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 홍현은 약학부실에서 슬슬 히터를 틀지 말지 고민중이었다. 날씨가 슬슬 쌀쌀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쌀쌀해서 그런지 기온이 애매해서 그런지 왠지 아무것도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이럴때는 머리가 돌아가도록 당을 보충해야 할 것이다. 홍현은 자신의 가방에서 딸기맛 사탕이 들어간 통을 꺼내 먹으려고 했다.
"이럴때는 딸기맛 사탕이..ㅇ..어? 어디갔지?"
책과 약들이 들어있는 가방 안에서는 통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아까 낙엽을 보며 학교 화단에서 딸기주스나 마실까 하고 가방을 열었던게 생각났다. 이렇게 한눈 팔때가 아니라며 다시 가방을 들고 약학부실로 왔지만 아마 그때 한눈을 제대로 판 모양이다.
"아.. 이..이런, 바깥에 두고 왔나보다.."
오늘도 실험복을 입은채로 급하게 화단으로 향한 홍현은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보면서 참 많이도 떨어졌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쪼그려 앉은 분홍 머리 소녀가 있었다. 왠지 궁금증이 생긴 홍현은 조심히 다가가 말을 걸었다.
구워먹을 게 없긴 해도 구워먹지 않아도 되는 과자는 있지,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 생각이나 하려던 아랑에게 여기서 뭐하고 있냐는 소리가 들렸다. 조심스럽게 말 거는 티가 역력하게 느껴졌기에 아랑은 그다지 놀라지 않고,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았다. 복도에서 종종 마주쳤으니 같은 학년이라고 여겨지는,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눈에 익은 소녀가 보였다.
“ 책갈피가 될 낙엽이 있나 보고 있었어~ 맘에 드는 낙엽이 없어서 딴 생각에 빠지긴 했지마안. ”
애교 있게 웃어보이며 아랑이 대답했다. 손에 들린 낙엽들을 사르락 흔들었다. 아랑의 손에 들린 아주 모양이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예쁘지도 않은, 애매한 크기와 색감의 낙엽들이었다.
“ 책갈피용이라기보단 쓸어 모아서 고구마나 밤 같은 거 구워먹고 싶어지지. 구워 먹을 게 아무 것도 없지만 말이야~ ”
가을이라 그런가 괜히 식욕이 도는 걸까? 맘에 드는 낙엽을 못 찾았지만, 누가 말을 걸어준 건 괜히 좀 기쁜 것 같기도 해. 아랑이 홍현을 보며 빵긋 웃었다.
가을 느낌도 나고. 땅바닥에 떨어진 낙엽 중에는 마음에 차는 게 없었다는 게 유감인 일이다. 낙엽 책갈피란 말에 관심이 갔던지 낙엽 더미를 보는 소녀를 보며, 저 애도 예쁜 책갈피에 관심이 가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 낙엽 더미 모아서 태우는 거 보면, 왠지 아무 것도 안 구워 먹는다는 게 아깝지 않아~? ”
재밌는 이야기라는 말에 빵긋 웃는다. 공감해주는 홍현을 보며 역시, 가을은 배고픈 계절이 맞아. 라고 하며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말하던 중에 원래 용건을 떠올린 걸까? 딸기맛 사탕이 들어 있는 통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 사탕 봉지가 아니라 통에 든 거면 고급스러운 비싼 사탕인 거야아? ”
그런거면 잃어버리면 아깝겠다. 작은 성냥갑 크기를 묘사하며 뚜껑이 은빛이고 사각형이라는 말에 아랑은 뭔가 떠오른 듯이 아, 작게 깨달은 소리가 났다.
“ 은색으로 반짝이는 통 같은 거 저기서 봤어~ ”
사탕 통이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은색 뚜껑이 있는 통이 흔히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건 아니니까.
“ 이쪽이야~ ”
안내하듯 말하고 화단 쪽으로 총총 걸어갔다. 다시금 쪼그려 앉더니 여기쯤이었던 것 같은데, 라고 중얼거리며 낙엽 위를 손으로 살살 쓸었다. 바람이 몰고 온 낙엽에 잠시 묻혀 있었단 홍현의 사탕통이 모습을 드러냈고, 아랑은 그것을 주워 손으로 살살 털어낸 후에 홍현에게 내밀며 방긋 미소했다.
>>574 염치 없지 않아요! 와주셔서 기쁜걸요 >:D 어서오세요 경아주! 아랑주는... 바쁘게 지내다가 11월 말까지는 여유로울 것 같아요 <:3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어져서 그런가 이런 저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리부트 생각을 하면서도 말 꺼내기 어려워서 고민만하고 있다가 관전러 분이 말을 꺼내주셔서 오늘 이야기하게 되었네요.
>>576 >>577 안녕하세요, 아랑주. 오랜만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보게 되니 기쁘네요! 여유로워지셨다니 다행이네요. 저도 사실 이런저런 생각이 든 지는 좀 오래 된 것 같아요...이제서야 말이 제대로 나온 거고.... 예쁜 말씀 감사드려요, 아랑주. 그러면 마음의 짐을 좀 덜고 이야기해볼게요. 리부트...설정은 매력적인 어장이니 아예 갈아엎고 리부트를 한다면 잘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지금 상황을 지속한다고 해서 다시 어장이 살아나기는 힘들어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리부트는 좋은 의견이라 생각해요. 일대일이야, 저는 연플도 없었고 하니 뭐라 말하기 그렇고...
>>580 앗, 경아주도 이런 저런 생각든지 시간이 좀 되셨군요...! 이제서야 말이 나온거지만, 그래도 덜 바쁜 타이밍에 나온 이야기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예쁜 말씀이라고 해주시니 뭔가 쑥스럽네요 ㅎㅁㅎ
맞아요. 설정이 매력적이니까 리부트 하는 편이 어장을 활성화? 시키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살아난다기보다 가라앉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었구요... 일대일은... 저는 연플러기도 하니까 연호주의 의견을 소중히 듣고 싶어서 지금은 말을 아껴보려구요. <:3
>>583 해인주도 어서와요! >:D (쓰담) 오늘 홍현주랑도 경아주랑도 해인주랑도 동접할 수 있어서 좋네요 ㅎㅁㅎ....!! 오랜만이에요 다들... >:3
직접 만든 책갈피가 좋은 추억이 된다, 왠지 문학적인 생각이다. 아랑이 푸스스 웃었다. 홍현이 주운 낙엽은 좀 부서져 있었지만, 좋은 추억이라는 이야기가 먼저 오간 덕에 뭔가 그럴싸해 보이기도 했다. 떨어지는 낙엽을 따라 시선이 팔랑팔랑 내려갔다가 홍현의 말에 다시금 올라간다.
“ 딸기 사탕 좋아하는구나. 뭔지 알 것 같아~ 좋아하는 음식은 비싼 음식이 아니어도, 내겐 특별한 거니까아. ”
비싼 사탕과도 같다는 말에 뭔지 알 것 같아서 아랑이 고개를 살짝 주억거렸다. 사람에겐 특별한 음식이 다 따로 있는 법이니까. 소녀에게는 딸기 사탕이 그런 ‘특별한’ 음식이 아닐까 싶었다. 밝아진 표정, 기쁜 얼굴을 보면서 아랑은 아까 사탕통을 발견한 게 참 잘한 일인 것처럼 느껴져 뿌듯하게 웃었다.
“ 금아랑이야~ 2학년 1반이구! ”
“ 너도 같은 2학년이지이? 가끔 복도에서 봤어~ 나도 네 이름 궁금해애. ”
넌 이름이 뭐야? 라고 묻는 쪽보단 궁금하다고 묻는 쪽이 더 좋겠지이. 생각한 아랑이 빵실거렸다.
제대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게 정말 많이 고마워 보여서 아랑은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방긋 미소했다. 명찰에 보여준 이름을 읽었다. 2학년 3반이라고 말해주는 것도 들었고. 고마움의 표시라며 주는 사탕을 받아들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오래 낙엽들을 만진 손이라... 아랑은 약간 먼지 같은 것이 묻은 자기 손을 보여주며.
“ 손이 조금 더러워져서 그런데 먹여줄래~? 같이 찾아주면 고맙구우! ”
아, 하고 입을 벌렸다. 홍현이 먹어주면 냠 받아먹을 것이고, 먹여주는 게 좀 그렇다면... 그냥 입을 다물고 배시시 웃었겠지. 이제 막 통성명했는데 먹여달라고 하는 건 좀 그런가 싶었지만, 손이 조금 더러운 걸 어쩌겠어. 먼지 묻은 손으로 먹는 것보단 먹여주는 편이 훨씬 나았다. 도와준다면, 그래서 두 명이 찾는다면 예쁜 낙엽 하나쯤은 찾을 수 있겠지이.
“ 딸기맛 음식뿐만 아니라 그냥 딸기도 좋아해? 나, 생딸기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라서~ ”
말하며 활짝 웃는다. 딸기맛 음식 좋아하는 사람은 대체로 생딸기도 좋아하는 법이라, 좋아하는 과일 들어간 음식으로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홍현이 넣어준 사탕을 입안에서 조심히 굴렸다. 음, 맛있다, 이거. 만족스러운 표정이 된 아랑이 딸기맛이라면 감기약까지 좋아한다는 말에 조금 놀랐다. 그거 호불호 갈기는 건데, 딸기맛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거구나. 만약 이 아이에게 선물할 일이 생기면 딸기맛 과자면 실패할 일 없겠다.
“ 맞아 봄이 빨리 지난 게 아쉬워~ 그래도 요샌 겨울에도 딸기가 잘 나오니까 가을이 지나가면 또 딸기를 잔뜩 먹을 수 있을 거야. 왠지 겨울에 편의점에 가면 딸기 들어간 신제품이 많이 나오더라구. 딸기맛 나는 영양제도 좋아할 거 같네에, 그 과일맛 종합 비타민! ”
딸기 맛이라기엔 다른 과일 맛도 섞여있지만, 덧붙이며 홍현의 옆에서 낙엽을 뒤적거리며 작게 웃었다. 예쁜 낙엽을 찾은 건 아니지만, 혼자 뒤적거리는 게 아니니까 뭔가 좀 즐겁다~
“ 으응, 아무래도 내가 가질까 싶어~ ”
다른 줄 사람이 있느냐는 말에 고민하나 싶더니, 내가 가질까 싶다는 말을 한다. 다른 줄 사람... 하니까 여러 사람이 떠올랐던 탓이다. 경아 언니도 낙엽 책갈피가 어울릴 것 같고, 해인이 선배도 주면 좋아할 것 같고, 진짜 빨간 단풍잎을 찾으면 그건 연호가 생각날 것 같다.
“ 예쁜 여러 개 찾으면 다른 사람도 주겠지마안, 하나 밖에 못 찾으면 그건 내가 가지는 게 나을 것 같아~ ”
>>605 남자 학생회장이든 여자 학생회장이든 매력 뿜뿜일 거예요! :D !! 원래 연플 맺기 전에는 비서... 라는 직업을 염두에 두고 비서학과 보낼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호텔 후계자(오빠)의 비서인 것이죠... :3 지금 아랑이는 비서학과가 아니라 경영학과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경영학과 졸업하고 나서 뭘 할지가.... :Q..... 하다가 퍼뜩 게스트하우스 운영하는 아랑이가 떠오르네요.... :3 호텔 관련 쪽으로 가면 호텔리어나 호텔회계팀 근무 있긴 하지만요... <:3 비서 안 하고 그냥 회계팀 근무쪽으로 가도 괜찮으려나... 라는 생각도 들고... 왠지 생각할수록 고민이 되는데요....ㅋㅋㅋㅋㅋ 일반 기업으로 가면 마케팅쪽에서 일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랑이가 현재 직업삼고 싶어하는 게 없어서 어케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3 고3 때 뭔가에 꽂혀서 지금 염두에 두고 있는 (경영학과 or 비서학과) 학과와 다른 학과로 가서 지금 떠올리지 못했던 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도 있고... 예~전에 이야기 한 것처럼 선생님이 아니라 영양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