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 응 그럼 일단 이렇게 마무리하자! 선관 수고했어 :D!! >>244 미요루주 어서와~~ 하루종일 잔소리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냐아냐! 잔소리 아니야! 그냥 자기가 생각하기에 이게 더 맞다고 생각하는걸 알려주고 고쳐주려는건데.. 생각해보니까 이게 잔소리네 ㅋㅋㅋㅋ 에이 모르겠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야!
엔진이 포효하는 소리가 귓가를 먹먹하게 울렸다. 붉게 달아오른 바퀴가 도로에 작열하는 자국을 남기고, 엔진이 용트림하며 자줏빛 불길을 내뿜었다. 검은 오토바이가 활활 타오르는 얼굴을 해골가면으로 덮은 불길한 망령을 태운 채로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코트자락을 나부끼며, 붉게 타오르는 사신은 품 안에서 산탄총 한 자루를 꺼내어들고 옆을 겨누었다. 쾅, 하고, 섬뜩한 자줏빛 섬광이 고속도로를 한가득 메울 때, 섬광 속에서 이상할 정도로 주둥이가 짧은 말처럼 보이는 기괴한 그림자들 여럿이 더러는 앞서고 더러는 뒤처지면서 도로를 메우고 달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들 중 하나가 자줏빛 불꽃에 휩싸여 스러지듯이 넘어져서는 뒤로 멀어져갔다. 퍼지는 손안에서 능숙하게 산탄총을 휘릭 돌려 재장전하고는, 다시 쾅, 하고 또다른 그림자를 지옥불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바이크의 주유구 위에 느긋하게 드러누워 있던 벤지풀이, 퍼지의 활활 타는 눈을 올려다보았다.
"한번에 다 치워버리지 않고?" "낭비다."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듯, 퍼지는 산탄총을 다시 휘릭 돌리고는 가장 가까이 다가오는 기괴한 그림자를 쏘아 불태워버렸다. 그러나 그림자가 스러진 만큼, 저편에서 그림자로 만들어진 것 같은 새까만 말의 모습이 다시 물씬물씬 생겨난다.
이번에 퇴치를 의뢰받은 것은 말 모양의 엑시트. 고속도로에서 나타나는, 말의 몸과 목에 눈구멍이 뻥 뚫린 창백한 사람 얼굴이 달려있는 인면마 귀신의 목격담의 주인공이었다. 이미 몇 차례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사망자까지 발생시킨 녀석이었다. 엑시트 자체는 혼자서 다니지만, 검은 연기로 이루어진 자신의 분신을 부하처럼 부린다고 했던가. 지금 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이상한 검은 마귀들이 전부 다 그 녀석의 부하였다. 아마 이 검은 마귀의 무리 너머에 이것들을 부리고 있는 인면마가 있을 터이지만, 산탄총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놈들 한두 마리를 치우는 것만 갖고는 이것들을 뚫고 본체에게 접근하기란 요원해 보였다.
퍼지는 다시 산탄총을 한바퀴 돌려서는 앞을 가로막고 있던 그림자를 쏘아 쓰러뜨렸다. 여유롭게 핸들을 살짝 돌리는 것만으로 길바닥에 나동그라지는 그것을 피하고는, 퍼지는 액셀러레이터를 당겼다. 엔진이 다시 드르릉 울부짖는다. 그 사이로도 벤지풀의 말은 퍽 잘 들렸다.
"저녀석 널 따돌리고 싶은 모양인데. 저녀석 뜻대로 될 때까지 따라갈 생각은 아니지?" "해보라고 해라."
퍼지는 손에 들려 있던 산탄총을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산탄총은 허공에서 자줏빛 불이 붙더니, 땅에 떨어질 재 하나 남기지 않고 불타 사라졌다. 그리고 퍼지는 품속에서 큼직한 기관단총 한 정을 꺼내 갈기기 시작했다. 퍼지의 앞을 막고 있던 그림자 서너 마리가 순식간에 불에 휩싸였고, 퍼지는 가볍게 앞바퀴를 들어 앞으로 쓰러져오는 그림자 괴물들을 타넘었다. 그러나 퍼지가 그것들을 타넘는 동안 어느샌가 코앞으로 인터체인지의 갈림길이 다가오고 있었고, 일련의 그림자 괴물 무리는 오른쪽 차선으로 빠져나가 아랫쪽으로 향하는 샛길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퍼지가 왼쪽 차선에서 오른쪽으로 급히 꺾기에는 늦어, 퍼지는 왼쪽 차선을 타고 다른 현으로 향하는 오르막길로 오르고 말았다. 그림자들은 애초에 퍼지를 왼쪽 차선으로 몰아세우고 본체가 오른쪽 차선으로 빠져나가게 해줄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아하, 네가 대충 무슨 생각 하는지 알겠다."
명백히 괴물들의 농간에 당해 따돌려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불길한 검은 고양이는 재밌는 일이 있으리라는 듯 기대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퍼지는 별다른 말대꾸를 하지 않고, 기관단총을 내던진 다음 액셀러레이터를 강하게 틀었다. 부아아아앙, 하고 인적 없는 오르막길을 불타는 오토바이가 타고 올라갔다. 퍼지는 다시 앞바퀴를 힘있게 들어올려 윌리를 한 채로 난간으로 질주했다. 그리고 바이크가 덜컹, 하고 난간을 타고 올라 밤하늘의 인터체인지 위로 높게 치솟았다.
그 그림자괴물들이 탄 오른쪽 차선은, 한 바퀴 빙글 돌아서 거대한 호를 그린 다음에 퍼지가 탄 왼쪽 차선의 아래에 난 짧은 터널로 지나가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퍼지는 그 위로 오토바이를 몰고 도약한 것이다. 쾅, 하고 지옥불의 불똥을 튀기며 퍼지의 바이크가 아래쪽 차선에 안착했다. 고개를 들어 보니, 터널 저편에서 일련의 그림자 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선두에 서서 새하얀 몰골을 한, 그 그림자들의 대장 혹은 주인일 법한 존재가 달려오다가 급격히 속도를 줄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퍼지를 따돌렸다고 생각했건만 오히려 퍼지는 먼저 지름길을 타서 그들을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퍼지는 품 속에서 유탄발사기를 뽑았다.
풍, 하는 소리와 함께 주먹만한 불덩이가 날아가 괴물들의 무리 한가운데에 꽂혔고, 어두침침한 그림자들이 드글드글하던 터널이 번쩍 하는 자줏빛 섬광과 화염으로 가득 찼다. 열린 공간이 아니라 상당히 폐쇄적으로 닫혀 있는 터널 속에서 일어난 폭발이었기에 그 화력이 극대화되어 터널 안은 순식간에 일시적으로 지옥의 아궁이로 변했다. 따돌려지는 척 난간을 넘어 앞질러간 다음 그들이 터널에 도달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까지가 모두 퍼지의 계획대로였다.
새까맣게 이지러지는 지옥불의 포연 사이로 새하얀 유령마가 연기를 뚫고 헐레벌떡 달려나왔다. 새하얗고 앙상하게 마른 말의 몸에 눈구멍이 뻥 뚫려 있는 사람의 얼굴. 그러나 군데군데 털이 그을리고 부자연스럽게 절뚝거리는 다리와 지옥불이 옮겨붙은 갈기. 경악과 공포에 절어있는 그것은 명백히 궁지에 몰린 사냥감의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하필이면 자신이 무작정 뛰쳐나온 방향에 활활 타오르는 사신이 버티고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멈칫했다. 그러나 몸을 돌려 도망치려고 해도 뒤의 터널은 지옥불에 휩싸여 있다... 그래서 그 인면마는 방향을 비스듬히 틀어 차도 밖으로 도주하려고 했다. 그러나 퍼지가 발을 들어 꽝 구르자, 그의 발끝에서 활활 타오르는 파도가 치솟아 비틀거리며 질주하는 금속 말을 덮쳤다. 인면마는 모로 넘어지면서 미처 뛰어넘지 못한 가드레일에 몸을 처박고 길게 미끄러졌다.
인면마는 몸을 뒤틀며 다시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나 새빨갛게 달궈진 인두가 몸을 꽉 내리누르며 살이 익는 통증에 몸을 일으키려던 몸짓은 고통에 찬 발버둥으로 바뀌었다. 어느새 다가온 퍼지가 발을 들어서 인면마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그 옆구리를 밟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직도 벌레같이 하찮은 도주극을 그만둘 생각이 없나?"
인면마는 고개를 홱 틀어서, 뻥 뚫린 눈구멍으로 퍼지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입을 쩍 벌렸다. 입 안에서 징그러운 어둠이 기포를 띄우면서 물컥물컥 끓는 게 보였다... 그러나, 그 괴물이 입에서 무언가를 뿜어내기 전에 새빨갛게 달아오른 산탄총의 총구가 인면마의 입에 처박혔다. 쾅!
한바탕 심야의 인터체인지 한켠을 소름끼치는 자줏빛으로 물들이던 지옥불이 한층 기세를 가라앉히며 사그라들어 갔다. 타닥타닥 이지러지는 불똥들과 말의 그림자 모양으로 검댕이 남아버린 아스팔트 위로, 네이키드 오토바이 한 대와 불량한 차림의 남자가 나동그라져 있었다. 남자는 옹송그리고 있던 몸을 벌벌 떨며 일으켜 기어서라도 도망치려 했으나, 이내 옆구리를 걷어차는 발길질에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졌다.
"소용없는 발악으로 시간을 벌어서 뭘 할 참이냐. 간드러지는 유언이라도 남길 셈이냐?" "사, 살, 살려 줘, 살려 줘!" "겨우 식상한 목숨구걸이었나. 듣기 싫다."
퍼지의 발길질이 이번에는 남자의 얼굴에 직격했다. 남자가 나동그라지자, 퍼지는 손을 뻗어서 남자의 목을 땅에 찍어누르고는 남자의 몸을 이리저리 수색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마침내 허리춤에서 원하는 것을 찾았는지, 퍼지는 남자의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우드득 하고 뜯어냈다. 그것은 열쇠였다. 만듦새로 보아서 문고리나 금고를 열라고 만든 열쇠는 아니고,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쓰라고 만든 열쇠임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이상한 게 있다면, 그것은 금속광택 하나도 남기지 않고 새하얀 색으로 칠해져서는 이상하게 뒤틀린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퍼지는 남자의 목을 쥐고 있던 손을 남자의 멱살로 옮기고는, 남자의 눈앞에 그 이상한 열쇠를 들이밀었다.
"이것에 대해 네가 아는 바를 모두 이야기해줘야겠다."
남자는 눈을 깜빡이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패색과 절망으로 짙게 물들어있던 남자의 얼굴에서 이내 그것들이 가시며 무표정이 되더니, 그는 이내 온 얼굴에 꼴좋다는 듯한 조롱의 웃음을 환하게 피우며 깔깔 웃어젖히기 시작했다.
"네가 알아도 될 것이라고는 네가 이 자리에서 나를 죽여봤자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것뿐이라고, 이 등신 같은 해골바가지 자식아!"
뻑! 퍼지의 주먹이 남자의 얼굴을 세게 강타했다. "하하하하하... 너는 그분의 설계에서 벗어나지 못해..." 뻑! "큭, 크히히히... 그분이 응당한 대가를..." 뻑! "크윽..." 뻑! 뻑! 뻑! 몇 번의 주먹질이 끝나자, 상당히 꼴불견이 된 남자는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았다. 퍼지는 주먹쥐었던 손을 펴서, 이번엔 남자의 뺨을 몇 차례 짝짝 때렸다. 남자는 꺾인 고개를 곧추세우려 했으나, 고개를 가누지 못하고 다시 얼굴을 비스듬히 떨어뜨렸다. 코피를 흘리는 채로 남자는 입에서 피가 끓는 소리로 킥킥대며 빈정거렸다.
"네가 우리랑 다를 게 뭔데...?"
퍼지는 남자의 얼굴 한쪽을 틀어쥐고 고개를 세우며, 이글이글 타오르는 시선을 남자의 눈과 마주했다. 뜨지도 못하는 시선이 다시 겁에 질리는 게 느껴졌다. 눈빛 대신 활활 타오르는 지옥불의 빛 너머로 자신이 받게 될 응보의 미래를 엿보았음이리라.
"그걸 알면서 내가 너희를 추격하는 상황을 자초했나?"
뜨지도 못하는 눈을 하고, 남자는 킬킬 웃었다. 이번에 그의 웃음은 빈정대는 것과는 달랐다. 자신이 어떻게 해도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한 사람의 자포자기한 웃음이었다.
"그래... 내가 말해주고 얻는 것은 뭐지?" "네가 치러야 할 댓가가 조금 공제되겠지." "그래, 그럼..."
남자는 품 안을 뒤적였다. 그리고 뭔가를 찾았다는 듯이 아하, 하며 품에서 손을 쑥 꺼냈다... 그리고 남자의 손에는 차갑게 빛나는 권총이 들려 있었다. 탕!
그러나 그 순간 남자는 똑똑히 보았다. 귄총이 불을 뿜는 순간, 권총에서 날아간 납덩이가 퍼지의 몸에 닿지도 못하고 허공에서 그 끔찍한 자줏빛 불길에 휩싸여 재 한 톨 남기지 못하고 불타없어지는 것을. 비장의 습격이 자줏빛 불꽃이 조그맣게 튀고 말 뿐이라는 허탈한 결과만을 남겼다는 것을.
"어?"
타탕탕탕탕! 탕! 철컥. 자줏빛 불꽃이 몇 번 튀는 것으로 남자의 마지막 발악은 허무하게 끝났다. 퍼지는 "귀엽군." 하며, 남자의 손에 들린 총알 다 떨어진 권총을 받아들었다. 퍼지는 그 권총을 꽉 움켜쥐었고, 그것은 퍼지의 손안에서 녹아내리며 붉게 달아올라 하얗게 빛나는 하나의 덩어리가 되었다.
"개죽음을 선택하기로 했나. 분수에 어울리는 선택이로군."
퍼지는 그 하얗게 달아오른 파편을 남자의 가슴에 푹 쑤셔박았다. 그 즉시 그 파편에서부터 자줏빛 불길이 번져나가 남자의 몸을 휘감고 휩싸기 시작했으며, 남자는 이게 사람의 목청에서 나오는 소리인가 싶은 끔찍한 비명을 질러냈다. 그나마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았다. 새까맣게 숯덩이가 되어가는 남자를 퍼지는 땅바닥에 나동그라지도록 놓아주었다.
"네가 지은 죄만큼 고통스러울 거다. 걱정 마라. 네놈의 몸이 그 고통을 다 견뎌내지 못하고 한줌 재가 되면, 네놈의 영혼이 지옥에 떨어져 대가를 마저 치르게 될 테니."
퍼지는 불길에 휩싸인 남자를 뒤로 하고 뒤틀린 열쇠를 집어든 다음 자신의 오토바이로 고개를 돌렸다. 오토바이의 좌석에는 홀쭉하게 깡마른 고양이가 앉아서는 괴상한 미소를 만면에 띄고 있었다. 퍼지는 자신의 패밀리어를 바라보며 말했다.
>>276 그것에 대해서 미요루는 퍼지로서 아주 명확한 관점을 가지고 있어. "나의 행보에 변명할 생각은 없다. 자격도 없다. 나 역시도 한 명의 살인자일 뿐이다. 죽임당한 이의 피를 죽인 이의 피로 씻고, 그 죄악과 이어진 엑시트를 모두 멸한다. 그뿐이다." 미요루가 저렇게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두 가지의 편리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벤지풀과 지옥불이야. 벤지풀은 누가 봐도 명백한 악당만을 퍼지의 타겟으로 제시하고, 지옥불은 두번째 독백에서 퍼지가 말했듯 지옥불에 휩싸인 사람이 지은 죄만큼만의 고통을 주거든. 이번의 인면마도 지은 죄가 가벼웠다면 의외로 별 피해를 입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퍼지의 타겟으로 지목되는 사람은 보통 아주 나쁜 사람이라는 것
>>282 학교는 생각을 안해봤지만...! 지금 당장 정하면되겠지 뭐 :) 시트스레에도 언급된 나리메여학원으로 결정!.. 해도 되겠..! 지..! >>283 그럼 시트 좀 읽어보고 올게! 원래 선관 접점이라는게 그냥 이것저것 마구마구 갖다 붙이다보면 또 하나 탄생하고 그러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