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야 무엇이건 연우 씨는 그 행동을 취했다. 중요한 것은 거기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정말로 순수한 정의감만으로 경찰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 소라 선배조차도... 단순히 그것만은 아니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조금 경우는 다를지도 모르나 어떻게 보면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며 예성은 무덤덤하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애초에 자기 자신만 해도 어디 정의를 지키겠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이 되었던가.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그는 생각했다. 정말 순수하게 정의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경찰이 되는 경우는 없을테고 복합적인 다른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물론 그게 맞을지는 스스로도 알 길이 없었다.
"정작 스카웃을 한 소라 선배는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 같습니다만. ...일단 저도 잘은 모르겠으나 자신의 관점 정도는 있어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이 시켜서 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선택으로 행동을 취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을 하며 예성은 마지막 남아있는 다과를 천천히 먹으면서 그녀의 쇼핑백을 바라봤다. 짠? 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뭔가 반응을 기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예성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지금 저 행동의 의미는 무엇이며,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인가. 그렇게 잠시 생각을 하던 예성은 두 손을 올린 후에 짝짝짝 손뼉을 쳤다.
"새로 산 쇼핑백입니까? 축하합니다. 잃어버리지 않고 찢어지지도 않고 오래오래 잘 쓸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나름대로 정성껏 칭찬과 좋은 평가를 해주면서 예성은 괜히 더 크게 손뼉을 치다가 두 손을 얌전히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시선을 살며시 회피하면 이야기했다.
"...샀다고 자랑하는 거... 설마 아닌건 아니겠지요?"
/여기까지만 잇고 일단 자러 가야 할 듯 하니 킵을 요청할게요! 그리고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익스레이버 팀이 성공한다면 익스파가 세간에 공표되고 질서있게 관리할 수 있단 증거가 되겠죠.
그렇담 이 팀을 견제하는 이유는 익스파를 세간에 알리고 싶지 않아서인가? 하지만 그렇다기엔 사건의 스케일이 너무커요. 그렇다면 세간에 알려지되 그것을 공포로 알려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함과 동시에 군림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라는게 제 생각.
신이라고 자칭하는것도 그렇고. 어쩌면 그러한 계획의 연장선인건 아닐까~? 하구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이번에 살해당한 박사님. 잠재능력쪽 일을 하는 사람이었죠. 잠재능력= 즉 익스파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 박사를 죽인것은 그 사람이 익스파에 대한 어떤 정보를 알아낸게 아닐까요? 익스퍼가 생기는 원인이라거나.. 혹은 익스파를 '성장'시키는 방법이라거나?
그것의 유출을 막기위한게 아니었을까~? 하는 뻘소리에요 히히.
그리고 그거랑 별개로 예성이를 습격한 범인은 개인의 원한이나 그런걸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익스퍼에 대한 지나친 증오심이 옅보였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예성이가 s급인것과 그 시간에 거기있는걸 알고 습격했다는점.
여러가지 정황을 봤을때 라타뚜이랑 같은 소속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접점은 있을지도 모르거나. 혹은 아예 경찰소속일수도 있다고 생각은 해봤네요. 아님 해커일수도 있긴 하지만요?
그는 허리를 쿡 찔리자 마주 웃음을 터뜨렸다. 케이시의 생각처럼 경찰이나 됐는데 날씨를 무시하는 범죄를 저지를 수는 없었다. 이런 날씨에 일만 하면 사람이 미쳐버린다. 그는 과거 뉴욕에서 개처럼 일만 했던 날을 떠올리지 않기로 했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쉬는 맛을 알아버렸으니 이제 과거와는 작별이다. 그때의 나는 제법 어리석었던 것이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양산에 가려졌어도 해는 쨍쨍했다.
"안 그래도 자기밖에 믿을 사람 없다구. 칭찬 고마워?"
이거 사길 잘했네. 그는 칭찬이 기분을 고양시켰는지 사람 좋은 미소를 한번 지어보이곤 답했다. X글 지도를 따라 그는 걸었다. 전방 200m..옆으로 꺾는 붉은 선을 따라가고,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그는 카페가 꽤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이 카페는 그가 자주 가게 될 것이다. 가령 지금 앞에 있는 판넬에 커피 테이크아웃이 2000원이라 써있는 것을 보고 점심 이후에 자주 테이크아웃을 할지도 모른다든가. 그는 양산을 접고 케이시를 뒤따라 들어갔다.
"어머. 예쁘네."
인테리어는 직접 한걸까? 그는 은은한 조명과 하얗게 잘 도배 된 벽, 과하지 않은 소품과 이곳이 자연 친화에 앞장서는 청해시의 카페라는 것처럼 주변 곳곳에 포인트를 주는 아이보리빛 편백나무로 된 테이블이나 초록빛 화분을 봤다. 진열장 안의 디저트도 어쩜 이렇게 배치를 잘 해뒀는지, 점심을 먹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해도 군침이 절로 돌았다. 그는 디저트를 하나하나 살펴보다 시선을 한곳에 오래 머물렀다. 조각으로 된 치즈케이크는 빛을 받고 겉면이 매끈하다는 양 반짝거렸다. 그 위에 장식된 라즈베리와 커런트베리도 설탕 시럽을 발랐는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나는 치즈케이크. 자기, 마실 것도 시킬 거지? 내가 계산할 테니까 자기가 테라스 자리 미리 봐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