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요루: -마법소녀 생활을 무사히 졸업한 사람이 많으니까. 마법소녀의 결말이 반드시 엑시트는 아니라고 생각해. 미요루: 하지만 마법소녀 생활을 무사히 끝마치지 못하고 엑시트가 되어버린 마법소녀가 있다면... 미요루: 되돌릴 방법이 있는지 알아봐야지. 없다면, 최대한 빠르고 신속한 구제만이 해답이겠지.
마법소녀 리틀☆위치로서의 하루가 끝나간다. 물론 이번에는 멋진 활약을 하거나 다른 마법소녀님들과 자주 마주친 것은 아니지만, 몸 성히 일이 끝났고 새로운 지식들도 점점 얻어가는 중이니 좋은게 좋은 거 아닐까. 무엇보다 이렇게 혼자 걸어가는 동안 다른 사람의 방해가 없다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드는 상황이었다. "...간만에 카페나 갈까나아." 여러모로 한적한 하루의 마무리에 카페까지 간다면 더 좋지 않을까. 간만에 따듯한 아메리카노 한 잔 정도는 자신을 위한 선물로 충분할 거 같았다. 몇달만에(마법소녀가 된 이후로는 방문한 적이 없었다) 가보는 카페라서 영업시간이 얼마였는지도 가물가물한 지하였지만, 뭔가 지금 시간에도 카페 <마지막 별의 꿈>은 열고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힘을 얻은 이후로 유독 좋아진 감을 믿으며 지하는 천천히 카페를 향해 걸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카페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문앞에는 [closed]라고 적힌 팻말이 붙여져 있었다. "아... 영업 끝났나 보네. 역시 너무 늦었나..." 역시 내가 하는 일은 잘 되는 게 없구나, 라고 생각하며 돌아가려는 지하. 그 순간, 누군가가 지하를 불렀다. "어 거기 자신감 없어보이는 마법소녀! ...그러고보니 얼굴이 익숙한데, 전에도 여기 몇번 왔었던 거 같은데? 아무튼, 여기 오고 싶으면 와도 된단다! 힘든 하루를 마무리하려면 카페에서 따듯한 음료 한 잔이 제일이니까." "에... 마법소녀인걸 어떻게... 아니 여기 문 닫은 거 아니었어요?" "원래 밤중의 마지막 별의 꿈은 고생한 마법소녀들의 휴식 공간이거든. ...몰랐니? 그럼 지금부터라도 알면 되니까 문제는 없지만. 자, 그렇게 추운 밖에 계속 서 있지 말고 어서 들어와!" 그대로 기세에 밀려서 카페 안으로 들어가게 된 지하. (평소 그녀가 좋아했던 곳 답게) 한산한 카페의 구석진 쇼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아니, 휴식을 취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만남은 시작했다.
가을은 흥흥,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손에 들린 마도구는 오늘도 새로운 액시트를 봉인했다는 걸 알려주듯, 하늘색 사탕이 데구르르 구르고 있었다. 마도구에 대한 건 여기까지. 마도구와 또 하나,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이 있다. 그래, 플라스틱 화분이었다. 거기에 조화처럼 방긋 웃고 있는 마스코트 리리가 가을과 대화 중이었다.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쓴다면, 그것은 미야시타 아키가 아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카페의 문을 벌컥 열었다.
"과일 주스 있어요!?!?"
라는 한 마디와 함께. 음, 좋아. 주문할 때는 들어가면서 큰 소리로 메뉴를 말할 필요는 없었을지도 몰라, 아키. 아키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지하를 발견하곤 그 앞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착용한 안경이 달그락 소리를 내었다.
문제: 처음 보는 상대가 한손에는 화분을 한손에는 사탕통을 들고 심야의 카페에 처들어와 하이텐션으로 말을 걸 때,여러모로 고달픈 하루를 끝내고 이제 막 샷 추가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려던 천생 아싸가 보일 반응을 서술하시오. 평소 같았으면 애써 다른 사람을 부른 것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했을 테지만, 지금은 주위에 다른 사람도 없는 상황. 외통수였다. 다른 무엇보다, 집중하기 시작하자 느껴지는 마법소녀와 마스코트의 기운, 그리고 사탕통에서 느껴지는 지극히 이질적인 기운(차마 무엇과 닮은 건지는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눈앞의 소녀는 마법소녀였다. 그것도 자신에게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결과적으로, 지하는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인사를 받자마자, 가을은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이럴 때 하는 것은 인사다. 가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가을아. 나는 가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멍멍.
"안녕! 넌 이름이 뭐야? 커피 마시는 거야!? 어른이구나!"
가을의 문제점 중 하나를 꼽자면, 대화가 이리저리 튀어다닌다는 점이다. 순식간에 휙휙 바뀌는 대화 주제는 럭비공처럼 원하는 방향대로만 튀지 않는 법이다.
"아, 맞다. 나도 주문하고 와야지! 잠시만 기다려!!"
잠시만 기다리라며, 그녀는 황급히 카운터 쪽으로 향했다. 주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메뉴들을 빠르게 눈으로 훑은 아키가 결심한 듯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주문한 것은 청포도 에이드와 크로플, 레몬에이드였다. 혼자 2잔을 마실거냐고 묻는다면, 한 잔은 마스코트인 리리의 몫이다.
먼가... 먼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주변 인싸 밀도가 지나치게 높아 밍가져버린 지하의 두뇌는 최소한의 작동만읗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냥 적당히 상대하는게 최고 아닐까. 그런데 이런 상대가 있을 때 적당히는 뭘까. 모르겠다. 애초에 지금 이런 관심을 받는 '영문을 모르겠는' 지하였다. 답답한 속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기 위해 커피를 한 모금 크게 들이켰다가- 데미지까지 받는다. 애초에 홀짝거리면서 카페인 보충할 목적으로 산 샷 추가 아메리카노를 그냥 마신 것부터 무리수였다. "그냥 학생인데요- 켘" 대참사..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핀치였다.
[...에휴... 여기 이 지하가 사람이 순한데 인간관계에 약해서 이러네요... 일단 소개하자면, 여기 있는 지하라는 아이의 마스코트, 마루라고 하는데.] 그때 마루가 적절하게 개입해 주었다는게 불행 중 다행일까. 뭐 지하는 순식간에 마법소녀 커밍아웃까지 하게 되어 더 타격을 입었지만 그냥 있는 것보다는 100배는 좋은 선택지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