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대기를 하거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 예성이 소라를 데리고 밖으로 나섰다. 둘은 바로 예성의 자리로 향했고, 이어 예성은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빠르게 두들겼고, 소라는 핸드폰을 꺼낸 후에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이어,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스피커 모드로 프로키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프로키온. 지금 사태는 알고 있어? 방금 전에 신고가..."
-미안하군. 나도 방금 파악했어. 조금 바쁜 일이 있어서 말이야. 아무튼 익스레이버 멤버들도 다 있는 거겠지? 그렇다면 바로 설명하도록 하지. 청해시 지하철 4호선이 현 시점 시속 220km로 달리고 있고 속도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모양이야. 덧붙여서 지하철 주변에서 A급 익스파의 반응이 포착되었다.
"CCTV로 잡은 지하철의 모습입니다. 확인해주십시오."
이어 예성이 엔터버튼을 누르자 벽에 붙어있는 모니터에서 CCTV 영상이 나왔다. 아무 것도 없던 컴컴한 지하철 노선 위. 정말 빠르고 순식간에 지하철이 질풍을 가르며 질주하는 모습이었다. 어찌나 빠른지, 그 모습이 비춘건 일순이었다. 이어 지하철의 모습이 잘 보이도록 스탑 버튼을 누르며 예성은 마우스를 이용해 지하철 부분을 가리켰다.
"보다시피 딱히 외부에 붙인 기계 부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잠깐만. 지하철이 그렇게 빠르게 달릴 수 있어? 아니. 달린다면 달릴 수 있겠지만, 기계가 계속 저렇게 속도를 늘려서 버틸 수 있는거야?"
"보통은 조금 힘들수도 있습니다만, 4호선은 최근 도입된 '자기부상열차'입니다. 컴퓨터가 자동으로 자기장을 조절해서 속도를 조절해서 출발하고 멈추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이론적으로는 그 이상으로도 달릴수 있습니다만... 자기부상열차인만큼 만일 속도가 한계를 뛰어넘고 설정된 자기장을 넘어버린다면... 그냥으로는 안 끝나겠지요."
"엄청 위험한 상황이잖아. 아무튼 들으셨죠? 일단 몸값이라는 상황도 있으니 어쩌면 인질극일지도 몰라요. 우선... 예성아. 저 지하철을 멈추려면 어떻게 하면 될 것 같아?"
"그야..컴퓨터로 조절을 한다고 하니, 가장 쉬운 방법은 외부에서 조작해서 멈추게 하는 벙법이 있습니다. 아마 중앙센터에서 조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렇다면 너는 바로 거기로 향해! 그리고 정지시켜! 다른 이들은 일단 근처에 있는 지하철 역으로 향해주세요! 4호선이 향하는 곳이라면.. 바로 이 근처 역이에요! 청해역! 거기로 향해주세요! 혹은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 하는 이가 있다면 거기로 향해도 좋고요!"
일단 소라는 그렇게 지시를 내렸다. 이어 예성은 먼저 가보겠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자동문을 통해 밖으로 나섰다. 다른 이들은 어쩌면 좋을까. 소라의 지시에 따라도 좋을테고 다른 곳으로 가도 좋을 것이다.
일단, 가장 가까운 역으로 이동해서 경과를 확인하는게 최선 아닐까. 판단을 대충 끝낸 여명의 머릿속에, 멋진 생각 (이라기보다는)이 떠올랐다. "...잠깐만요, 혹시 이 지하철이 지나가는 선로 중에 야외에 인적 드문 구간이 있을까요? 혹시나 좀 상황이 위험하게 흘러가면... 사람 적고 움직이기 편한 곳에서 준비해서 막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요. 혹시 모르니까 그런 구간 있으면 알려주세요!" 그 말을 남기고, 여명은 황급히 청해역으로 이동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찍 막을수 있으면 그게 최고니까.
결국 출동이네. 지하철 주변에서 포착된 A급 익스파. 이렇게 A급 익스퍼가 많았나 싶으면서도 몸은 이미 캐비넷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그드라실 팀 제복을 차려입고서 같이 걸려있던 가면을 손에 든다. 출동하기전에 물어볼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바빠보이는 예성씨 앞으로 가서 물었다.
" 혹시, 지하철이 몇량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아십니까? 지하철의 자기장을 조절하는 컴퓨터는 각 차량에 설치되어있는겁니까? 아니면 지하철 선두와 선미의 차량이 전체적으로 조절하는 구성입니까? "
CCTV 화면을 본 사민이 이마를 훔쳤다. 식은땀이 나지 않는데도 그랬다. 분명 저기 안에 내가 있었다면 기절했을거야. 기절했을거야... 흡, 숨을 들이마시며 정신을 다잡은 사민이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았다. 딱히 좋은 머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뾰족한 수는 떠오르지 않았다. 제기랄... 물리 시간에 집중도 좀 할 걸.
"그럼 저도 지하철쪽으로 갈게요. 익스파 반응이 있다니까..."
슬 눈치를 보며 소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범인을 잡으면 제일 좋고, 여차하면 힘을 써서라도 막아봐야할 터였다. 일단 제가 제일 잘하는 걸 하겠다는 말이었다. 겁 먹은 것치고는 현장을 향하는 움직임에는 망설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