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아니라면 누구도 되지 못할 영웅 [나기토]. 그 자는 물드는 하늘과 거친 바람을, 웅장한 대지와 물을 사랑했습니다. 물러설 수 없습니다. 나를 바쳐 세상을 구할 수 있다니 싼 값이 아닌가요. https://kr.shindanmaker.com/chart/1028700-eb82bf0f3f7a7e2e23dd7a80a9b06fbfe8f8790a #shindanmaker #영웅이_되었다 https://kr.shindanmaker.com/1028700
situplay>1596321070>967 싱크홀.. '내 집만 안 무너지면 되는데' 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았을까?🤔 며칠 전에 계약 했는데 국가에서 보상도 안해줄 느낌이고..그 다음으로는 익스퍼 짓이면 손해배상금 청구 예상 금액을 생각해볼 거고..익스퍼씨 누군지는 몰라도 X됐구나 생각하고..(?) 본인이나 팀원의 안전보다는 돈 문제로 심란해지지 않을까?
situplay>1596321070>971 😶 본인이 낡고 지쳤다+현재 팀내 최연장자다...는 너무 뻔한 이유고. 자신은 고작 아저씨에 불과하니까 기대를 갖지 말라는 뜻이 깔려있다고 봐. 유능한 형사니 뭐니 하는건 과거의 산물이고 은퇴하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기대를 받고 싶지 않을 거야. 이름을 숨기기에는 아저씨라는 호칭이 딱이기도 하고.
멋대로인 돌발행위. 왼쪽 뺨에 흉터를 남기고 만 그때의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가 된 후, 예성에게 주어진 것은 징계였다. 정말 운이 좋아서 어떻게 잘 해결되었기에 망정이지. 인질이 죽기라도 했으면 어쩔뻔 했냐는 호통에 예성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경찰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었기에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출동하는 일 없이, 아니. 정확히는 주어지는 일 하나 없이 그저 대기를 하며 예성은 책상에 앉아있었다. 꼬우면 사직서를 내고 꺼지던지. 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 예성은 눈을 감고 입술을 살짝 깨물다가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만둬야하나.'
분위기가 영 좋지 못했다. 어쩌면 제 착각일지도 모르나, 계속해서 들려오는 듯한 환청같은 목소리에 예성은 괜히 손을 올려 뺨을 긁적였다. 허나 그 손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바로 근처에 앉아있던 소라에게 붙잡혔다.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소라를 바라보며 예성은 무슨 일이냐는 의미가 내포된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소라는 빤히 예성을 바라보며 단번에 힘을 줘 그를 일으켜세웠고 서 옥상으로 끌고 가듯 앞으로 나아가려했다. 허나, 아주 당연하게도 소라는 제자리걸음만 할 뿐이었다.
"...아니. 갈테니까 그렇게 안하셔도."
...
서 옥상에 올라오자 조용한 공기가 둘을 맞이했다. 기분전환이라도 시켜주려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예성은 아무런 말 없이 소라를 바라봤다. 어느 순간, 손목을 놓아주고 앞으로 걸어가던 소라는 발을 멈추고 뒤로 돌아 예성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녀는 설명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익스레이버에 대해서. 정말로 많은 정보가 입에서 흘러나왔고 예성은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익스파 범죄를 전담하는 팀. 익스퍼가 차후 시간이 지나면 공표될거라는 말. 적어도 일 년 동안은 팀 멤버를 스카웃할거라는 말. 이런저런 일로 바쁘게 될 거라는 말. 참으로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예성은 곧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솔직히 믿기지 않는군요."
그게 그의 첫 감상이었다. 익스퍼의 존재를 밝히겠다는 말도, 익스파 범죄를 전담하는 익스퍼들로만 이뤄진 경찰 팀을 만들겠다는 것도. 허나 소라는 자신이 아는 바, 이런 말을 거짓으로 고할 이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는 믿었다. 그녀가 말하는 것을. 그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솔직히 난 네가 필요해. 네 정보조사능력이라던가, 너의 S급 익스파라던가. 내 보좌로서 네가 필요해. 하지만 솔직히 강력하게 권하진 못하겠어. 너는 그때, 익스퍼 범죄자에게, 정말로 더러운 술수를 쓴 그 녀석들에게 죽을 뻔 했으니까.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넌 죽었을테니까. 그러니까 거절해도 좋아. 솔직히 최대한 그런 녀석들과 안 얽히고 싶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어."
"......"
죽을 뻔 한 순간. 결국 제 뺨에 흉터를 진하게 남겨버린 그때 그 순간을 떠올리자 절로 예성의 손이 자신의 뺨으로 향했고 흉터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만약 저 팀에 들어가게 된다면, 자신은 좋건 싫건 범죄자 익스퍼들과 부딪히게 될테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저런 위험한 일에 휘말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렇기에 저는 그 스카웃에 응하고 싶네요. ...누구보다 그 위험성을 알기에 더욱 말이에요."
"괜찮아? 정말로?"
"...오히려 스카웃해줘서 감사해요. 선배. 김에 선배에게 진 빚을 은혜로 갚는 셈 치죠 뭐."
그럼에도 예성에겐 그 스카웃에 응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자신과 비슷하게, 정말로 공포를 겪었던... 자신에게 있어서 정말로 소중한 존재가 다시는 두려워하지 않길 바랬기에.
그가 경찰이 된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특별하지 않은 이유에 따라 그는 선택했다. 위그드라실에 들어가기로.
청림은 계급주의를 싫어했다. 뭔가 좀 꼰대 같잖아. —너 어디가서 그런 거 솔직하게 말하지 마라? 언젠가 친구와 그런 이야기를 했더란다. …물론 누가 내 앞에서 깍듯이 예의 차려주는 건 좋긴 하지만. 기억 속 청림은 그리 말하며 술잔을 홀짝였다.
청림은, 잠시 웃음을 터트리다 사과를 건네는 상대를 향해 느릿히 시선을 돌렸다. 그리곤 별 의미 없이 작게 따라웃었다. 어색할 때는 웃는 게 최고거든. 청림은 떨떠름한 상황에서도, 그닥 내키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색한 상황에서도 아하하 의미 없이 웃으며 종종 그 상황을 모면하곤 했다.
" 맞네. 나쁜 놈들은 이미 다 감옥에 처넣어놨으니까. "
상대의 속도 모르고 청림은 와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상대는 가볍게 던진 말일 뿐인데 술기운에 웃음보가 활짝 열리고 말았단다. 청림이 느릿히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찬찬히 웃음이 멎어들자, 제 물잔 위로 냉수가 차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 어… 글쎄… "
…스카웃 되어서 왔다고 하면, 좀 깨려나. 청림이 잠시 입술을 달싹였다. 고민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평소 정의감이 넘치는 인간은 아니었다. —내게 주어진 이 특별한 능력으로, 세상을 구하겠어!— 하며 열정에 찬 독백을 내뱉는 주인공도 아니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는 조연 1 정도의 사람이었다. 주인공의 사건에 영향을 받아 물살이 바뀌는 그정도의. 경찰의 꿈을 가지게 된 것도, 스카웃에 응해 위그드라실 팀에 온 것도, 진짜 주인공의 영향에 의해 인생의 물살이 바뀌었을 뿐.
" 지원한 계기라기 보단… 멋있잖아요. 그리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얼마 없고. 누군가… 뭐, 국가가 나를 원한다면 난 기꺼이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거든요. "
내가 해야할 사람이라면, 해야죠. 식당의 직원이 물병을 가져와 그녀의 앞에 놓았다. 청림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물잔 위로 냉수를 따르며 시선을 옮겼다.
" 이 경장님은, 경찰이라는 직업이 어떤 거 같아요? "
난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청림이 냉수를 마시다 어깨를 으쓱였다. —받는 대우 치고는 개고생이긴 하지만. 그녀가 당신을 보며 장난스레 피식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