잽싸게 도망가면서도 힐끔 보고 웃는다. 윤의 당황한 반응을 즐기듯, 아니, 완전히 즐기고 있었다. 내숭이 아니라 정말로. 복도 끝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가까이 오자 빤히 응시하면서도 뒷걸음질을 해 또 거리를 벌려놓는다. 유인이라도 하는건지 뭔지. 일부러라는게 보이게끔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게 그렇게도 재밌는지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술래잡기보다는, 그냥 장난이죠? 이러면 선배가 어떻게 할까 하는?"
윤의 반응을 떠보는 거라고, 그걸 그냥 장난이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이럼 싫어요? 하고 고개를 기울인다. 순진한건지 그런 척 하는건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재차 키득키득 웃은 그녀는 뒷걸음질을 멈추고 다시 돌아서 빠른 걸음으로 저만치 앞으로 갔다. 전속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멀찍이 거리를 만들어놓고 윤을 보았다.
"빨리 안 오면, 잡지 않으면 또 휙 가버릴거에요."
얼른 오지 않으면 또 가버린다며 장난기 가득하게 담아 말한다. 윤이 진짜 매구라는 걸 알면서 이런 장난을 치는 건 그녀 외에는 없지 않을까. 거기에 한술 더 떠서, 금방이라도 잡혀줄 듯 팔을 뻗고 손을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표정에서 장난기가 가시지 않았으니 순순히 잡혀줄지는 미지수였지만.
한대면 모두 공평하게 조용해진답니다.😊 정말 깡!을 하기 전에 어서 조용히 했으면 좋겠네요..🙄
본가에 가면 벨은 백정이를 지키려 하지 않을까 싶네요..헬레나와 가문원들의 지대한 관심에서요.🙄
물론 헬레나 쪽에서 친절하게 대해줄 것 같기도 해요.. 당신이 어떤 사람이라도 나는 내 아들의 곁에 남아준다면 정말 고마울 거라며 포옹을 시도할지도 모르겠고..😶 이제 가문 안으로 들어가면 가문원들이 신기하게 백정을 쳐다보고 벨이 살아있는 외간 사람이 가문에 들어왔다면서..디x니의 겨울x국 1편에서 나온 트롤처럼 갑자기 이건 사랑이야! 하고 뮤지컬을 찍기 전에 방으로 도망칠 것 같아요.😂
그리고 주치의에게 드디어 왔냐고 가주님 몸이 얼마나 개판을 쳤는지 아냐고 등을 두들겨 맞으며 요양생활을 마저 하겠죠..🤕
어브브..졸리니까 말이 계속 헛나와요..🙄 잘 얘기하고 있는거 맞겠죠..옹알옹알..먼저..들어가볼게요..오늘 하루도 다들 고생 많으셨고, 아침에 봬요..어버법..코오..😴
당황하는거 연기일까 진짜일까 것도 궁금하네 ㅋㅋㅋ 윤이가 술 못 마신다 그러면 명문가 도련님이라 그런가 왤케 샌님이냐고 그러고 첼이보고는 야 얘는 안되겠다 재미가 없어 재미가~~ 하고 깐족깐족 약올리고 놀리고~~ 첼이는 그 사이에 껴서 구경하다가 남매들 깐족에 편승해서 아 그럼 못 마시는 선배는 잘 자요 저는 와인 좋아해서~~ 하고 슬쩍 빠지려고 하고 ㅋㅋㅋㅋㅋ 어휴 내 정신이 빠지겠어
둘 다 어울린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데. 구분을 지어보자면 시작은 밤이었지만 현재는 아침이라고 할 수 있지.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주변과 타인에게 담 쌓던 이전이 밤의 어둠에 홀로 숨을 죽이는 시절이었다면, 일부나마 담을 허물고 타인과 접촉하기 시작한 이후가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아침이라고 할 수 있겠네. 완전한 아침이 된게 윤이 때문이라곤 못 하지만 아침이 되는 계기에 윤이가 있긴 해.
TV에서_귀신이_기어_나온다면_자캐는
첼 : ....? ....?!!!?!?!? (당황)((몹시 당황))
비명 없이 당황해서 얼타다가 귀신한테 마법(물리) 시전해보고 안 통하면 잽싸게 도망간다 ㅋㅋㅋㅋㅋ 근처에 있는 사람한테 가서 저기 저기 티비! 티비에! 하고 어버버어버버 하다가 ㅋㅋ 같이 가서 봤는데 없어졌으면 이제 혼자 티비 못 본다...
자캐는_소중한_사람들을_위해서_신념을_꺾고_무릎꿇을것인가
이거....음....꽤나 고민되는데...... 결....국은 꺾지 않을까...? 무엇 때문인지가 관건이긴 하겠는데, 신념과 소중한 사람들의 희생을 저울질 한다면 결국 소중한 사람들 쪽으로 기울테지... 소중한 사람들이 생긴 현 시점에서의 결과긴 하지만. 예전이었으면 두말없이 신념!
일련의 사건 이후 달링을 본가로 날려 보냈다. 영리한 달링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리본을 물어올려 알려줄 것이다. 마침 달링은 가문원이 그를 호송해야 하는 보라색 리본을 물어 올렸다. 헬레나가 올 줄 알았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고, 대신 엉클 잭이 친히 마차를 몰고 본교에 도착했다. 덕분에 그는 마법부에서 제공하는 플루가루도, 마차도 절대 사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괜히 위치를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를 보며 이상하다 손가락질 하겠지만 폐쇄적인 가문이니 이런 방법으로라도 본가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는 지금 탐지 불능 늘이기 마법으로 가방 안을 기숙사에서 썼던 용품으로 꽉꽉 채우고 본교의 교문 앞에 서 있다. 검은 칠이 되고 금빛 선이 그어진 마차가 멈추고, 마부석에서 날렵한 인상에 한쪽 눈을 검은 안대로 가린 남성이 내렸다. 엉클 잭이다. 엉클 잭은 내리자마자 어깨에 앉은 매를 하나밖에 없는 눈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다 그를 흘끔 쳐다봤고, 그는 후드를 벗고 앞머리를 깔끔하게 쓸어 넘겼다.
"너 진짜 맞냐? 가짜 아니지? 아무거나 외워봐." "무슨 소리야?" "빨리." "잭, 나 할 줄 아는 거 죽은 자를 위한 기도밖에 없는데 기도라도 해서 당장 선조 곁으로 보내줘?" "진짜 맞네. 달링이 어쩐지 성이 났더니만 저거 때문이었구만?" "달링이 화가 났다고?" "아주 빽빽 소리를 치면서 좋다던 지렁이 젤리도 안 먹더라. 무슨 일인가 했는데 그새 다른 새랑 정분이 났어? 10년 정은 어디로 갔대?" "그냥 입 다물고 태워주면 어디가 덧나? 그러니까 입에 디터니 원액이 마를 날이 없지." "이 맹랑한 애새끼가 삼촌한테 못 하는 말이 없어!" "잭이 삼촌 같은 짓을 해야 삼촌이라 부르지. 허구한 날 가림빛에서 술 마시다 존에게 귀 잡혀서 끌려오는 주제에." "정보 탐색이라 몇 번을 말하냐! 거기 펍이 영양가 있는 정보가 많다고." "영양가 있는 애인이 많겠지." "나 참! 그런 건 어디서 배웠냐? 너 아홉 살 적만 해도 순수하고 귀여워 죽을 것 같았는데 이젠 그냥 죽을 것 같다." "제법 명줄이 기네? 10년이나 살았잖아." "방금 발언은 용납 못 하니 헬레나한테 이를 줄 알아라." "일러 바쳐봐라. 엄마가 내 편 들지 네 편 들겠냐? 우리 아들 인성이 드디어 파탄 났구나! 하고 좋아하겠지." "하여튼 집안 꼬락서니가 콩가루야. 빨리 뒤져버리든 해야지." "그 농담 재밌네. 나도 써먹어볼까." "재밌지? 이틀 동안 고민한 보람이 있네. 자, 타라. 근데 네가 몰면 안 되겠냐? 한스가 말을 도저히 들어 처먹질 않으니." "한스는 내 말도 안 듣는데."
마차의 흑마 한마리는 귀를 까딱이다 그를 쳐다보고는 꼬리를 쳤다. 그가 앙상한 손을 뻗는다. 흑마는 고개를 툭 기울여 주둥이를 입에 댔고, 엉클 잭은 저게 어떻게 말을 안 듣는 거냐며 툴툴댔다.
마차는 편안했지만 가끔가다 크게 덜컹거렸다. 엉클 잭이 그를 놀리기 위해 일부러 험한 길로 가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니 한스와 베일리가 엉클 잭만 보면 뒷발굽질을 하려 드는 게 당연하다. 본인의 업보다. 한번 크게 덜컹거린 마차 안에서 그는 사람의 모습으로 본가에 있어도 된다고 말하며, 대신 다섯가지를 지켜야 한다며 조언했다.
첫째. 곁에 잘 붙어있고, 혼자 있게 된다면 절대 별채에 가지 말 것. 별채는 염을 할 때 가는 곳이라 시체가 있다고 말하며 그는 잠시 고민하고는, 자신이 별채에 있을 날이 많을 지도 모르니 염하는 곳까지 따라오진 말고 가만히 기다리라 했다. 그리고 시취가 강할 테니 후각이 예민하면 아예 오지 않는 것도 좋다 조언했다.
둘째.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금지된 마법과 주인님에 대한 언급을 금할 것. 그의 가문에는 오러가 꽤 많기 때문이고, 가문원 전체가 금지된 마법에 관한 안좋은 기억이 많다며 그는 혀를 찼다. 그리고는 그의 어머니가 특히 예민하시다고 흘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는 추종자로 인해 정신이 망가진 남편을 죽여야만 했고, 딸 같던 자식을 잃었다. 그는 추종자로 인해 정신이 망가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단 하나뿐인 충정을 잃었다. 침묵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는 한참을 침묵하다 "할아버님이 전쟁시절 돌아가셨던지라 예민하시네." 라고 말했다. 굳이 산채로 불태우려 들 것이란 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셋째. 무슨 일이 있어도 혼자 남겨지면, 푸른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을 피할 것. 혹시라도 누군가 묻는다면 추종자임을 티내지 않고 '가주와 함께 왔다'며 언더테이커 가문 사람을 불러달라고 할 것. 블랙번은 지금 하나뿐인 후계자를 잃은 뒤로 마법사 사회를 무법지대로 만들어야 한다, 추종자를 마구잡이로 죽여버려야 한다며 원성을 높이고 있으니 당연할 법도 하다.
넷째. 오두막 지하로 내려가지 말 것. 그는 이 단락에서 꽤 길게 침묵했다. 한참의 정적 이후 한번 크게 덜컹였을 때,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내려가지 말라고 하는 것엔 다 이유가 있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안을 보면 안 된다고 새된 목소리로 중얼거린 후 다시금 침묵했다.
다섯째. 한참의 침묵 이후 그가 꺼낸 말은 수다스러운 금발 머리 여자를 보면 무시해도 좋다는 것이었다. 캐서린은 수다스러우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6살 먹은 어린아이가 봐도 분위기를 돌리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는 말을 마치고는 마차 창 너머를 본다. 숲길이 끝나고 검은 철문이 보인다. 언더테이커 가문은 숲길로 시작된다. 드넓은 숲을 지나면 먼 옛날 선조가 터를 세운 영지가 있고, 문지기가 비켜서면 장미와 각종 꽃이 피어난 정원이 있다. 마차는 정원에 들어선다. 장미는 마법 덕분에 사시사철 피어있다. 그윽한 꽃내음이 마차 안으로 물씬 들어오는 것 같다. 좁은 창 너머로 보면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었고, 마침 캐서린이 농땡이를 피우고 있다. 저걸 어떻게 들들 볶아야 할까? 간만에 왔으니 굴릴만큼 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생각에 잠긴듯한 그의 눈빛이 잠시 이채를 띤다. 그러기도 잠시, 창밖을 한참이고 쳐다보다 마차의 방향이 오른쪽으로 꺾이자 잠시 옆으로 비키라는 듯 손을 저었고, 그대로 마부석이 있을 벽을 발로 세게 걷어찼다. 어찌나 셌는지 마차가 흔들릴 정도였다.
"어이, 잭. 이 개새끼야. 어딜 자연스럽게 화장터로 마차를 돌려. 쿠데타냐? 종전 직전에 돌아가신 네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그게 네 할아버지다 이 미친 새끼야!!" "내가 알 바냐? 산채로 불탈 뻔 했는데 그게 중요해?" "하여튼 이 집안 놈들은 대가리에 우환 있는게 분명하다니까! 추종자 새끼랑 붙어먹는거 내가 저지하려다-" "아바다-!!" "이 개씨발 가주님은 위대하다! 화신이여! 즉각 멈춰드리죠!" "진작 이래야지!"
마차가 멈추고 그는 문을 발로 걷어 차 열었다. 예의라곤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 뒤로 손을 뻗는다. "아가, 같이 정원이라도 산책하자꾸나." 에스코트는 제법 신사적이었다. 귀 밝은 잭은 아가 소리를 듣고는 마부석에서 듣도보도 못한 경박한 비명을 지르며 팔뚝에 돋은 소름을 지우기 위해 연신 팔을 문질렀다. 비명소리에 정원에서 농땡이를 피우던 캐서린이 고개를 돌렸고, 마차에서 애스코트를 신청하는 그와 처음 보는 옥빛 머리의 남성을 발견하자마자 마찬가지로 비명을 지르며 가문 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가주님이 살아있는 인간을 손님으로 데려오셨어요!! 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