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셜록이 그래서 주변사람들한테 미움을 샀던 거니까요~ 단순한 단서에 따른 추리만으로 그 사람의 동향을 파악한다는거, 틀리면 몰라도 맞아떨어지면 속을 들킨거 같아서 찜찜하거든요~ 음... 근데 뭐, 이 바닥에선 흔한 일이잖아요?"
표정이야 딱히 변하지 않은 당신이지만 미묘하게 심통난듯한 얼굴이나 말이 마치 담배피다가 선생님에게 들킨 학생처럼 어딘가 찔리는듯한 느낌이 묻어나왔다. 애초에 그걸로 뭐라 할 생각도 없고, 자신의 앞에서 대놓고 줄줄이 피우지 않는 이상은 그녀도 무어라 할 생각이 없었다. 물론 행여라도 그런다면 곱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지만,
"요즘같은 시대에 취향 존중 안하면 큰일나잖아요~ 음... 지금같은 경우엔 그정도로 중요하다기보단, 뭐... 그냥 인사치레로 한 얘기니까요!"
물론 어느 누구라도 뒷골목에서 나오는 사람에게 '여, 담배 좀 피고 왔는가?' 라는걸 인삿말로 쓰진 않겠지만,
"에이~ 다 식은 햄버거 먹어서 뭐하게요~ 꽁쳐뒀다 야식으로 먹는거면 몰라도~ ...아, 심야라도 햄버거는 배달되지 참? 한국이 이래서 편리하다니까요~"
쉽게 햄버거를 넘기지 않으려는 자신의 철통방어에 아쉬운 기색을 보이던 그가 제안을 해오자 그녀는 살짝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음~ 딱 봐도 배고프신거 같은데, 차라리 지금 같이 버거집을 가는게 낫지 않나요? 뭐 약간 이르긴 한데 슬슬 저녁 먹을 시간이기도 하고~ 어차피 뭐 안드셨으면 가자구요~ 따뜻할 때 먹는게 최고니까요? 특히 치즈버거라면!"
그럼 지금 봉투에 담아둔 것은 뭐냐, 라고 묻는다면 그녀는 주저없이 '비상식량'이라고 할 것이다.
"그래도 굳이 이것도 드시겠다면~ 흠... 말리진 않지만요~"
당신을 향해 빙글거리는 웃음은 장난끼 많은 꼬마아이가 나뭇가지에 커다란 벌레를 꿰어놓고 눈앞에서 휘적거리며 겁을 줄때의 표정과 꼭 닮아있었다.
서가 있는 건물 4층에는 범죄자들을 제압하기 위해서 일종의 트레닝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기본적인 업무를 다 마치고 굳이 할 것이 없을 경우에는 이곳에서 트레이닝이나 훈련을 할 수 있었다. 딱히 훈련을 하거나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4층을 누가 쓰고 있는 이가 있을까 생각하며 소라는 사무실에서 나온 후, 일하고 있는 이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며 4층으로 올라갔다.
닫혀있는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동환의 모습이었다. 보아하니 꽤 훈련을 하고 있는 것 같았기에 방해가 되면 안된다고 느끼며 그녀는 우선 잠시 지켜봤다. 익스파를 훈련하는 것인지, 혹은 육체적인 것을 훈련하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으나 괜히 방해가 되어서 좋을 건 없었으니까.
그렇게 바라보다 잠시 쉬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이자 그녀는 근처에 있던 정수기에서 물 한 컵을 받은 후에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고개를 올려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가볍게 말을 걸었다.
"단련하는 중이었나봐요? 일단 물 한 모금 마시세요. 딱 물 먹기 좋은 타이밍일 것 같은데."
자신을 바라보며 훈련을 하러 왔다는 그 말에 그녀는 고개를 가만히 도리도리 저었다. 애초에 지금은 훈련보다는 그냥 전체적으로 지켜보기 위해서 찾아온 것에 가까웠으니까. 물론 훈련을 안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아니요. 그냥 전체적으로 다들 어떤 상태인지 보려구요. 일하는 것을 체크하거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지휘자가 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꽤 트레이닝을 한 모양인데 업무는 다 한 거 맞죠? 트레이닝을 하는 것에 특별히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업무를 게을리하면 나중에 예성이가 혼낼지도 몰라요."
괜히 장난스럽게, 밝은 목소리롤 이야기를 하며 소라는 가만히 안쪽으로 더 걸어가며 잠시 주변을 바라봤다. 확실히 시설면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단체 훈련을 하거나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하나 그건 또 나중의 이야기였다. 일단 지금은 당장 움직여야 할 일은 없었으니까. 물론 지켜보는 사건이 있으니, 그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어 그녀는 그것에 대해선 말을 아끼기로 했다.
"하지만 너무 무리는 하지 말아요. 언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까요. 몸이 튼튼하다고 해도 익스퍼와 대치하면 그런건 아무런 의미가 없기도 하고요."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좋으나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하라는 의미를 담아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뒷짐을 지며 좀 더 안 쪽으로 걸어가며 가만히 방 안을 살펴보다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일단 시설면으로는 문제는 없어보이네요. 다음에 예성이와 둘이서 훈련을 하러 오던가 해봐야겠어요. 일이 없을때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