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시에 있는 바닷가 근처의 하얀색 건물. 그곳은 차후 익스퍼를 전담하기 위한 경찰들이 사용하게 될 전용 건물이었다. 그 건물 1층에는 작은 카페가 있었고 소라는 자리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옆에 있는 점원 여성을 바라보며 주문은 만나는 이가 오면 하겠다고 이야기를 한 후,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 15분. 휴가인만큼 특별히 할 일이 없어 빨리 나온 그녀는 의자에 앉아 가볍게 양 다리를 앞뒤로 천천히 흔들었다.
"일단 협의지만, 이야기는 해봐야겠지. 해줘도 상관은 없지만..."
한적한 시간이어서 그런지 카페에는 그다지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 보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기에 소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서류를 특히 더 몸으로 가리면서 체크했다. 거기에는 자신이 직접 스카웃한 이의 기본적인 사항이 적혀있었다. 이름란을 바라보면서 뚱한 표정을 짓던 그녀는 서류를 덮고 가만히 하늘을 바라봤다.
"하기사, 사람마다 사정은 제각각이니까."
혼잣말을 작게 중얼거리며 그녀는 문이 열리고 자신이 기다리는 이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물론 아직 시간은 넉넉했기에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와 톡을 나눴다. 혼자서 아무것도 하는 것보다는 즐거운지 그녀의 얼굴에 웃음꽃이 살며시 폈다.
웹박수 설명을 하자면 이벤트로 쓰이기도 하고, 혹은 익명 앓이&익명으로 선물보내기로 사용할까 해요! 앓이 공개와 선물 배분은 토요일 0시에 할 예정이에요! 선물은 티가 나도 상관없다고 치더라도 앓이는 꼭 자신이 누군지 티가 안 나게 조심해주세요! 당연하지만 저격이나 비방글은 공개하지 않고 바로 삭제할 거예요!
약속 장소를 향해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오토바이나 다른걸 타도 괜찮겠지만 여기선 면허를 아직 안 땄다. 상쾌한 날씨다! 활짝 웃고 오늘 햇빛은 대만족이라며 그는 페달을 밟았다.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 됐다.
"흐아악 X발!!"
이럴 줄 알았으면 택시를 탈 걸. 페달을 밟고 2분도 채 안 된 순간, 프로스트 설 나이 22세, 졸지에 피눈물을 흘리게 됐다. 화창하고 맑은 날씨와 불어오는 바닷바람 때문이다. 상쾌한 바닷바람은 잔혹하다. 앞머..없구나. 아무튼 옆머리 뒷머리 구레나룻 아주 골고루 자아를 가지고 펄렁거려 뺨을 쫩쫩 후들겨 팼고, 그는 선글라스에 옆머리가 달라붙고 나서야 왜 사람들이 자전거를 안 타고 다니는지 알게 됐다.
그렇지만 발은 멈추지 않았다. 내리막길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어떻게 되나? 목 부러진다. 세상과 작별인사를 하고 그의 시체를 누나인 베키 설이 보곤 사진을 찍어 2021 다윈상 후보. 설뭐시기 저 쌍롬. #가보자고 #다윈상 #고인의띵복을액션빔 하고 인별에 인증샷을 남길게 뻔하다. 내가 다른건 참지만 아직도 나 처음 입양온 날 양말 짝짝이로 신었던 걸 아직도 술안주로 쓰는 누나한테 쪽보일 순 없지! 그는 다른 손으로 머리카락을 쓱 훑어내고는 무작정 약속장소로 향했다. 머리는 나중에 빗으로 빗어내면 되겠지..
아니. 그런데 나.. 앞으로 출근 할때도 맨날 이렇게 처맞고 다녀야 하는 거야..? 노란 사자 그려진 공용 자전거를 적당한 곳에 두고, 머리를 슥삭슥삭 빗어낸 뒤, 한적한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커피 내음과 부드러운 디퓨저 향이 물씬 풍긴다. 여기서부터 가산점이 추가된다. 커피 향을 해치지 않는 선의 바닐라향 디퓨저는 가산점이지.
아닌 외국인의 등장 때문인지 시선이 좀 느껴졌지만 괜찮다. 이런건 익숙하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다 서류처리 하다 잠깐의 딴짓으로 잠깐의 행복을 찾고 웃음꽃이 활짝 핀 여성을 발견한다. 딱 봐도 저 사람이겠거니.
그는 조심스럽게 걸어가 허리를 불쑥 숙이고, 선글라스를 슬쩍 콧잔등 밑으로 내리려 했다. "Hello Ya!" 하고 인사를 건네보고는 허리를 쭉 펴는 것이다.
딸랑거리는 벨소리와 들리자 핸드폰을 보던 소라는 시선을 문 쪽으로 돌렸다. 만나기로 한 이의 등장에 그녀는 여기로 오라는 듯이 손을 높게 들고 흔들었다. 딱히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지, 그렇게 세 번 정도 흔들던 그녀는 팔을 다시 아래로 내렸다.
선글라스를 내리고 인사를 하는 그를 바라보며 그녀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어 그에게 인사를 돌려줬다. "Hello." 정말로 깔끔한 영어발음을 하면서 맞은편 자리에 가서 앉으라는 듯이 그녀는 맞은편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출근은 아니지만, 요청사항이라던가 그런 것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할까 해서요."
자신의 후배기도 한 예성에게는 편하게 말을 놓기도 하나, 아무리 그래도 사회인인데 함부로 말을 놓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했는지 그녀는 태연하게 말을 높였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면서 뭔가를 생각하다가 그에게 직접적으로 물었다.
"이름 말인데, 정말로 그대로 갈 거예요? 전 이름도 그리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기본적인 사항을 체크하면서, 그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듣고 알아낸 것은 있었다. 그에 대해선 굳이 언급하지 않으며, 오로지 이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태연하게 자신의 몫으로 먼저 주문했던 바닐라 라떼를 쪼로록 마시면서 말을 이었다.
"그대로 간다면, 명찰을 그대로 해서 만들긴 할건데 상관없죠? 아. 음료 주문할거면 하세요. 경찰인거 증명하면 20% 할인이니까 놓치지 말기! 포인트도 꼭 챙기기. 알았죠?"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녀는 오른쪽 눈을 감아 윙크를 날렸다. 바로 옆을 보면 카운터에서 이곳을 바라보는 점원 여성의 모습도 보일 것이다. 주문할거냐는 무언의 눈빛을 보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