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려운 계산따윌 할 줄 몰랐다. 단지 날 건드렸기 때문에 싸웠고, 나를 비웃기에 까내렸으며, 나를 나락에 빠트리려 했기에 똑같이 해주었을 뿐이다. 머리 아픈 일 대신 그에 두배로 상대에게 돌려주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나를 잔혹하다 했다. 웃긴 것은 그들이 날 건드렸단 사실은 간단히 묵살되었고, 내가 본 피해들은 아무렇지 않은 것이 되었다. 단지 저들이 본 차이는 두가지였다. 나는 헌터였고, 저들은 아니었다.
대화가 끝나고, 날이 바뀌었고... 소년은 이제 곧 있을 의뢰에 대비하여 선물로 받은 책을 펼쳤다. 독서 취향은 상당히 치우쳐져있고, 공부를 위한 참고서 같은 건 취향의 반열에 끼지도 못하는 것이지만 이런 건 다르다. 소년은 꽤 두근두근하는 표정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몇 번, 검코등이를 두드리며 침묵을 지키는 총교관과 두 눈을 꾹 감고 책 위에 손을 올린 채 고민에 쌓인 듯 보이는 인성학 교관, 태연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있는 게이트학 교관, 그 사이에서 최대한 자신의 존재감을 숨기고 있는 전투학 교관. 이렇게 자릴 지키고 있습니다.
>>483 무기술 - 검의 숙련도가 7% 증가합니다.
수련을 마친 직후, 치솟기 시작하는 망념이 목에 갑갑하게 느껴집니다. 팔은 반복과 시간의 휴유증으로 떨리고 있었지만 손은 그럼에도 검을 쥐고 있었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들은 진실이 다시금 눈을 괴롭게 했으니까요.
억지로, 검을 들어올립니다.
내려칩니다.
찌릿.
그렇지만 그런 마음을 모르듯, 검은 바닥에 내팽겨쳐집니다. 손은 더이상 접히지 않습니다. 과도한 수련의 영향인지. 정신이 제정신이 아닌 느낌입니다. Tip. 아직 성현의 정신력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과도한 육체적 행동을 자제하고 정신력의 회복을 권고합니다. 낮은 정신력은 여러 효율을 감소시키며 전투 중 광증으로 아군을 공격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485 맞나? 리오의 표정이 꽤 보기 좋게 바뀌고, 리오는 한숨을 쉽니다.
" 그게 맞으면 더더욱 난 도와줄 수 없겠네. 일단 그 기술의 근원이 어딘지 모르기도 하고, 그런 기술들은 수련법이 다르거나. 아니면 계승자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거든. 외인인 내가 알려주지 못하도록 말야. "
웨이의 상허천원권은 북해빙궁의 뿌리를 두고 있고, 그 줄기를 지탱하고 있던 것은 한재민이라 부르는 고대의 인물입니다. 현대의 지식으론 설명하기 어렵거나, 타인의 전승을 극도로 꺼려하는 무공들 역시 존재하며, 계승자인 웨이의 무공 역시 타인은 보더라도 알아보거나, 개선법에 대해 알려주지 못했습니다.
어머나? 이 불편한 기류는 뭘까요? 저 같은 사람은 버틸 수 없을 정도로군요... 이대로 다른 곳으로 향하기엔 꼬리 말고 도망가는 격이지 않나요?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살짝 꼬아봐요. 총교관님과 고민중이신 인성학 교관님은 건들지 않는 게 좋아보이는군요. 남은 건... 두 분이신가요? 여기서는... 태연하신 분과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더 낫겠죠. 저도 차를 마시고 싶네요. 차분한 발걸음으로 게이트학 교관님께 향해요.
>>524 할 수 있는 의뢰 자체는 많지만.. 다윈주의자의 여파인지 대부분 5인 이상을 필요로 하고 있군요. 특히 현재같은 위험상황에선 더더욱. 안전을 주의하는 것이 헌터들의 습성입니다.
>>535 도서관으론 갈 수 있지만 원하는 정도의 정보를 얻긴 힘들겁니다. 그래도 원하신다면, 이동하겠습니다!
>>537 [ 사위인가. ]
문자로 단어를 보내어보지만 그래도 언제나, 장인에게 보내는 문자는 어려웠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에 걱정할까 고민하기도 했고, 아직 아이들의 모습에서 아내가 보일 때면 웃는 표정에서 눈물이 토해지곤 하였으니까요. 그러니 자연스레 연락 주기는 길어졌고, 최근에 들어선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그런 때문인지 문자에는 여실히 감정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왜 연락했냐.'는 투의 문자이지만, 뒷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이들에겐 문제가 없는 듯 합니다.
어떤 미친놈이 딱 봐도 범행에 이용된 흉기를 든 채 뛰길래 앞을 막아섰더니, 대뜸 휘둘러서 나한테 칼빵을 먹이고 튀어버렸다. 뭐 저놈을 조금이라도 막은것도 아니고 괜히 나서서 추격하는 사람들을 막아버린 상황. 약간의 자책감과 어이없음에 툴툴거리는 소리를 내려다가 환부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다시 다물었다.
치료는 받았지만.. 씁, 죄송하네.
" 예.. 요 근처 미리내고에 재학중인 한태호라고 합니다. 그,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방해가 되어버렸네요. 죄송합니다. "
뭐 요즘 다윈주의자니 뭐니 흉흉하더만 그 쪽 관련인걸까? 썩 위험해 보이던데 어떻게든 손이라도 뻗어서 의념으로 굳혀보려고 시도라도 해볼걸, 은 나보다 훨씬 빨랐지. 무리였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