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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3VZ.RlE

2021-09-30 10:14:49 - 2021-11-07 19:55:37

0 ◆.Th3VZ.RlE (LO6T03wXow)

2021-09-30 (거의 끝나감) 10:14:49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 본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오는 길 가는 길 인사하면서 삽시다

- 진행은 중단문의 빠른 템포로 이어집니다 . 어장에 참여하지 않는 동안에도 어장의 시간은 지나갑니다

- 질문은 언제나 달갑게 받습니다

186 론멕 데이드림 (D1nq6qq816)

2021-10-01 (불탄다..!) 19:25:57

>>168
지금 이 뒤에 나타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다. 아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납득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나타난 이에 대해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사람이라면 응당 가질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말을 걸어본다. 이 넓은 공간에서 의사가 통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두려움보다 더 큰 것이었다.
"저기... 혹시 이 모래 분수... 아니,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아세요.. ?"

187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19:27:37

>>179



당신은 걸을 만큼 걸었다 . 앞으로 나아갈 길에 비하면 얼마 안 되겠지만 당신의 신장을 몇 번이나 넘는 거리였다

사막의 오지에서 깨어나 수십 분 . 스스로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한 지 벌써 저 정도나 지났던 것이다

그럼에도 당신의 육체는 건강했다 . 무엇 하나 소모되었다는 실감이 들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여전히 자신만의 완벽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 무너지지 않는 완벽이라는 이름의 벽 . 이것에 당신은 위화감을 감지했다


188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19:38:42

>>185



당신의 완만한 움직임에 그것이 응했다

당신의 그림자를 거슬러 오른 그것은 어떤 원리인지는 몰라도 당신의 두 다리를 단단히 붙들어 매었다

다리의 감각을 모르는 당신이라도 알 수 있었다 . 여기서 더 조르는 힘이 강해진다면 당신의 두 다리는 수수깡처럼 부러지리라

저것의 의미 모를 행동에 당신은 ─


189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19:46:31

>>186




“ … 사막이잖아 . 한 눈에 봐도 알겠다 얘 ”

당신이 바란 대답은 아니었다 . 심드렁한 목소리 . 업신 여기는 목소리 . 당신이 모르는 목소리였다

목소리는 배우라 해도 믿을 분명한 발음과 발성으로 당신에게 이어 말했다 . 거기서 비켜서라 말했다

이에 당신은 ─


190 샤를로테 (4zRXdmbNws)

2021-10-01 (불탄다..!) 19:48:31

>>188

"이리 와 주었구나. 착하다.."

과거에는 샤를로테라 불리던, 지금은 이름을 잃은 소녀는 이 사태의 위험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평탄한 어조로 그것을 쓰다듬으려 했다. 그것을 쓰다듬을 수 있는지는 둘째치더라도.

"하지만 그렇게 매달리면 다리가 부서져버려."

소녀의 긴 속눈썹이 산뜻하게 서로 맞붙었다 떨어졌다. 부서져버린다는 실로 무시무시한 단어를 입에 담고 있으면서도 소녀는 교과서라도 읊고 있는 듯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191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19:59:42

>>190



당신의 어루만지는 손길이 저것에게 심경의 변화를 가져다주기라도 한 걸까

당신의 다리를 조이던 힘이 약해지더니 저것의 모습이 변했다

당신을 다리를 묶던 검은 띠에서 한 겹의 천으로 변해 당신의 다리를 덮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당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면 - 당신의 다리가 멋대로 휠체어의 발판을 벗어났다


192 샤를로테 (4zRXdmbNws)

2021-10-01 (불탄다..!) 20:04:39

"...너는 뱀이 아니구나?"

형태가 변한 그것을 내려다보며 소녀가 감탄사도 아닌 말을 나직히 읊조렸다. 그것의 형태를 보며 뱀이거나, 최소한 뱀과 비슷한 생물이라고 생각한 듯했다.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야?"

소녀의 목소리에는 처음으로 두려운 기색이 약간 섞여들어 있었다. 회색 눈망울의 빛이 흐려졌다.

194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0:21:46

>>192



당신의 생각이 맞을 테지 . 하지만 당신의 두 다리는 저것이 바라는 대로 사막을 걷기에는 너무나 앙상했다

오랜 세월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당신의 두 다리였다 . 걷기는 커녕 휠체어에서 내리면 기는 것도 여의치 않을 터다

얼마 안 있어 저것도 이러한 사실을 깨달았다

저것 -

검은 것은 수 차례 관찰한 끝에 당신의 다리가 사막에 서기에 적합지 않구나 깨달음을 얻었다

이에 검은 것은 당신의 다리로부터 벗어나 휠체어에 관심을 보였다 . 그러더니 얼마 안 있어 휠체어의 바퀴가 달릴 수 있도록 당신의 앞에 검은 길을 준비해보였다


195 론멕 데이드림 (D1nq6qq816)

2021-10-01 (불탄다..!) 20:24:33

>>189
...좋은 취급을 받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대화를 받아준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에 만족하자, 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완전한 무시보다는, 냉대가 그나마 낫지 않겠는가.
몸은 소심한 동작으로 그녀의 앞에서 벗어나지만, 알아듣기에 충분할 정도로 또박또박 말을 한다.
"그런데, 아니 그래도... 제가... 여기 왜 왔고 또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하나도 모르겠어서 그런데... 좀... 도와줄 수 있나요? 진짜 바보같아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그... 좀만 알려주시며는..."
...아니 정정. 또박 또박은 아니었던거 같다. 지금의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이 환경은 그녀를 알게모르게 몰아넣고 있었다. 그래도, 알아듣기에는 충분한 발음이었으니 다행일까.

196 샤를로테 (4zRXdmbNws)

2021-10-01 (불탄다..!) 20:27:06

>>193

처음에는 겁을 먹었던 소녀에게 묵묵히 다리를 내려다볼 시간이 주어졌다. 그 시간동안 소녀는 자신의 신체에 대해 차차 받아들이고 있었다. 소녀의 금빛으로 점철된 머리카락을 넘어 매끈한 두개골 속에서는 자신의 정체에 대한 탐구가 가속되고 있을 것이다. 다시금 휠체어에 앉은 소녀는 곱게 조형된 것 같은 입술을 모아 천천히 바람을 내보냈다. 예민한 누군가가 소녀를 보고있었더라면 소녀의 안도감을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

수동휠체어의 바퀴는 모래속에서 푹푹 빠져들 것이었다. 소녀는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이 갈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란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자신의 다리가 건강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듯이 말이다. 소녀는 휠체어의 바퀴를 굴려 길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긴장한 듯 손이 굳어있었지만 점차 그런 기색은 옅어졌다.

197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0:51:06

>>195



서로의 성격이 이렇게나 다르면 어떻게든 오해가 생기는 법인가 보다 . 입장의 차도 그것을 옆에서 거들었겠지 . 세련되게 다듬은 갈색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당신을 대신해 언덕에 나서는 목소리의 주인

무방비하게 드러난 등에 당신이 몇 마디 호소의 말을 붙이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이를 듣는 척도 않으며 팔을 앞으로 뻗었다

말보다는 행동이라는 걸까 . 하나 확실한 것은 저 자리에 서 있던 게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에 당신은 안도해야만 한다는 거다

“ 스피어 Sphear ”

무심한 목소리였다 . 식을 대로 식어 열기의 흔적조차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하여 어떻게 상상이나 하겠나 . 저 한 마디에 나타난 철의 방패가 당신들을 향해 쏟아지는 우박을 튕겨내리라

당신의 머리 만한 우박이 연달아 떨어지는 가운데 목소리의 주인이 당신을 살폈다 . 비스듬히 목을 꺾어 당신을 바라보는 얼굴은 장난기로 가득했다

“ 멋진 구경하네 ”

과연 당신이 동의할 수 있는 말이었을까


198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0:59:58

>>196



당신을 위해 길을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하는 검은 것

언덕과 같은 험한 길을 버리고 완만한 길로만 당신을 데려가는 것을 보면 검은 것은 분명 당신의 연약함을 배려하고 있었다

당신을 인도하면서 당신이 지치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었다 . 흰 토끼가 이 정도로 배려심이 있었다면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 관광도 한결 쉬웠을 텐데

하지만 당신이 이를 다행이라 생각해도 되려나

당신은 여전히 저 검은 것이 당신을 어디로 데려가려는지 모르는 상태다


199 魅靈 (M..cmp4Trk)

2021-10-01 (불탄다..!) 21:10:43

>>187

여자는 걸었다. 하염없이 걸었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곤, 묘한 기시감이 그녀를 감싸는 것이다.

다리가 아프지도, 체력적으로 무리가 오지도 않았다. 마치 처음에 눈을 떴던 그 때와 같았다. 시간이 지나질 않는 것일까? 그녀가 제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 왜... "

그녀가 뒷말을 뭉그려뜨렸다. 이해할 수 없을 일이었다. 그녀가 하늘을 올려다 관찰하기 시작했다. 정말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그녀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인 것일까?

그녀가 눈꺼풀을 찡그렸다. 세상이 조금 더 선명해진다.

200 샤를로테 (4zRXdmbNws)

2021-10-01 (불탄다..!) 21:13:48

>>198

소녀는 그것의 배려심을 어느 순간부터 눈치챘지만 눈치챘음을 나타내는 얼굴근육의 움직임이나 분위기의 변화는 없었다. 그저 소녀는 침착하다기보다 무심해보이는 표정으로 휠체어의 바퀴를 굴리고 있을 뿐. 그러면서 소녀는 곁눈질로 길을 벗어난 모래벌판을 흘끗거렸다. 마치 유사시에 그리로 몸을 던져 기어가기에 적합한지, 충분히 부드러운지를 가늠하는 것 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소녀가 자신의 생각을 입밖으로 내기 전까지는 누구도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없다.

소녀는 멀리를 보기 위해 눈살을 찌푸렸다. 길이 향하고 있는 곳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목적지에 당도하기 전에 알아낼 수만 있다면 좋을 터였다.

201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1:21:45

>>199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 세계 . 모든 것이 완성에 이르러 변화의 가능성을 상실한 세계

당신의 생각이 맞다면 당신 또한 그렇다는 소리가 된다

당신 또한 사람으로서 완성되었다는 말이 된다

사람을 완성시키는 것 - 무엇이 당신을 완성시키는지 - 당신은 대답할 수 있을까


202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1:36:01

>>200



겉보기에 사막의 모래는 푹신해보인다

바란다면 사막은 당신의 투신을 다정하게 안아주겠지

하지만 당신이 당신의 힘으로 저 위를 헤엄칠 수 있냐는 별개의 문제로 - 억셈과는 거리가 먼 당신의 팔이기에 스스로의 무게를 모두 감당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싫어도 당신은 검은 길 위를 따라가야만 했다 . 눈살 찌푸린 눈이 무엇을 발견하더라도 말이다

처음에는 한 마리였다 . 다음에는 세 마리였지

당신이 저들의 생김새를 살피면 파리의 머리에 늑대의 몸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203 샤를로테주 (4zRXdmbNws)

2021-10-01 (불탄다..!) 21:40:42

샤를로테주는 오늘 여기까지만 하구 들어가 쉬겠습니다!! 길을 안내해주는 상냥한 아이는..... 누에쨩이겠죠? 흠흠 앞으로가 궁금해집니당
조은 밤 되세욥!

204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1:41:21

>>203 헤버 나이스 드림인 겁니다 . 수고하셨어요 샤를주 !

205 성인주 (IfGM0c1ZDw)

2021-10-01 (불탄다..!) 21:42:58

수고하셨어요!

206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1:44:29

성인주는 관전하는 중이셨나 !

207 성인주 (IfGM0c1ZDw)

2021-10-01 (불탄다..!) 21:48:05

ㅇㅇ 제 차례는 아직 못오는 것 같아서용

208 성인주 (IfGM0c1ZDw)

2021-10-01 (불탄다..!) 21:48:35

아니면 제가 직접 행동레스 썼어야 했나요 ㅋㅋㅋ 그럼 진손실인데 ㅋㅋㅋㅋ

209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1:49:11

다음 시나리오를 조절하는 중이라 .. 느려터진 캡을 죽여주십시오 ...

210 魅靈 (M..cmp4Trk)

2021-10-01 (불탄다..!) 21:49:48

>>201

인간이란 완벽할 수 없는 존재라 하였다. 그런 말이 있었다. 본디 오행이란 다섯개의 글자가 2개씩 균형을 이루어야 비로소 완벽해지는 것이라고. 인간이 사주팔자를 지닌 이유는 인간이란 완벽할 수 없기에 오직 8개를 가지는 것이라고.

인간이 완벽해진다면, 그것은 인간인가.
지금의 나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무에서 나타나 무로 돌아가는 그것을, 완연한 유로 만드는 그것은 무엇인가.

" …인식인가… "

그녀가 나직히 중얼였다. 인식. 미지에 대한 인식. 인간이 채 알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인식. 예컨대, 죽음에 대한 인식 같은. 혹자는 이를 두고 깨달음이라 일컬기도, 해탈이라 하기도, 득도라 하기도 할테다.

" 난 죽었나? "

그녀가 느릿히, 갈라지는 목소리로 중얼였다. 확신하진 않는 목소리였다.

# 으아아 어렵다...!

211 성인주 (IfGM0c1ZDw)

2021-10-01 (불탄다..!) 21:49:50

아 그럼 굳이 행동레스 쓸 필요는 없었다는 건가용? 그럼 다행이구

다른 분들 못하신 게 있다면 거기에 집중하는 게 좋죠 ㅇㅇ

212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1:49:53

>>208 운은 제가 띄울 겁니당 . 내일을 기대해주세요 !

213 성인주 (IfGM0c1ZDw)

2021-10-01 (불탄다..!) 21:50:26

네엡!

214 매영주 (M..cmp4Trk)

2021-10-01 (불탄다..!) 21:50:49

샤를로테주 수고했어! 어째 매영주는 산으로 들어가는 것 같구... ㅋㅋㅋㅋㅋㅋ 매영주의 이해력이 부족한 것이야... ㅠㅡㅠ

성인주 안녕!

215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1:50:57

>>210 맞춰버렸다 !

216 성인주 (IfGM0c1ZDw)

2021-10-01 (불탄다..!) 21:52:36

안녕하세여 매영주!

217 매영주 (M..cmp4Trk)

2021-10-01 (불탄다..!) 21:57:10

>>215 와! 맞췄다! 상금은!? (?)

218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1:59:42

>>210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입에 담자 형태를 이룬다 . 제아무리 세상만사에 초탈한 사람이라도 잊어버리지 못할 일은 존재하는 법이니 . 자신의 일에 무심한 당신이라도 - 매영이라도 자연히 떠올리게 되었다 . 당신을 완성시킨 순간을 기억해내게 됐다

당신이라는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은 흉측한 아픔이 다시 한 번 당신의 살 위로 번졌다

─ 매영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냈다

─ 매영은 자신의 사인을 기억해냈다


219 魅靈 (M..cmp4Trk)

2021-10-01 (불탄다..!) 22:07:16

>>218

" 아... "

그녀가 작게 입을 달싹였다. 뜻밖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살이 찢기던 그 아픔이 아직도 생생히 살아있는 것만 같다. 난 죽었는데도. 참 역설적이지 않을 수 없지

매영이 제 복부를 움켜쥐며 얼굴을 찡그렸다. 울컥이며 피가 쏟아지던 그 감각이 기억난다. 중심을 잃고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치던 그 순간이 기억난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끔찍히 여기던 그 이름이 기억난다.

" 그게 아니었는데… "

기억해야할 것이 더 있을텐데. 오직 매영이라는 그 한 서린 이름만이 이마에 새겨진 듯 선명하다. 매영은 모래더미 위로 주저앉았다. 더이상 걸어나갈 의지가 생기질 않는다. 그저 주저앉아, 제 복부를 쥐고서, 무릎 사이로 고개를 처박고는, 침묵을 유지할 뿐이다.

221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2:28:24

>>219



당장 수중의 열쇠로 열 수 있는 문은 저게 전부였다 . 나머지 문은 여전히 매영을 향해 입을 다문 채로 매영의 침입을 거부했다

열리지 않는 문을 억지로 열려해 봤자 매영의 머리만 아파오겠지 . 열려도 곤란할 게 당장 떠오른 기억만으로도 이 모양이다

엎지른 물처럼 주워담지 못할 과거를 현재의 매영이 마주 보기나 할 수 있으려나

때문에 녀석은 나타났다

매영을 위로하기 위해서 - 라는 것은 너무나 감상적인 해석이겠지

녀석은 뼈 밖에 남지 않은 머리를 매영의 위로 드리워 태양이 더 이상 매영의 과거를 들추지 못하게 했다


222 ◆.Th3VZ.RlE (RMzsHwR5hU)

2021-10-01 (불탄다..!) 22:32:19

>>217 상금이 너무 했던 거 같다 ( 자기 반성 )

223 Asher (pn8AFFanT2)

2021-10-02 (파란날) 01:03:28

>>138

그가 눈을 들어 바라본 태양은 어째서인지 그의 눈을 아리게 하지 않았다. 그 빛은 분명 이 사막을 밝게 비추고 있었으나 그의 눈에 고통을 주지는 않는, 굉장히 특이한 느낌의 빛이었다.
물론 주홍빛으로 불타는 모습은 그가 가지고 있는 지식에 들어맞았기에 그는 저게 태양이 맞겠거니 하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그 때문이었을까 그는 잠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채지 못했었다.
잠시간 태양을 감상하는 시간이 지나고 그는 태양이 여전히 그 자리에 위치해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가 바라본 시간이 몇 시간이 되지는 않았지만 사막을 걸어오며 그의 눈이 담은 사막의 명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도대체..."

태양이 멈춘다, 즉 그가 딛고 선 땅이 회전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으나 그게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부터 또 다시 의문이 피어오른다.
어쩌면 밤이 오지 않으리라 생각하니 햇빛에 노출된 옷의 표면이 어쩐지 조금 달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그러했을지는 모르지만.
혹시 자신이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멈춰 있는 건 아닐까? 그는 말없이 빛을 가로막을 사구가 있지는 않은지 살핀다.

//야심한 새벽 살짝...

225 ◆.Th3VZ.RlE (wwnPAsGg5g)

2021-10-02 (파란날) 10:59:33

>>223



당신이 태양을 시험하려 한다면 맞은편에 보이는 언덕을 넘으면 될 것이다

경사가 완만한 언덕은 당신이라도 능히 오를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나 유의할 것이 있다면 언덕의 뒤에 무엇이 도사리는지 모른다는 점이겠지

당신의 지식과 괴리하는 부분이 저 태양만이라 어떻게 단정하겠나

당신이라는 사람은 옷에 일어난 실밥을 가만 내버려 두는 편이었나

이대로 평길로만 다니더라도 당신더러 뭐라 말하는 사람은 없다


226 ◆.Th3VZ.RlE (wwnPAsGg5g)

2021-10-02 (파란날) 11:00:17

이에이 - 셔터 올립니다

227 론멕 데이드림 (lCO7PpMwaY)

2021-10-02 (파란날) 11:47:25

>>197
눈앞에서 벌어진 이변. 마치, 소설 같은 곳에서나 묘사되는 '마법'과도 같은 현상. 광활한 모래밭에서 펼쳐지는 이 모습은 분명- 마법이었다.

아름다웠다. 냉정하고 현실적인 편이라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녀지만, 마법에 대한 낭만 정도는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긴장감이 내려간 것은 아니었지만, 소녀는 흔치 않게 그대로 자신의 속마음을 말한다.
"...아름답네요."
완벽하게 무의식적으로 한 말. 말한 본인조차 자신이 이걸 말로 꺼냈다는 사실에 당황한 듯 하다. 전체적으로 주늑 든 모습, 하지만 그럼에도 눈동자는 생기를 되찾아서 마법의 현장에 눈을 때지 못한다.

228 론메기주 (lCO7PpMwaY)

2021-10-02 (파란날) 11:53:02

>>226 캡틴 하이연!

229 ◆.Th3VZ.RlE (wwnPAsGg5g)

2021-10-02 (파란날) 11:58:40

>>228 안녕하살법 행복빔 쏘기 !

230 성인주 (qadKN/i1Bg)

2021-10-02 (파란날) 12:08:55

왔따! 모두 안녕하세요!

231 ◆.Th3VZ.RlE (wwnPAsGg5g)

2021-10-02 (파란날) 12:18:16

어서오세요 성인주 ! 점심은 드셨나요 !

232 성인주 (qadKN/i1Bg)

2021-10-02 (파란날) 12:24:04

점심은 아직!

234 ◆.Th3VZ.RlE (wwnPAsGg5g)

2021-10-02 (파란날) 12:32:52

>>232 캡은 아점을 먹었더니 ... 휴일이라 늘어지는 게 아니었어요 ...

235 ◆.Th3VZ.RlE (wwnPAsGg5g)

2021-10-02 (파란날) 12:36:23

>>227




“ 그렇지 ? ”

개구진 미소가 번졌다

철을 때리는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한 우산 아래 비를 피하는 마냥 태평한 말이 서로 오간다 . 목소리의 주인은 그렇게 당신을 위해 우박이 그치도록 방패를 세웠다

한 때의 소나기가 제 힘을 다할 때까지 당신의 앞에 섰다

반고리관에 부담이 되던 소리가 아주 사라지기까지 수 분의 시간이 더 걸렸다

당신의 위에 어둠을 드리우던 방패가 사라지자 당신은 비로소 주위를 살필 수 있었다

한 번 눈에 새겼던 주변의 경치가 사뭇 달라져 있었다

정적인 미를 자랑하던 사막은 우박이라는 이름의 진흙이 사방팔방으로 튄 탓에 살이 패이는 부상을 입고 있었다

오랜 세월 정성 들여 깎아 만들었을 바람의 노력 따위 제 알 바 아니라는 듯한 무신경한 우박의 세례에 사막을 이루던 모든 것들이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 … 내 눈으로 봐놓고도 믿기지가 않네 ”

목소리의 주인은 이에 경악하면서도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236 ◆.Th3VZ.RlE (wwnPAsGg5g)

2021-10-02 (파란날) 13:30:42

>>143



이 한량없는 사막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 해봐야 걷거나 쉬는 것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또다시 습격을 당할지 모르기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했던 당신이다 . 육체는 피로를 모르나 정신은 다르다는 사실을 얼마 전부터 깨우쳤기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당신은 페이스 배분을 염두해야만 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자신과의 대화를 계속해나가야만 했다

자신이 어째서 여기에 있는지 . 자신이 누구였는지 생각해내야만 비로소 자신이 나아갈 길을 알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어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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