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현명한 장군은 싸움을 앞두고 퇴로를 마련한다. 배수진이 유명한 이유는 승리를 위한 처절한 각오를 품어서가 아니다. 분명 졌어야 하는 싸움을 이기니까 신기해서 기억되는 것이다. 배수진은 죽음의 진이다.
"너무 비싸.."
오늘은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스마트폰 스크롤을 내렸다. 석유재벌들이나 가지고 있는 호화요트는 탈락. 50피트급 세일요트면 된다. 식량과 연료와 기타등등을 요트에 넣어두고 정박시켜놨다가, 일본침몰 시즌 2가 고개를 내밀면 바로 요트 풀고 나가는거야.
압도적인 사도와 또한 압도적인 에반게리온. 그리고 에반게리온을 통제하는 못미더운 네르프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그때는 말이야 나도 깡패가 되는 거야 어?! 평소에도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생활을 하고, 당장 생활비를 제외한 자금도 은행 예금이 아닌 골드바 실버바 등의 현물로 저장해두는 등 반쯤 프레퍼스럽게 살고 있었지만, 사도는 선을 넘었어. 응 많이 넘었지.
허튼 짓 하기만 해 봐 확 태평양 자력으로 넘어서 하와이까지 도망가버린다.... 나는 그렇게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지오프론트로 들어섰다.
학교가 어디든 배우는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구나. 이곳에 오기 전에는 수업을 나름대로 열심히 듣는 편에 속했지만, 지금은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열심히 들을 이유도 없고,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아. 듣는 둥 마는 둥, 턱을 괴고 있다보니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가 모든 수업이 끝났다.
"...돌아가야지..“
어디로? 최근에 신세지기 시작한 그 집에. 돌아간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낯선 곳이지만, 그 밖에 달리 돌아갈 곳은 없었다. 처음으로 경험한 전투의 흥분이 가시고 나면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 사이에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졌다는 현실과,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그 빈자리를 차지했다. 넘쳐 흐를 것만 같은 그 감정을 억누르며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밖으로 나섰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일은 일절 없었다.
@집...으로 돌아갑니다
23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bbxBFwX65o)
2021-10-14 (거의 끝나감) 22:49:40
>>19 창 밖에서 울리는 시끄러운 곤충 우는 소리와, 종례가 끝나고 떠들기 시작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타카기는 창 밖을 바라봅니다.... 지독하게 푸르른,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을 바라봅니다. 바로 얼마 전에 사도가 침입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하늘은 여전히 새파랗고, 조금도 흐림이 없습니다. 타카기가 아래쪽을 내려다본다면, 비교적 사도의 피해를 받지 않아, 패인 부분 없이 말끔한 교정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도와의 전투가 끝난지 어엿 2주가 넘었습니다. 언제 소란이 있었냐는듯 사람들은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왔고, 여러분 역시 학교로 돌아와 일상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도시락을 먹고... 다만 어째서인지, 교실 안에는 예와 달리 빈 자리가 많았습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을것입니다. 이사를 갔을 수도 있고, 집안일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요. 아침에 출석을 부르던 선생님도, 굳이 이유를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다시 타카기가 교실로 시선을 돌린다면, 맨 뒤쪽 빈자리 몇몇에 흰 국화가 꽂힌 꽃병이 올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28Episode Two : Adaptation ◆5J9oyXR7Y.
(bbxBFwX65o)
2021-10-14 (거의 끝나감) 23:02:32
>>20 여느 때와 다름 없어야 할 출근길입니다만, 오늘의 나루미의 출근길은 예와 달리 시끄러운 모습입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기 전, 네르프 직원들의 출근길에 이상하게 사람들이 한 켠에 모여 선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몰려 있기도 하였고, 혼자만 서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하나같이 각양각색의 마스크나 두건을 쓰고, 얼굴을 가린 채로 무언가 푯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푯말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써있었습니다.
[ 네르프에 대한 진상을 요구합니다 ] [ 억울하게 죽은 내 아이 XXX 살려내라! ] [ 예고없는 재산피해 기관들은 보상하라! ]
잘은 모르겠지만, 이들은 네르프에 대한 일종의 시위를 하러 온 모양입니다... 지금은 그저 서 있기만 하는 정도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을 겁니다. 나루미의 출근길에 방해가 갈 정도는 되지 않습니다. 우스개소리로 하와이에 도망가야 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터이니 안심해도 좋을 겁니다.
지오프론트에 들어서고, 카드를 찍고 건물 안으로 넘어온 나루미의 앞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적인 모습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출근 첫날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조용한 모습인지라, 원래 이런 곳이었나 하고 위화감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직원들도 고함을 지르는 일 없이 조용히 저마다 갈 길을 가고 있습니다. 비상상황이 아니니 중앙지령실로 가야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평소대로, 나루미가 원래 출근해야 할 곳으로 이동해도 무방합니다.
네르프에 대한 진상을 요구합니다. 오오, 나도 여기 옆에서 같이 서있으면 되는거지? 그러나 이미 서면에 인장이 찍혀버린 네르프와의 계약 의무는 내 팔을 잡아끌었다. 마트에서 장난감에 정신팔린 아이를 어머니가 데려가듯. 나의 걸음은 잠시 느려지다가 다시 원래 속도로 돌아온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회사의 첫인상도 중요하다. 썩..좋은 첫인상이라곤 말 못하지? 이곳이 그때의 아수라장이었다는게 어색했다. 있어야 할 것이 없는 리미널스페이스 같았다. 나는 이오리 부장을 따라 중앙지령실로 향했던 그 승강기에게서 시선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