입을 좌우로 좍 벌렸다. 우비를 벗어서 넣고, 방독면을 벗어서, 벗어서....어?
철퍽!
방독면을 벗기가 무섭게 새빨간 덩어리가 턱밑으로 철썩 떨어졌다. 이게 뭐냐. 상황을 읽지 못하고 바닥만 물끄러미 내려다보자 얼굴에서 붉은게 방울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아 설마. 방독면 썬팅으로 내 얼굴을 보자 인중과 입가, 하여튼 아랫얼굴이 온통 피투성이였다.
방독면 안에서 코피가 터진게 굳어서 피떡이 되고 정화통 안까지 들어가서 그르륵거리는 소리가 났던 것이다. 어째서 코피가 이렇게 났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한 걸까? 피떡이 구멍을 막아서 코피가 멈춰있는 건 다행이었다. 하지만 무슨 코피가... 아... 아무리 긴장을 해도 그렇지 이렇게 코피가 나는 게 어디있어.
"아....아 씨.... 이건 또 무슨 지랄이야 아...!!"
어차피 버릴 옷. 나는 옷소매로 얼굴을 벅벅 문질렀다. 키젤바흐까지 나를 괴롭힌다. 짜증나!!!
626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OI5g/KnRcU)
2021-11-04 (거의 끝나감) 00:25:44
>>618 "당연히 만든 걸 사서 가져가는 것 아니겠니? 고생했으니까 오늘은 그냥 사서 먹자꾸나. "
다행히도 이미 만들어진 음식을 사러 가는 것이 맞는 듯 싶어보입니다...
"천천히 생각해도 늦지 않을 거란다. 여차하면 시키면 될테니까... 편히 생각하렴. "
부웅 소리와 함께 포르쉐는 이제 도시 외곽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운전석 옆에서 사오리의 휴대전화가 울리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만, 알아서 받을 것이니 내버려둬도 될 것같습니다. 부재중 전화가 무려 6건이나 와 있습니다만, 안 받는데는 어련히 이유가 있을 겁니다.
"조금 빙 돌아갈 거 같은데 괜찮지? 오늘은 좀 늦게 들어갈 것 같구나. "
차들이 가고 있는 쪽과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꺾으며 사오리는 나츠키에게 물으려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도로가 많이 혼잡한 상황이다 보니 다른 길을 찾으려는 것 같습니다.
>>619 집에 돌아온 타카기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집 풍경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도장으로 오라는 아버지의 말이 있었지만, 타카기는 일단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길이 많이 혼잡하였기도 하였으니 역시 집으로 돌아오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돌아온 집 안에 모습은 여느 때와 같았습니다. 방금 전에 누가 왔다 갔음에도 집안의 풍경은 아침에 나갈 때와 똑같았습니다. 비록 집안에 아버지가 계시지 않긴 합니다만, 아버지는 지금 도장에 계실 것이니 아무렴 괜찮을 겁니다. 어쨌거나 타카기의 집에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을겁니다. 그러니 타카기는 남은 시간을, 평온한 하루로 보내도 좋을 겁니다......
조금 미심쩍은 일이 있긴 하였지만, 좀 불편한 일도 있었지만 아무튼간에 나쁘지 않은 하루였습니다. 타카기에게 있어 오늘은 괜찮은 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행이다. 만든 걸 사서 가져가는 쪽이었어. 안심해도 되겠다. 편히 생각하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휴대폰이 울리는 소리에 운전석 옆을 보았다. 전화... 사오리 씨한테 전화 온 것 같은데, 운전 중이라 안 받으시는 건가. 잠깐 정차해서 받은 다음에 가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시선을 창가 쪽으로 돌리자, 다른 차들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뭐가? 내가 탄 차가. 사오리 씨가 운전하는 차가. ...에에...
"돌아서요? 아직 그렇게 밀릴 시간대는 아닐텐데... ...아.“
도심지에 들리지 말고,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바로 집으로 가라. 그 당부랑 연관이 있는 건가. 아니, 그것밖에 없겠지? 중학교 하나에서 운동회 좀 했다고 도로가 미어터질리는 없고, 분명 그거잖아. 하지만 분명 그거에 대해서 물어봐도 답은 돌아오지 않겠지. 대충 짐작했다는 뜻으로 아, 라는 소리를 뱉고, 창 밖을 바라봤다.
"...저녁, 카츠동이라도 먹을까요? 피구 이겼으니까요.“
안 그래도 늦어질 것 같으니, 메뉴 고민하다가 더 늦어지는 일은 없도록. 결국 적당한 이유를 붙여 아무 메뉴나 골라 말하고서.
629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OI5g/KnRcU)
2021-11-04 (거의 끝나감) 00:49:38
>>624 코피를 수습하며, 나루미는 소각장으로 향하였습니다... 소각장에는 오늘따라 상당히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꽤 많이 모여들어 과연 빨리 소각하고 돌아갈 수 있을지 싶었습니다만, 줄은 상당히 빨리 비워지고 있어 너무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아보입니다. 이미 소각하러 온 같은 첩보부 선배 직원들이 대부분이었으나, 타 부서인 것으로 보이는 직원들도 더러 보였습니다. 서류더미를 잔뜩 챙겨들고 온 무리가 그들이었는데, 모두 흰 가운을 입고 있지 않은 일반 정복 차림이었습니다. 줄을 서게 된다면 나루미는 선배 직원들이 아닌 이들 직원들 뒤에 서게 되었을 것입니다.
"유즈키 부장님은 대체 왜 작전만 전해주시고 바로 나가신 거야? " "몰라, 전화 받자마자 급하게 나가셔서... 오후 네다섯시엔 무조건 처리하라고 하셨어. " "아니, 현장에 가신 것도 아니면 대체 뭔 윗분들이랑 담판 지으러 가기라도 하셨대? 한창 크게 소리 지르다 가셨잖아? " "나도 몰라......아무튼간에 이거만 다 처리하면 될걸. 이게 마지막이야. "
전술작전부로 추정되는 이들 직원들은 한창 나루미의 앞에서 수근거리고 있었습니다... 현장이라니 뭔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오늘 나루미들이 다녀온 광장 쪽은 아니겠지요?
줄이 다 사라지고 나면 바로 던져버리고 돌아가도 좋을 겁니다. 기술부에 전해주면 얼마 뒤 결과가 돌아올 겁니다. 한 1주 정도 걸리겠지만 정확한 결과를 받게 될 수 있을 겁니다.
637Episode Three : Preparation ◆5J9oyXR7Y.
(OI5g/KnRcU)
2021-11-04 (거의 끝나감) 01:53:31
>>627 사오리는 멋쩍게 웃으며 핸들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습니다. 밀릴 시간대가 아니란 말에 반응한 것인지, 여전히 울리고 있는 전화소리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부재중 전화 4건 ] [ : 미즈노미야 ]
뭐가 되었던간에, 특별히 신경쓸 것은 아니었을 지도 모릅니다. 전화소리는 한참을 울리다 끊기었고, 사오리의 휴대전화에는 부재중을 알리는 알림이 대신 올라왔습니다.
"카츠동? 좋지! 이겼으니까 카츠동... 뭔가 어감이 재밌구나! 좋아. 가는 길에 덮밥 가게가 있으면 바로 들르도록 하자. "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엑셀을 밟기 시작하며 말하려 하였습니다.
"조금... 멀미가 날지도 모르니 조심하렴. 간다! "
빠른 속도로 바뀌는 창 밖의 풍경을 뒤로하고, 포르쉐는 빠른 속도로 나아갔습니다...
오늘, 나츠키의 하루는 어떠하였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오늘은 끔찍한 하루가 되지는 않았다는 건 확실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하루였지만 누군가에는 최고의 하루였던 날이었을 것입니다. 적어도 오늘은 여느때와 같이 혼자 외로이 보내던 날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나쁘진 않은 하루였습니다.
>>633 사내 표지판을 보며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면, 곧 기술부 사무실로 보이는 문을 마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카드를 찍고 들어가면 사무실이라기엔 모니터링실에 가까운 내부를 볼 수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어지러운 글자로 가득하였습니다.
"어서오세요? ......이건..... "
무전기 바구니를 전해주게 된다면, 기술부 직원이 심상치않은 표정을 하며 건네받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이 건에 대해선 최대한 빨리 확인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
직원은 그렇게 말하며 나루미에게 조그만 노란 메모지를 건네주려 하였습니다... [ 부장님께서 직접 확인하실 겁니다 ] 라는 메시지였는데, 짐작컨대 기술부장 유즈키 이오리가 직접 확인한다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오늘 부탁받은 일은 이걸로 끝냈습니다. 이제 나루미는 사무실로 돌아가도 좋을 겁니다.
오늘은 나루미에게 있어 정말로 최악의 하루였습니다. 난데없이 출동하게 된 현장 업무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뭐 하나 불안하지 않은 부분이 없었습니다... 어쨌거나 무사히 돌아오게 되었단 점이 그나마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다른 직원들과 달리 나루미는 멀쩡하게 상처 하나 없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푸르디 푸른 숲만이 계속되었습니다. 나무, 나무, 나무….이따금씩 무너진 건물들이 보였다가 다시 끝없는 수풀의 행렬이 반복되기를 계속하였습니다. 작은 집, 마을이었던 것, 파괴된 공장… 큰 건물과 작은 건물을 막론하고 폐허에 가까운 건물들이 종종 보일 뿐, 멀쩡한 건물이 보이는 일이 없었습니다. 모두 한 때는 사람이 드나들었지만 이제는 사람이 더는 다니지 않는, 버려진 건물들이었습니다. 수풀바람 소리와 차량 지나가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 도로 밖은 온통 조용하였습니다. 전쟁의 피해는 구 도쿄에만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컨드 임팩트 이후 몇 년동안 계속된 내전의 여파는 전 국토를 휩쓸었습니다. 아예 사람이 살지 못하게 된 지역이 생겼기도 하면, 기후 변화로 인해 아예 바다 아래로 가라앉은, 이제는 가고 싶어도 갈수 없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나 정부는 피해 복구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만, 전쟁 이전의 모습으로는 돌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도, 대지도, 무엇도 더는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오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멀리 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먼 길을 오게 되었습니다.
다만 딱 하나, 이곳만은 예외였습니다.
“자아 자, 얘들아. 기상! 거의 다왔단다! “
운전석에서 들려오는 경쾌한 목소리가 정적을 가르려 하였니다. 들뜬 듯이 조금 높은, 그러나 앳되지는 않은. 알아볼 것도 없이 금방 유즈키 사오리의 목소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밖에 어떻니? 마음에 드니? 마음에 들지 모르겠구나.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아무튼 그래, 다 왔단다! “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은 몇 안되는 도시. 그 옛날 원자폭탄도 피해갔고, 비교적 최근엔 N2폭탄까지 피해간 도시. 옛적의 일본의 모습이 남아있는, 가장 오랫동안 일본의 수도로 자리잡았던 곳. 특별도시, 교토입니다.
한눈에 봐도 한참 오래된 시절의 양식으로 세워진 듯한, 교과서에나 볼 수 있었을 법한 목조 건물들과 그 멀리 뒤로 보이는 신식으로 세워진 푸르른 고층 건물들…… 조금은 이질적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지나, 포르쉐는 한 건물 앞에 멈춰서게 되었습니다. 시멘트 대신 자갈밭이 깔려 있어, 문을 열고 차량 밖으로 나오게 된다면, 4~5층 정도 규모로 보이는 거대한 목조 건물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전쟁 한참 이전의 양식으로 지어져 한 눈에 보아도 이 건물이 꽤 오래전에 지어졌던 건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앙 입구 위에 붙어있는[ 마루사키 온천 ] 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는데, 추측컨대 이게 이 건물의 이름인 것 같아보였습니다.
“자…얘들아? 나는 주차를 좀 하고 올테니 먼저 들어가 있으렴. 체크인은 들어가면 바로 될거야! 들어가고 나서 방 번호만 알려주면 된단다. 금방 돌아올게! “
여러분을 향해 손을 흔드는 유즈키 사오리의 모습을 뒤로하고, 차창은 다시 위로 올라가 닫혔습니다….
여러분은 전술작전부 부장의 연락을 받고 또다시 한 곳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유즈키 사오리의 집으로 오게 된 것이 아니라, 단체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는 것이 조금 달랐습니다. 전술작전부 부장이 연락하였을 때 [ 간단히 갈아입을 옷이나 세면도구 같은 걸 꼭 챙겨오렴 ] 이라는 문자를 보내왔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아마 목적지 때문에 그런 문자를 보내온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운동회로 한창 많이 힘들었던 파일럿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라고 하는데, 과연 모두에게 배려였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파일럿이 아닌 여러분의 경우, 여러분의 상사 되시는 분께서 특별히 휴가를 주셔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직원들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것을 생각한 나름의 배려였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당신이 이 배려를 반겼을지, 아니면 꺼림찍하게 여겼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층에는 온천 시설과 2층에는 식당과 간식, 기념품 등을 살 수 있는 부대시설, 3층에는 탁구나 다트, 당구 등을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이 있습니다. 온천시설은 당연하지만 성별에 따라 탕이 분리되어있으며 4층부터 객실이 있습니다. 객실의 경우 남자는 4층, 여자는 5층을 사용한다는 점 명심해주세요. 1인실 2인실 4인실 등…. 인원수에 따라 객실 내부의 모습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 파일럿 여러분의 경우 모두 침대와 욕조가 딸려있는 고급스런 분위기의 2인실을 혼자 쓰게 되었습니다. 1인실을 예약하여도 되었는데 굳이 왜 이렇게 예약되었나면, 전술작전부 부장이 거하게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파일럿이 아닌 여러분의 경우 1인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어느 객실로 들어가게 되던 침대와 욕조는 같이 딸려있을 것이란 것 기억해주세요.
즐거운 온천 여행 되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에피소드3 종료를 기념하여 열리는 일상 이벤트입니다. * 전술작전부 부장이 또 머리끈 풀고 지갑지퍼 열어서 열리게 된 교토여행 이벤트입니다. * 다인 일상, 1대1 일상 등 형식을 막론하고 자유롭게 일상을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단, 이벤트 기간은 토요일 밤 20시 00분 까지임을 기억해 주세요.
건물 안에 들어선 아이들은 관리인의 안내에 따라 차례대로 체크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들어가면 바로 체크인이 될것이란 유즈키 대령의 말대로, 아이들은 제각각 다른 방을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남자는 4층, 여자는 5층의 키카드를 받게 되었는데, 타치바나 아유미는 이중 504호의 키카드를 받게 되었습니다.
"..."
은색 바탕에 붉은 색 테두리선으로 장식된 키카드를 받고, 타치바나 아유미는 조용히 주위를 두리번거리려 하였습니다. 얼굴이 아닌 손에 시선을 두는 것으로 보아, 주변의 다른 아이들이 어떤 방에 배정되었는지 확인하려는 듯해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체크인은 진짜 빠르게 진행됐다. 사오리 씨의 말대로였네. 손에 들린 카드키에는 505호라고 적혀 있었다. 중간이라는 느낌이네. 어쩐지. 다른 파일럿들은 어떨까, 무심코 궁금해져 다른 이들을 보다가, 비슷하게 두리번거리는 타치바나를 발견했다. 타치바나도 궁금한걸까? 슬그머니 다가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멈춰서 말을 걸었다.
"타치바나, 몇 호야? 난 505호인데. 뭔가 중간이라는 느낌이네.“
가까운 방이면 같이 올라갈까-라고 말하려다가 어차피 여자는 다 5층이라 싫든 좋든 같이 올라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 멈췄다. 음, 그래서 타치바나는 몇 호?
몇 호냐고 묻는 나츠키의 말에 타치바나 아유미는 조용히 키카드를 들어보이려 하였습니다. 504호. 정확히 나츠키의 옆 방 되는 호실의 번호가 적혀있는 카드였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가 싶지만 둘의 방은 바로 옆방이 된 듯 싶습니다. 설마 유즈키 대령의 방은 503호인건 아니겠지요?
"길 잃을 일 없게 묶어서 예약해두신거 같아... 엘리베이터로, 올라갈거지. "
타치바나는 그렇게 말하며 중앙 로비의 엘리베이터를 가리키려 하였습니다. 쇼와 시대에나 건축되었을법한 목조 건물에 신식 엘리베이터라니 꽤나 위화감이 드는 모습이지만, 아무튼 가는데 힘들지는 않을 거 같아 다행인 듯 싶습니다...
>>698 "그래. 다른 둘은 4층으로 갈 테니까..... 우리와 다른 엘리베이터를 탈거야. "
아유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츠키의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로 향하려 하였습니다. 그녀 역시 무턱대로 나츠키를 손을 잡으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들고온 푸른 보스턴백을 좀 더 단단히 매려 할 뿐이었습니다. 평일이 아닌데도 교복을 입고 나온 것이, 꼭 학교 행사차원에서 오기라도 한 듯한 모습이라 조금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을 모습이었습니다.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계단쪽에 계속 있었어. 개회식 이전에는 옥상에 있었고... "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던 아유미는, 나츠키가 질문하는 걸 듣고 바로 대답하였습니다. 폐회식이 치러질 때까지 그녀는, 정말로 단 한번도 운동장 쪽으로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경기... 봤어. 피구 경기 했었지. 나츠키는. "
층 번호가 5에서 4, 3으로 서서히 줄어드는 걸 보다, 아유미는 조용히 나츠키를 향해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빠른 속도로 숫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둘은 곧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01 문이 열리기 무섭게, 나츠키를 뒤따라 아유미 역시 엘리베이터에 타려 하였습니다. 곧, 문이 닫히고 덜커덩거리는 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최근에 설치된 것인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층 번호가 올라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 차원에서 왔으면 정말로 그랬을지도 몰라... "
수학여행 같다는 나츠키의 말에 아유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고개를 올려 층이 올라가는 것을 쳐다보다, 이어지는 나츠키의 말에 괜찮다는 듯 손을 저으려 하였습니다. 그 때 일이 전혀 맘에 걸리지 않았다는 듯, 그녀의 표정은 변화가 없이 여전한 무표정이었습니다.
"괜찮아. 예전 일이니까... 신경 안 써. 그보다 괜찮니. 지금은. "
아유미는 그렇게 말하며 갸웃이며 나츠키를 바라보려 하였습니다... 멈추는 일 없이 올라가서인지 어느덧 층 번호는 [ 3 ] 을 가리키고 있어, 곧 있으면 5층에 도착할 수 있을듯 싶어보입니다.
돌아보지 않은채로, 변해가는 숫자를 보며 그렇게 대답했다. 정말로 괜찮은건가. 속으로 자문해도 돌아오는 답은 없었지만.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당연한 일이었어. 망할 아버지가 그렇게 하는 건, 한두번도 아니고 오히려 지금까지 항상 그랬잖아. 오히려 수고했다는 말을 들은게 이상한 일이었다. 그야말로 이변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지금까지와 다른 비정상적인 일. 하지만 이상한 일이라도, 비정상인 일이라도 좋으니까, 제발―
―도착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생각은 끝이 났다. 문이 열리고 발을 내딛는다. 5층에 내려서야 타치바나를 돌아보며 잠시 기다렸다.
"도착했네, 엄청 빠르다. 방에 짐 풀고나면... 아, 그래. 같이 2층 가지 않을래? 카라멜 말고도 달콤한거 먹으러 가자고 했었는데, 계속 못 갔었으니까.“
그러고보니 그런 약속...이라고 하기엔 내가 일방적으로 했던 말이긴 한데. 약간 '나중에 밥 한번 먹자'같은 느낌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모처럼 여행도 왔고, 교토의 특색이 있는 간식도 팔고 있을테니 꼭 먹어보고 싶기도 하고. 그러니 같이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ㅋㅋㅋㅋ마음의 짐 훌훌 털어버리는 나츠키쟝... 운동회에 이어 여행이라는, 마음이 들뜨기 쉬운 이벤트(...)를 맞이해서 차례차례 훌훌 털어가는 느낌이네요 :3 그래서 그런지 레스에서도 유난히 말이 많아진 느낌입니다... 나츠키가 아유미를 묘하게 친근하다고 느끼는 점도 있긴하지만요 앗 맞다 이 친근감 관련해서 웹박으로 보내려다 까먹었는데.. 지... 지금 보낼가요..?
>>706 중앙 로비를 통해 탔기 때문인지, 방은 정확히 왼쪽과 오른쪽으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내릴 때를 기준으로 505호~510호와 511~515호는 왼쪽으로, 501~505호와 516~520호는 오른쪽으로 꺾으면 갈 수 있었는데, 아유미와 나츠키의 방은 바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금방인 거리에 있었습니다. 어쩌면 유즈키 대령은 아이들의 동선을 생각하여 엘리베이터에 가까운 호수로 예약해 두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까지 이렇게 예약되어 있지는 않을 가능성을 생각해두어도 좋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4층은 나츠키들의 경우처럼 붙어있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나츠키의 뒤를 따라 아유미가 종종걸음으로 내리기 무섭게, 곧 문이 닫히었고, 엘리베이터의 층수는 다시 빠른 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다 풀고 나면 연락해 줘. 준비하고 바로 나올 테니까... "
2층에 가보지 않겠냐는 나츠키의 말에 아유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보스턴백 바깥쪽에서 핸드폰을 꺼내 톡톡 두들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곧, 아유미는 핸드폰 화면을 나츠키쪽으로 돌리려 하였고, 090으로 시작하는 아유미의 핸드폰 번호가 전화 어플을 통해 찍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 내 번호. 이 번호로 연락해 주면 되. "
그나마 핸드폰이 개통되 있는 걸 보아하니, 다행스럽게도 연락하는 데 있어 고역은 없을 듯 싶어보입니다... 나중에 연락해야 할 때에도 이 번호로 연락해도 괜찮을 겁니다. 한시적으로 개통되있을 번호는 아닙니다.
...핸드폰 있었구나. 아니, 있는 게 당연하겠지만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핸드폰 쓰는 모습을 별로 못봐서? 그렇게 생각하기엔 평소에 많이 마주친 적은 없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나도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눈 앞에 보이는 번호를 입력했다. 새 연락처 저장. 타치바나. 저장완료. 일련의 과정을 마치고 다시 핸드폰을 넣고서 방 쪽을 둘러봤다. 오, 엘리베이터랑 가깝네.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바로 앞이고.
"왔다갔다하기 편하겠네, 엘리베이터랑 가깝고. 그럼 나도 준비하고나서 연락할게.“
그렇게 말하고 느긋하게 방 앞으로 걸어갔다. 오른쪽으로 꺾어서 조금 걸어들어가면... 504호 바로 옆에 505호. 카드키를 가져다대자 잠겨있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방일까. 기대된다. 그래도 그 전에.
"좀 있다가 봐, 타치바나.“
타치바나를 향해 그렇게 말하고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방. 이걸 혼자서 써도 되는 건가 싶은 방이다. 원래는 2인실인가? 가방을 적당한 곳에 던져두고 서서 방을 둘러본다. 이야, 정말...
"...사오리 씨... 지갑 괜찮으신걸까...“
어쩐지 현실적인 감상(?)을 중얼거리며, 짐을 풀고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뭐... 괜찮겠지..? 사오리 씨는 어른이니까...
/제가 몸에 점점 힘이 사라지고 있어서(...) 마무리 해야할것같읍니다 캡틴... 새벽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새스레를 찾고 계시는 분들을 보고 있자니 슬슬 홍보스레에 홍보를 다시 올려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13시 32분입니다. (@@)
>>726 장담컨대 휴일날 아침 나츠키가 일어나서 거실에 나와본다면 전날 밤 사오리가 거하게 마신 흔적이 남아있는 걸 볼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뭔가 이렇게 보자니 나츠키는 인도어파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레캡입니다. 휴일을 조용히 보내는 타입인 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753 뭔가 여행용이든 평소 들고 다니는 가방이든 인형이 달려있는것이 굉장히 나츠키다워서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드는 레캡입니다 (ㅋㅋ) 그것과는 별개로 나츠키는 가방을 굉장히 심플하게 챙기는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츠키는 평소에 간단간단하게 챙기는 걸 선호하는 편인가요?
>>754 타카기주 어서오세요. 좋은 저녁입니다. 이제 한창 저녁시간인데 저녁 든든히 챙기셨나요? 뭔가 여행용 가방에 든 물건을 보고 있자니 타카기는 생존왕을 찍어도 무리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레캡입니다 (ㅋㅋ) 굉장히 타카기답게 가방을 챙기고 있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타카기와 같이 간다면 길을 헤맬 일은 줄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루미는 생환배낭...같은 거 들고 다닙니다. 물과 간식거리 등등의 간단한 생존용품이 담긴 작은 배낭을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사무용이나 여행용 물품이 별도로 필요해지만 손가방이나 캐리어를 추가하거나 그냥 생환배낭에 같이 쑤셔넣습니다. 이번 교토여행에는 생환배낭에 같이 쑤셔넣고 왔습니다.
Q. 나루미는 왤캐 유난인가요 A. 첫번째는 멋모르고 당했지만 두번은 안된다(아드득빠드득)
분명 조금 전까진 엄청나게 기분이 좋았다. 평소에 잘 안 움직이다가 갑자기 피구로 혹사당한 온몸의 근육들(..)을 온천에서 치유하고 나와서 한 절반 정도는 녹아내린 것처럼 흐물흐물한 기분이었는데. 이대로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면서 침대에 누우면 기분 째지겠지, 그런 예상을 하며 행복했었는데. 그런데 온천을 나오자마자 가장 경계하고 있던 상대와 마주쳤을 때의 그 기분이란. 감출 새도 없이 입에서 솔직한 감상(?)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세 발짝 정도 거리를 더 벌렸다.
"......뭐 그럭저럭.“
회식 이후로는 딱히 마주친 적이 없었으니 별 상관없었는데, 하필 여기서 마주칠줄이야. ...아니, 언젠간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대지. 같은 파일럿이고, 사도가 나오는 날이면 반드시 그렇게 될 사이니. ...그래서 마음에 안 들어. 하지만 마주친 주제에 대놓고 말을 무시하는건 사람으로서 어떨까 싶어, 내키지 않다는 티를 내면서도 대답은 꼭 해주고 마는 것이었다.
그럴 줄 알았네라는 말도 좀 짜증(?)나지만, 내가 졌을 때의 조건이 너무 가혹한 거 아니야?! 그런 것 정도는 스스로 생각하라고 바보!라고 외치진 않았지만 대충 눈으로 전하며 대답을 망설였다. 진솔한 대화? 그런 건 필요없어. 하고싶지않아. ...다른 걸 걸라고 할까? 하지만 그럼 저쪽에서도 내 조건을 바꾸라고 요구하면? ....아니, 결국 이기면 되는 거야. 내가 이기면 되는 거잖아? 그래, 이기면 된다고!
"...상상만 해도 정말 싫지만... 좋아. 그걸로 해. 음료수는 빼고.“
하지만 마지막 자존심이 음료수는 허락하지 않았다. 이유는 나도 모르지만. ...대화를 빼고 음료수만 넣으면 절대 안해줄게 뻔하니 음료수라도 빼버리겠다는 심정인가. 탁구채로 빈 손을 가볍게 두드려본다. ...반드시 이긴다... 이길거야...
"그럼 하자고. 반드시 이겨주지...!“
/그냥 묘사랑 다이스 둘 다 써버리죠 :3 받아 넘겼다/못했다 정도 다이스로 굴리면 되지 않을가...하는데... 오늘 저의 지능이 대폭 낮아진 것 같은데... 사실입니다... 주기적 디버프가 와서 피가 모자라서 그렇슴니다...(??
깔끔하게 졌다... 이렇게까지 질 수 있단 말인가... 처음에 한 번 이긴 건 뭐였지...? 초보자의 행운...? 탁구채를 툭 내려놓고 시선을 돌렸다. 아 안해 진짜 이 망겜... 진짜 짜증나... 의기양양하게 웃는 저 자식한테 탁구채를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짜증난다. ...진짜 던지진 않을 거지만.
"......아 진짜! 짜증나... 알았다고. 얘기하면 되잖아.“
하지만 역시 얘기하기 싫다. 내가 왜 이런... 분함을 담아서 요리미치를 노려보지만 그런다고 이 결과가 바뀌는 일 역시 없었다. ...뭐 됐어. 후딱 말하고 가면 되는 거잖아. 왜 그때 그렇게 화냈던건지. 그래. 차라리 지금 제대로 말해주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진솔한 대화는 잘 모르겠고 그 이유정도는 말해줄 수 있으니까. 당당하게(?) 요리미치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그 이유를 털어놨다.
"아― 진짜... 사정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다짜고짜 다가와서는 그딴 동정이나 해대는게 짜증났다고! 게다가 머리까지 손댔잖아! 친구사이라도 그런 일은 절대 싫지만, 아무튼 친구도 아니고 접점이라고는 에바 파일럿이라는 것뿐인 사람이 다짜고짜와서 머리를 쓰다듬는다니 당연히 싫다고! 불쾌하다고! 그러니까 두 번다시 그런 짓 하지마! 아니, 가까이 오지도 마! 진짜 싫어! 짜증나!“
이유라고할까, 결국 이것저것 다 쏟아낸 느낌이네. 쉴틈없이 쏟아내고 나서 잠시 숨을 고르고, 휙 고개를 돌렸다.
"...이딴게 그렇게 듣고싶었냐. 흥. 이제 다 말했으니까 됐지?"
/나츠키딴엔 나름 진솔하게(...) 털어놓은 대화입니다... 진짜 솔직하게 다 말해부럿스...
왜 짜증난다느니 싫다느니 가까이오지 말라느니 하는 말을 듣고도 저렇게 웃는거야. ...저녀석 내 생각보다 훨씬 이상한 사람이었나봐.. 변태인가... 통학로에서 마주치면 방법 부저를 써야하는 타입?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은 그 뒤에 이어진 말을 듣자 사라지긴커녕 더 깊게 얼굴에 새겨진다. 속이 시원하냐고?
그러니까 네가 뭔데 그런 걸 참견하는데?
".....왜? 내 속이 시원해지면, 네가 뿌듯해하려고? 아, 내가 다른 사람을 도왔구나 하고 도취라도 하려고? 하, 진짜..."
쌓였던걸 털어놔서 시원해졌다? 아예 없다고하면 거짓말이긴하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금 상황이 마음에 안 든다. 탁구에 져서도 아니고, 감추던걸 뱉어버려서도 아니다.
대체 자기가 뭐라고, 그렇게 남의 일에 참견하는건데? 도와달라고 한 적도 없고, 도움따위 필요없다고 하는데도 끝끝내 달라붙어서는 시원해졌냐고 물어보며 히죽거리는 모습이 상대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남을 도왔다는 얄팍한 기쁨에 빠진듯한 모습이
...진짜 불쾌하다.
잔뜩 찡그린 얼굴로, 요리미치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말해두겠는데, 난 답답하다고 한 적도 없고, 너한테 도와달라고 한 적도 없어, 앞으로도 없을거고. 요청한적도 없는 도움을 주겠다고 유난떨지마. 그딴 제멋대로인, 네 자기만족을 위한 도움따위... 죽는 한이 있어도 필요없으니까. ...내기에서는 졌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가급적이면 가까이 오지 말아줘. 그럼 이만. 사도가 오면 어쩔 수 없이 다시 만나자고."
진짜 짜증나. 마지막으로 혼잣말처럼 툭 뱉고서는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들려오는 말에 발이 턱 멈췄다. 하하. 어이없네 진짜. 다시 몸을 돌려 요리미치를 본다. 아- 그래. 이젠 화까지 내시겠다?
"나? 난 너한테 당한 피해자지.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당한 일만 생각해도 널 판단하기엔 충분하지 않나? 사람이 제일 약해져 있을 때 비집고 들어와선, 남의 가정사도 모른 채로 섣불리 동정같은걸 하고, 머리에까지 손을 대놓고, 그렇게 원인을 제공해놓고선 이제와서는 뭐라도 된 것마냥 속이 시원하냐고 마치 자기가 도움이라도 된 것처럼 말하는데... 내가 이런 것까지 겪고도 널 좋게 봐야하는 이유라도 있니?“
저쪽의 차갑게 내려앉은 목소리만큼, 내 목소리도 어지간히 차갑게 식어있었다. 이젠 진짜 동료 파일럿으로서의 한 조각 남은 정나미마저 떨어질 참이다. ...작전에 지장이 가지 않게끔 하겠지만, 솔직히 장담은 못하겠다. 아니, 그래도 참아야지. ...참는 건 잘하니까.
"그대로 돌려줄까? 네가 뭔데 그때 날 그렇게 판단했는데? 내가 위로해달라고 말이라도 했었나? 답답하니까 얘기 좀 들어달라고 말이라도 했었나? ...너는 멋대로 다 해놓고, 나는 하면 안 된다는 거야?“
팔짱을 낀 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간다. 진짜... 이제 지긋지긋하네. 질렸다. 사람에 질린게 아니라 이 상황자체에 질려버렸다. 아무래도 좋다고 이제.
"...뭐 됐어. 그래. 미안하다. 멋대로 단정지어서 말해서 미안해. 하지만 네가 지금 화난 것처럼 나도 불쾌하고 화났었어. 그것만큼은 알아두라고. ...그러니까 다가오지마. 동료로는 상관없지만, 그 이상으로 친해질 생각은 없어."
레스주 간 관계에 대해서 저 레캡은 웬만해선 크게 터치하지 않고자 하는 주의입니다. 현재 스토리는 아직 페이즈1이고, 거의 한달에서 한달 반을 걸려 끝날 페이즈1인만큼 에피소드가 두 배 가까이 되는 페이즈2는 이보다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장담드릴 수 있습니다. 시간이 충분히 있는 만큼, 지금 당장 관계가 나쁠지라도 차차 서로 일상을 굴려가다보면 분명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관계가 좋음에서 시작되는 법이란 없지만, 무조건 계속 나쁨 상태로 계속될 것이란 법도 없으니 혐관에 대해선 부디 느긋하게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타카기주가 힘들다면야 저도 좀 조절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캐릭터간의 관계가 늘 긍정적일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리고 당장은 혐관이더라도 차차 풀릴 수 있는거고... 조급하게 빨리 화해해야한다!라기보단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 어떤 전개에서 어떤식으로 풀릴까?라는 식으로 생각할수도 있고... 아암튼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냥 느긋하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흑흐윽... ;ㅁ; 안녕히 주무세요 타카기주... 푹 쉬셔요..
아니, 보통은 모르면 건드리지 않는 법이지. 그리고 그때도, 지금도 똑같이 대놓고 판단하고 있잖아. 비극의 히로인이라, 그건 과연 누가 내린 판단일까.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지금도 똑같이 하고 있잖아. 이 위선자가.
하지만, 지쳤으니까 더 말 안할래. 말해봤자 나만 피곤해지는 스타일이다 이건. 늘 하던대로 그냥 삼키고, 참고, 언젠가 뱉어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표정까지 감출 수는 없어서, 잔뜩 찡그린채로 요리미치를 본다. 엘리베이터 쪽으로 다가오는 걸 보고 뒤로 물러섰다. 정확히 네 발짝.
"...그럼 그걸 먼저 말하던가? 아니, 다른 것 필요없이 그 한 마디만 했으면 됐을텐데. 그러면 이렇게 서로 감정 상할 일은 줄었겠지.“
다른 말 없이 그것만 말했어도 충분했을 것을, 왜 이렇게 된건지. ...아니, 차라리 잘 된 걸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 채 사과받는 것보다, 그때 왜 그랬는지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쪽이 더 나으니까. ...아니, 그냥 사과받고 끝내는 쪽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그쪽은 덜 피곤했겠지. ...이제 됐어. 끝난 이야기다. 여기서 끝내자고.
"......됐어 이제. 너도 주의하고, 나도 주의하고. 이걸로 끝이야. ...다음 작전 때 보자고.“
그 말을 남기고 등을 돌렸다. 저쪽이 엘리베이터를 쓴다면, 나는 계단으로 가지 뭐. ...3층에서 5층으로 올라가는 정도로는 죽진 않으니까. 굳이 작전 때 보자는 말로, 직장(?)동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걸 표현하고는 방으로 향했다. 아- 지쳤다. 다시 온천 들어가고 싶어졌어.
술을 마셔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휘황찬란한 포장들에도 내게는 단지 세 종류에 불과하다. 소주, 맥주, 양주. 나는 잘 몰라서 유즈키 작전부장이 마시던 술의 6캔짜리 팩을 그대로 샀다. 손으로 들고 배로 받치자 겉에 맺힌 이슬들이 가볍게 걸친 유카타에 스몄다.
작전부장이 저런 사람이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저게....중앙실에서 봤던 유즈키 사오리? 무슨 술을 저렇게 마신대냐 그것도 애들 보는데! 배를 열어보면 작전부장의 간은 백퍼센트 알콜에 절어서 죽여달라고 신음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죽어도 저렇게 마실 자신이 없다. 아니 저렇게 마시면 나는 분명 죽는다... 호흡과 맥박이 멈추고 동공이 풀린 채로 내일 아침 발견되겠지..?
"작전부장님, 술 가져왔습니다. 잘 몰라서 드시던거 그대로 사왔는데."
여관방으로 돌아왔다. 가습기에 에틸알콜 한 통을 집어넣고 돌린 분위기의 공기였다. 숨만 쉬어도 취할 것 같았고 여관 주인이 본다면 손해 배상을 청구할지도. 내가 술에 익숙지 않아 더 과장해서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내 눈에는 그래 보였다.
>>895 나루미가 방으로 돌아온다면, 맥주캔으로 가득 찬 식탁 앞에 전술작전부 부장이 좌식으로 앉은 채로 캔을 붙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과연 이게 오늘 막 체크인하고 들어온 방이 맞는것인지 싶어보이는, 좀 많이 볼썽사나운 광경이었습니다. 들어오자마자부터 느껴지는 농도 짙은 알코올향기가 코를 찌르는 듯 하였습니다....
"네에~ 괜찮아요! 저는~! 정말로! 괜찮답니다~! "
나루미의 물음이 나오기 무섭게, 곧 식탁쪽으로부터 볼륨 조절이 안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알코올로 인해 상기된 뺨에 좀 맛이 간 눈동자, 유즈키 사오리는 정말로 만취했다고 할 만한 모습이었습니다.
"후카미즈 씨도 여기 같이 마셔요, 네에? 저 혼자 마시긴 심심해요~! "
사오리는 그렇게 말하며 나루미를 향해 올려다 보곤 캔을 들어보이려 하였습니다. 아직은 멀쩡히 발음하고 있는 것으로 보건대 진짜 곤드레만드레 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용케도 나를 후카미즈라고 부른다. 나루미쨩이라 해도 술주정뱅이의 되도 않는 소리로 넘어가려고 했었는데. 아직 그 정도의 정신은 남아있는 것인가. 일말의 정신조차도 언제 알콜의 바다에 익사할진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저는 술 안 합니다 부장님..."
내가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족 중 술을 하는 사람이 없어 거의 접하지 못했었고, 일단 입으로 들어가야 하는 건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등쌀에 맥주 하이볼을 한 번 마셔보았다. 거짓말 안 하고 약국 맛이 나길래 이게 도대체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였는데, 내가 옛날에 자주 마시던 멀미약 맛과 똑같다는 걸 몇 모금 더 하고 깨달았다. 약 맛 술을 왜 드시냐고 대체 이해가 안 가. 나는 들어올려진 캔을 다시 꾸욱 눌렀다. 반송입니다.
"휴가라지만 그렇게 드시다가 내일 뒷감당은 어쩌시려고...어후."
사실 저렇게 술을 퍼야 하는 사람은 나 아니냐고. 왜 부장님이 그러세요. 부장이라서 때려서 기절시킬수도 없고!
"부장님! 사오긴 했지만 그래도 내일 드세요..! 아니 정말 내일 아침에 저세상 가실까봐 제가 다 무섭다니까요, 부장님처럼 드시는 사람은 처음 봐요!"
이이 눈 풀린 것 보게. 나는 부장의 눈 앞에 손을 흔들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을 때 이 치를 막아야 한다.
>>905 "후카미즈 씨, 저희 부서 회식이 어떤지 모르시구나.......? 이 정도는 기본이에요~! 괜찮아요!!! 내일 멀쩡하게 일어날 수 있어요!!!!! "
사오리는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저으려 말하려 하였습니다. 아무리 주량이 쎈 편이라고 해도 지금 볼륨 조절이 전혀 되지 않는 그녀를 보자면, 그리고 그녀가 비운 맥주캔의 수를 보자면 확실히 좀 많이 걱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내젓다 말고 브이를 해보이는 걸 보니 정말로 많이 걱정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정말이랍니다.....? 아무튼 내일 우리는 눈을 뜨잖아요.....? 그쵸......? "
실실 웃으며 사오리는 맥주캔을 단번에 비우려 하고는, 바로 상에 내려놓으려 하였습니다. 나루미의 만류를 들은 체 만 체 하는 것이, 정말로 오늘 각 잡고 마셔볼 생각인 것 같아보입니다....
토요 진행에 앞서 지금 한창 정신수치 체크중인데 미츠루 쪽 정신수치가 많이 걱정이 되는 수치인 거같아(...) 시간이 난다면 낮에도 NMPC 일상을 구해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모처럼의 일상 이벤트인만큼 불태워보고자 하는 레캡입니다.
시작부터 바로 전투가 이루어지는 만큼, 이번 에피소드에선 싱크로테스트는 간이 테스트로 생략하고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한꺼번에 제가 여러분들 테스트 다이스를 굴리는 레스 올라가는 식의 간이 테스트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싱크로테스트가 이게 생각보다 많이 시간이 걸려서(...)
《일반 정보》 2000년, 인류는 남극 대륙에서 정체불명의 거대한 생명체를 발견하였다. 새하얀 피부에, 가슴 중앙에 붉은 구체가 있으며, 인류의 유전자와는 99.89%의 유사성을 보이는 괴생명체. 남극에서 발견된 이 미지의 생명체를 조사하기 위해서 유즈키 소이치로 박사를 필두로 한 유즈키 조사대가 UN에 의해 8월 25일 남극에 파견되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9월 13일, 세컨드 임팩트가 발발하게 되었다. 세컨드 임팩트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 인재였던 것이다.
《비공개 정보》 [ 해당 문서는 블랙 카드를 사용해야만 열람이 가능합니다. ]
《최고 기밀 정보》 [ 해당 문서는 블랙 카드를 사용해야만 열람이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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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정보》 지금의 네르프의 전신되는 모체 조직으로, 연구 및 조사를 목적으로 유럽과 일본 지역에 설립된 UN 산하 연구소이다. 세간에서 불린 또다른 조직명은 게히른Gehirn.
새벽 늦게까지 스토리 작업하다 잤는데도 이상하리만치 몸이 가벼워서 드디어 제가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레캡입니다(...) 토요일 아침인데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고 계시실지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여러분들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기원하고자 합니다.
오늘 새로운 에피소드 진행은 밤 10시 30분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오늘 20시까지로 예정되어있던 일상이벤트의 종료시간을 21시까지로 늘릴까 고민 중에 있는데, 다수의 레스주분들께서 괜찮으시다면 21시까지로 늘려놓도록 하겠습니다. 참, 미리 공지드리자면 페이즈2의 에피소드는 총 10개 내외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어떤 분기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해당 페이즈는 에피소드의 갯수가 조절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해 분위기라고 하셨는데, 저는 사실 어제 타카기 대사 중에서 속이 시원해졌냐 보고서는 아... 화해각 물건너갔다 싶었습니다. 나츠키 입장에서는 어쨌든 타카기가 원인 제공자인데, 뭐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얘기하라고 해서 다 얘기했더니 돌아온 말이 사과가 아니라 '이제 좀 속이 시원해?'라는 물음이면... 병주고 약주고를 넘어서 나를 아예 가지고 노는 건가? 대체 뭐가 하고 싶은거지? 뭔데 그런 것까지 네가 참견해? 따지고보면 니가 원인인데?싶지 않을까요.. 마지막에 사과를 하려고 했다고 하셔도 솔직히 말하자면 그 사과부터하고 속이 시원해졌냐 물어봤다면 거의 180...은 아니고 90도 가까이 전개가 좀 변했긴 했을겁니다...
그냥 마음에 안 드는게 아니라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그렇게 나오니까 화가 난 것입니다... 그냥 마음에 안 드는 이유로 급발진한건 확실히 아닙니다...
캐릭터성을 이유로 변하지 않는게 아니라, 단시간에 변하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당장 타카키주도 하루아침에 '혐관 생각보다 괜찮은 듯? 이대로 가죠'하고 변하지 않듯이 나츠키도 하루아침에 '아 생각해보니 그 일 별거 아니었던듯?'하고 변하지 않는 거에요 변화라는건 자고 일어나니 마법처럼 바뀌는게 아니라, 단 하루의 경험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의 경험이 점진적으로 쌓이고 스스로가 안전범위를 확인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나아가며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아니 그야 레스주 차원에서는 화해하고싶죠... 다만 저는 반드시 화해해야한다!보다는 화해하면 좋고... 안해도 다른 전개가 있겠지?하는 쪽이긴 합니다. 하지만 화해를 하기 싫다는 생각은 없다는거 확실히 하고 가겠습니다.
페이즈2까지 서로 배척하는게 옳은 거냐고 하셨는데... 나츠키도 저도 타카기를 배척할 생각은 없습니다. 나츠키도 '동료 파일럿'으로서의 접근은 막지 않겠다고 누누이 이야기하고 암시하고 있어요. 다만 사적인 관점에서는 좀 거리를 둬달라는 뜻입니다. 지금은 사무적인 관계만 유지하자는 뜻이에요... 배척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배척할거면 아예 말도 안섞고 떠나버렸을겁니다.
타카기주가 이런 혐관을 비롯한 부정적인 관계와 갈등 상황에 힘들어하듯이, 타카기가 나츠키를 방관하기 힘들어하듯이... 나츠키도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신뢰하는걸 힘들어하는 친구입니다. 타카기주가 느끼고 있는 그 감정을 나츠키는 타카기가 접근할때마다 겪고 있는 겁니다. 이건 나츠키의 성향이고 성격이자 캐릭터성입니다. 하지만 많은 에피소드를 겪고 많은 관계와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점차 변해갈 예정입니다. 저희 스레는 이제 페이즈1 에피소드4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초반입니다 초반. 이제 막 스타트 지점에서 뛰기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캐릭터성을 이유로 변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하시면... 이제 막 움튼 새싹을 보고 하루아침에 무성한 숲이 되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성장물엔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제발 시간을 좀 주세요. 그렇게 급하게 가실 것 없습니다.
그래도 도저히 안되겠다, 누군가 한쪽이 일방적으로 사과하거나 강제적으로 화해를 해서라도 이 갈등관계를 끝내고 싶으시다면, 정 그러시다면 제가 나츠키를 꺾어서라도 하겠습니다. 다만 이건 나츠키 성향상 당장 180도 바뀌어서 사과하는건 힘들고 사오리나 나루미처럼 연장자에게 상담한 후 조언을 받아서 했다는 식의 전개로 갈 확률이 높으니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타 부서인 내가 이렇게 질릴 정도인데 같이 일하고 회식할 전술작전부 직원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남에게 술을 억지로 먹이지 않는게 천만다행이다. 그것도 같은 부서의 휘하 직원들에게는 다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네르프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바닥을 뚫고 지하로 파고들며, 볼륨 조절이 안 되는 이 여성은 자체로도 주변의 이목을 끌기가 쉬웠다.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까 걱정도 되었다. 나는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중생을 내버려 두고 도망치려고 했었다. 부장이 그 말만 하지 않았어도 도망쳤을 것이다. 내일 우리는 눈을 뜬다. 살아있으면. 문고리를 잡아내리던 손이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갔다.
"살아있으면. 살아만 있으면.."
그렇지. 살아만 있으면 다음이 찾아오고, 내일로 이어진다. 살아만 있으면. 그러나 그토록 단순한 걸 못 지키는 사람들이 한둘인가. 사람이 자기 죽을 때를 알고 죽던가. 어휴.
>>955 쉬... 아프지 않아요 조금 따끔할뿐이야(서윗(????? ㅋㅋㅋㅋㅋㅋ아무튼 괜찮습니다 저도 좀 널널하게 여유있게 돌리죠! 그럼 선레는 어케할까용 다이스로 정해버릴까요?
>>956 어제는 진짜 제 몸이 제 것이 아니었...(?\ 괜찮습니다 아니 사실 이렇게 서로 대화해서 푸는게 제일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저는ㅋㅋㅋ 어느 한 쪽이든 양쪽이든 속으로 쌓아두다 나중에서야 터지면 그게 제일 최악이고... :3 서로의 오해를 풀기엔 대화만큼 좋은 게 없죠 음음 아무튼 느긋하게 모두의 성장을 지켜보자구요
결국 교토의 온천까지 와 버렸다. 굉장한 곳이었다. 호화로운 각종 시설과, 천연 암반수와, 깨끗한 방까지. 그러나 온천이라고 하면 어찌 됐건 타인과 같이 씻는단 뜻이지 않은가. 많은 이들과는 그다지 목욕물을 공유하고 싶지 않으니 피크 타임을 피해서 들어가려 했다. 유난히 깔끔 떠는 건 아니지만. 결벽증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
그러다 보니 자연히 맨 먼저 일어나, 당일 온천이 개장하자마자 이용하게 된 상황이었다. 모처럼인데 온천에 가지 않을 수도 없으니 가장 앞서서 얼른 씻고 나가야지. 예상대로 자신 외에는 아무도 이 이른 시간부터 씻으러 온 사람이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편안해지는 것 같아서. 물에 몸을 담근다. LCL도 붉은 바다도 아닌, 깨끗한 온천수였다.
...
목욕을 금방 마치고 나와서는 옷을 다시 입었다. 빨리 다시 객실로 돌아가 누우려 했으나, 계단을 올라가다 한편에 자리한 자판기를 보고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응?"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으려던 중이었다.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눌러도 음료수가 나오지 않았다. 기계 고장인가 싶어서 데스크에 전화를 거니, 온천은 열었음에도 사무직원은 아직 출근하지 않은 듯하다. 역시 객실로 돌아가야겠다. 직원이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는 건 바보 같은 일이니까. 쇠로 된 기계를 괜히 약하게 발로 찼다. 아니, 약하게 차려 했다.
쾅, 하고 본의 아니게 소리가 울려 버렸다. 옆을 지나가던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 사람의 주의를 끌 만큼.
자연스레 일찍 눈이 떠지고, 침대에서 일어나 걸어가며 자연스럽게 중얼거렸다. '유즈... 사오리 씨... 캔이랑 병... 따로...'같은 평소의 아침 루틴(?). 하지만 발에 채이는 병과 캔의 감촉이 없다. ...안떠지는 눈을 억지로 비벼서 뜨자 평소의 방도 거실도 없고 호화로운 낯선 방이 보인다. ...맞다. 여행왔지. 일찍 눈을 뜰 필요는 없었는데, 어느새 자리잡은 습관이란 이리도 무서운 것이다. 느릿하게 몸을 정돈하고 객실을 나섰다. 모처럼 일찍 일어났으니 온천이라도 들어갔다 나오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실수였나봐. 그냥 방 안에 있을 걸. 종종걸음으로 온천을 향해 걷다가 발견한건 네르프 본부에서 보던 얼굴. 불편한 쪽이 아니라 별 감상없는 쪽, 카시마였다. 자판기 앞에서 서있길래 뭐라도 마시나보다-하고 지나가려고 했다. 그래. 지나가려고 했다.
쾅-하는 소리가 울리기 전에는. 자연스럽게 소리가 난 곳으로 돌아간 눈에는 자판기를 발로 차고 있는 카시마가 보였다.
"......카시마...“
아니... 흔히들 우리 나이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던가, 그런 건 알지만... 직접 눈 앞에서 보니까 굉장히 무섭네 이거... 남아있던 잠기운은 이미 내뺀지 오래였다. 휘둥그레한 눈으로 카시마를 보면서 슬금슬금 뒷걸음질쳤다. 아니, 왜 찼는지 이유는 모르겠는데 휘말리는건 사양이라고... 나는 자판기처럼 발로 채이고 싶지 않아..(?)
"...기물파손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
유일하게 잠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지 못한, 가라앉은 목소리로 간신히 그렇게 말했다. 그, 그래. 기물파손은 좋지 않아... 화가 나면 일단 심호흡을 하자. 나도 그런건 못하지만.
>>942 사람은 저마다 제각기 하고 있는 생각도, 지내온 주변 환경도, 가치관도 다 다르기 때문에 무엇을 위해 사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생각을, 가치관을 확립하는데 무슨 일이 영향을 주었느냐일 것입니다. 재앙 이후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일상과 경험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재앙 이전의 사람들은, 재앙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은 기존에 있던 가치관을 모두 버리거나 아예 새로이 가치관을 확립하게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세컨드 임팩트. 바다의 모든 생물들을 멸종시키고, 지구의 자전축마저 뒤틀어버린 재앙은, 단순히 우리 주변의 환경에만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재앙으로 인해, 그리고 이 재앙으로 인해 생긴 사고와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꼭 모두가 아니더라도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상실의 고통을 겪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입니다. 이 정도로 큰 재앙은 단순 하나의 요인으로 인해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태가 진정되고 모두들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것입니다. 세컨드 임팩트는, 정말로 운석에 의한 것이 맞을까요?
"뭘 위해 사느냐구요~? 글쎄요...? 말할 거야 많아요....? 어디부터 말하면 좋을까요...? 내 가족을 앗아간 그 괴물들에 대한 복수? "
사오리는 눈꼬리를 휘고 웃으며 나루미를 향해 올려다보고는 이런 말을 건네려 하였습니다. 헤실헤실 웃으며 하는 말이라기엔 마지막에 덧붙인 말은, 다소 섬뜩하게 들리기도 하는 말이었습니다. 괴물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일까요? 세컨드 임팩트는 운석으로 인한 사고이지 않습니까? 비록 취한 상태이긴 하나 본인도 실언을 한 것임을 아는지, 곧바로 사오리는 이런 말을 덧붙이며 손을 저어보이려 하였습니다.
"장난이에요~! 못 들은 걸로 해주시겠어요! 술 사려고 살고 일하는 게 맞을지도 몰라요!"
블랙카드를 소지하지 않으신 레스주분의 경우 진행 도중에 버려진 블랙카드 찾아 주워서 쓰시거나 일상 등에서 같은 레스주캐한테 빌려서 진행에서 쓰시거나 하는 식으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빌린 블랙카드의 경우 기밀문서 열람 같은 경우에만 사용하실 수 있으며, 극비 시설 출입의 경우 홍채 인증이 추가로 필요하실거란 점 명심해주셨으면 합니다(...)
>>982 그냥 진행에서 전투진행이 아닐 때에 골뱅이 달고 @ [ ○○ ] 문서를 열람하려 시도합니다 같은 진행레스를 올려주시면 됩니다. 본인이 개인퀘스트를 통해 얻은 문서만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