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시계 때문에 온 거잖아."
모나게 구는 데는 자신이 없어요. 특히 친구에게는 더욱더 그렇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갑자기 떠났다가 갑자기 돌아와서는 눈물짓는 친구에게 쌀쌀맞게 굴면,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오해를 살지도 몰라요. 네가 내게 너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그래서 네 빈 자리가 너무 아파서 그렇다고 하면 이해해줄까요? 나는 다시 그런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이길 바라요. 누군가 함께하는 시간에 익숙해지면 다시 혼자가 된 나는, 아마도 두 번은 이겨내지 못할 거 같아요. 떨려오는 두 손을 서로 맞잡았어요. 손이 차갑습니다. 손 위로 떨어지는 눈물이 따뜻하다 못해 뜨겁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가 보낸 편지가 있었다면, 시계공이라는 내 책임도 뒤로 하고 답장을 썼을지도 몰라요. 초침이 째깍거리는 시간이 1초 느려지고, 2초 느려져도 모르고 네게 보낼 편지를 썼을 거예요. 내가 너에게 편지를 쓸 수 있도록, 연락할 방법이라도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작은 원망이 솟았어요.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눈물은 새로 맺혀 데구룩 떨어지고, 너를 잠깐 밉다는 듯이 쳐다보았습니다.
"...안 알려줄 거야."
정말 네게 못되게 굴려면 울어서는 안 되는데, 마음대로 되질 않습니다. 네가 눈물을 쏟는 걸 보니 참으려고 해도 잘되지 않았어요. 울음을 너무 참아서 머리가 아픈 것 같은 기분까지 들어요.
"또 떠날 거면서."
생각하는 것과 말로 담는 것은 달라요. 네가 떠날 거라고 생각만 하는 것과 내가 스스로 소리를 내 그 사실을 확정 지어버리는 것은 다릅니다. 네가 이렇게 왔다가 떠나리라 생각하면, 입술을 최대한 꼭 깨무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시계탑에서 엉엉 우는 소리가 난다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거예요. 시계탑은 언제나 예쁜 종소리만 내었으니까요.
# 아티가 더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 괜찮으시면 로빈이 앞머리 가르마를 탄게, 아티를 따라한 거라고 해도 괜찮을까요? 아티가 떠난 후부터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