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호가 그걸 꿀떡 삼켜버리자, 문하는 뭐라 말을 하려 했으나 이내 체념했다. 애초에 다른 사람 행동에 간섭하거나 하는 것은 그의 성미에 그렇게 걸맞는 일이 아니었다.
"갑갑이라..."
문하는 문득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자신의 기준으로 선을 넘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시건방진 소리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만 해도 비좁은 링 위에서 뭔가를 찾고자 미련을 부리고 있었다. 마치 내일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주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흙탕물을 뒤적이는 다이아몬드 광산의 노예처럼 말이다. 그런 미련마저 없이 자유분방하게 사는 저 빨간 머리한테는, 링이 정말로 비좁은 감옥처럼 느껴지겠지.
"그렇구나."
해서 문하는 연호의 대답을 별 반감 없이 납득했다. 연호가 자신을 소개하며 손을 내밀어오자, 문하는 가볍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2학년 1반, 문하. ─너구나, 그 게양대 인간대포알."
─연호는 어쩌면 자신이 친하게 지내는 누군가와 같은 반의 아이들 중 눈에 띄는 녀석, 이라고 문하를 기억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문하도 다른 방식으로 연호를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연호가 바라던 대로 연호의 명성도 옆반에 닿아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면 입 좀 벌려볼래."
문하는 다른 손에 쥐어져 있는 조그만 구급가방을 흔들어보이며 말했다. ─본디는 가방에 껍데기만 달랑 넣어놓고 다니는 물건이었으나, 언젠가 같은 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나서는 안에 내용물을 충실히 채워가지고 다니는 물건이었다. 안에는 구강용 연고도 있었다.
맨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문하의 싸움을 보고있으면 여러 격투기가 보였다. 격투기를 티비로 배운 연호에게는 어떤 격투기인지까지 알아볼만한 눈은 없었지만, 그래도 기술들의 수준이 꽤나 높았다는 것은 어찌어찌 알아볼 수 있었다.
" 그렇다면, 나랑은 다른 자유를 찾을 수 있을거야. "
자유란 여러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사람마다 다를테다. '해방' 같은 의미로 느낀다면야 폭넓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니까. 연호의 입장에서 자유는 정말 말 그대로의 자유일테지. 자신이 어째서 이런 말을 했는지는 딱히 잘 알지도 못했고 중요하지도 않았다.
" 1반? "
그러고보니 아랑이가 그 반이었지?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게양대 인간대포알이라는 말에는 자신도 모르게 푸훗, 하고 웃음을 흘렸다. 이야, 물론 다른 사람들에겐 보기 힘든 광경이었겠지만, 다른 반까지 그 명성이 흘러들어갔을 줄이야. 문득 기분이 좋아져서 고개를 한번 더 끄덕인다.
" 아, 맞아. 너도 한번 타볼래? "
진짜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스릴을 느낄 수 있는데. 덧붙이면서 씩 웃었다. 연호는 여러번 해봤지만... 할 때마다 목숨에 위협이 느껴지는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스릴이 더 쩌니까 그만두지는 않을테다.
" 음? 아- "
입을 벌려보라는 말에 얌전히 아~ 하고 입을 벌린다. 문하가 연고를 꺼내서 연호에게 발라주려 연고를 들이댄다면, 연호는 아무 생각 없이 '와앙' 하고 연고를 물어버렸을테다. 맛이 없으니 눈을 살짝 찌푸리면서 문하를 물끄러미 바라볼테지. 애초에 상처가 난 곳이 입 안 뿐만은 아니었다. 악취미로 인해 몇 번이나 터진 크로스 카운터 덕에, 얼굴에도 이런저런 상처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의외의 대답이다. 아까의 세 명을 묵사발로 만드는 동안, 문하가 보여주는 움직임은 링 위에서 규칙대로 정정당당하게 시합을 치르는 움직임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람을 가장 효율적으로 때려눕히고 파괴하는 움직임이었지. 룰이 훨씬 자유로운 MMA에서나 통할 주짓수라던가, MMA에서도 기겁을 할 크라브 마가를 연상케 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복싱을 연상케 하는 것은 가벼운 스텝을 통한 체중이동과, 처음에 늑대인 것 같았던 친구의 안면에 꽂아준 스트레이트 펀치 정도였다.
문하는 구급낭을 뒤적여 면봉 끝에 연고를 조금 짜서는 연호의 입 안으로 디밀었다. 그러다 연호의 이빨에 면봉 끄트머리가 똑 잘려서 연호의 이빨 너머로 사라지자, 문하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눈을 치뜨며 연호를 바라보았다.
"먹는 게 아니니까 맛없지. 입 다시 벌려. 그리고 됐다고 할 때까지 다물지 마."
문하는 새 면봉을 꺼내서 연호의 입안에 구강용 연고를 발라주려고 노력했다. 연호가 면봉을 또 잘라먹지만 않는다면 문하의 처치는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상처는 입 안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있었다. 얘가 어떤 몰골이건 내 알 바 아닌데 난 왜 이러고 있지? 문하는 문득 시합 중 얼굴에 데미지를 좀 입었던 날, 마니또의 선물을 확인하러 학교에 갔다가 마주친 오지랖 넓은 다람쥐같은 얼굴이 떠올랐다. 너도 이런 기분이었냐? 문하는 무심코 중얼거렸다.
"금아랑이 봤으면 기겁을 하겠네."
그는 이번에는 알코올 솜을 꺼내 연호의 얼굴에 난 상처를 닦아주려 했다. 알코올로 소독한 다음에 멍 연고를 바르면 하룻밤 정도면 그럭저럭 나아질 것이다.
>>854 8ㅁ8... 눈을 좀 쉬고 오시거나 초록색을 봐주세요! (왕게임... ㅎㅁㅎ....)
>>856 새슬주도 안녕~~~~~~~~~~~~~! >:3
마법학교...는 호구와트인가 그냥 마법학교인가.. 해리포터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테니까 그냥 마법학교썰로 풀자면... 성씨(부자로 유명함)를 다른 성씨(흔함)로 감추고 학교 다니면서 일코하는 적당한 모범생 아닐까...? <:D 지금 산들고 금아랑도 결석이나 조퇴나 꾀병(...)은 있을지언정 땡땡이는 해본적 없는 나름 성실한 모범생일거라서... (단 야자는 자율적으로 함, 본인이 내킬때만 교실에 있음) 자율시간은 알차게 써먹지만, 수업시간에는 나름 충실하게 보내지 않을까 싶어요! <:3 하지만 결석이나 조퇴나 꾀병은 하는 모양이니까 완벽한 모범생이라고 할 수 없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과 늑대 설정 (페로몬 설정) 있다면 체육 빼고 대체로 성적 좋을 거 같네요! >:3 (양과 늑대 설정 없으면 체육 성적도 올라가겠지!) 현재 체육 성적이 중간인 것은 운동신경이 필요한 개인플(드리블, 슛 넣기, 달리기, 줄넘기 등)은 잘하지만, 다인플을 시키면 (ex 피구 등) 몸 부딪히는 게 싫어서 일찍 공맞고 탈락하거나, (ex 줄다리기 등) 힘과 체중이 없어서 질질 끌려가기 때문입니다 ㅎㅁㅎ... 체육 성적은 중간에서 중간보다 살짝 밑이 아닐까 싶어요! 역사나 마법약학쪽은 성적 (많이) 좋을 거 같구...? 그냥 마법학교썰만 풀라 했는데 어쩔 수 없이 호구와트의 향이 나긴 하네요....ㅋㅋㅋㅋㅋㅋ... (산들고 이야기도 슬쩍 나오고)
이제 다른분도 풀어주시겠지 >:3 (이야기 꺼낸 새슬주도 마법학교 새슬이 au 풀어주세요!)
연호는 의문이라는 표정을 했지만, 깊게 묻지는 않았다. 뭐 제일 열심히 배운게 복싱일수도 있는거고, 아니면 단지 복싱이 제일 마음에 들어서 그럴수도... 가설은 많았다. 연호 자신도 뭔갈 배운적은 없지만 알고있는것들이 있었으니까. 어쩌면 문하도 그런 쪽으로 재능이 있을거라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 그치만 먹는거여도 맛없는게 있는걸. "
붸엑, 하며 입안에 들어갔던 면봉을 바닥에 뱉어내고서, 문하가 말하는대로 얌전히 입을 벌리고 있었다. 약이 다 발리고서는, 입안이 뭔가 불-편 하지만 남이 발라준거니까 얌전히 있었을테다.
" 어, 랑 알아? 친해? "
그는 어째 요새들어서 아랑을 랑, 이라고 불렀다. 부르기 편하다던가 하는 이유들이야 들 수 있겠지만, 그에게 직접 물어본다면 그저 '어쩐지 마음에 들어서' 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테다. 아무튼 아랑을 언급한 연호의 얼굴이 조금 밝아졌다. 멍하니 있던 눈동자가 도륵 움직여 문하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을테다.
" 걔가 왜 기겁을 해? "
그는 전혀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듯이, 문하의 알코올 솜이 소독하는 것을 개의치도 않고 그저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덕분에 솜은 연호의 얼굴에 푹 파묻혔을테다.
당연하다는 듯이 슬리데린. 보통 그럴싸한 명문가 자제들이 모여있기 마련인 슬리데린에서 혼자 이렇다 할 빽이 없는, 심지어 편부모 가정의 자식이었기에, 1학년 때는 멸시를 좀 당했음. 그러나 학업성적이 그럭저럭 괜찮았던데다, 2학년이 되자 퀴디치에 엄청난 소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음. 포지션은 몰이꾼으로, 첫 출전한 경기에서 상대 기숙사의 선수 과반수를 블러저 세례로 경기 내내 꼼짝못하게 만들어버리는 대활약을 펼침. 주장은 아주 흡족해했으나 기겁한 기숙사 사감님이(아마 슬러그혼 교수님?) 포지션을 추격꾼이나 수색꾼으로 바꾸라고 명령. 그 이후 기숙사 퀴디치 팀에서 추격꾼으로 활약 중. 이외에도 어둠의 마법 방어술이나 변신술, 마법 등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문무 양면으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기숙사 내에서 존중받고 있음. 그러나 본인은 1학년 때 당한 멸시와, 그때 본 인간군상의 모습에 돌이킬 수 없는 환멸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같은 기숙사생들(그리고 다른 학생들)을 싸늘하게 냉대하고 있음.
>>857 모르는 음악! 이었지만 가사 읽으니까 문하 느낌이 나요... (알고리즘이 인도한 건가 원래 문하 같은 노래를 많이 알고 계신건가...? :Q...??) 좋은 곡 감사해요! >>862 문하는... 호그와트로 가니까 난이도가 더 올라갔는데요....????? (왜지???) 친구 난이도도 그외 난이도도 다 올라간 느낌... <:3 금아랑은 후플푸프니까 같은 반이 될 수 없겠군요... 8^8....
금아랑 퀴디치... 구경은 가지만 선수할 생각은 1도 없을것임... ㅎㅁㅎ..... (선수하란 권유도 안 들어옴) 금아랑은 호구와트로 가면 다른 애들이랑 접점이 많이 사라질 거 같네요.... <:3 (하늘이는 같은 후플푸프일 거 같지만...!)
친해? 라는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치곤 조금 어색하다. 이건 애초에 문하가 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그런 일들을 기피하다 보니 그런 데에 쓰는 어휘에도 서투른 탓이 컸다. 그냥 보통의 친구인데, 내가 시합 나가서 다치면 나한테 오지랖떨고는 해, 같이 충분한 설명을 담아 길게 말하는 재주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정도 설명으로 충분하겠지, 하고는 포기해버리는 게 보통이다.
"너도 걜 아나 봐."
하고 문하는 알코올 솜을 꺼내어 연호의 얼굴에 갖다대며 지나가듯이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인간관계를 설명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는 타인과 타인 사이의 인간관계에 별 흥미가 없었다. 대부분 그것들은 그에게 있어 하등 상관없는 일이었으니까. 문하는 연호의 얼굴이 기울어지는 대로 정확히 맞춰서 상처들을 톡톡톡 알코올 솜으로 두드리듯 닦아내고는, 멍 연고를 손끝으로 쓱쓱 펴발랐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반대로 생각해봐. 걔 얼굴에 상처가 나 있는 걸 보면 네 기분이 어떨지."
네가 걔랑 정말로 친하면, 내 말이 어떤 뜻인지 좀 알겠지. 문하는 구급낭에 연고 튜브를 집어넣으며 덧붙였다.
"─원래는 남의 상처에 딱히 상관하지는 않는데, 금아랑한테 신세를 진 적이 있거든. 이건 그 신세를 갚는 거라고 치자."
마법학교... (연호주는 마법을 잘 모른다...) 해리포터쪽으로 생각해보면 아마도 마법을 잘한다기보다는 퀴디치 이런걸로 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수색꾼 해서 골든스니치 잡는걸 본업으로 삼고 활약하지 않을까 싶어요! 근데 마법약 제조 같은거 시키면 맨날 이상한 약품 나와서 혼나는 일상... 덤으로 마법 장난감 같은것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요!
호그와트 유새슬.. 기숙사 배정 모자를 머리에 채 대기도 전에 후플푸프가 튀어나왔을 것 같고... 아마도 머글 출신 와ㅡ 마법ㅡ 뭐야 짱이다ㅡ( ᐛ ) 하고 흥미로워하는 감상을 갖고 있지만 역시 수업은 수업일 뿐..... 이래저래 잘 빼먹습니다. 제일 점수가 안 나오는 과목은 마법약 수업..(이유 : 레시피 무시하고 맘대로 막 섞어버려서) 하지만 약초학이나 마법동물 관련 수업은 나름대로 좋은 점수가 나올 것 같기두(이유 : 하도 산이며 들이며 쏘다녀서 익숙함)
이것은 여기에 덧붙이는 적폐캐해입니다만 왠지 마법에 뛰어난 소질을 보일 것 같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뭐야 짱이다 하면서 호기심 발동해서 새슬이스러운 관점에서 연구를 많이 한 덕에 시험 성적은 그냥저냥이지만 프레드와 조지 쌍둥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창발적인 마법능력이 엄청날것만 같은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