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단호하게 틀렸다를 말할 수 있어야 옳은 집단이라고 했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완전히 틀린 것은 없다. 잘못된 문장 속에도 옳은 단어가 있고 옳은 단어들로 고쳐나가면 결국 문장은 맞는 문장이 된다. 물론 그 시간을 기다리기 힘들겠고, 상대가 참지 못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틀린 것과 다른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공감할 가치도 없는 이야기와, 공감하되. 다른 의견의 차이는 극명하다.
"조금 말이 짧은 편이라서요" "격식을 차리는 편입니다." 자기주장이 약한 건 아니었지만. 그런 오해를 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짧은 말... 어라. 잠깐만. 화엔이랑 룸메잖아? 서로가 영향을 미친 것인가? 같은 갑작스럽지만 가능성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는 지한주입니다.
"교류하기 좋은 곳이라면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요" 저는 그냥 룸카페나 수련장 근처나.. 그런 걸 생각했는데요. 라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어디를 고민하시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콩쿠르라고 생각하는 것을 알았다면.. 음. 어쩌면 학원 수준의 피아노학원에서 하는 콩쿠르 정도에는 지한은 적절히 참여할 만한 실력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전국으로 넘어가면 절대무리였을 겁니다.
"아니면 가볍게 만남의 광장같은 데로요?"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지하철역의 만남의 공간이 떠오른 걸까요?
그렇죠. 몸이 절반으로 접히는.. 요즘은 Z플립이라고 하는 게 더 익숙하려나. 취약하다는 점은 맞습니다. 그래서 창수들은 기동력을 올리거나. 방어를 하거나 것도 아니면 쌍창이나 단검을 패용하기도 할까요? 거리를 넓히면 라임에게 유리하고. 그렇다고 완전히 가까이면 서로가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읏." 손등에서부터 팔까지. 얕기는 하지만 길게 그어진 상처에서 피가 배어나옵니다. 고통이 있기는 하지만 창을 휘두르고 찌르는 데에 큰 문제가 없다면 속행해야죠. 창을 돌려서 찌르기에는 너무 가깝기 때문에 조금 아크로바틱한 움직임과 함께 라임을 걷어차려 합니다. 조금 떼어놓는 것도 겸하는 겁니다.
그리고는 지한도 살짝 물러나려 합니다. 라임이 화살을 쏠 수 있는 거리를 주게 되었지만. 반대로 지한도 창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거리가 조성되겠지요.
폭죽이 터지는 걸 기다릴 수 없으니 도화선은 짧게 하라고 뒤라님께선 말씀하실 것 같네요. 아아.. 귀에 들려오는 것 같아요. 폭탄 터지듯 경쾌한 악단의 음악이... 음악인가요? 지한 씨도 어디가 좋을지 몰라 고민하는 것 같네요. 만남의 광장이란 곳은 되게... 휴게소 같은 느낌이니 거절하도록 해야겠네요. 지금 당장은 갈 수 없겠지만... 약속 정도라도 잡아봐야겠네요.
"만남의 광장은... 어감이 이상하니 거절할게요... 대신 나중에 교류 모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공연을 보러 간다거나 서커스도 좋겠네요!"
확실히 화살의 개수가 줄어든 것을 확인이 가능합니다. 화살의 개수와 화살의 회수. 물론 지한도 투창을 한다면 창의 회수가 걸러서 패배를 선언해야 하겠지만 아직은 투창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와락 달려드는 것을 볼 때.. 어떤 것을 의도하는 것인지 얕게나마 분석해봅니다. 낮은 자세와 저 발은 넘어뜨리는 난전으로 이끌고 갈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지한은 폴짝 뛰어서 발을 거는 것을 피한 뒤 데굴데굴 구르려는 것을 피합니다. 같이 굴러 난전이었다면 확실히 라임에게 우위가 갈 수 있었겠지요. 신체가 차이가 나잖아요? 하지만 방어에 성공했기 때문에 다시 창으로 라임을 후려치려 시도합니다. 이게 제대로 먹힌다면 제압이 가능할 정도로 무력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좋은 거예요. 교과서대로 악보대로 연주하는 것이 정석일진 모르나, 정석은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선 괜히 오버해서 책을 넘기거나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시늉을 해요. 하지만 다 필요 없다는 듯이 던지는 척을 하고선 불온한 미소를 띄워요. 무엇 하나 빠지는 것이 없더라도 관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예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런 말은 교류에 적절하지 못하죠?
"그런데 서커스는 일반적이지 않나보네요. 납득이 가는 것도 이해가 되네요. 의념으로 온갖 기행을 부리는 사람들이 잔뜩 있는 시대이니, 그럼 공연으로 하죠. 의외로 거리에는 훌륭한 공연가 분들이 많답니다?" "참, 저는 서커스의 흥을 돋우는 음악이 좋아요. 배우 분들의 액션이나 마술도 흥미롭지만 아무래도 분야가 분야인만큼..."
"정석은 마음을 사로잡지 못합니까?" 안타깝고도. 아쉬운 소식이군요. 기본을 지킨다는 것도 나쁘진 않아보인다는 생각을 하는 지한이지만. 각자의 생각인 만큼. 다른 겁니다. 그렇습니다. 오버해서 책을 넘기거나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듯한 동작에 어설프게나마 따라해보는데. 역시나 어설픔니다.
"일반적이다 라고 말하기에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커스단이 부흥한 것은 좀 전의 시대에 가깝지 않던가요. 거리의 공연이나 음악이 좋단 말을 듣고는 음악과 관련된 분야를 전공하는 헌터 분인가. 싶은 생각을 합니다.
"거리의 공연을 하는 이들을 구경하며 교류를 가진다는 의견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보면 음악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궁금한 건 물어보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