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는 말에 사민은 숨을 느릿하게 내쉬며 주먹을 꼭 쥐었다. 아싸, 그러면 2인 부터 주문 가능한 부대볶음을 시켜야겠다. 작은 머리통으로 온갖 생각이 교차했다. 직장에 밥먹으러 오는건지 일하러 오는건지 월급 루팡이 여기있다.
"좋네요! 제가 알아온 맛집이 있어요. 가보셨을까요? 여기 바로 옆에 XO 부대찌개 집이 그렇게 맛있대요. 기본으로 계란 후라이도 나오더라고요."
그러니까... 생판 모르는 인터넷 리뷰어들이 그랬다. 평점이 무려 사점팔! 이것까지 말하면 너무 인터넷에만 의존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그것까지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를 보더니 의기양양해하는 모습이란. 연우가 척척 잘 받아주니 사민 나름대로 편하게 느끼고 있었나보다. 아까보다 한결 표정이 펴졌다. 그도 잠시 사교성 없는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자신의 말과 행동을 곱씹어보는 것이었다. 계단을 내려오는 걸음걸이가 느려졌다.
"호옥시 다른 곳 가고 싶으시면 알려주세요. 으음... 전 상관 없어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부대찌개가 먹고 싶은 티를 그렇게 팍팍 내더니 이제는 또 상관 없댄다. 변덕이 심해서가 아니라 걱정이 많아서 그렇다. 사민의 소심한 성정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제야 사민이 우물쭈물 연우를 곁눈질해보았다. 표정을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노트북은 왜...?"
사민의 시선이 잠시 가방에 머문다. 밥 먹으로 갈때 보통 노트북을 챙기나? 다른 사람들을 살펴보았는데 그런 기색은 없어보였다.
친절한 이웃 컨셉의 경찰이라... 의외로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장난기 넘치는 성격이나 수다스러운 성격도 조금 닮았고, 무엇보다 이유모를 친근함 같은 것도 그녀에게서 느껴졌으니까.
...아니면 이 친근함은 같은 출신이라 느껴지는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긴 하지만 조금은 나태해져도 좋지 않을까. 그런 공간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파라다이스란 개념이 조금 끔찍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그에게는 아니었다. 그는 약과 당근은 커녕 병과 채찍만이 가득한 세계에서 시간을 보냈기에, 그것이 왜 문제인지 알지 못 했다. 뭐, 사실 어느정도는 알 것도 같았지만... 하여튼. 그는 무심결에 그런 파라다이스란 세상에 동경을 품고 마는 것이었다.
"도발인데."
지금 이렇게 웃는 것도 도발인데. 라며 빠안히 얼굴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빙글거리는 얼굴이 이렇게나 얄밉기는 또 처음이었다. 친구라면 당장 볼을 꼬집으려고 했겠지만 아직 그런 장난을 칠 정도로 가깝지는 않으니까... 다음을 기약했을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네가 먹었으면 나도 먹을 수 있을게 당연하잖아."
티스푼을 잡은 듯 손을 내미는 키라를 보며, 살짝 퉁명스레 말한다. 괜히 키라의 손을 가볍게 툭툭 건드려보기도 하고? 어쩐지 고양이가 냥펀치를 날리는 느낌에 가까웠을까... 꽤나 커다란 고양이었지만.
"아니, 아니. 매운 건 정말 사양이야..."
그가 사색이 되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미 매운 것은 한국에서 충분히 겪으며 고생한 경험이 있던 그였다. 이미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그는 괜히 더 아픈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Picrewの「Creador de personajes」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5onnGCtKt6 #Picrew #Creador_de_personajes 다들 픽크루 올리셔서 저도 요로코롬~ ^__^ 자 이제 다른 분들도 픽크루 주세요 아시겠죠?
귀찮은 일은 질색. 음식을 먹기 위해 집을 찾아서 가는건 그녀의 성미와 맞지 않았습니다. 미소를 짓고 당신을 바라보던 그녀는 스마트폰을 꺼내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보며 그녀는 속으로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죠. 이런식으로 알아서 해주는 사람은 싫어하지 않습니다. 그냥 맞장구쳐주면 일이 순탄하게 풀리니까요.
"지금 딱히 먹고싶었던건 아니지만, 선배가 말하는거 들으니 먹고싶어서요."
기대시켰잖아요? 그녀는 넉살좋게도 분위기를 맞춰주며 당신을 보며 미소지었습니다. 사람의 성격을 잘 읽지 못하는 그녀로서는 당신의 성격이 그냥 변덕이 좀 많은 성격인가 싶었을뿐. 아예 웃거나 아예 찡그리는게 아닌 표정일수록 그녀는 더 읽기 어려워했습니다.
"아~ 식사하면서 조금 할 일이 있어서요."
급한건 아니라 그냥 느긋하게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그녀는 가볍게 답한뒤 당신의 발걸음을 맞춰 따라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