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 머릿속에 줄세워져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연우가 한줄 위로 올라갔다. 이미지 좋음. 전세계에 연우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미지가 격상되었달까. 작은 사무실에서조차 세계를 논할 수 있는게 사민이다. 정말로... 단순했다. 사민이 조금 더 분석적이고 대화를 나눈 시간이 늘어난다면 당장의 이미지가 바뀔지도 모르겠다만 저 어리버리해보이는 얼굴을 보자니 그럴 일은 요원해보였다. 멍청해보인다는 소리다.
"저 그러면 이따가 점심시간에 봬요. 그러니까..."
사민이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시계를 확인한다.
"2분후요!"
연우에게 (매우 짧을) 이별을 고하며 사민은 프린터쪽으로 걸어갔다. 1분이라도 점심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괜히 조급해진다. 탁탁 보고서를 한데 모아 스테이플러로 찍는다. 수직으로 반듯한게 마음에 든 모양인지 손끝으로 툭 튀어나온 부분을 꾹꾹 누르기를 잠시, 종종걸음으로 사라졌다. 늦는다고 허둥된 것 치고는 일찍 나왔다. 당연하다. 제출하러 왔다갔다하는 시간이 2분이나 걸릴리가 없지 않은가.
자리에 돌아온 사민은 책상정리도 하고 손톱도 만지고 시계도 무려 3번이나 확인했다. 그럼에도 시간은 몹시 느리게 흘러갔기 때문에 사민은 또 다시 책상을 정리하고 괜히 타자도 쳐보고 파일 정리도 조금 하고... 12시다. 사민은 목을 쭉 내밀고 주변 사람들을 살폈다. 사민은 이곳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자리를 비울 배짱이 없었다. 누군가 밥 먹으러 가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사민은 연우를 훔쳐보았다. 일에 집중한 것인지 아니면 딴생각을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밥 먹을 시간이라며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비우는 동안 사민이 조용히 연우에게 다가가 물어본다.
"혹시 점심으로 부대찌개는 조금 부담스러울까요?"
비밀을 전하는듯 조심스럽다.
//늦었.다...... 답레와 함께 갱신할게요 ^~T 해야할 게 있어서 텀이 조금 늦을 것 같아용...
"저처럼 S급 이상의 익스퍼들은 기존의 익스파를 뛰어넘은 익스파. 오버익스파를 다룰 수 있습니다. 그것을 사용하면 가능해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기존의 익스파를 뛰어넘은 익스파인 오버익스파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들어봤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금시초문일지도 모른다. 허나 예성은 일단은 그에 대해서 더 설명하진 않았다. 단지 그런 것이 있다고 이야기할 뿐. 잠시 생각을 하다 소라 역시 가지고 있다는 말을 살며시 덧붙일 뿐이었다.
"시도해본 적은 있지만 제 익스파로는 불가능했어요. 어떤 기술력이 사용이 된건진 알 수 없으나, 거기에는 다른 익스파가 간섭하는 것을 막아놓은 것 같으니까요. 물론 제 큐브 웨폰은 제 익스파가 등록이 되어있으니 가능하긴 하지만요. 하지만 딱히 바꿀 생각은 없어요."
오히려 지금의 경찰봉이 편하다는 듯이 예성은 가볍게 팔을 휘두르며 경찰봉을 휘두르는 자세를 취했다. 허나 자신의 익스파로도 완전히 뚫을 수 없다는 것이 있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지 아주 작은 한숨을 내쉬며 괜히 혀를 차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월급루팡의 의미가 아니길 빌겠습니다. 아무튼 혹시나 필요한 훈련장이 있으면 나중에 제 책상에 관련 내용을 적어서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보고 검토 정도는 해야하니까요. 정말 아무거나 다 만들어주면 큰일 날지도 모르고. 이를테면... 불바다로 이뤄진 훈련장 같은 것은 곤란하잖습니까."
물론 그런 극단적인 사태가 있을 거라고는 예성도 생각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예시를 들었을 뿐. 뒤이어 예성은 화연을 바라보면서 주제를 살며시 바꿨다.
"그러고 보니 화연 씨는 훈련을 하러 온겁니까? 퇴근 시간이 지난 후에, 여기서 누군가를 보는 것은 소라 선배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감정이 없다기보다는...그냥 자기 이야기를 잘 안하는 것 뿐이지만.. 어쩌면 비슷할지도 모르지요!
이따가 점심시간이라. 이미 2~3분 남은걸로 기억하지만 그녀는 그저 미소를 짓고 있었을뿐입니다. 그리고 곧 이어 시계를 확인하며 2분간의 이별을 고하는 상대방에게 그녀는 어깨를 으쓱인뒤 가지고 온 장치를 빠르게 설치해뒀습니다. 보고서를 내러가는 당신을 살짝 봤던 그녀는 그냥 겉치레로 한 말이 아니었을까. 기대를 하면서 남은 시간동안 얼마 안 되는 휴식을 가졌습니다.
"흐음"
당연히 돌아오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고. 남은 시간을 기다리는 당신을 한번 본뒤 다시 서류로 눈을 돌렸습니다. 으음- 식사를 하면서 일을 하는건 상관없겠죠. 노트북을 챙긴 그녀. 당신이 다가오는걸 미리 확인하고는 미소를 띄웠습니다.
"아뇨? 괜찮아요."
태연하고 신경쓸 필요 없다는듯.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부대찌개도 괜찮다고 답했습니다. 애초에 음식에 대한 기호가 없기도 해서 정말로 뭘 먹든지 크게 상관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 좋아하니까요. 하지만 비밀 이야기라도 하듯 조용히- 다가와서 물어보는 모습은 뭐 보는 입장에서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래도 꽤 거슬리는 타입의 인간은 아닌거 같다 생각하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죠.
"그럼 갈까요?"
일단은 업무모드. 그녀는 지갑과 노트북이 든 가방 정도만 챙겨서 일어났습니다. 다소 사람들이 남아있긴 했어도 그녀에게는 아무런 관계없는 이야기였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