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지금은 잘 수 없다는 의사를 비추며 예성은 마음만 받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일하는 도중에 잘 순 없는 노릇이니까. 물론 조금 피곤하면 1층 카페에 내려가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올 수도 있었고. 적어도 지휘자인 소라는 그 정도는 허락해줬으니 예성도 쉴 때는 그렇게 쉬리라 괜히 속으로 다짐했다.
한편, 자신의 물음에 눈을 피해 대답하는 해서웨이를 바라보며 예성은 살며시 시선을 돌려 다른 이들을 바라봤다. 뭔가 트러블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그렇게 생각을 하나, 자신에게 먼저 말하지 않는 이상, 굳이 자신이 끼어들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요? 저도 일이 좀 마무리가 되면, 다른 이들과 조금 교류를 해봐야 할 것 같군요. ...사실 회식 이후로는 그다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그 점은 자신의 실수이자 미스였다. 허나 어쩌겠는가. 일이 많은걸. 보좌로서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이 있었고, 그것들을 처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과의 교류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같은 곳에서 일하는만큼, 멀리 할 생각은 없다고 생각하며 예성은 해서웨이에게 작은 감사를 표했다.
"말을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조금은 쉬니까요. 무엇보다... 싱크홀에 대한 해서웨이 씨의 답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고요. 일단 의견으로서 참고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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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 날이었다. 나름 이름 있는 카페에서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은 바로 출동했지만 안에 있는 이는 쉽게 잡힐 수는 없다는 듯이 카페 안에 있는 이들을 인질삼아 버티고 있었다. 하필 인질을 잡고 있는 이가 익스퍼라는 정보가 있었기에 출동 경찰들 역시 익스퍼로만 모여있긴 했으나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질을 잡고 있는 이의 익스퍼는 공기를 베는 것. 정말 말 그대로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인질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위험한 능력이었다. 하필 데이터베이스에 실려있는 정보에 의하면 A급이라고 하니 더더욱 누구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대치만 하고 있었다.
소라는 함께 출동한 예성에게 작전에서 빠지라고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허나 예성은 납득할 수 없었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다. 카페에 있는 인질 중에는 그의 여동생도 있었으니까. 가족이 인질로 붙잡힌만큼 냉정한 판단이 불가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일단 뒷선으로 빠지라는 소라의 말을 그도 이해는 할 수 있었으나 받아들일 순 없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무슨 말인지 알잖아. 지금의 네 표정을 거울로 봐. 단번에라도 뛰어들 표정이야. 잘못하면 정말로 인질들이 죽을 수도 있고 네 여동생도 위험해! 그러니까 여기선 다른 이들을 믿고 일단 뒷선으로 빠져. 계속 눈에 들여봐야 좋을 거 없어."
"......"
뭐라고 말할 것 없이 정론이었다. 그렇기에 예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작게 혀를 차며 일단 받아들이는 척이라도 하는 것인지 예성은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소라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카페 건물을 바라봤다. 요구사항은 돈을 가지고 도망칠 수 있게 차량을 가지고 오라는 것, 그리고 절대로 뒤쫓지 말라는 것. 두 가지었다. 두 번째 요구로 보아 어쩌면 차량에 인질 몇 명을 데리고 탈지도 모르는만큼 쉽사리 차량을 준비할 수도 없었으나 그렇다고 이대로 계속 대치만 할 수도 없었다.
'어쩌지. 어쩌지. 생각해. 최소라. 생각해. 이럴 때 히어로라면 어떻게 할 건지. 현 시대의 히어로인 경찰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예성의 능력은 펑션 핵. 기기에 접촉한 것만으로 그 기능을 해킹해서 바꿀 수 있었다. 허나, 이 펑션 핵은 그가 S급이기에 응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었다.
'죄송합니다. 소라 선배. 하지만 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듯, 예성은 저벅저벅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조용히 모습을 감추며 건물 쪽으로 다가갔다. 그것은 그 누구에게도 허락을 받지 못한 단독 행동이었다.
'아마 사용하게 되면, 다른 이는 몰라도 소라 선배는 바로 알게 되고, 안의 익스퍼가 아닌 이들에게도...' '...요원은 물론이고 소라 선배에게 엄청 혼나겠네. 하지만...'
저벅저벅. 발소리가 멈췄을 때 보이는 것은 카페 안의 풍경이었고, 건물 입구를 바라보고 있는 범죄자의 모습이었다.
"오빠?!" "뭐야?! 어, 어디서 들어온거야?!"
"?!"
인질들의 시점에선 어떻게 들어왔을지 모를 경찰이 들어왔으니 자연히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자연히 입구를 바라보고 대치하고 있던 범죄자는 순간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며 예성을 바라봤다.
"뭐야?! 네놈! 어떻게 들어온거야?!"
"...다행이네. 하나구나. 두 명 이상이면 어쩌나하고 들어오면서도 걱정했는데."
"어떻게 들어온거야?! 애초에 너 뭐야?!"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고 체포적부심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말했으니 이해했지? 경찰이다."
그 순간, 예성의 눈빛은 누구보다 날카롭게 변했고 그저 앞만 바라봤다. 자신의 동생을, 그리고 다른 무고한 시민들을 인질로 잡은 추악한 범죄자만을 눈에 담으며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고개를 끄덕인다. 저쪽에서 편하다는데 뭐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니... ...자신이 강요한 것은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그였다.
"쾌락 범행이라면 정말 잡기 힘들겠지. 싱크홀을 내는 쾌락범죄자라니, 상상도 하기 싫지만."
어느날 우리 집이 이유없이 푹 꺼져있다고 생각하면... 하고 덧붙이고는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을까.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놈은 만나기 싫다... 사고일지도 모르겠다는 말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 사람 좋은 눈웃음을 보고는 피식 웃으며 마주웃는다. 아무래도 들키지는 않은 것 같다.
"그게 보통이지. 나도 잘 모르겠어. 이녀석이 무슨 목적을 가진 건지. 목적을 가진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차별적인 테러라고 단정짓기도 그렇고..."
"그래서 조금 걱정이네. 이녀석을 우리들이 잡을 수 있을까?"
커피믹스만 타면 되는 거라 그런지 벌써 커피를 다 타고는 한 모금 마시고 있던 그였을까. 꽤나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연우를 살짝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이런 대형 사건은 처음이니... 긴장될 만도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