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번호... 말이에요?" 두근두근한 시츄...라기에는 지하의 혼란도가 너무 높은 상황. 일단 번호를 황급히 가을에게 말해준다. 사기라도 당하기 딱 좋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듯 한 모습. "아 그리고 이 종이들은... 제 그림자에서 멀리 떠나가면 힘을 잃기는 한데... 하나쯤은 선물해 드릴 수 있어요!" "엑시트 봉인은 같이 하면 좋을지도요오오... 제가 큰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도와드릴게요오!" 그래도 대답도 다 잘 하고, 마법소녀다운 굳은 심지 역시 엿보인다. (참고로 지하의 카톡 프사는... 마법소녀들 단체 팬아트 일러스트다.)
“정말 여기 있는 거 맞아?” 크리스는 달리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거리는 사람의 인적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고 평소와는 다른 고요함이 느껴져 왠지 모를 불길함까지 느껴졌다. 그릴이 엑시트가 있다고 말해 달리고 있었지만, 오늘따라 평소와는 달리 금방 잡히질 않았다. “미안, 지금 엑시트가 꽤 빠르게 이동 중인 것 같아. 잠깐, 잠깐만! 멈춰봐!” 달리던 크리스는 급하게 멈췄지만 넘어질 뻔했다. “왜 그래?” “저 녀석이 지금 가까이 오고 있는 게 느껴ㅈ- 크리스! 뒤에!” 그릴이 미처 다 말하기도 전에 스케이트보드를 탄 사람이 크리스에게로 달려왔다. “윽!” 단 한 번이었다. 엑시트라는 것을 알고 크리스도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배에 날카로운 흉기가 박히기 직전이었다. 변신한 레몬 거너는 고통스러운 배를 부여잡고 급하게 왼쪽 권총에 회복 탄창을 장전한 뒤 자신에게 회복탄을 발사했다. “미안 크리스.. 좀 더 빨리 알려줬어야 하는건데..” “됐어, 그릴. 나도 뒤늦게 눈치챘으니까.” 레몬 거너는 오른쪽 권총도 꺼낸 뒤 양쪽 전부 탄창을 교체하고 빠르게 4발의 총알을 발사했다. 하지만 스케이트보드를 탄 엑시트는 갑자기 뛰어오르더니 스케이트보드를 이용해 마력탄을 막아냈다. 그러곤 레몬 거너의 머리를 훌쩍 넘어 반대편으로 앉았다. 급하게 그쪽으로 발사했지만, 다시금 휙휙 지나다니는 엑시트에 정신이 없어 제대로 맞추질 못하고 있었다. 엑시트는 레몬 거너를 조롱하듯이 틈을 노려 이번에는 팔에 자상을 만들었다. “싱글 블래스터 모드!” 빠르게 총알을 장전하며 레몬 거너는 생각했다. 다음번에 자신의 머리를 또 뛰어넘으려 한다면 그때가 끝일 것이라고. 그리고 예측대로 엑시트는 다시 한번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레몬 거너의 머리를 뛰어넘으려 했다. 그때, 레몬 거너는 엑시트의 스케이트보드에 산탄총을 걸더니 끌어내렸다. 그리고 박치기를 했다. 넘어져 중심을 잃은 엑시트에게 레몬 거너는 빠르게 산탄총을 겨눴다. “이제 끝내겠어! 파이널 스트라이크!” 평소보다 더 큰 탄환이 발사되었고 폭발과 함께 엑시트는 바로 가루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반쯤 타버린 스케이트보드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변신을 해제한 크리스는 스케이트보드에 다가갔다. “이건...설마 그때 카페에서 들었던 건가? 소중한 물건이 엑시트가 된다던?” “그런 것 같은데. 최근에 스케이트보드 대회가 끝났다던데 거기에서 탈락한 부정적인 감정이 이렇게 된게 아닐까.” 크리스는 그걸 보곤 생각에 잠겼다. 분명 그렇다면 소중한 것이었을탠데, 자신이 소중한 물건에 피해를 준 셈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잠시였고, 일단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크리스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일단, 집으로 갈까?” 그릴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사야의 답이었다. 살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라는 것. 아쉬운 점은 있었어도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 결국 혼자라는 것은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불편하지는 않았다. 이런저런 활동으로 바쁘기도 했거니와 사야에게는 궁도부라는 활동 외에도 마법소녀라는 또 다른 일이 있었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듯 사야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생각에 잠겼다.
" 우연하게.. 아! "
뒤이어 뭔가를 깨달은 듯 가볍게 손뼉을 친 사야는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활을 쏠 때 너무 경직된 자세로 쏘게 되면 되려 사수가 다칠 위험이 있다. 몸에 적당히 힘을 풀어주지 않으면 경직되게 되고 활시위가 몸을 때릴 가능성이 있게된다. 강한 탄성을 가진 활시위를 세게 당겼다가 놓고 그것에 맞게되면 잠깐 아픈 정도로는 끝나지 않는다.
" 응. 조금 알 것 같아. 활을 쏠 때 말이야 미요루, 몸에 너무 힘을 주면 활시위가 이렇게. 이렇게 몸을 때려. 그래서 조금 힘을 풀어줘야해. 그리고 궁도에서는 사법팔절이라는 게 있어. 궁도의 여덟가지 기본 동작이야. 아시브미라는 기본 동작부터 잔심이라는 활을 쏜 이후의 자세까지 있는데.. 중요한건 이게 아니고 아! 하지만 궁금하다면 알려줄 수 있어. 화궁을 미는 힘과 현을 당기는 힘이 공평하게 되고 화살이 과녁을 노리는 상태를 '카이'라고 불러. 그리고 자세만이 아니라 활을 쏘는 사수의 심리상태인 무한한 무(無)를 의미하기도 하거든. 여기서 두 팔을 벌리고 몸에는 힘을 조금 풀어주지 않으면 안돼. 그리고나서 하나레, 화살을 쏘았을 때의 동작이야. 그 다음이 잔심. 화살을 쏘고 난 뒤의 자세인데 활을 쏜 다음에 자세를 유지하면서 잠깐 숨을 돌려. "
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사야는 언제나처럼 눈을 빛냈다. 그게 어떤 식으로든 이어진다면 신나서 눈을 빛내고 평소의 그 사야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목소리의 톤이 올라가고 조금은 신나서 떠들기도 했다. 문제라면 처음 보는 상대라 하더라도 '활'이라는 공통주제가 나온다면 자기가 아는 것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싶어한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