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는 지한이 던진 영감과, 그것을 해석해내 자기 것으로 만들어낸 자신의 통찰을 동시에 칭찬하며 설명했다.
"의념을 집중하니까 팔이 벌벌 떨리던 게 의념 파장 때문 아니었나 싶습니다. 겨우 이 정도로 힘들었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의념 파장 때문에 억제할 수가 없던 거였습니다. 하지만 의념으로 팔을 강화하고 나서, 팔에 둘러진 강력한 의념 때문에 의념 파장의 간섭을 차단했거나, 최소한 무의미한 수준으로 억제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빈센트는 손을 풀면서 말한다.
"감사합니다. 지한 씨. 이제는 팔의 강화와 화염의 강화에 각각 어느 정도의 의념을 투자할지로 고민하면 될 것 같습니다. 즉, 이제는 기술과 노하우의 문제죠."
빈센트는 고개를 젓는다. 멈춰있는 것에 화력을 집중해서 뚫는 것도 미숙한 판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예측할 수 없는 허수아비 상대로 초점을 맞춰서 갑옷을 뚫어낸다?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대련은 더더욱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아무리 대련을 실전처럼 한다고 해도, 실전"처럼" 해야지 대련이 실전 그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실패한다 해도 4도 화상이고, 성공한다면 사망이었다.
"대련은 절대 안 될 겁니다. 저는 여기 수련을 하러 왔지, 사람을 죽이러 온 것은 아니거든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자신의 힘을 집중한다. 아까 전에는 진동 억제와 갑옷 관통에 반반의 의념을 활용했다면, 이번에는 갑옷 관통 쪽에 비중을 더 늘린다. 진동 억제에 20, 갑옷 관통에 80. 그리고 힘을 주자...
치이이이...!
"성공이군요."
녹아내려서 구멍이 드러나고, 그 구멍을 중심으로 해서 노랗게 달아오른 갑옷이 녹아내려 아래로 흐르는 것을 보면서, 빈센트는 성공했음을 깨닫는다.
"그렇군요." 좀 더 안정화와 단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일까요. 아직이라는 말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련은 절대 안된다는 말에 고개를 기울입니다. 안된다고 하면 더 해보고 싶은게 인간 마음인 걸까요? 다행히도 지금은 빈센트의 말을 받아들여 고개를 끄덕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대련은 대련의 선을 지켜야죠." 금속이 녹아 흐르는 것을 보면서 실제 대련이나 전투에서 발휘되면을 상상해보는 지한입니다.
"안정화도 단축도 쉬운 일이 아니네요." 지한 또한 의념이나 마도 쪽은 그렇게 전문적이지 않기에 말을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하나하나 해결해보다 보면 꽤 위력적이라 생각합니다.
빈센트는 한숨을 쉬며 웃는다. 문제는 해결했기에 웃음이 났고, 하지만 그 문제 너머에 또다른 문제가 있기에 다시 한숨이 나왔다. 그래서 빈센트는 둘 다 한번에 하고 있었다. 성과가 있었지만 자랑하기에는 초라했으니.
"사실 이 정도도 괜찮을 겁니다. 만약 굳건한 철문을 강제로 열어버리는 것이거나,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적을 죽이려는 것이라면요. 하지만, 거기에서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태까지 쏟은 망념은 쏟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됩니다."
그래도 만족할 수 없었기에, 빈센트는 계속해서 화염을 집중했다. 망념을 최대한 아껴보려고, 최대한 빨리 시전하면서, 최대한 빨리 에너지를 때려부을 수 있고, 최대한 적게 망념을 쌓는 방법을 생각해보려고 했다. 빈센트의 지성은 범인들에 비하면 뛰어났지만, 그 정도 지성으로도 의념의 신비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을 거부했으니.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정말로 감사합니다. 지한 씨 덕분에 문제 하나는 해결했습니다. 이래서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는 것이군요."
혼자서 사는 건 가능하지만, 사회성을 포기할 정도라면 어떤 사람일까. 빈센트는 자기도 모르게, 그 질문에 대한 완벽한 대답을 말해버렸다. 베로니카, 베레니체라고도 부르고, 베레니케라고도 부르고, 가끔씩 너무 귀찮으면 니케라고도 부르는 그녀. 그녀는 이제 이 사회와는 영원히 작별해서, 어둠 속에서,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을 영원한 망각 속에서 살아야 할 여자였다. 하지만 빈센트에 대한 집착이, 아니면 사랑이, 그녀와 사회를 엮어주는 유일하고 불완전하며 미약한 실이 되었다. 그러다가, 혼잣말이라는 말에 빈센트도 맞장구친다.
"맞습니다. 저도 혼잣말이었습니다."
빈센트는 고개를 젓는다. 여기서는 베로니카를 생각하지 말자. 베로니카는 제 말하면 오고, 제 생각 하면 온다. 그만큼 무서운 인물이었다. 누가 알랴, 어쩌면 지금 이 뒤에서, 빈센트가 지한과 이야기하는 것을 전부 도청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빈센트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혼잣말은 흩어져 사라진다.. 라고 생각했지만 무심코 나온 말들을 대답할까 고민하는 듯할 때에 혼잣말이라는 말이 오자 다행이라 생각합니까?
"아 그렇죠?" 혼잣말이라는 것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한은 창을 고쳐잡습니다. 순간적으로나마 날카로운 눈매를 띠려 하지만 금방 풀려서 처진 눈매로 돌아와버립니다. 무슨 생각을 한 걸까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애초에 베로니카를 살기적인 것 외엔 직접 보거나 한 게 아니라 그런가..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조금 고요한 장소를 필요로 할 테니. 여기는 부적합하다. 인사하고는 걸음을 옮기려 합니다.
situplay>1596335065>90 1. "이번에 미리내고에 날고 기는 사람들 모아서 특별반 만든다길래, 얼마나 대단한 애들이 모이나 구경 좀 해보고 싶어져서. 미리내고라면 나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간만에 노력이란 걸 좀 해봤지. 역시 너같은 놈이 듣기엔 시답잖은 동기이려나."
2-A. (준혁이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것을 인정한 경우) "후우... 그래. 더 안 다친 게 어디냐."
2-B. (준혁의 지휘가 최선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 "완벽? 이게? (눈을 부릅뜨고 준혁을 노려본다.) 아니, 지금은 됐다. 돌아가서 보자." (곧 시선을 돌려, 회복 아이템을 찾아 인벤토리를 뒤적인다.)
짬밥이 좀 있는 19세 강산이가 아니라 16~17세 때였으면 준혁이의 지휘가 납득이 가지 않을 때 "내가 지휘 뭣같이 하면 맞는다 그랬지!?"라면서 덤벼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강산이는 굳이 게이트 내부에서 서로 싸우는 건 좋지 않다는 걸 잘 알 것 같으니까 아마 의뢰 끝날 때까지 벼르다가 따질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