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 미소에 담긴 행복을- 발렌타인 그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답지않게 미소 지었다. 눈부터 시작되어 온 얼굴에 미소가 퍼졌고, 이 순간만큼은 가주도, 현궁의 사신도 아닌 그 나이의 소년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살아있는 어린 생명은 귀엽구나."
[SR] 눈보라- 발렌타인 / Collabo Gatcha! 그는 눈보라 휘몰아치는 숲에서 검은 머리의 소녀를 마주봤다. 소녀는 그보다 훨씬 큰 소년으로 변했고, 둘의 사이는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았다. 아니면 새벽 4시에 기별도 없이 도착한 그가 잘못했거나. "망자를 기리는 우두머리가 예까지 당도하신 이유가 뭐랍니까." "지팡이 세공을 맡기러 왔지. 심 제작도 맡기고자 하는데."
[SR] 푸른 장미와 공주님- 발렌타인 그는 손을 뻗는다. 짧은 손짓에 바구니에서 푸른 장미를 꺼내 관 안으로 한송이 던지듯 하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장미만치나 푸르른 머리카락을 한참이고 손바닥 위에 올려 엄지로 쓸어내리며. "얻을 수 없는것. 불가능..딱 너를 위한 거구나."
[SR] 과거에 매달려- 발렌타인 온통 어둡고 거울 하나만 있는 방에서 그는 두려운지 구석에 웅크려 앉아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고는 입술을 더듬더듬 벌렸다. 과거라는 천쪼가리에 매달렸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아무것도 아니야. 이겨낼 수 있어.."
[SSR] 윤슬- 발렌타인 보름달 뜬 호수, 그 중앙에서 공중에 떠있던 소년. 머리를 한 갈래로 낮게 묶고 역광 속에서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 호수 위에 안착하듯 발 끝을 내디뎠고, 윤슬 아스라히 퍼진다. "누가 나를 삶으로 불러내었을까."
[R] 바베큐 파티- 발렌타인 머리 고이 올려묶고 왁자지껄한 파티가 한창인 곳에 그가 우두커니 서있다. 여긴 어디고 난 누군가. 쉬고 싶은데 왜 이곳에서 학생대표라는 이유로 고통 받아야 하는가. 이와중에 맛있어서 더 짜증이 난다. "..맛있네."
💮[SSR+++] 부서진 피아노의 노래- 발렌타인 다시는 듣지 못할 그날의 노래. 망가진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어두침침한 방. 조명은 음산하니 무대 중앙을 비춘다. 망가진 피아노를 연주해도 조율이 무너져 듣기 싫은 불협화음만 들릴 뿐. 그 속에서 그는 진혼곡을 연주한다. MA의 혼란과 죽음을 위해 기꺼이 사제가 되리라. 품에 안긴 그 옥빛머리 시체는 누구의 삶이자 숨이던가!
[SR] 바람의 아이- 발렌타인 바람이 불었다. 한 순간이었다. 손을 뻗었고, 바람결에 스치는 그 옷깃을 붙잡았다. 그러나 흩어져 누구도 그를 잡지 못했다. 그는 스쳐지나가는 바람이며 나그네이자 방랑자이니. "나를 잡고 싶다 하였나? 그것 참 안타깝군."
[R] 하늘정원의 신님- 발렌타인 하늘정원에는 신이 있다. 그 신은 늘 혼자 있는 걸 좋아했는데, 인간에게 상처를 받고 들어오는 손님마다 내쫓는다 했다. 그렇지만 막상 신에게 다가가니, 그저 외로운 소년에 불과했다. "여기서 조금 더 쉬다가게. 차와 다과를 준비할 테니."
[SSR] 여름비의 콘체르토- 발렌타인 비가 내린다. 여름날의 비는 나뭇잎을 때리고 호수에 튕겨져나온다. 어느 시간에는 강하게, 어느 시간에는 약하게. 쏟아지던 비의 강도는 제각기였고, 그는 그 소리를 벗삼아 잠들었다. "이리 온. 같이 주침이라도 들지 않으련."
분교에서 배정 받은 개인실이 각자에게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방은 본교의 방보다 훨씬 깔끔한 축에 속했다. 최소한의 필요한 짐만 가져왔으니 당연히 그렇게 되겠지만.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분교에 머무르는 내내 개인실에 있기보다 교내 돌아다니기를 더 많이 했다. 구석구석 안 가본 곳 없이 다 머릿속에 집어넣으려는 듯. 후에 또 올거란 보장이 없는데도 말이다.
하릴 없이 돌아다니다 마주친 누군가가 뭐하냐고 물으면 산책이라고만 대답하고 다시 걷는다. 온종일 돌아다니는데도 지치거나 피곤하지도 않은가보다. 그야 주머니에서 바스락거리는 초콜릿이나 사탕 따위를 먹으면 그럴 만도 하지만.
"....아, 여긴."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보내던 중 정신을 차리고 보니 분교 중앙계단 앞이었다. 플루가루를 쓸 수 있는 그곳 말이다. 여기 온 첫날, 귀가를 포기한 그녀로서는 딱히 의미가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 주변을 졸랑졸랑 돌아다니다가, 계단에 걸터앉아 주머니에서 먹다만 바크 초콜릿을 꺼냈다. 한조각 뚝 잘라 우물우물 입안에서 굴리며 멍하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쭈주라는 이름도 오랜만에 들어보네 :D 다들 안녕 반가워~! 나 없는동안 어장은 무사히 잘 있었어? 진행은 어디까지 갔구.. 크고작은 떡밥은 또 뭐가 풀렸는지 궁금하구... 궁금한게 산더미인데 한번에 다 풀어놓으려니까 글이 잘 안써지네. 아무튼 격한 환영 고마워..! (부끄러움)
마주치는 가문원마다 백정에게 인간이 이렇게 귀여울 줄 몰랐다며 오레오와 머글 과자를 품에 안겨주는 모습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일을 하라고 했더니 머글 과자를 어디서 구해오고 있다. 그는 크리스틴이 머글 과자를 한가득 가져오자 "자네까지 이러기 있나?" 하고 물었고, 크리스틴은 "네. 그리고 캐서린이 자기는 죽어도 못하겠다고 쨌어요." 라고 답했다. 그는 캐서린의 머리에 반드시 머글의 지팡이로 동그랗고 작은 구멍을 내주겠다고 다짐했다. "이 개ㅆ.."
그는 심호흡 한다. 욕을 배우게 할 수는 없다.
"잠깐 다녀오마.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그 일이 벌써 4시간 전이다. 세상에서 제일 짜증나는 순간은 쉬고 있을 때 일이 들어오는 거고, 그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밖에 없을 때다. 그는 엉클 톰이 과거 살던 오두막으로 향했다. 그 지하에는 영원히 잠든 자신의 충정이 있다. 그의 세심한 손길로 갈기갈기 찢긴 피부는 완벽해졌고, 부족한 부분은 솜으로 정교하게 채웠다. 그는 오랜만이라며 밀랍같은 뺨을 쓸었다. 이후의 일은 간단했다. 몸에 작은 구멍을 뚫어 방부액을 교체했고, 그 구멍을 다시 채우고, 유리관에 눕혔다.
그는 돌아오는 길에 장미가 아스라히 핀 정원을 지나치다 기어이 지쳤는지 한곳에 기대 앉아 잠들었다.
그의 몸이 천근만근이며 이젠 걷는 것조차 체력이 닳았으니 어쩔 수가 없다. 조금만 쉬다 가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