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파일럿 여러분들께서 한껏 파티를 즐기고 계시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저 소파 구석진 곳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는 타치바나 아유미가 드디어 희마하게 눈을 떴습니다. 처음에는 실눈으로, 그다음엔 또렷한 눈으로, 낯설다면 낯설은 전술작전부 부장인 유즈키 대령의 아파트 천장을 올려다보던 타치바나 아유미는, 눈을 비비적이더니 조용히 몸을 일으키고 일어나, 소파 오른켠에 내려놓은 가방을 뒤적이었습니다. 무언가를 꺼내려는 듯 싶어보이는 모습입니다. 웬 과자봉지를 꺼내려는 듯 싶어보이시겠지만, 그녀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과자도 초콜릿도 뭣도 아닌, 굉장히 많은 약이 들어있는 약봉지 한 포였습니다.
"..."
타치바나 아유미는 조용히 그걸 부욱 찢더니, 바로 입에 털어넣고, 탁자에 놓인 물을 곧장 머금으려 하였습니다. 눈깜짝할 새 일어난, 굉장히 칼같은 속도로 일어난 일입니다. 꼭 서둘러 먹어야 할 이유라도 있나 싶어보이는 속도입니다.
타치바나가 약을 삼키고 있는 사이, 저 멀리 현관쪽 철문에서 도어락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경쾌하게 누르는 듯한 소리가 몇번 울려퍼지더니, 이윽고 문이 열리고, 포장 음식을 한아름 양손에 한 봉지씩 들고 온 유즈키 사오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나간 뒤로부터 상당히 오랫동안 시간이 흘렀었는데, 아마 가게에서 요리를 포장해오느라 늦은 듯 합니다. 그래도 명색이 파티인데 왜 직접 해 먹지 않느냐 하는 궁금증이 만약에 드신다면, 그냥 직접 사먹는게 차라리 나으리라고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녀왔단다 얘들아~! 늦어서 미안해! 그동안 잘 놀고 있었니? "
사오리는 예와 다를 바 없는 경쾌한 어조로 여러분들께 말을 건네며, 식탁에 봉투를 올려놓습니다....
그건 정말로 좋은 일일까? 반문하듯이 툭 내던진 말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냉랭한 어조였다. 어째서지. 힘들면 언제든 말하라는, 마치 기대라는 듯한 말에 대한 반응? ...그만두자. 자기분석따위. 제대로 관련 학문도 배운 적 없는 내가 자기를 분석한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호의는 고맙지만 할 이야기는 없어. 아마 앞으로도 없을 거야.“
>>852
냉랭하게 말한 다음 시선을 돌리자 소파에서 졸고 있던 쪽이 눈을 뜨는 게 보였다. 잠에서 깬... 타치바나였던가? 타치바나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과자도, 음료수도, 다른 것도 아닌 약봉지였다. 그것도 내용물이 많이 들어있는. 다급하게, 그야말로 칼같은 속도로 그 많은 약들을 삼키는 것을 보고 잠시 말을 잃었다. 대체... 뭐야 그거...
"...먹을래?“
슬그머니 탁자 위에 놓여있던 것들 중, 카라멜을 하나 집어 타치바나 쪽으로 내밀며 말했다. 약을 먹고 나면 입이 쓰니까, 이런 거라도 먹는 게 좋지 않을까.
>>853 -라고 하기가 무섭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보호자 대리인이자 이 집의 주인, 유즈키 씨였다. 양손 가득히 봉투가 가득하고,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포장해온걸까? ...재료를 사온 쪽이 아니라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청소하면서 봤던 싱크대의 참상을 더는 떠올리고 싶지 않으니까...
이건 또 예상 외의 답변인데. 차라리 '나 단 거 싫어해'라던가 '카라멜 말고 사탕이 좋아'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니. 오늘자로 두 번째 '띠용'이다 진짜.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타치바나를 보다가 다른 카라멜을 집어서 손수 포장을 뜯었다. 천천히, 보고 따라할 수 있게.
"아... 뭐... 이렇게 뜯어서 먹으면 돼. 약처럼 넘기지 말고 입안에서 천천히 녹여서. 씹으면 이에 달라붙지만, 씹어서 먹어도 딱히 상관은 없어.“
그렇게 말하면서 포장을 벗긴 카라멜을 건넸다. 벗기는 걸 옆에서 봤으니 다음엔 스스로 할 수 있지? 뭐 어쨌든, 근데 정말로 먹어본 적이 없는 건가? 아니면 놀리는 건가... ...놀리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아니면 한가득 챙겨먹는 약도 그렇고... ...장기입원? 병원에 오래 있다보니 간식도 제한당하고... 그래서 먹을 줄 모른다던가.. 그렇구나.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 어디가 아픈 건진 모르겠지만, 아직 약을 많이 먹는 걸 보면 다 나은 것도 아닌 것 같고... 혹시 카라멜 먹으면 큰일나는 거 아니야 얘?
"저기... 혹시 당뇨나 식이제한이 있다던가 아니지? 먹으면 안 된다고 들은 것중에 카라멜이 있다던가 그런 건 아니지?“
괜히 내가 준 카라멜 때문에 다시 입원하게 된다던가 목숨이 위험해진다던가, 그런 건 진짜 절대 사양하고 싶은데요! 간절함을 담아서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862 "...뭐어, 쓰러져도 이어서 싸울 수 있는 인력이 있다는 점은 나쁘지 않지.“
한 명이 져도 나머지가 계속 싸울 수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면 혼자가 아닌 게 다행이긴 하지만.하지만 나 혼자 싸워서 이겼다면, 아버지는 나만을 봐주지 않았을까?
"그쪽이야말로, 경험자라고 해서 무리하다 쓰러지진 말라고.“
>>863 "음... 그... 네... 감사합니다. 좋네요.“
지나치게 짜고 자시고 간에 그.. 아니.. 아닙니다. 떠오르려는 참상을 다시 깊은 곳으로 밀어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돈가스와 볶음밥, 먹기 편하고 이런 자리에 어울리는 음식이지. 양은... 괜찮을까. 요리미치, 덩치가 크니까 많이 먹을 것 같은데. 모자라진 않을까... 내가 좀 적게 먹으면 되려나?
"그럼 접시 가져올게요, 사람 수대로... 일회용 수저 있나요? 아니면 수저도 챙겨올까요?"
>>872 작지만 확실하게 들린 탄성에 속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 카라멜은 맛있지! 그래도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뒤늦게 알레르기 반응이 온다던가 그런거라면, 엄청난 죄책감으로 반쯤 죽을 자신이 있어...
"맛있다니 다행이긴 한데... 으음... 뭐 아무튼, 상관없나.“
병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진짜 안 먹어본 거라서 그런거라고 하니... 뭐라고 더 말을 얹기도 미묘하지. ...뭐, 괜찮겠지. 자기가 아니라고 하니까. 그닥 먹을 일이 없었다는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하긴 하지만, 굳이 물어볼 사항은 아니겠지. 실례가 될지도 모르고.
>>878 앗, 내가 찾아오려고 했는데...! 라고 손을 뻗기도 전에 이미 주방으로 유즈키 씨가 사라졌다. 이어서 들리는 우당탕 소리. ...어쩐지... 해탈할 것 같아... 이제...
"아.하.하.하. 다행이네요. 정말.“
먼지가 엄청나게 쌓여있어... 써도 되는 걸까... 포장된 거니까 써도 되겠지... 내키지는 않지만 쓰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나저나 이렇게 먼지가 쌓이려면 대체 언제적 물건인거야 이거. 그러다가 어째선지 요리를 추가로 하겠다는 요리미치의 말에 '진짜냐'라는 얼굴로 돌아봤다. 그리고 도와줄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유즈키 씨의 말에 경악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 아, 아니↗이↘?! 유즈키 씨는 이미 저기! 많이 사오셨으니까! 앉아서 조금 쉬시는 게 어떨까요? 아, 그래! 냉장고에 차게 식혀둔 맥주!! 밖에 많이 더웠죠? 지금 가져올테니까 한 잔 하시는 게 어때요??"
>>888 어라? 맥주가 아니라 콜라? 어쩐지 필사적으로 보이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할뻔했다. 왜...지...? 친척 아저씨는 식사 때마다 반주로 한 캔 정도는 가볍게 하셨던 것 같은데. ...유즈키 씨, 의외로 술을 별로 안..좋아할 리가 없겠지. 이렇게 가득인데. 하지만 어째선지 콜라를 달라고 하고 있으니. 뭐, 상관없나.
"네네. 시원한 콜라네요. 네 여기요! 앉아서 느긋하게 쉬세요, 유즈키 씨.“
냉장고에서 막 꺼낸 시원한 콜라. 이건 못참지. 뽀득거리는 소리가 나게 닦아뒀던 잔과 함께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제발. 이걸 드시면서 쉬시고 주방엔 가지 말아주세요...
사오리는 나츠키가 건네는 콜라를 받고 무척 기분이 좋은 듯한 얼굴로 식탁 앞 의자에 앉아 콜라를 들이키었습니다. 탄산을 마시든 맥주를 마시든, 능숙하게 원샷을 하려 시도하는 것으로 보아 애초에 어느쪽을 마시던 다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굉장히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사오리는 식탁에 잔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아이고어떡하지, 그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일어서야지...! "
타카기의 말을 듣고 사오리는 이런 말을 꺼내며,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였습니다. 굉장히 유감스럽게도, 나츠키의 유즈키 사오리가 주방에 못 가게 하려는 시도는 실패한 듯 싶어보입니다....
>>889 "다 되었니? 그래, 내가 간단다! "
사오리는 종종걸음으로 일회용 접시들을 가지고 가며 타카기에게 건네려 하였습니다. 안이 좀 패인 것으로 보아하니 삼겹살조림을 담기엔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정도 접시면 충분하니? 다른 걸 가져다줄까? "
방금 맥주....아니 콜라를 마신 영향인지, 사오리는 굉장히 해맑은 얼굴로 타카기를 향해 물었습니다....
>>894 안!!!돠!!!!!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솔직히 이 자리에 나만 있었으면 외치고도 남았다. 아니, 나만 있었으면 외칠 이유 자체가 처음부터 없었겠지만!! 으아아 안돼요 하면서 붙잡지도 못하고 그저 나는... 나는... 주방으로 사라지는 유즈키 씨의 뒷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아냐... 그래도 요리는 요리미치가 다 해놨겠지... 유즈키 씨가 요리를 하는 게 아니니까 괜찮겠지? 제발...
"...인생... 덧없네...“
주방쪽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진짜... 아니.. 짜증보단 허탈하다 이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결국 실패했네요... 하하... 차라리 주방에 가라고 부추길걸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