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의 표정은 이 사람들이 나한테 장난을 치나? 싶을 만큼 어색한 웃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20만원으로 살 수 있는 보조 도구라 해봐야 힐팩 정도이고, 그 이상의 장비나 물건들은 구하기 어려우니까요.
" 설마.. 아. 나 얘기하는거야? "
오히려 유나의 표정은 '자길 시험하는건가?' 하는 표정으로 기분 좋게 일그러지고 있습니다.
Tip. 20만원은 우리 기준으로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많은 돈 역시 아닙니다. 현대에서 괜찮은 장비나 고급품들의 가격이 높은 것과, 그것이 생명과 직결되는 도구라면 어떨지 생각한다면 판단이 더욱 쉬워질겁니다.
>>53 입학식 기간에 현태는 게이트 헌팅을 진행하여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연락으로나마 교관과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교관실의 한 어귀에는 오늘도 커다란 마약 쿠션 의자에 기대어 하루를 휴식으로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폼은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나 하는 착각이 들기까지 하네요. 전투학의 옌 리오는 현태를 바라보며 손을 휘휘 젓습니다. 앉아있기에 표정이 보이진 않았지만 반가움의 의미로 보입니다.
>>55 기분 좋은 소음이란 말은 이곳에선 통용되지 않는 단어이다. 사람의 광기, 열정. 혈기. 그런 것을 끓어올리기 위함인지 이곳의 소리는 시끄럽기만 하다. 절그럭거리는 사슬 소리, 짐승의 아가리 속으로 머릴 들이미는 전투 노예들의 목숨으로 이 공간이 적절히 피로 젹셔지고 나면 이들이 바라 마지않는 열정의 이유가 천천히 무대 위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물을 때 '너는 죽기 위해 싸울 수 있어?'라고 묻는다면 절대다수는 '왜 죽음을 위해 싸워?'라고 답할 것이다. 삶을 위한 싸움은 있더라도 죽음을 위한 싸움을 바라는 미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곳에선 그 말이 통하지 않았다. 이 거대한 원형 경기장 안에선 내려보는 눈들을 제외하곤 자유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이 자유를 얻는 방법은 목숨을 내놓고 죽음을 맞는 순간과 수 번 승리하여 내려보는 이들에게 목숨값을 지불받았을 때. 단 두 순간 뿐이었다. 어린 소년이 무대 위로 천천히 걸어올라왔다. 두 손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멀리서 보더라도 눈에 띄일 정도였다. 저 소년의 행동은 여흥일 뿐이었다. 피로 얼룩진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소년의 날카로운 목소리로 경각을 깨워줄 법한 장치. 소년의 역할은 그것으로 정해졌고, 곧 높은 소프라노 톤의 목소리가 힘을 잃었을 때. 이 무대를 조율하던 조율자는 기쁜 목소리로 함성을 질렀다.
- 소년은 결국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여러분들이 가진 마음을 젹시기에는 소년의 피는 부족한 모양이군요!
각자의 색을 가진 목소리들이 한껏 붉은 색으로 표현된다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들은 목소릴 높혀 '다음'을 연호했다. 그들의 목소리에 어쩔 수 없다는 듯, 가증스럽게도 사회자는 짧은 묵례로 소년의 죽음을 추모하는 듯 했다. 곧 다시 고갤 들어올려 기분 좋은 목소리를 터트렸다.
- 그런 여러분들을 위한 새 대결이 준비되었습니다!
무거운, 열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철창이 느리게 들어올려진다. 각자 칼과 방패, 창, 그물 같은 것을 쥔 검투사들이 경계를 지키며 자신들의 상대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 깃든 살의는 날카로워서, 만약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간다면 베여버릴 것만 같았다.
>>51 온라인으로조차 은사의 말투가 묻어나옴에 예나는 조금 피식한다. 아마 그녀를 아는 사람이 표정을 봤으면 드물다 생각했겠지. 상점가를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무언가를 구입하려고 오는게 보통이다. 게이트에 진입하기위해선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 의뢰의 '거검 하트커'는 어느정도 고전을 면치못할거라 생각되었기에. 자신의 자금이 허락하는 한에서 아이템을 사도록 하자.
>>68 특별하게 눈에 띄는 것은, 적어도 당장 보이는 것 중에는 없습니다. 정수도, 태호도. 이런 게이트의 유형은 처음이니까요. 이론적으로 아는 부분에서 애기해본다면 이 게이트는 대결형, 그중에서도 다대다 전투에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게이트로 보입니다.
정수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봅니다. 엄폐할 만한 공간은 존재하지 않고, 마치 피 튀기는 싸움만을 목표로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하지만, 하나 착각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경계하는 동안 적은 가만히 있어주리라고, 누가 얘기했나요? Tip. 전투는 실전입니다. 상황을 살피고, 주위를 판단하는 것도 좋지만 적이 무작정 우리의 행동을 기다려주리라 생각하지 마세요. 영웅서가의 적들은 선공, 후공,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등. 다양한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호의 머리 위로 커다란 그물이 던져집니다. 긴장의 틈을 노리듯 빠르게 던져진 그물이 태호의 몸에 닿기 직전. 태호는 검을 들어올립니다.
긋고, 베어내고, 선을 뚫어내어. 선명히 날아오던 그물에 상처를 주어 추락시킵니다. 자신이 했다고 하더라도, 꽤나 갑작스러운 행동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심장은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검투사들은 천천히 고갤 끄덕거리며 진형을 구성하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방패와 창을 든 검투사가 나오고, 그 뒤로 메이스와 활을 쓰는 검투사가. 맨 후방에 그물을 쥔 검투사가 정수와 태호를 바라보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78 수업의 복습에는 망념의 증가가 필요합니다. 현재의 행동은 대화로 취급됩니다!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키워드(전투학, 게이트학 등등. 자신이 궁금한 부분에 대한 '질문')와 얼마의 망념을 들여 복습하는지에 대한 선언이 필요합니다. 이때 망념의 양에 따라 복습하는 수업의 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흠.. "
리오는 현태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 글쌔. 지금 당장.. 성장하길 바라는거면 급한 거 아냐? "
현태의 나이는 열아홉. 그 나이에 20레벨 이상을 노릴 수 있는 헌터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가디언들이라면 조건은 다르겠지만. 지금 현태의 성장세는 일반적인 헌터들 수준에선 놀랍다 못해 기적적인 수준입니다.
" 전투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다.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을 먼저 해줘야 내가 방법을 알려주지 않겠어? 가령 최근에 이렇게 싸우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거나. 기술의 정체가 왔다거나. 그런 '이유'를 말해주면 몰라 무작정 '정체된다'고 하면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거는 없어. "
나는 신이 아니거든, 하고 리오는 의자에 좀 더 깊게 기댑니다.
" 그럼. 이 조건에서 다시 물어볼까? 어떤 조언을 구하고자 한다고? "
>>82 아저씨는 라임의 활을 천천히 살펴보고 말합니다.
" 글쌔. 그 돈으로 구할 수 있는 물건 중에는 이놈보다 좋은 놈은 없어. "
라임이 가져온 지급용 활을 툭툭 건들며, 가게 주인은 천천히 말합니다.
" 애초에 물건 중에서 가장 비싼 거는 몸을 막아주는 방어구랑 전투시에 사용하는 무기. 이 둘이 가장 비싸. 아마 네가 바라는 물품을.. 일반 등급에서 구하긴 힘들거다. "
화엔은 언제나 사람을 관찰하고, 그들의 눈을 관찰한다. 특히 어른의 눈. 눈에는 의중이 담겨 있다. 의중을 아는 것은 중요했다. 의중을 모르면, 원하는 것을 모르게 된다. 눈을 보아 의중을 알고, 의중을 알아 명령을 따르고, 행동을 하고, 원하시는 대로 완벽한 도구가 되고 —
읽을 수 없는 표정, 이정표 없는 바다. 모르는 것은 위험이다. 아마 한지훈 교관님을 많이 보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닐테다. 하지만 이 모두 쓸데 없는 감정이자 반응이다. 숨을 들이킨다. 숨을 내쉰다. 감정과 반응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나면, 완벽한 기계의 모습인 HW-10070이 남는다.
그렇게 지훈 교관님의 얼굴을 보면 들끓기 시작하는 감정을 억누르고, 화엔은 똑같이 평온한 바다의 모습을 되찾는다. 그저 눈을 내리깔아 인사를 건네는, 평범한 기계, 아니, 학생. 담담한 목소리가 나온다.
"좋은 하루 되셨길 바랍니다, 교관님. 보급용 검을 신청하러 왔습니다."
#총을 주로 사용하나 검을 보조로 사용하는 자신의 전투방식을 설명하며 신청합니다. 고 화엔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