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귀찮게 하는군요. 그녀는 무전을 곰곰히 되내였습니다. 정신을 잃게 해야 한다.. 는건 알겠지만요. 하지만 일단 제압하라고 시켰으니 그것을 하면 될것입니다. 못했을 경우 어떻게 될지는 신경쓰지 말도록하죠.
"...."
그녀는 한발자국 내딛었습니다. 주변에는 패널들을 띄워 여차할때 상대를 가둘 수 있게 서서히 배치하면서.. 자, 생각하세요. 그래도 폼으로 경찰일을 해온것은 아닙니다. 경험을. 지금까지의 경험을. 학창시절에도 죽고싶다고 난리치던 애들도 많았고. 경찰일을 하면서 투신자살을 하려는 사람도 몇번은 봤습니다. 언제나 잘 해왔잖아요? 이해하지 못하면 머리속에 직접 때려박은 지식들이라도 꺼내세요.
"저 사람이 죽은 이유가 당신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일단 내려와주세요."
천장에 매달려 있는 사람에게 내려와달라고 말한것은 처음이었지만. 그녀는 일단 차분하게 말하면서 상대방이 흥미를 가질만한 말부터 꺼냈습니다. 곰곰히 생각하는겁니다. 범인은 사람이 죽었다는걸 알고나서 급격히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체포를 당하는게 무섭다는 이유만은 아닐겁니다. 그렇다면 여러가지 정황상 사람이 죽었다는거 그 자체가 범인의 심리상태를 몰아붙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신의 익스파는 자기장이지요? 하지만 지하철을 이렇게 빠르게 달리게 했음에도 지하철 내의 손님들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단 한명만이. 그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무사한데 한 사람만이 그을려서 죽을 정도의 감전을 당할 수 있을까요?"
사실 정말 가능성이 없는지까지는 그녀로서는 아직 알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던것은 맞았고. 치사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일단은 밑져야 본전으로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는것이었습니다. '그 사람' 처럼.
"무엇보다, 죽고싶지 않으시죠?"
익숙한 뒷모습을. 그녀는 담담하게. 하지만 상대를 놀리는게 아니라는듯 진중하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저도 꽤 이런저런 사람들을 봤거든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거 아닌가요?"
솔직히 여기서부턴 완전히 도박에 가까웠습니다. 경험과 흉내의 영역. 그저 봤던것을, 존경했던 사람의 흉내를 할뿐인 대사들. 하지만 저쪽이 공격을 하지 않는데 먼저 손을 댈수는 없습니다. 그녀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며 눈을 맞췄습니다.
지하철은 빠르게 질주했다. 차량은 크게 흔들렸고 KTX처럼 바깥 풍경이 달라지는 것도 있었다.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같았다.
연우를 비롯한 몇몇 동료들이 경미를 설득시키고 있지만 설득이 먹히는 것 같지 않았다.
무전기에는 노이즈가 섞인 예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중해야 어느 정도 들릴 정도의 음질이었지만.
"이게 그 말로만 듣던 폭주하는 익스퍼구나."
화연은 그녀를 제압해서 정신을 잃게하지 않으면 15분 후 지하철이 폭발한다. 대강 이렇게 생각해도 될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 순간 소리는 더욱 작아졌고 이내 치직거리는 소리로 바뀌었다. 순식간에 엄청나게 먼 곳까지 떨어진 곳일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도 지하철은 점점 속도를 올리며 위이잉하는 소리를 내었다. 이젠 시간이 없다. 설득은 좋은 대화수단이지 한 손에 총을 든다면 더할나위 없고.
1. 지하철이 시속 200부터 시작해서 600까지 속력을 올리며 멈추지도 않고 대폭주 질주. ㄴ 이렇게 만든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의 요구는 인질 1명당 100만원. 700명 타고 있었으므로 즉 7억. 2. 당연히 익스레이버 팀이 출동. 그러나 수사결과 범인은 기관사이며 자작극으로 보임. 3. 예성이의 오버 익스파로 가까스로 지하철을 붙잡아 전원이 지하철로 침입해 시민들까진 안전하게 구출 성공. 4. 그러나 범인은 사람을 죽일 생각까진 없었는지 사망자가 1명 있는걸 확인하고는 멘탈 붕괴. 5. 범인의 익스파가 폭주. 불안정한 멘탈에 폭주까지 겹쳐 지하철이 다시 엄청난 속도로 출발해버리고 맘. 6. 현재 지하철 마지막칸에서 범인을 두고 대치중. 범인은 자살해버릴꺼라고 방해하지 말라고 발악.
현 상황 - 범인은 폭주중, 무전에 따르면 폭주중인 익스퍼는 제압해서 기절시키거나 하지 못하면 큰일이 일어난다고 함. 지하철 천장에 붙어있는 머리에 피가 몰릴듯한 범인에게 착한 익스레이버는 각자 행동하느중.
일단 세세한게 더 있긴해도 현재 중요한건 이 제압전인거 같아 그 위주로 설명하면 이런 느낌이에요!
제압하지 못하면 지하철이 15분 내로 폭발하는 듯 싶다. 그는 난감하다는 듯 폭주한 여성을 바라보았다. 자기장이라고 했으니 대침이 통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설득한다 해도 세상의 무뢰배는 보기보다 훨씬 멍청해서 대화로 해결되지 않는다. 대화로 해결 됐으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도 안 일어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