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과는 무관한 이야기예요 . 스쳐지나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 선생님께 부탁드릴 일은 단순하니까요 . 정말로 단순한 이야기예요 . 무신경한 폭력에 거체를 유린 당해 씻을 수 없는 부상을 입은 제 이드를 대신해서 - 저를 보호해주시길 바래요 . 선생님이 해주실 일은 이게 전부예요 "
진절머리나게 강한 저스티스였다 . 녀석이 있다면 대부분의 적은 손쉽게 격파할 수 있을 터다 . 일부 예외가 되는 상황도 - 당신의 판단에 저스티스가 따라주기만 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 . 이번처럼 저스티스가 제멋대로 폭주하여 문제를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 이 사막에 당신의 적이 될 수 있는 존재는 두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저스티스를 얼마나 잘 다뤄낼 수 있느냐 . 이것이 관건이었다
소년 - 미드 나잇은 자신의 말에 순순히 따라주는 당신이 수상한지 - 신경쓰이는지 몇 번이나 당신을 곁눈질 했다 . 때문에서겠지 . 당신이라는 사람을 보다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미드 나잇이 먼저 운을 떼었다
당신의 반응에 미드 나잇의 어깨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 당신이 자신의 예상을 벗어나주기를 기대했으려나 . 기대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소년은 무겁게 - 무겁게 어깨를 짓눌렸다
" 저는 신입이니까요 . 아직까지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더 많아요 . 메어리 씨 ... 랬나요 . 유감스럽게도 제가 아는 이름은 아니네요
... 그리고 먼저 하신 질문에 대답을 드리자면 ...
있답니다 그런 조직이 . 이렇게 말하는 저도 직접 두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믿지 못했지만요 . 그도 그럴 게 ... 저희 이미 죽었잖아요 ? 죽어서도 살아서처럼 대장 노릇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 정말 대단하신 분이에요 . 어르신은 . 어르신께서는 ... 죽은 뒤에도 살아가려고 하시는 분이에요 "
당신의 말에 미드 나잇이 무어라 대답하려던 찰나에 - 일이 벌어졌다 . 미드 나잇과의 대화에 지나치게 집중했던 걸까 . 아니면 저 짐승이 자신의 기척을 지우는 일에 능숙한 걸까
뭐가 됐던 당신은 저스티스를 꺼낼 때를 놓쳤다
미드 나잇이 거대한 팔에 낚아채이는 광경을 두 눈 뜨고 바라봐야만 했다
당신에게 대답하기 위해 턱을 움직이던 미드 나잇은 갑작스레 바람 주머니를 누르는 심상치 않은 압력에 차마 언어를 완성하지 못하고 괴성을 지르며 땅에서 떨어져갔다
" 히에엑 ! 선생님 ! 바라만 보시지 말구요 !!! "
저대로 쥐어 터뜨릴 생각은 아니었나 . 미드 나잇을 손에 쥔 파리 머리의 거인은 멀뚱멀뚱 소년을 바라보기만 했다 . 파리 머리의 거인 - 녀석은 깡마른 체격이었지만 신장에 있어서는 당신이나 저스티스 이상이었다
당신이 아는 단위로 잰다면 삼 미터는 넉넉히 넘을 키 . 보기에는 단순히 앙상한 팔다리도 - 덩치가 덩치다보니 각각이 근육으로 엮은 채찍을 보는 듯 했다 . 대충 휘두르기만 하더라도 맞는 자에게는 치명적이겠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는 먼저 미드 나잇을 납치한 솜씨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 탁 트인 사막의 철도 위를 걷는 당신과 미드 나잇이었다 . 어떤 차폐물로도 가리지 못할 덩치가 별안간 어떻게 나타났느냐 .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 익숙하다면 익숙하게도 모래 아래서였다 . 모래를 가르고 나타나는 것은 저 녀석만의 전매특허는 아니겠으나 인체를 모방하면서도 저만한 빠르기를 과시하다니 비상한 재주가 아닐 수 없다
녀석은 미드 나잇을 손아귀로 낚아챈 수 초 사이에 나머지 신체를 모래 밑에서 꺼내보였다 . 만만한 상대는 아니겠지
무의미하게 퇴적되어가기만 하던 모래가 일어서며 당신의 분노를 받든다 . 흉측하면서도 기괴 . 기괴하면사도 음침한 짐승 이상의 짐승이 당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 천 개의 바늘로 자신을 치장하며 가공할 힘이 깃든 네 개의 다리로 땅을 박차는 당신의 정의 - 녀석은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표적을 명확히 알았다 . 한 쌍의 보라빛 눈동자는 거기에 비치는 모든 것에 적대하며 도전할 셈이었다 . 당신 또한 이를 바란다면 - 저스티스는 시위를 떠난 화살이 되어 표적의 살을 찢겠지 . 이것은 당신에게도 - 저스티스에게도 처음 겪는 현상이었다 . 당신은 자신과 저스티스의 사이에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여느 소환 때는 보이지도 - 느껴지지도 않던 그것은 당신으로 하여금 저스티스를 움직일 수 있게 했다
득달같이 적을 향해 달려드는 저스티스 . 전 체중을 실은 돌진은 험지를 달리는 전차를 연상케 했다
예리하게 선 수 백의 바늘이 서슬퍼렇게 빛나며 마창 기사의 기세로 적을 꿰기 위해 몸을 누이니 실수로라도 저 앞에 서고 싶은 사람은 없으리라 . 저 파리 머리라도 그럴 것이다
본의 아니게 저스티스를 상대하게 된 파리 머리는 저스티스를 쫓는답시고 공연히 빈 손을 휘두르다 손등에 바늘을 찔리는 부상을 입었다 . 바늘이라는 표현이 부상의 심각성을 각인시키기에 부족하다면 열 자루의 창에 동시에 손등을 찔렸다 설명하겠다 . 이에 파리 머리는 격정적으로 반응하며 불에 댄 것 마냥 펄쩍 뛰었다 . 이를 아프다는 말로 무성의하게 설명한다면 파리 마리에게 실례려나
덩치에 비해 과민한 반응이기는 했다 . 이는 다르게 말하면 저 저스티스에게 빈틈을 드러냈다는 말이기도 했다
저스티스가 저 멀리 날아가 모래 구덩이를 만들지 않았다면 무방비하게 빈틈을 드러낸 파리 머리에게 치명상이라는 이름의 교훈을 새겨줬을 텐데
파리 머리의 맨살에 열 자루의 고통을 선사한 저스티스였다 .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 이상의 일도 거뜬히 해낼 수 있을 것이 저스티스였다 . 기회만 주어진다면 -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저스티스가 밀려난 이유는 명료했다
파리 머리가 휘두르는 팔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 저스티스의 간격 밖에서 저스티스보다도 빠르게 후려쳐왔다
저래서야 제아무리 저스티스라도 정면으로 맞서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지 않나
광대처럼 우스꽝스럽게 날뛰어도 덩치가 바로 힘이기에 모래 먼지가 일며 바르게 이어지던 철도가 휘어졌다 . 이대로 덤벼서는 태풍에 맞서는 우행이 될 것이다
재차 당신이 명령을 내리자 수북이 쌓인 모래를 떨치며 저스티스가 자리서 일어났다 . 털과 모래 바닥이 완충제의 역할을 해냈는지 저스티스는 파리 머리에 비해 이렇다 할 외상이 눈에 띄지 않았다 .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되겠지 . 저스티스가 심기일전해 투기를 키우기 시작하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파리 머리는 치솟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녀석은 자신의 분노를 전신에 팽창한 혈관으로 직관적으로 드러냈다 . 분노의 화살이 향하는 대상은 당연 저스티스였다
" .. 우엑 .. "
이렇게 서로 대치하는 사이에도 미드 나잇은 파리 머리의 손에 쥐어져 있었으니 - 행여나 흥분으로 파리 머리가 미드 나잇의 존재를 잊기라도 했다가는 대참사가 벌어지겠지
당신이 저스티스에게 내린 지시는 언뜻 보기에는 합리적으로 보였지만 미드 나잇의 안전을 염두한 것은 아니었다 . 당신은 다소 지나칠 정도로 짜증이 나 있었다
당신이 이를 깨달았다면 명령을 철회했을지도 모르지 . 파리 머리가 먼저 대치 상태를 부수자 저스티스는 먼저 지시받은 대로 녀석의 주위를 횡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 파리 머리의 팔이 빠르다지만 관절의 구조적 한계라는 것이 있다 . 녀석이 아무리 팔을 빠르게 꺾어도 사각으로만 네 다리를 뻗는 저스티스를 추격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 당신의 생각대로 저스티스는 한 팔로 상대할 수 있는 만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방이 제법 오래도록 이어졌다
저스티스의 잔상이 흐리게나마 보인다 싶으면 여지없이 모래 바닥이 폭발했다 . 저스티스와 파리 머리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서로의 목숨이 오가는 술래잡기를 계속했다
저스티스가 원하는 대로 파리 머리의 다리를 노리기 위해서는 감속을 할 필요가 있었다 . 파리 머리는 저스티스가 태세를 전환하는 순간 발생하는 타임랙을 노려 팔을 날렸다 . 기회를 잡았다 싶을 때마다 억지를 부려 들어오는 공격에 저스티스는 매번 다시 자리를 박찰 수 밖에 없었다 . 저스티스를 요격하기 위해 파리 머리는 근육이 찢어지는 - 상응하는 무리를 해야만 했다
찰나라도 안이하게 판단을 했다가는 서로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 자명했다 . 하지만 표면 장력에도 한계는 있으니 - 먼저 무너진 것은 파리 머리였다 . 녀석의 반응이 한 박자 늦었다 . 험하게 부린 팔이 말썽을 일으켜 더는 녀석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 마침내 선명해진 승리로의 외통수 . 파리 머리의 다리를 분지르기 위해 저스티스가 멈춰서는 모습이 - 당신의 눈에도 똑똑히 보였다
샤를로테는 특별한 반응이 없었지만 누에로 가려진 자그마한 금발의 아래에서는 합리성을 중심으로 몇 겹의 생각이 돌고도는 중이었다. 머리 잃은 흑표로부터 느꼈던 공포는 한 경희의 말을 긍정하기에 설득력을 갖고있었다. 하지만 모습을 감추고 다가올 위험이 이 두 사람이 아닐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아줌마는 유령이랑 같이 움직여도 괜찮은가요?"
누에로 둘러진 동그란 형상이 한 경희를 똑바로 향했다. "나는 죽었어요. 유령이에요." 이것은 먼저 동행을 제안한 한 경희를 위한 말, 그리고,
"나와 같이 가면 언니는요? 여기서 작별이에요?"
소녀는 누에에게 고맙다고 하지도, 동행을 제안하지도 않았다. 한 경희는 둘째치고 소녀가 동행을 거부할지 모르는 일이다. 샤를로테 또한 말수가 적어 본질을 파악할 수 없는 소녀가 썩 달갑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677 불친절한 동행인이과 함께 했을 때에도 좋은 점은 존재한다. ...아직 론멕 데이드림 본인이 그 장점을 찾는 것에는 실패하고 있지만 말이다. "...물이 거꾸로 흐르는 게 가능하다면, 생각보다 더 다양한 것들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한편 이렇게 불친절한 상대에게 지지 않고 말대답을 하는 론멕도 대단했다. "세상에 전능 같은게 가능할 리 없죠. 애초에 너무 강하면 낭만이 없기도 하고!" 물론 말을 하다가도 무시하고 가는 오필리아를 놓칠 뻔한 일도 비일비재했지만. "여러모로,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해보는 거죠 저는. 실망을 미리 할 필요도 없고... 그런데 걸음걸이 정도는 맞춰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체력 안배를 해도 모자랄 판에 씨알도 안 먹힐 항의를 하는 론멕. 힘내어라 론멕!
이 때까지만 해도 당신의 전략은 잘 먹혀드는 것처럼 보였다 . 하지만 잘 드는 칼일수록 위험한 법인지라 당신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 됐다 . 주의 깊게 시시각각 변모하는 전투를 바라봐야만 했다 .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야만 했다 . 이를테면 - 당신과 파리 머리 사이에 존재하는 암묵의 규칙이 깨질 때를 대비해야만 했다 . 시위를 손에서 떠나보내기 전에 말이다
저스티스의 당황이 당신에게까지 전해졌다 . 하기사 - 고집스럽게 사용하지 않던 남은 한 팔이 하필이면 이 때 자신을 향해 떨어지리라 어떻게 생각했겠는가 . 공격 태세가 완연한 저스티스는 이미 자신의 행동을 무르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러 있었다 . 미드 나잇의 비명은 분명 저스티스의 바늘에 찔리게 될 자신을 애도하기 위함이겠지
소년의 작은 눈이 마지막으로 비추는 것이 저스티스의 모습이라니 .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으나 파리 머리 또한 자신의 행동을 무르기에는 이미 늦은 뒤였다
아이 특유의 과감한 생략법 - 비약적인 언어 구사 능력에 한 경희는 당황한 눈치였다 . 자신을 유령이라 칭하는 소녀 샤를로테를 바라보며 이게 대체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한참을 어렵게 생각하던 한 경희는 일상이 되어 희미해진 자기네의 처지를 기억해내곤 아 - 하며 탄성을 터뜨렸다
" ... 피차 비슷한 처지란다 ?
아줌 .. 마도 아가씨랑 별반 다르지 않아 "
저렇게나 거부감을 드러낼 거라면 손윗사람 행세는 관두는 게 어떨까 싶은데 한 경희는 고집스럽게 스스로를 아줌마라 일컬었다 . 한 경희는 스스로 수치를 무릅쓰는 한이 있더라도 샤를로테에게 자신의 무해함을 강조하려 애썼다 . 이를 탐탁케 보지 않는 소녀가 한 경희를 강렬하게 쏘아보지만 어찌나 무신경한지 이를 눈치채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샤를로테가 소리를 낸 후에야 한 경희는 소녀의 존재를 기억해냈다 . 팔짱 낀 채 저 비상식적인 신발로 요령 좋게 용케 한 발만으로 균형을 잡는 소녀 . 저 편이 비쳐보이는 갈색 머리카락은 면사포를 연상케하나 부드러운 것은 저 뿐인지 소녀의 눈매는 대면 베일 것처럼 날카로왔다 . 누에가 가려 앞을 보지 못하는 샤를로테라도 소녀의 심기가 편치 않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보란 듯이 불편함을 조장하는 소녀였기에 샤를로테의 신경이 약하다면 잠시도 함께 서있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 아니 ... 뭐라 해야지 이게 ... 아 ! 아가씨에게 누에가 나에게는 저 아이야 . 이름은 우티스라 하는데 ... "
애처롭게도 한 경희는 이러한 상황을 스스로 중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 정말이지 알량한 믿음이다
시간을 잰다면 콤마 몇 초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 당신이 이 찰나의 사이에 먼저 뱉은 말을 수습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 실제로 당신이 입 밖에 소리를 냈을 때는 벌써 상황이 종료된 뒤였다
그래 - 저스티스가 당신의 안에 맺힌 뒤였다
파리 머리는 회심의 카운터가 빗맞은 것에 의아해하며 주위를 살폈다 .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저스티스가 보일 리 만무하니 - 격양하여 날뛰어도 자신만 허무해졌다
파리 머리가 뛰어드는 저스티스를 노릴 요량으로 지면보다 높게 팔을 뻗었기에 저 손에 쥐어져 있던 미드 나잇도 가까스로 생명을 부지할 수 있었다 . 만약 저대로 땅에 부딪혔다면 두 번째 주어진 삶마저도 상실하게 됐을 텐데 . 하지만 이것이 미드 나잇에게 있어 정말로 다행인지는 모르겠다 . 눈을 뒤집은 채 거품 무는 꼬락서니를 봐서는 저기서 죽지 못한 것이 불행이었을 수도 있겠다 . 절규계 놀이 기구를 탔어도 저보다는 얌전할테니 말이다
당신의 이야기로 넘어가면 - 당신의 상태는 미드 나잇보다 위험하면 위험했지 얌전하지는 않았다 . 저스티스를 무리해서 불러들인 반동으로 당신은 한 때 저스티스가 그랬던 것처럼 모래 바닥을 파헤치며 멀리까지 날아가 있었다 . 무엇보다도 당신의 흉부에 새겨진 조잡하게 찢긴 상처가 장관이었다
파리 머리는 여전히 한 팔이 고장 난 상태였다 . 이대로 놓쳐버리기에는 아쉬운 기회인 것은 분명하나 당신의 상태 또한 최악이었다 . 신체가 온전한 것과는 별개로 다쳐서는 안 될 부위를 다친 마냥 사지가 말을 듣지 않았다 . 이러한 기능 부전은 이 세계에 와서 처음 겪는 장애가 아니던가 . 상황이 이렇자 저스티스도 당신의 안에서 뛰쳐나오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위기의 연속이다
" 침착해 . 자네는 이미 한 번 죽은 몸이야 . 거기에 있는 자네의 육신은 살과 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야
어떤 부상을 입어도 자네가 자신의 주관성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살아날 수 있어 . 자신을 떠올리게 . 벌어진 틈으로 기억이 흐르게 내버려 두지 말란 말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