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식으로_날_사랑하고_있기는_한가요 > 애쉬는 말을 뱉으려다 몇번이고 참아내듯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를 반복했다. 말이 도저히 나오지 않는다. 이대로 뱉어버렸다간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다. 어떻게 우리가 만나게 됐는데! 그간의 노력이 수포가 되는 건 싫다. 그렇지만 더 참을 수도 없다. 그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순간 만큼은 차라리 어린아이가 되고 싶었다. 목을 놓고 엉엉 울면 알아서 봐줄 건데, 이젠 어른이라 그런 것도 하지 못한다. 애쉬는 결심한듯 주먹을 꽉 쥐었다.
"당신 요즘 변했어요."
고작 한마디 했다고 눈물이 터질 것 같다. 그런 자신이 너무 싫었다. 참아! 늘 참아왔잖아! 비수가 될지도 모르는 말을 던지고 본인이 푹 찔렸다. 상처는 아주 깊었고, 곪은 곳을 깊게 후벼팠다. 그는 결국 소리 내 울었다. "나를 사랑하긴 해요?"
자캐가_받으면_기뻐하는_선물은 > 현금. 현찰. 돈봉투. 사과 박스.(진지)
자캐의_맨손_싸움_실력은 > 그래도 애조씨 경찰이니까 잘 하겠지? 하지만 희망은 언제나 짓밟히고 말지..서포터에게 맨손 싸움이란 없는 거야..애조씨 무림고수 아님..아니어야만 함...만천화우는 안 된다..
자신이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로 신경을 쓰는 이들이 있는 것을 알고있다. 일본에서 근무할 적에도 그랬다. 단순히 즉사하고 소생할 뿐인 능력. 그 인간의 이치를 초월한듯한 부자연스러움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오히려 많다. 그리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걸 유우카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유우카는 생각한 것이다.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된 이상 그들의 마음과 인간성을 바꿔놓을 수는 없으니, 최소한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누구만큼이나 잘 싸워야겠다고. 한 사람의 대원이 되어야겠다고.
훈련장으로 오른 그녀는 알데바란의 눈짓에 고개를 끄덕이곤 큐브웨폰을 변환시킨다. 저번에도 그는 보았겠지만, 그것은 정말로 기다란 검이었다. 유우카처럼 작은 사람은 고사하고 웬만한 성인 남성조차 다루기 힘들어 보이는 무기 형태였다. 그녀가 말하길, '그렇게까지 버겁지는 않다'라고 말하기는 했어도... 정말 그럴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유우카는 그것을 무기가 아닌 어떤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품 안에 꼭 끌어안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정말 눈빛교환만으로 모든걸 알기 힘들겠지. 익스파가 텔레파시 계열이 아닌 이상에야 그게 가능하다면 정말 한몸처럼 자란 사람들이나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그 녀석은 정말로 서로의 눈빛만으로 어느 정도의 의중파악은 가능했다. 뭘 하려는진 몰랐지만 어떤식으로 해야할지는 알고 있었으니까. 소라와 예성 경위도 그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은 해본다.
" 이젠 익숙하니까 갑자기 어디로 튕겨나간다던가, 그런건 없을껍니다. "
처음에 능력을 각성했을땐 물건을 이동시키는 것도 힘들어서 내가 원하는 곳은 커녕 저 멀리 날려버리거나 아예 바로 코앞으로 이동 시키는 경우도 잦았다. 지금은 이미 능력 사용에 익숙해져서 나 자신을 이동시키는게 아닌 이상 그런 실수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익스파 이름이 펑션 핵이라고 했던가 ... 직역하면 기능을 해킹한다는 것. 설명을 들으니 이름과 비슷한 능력인 것 같았다.
" 나중에 임무에 나가게 되면 볼 기회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
어떤 기기던간에 마음대로 해킹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정말로 큰 도움이 될테니까. 현대 사회에서 전자기기나 여러 편의성을 가진 물건들의 갯수를 생각하면 그의 능력은 정말 어마어마할테다. 여기있는 모든 사람들 중에서 가장 도움이 되지 않을까.
" 술은 권유하되 강요는 하지 않는 것이라 배웠습니다. 자기가 원하는만큼 먹는게 중요하니까요. "
예를 갖추는 것을 보고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않아도 괜찮아요, 라고 말을 건네면서 맥주잔을 채워준다. 그리고 내 잔에도 맥주를 가득 채운 다음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선 답했다.
" 그리고 모두가 다치지 않고 무사하기를. "
다치지 않을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게 비는 것은 자유니까. 그렇게 그의 잔에 내 잔을 살짝 가져다 부딪히고선 맥주를 한입 크게 마신다. 시간이 지나서 조금 미지근해졌지만 아직도 마실만한 쓴맛이 입안을 가득 감싼다. 그래도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맛이라 나쁘지 않았다.
" 보좌관의 일은 바쁜 법이겠네요. 경위님이야 말로 무리하시면 안되겠는데요. "
약간의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의 자리를 슬쩍 바라보면 우리보다 더 많은 모니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니까. 어쩌면 우리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할테니 그의 노고에 지금이라도 감사해야겠지.
"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 "
내가 선배지만, 지금 이 사람은 나보다 상관이니까 예의를 표하며 말했다. 앞으로 생과 사를 오갈텐데 선배고 후배고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테다.
유우카의 말에 잠시 씁쓸한 기분이 들었는지, 표정을 바꿔 짓궂게 웃으며 유우카를 쓰다듬으려고 시도했다. 짓궂음 넘치는, 평소처럼 유우카를 놀리는 듯한 말이었지만 사실 유우카를 보며 어쩐지 장한 느낌이 드는 것은 기분탓만은 아닐 것이다. 그녀를 어리게 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뭐라고 해야 할까... ...누구든 사람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호의를 가진다는, 그런 것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알데바란은 자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 유우카에게 전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여 전부 전달이 안 될지도 모르고, 오히려 유우카에게 해가 될지도 모르지만... 시도는 해봐야 아는 거니까.
"자, 첫번째로, 그거 나한테 휘둘러볼래?"
품에 꼭 안고 있는 모습을 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은 그는, 이내 유우카를 향해 전투 자세를 취하며 와보라는 듯 손짓했다. 먼저 유우카가 어떤 식으로 공격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을까. 겸사겸사 그녀에게서 배울 점이 있으면 자신도 따라하고.
"제가 현장에 나가는 일은 잘 없을 거예요. 이것저것 오퍼레이터로서 해야 하는 일도 있고, 조사라던가 그런 것들을 담당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래도 가끔은 같이 나갈 수도 있긴 할 겁니다."
물론 현장에 안 나가는 것은 아니었으나 예성에게 주어진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익스파를 동원한 서포트였다. 그의 익스파는 직접 현장으로 나가기보다는 내부에서 이것저것 조사하고 그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특화되어있었으니까. 그래도 가끔 위험한 상황이면 자신은 물론이며, 소라도 같이 나가지 않을까. 적어도 예성은 그렇게 추측할 뿐이었다. 일단 지금은 그런 느낌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하며 예성은 곧 들려오는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래도 일단은 저보다 1년 선배인 사람입니다. 최소한의 예는 갖추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잔을 두 손으로 확실하게 받고 난 후, 그는 가볍게 잔을 부딪히며 몸을 살짝 옆으로 틀어 술을 한 잔 마셨다. 적당히 목을 축인 후에, 고기를 먹으면서 안주거리로 삼은 후, 그는 목구멍에 남아있는 맥주를 그 속으로 완전히 삼켰다. 적당히 올라오는 술향에 예성은 기분이 좋은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안 바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경위님이나 다른 이들에 비하면 덜하겠죠. 범죄를 저지르는 익스파들은 그 무엇보다 위험하니까요. 사실 이렇게 말을 하나, 현장직도 중요하고 사무직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현장에서 요청해주면 최대한 지원을 해드리겠습니다."
어쩔 땐 자신이 같이 출동할지도 모르는 거였고. 그 정도의 말은 분명하게 하면서, 잘 부탁한다는 말에 예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찬가지로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보냈다. 이어 고기를 한 점 더 찝어서 먹을까 고민을 하다 곧 고개를 저으며 예성은 쌈을 만들었다. 고기, 마늘, 그리고 적당한 야채. 그렇게 나름 비율을 맞춰 섞은 후, 유진에게 내밀었다.
"김에 한 점 싸드리겠습니다. ...혹시 못 먹는다면 거부하셔도 됩니다. 제가 먹으면 되니까요."
>>607 아마 둘 다 그저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소라는 술이 좀 센편이고 예성이는 약간 약한 편이니까 취하는 것은 예성이가 먼저 취할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술게임 요즘 새로운 것이 너무 많아서 뭐에 강하고 뭐에 약하다는 것을 딱히 정하진 않았다보니. 아마 둘 다 그저 그런 느낌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