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 "아. 있어. B급 익스파. 능력은 마그넷트 스페이스. 간단하게 자력을 형성하고 조절하는 그런 능력인 것 같은데."
프로키온은 곧 연우의 물음에 그렇게 대답했다. 한편 예성은 상관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공사의 사장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낸서 통화를 연결시켰다.
"지금은 내부의 통신기도 연락이 안되는 것 같아서. 하지만 그나마 핸드폰 연결은 됩니다. 그러니까 이걸 써주시면 됩니다."
-여보세요! 사장님? 사장님?! 아직 문제 해결이 안되는건가요?! 제발 살려주세요!
이어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것은 20대 여성의 목소리였다. 상당히 당황했는지 목소리 내부엔 겁을 먹은 느낌이 가득했다.
<화연> "저희도 용의자를 파악한 것이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익스퍼와 익스파에 대한 것은 조사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면목없다는 듯, 건우는 뒷머리카락을 긁적이며 시선을 회피했다.
<동환> "사건이 발생한 시간은 지금으로부터 30분 전입니다. CCTV영상이야 저쪽에 가면 볼 수 있지만..도움이 안 될 겁니다. 지하철에 탑승한 사람들이 모두 한 역에서 탄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타고 있던 이도 있고 새로 탄 이도 있으니까요. 거기다가 내부인원은 총 700명이라고 합니다. CCTV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습니다."
유감이라는 듯이 건우는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알데바란> "이미 외부에서 전력은 차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열차는 계속해서 달리고 있어요."
중앙본부도 바보는 아니었는지, 이런저런 방법을 실행해보는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즉, 적어도 열차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였다.
<신> 이내 근처에 있는 직원이 여기로 오라는 듯이 손짓했고 그 직원은 신에게 내부 카메라를 보여주고 있었다. 일단 열차 안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으나 머리와 꼬리 부분의 모습만은 CCTV가 찍혀있지 않았다. 열차 내부는 그야말로 사람들이 가득했고 그나마 마지막 칸이 추가적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아주 조금 남아있었다. 2~3명 정도만이 고작인 상황 속이었다.
허나 한가지 이상한 점이 신의 모습에 비쳤을 것이다. 7번째 칸에서 사람 하나가 쓰러져 있었다. 조금의 미동도 없는, 하얀 백의를 입은 사내는 마치 정신을 잃은 것처럼, 혹은 의식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챙겨주지 않고 그야말로 겁을 먹은 모습은 아무래도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모양인 것처럼 보였다. 아니. 자세히 보면, 그의 몸에서 검은색 연기가 작게 피어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일단 컴퓨터가 있는 곳은 내부카메라가 고장이 난 상태에요.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유우카> "그게..사장의 말에 따르면 내부 통신기가 고장이 난 상태라서 핸드폰으로만 연락이 된다는 것 같습니다. 이상한 점은... 잘은 모르겠지만 내부 카메라로 포착한 것에 의하면, 뭔가 스파크가 엄청나게 튀었다는 말이 있더군요. 허나 땅으로 추락하진 않고 그냥 파직파직파직 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고 합니다. 다만 7번째 차량에선... 뭔가 번쩍하는 것이 더 컸다고 하는데. 그게 고작입니다."
그 이상의 정보는 더 없는지, 건우는 그 정도로 대답을 마쳤다.
<사민> "전력공급은 외부에 있는 컴퓨터로 하고 있고, 그 전기를 이용해서 컴퓨터가 자기장을 형성해 달리는 구조입니다. 허나, 지금은 외부 전력도 끊어진만큼...대체 어떻게 된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적어도 지금은 철로에 외부전력이 공급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물론 지하철 내부는 자체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기에 그것과는 상관없는 모양이었다. 허나, 그것만으로 철로에 전력이 공급되는 일은 없었다.
<애쉬> "내부 강제 브레이크가 있긴 합니다. 승객이라도 그것을 잡아당기면 되긴 하는데..."
-고장이 난 상태에요! 브레이크를 바로 당겼는데 멈추지 않고 레버가 부서져버렸어요!!
겁먹은 내부 기관사의 목소리가 핸드폰으로 전해졌을 것이다. 즉, 적어도 열차를 외부나 내부 시스템으로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는 이야기였다.
한편 애쉬가 능력으로 확인을 해보려고 했지만, 꺼져있는 지하철 내부의 내부시스템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적어도 여기서는 누군가가 특별히 조작을 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허나, 이런 말다툼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게 도입되면, 수많은 실직자들이 나올 거예요! 왜 그걸 이해해주지 않아요?! -기술의 발전이란 어쩔 수 없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네.
<유진> "차라리 거기서 대기하세요. 제가 곧 갈테니까. 마지막 칸이 겨우 비워져있긴 하지만... 거기로 들어가긴 힘들 겁니다. 대신이지만, 다수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어 예성은 대답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슬슬 출발하려는 모양이었다.
<여명> "들으셨겠지만 적어도 지금 현 시스템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태입니다."
예성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그렇게 이야기했다. 이어 들려오는 물음에는 경우에 따라선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대답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나기토>
"일단 저는 안에 700명의 인질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범인에게 다른 요구 사항은 없습니다. 몸값을 준비하지 않으면, 전원 끔찍한 사고를 당하게 될 거라는 것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건우로서도 안의 상황을 확실하게 파악할 순 없는 모양이었다. 범인에게서 특별히 다른 요구도 없는 모양이었다.
한편 예성은 슬슬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면서 자신을 따라온 이들을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물었다.
"여러분들의 도움도 필요하니, 빠르게 확인할 것이 있으면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현장 분들은 다들 그 자리에서 대리해주십시오. 다시 말하지만 모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역시 보이는 건 없댜. 그런데 기술의 발전? 그가 감았던 눈을 뜨고 예성에게 속닥여 정보를 전달했다. 그와 별개로 여성의 목소리에는 겁이 가득했다. 만약 기관사가 범인이라면 수준급의 사이코패스인가, 아니면.. 그는 더 읽을 것이 없는지 고민한다. 그리고 생각 끝에 결론을 내렸다. 그는 사장에게 질문했다.
"혹시 최근에 해당 열차의 기관사와 부상 열차에 관련 된 일로 다툰 일이 있습니까?"
그리고 기억을 조금 더 더듬어보기로 했다. 눈맞춤이 성공한다면 명확하게 그날이 기억나지 않아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읽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