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게이트를 공략하기 위해 대구에 들린 적 있어. 그곳의 게이트는 언데드가 컨셉이었던 모양인데 파티에 위관급 가디언 셋이 포함되어선 생각 이상으로 게이트를 빠르게 공략해나갔지. 그러다가 게이트의 보스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보스가 좀비였던 거 있지? 좀비가 왕관을 쓴 채로 근엄하게 왕좌에 앉아있는 거야. 그 장면을 보곤 웃음이 나와서 경배하듯 손을 들어올리고 말했지.
유리아는 할아버지와 헤어진 뒤 필광이라는 이름에 대해 기억해봅니다. 크게 멀지는 않지만 걸어가면 꽤 먼 거리. 의념을 각성한 뒤로는 느끼지 못 했던 일반인의 육체란 생각보다 많은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유리아의 땀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렇게 몇 분을 더 걸어.. 도착한 집은 70년대 특유의 낡은 집의 느낌이 납니다. 이 집에 사는 것이, 아마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필광일 것입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정말 덥네요! 의념이 없어서 빠르게 갈 수 있는 거리도 천천히 걸어가야 한다는 게 싫어요... 그래도 망념이 차오르지 않으니 다행인걸까요? 음, 다행이라고 생각하죠. 자! 도착했어요. 여기가 핵심 인물의 집인거죠?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생각없이 들어가면 붕괴될 위험이 있어요. 아무리 마을 사람이라 하더라도 갑자기 들어가서 아부지 잘 계시니? 같은 말을 하면... 좀 그렇겠죠? 다른 분들과 합류해보고 싶지만...
문을 봤습니다. 눈을 감아 느낀 것은 그것만으로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향하는 문인지 그 너머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살랑이는 나비를 따라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얇게 보인 것은 차마 표현하기 힘든 것입니다. 그것은 세계였습니다. 통로(게이트) 없이 오롯하게 존재하는 어딘가의 무언가입니다. 삼라만상이 호흡하는 개념과 비개념의 장소입니다. 무심코 손을 뻗고 닿지 못함에 아쉬워 할 수 밖에 없는, 어느 의미로는 더할나위 없는 이상향입니다.
헌데, 당신은 누구십니까?
목소리도 눈빛도 말투도 성격도 모릅니다만 저는 당신이 익숙합니다. 저희는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던가요? 먼 과거의 인연입니까? 혹은 아직 오지 않은 것입니까? 저는 알지 못합니다. 홀로 느릿하게 움직이는 애벌레는 무지합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제가 당신이 있는 장소로 가도 괜찮을까요?
그러면, 그러면, 저는 더 나아질 듯한
나아질, 듯한.
ㅡ
소년이 눈을 뜬 건 문이 닫힌 후였습니다. 다소 몽롱한 느낌으로 하늘을 바라보던 소년은 주저앉은 채 바람의 상금 정령을 바라봅니다. 옷에 풀물이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자신이 뭘 하던 것인지 눈치 챈 소년은 얼굴에 붉은 기운을 매단 채 자신을 돕던 두 사람, 라임과 웨이를 바라봅니다. 멍하고 공허한 무표정이 곧 면목 없다는 듯 부끄러워하는 웃음으로 덮어씌워집니다. 바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쉬워 하는 듯한 미풍이 스쳐갑니다. 그가 하는 말을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기회가 있었다면, 기회가 있었다면... 그 말이 계속해서 소년의 머릿속에 휘돕니다. 바람 같습니다. 빙빙 도는 바람 같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생각을 끊습니다.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수 많은 보랏빛 꽃들에 손을 뻗다가, 일어서서 자세를 바로 잡습니다. 살짝 비틀거렸습니다만 곧바로 바로 자세를 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내뱉으며 말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름 모를 바람."
그저 간소한 감사인사. 지금은 그것 말고는 건넬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걱정하는 라임과, 웨이에게 어색한 웃음을 내보입니다. 어디로 가려는 것 같았다는 말이 부정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두 분도 감사합니다. 그..제가 조금 부끄러운 짓을 했죠..?"
그 때 라임의 질문이 옵니다. 소년은, 잠시간 말을 고르다가 천천히 이어나갑니다.
"문과, 그 너머의 세상, 같은 걸까요."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덧붙인 소년은 빙그레 미소짓습니다. 새삼 생각하면 되게 부끄러운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잊혀지지 않아서, 언젠가 그 곳에 발을 내딛고 싶어서, 소년은 그 생각을 끊어냈습니다.
>>622 의념 파장이란 단순히 우리들이 알고 있는 '파장'과는 다릅니다. 의념을 가졌건 가지지 않았건 일정량의 의념 파장을 가지고 있으며 레벨에 따라 방출되는 의념 파장이 강해지기도 하고, 또는 숨기기에 따라 의념 파장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또한 의념 파장이 단순히 개인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라 볼 수 없는 것이기도 한 게 의념 파장은 세계 전체적으로 그 힘이 퍼져있습니다. 그래서 의념 파장의 흐름이 강하거나, 약하거나에 따라 그 세계가 어떤 힘을 우선하는지 알 수 있기도 하고요. 보통 강하다면 마법이나 마나 등의 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하고 약하다면 신앙이나 기계공학 등을 이용하곤 합니다. 도기 코인은 하나만 차감하시면 됩니다.
>>633 [ 안녕하십니까. 국제가디언연합 집행부 소속 가디언 부이반텅입니다. 연락을 드린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구속인 베로니카의 구속 기구의 교체를 위한 협조 요청 차 연락을 드렸습니다. ]
분명 교체까진 시간이 조금 남았던 것 같은데, 하고 빈센트가 고민하던 중.
[ 최근 다윈주의자의 확산세와 빌런과의 우선 접촉을 이유로 현재와 같은 목걸이형 통제 기구의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협회 내부에 있었습니다. 이사회의 의견 결과 현재의 목걸이 형태에서 통제를 위한 나노 머신을 따로 추가하는 것으로 의견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가능하시다면 원하시는 기간과 시간을 말씀해주시면 저희 담당 집행관이 파견될 예정이니. 모쪼록 원만한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648 특별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도기에게 코인 다섯 개를 뜯기고, 강산은 수련장 안으로 이동합니다!
<유웨이> 바람결을 타고 보랏빛 꽃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내려앉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웨이는 잠시 감탄하다가도, 쓰러진 파필리오의 용태를 확인했다. 별다른 이상은 없나? 라임의 무릎 위에 누운 파필리오에게 괜찮아?! 하고 묻고, 눈 앞에 손가락을 갖다댄다. 자, 몇 개야?
"꼭 어디로 가려는 것 같아서 걱정했다고!"
붙잡지 않으면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어딘가로 향해 버릴 것 같았다.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고 생각하며 웨이는 꽃이 상하지 않았나 살펴 보았다. 어쨌거나 희생을 치러 얻은 소중한 꽃이니까.
#꽃을 집어듭니다!
<파필리오> 문을 봤습니다. 눈을 감아 느낀 것은 그것만으로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향하는 문인지 그 너머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살랑이는 나비를 따라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얇게 보인 것은 차마 표현하기 힘든 것입니다. 그것은 세계였습니다. 통로(게이트) 없이 오롯하게 존재하는 어딘가의 무언가입니다. 삼라만상이 호흡하는 개념과 비개념의 장소입니다. 무심코 손을 뻗고 닿지 못함에 아쉬워 할 수 밖에 없는, 어느 의미로는 더할나위 없는 이상향입니다.
헌데, 당신은 누구십니까?
목소리도 눈빛도 말투도 성격도 모릅니다만 저는 당신이 익숙합니다. 저희는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던가요? 먼 과거의 인연입니까? 혹은 아직 오지 않은 것입니까? 저는 알지 못합니다. 홀로 느릿하게 움직이는 애벌레는 무지합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제가 당신이 있는 장소로 가도 괜찮을까요?
그러면, 그러면, 저는 더 나아질 듯한
나아질, 듯한.
ㅡ
소년이 눈을 뜬 건 문이 닫힌 후였습니다. 다소 몽롱한 느낌으로 하늘을 바라보던 소년은 주저앉은 채 바람의 상금 정령을 바라봅니다. 옷에 풀물이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자신이 뭘 하던 것인지 눈치 챈 소년은 얼굴에 붉은 기운을 매단 채 자신을 돕던 두 사람, 라임과 웨이를 바라봅니다. 멍하고 공허한 무표정이 곧 면목 없다는 듯 부끄러워하는 웃음으로 덮어씌워집니다. 바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쉬워 하는 듯한 미풍이 스쳐갑니다. 그가 하는 말을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기회가 있었다면, 기회가 있었다면... 그 말이 계속해서 소년의 머릿속에 휘돕니다. 바람 같습니다. 빙빙 도는 바람 같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생각을 끊습니다.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수 많은 보랏빛 꽃들에 손을 뻗다가, 일어서서 자세를 바로 잡습니다. 살짝 비틀거렸습니다만 곧바로 바로 자세를 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내뱉으며 말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름 모를 바람."
그저 간소한 감사인사. 지금은 그것 말고는 건넬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걱정하는 라임과, 웨이에게 어색한 웃음을 내보입니다. 어디로 가려는 것 같았다는 말이 부정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두 분도 감사합니다. 그..제가 조금 부끄러운 짓을 했죠..?"
그 때 라임의 질문이 옵니다. 소년은, 잠시간 말을 고르다가 천천히 이어나갑니다.
"문과, 그 너머의 세상, 같은 걸까요."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덧붙인 소년은 빙그레 미소짓습니다. 새삼 생각하면 되게 부끄러운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잊혀지지 않아서, 언젠가 그 곳에 발을 내딛고 싶어서, 소년은 그 생각을 끊어냈습니다.
<토오루> "아버지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조금은 볼 줄 아는데, 나중에라도 침만 구해다 주신다면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드리겠습니다. 여긴 약재 캐러 온 거라 침 같은 건 안 들고 와서요."
토오루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뻔뻔스레 대꾸하며 10만원을 내밀었다. 침 놓는 법 같은 건 당연히 배운 적 없지만 적어도 깨끗하게 멸균된 침으로 찌른다고 해서 사람이 죽지 않는다는 사실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거기다 세상에는 플라시보 효과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할머니가 침을 정말로 찾아올지 어쩔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래도 의대생이었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 뿐이라는 건 영 달갑지 않았지만, 의념의 보조가 아예 없는 이상 믿을 수 있는 건 자신의 판단력 뿐이었다.
#착하고 효도 잘 하고 예의바른 총각이라는 인상을 남기기 위한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유리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정말 덥네요! 의념이 없어서 빠르게 갈 수 있는 거리도 천천히 걸어가야 한다는 게 싫어요... 그래도 망념이 차오르지 않으니 다행인걸까요? 음, 다행이라고 생각하죠. 자! 도착했어요. 여기가 핵심 인물의 집인거죠?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생각없이 들어가면 붕괴될 위험이 있어요. 아무리 마을 사람이라 하더라도 갑자기 들어가서 아부지 잘 계시니? 같은 말을 하면... 좀 그렇겠죠? 다른 분들과 합류해보고 싶지만...
"어휴~ 더워라..."
일단 주변에서 지켜봐야겠어요. 잠시 쉬는 건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거예요.
#필광의 집 주변에 멈춰서서 휴식을 취하는 척 하며 주변을 둘러볼게요.
<명진> "에헤이..이것도 나름 가격 친 건데 말이지요?"
실제로 고물상으로서의 지식을 본다면 이것도 나름 가격을 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줌마는 흥정을 시도하네?
사실 그대로 7천원을 줘도 괜찮을 것 같지만...이왕 흥정한 거 좀 더 인심써주듯이 흥정을 하자.
"너무 욕심내지 말고 6천원은 어때요? 우리 사이니까 그렇지 저도 고물상으로서 나름 손해보는 거랍니다? 이 정도면."
이미 공손했던 빈센트의 목소리는 더더욱 공손해진다. 빈센트는 이야기를 경청한다. 통제 수단이라.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인간으로 보려고 했기에, 참으로 듣기 힘든 말이었지만, 그래도 베로니카는 지금은 "통제"가 필요한 단계라 생각한다. 통제 수단... 이 강화된다면 좋지. 빈센트는 대답한다.
"좋습니다."
# "하지만... 통제방식의 변경을 위해 베로니카에게 시술이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은 언제 가능하다고도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빌런과 우선 접촉'한데다가,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크게 입었습니다."
현재는 의념 각성자를 조금 특별한 이웃, 조금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 게이트와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각성한 자. 등으로 생각하는 시선이 늘어났지만 과거의 의념 각성자는 상당히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쉽게 숭배와 열광의 대상이 되기 쉬웠고 그런 말들 사이에서 의념 각성자는 특별하고 대단한 존재다. 하는 말들이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간단한 예시를 들어 처음 검성이 나타났을 당시 사람들은 검성을 영국의 브리튼 신화에 존재하는 영웅, 아서 왕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가 사용하는 검의 이름 역시 아론다이트라는 신화의 무기였으니까요. 그러나 그는 자신을 끝가지 한 명의 인간이라고 주장했으며 자신의 힘과 인망을 이용해 제자들을 키우면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힘은 지키고, 나아가기 위한. 조금 큰 발걸음일 뿐이지 여러분보다 특별하고 대단한 힘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런 그의 제자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그의 의견을 거스른 제자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면서 그는 그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 되죠. 우리는 특별한 존재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특별반 여러분들 모두는 일반적인 의념 각성자보다 뛰어난 힘과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만큼 여러분이 '특별'하다거나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여러분은 특별하고 대단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통용되는 것은, 여러분을 빛내줄 수 있는 다른 이들이 있기에 통용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힘에 가치를 두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가디언다움이나, 그들의 마음가짐을 바라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결정적으로 그 힘을 선하고, 올바르게 사용하길 바랍니다. 오늘의 수업을 들은 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어떤 것일지 한 번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종이 치는 소리) 수업 시간이 마쳤군요. 수업 내용은 녹화하여 특별반 네트워크에 올려두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 인성학, 엘터 더글리온
>>674 " 정령과 관련된 책 말씀하시나요? 정령과 관련된 책 자체는 찾기 힘드실겁니다. 기초적인 정령의 개념에 대해 다룬 책들은 꽤 보았지만 전문적인 자료는 대부분 각 길드의 기밀이거나, 가디언 협회에 있을테니까요. "
사서는 유약해보이는 모습으로, 안경을 천천히 고쳐씁니다.
" 정령과 관련된 책은 왜 찾으십니까? 물론, 찾으시더라도 그런 책은 없겠지만.. 잠시 대화를 어울려드릴 수는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