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관련으로 일단 좀 알아봤어? 아무리 봐도 자연적인 것은 아닌데." "일단 익스파 반응이 확인되긴 했으니 조만간에 조사를 하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청해시에선 건물이 땅으로 꺼지는 이른바 싱크홀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에 대해서 소라는 예성에게 이런저런 조사를 부탁했고 예성은 지금 막 그녀에게 보고를 막 마쳤다. 일단 익스파 반응이 잡히고는 있으나, 그게 싱크홀 사태와 관련이 있을진 알 수 없는 일인만큼 아직 예성은 명확하게 사태가 이럴 것이다라고 장담하지 않고 있었다. 본격적인 사건 조사를 하기 전엔 알 수 있는 것도 어느 정도 제약될 수밖에 없었기에 소라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조금만 더 관련 정보를 조사한 후에 보고하겠습니다. 선배." "응. 수고 좀 해줘."
예성을 자신의 사무실 밖으로 내보낸 후, 소라는 자신의 앞에 있는 서류를 가만히 바라봤다. 어쩌면 팀이 결성되고 일주일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엄청 큰 사건이 벌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소라는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커피가 담겨있는 잔을 들어올리며, 그녀는 우선 사무실 밖으로 나섰다. 사무실 문 바로 옆에서 예성이 모니터 여러개를 이용해 이것저것 정보를 알아보고 전화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소라는 다른 대원들이 사용하는 공간으로 향했다.
"꽤 열심히 일하네요. 안 힘들어요?"
그러다 일을 정말로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이는 여성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가볍게 말을 걸었다. 물론 대답을 해줄지는 알 수 없었다. 어디까지나 별 의미없이 말을 건 것이었기에 대답을 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소라는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능력을 쓰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특히나 자신의 경우, 익숙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알데바란의 중얼거림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잡은 날을 뿌리치듯이 회수한 유우카가 날자루를 쥐고 단숨에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이윽고 코 앞까지 도달하여 좌하단에 위치시키고 있던 칼을 냅다 들어올려버린다. 그러면 기다란 검은 단지 그것만으로 상당히 위협적인 올려베기가 된다.
죽음에 익숙해진 나머지, 나도 모르게 살아있음을 소홀히 하고... 어쩌면 그것이 이 태도를 다루는데에 걸림돌이 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죽을때마다 꿈에서 깨어난 듯이 새로운 싸움을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몇 번을 고쳐죽던, 하나의 의지로 이어진 똑같은 싸움을 계속 해야했다.
그래서 유우카는 알데바란과의 간격을 좁혔다. 그는 멀리서 들어오는 공격을 받아주고 있었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힘이 실린 검격이라면 어떻게 움직일까? 이제 조금은 실전처럼 움직여보자고 생각한 것이었다.
일주일이나 지났으나 그녀는 원래부터 무엇을 배우는것이 느리고 서툴었습니다. 특히 환경이 바뀌면 더더욱 그랬죠. 상사의 성격이라거나. 어떤 일처리를 선호한다던가. 그런것을 파악하는건 힘들며 그녀에게 있어서 크나큰 스트레스였죠. 그것을 지금까지 오로지 경험으로 떼워왔던 그녀는, 오늘도 잠시 쉴때말고는 계속 일만하면서 그저 양으로 때려박고 있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눈치채는게 느렸네요."
그 때문에 다소 주변 경계가 풀어졌던걸까요. 그녀는 당신이 다가온것도 모르고 있다가 말을 걸자 그재서야 일어나서 인사했습니다. 일단은 가장 직속의 상사.. 라고 생각해야 되는 상대? 그녀는 그 위의 사람들까진 본적이 없거나 보기 힘들기에. 사회생활상 이 사람에게 가장 잘보이는게 맞다고 생각하며 보고있던 서류를 가지런히 모아서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