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2 해인주도 안녕하세요....!! (꼬옥) 좋은 밤이에요....!! 리부트 시기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전 느긋하게 가면 올해 말이나 내년쯤에 개장하려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빠른 개장이라서 조금 놀랐어요... ㅎㅁㅎ 하지만 시기 자체는 12월 초가 좋은 거 같아요...! 연말이랑 월초는 정신 없을거라... 12월 초반부가 좋아요. <:3
>>667 저의 의사 >:3... 사실 이번년도가 끝나기 전까지 남은 바쁜 일들이 꽤 있어서요. 올해가 지나면 맡고 있는 것도 많이 내려놓으니 조금 숨통이 트이겠지만, 그 전까지 자칫하면 문하주를 너무 기다리게 하거나 지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약간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문하주는 어떤가요?
새삼스레 모노톤이라고 꺼림칙할 필요가 있을까. 이 소년은 원래 이렇게 모노톤이었다. 흰 머리, 회색 피부, 온 몸의 색소가 그리로 몰렸나 싶을 정도로 시커먼 눈동자, 흑백 컬러조합의 트랙탑과 트레이닝 팬츠까지. 다만, 팔자에 없었을 잠깐의 한여름이 그를 스치고 지나간 흔적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여름이 지나고 찾아온 가을의 태양은 정말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짧았다.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오래간만에 맞이한 오늘의 끝이 물컥물컥 다가오고 있었다.
문하는 생각하고 있었다. 새슬은 자신의 여름이 되어주었으되, 자신은 새슬에게 그런 것을 해줄 수 없고 그런 것이 되어줄 수 없다는 것을. 이것은 불평등하기 그지없는, 어느 한 쪽도 구원될 수 없는, 언젠가 끝날 관계라는 것을.
다만 이번에는 놓치기 싫었을 뿐이다. 욕심을 내어, 한 명의 사람으로써 누군가와 생동감있는 행복을 나누고 싶었을 뿐이다. 그랬을 뿐인데 이번에도 잘 안 된 것 같다. 그야 당연하다. 산산조각으로 분질러져 있던 그의 마음으로는 걷지도 못할 텐데 감히 뛰려고 했으니.
발을 내딛은 마룻바닥은 아무 것도 놓여있지 않다는 듯이 차갑기 그지없다. 18세의 신진대사 왕성한 청소년이 몇 시간을 누워있었던 바닥이라기엔 어색한 온도다.
쿠션을 안겨주고, 이불을 어깨에 둘러주는 동안 문하는 별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었다. 다만, 잠들어있는 소년의 눈에 눈물이 한 방울 배어나온다. 그의 몸에 남아있었을 얼마 안 되는 온기가. 이불이 덮이자, 그는 자세를 약간 바꾸어 조금 더 웅크렸다. 각도가 약간 바뀌었을 뿐인데, 그의 얼굴에 어두침침한 그늘이 뒤덮여 이목구비도 분간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잠시 뒤인가 한참 뒤인가, 나직이, 어두침침한 그늘 속에서 나직이 귀에 거슬리는 쉰 목소리가 울려나온다.
>>671 글쎄요 :0.. 사실 제 의사만으로 결정짓기에는 힘든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아무리 기다리는 데에 일가견이 있다고 해도 그게 계속 반복된다면 지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I.. 제 입장은 어느정도 밝혔고, 이제는 문하주의 솔직한 생각이 어떤지를 듣고 싶어요. 저번에 말씀하셨던, 문하주가 이끌고자 했던 문하의 캐릭터성과 관련해서도.. 이대로 새슬이와 함께 가게 되었을 때 혹여나 문하주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이 계속해서 스트레스와 고민이 된다면 그것도 큰일이니까요.
솔직히 나는 말야, 새슬이와 함께하면서 바뀌어가는 문하의 캐릭터성이 고민은 되었을지언정 스트레스는 아니었어. 생각보다 환해져가는 모습이 내 손에서 벗어난 것 같아 어리둥절하면서도, 이게 내가 아니라 문하 스스로가 원하던 거겠지, 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기분이 좋기도 했으니까. 정확히 어떤 고민을 했냐면, 그렇게 유순해진 문하가 과연 새슬주에게 재미있는 플레이 경험을 안겨줄 수 있는가야. 너무 개복치 살처럼 맹맛이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거든. 그래서 새슬주의 의사를 계속 물어봤었던 거고. 요컨대 지금 두 가지 문제가 서로서로 꼬리를 물고 있는 상태라고 할까...
>>676 저는.. 처음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끝까지 달라지지 않는 캐릭터성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특히 다른 캐릭터들과 교류하고, 관계를 쌓아 나가고, 그로 인해 영향을 받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판 특성상 더더욱이요. 그 과정에서 캐릭터성이 변화하게 된 것으로(문하의 경우에는 자극적인 맛이 조금 빠졌죠) 단순하게 재미 있고, 재미 없고를 결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연플 대상 캐릭터이니만큼 더더욱이요. 게다가? 저에게는 오히려 좋아. 개이득입니다. 이런저런 모습의 문하를 볼 수 있으니까요(에바).
어... 결론은.. 어떤 모습이든 문하는 문하고, 변화하면서 그 자신의 이야기도 진행되어 갈 거에요. 그리고 새슬이도 영향을 받아서 변화해 가겠죠. 새슬이가 나중에 지금의 모습에서 변화해 조금 다른 캐릭터성을 가지게 된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그 때의 새슬이는 문하주에게 즐거운 플레이 경험을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나요? 되려 여쭤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3
>>677 지독하게 사람을 괴롭히는 캐릭터성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네... 오히려 나로서 말하자면 새슬이의 변화도, 두 사람의 변화도 계속 같이 지켜보고 싶은 쪽이야. 여전히 초콜릿처럼 씁쓰름한 부분이 있을 수도 쓴 부분은 달아나고 달게 될 수도 있겠지. 새슬이와 문하의 앞날을 바라보는 건 두말할 것도 없이 내게는 즐거운 경험이자 소중한 일일 거야.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고.
새슬주도 그렇게 여기고 있는지가 두려웠을 뿐이야. 혹시 문하가 새슬주에게 어떤 짐으로 지워지는 게 아닌가 싶었거든..
>>672 좋아요~~~~~ >:3 교풍이 자유로운 점이 시트 짜는 데 활용하기 편해서 좋다고 여겨졌거든요. 해인이 선생님 된 모습... 이런 저런 과목 생각해보는데 지금 제 머릿 속을 스쳐간 과목과 같은 과목일지 다른과목일지 궁금하네요. <:3 궁금하지만 질문은 안 할거예요! 궁금함보다 리부트 시트 스레에 올라올 해인이 시트보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요 ㅎㅁㅎ...!
연호주랑 시아주도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3
>>688 앗... 연호주도 텀이 짧은 편이 아닌 게 오히려 더 좋아요 ㅎㅁㅎ...! 전.. 빠를 때도 있고, 느릴 때도 있고 그때그때 좀 다를 것도 같네요. 음~~ 1:1 스레 세우는 건 12월 10일 이후로 하고 지금은 제목만 정하는 게 나을까요? <:3 지금 두통이 좀 있어서... 어장 이름이 생각이 안 나지만... <보름달 뜨는 밤에> 라는 제목이라거나... 왠지 만월이나 달이 들어가는 제목이 어울릴 것 같단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3
두통이 있어서 글이 정리 안 되서.. 오늘은 늦게까지 어장에 못 있을 것 같구... 8ㅁ8 레스 확인은 내일쯤 할 거 같아요. 다들 좋은 밤 되세요...!! >:D
12월 10일이라면 그때까지 14일이나 남아있는걸. 이벤트 한번 할 시간이잖아? 강요할 의도는 없고, 경아주의 현실 스케줄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시간이 썩 모자라지는 않은 것 같은데~ 얼마 전에 책을 하나 읽었는데 책에서 그런 말이 나오더라. 포기는 상시판매 메뉴지만 시도는 기간한정 메뉴라고.
>>707 문하주도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확실히 문하주의 말처럼 아직 시간이 좀 남긴 했죠. 멋진 말씀 감사해요. 그리고 그 말씀이 옳아요, 시간은 흘러가면 되돌아오는 법이 없으니까요... 그러니 일상을....구한다면 하실 분이 있으실까요? 일단은 팻말이라도 세워놓을게요, 편한대로 찔러주세요.
어두운 그늘 속에서 작은 물방울이 소년의 얼굴에 길을 그리는 것을, 새슬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자신이 감히 손을 뻗어 그것을 거두어도 되는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얼마 가지 않아 소년이 몸을 웅크려 그 얼굴도, 눈물도, 다시금 어둠속에 녹아들 듯이 되었을 때. 그때에서야 도망친 것을 다시금 가만히 후회했을 뿐이다. 멍청이.
어둠 속에 웅크린 문하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어쩐지 지금 붙들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새슬이 한참을 달싹거리다 마침내 선택한 것은, 소심하게 그의 손 끝을 붙드는 것 뿐이었다.
"...그럼."
쉰 목소리. 기분 탓인가. 가슴 한 구석을 싸르르한 느낌이 맴돌고 지나가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렇지 않은 것 마냥, 항상 대답하듯이 그렇게. 잘 잤어? 좋은 밤이야. 일부러 별 것 아닌 인사를 건네며 희미하게 웃었다. 어둠 속에서 너의 눈을 찾으면 너는 맞춰 줄까. 초록빛 눈동자가 천천히 그늘 속을 더듬는다.
그 이후로는 어찌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서, 한참을 그대로 소년의 얼굴만 뜯어보고 있었다. 너는 아직도 울고 있나, 아니면 방금 그 한 방울이 마지막 눈물이었나.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어쩌면..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이후로 변해갈 상황들이 그저 싫은 것일지도 몰랐다. 도망치는 것을 후회했으면서 또 다시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무언가로부터.
손 끝을 꼭 움켜쥔다. 그 손이 새하얀 콘크리트 바닥처럼 차갑다. 새슬이 별것 아닌 인사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 건네자, 그의 머리 옆에 나동그라지듯 놓여있던 나머지 손 하나가 움직인다. 덜커덕 하고 스포츠 손목시계가 땅바닥에 굴러떨어진다. 손은 손목시계를 뒤로하고 조심스레 다가와 새슬의 이마를 더듬어본다. 창백하고, 차다. 사람의 몸이 원래 이렇게 차가웠던가? 그의 몸은 원래 이렇게 차가웠었다. 그는 손을 뗐다.
그의 눈을 찾을 수가 없다. 그가 이쪽으로 눈을 맞추고 있는지 어떤지도 모르겠다. 어느 것도 분간이 안 된다. 저 그늘 아래 어디에 눈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달 아래를 가리키는 이름을 지닌 소년은 달 아래에서 얼굴도 들지 못했다.
다만, 그늘 아래서, 두려움을 태연한 웃음 뒤로 숨기고 뒷걸음질치려고 하고 있는 새슬을 보면서 씁쓸하게 생각했을 뿐이다.
확실히, 자신은 새슬에게 그 어떤 것도 되어주지 못했노라고. 감옥에서부터 구해주지도 못했고, 슬픈 일이나 괴로운 푸념 같은 것을 들어주지도 못했고, 진심을 안겨줄 곳이 되지도 못했다고. 도망칠 곳이 되려다 도망칠 것이 되었다고.
새슬은 문하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감추고 너무 많은 것을 아끼고 있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함부로 뭔가 보여주고 뭔가 베풀어주기에 아깝다는 마음도 이해한다. 그에게 그만한 가치가 없으니까. 애초에,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원치 않는 삶이었고, 떠맡겨진 인생이었다. 붕괴한 것들을 보면서 자라난 인생이었기에, 그는 그 스스로에게 어떤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평범한 다른 이들과 같은 삶을 살지는 못하리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그런 결여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하고, 나약한, 그 무엇도 바꿀 수 없는, 그저, 그렇게 살다가, 부식되어, 망가지고, 부러져서, 가라앉고, 부스러져, 잊혀질.
그런 주제에 누구를 구하겠다고. 누구와 함께 행복을 누리겠다고.
방 한구석의 쓰레기통에 노랗게 반짝이는 무언가가 처박혀 있다.
이대로 손을 짚고 일어서면, 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쓸모없는 존재, 존재라는 말도 아까운 존재라는 사실만을 다시금 깨우침받고, 너를 다시 감옥으로 놓아보내어주어야만 한다.
"죽, 다시 데워올까."
그늘 속에서 쉬어 바스라져버린 목소리가 가만히 새어나온다.
"가기 전에 뭐라도 먹어야지. 아직 열이 있는데."
열이 있을 리가. 열은 진작에 가라앉았다. 열을 잃어버린 손이 더 이상 열을 똑바로 재지 못하게 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