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8 ㅋㅋㅋㅋㅋ 유나 즐거워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나: 멋있는데...? (진지) 라비: 이것들이 왜 이래 진짜. 둘이 엑시트 찾는다고 온동네 들쑤시고 다니는 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엑시트를 양쪽에서 때리는 걸 시도해봐야 한다며 희생양-아니 엑시트 찾아 마스코트들 데리고 엑시트 찾아 삼만리(뒤틀린 정의감)
마루만의 밤은 잔잔해서 좋았다. 파도도 지나치지 않게 달빛을 반사하는 것이 제법 운치 있는 모양새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계절이 바뀔 것을 생각하니 이런 날의 상냥한 바닷바람은 앞으로 한동안 즐기지 못 할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추위를 못 견디는 편은 아니지만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은 질색이니, 적당한 차림으로도 돌아다녀도 적당히 머리를 환기시켜 주는 딱 이 정도의 밤공기를 파랑은 좋아한다.
오늘은 무슨 일로 늦게까지 카페에 있던 거야?
파랑의 뒤를 따라 부유하듯 날아오는 작은 알의 형체가 소녀에게 물었다.
“애초에 훈련 때문에 저녁 늦게 밖에 시간이 안 나기도 하고, 오늘은 뭔가 사람들과 할 이야기가 많았어!”
또 지난번처럼 의기투합할 동지를 찾기라도 한 건가?
“물론이지! 아쉽게도 찾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러는 너는...”
말을 하던 소녀는 뒤를 슥 돌아보더니 진뢰가 알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조금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어간다.
“별다른 발견은 없었나보네..”
왜 아쉬워하는 것처럼 들리지? 평화를 사랑하는 마법소녀야. 타락하는건 곤란해.
“그냥 오늘은 조금 더 몸을 풀고 싶은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아까 카페에서 나눈 대화 중에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었거든! 특히 변신 직후에 가장 먼저 사용하는 타격기술에 따라 전투의 분위기가--
말 끊어서 미안한데, 네 소원을 이뤄줄 존재가 나타난 모양이야. 전방... 아니 측방이다. 바다 쪽이네.
어느새 새의 모양으로 변한 진뢰는 그렇게 말하고 길을 안내하듯 바다쪽으로 앞질러 활주했다.
“나이스 타이밍. 좋아 좋아 좋아!”
말을 한 단어씩 내뱉으며 기운찬 스텝을 밟기 시작한 파랑은 한 걸음을 걸을때마다 점점 더 선명한 푸른 빛을 발하며 진뢰를 뛰쫒는다.
아무래도 선객이 있는 모양인데.
어느새 목표물과 가까워진 파랑은 어둠 속에서 엑시트와 대치하고 있는 작은 존재를 확연히 인식할 수 있었다.
"후훗. 네, 어느 정도는 실제로 그렇답니다? 그러한 대답이 심성적으로는 두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 객관적으로서 보다 더 나은 판단의 기초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그래서 수녀 님이라면 사사로운 것에 휘둘리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아닌가요?"
비안카는 양손으로 턱을 바치고 있는 모양새로 탁상에 팔을 걸치고는 장난스럽게 웃어 보이며 그녀의 말에 그렇게 대답하여 말했습니다. 만일, 그녀가 진정으로 비안카의 활용성에 대한 추정치를 말하여 준다면, 어쩌면 사람으로서 감성은 철저히 배제된 채로 그러한 그 내용은 정말로 달갑지 않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하자면 그것은 더욱 높은 정확도로 더 나은 행동을 실천할 수 있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서는 바로 그 배제된 감성적인 행동이야 말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하죠. 전략이라는 건 언제나, 항상 필요하고 기획되어야 할 것 것이지만 그 현실을 마주 하였을때는 쓸모 없고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뿐인 행위로 이어지고는 한다고 합니다
"네, 아무쪼록 함께하여 미래를 위한 기반을 쌓아가요"
비안카로서는 이 도시를 위해서, 라기보다는 결국에는 자신이 바란, 바르고 아름다운 세계를 위한 것이 되겠지만요. 과정은 달라도 결과가 같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슬쩍 엿보이면서도 시선을 이끄는 것이 그녀의 손 위에 있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회중시계라, 고풍스러운 취향이지요. 비안카로서도 나름 좋아하는 편입니다. 실용성으로는 그닥 좋은 선택은 아니지만 좋은 선택이기도 합니다. 꾸준히 그 안의 태엽의 생명이 다하기 전에 되감아 주는 것은 무언가를 되새기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엇나가는 바늘과 바늘 사이를 올바르게 해주는 것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행동을 보아하니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좋은 시간은 빠르게 지나치는 법이죠
"그런가요? 호의에 감사드리고 싶네요. 그렇지요, 거처에 초대 받지도 초래 할리도 없는 불쾌한 방문자가 멋대로 내방하는 것은 좋지 않네요. 내쫒고 처단하고 싶어하는 것도 당연해요"
그녀의 말에 비안카는 수긍하여 덧붙이듯 말했습니다. 그녀가 정말로 호의로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보 공유를 위한 협력처로서 그 접촉을 위한 기반을 명시해야만 하기에 그런 것인지는 비안카로서는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안카는 굳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좋은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기분적으로는 좋을 것입니다
"부디 그 말씀처럼, 그렇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비안카는 이어가듯 그녀의 향해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에 끊을 조금 흐리며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이러한 흐름으로 보건데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야 되려나요?
목표물-엑시트-는 마치 성난 야생 들개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크기와 위력보다는 민첩성이 까다로운 타입. 파랑에게 크게 어려워 보이는 상대는 아니었지만, 물론 모두에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닐 것이다.
지면과의 마찰로 스파크를 튀기며 도착한 그곳에서는 작긴 하지만 분명 마법소녀임을 알 수 있는 존재가 자신의 신체의 수 십 배에 달하는 짐승(저 시점에서 바라보면 아마도 괴수)와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저 쪽도 제법인데.
적을 발견하면 긴 고민 없이 정면충돌을 감행하여 육탄전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파랑의 스타일이었기에, 적을 이리저리 기만하며 주위를 끌고 시야 차단을 이용하여 기회를 노리는 모습은 소녀에게나 마스코트에게나 제법 신선하게 다가왔다.
“동감이야!”
금새 거리를 목표물과의 거리를 좁혀 조그마한 마법소녀 쪽을 바라보니 먼지투성이가 되어 다소 고전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이 아까 지하가 엑시트와 교전하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파랑의 뇌리에 평소와는 다른 전법을 떠올리게 했다.
“천만에요! 그리고 감사 인사는 제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파랑은 오른쪽 발을 하늘 높이 곧게 치켜올리며 씨익 웃었다. 다행히도 엑시트는 시야를 돌려 이 쪽을 바라봐주고 있었다. 발 끝에서 진동하며 빛나던 푸른 빛무리가 지면에 내리꽂히며 폭발이 일었다. 엑시트는 그 이전에 이미 파랑에게 달려들고 있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애초부터 목표는 지면이었으니까.
해안가의 고운 지반은 폭발하듯 터진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뒤집어져, 이내 사방이 먼지로 뒤덮여 시야를 확인할 수 없게 되었다.
“아이디어 빌려주셔서 고마워요-!”
그렇게 외치는 목소리는 지면이 아닌 창공 쪽에서 들려왔다. 어느새 공중으로 높이 도약한 소녀는 목표를 향해, 이번엔 반대쪽 발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파랑의 발끝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먼지 속에서 갑자기 사라진 목표물을 정확히 겨냥했고, 이내 공중에서 모인 섬광은 지면까지 바로 이어지는 선명한 빛의 직선을 그었다.
...귀찮은 불청객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역시 인간과 인간의 관계라는 것은 귀찮은 것이 틀림없다. 과거의 인연이라는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반환되는 것은 뜻 밖의 일이었다. 그렇기에 임기응변이 필요했다.
"아까까지는 그리 불쾌해 하더니 이젠 홀가분해졌나?" "아니. 여전히 보드카를 병나발로 마시고 다음날 숙취같은 기분인데." "그래서 아까 표정 관리한다고 나를 잘도 이용했군." "나이스 서포트였어. 칭찬해줄게." "네놈에게 칭찬을 받아봤자다."
그러시겠지. 매번 이런 느낌의 대화다. 비즈니스적인 농담이며 나도 저 시꺼먼 속이 보이는 녀석도 필요외의 감정이 없는 대화를 체스를 두듯 할 뿐이다.
"그래도 네녀석의 임기응변을 매기면 100점 만점에 75점은 될까? 순진한 아가씨. 아니지 어쩌면 네 심연을 아는 녀석일지도 모르겠지만..." "똑똑한 사람이긴 해. 단지 나는 그 사람에게도 모든 심연을 내보이지 않아. 바보가 아닌 이상 내 심연은 세상에는 납득되지 않거든." "그렇다하더라도 그자리에서 뽑은 카드와 이전에 뽑은 카드를 바꿔치기하는 건 나도 예상하지 못했군. 그래서 75점. 35점의 감점은 네가 곧 지겨워져 엉망진창을 만들가능성에 대해서다." "조금만 더 질렸으면 엎어버렸겠지. 하지만 조커카드와 하트 2는 어떻게든 성공할 판이었어. 그래서 지긋지긋하더라도 일전에 뽑은 클로버7과 맞바꾼거야." "과연 그건 그쪽의 일을 점친건가." "그래 이쪽을 이용해서 그쪽과 협력하는게 맞아."
그렇게 말하자 누더기 인형은 박수같지도 않은 박수시늉을 하며 웃었다. 그에 대해 나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이 없이 응대했지만.
"배신을 싫어하고 신뢰를 갈망하는 연기를 해놓고 잘도 그런 말을 하는군. 너는 정말 대단한 녀석이다." "과찬이야. 그리고 연기는 아니지. 남의 배신은 용서하지 않아. 하지만 내가 그렇다고 배신하지 않을 이유는 없잖아."
그 말을 입에 담고서야 나는 무감정한 척 참고있던 광소를 터뜨렸다. 고요한 성당에 미치광이 같은 웃음이 반사되어 울렸다.
"과연. 다수의 인간이 일궈놓은 세상이라는 룰에서 너는 결락자이며 틀림없이 배신자. 이스.." "무슨 소리하는거야? 니.티. 너는 니티고 나는 주디 안테노라잖아?" "아, 실례했군."
엑시트가 있었을 터인 자리에는 아직 채 가라앉지 않은 흙, 먼지, 그리고 몇 개의 종잇조각이 충격의 여파를 여실히 보여주듯 공중을 춤추다 이내 지면으로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목표물이 완전 소멸되었음을 확인한 파랑은 이내 어깨를 쭉 펴고 자랑이라도 하듯 한 손은 어깨에 올리고, 한 손은 자신의 마스코트 방향으로 곧게 뻗어 승리의 v자를 만들어 보이지만, 어째서인지 반응은 냉담하다.
그 손 내리는 게 좋을걸.
싸늘하게 대답한 진뢰는 날갯짓으로 바닥에 쓰러져있는 작은 마법소녀 근처의 흙먼지를 추스렸다. 아까보다도 한층 더 먼지에 뒤덮인 모습이었다. 원인은...
v자를 만들고 있던 손이 지금은 스스로의 입을 틀어막고 당황하고 있는 꼴을 보아하니 아마도 파랑은 그 원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모양이다.
“어떡해! 괜찮아?!!”
당황한 나머지 존댓말도 잊고 바닥에 쓰러진 소녀를 양 팔로 안아올리며 의식을 살폈다.. 일반적인 사이즈였다면 공주님 안기같은 형태가 되었겠지만 사이즈가 차이가 있는 탓에 마치 작은 동물을 양 손으로 들어올리고 있는 폼새가 되어버렸다.
안 괜찮아 보이네. 주로 너 때문에.
“으아아 어떻게 하면 좋지...! 일단 근처에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장소로!”
파랑은 허둥지둥 변신을 풀고 그대로 카페 마지막 별의 꿈으로 향했다. 빠른 뜀박질이었지만 오늘 그녀가 한 달리기 중 가장 얌전한 달리기였다.
진뢰가 한 마디 더 쏘아주고 싶은 것을 참고 얌전히 뒤를 따른 것은 아마도, 지금의 –그녀 치고는- 얌전한 뜀걸음이 손에 들고있는 소녀에게 충격이 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 팔로는 지하를 지탱하고 한 팔로는 역풍을 막으며 얼마간 달렸을까.
파랑은 카페 안에 들러 마스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닌 것일까, 마스터는 살짝 웃으며 파랑을 안심시키고는 구석에 있는 침대에 지하를 눕히게 하고 살짝 담요를 얹어놓는다.
“죄송합니다...”
기절해있는 와중에 들릴 것 같지는 않고... 연락처라도 남겨두는게 어때.
“네...”
오늘은 제법 얌전하네. 하기야 초면인 상대를 이렇게 만들었으면 당연히 얌전하게 나와야지.
파랑은 카페에 비치된 포스트잇을 한 장 떼어내 볼펜으로 글자를 끄적였다.
자신의 연락처를 적고 생긴 나머지 공백을 전부 ‘죄송합니다’ 라는 글자로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진뢰는 다소 어이없다는 탄식을 내뱉었다.
/ 여기서 지하주가 마무리해도 좋고 이걸 막레로 끝내도 좋아! XD 아마 이대로 끝이면 파랑은 지하의 머리맡에 쪽지를 놓아두고, 카페마스터에게 상황 전언을 부탁하고 자리를 떠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