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게 말했다. "인간은 독선적이야. 자기가 하고싶은데로 움직이고 그게 이뤄지지 않으면 화를 내곤 하지. 자신이 왜 실패했는지보다 일단 자신이 기분 나쁜 것에 분노를 해. 그리고 뒤에야 그것을 알고 움직이는 듯 하지." 그는 꽤 심각한 인간 부정에 빠진 듯 보였다. "그래? 그렇지만 모든 인간이 그렇다면 그런 이들이 나타날 수는 없었을거야. 모든 인간의 죄를 뒤집어 쓰고, 언덕을 오르며 죽을 길로 걸어간 인간도 있거든.", "그건 거짓말일거야. 분명 인간놈들은 그런 희생따위 신경도 쓰지 않았을거야."그는 내 말에 투덜거리면서도 꽤 관심이 있는 듯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그런 인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인간들도 천천히 달라지고 있는 거겠지. 난 인간을 싫어하는 너를 이해하면서도 인간의 좋은 점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그는 내 말을 끝가지 들어주었다. 그러곤 웃기지도 않는다는 듯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터무니없는 박애주의자 같으니라고." 별로 다른 것은 없었지만 나는 그의 말에 웃어주었다. 마지막에는 인간성애자같은 말이 나오지 않은 것이 어디냐고 생각하면서. - 필립 헨딜, 수정구 속 세상
>>872 우리 기준으로 이해하려 하면 안돼. 게이트 초창기는 우리로 얘기하면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이 동시에, 전 세계에, 안전지대 없이 시작됐다고 보면 돼. 우리 프롤로그만 봐도 사람의 목숨값이 음식보다 못해진 때도 있었고 말야. 그런 시대에 자신이 의념 각성자이고, 원시적인 망념 중화제는 같은 의념 각성자의 피였어. 그걸 3년간 당했던거고. 그때 나이가 10살인가 11살 때였어.
설명하자면 인간 쓰레기들 사이에서 인간도 아닌 것들에게 이용당하며 살다가 유일한 선인들도 다 죽여버렸는데, 그게 선인지 악인지 중요할까? 유찬영 입장에선 자신을 인간이라고 하지만, 조금 비틀면 자신 외에 너희는 모두 인간이 아닌 벌레새끼야. 하는 순간 우리는 벌레가 될 수밖에 없어. 그게 가능한 존재고, 그걸 하지 않으니까 유찬영이 매력을 해치지 않는 최강자인거지.
이것에 대해서 간단한 말이 하나 있는데, 신을 이해하고자 한 것도 인간이고 신을 자신들이 인지할 영역에 맞춘 것도 인간이다. 라는 말이 있어. 물론 이 얘기는 태풍이나 번개같이 그 시대에 이해할 수 없는 수단을 설명하기 위해서지만.. 지금과 같은 경우에도 대입할 수 있겠지
네 개면 얼마지? 웨이의 시선이 안쪽에 붙어 있던 가격표를 부유하는 사이, 강산은 수량을 정해서 값을 치러 버렸다. 너무 많이 먹으면 밥 못 먹어. 더없이 합리적인 발언이기야 했다. 그러나 계산이라든지, 그 양이 많은지 적은지 말하고자 합리성을 곱씹던 차에 강산이 종이컵을 꺼내 들었으므로 완전히 말문이 막힌 웨이는 강산의 손놀림에 정신을 팔고 말았다. 역시 이런 게 익숙하구나, 웨이가 보내는 것은 경이의 눈빛이다.
“고마워, 잘 먹을게!”
뭐, 내 몫은 나중에 주면 되겠지! 마침 배고팠던 차라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웨이는 강산이 했던 것처럼 꼬치 하나를 앞접시 대용으로 놓인 컵에 던다. 국물이 흘러 떨어질까 잽싸게 간장에 찍었다가, 이번에는 간장이 흐르지 않도록 한 입 크게 베어문다. 먹기 직전까지도 하얀 김을 모락모락 피우다가 입 안에서 으스러지는 어묵은 기름진 감칠맛이다. 처음 한 입이 목 뒤로 넘어간 다음에도 노점 어묵 육수의 아릿한 잔향은 혀끝에 감돈다.
“맛있다…!”
눈을 크게 뜨고 웨이가 말한다. 직후 입 안에 든 게 튀어나갈세라 입을 손으로 가리면서도 맛에 대한 표현은 아끼지 않는다.
"뭔가, 느낌이 비슷한 건 있는데 이런 건 처음 먹어 봐!"
물론 어묵은 중국에도 있다. 단지 대부분이 지금 먹은 것처럼 꼬치에 꿰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동글동글하게 빚어서 내놓는 완자 같은 모양이고, 조리법이나 재료의 비율 때문에 맛도 조금 차이가 있어서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