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직업이라면 모르겠지만, 이 직업은 전투를 할지도 몰랐으니까. 잘 다루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무기를 능숙히 다루는 것은 어쩌면 필수적이라고 그는 생각했을까. 부끄럽냐는 말에 유우카가 조금 움츠리는 모습을 보자 희미하게 웃고는 "너무 놀렸나보네. 미안." 하고 말을 건넸지.
"운동은 무리야? 어째서..?"
조금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그였다. 운동을 하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런 거대한 무기를 들기 위해선 훈련 과정에서 운동이 필수적인데. 곤란하네...
"그럼 결국 방법은 하나뿐이지. 기본적인 검술 동작을 익히고, 무게에 익숙해질 때까지 휘둘러본다. 네가 한다면 그런 훈련을 함께 하게 되겠네."
검의 무게에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그 차이는 꽤나 크다. 무게를 역이용하는 방법이나 무게를 통제하는 방법을 알게 될 테니까. 그는 그런 의도로, 유우카를 바라보며 가볍게 제안했다.
하나같이 우중충한 의미를 가진 이름이다. 자국에선 단지 그것만으로 피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저승을 기만하는 듯한 몸 상태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거부감이 들 것이 분명했다. 물론 상대가 외국인이고, 그 자세한 의미나 서로를 알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말했다. '딱히 귀엽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그런가요..."
바람이 진정되고 흐드러진 머리카락만이 남아 잔잔하게 흔들렸다. 새찬 바람이 불 건, 그렇지 않건, 유우카는 거기 그대로 있듯이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생사의 굴래마저도 엮이지 않는 것 처럼. 그런 그녀는 제 손을 일찌감치 들어올려 흩날린 머리를 도로 빗질하며 말했다.
"별나네요, 패닝 씨는..."
본업을 할 때 마주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어쩌면 정반대의 자세로 기피했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하고 불안해하기도 한다. 그런 것엔 이미 익숙해졌다지만, 쓸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6 알데바란의 물음에 곤란한 것은 유우카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 사실 운동하면 죽는 몸이라서요'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머리가 조금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방금 전의 자기소개에서도 그러했듯이, 유우카는 그런 사실에 대해서 밝히는 것이 조금은 꺼려지는 것이었다. 그런 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할까... 서로에게 말이다. 죽음을 쉽사리 생각하는 사람은 없고, 경찰이라면 더욱 그럴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자체가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다는 압박이 있었다. 스스로는 이미 거기에 충분히 익숙해졌지만 남의 사정은 다르니까. 그만큼 알데바란의 '죽을 수도 있다'는 걱정은 유우카에게는 하등 쓰잘데기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몸이, 약해서..."
그래서 결국 이런 한심한 대답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던 유우카다. 하지만 알데바란 그도 같이 일하는 입장인 만큼 언젠가는 알게 될 사실. 역시 솔직하게 말할 걸 그랬나 하는 작은 후회도 동반하고 있었다.
"그런 훈련이라면..."
큐브웨폰. 익스퍼에게 최적화된 무기, 였던가... 그것이 사실이라면 사실 그렇게까지 무거운 정도는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야 무겁지만은, 실물보다는 덜한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처음 쥐었을 당시 '무리'라는 생각 보다는,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의 말처럼 몸을 단련하는 쪽이 아닌, 무기를 익숙하도록 숙지하는 방향이라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당신이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녀가 알 리 없었다. 이제 막 알게된 사람이기에 그런것까지 알아챌 정도로 허물없는 사이인 것도 아닐뿐더러, 사교적이긴 하나 관계를 쌓아가는 것엔 다소 따지는 부분이 많은 그녀에게도 조금의 의문은 남아있을 것이다. 내가 스스럼이 없다 해도 상대 역시 그럴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은 법이다. 물론 그녀는 그정도까지 신경쓰는건 아니지만,
"음~ 물론 그 귀엽다는건 꼭 외견에만 국한된건 아니니까요?"
단순한 겉모습을 넘어 그 사람의 내면, 사소한 생각이나 의지, 관점까지. 어쩌면 그것이 흔히 말하는 '사람의 매력'이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불어와도 그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하는게 다일 뿐인 당신의 행동도 그 부류 중 하나일테지.
"뭐, 그런 얘기 자주 듣는 편이니까요~"
별나다, 그말은 꽤나 익숙한 단어였다. 어떤 언어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부정적인 의미로 와닿기도 하지만, 그리고 그녀의 고향에서도 그런 뜻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언제 그런것까지 일일히 신경썼을까. 오히려 별난 사람들 사이에 있는 별난 사람은 곧 정상인이라는 논리를 믿고 있는 그녀였기에 항상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였다. 독특하지만 특별하고 싶진 않으니 그걸 별나다 하지 않는다면 무엇이라 할까,
"오오? 이제는 햄버거에 관심이 생길 정도인가요? 그것도 나쁘진 않죠~"
그래도 이런 이야기만 하다가 햄버거를 먹어버린다면 아무리 그녀라 해도 속이 더부룩해질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에 때마침 말끝을 흐리며 걸음을 재촉해오는 당신을 보며 살포시 웃어보였다.
"오, 다왔네요~ 아직도 사람이 많은거 보면 역시 오늘도 늦게까지 할건가봐요~ 으음... 일단 헤비디럭스 두개로 시작해볼까요?"
//라는 느낌으로 서로 햄부거 골라서 냠냠굿 했다로 끝내도 되고 찐막으로 뒤에 하나 더 달아주셔도 됨다~ 일상 굴리느라 고생 많았어여 유우카주~ 유우카쟝 귀엽슴다! 쏘 어도러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