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99091> [ALL/양과늑대/플러팅] "Bite" - Twenty_Six :: 1001

포크댄스는 사랑을 싣고 ◆Sba8ZADKyM

2021-09-07 01:33:36 - 2021-09-13 20:26:45

0 포크댄스는 사랑을 싣고 ◆Sba8ZADKyM (3Fr1KBpLqs)

2021-09-07 (FIRE!) 01:33:36

양과 늑대, 그것은 당신을 칭하는 비유적 호칭입니다.
현존하는 양과 늑대는 평화롭게 풀이나 고기나 뜯고 있겠죠.

그래서 당신은 뜯는 쪽입니까, 뜯기는 쪽입니까?
하하. 뭐건 악취미네요.

선을 넘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부디, 맛있게 드세요.

※플러팅은 자유입니다.
※'수위'는 반드시 반드시 지켜주세요.
※캐조종, 완결형 금지입니다. 민감한 부분은 꼭 먼저 상대방에게 묻고 서술합시다.
※캡틴이 항상 관찰하겠지만, 혹시나 지나친 부분이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웹박수로 찔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트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91097
선관/임시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84096
익명단톡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91098
웹박수 https://forms.gle/svRecK4gfgxLECrq8
이벤트용 웹박수 https://forms.gle/6Q7TyppVp8YgDDiP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B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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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4:08:02

음 >:3....!! 그렇군요. 그렇다면 시계는 있나요?

340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4:10:10

>>339 암막커튼은 아니고, 평범한 린넨 커튼이야!
시계는 문하가 손목시계를 차고 있어.

341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4:10:50

아, 그리고 셋톱박스에도 디지털 시계가 찍혀있겠다. 새슬이가 시간을 알아챌 만한 요소는 충분히 있어.

342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4:11:53

아앗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ㅇ)-( =3 (하이짬ㅡ푸!)

343 유새슬 - 문하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4:37:54

영화는 마지막 장면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행복한 듯 미소짓는 사람들의 얼굴 위에, 자신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듯 한 기묘한 환각. 눈을 감았다 뜨면 신기루가 흩어진 것처럼 다른 장면이 되어 있고.
가까이에서 들려 오는 나직한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는 것 같아서, 새슬은 소년이 들려 준 쿠션에 거의 얼굴을 파묻다시피 했다. 한층 더 뜨끈해지는 얼굴을 아무 말 않은 채 숨기며, 마음 속으로 먹히지도 않는 핑계를 던진다. 방이 조금 더운 거야ㅡ 하고.

한참 동안, 아마 엔딩 크레딧이 완전히 올라가고 음악이 멎을 때까지. 가만히 있던 새슬이 겨우 쿠션에서 벗어나 눈을 내밀었다. 검게 물든 화면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 그림자와 숲 속의 풍경. 고요한 적막 속에서 맴돌던 시선에 문득 작은 불빛이 잡혔다. 셋톱박스에 작게 표시된 시간. 새슬의 눈동자가 잠시 거기에 머물렀다.

“하.”

그로부터 채 몇 초 지나지 않은 시간. 정적을 깨고 소년의 무릎에서부터 부스스 몸을 일으킨 새슬이 바로앉았다. 아주 잠깐 머뭇거리는 기색. 방금까지의 쑥스러움이나 어색함 같은 것은 온데간데없이, 차분한 얼굴로 다시금 말을 건다.

“나, 이제 갈 시간이야.”

잠시나마 현실을 벗어났던 둘의 시간을 잔인하게 깨뜨리는 말. 새슬이 웃으며 손을 뻗어, 문하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오늘은 고마워.”

부드럽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344 문 하 - 유새슬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4:52:09

영화 속의 이야기는 영화 속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그 안에 박제된 것들은 절대 네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이라고. 너와는 상관없는 삶들의 이야기라고. 너는 이것들과는 상관없이 홀로 차갑게 식어갈 것이라고. 오랫동안, 오랫동안 그 누구도 그에게 하지 않았으나 그가 계속해서 들어온 말이었다.

그런데 그 오랜 시간 동안 되뇌어져온 수많은 말들은 지금 여기 있는 단 한 사람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서 같이 영화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용히 반박하고 있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하는 새슬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새슬의 시선이 어디로 향해있는지 보인다. 그래서 문하는 문득 베란다를 바라보았다. 커튼에 베란다 밖의 빛은 비쳐보이지 않았고, 방 안의 불빛만이 던져지고 있었다. 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 차례인지 직감했다. 그는 눈을 살며시 감았다. 두 번째다 보니, 첫 번째는 견딜 만했다. 새슬이 일어나 앉자 하는 감았던 눈을 뜨고 새슬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손을 뻗어와서 머리를 쓰다듬자, 그는 다시 눈을 감고 새슬의 손길에 머리를 기댄다. 새하얀 머리카락을, 흡사 많이 친해진 커다란 개처럼 새슬의 손에 내맡긴다.

"나 말야,"

새슬의 손에 쓰다듬어지면서, 하는 눈을 감은 채로 반문했다.

"기다려도 돼?"

널 다시 만나는 거. 하고, 그는 뇌까렸다. 문하는 다음번에는 한 편짜리 영화가 아니라, 괜찮은 드라마를이게 한 편짜리 영화가 아니라 연속극이라고 믿고 싶었다 찾아놓자고 생각했다.

345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4:53:03

말들은-> 말들을

작성버튼: 작성하려다 잊어먹은 내용을 기억나게 해주거나, 오타가 눈에 띄게 해주는 버튼

346 유새슬 - 문하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5:21:04

문득 흰 머리칼 위에 주눅 든 강아지 귀가 달려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하게 머릿속을 스쳤다.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두어 번 정수리를 쓸고 떠났을 손길이 제법 오래 머물러 있던 이유는.
떨어지는 손길이 왜 아쉽게 느껴지는지? 여전히 그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새슬이 손을 거두었다. 눈을 감은 소년의 얼굴을 다시금 찬찬히 살핀다. 차라리 장난스럽게 머리칼을 헤집을 걸 그랬나. 그러면 조금 덜 아쉬웠을까.

나 말야, 기다려도 돼?
널 다시 만나는 거.

허공에서 주춤거리던 새슬의 손이 이번에는 소년의 얼굴로 향했다. 뻗은 손은 창백한 뺨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콩. 가볍게 제 이마를 갖다 댄다. 조용히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건 채로ㅡ

“그러엄.”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했으니까.

“다시 만나자.”

이번에는 알량한 가능성에 건 기대 따위가 아닌, 너에게 하는 분명한 약속으로.
짧은 속삭임이 멎고, 새슬이 다시 거리를 넓혔다. 여느 때와 같은 헤실거리는 얼굴이었다.

“갈게.”

있잖아. 마지막을 아쉬워하기보다, 즐거울 다음을 기약하는 게 좋지 않을까.

347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5:24:46

(그리고 새슬이 걱정해주는 내용을 쓰려고 했던 걸 까먹었다는 게 기억났다.)

348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5:26:41

>:3c.....!!!

349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5:29:27

(빙 돌려 말하긴 할 건데 지금이라도 써도 됩니까)

350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5:34:40

아참, 새슬주는 지금까지 본 문하의 픽크루들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게 있어?

351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5:34:43

아잇 그럼요

352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5:37:22

>>350 아이구메 어쩐지 여기에 대답하는 것 같은 느낌이. 되어부럿는디. (머슦)
위키 픽크루를 변경하려고 그러시는 건가요 >:3...?!

353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5:37:29

(스킨십은 아닌데 그 비슷한 걸 준비하며) 어느 픽크루인지 혹시 기억나?

354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5:38:06

(둘 다 OK구나 오히려좋아) 응, 그럴까 생각중이야.

355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5:39:20

음~ 저는 사실 다 좋아서 ㅇ(-(....
문하주가 생각하기에 가장 문하의 이미지를 잘 나타낼 수 있는 걸 넣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합니다 ^.^...!!

356 문 하 - 유새슬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5:47:05

다음번에도 찾아오겠다는 새슬의 약속이 하의 이마 위에 따스한 온기로 남았다. 달이 따뜻하게도 차오른다. 하는 문득 고개를 살며시 들어서는, 서서히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 모습이 마치, 처음 내밀어진 손길에 킁킁대며 냄새를 맡는 것 같다. ─양의 냄새를 맡으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새슬은 오늘 억제제를 잘 챙겨먹었을 테니까(아마도).

그가 맡고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은, 양의 향기가 아니라 새슬의 향기였다. 그리고 문하는 새슬이 멀어지도록 두었다. 미련은 없다.

아니─ 없었다. 이제 미련 자체는 없었고, 그는 새슬을 보내주고 다음의 만남을 그리며 과분할 정도로 평온한 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하를 덜컥 거머쥔 것은, 혼자 남겨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아니라 다른 두려움이었다. 저번에 새슬이 가야 할 시간이야, 하고 통보했을 때 눈에 어리던 기색이 문득 하의 뇌리에 스친 것이다. 다음의 만남과는 조금 다른 걱정, 그러나 다음의 만남을 위협할 수 있는 걱정.

"바래다줄게."

미련부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하는 몸을 당겨 쿠션더미에서 빠져나와, 침대 아래의 마룻바닥에 발을 올리며 말했다.

357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5:47:35

>>355 ㅇ<-<...!!

358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5:48:50

>>356 마지막 줄이 잘렸어!

"괜찮을까?"

하고 새슬이에게 묻는 대사가 마지막 줄이었어.

359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6:00:56

좋았어... 새로운 시트도 열심히 위키에 추가하고 왔다 >:3...

360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6:04:04

>>359 (어깨주물)

361 유새슬 - 문하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6:20:37

문하의 코 끝에 스치듯 머무르던 풀내음 섞인 잔잔한 냄새가 방 안을 천천히 가로질렀다. 달칵, 문고리가 움직이는 소리. 막 방 밖을 나서던 발걸음이 일순 멎었다. 바래다줄게. 마룻바닥에 발을 디디는 소리. 새슬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본다. 다행히도 저번과 같이 고요하게 가라앉은 눈동자는 아니었다. 따지자면 오히려 평온함에 가까운 것이었다.

“괜찮아ㅡ.”

여기서라면 그리 멀지 않으니까. 혼자서도 갈 수 있어. 안심시키듯 미소지으며, 완곡히 내두르는 거절. 미안해. 아직은. 작은 본심은 능숙하게 감추고, 방 안에 걸쳐 있던 남은 한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아직 문고리를 쥔 채 놓지 않은 손.

“앗, 그치만 현관 앞까지라면 괜찮아.”

배웅해줄래ㅡ? ( ᐛ )ㅡ?! 일부러 장난스러운 말을 던지며 천진한 웃음을 흘렸다. 남겨질 걱정을 조금이라도 떨치기 위해.

362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6:22:42

진짜 귀여운 픽크루를 발견했는데 ㅇ(-(......
이건 다른 친구들을 꼭 봐야겠으니 이따... 사람 많을 때 뿌려야겠어요 (주섬)

363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6:23:44

배웅해줄래ㅡ? ( ᐛ )ㅡ?!
(((볼따구 주물주물을 눌러참고 있음)))

364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6:27:30

아 그리고 사소한듯 사소하지 않은 질문이 있습니다

저 >아직은< 말인데, 현 시점(포크댄스 이후)의 문하에게도 아직이지?

365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6:29:41

음, 그렇습니다! 거주지가 하나의 커다란 비설이다 보니 아무래도 >:3.....

366 문 하 - 유새슬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6:33:39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래서 그는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기로 약속했으니까. 그래서, 살며시 미소지으며 농담을 던지는 새슬의 장난에 하는 가볍게 어울려주기로 했다. 새슬은 자신이 굳은 얼굴로 잠들기를 바라지 않을 테니까. 그는 얼굴 표정을 조금 풀며, 마룻바닥을 딛고 일어섰다.

"그러자, 그 정도야."

하는 아직 문고리를 쥐고 있는 새슬에게로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




그 날 이후로, 점심시간마다 옥상으로 어영부영 올라오는 사람이, 자유부에 입부를 희망하는 임시 부원이 한 명 더 늘었다.

어느 초여름이었다.

367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6:35:24

막레 느낌으로 짧게 가져왔다...!!

>>365 비설이 금방금방 털려나오면 재미없지. 그렇지만 새슬주가 서사를 풀어내기 원하는 타이밍을 내가 모르고, 급한 마음에 이렇게 조바심을 내거나 할 수 있으니, 혹시 내 조바심이 과하다 싶을 때가 있으면 꼭 이야기해줘... ㅇ>-<

368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6:42:50

앗! 그러면 즐겁게 배웅받고 안녕ㅡ( ᐛ )! 한 것으로 잘 헤어졌다고 해 주십시요 (넙죽) 긴 일상 수고하셨습니다!

아 그럼요 그럼요 당근빳ㄸㅏ죠~~ (쑤다담) 너무 걱정하지 마셔요 ^.^!!

369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6:49:24

같이 예쁜 일상 돌려줘서 감사합니다... 새슬이 너무 예뻐요.......
다시 한 번 우리 아들놈이 썩 잘난 놈이 아닙니다만 잘 부탁드립니다 사돈어른 아휴

370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6:59:47

아아아이고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늘 감사합니닷 ㅇ(-( (그랜절 백만번)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요 나으리(손싹싹)

벌써 시간이 7시... >:3..... 만들었던 픽크루를 두고 자러 가야 할 시간이군요 ^.^...!!

https://picrew.me/share?cd=aapHJn7QMR

371 문하주 (kgWtRZnCmI)

2021-09-10 (불탄다..!) 07:05:54

>>370 (짤)
(또다시 원래의 그 생활패턴이 되었음을 직감) 오늘도 같이 새벽을 보내줘서 고마웠어. 푹 잠들어.

372 새슬주 (C/ta8xkDN.)

2021-09-10 (불탄다..!) 07:09:13

문하주도 안녕히 주무셔요 ^.^~~!

373 하늘 - 아랑 (ZXgLMGi08.)

2021-09-10 (불탄다..!) 08:05:36

"즐거웠다니까 듣는 사람도 기분 좋네. 내가 연 것은 아니지만, 일단 어느 정도 관계자니까 괜히 궁금했거든. 다른 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뭔가 애매하게 넘어가는 듯한 말투라고 생각했으나 그 이상 깊게 들어갈 생각은 하늘에겐 추호도 없었다. 즐거웠다. 단순히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일이었다. 자신의 피아노 연주가 다른 누군가의 즐거움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면 여기에 와서 노는 시간을 줄이며 피아노 연습을 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중에 조금 더 입꼬리를 올리다가 표정 관리를 하듯, 하늘은 입꼬리를 아래로 내렸다. 허나 기분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었는지 그의 입꼬리 끝은 움찔거리면서 흔들렸다.

"어디에 있었어도 볼 수 없었을걸? 콘도에 있는 홀 안에서 연주했고 음악은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서 중계한거니까. 내가 연주하는 것을 보러 왔으면 그 평범하고도 특별한 춤은 못 췄을거야."

시무룩해하는 눈썹을 바라보며 하늘은 괜히 웃음을 참지 못하고 약하게 터트렸고 오른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다. 그렇게나 아쉬운걸까? 자신이 연주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던가? 아니. 그래서 그런 것일까. 나름대로 이런저런 가능성을 추측하며 하늘은 곧 들려오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쯤에 음악부 애 하나가 교대해줘서 그때야 나왔거든. 재밌게 췄었지. 그걸 계기로 이후에도 조금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말이야. 물론 그 애는 나보다는 다른 이와 추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물론 확신은 없었다. 사실 그 당시의 분위기가 나쁜 것도 아니었다. 허나, 어쩌면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하늘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저 멀리서 빛나는 이름 모를 별 하나를 가만히 눈으로 바라보다 곧 미소를 작게 지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 아니. 좋았어. 나랑 춘 그 애도 가능하면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믿으려고. 아무튼 그래. 즐거웠어. 좋은 추억 여러 개를 만들었으니까 그걸로 된거지."

바다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하늘은 두 손으로 깍지를 낀 후에 쭈욱 기지개를 켰다. 별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상당히 편안했다. 지금 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듯이.

"내년에는 고3이니 아마 못 올 것 같다는게 아쉽네. 내년에도 포크 댄스 같은 거 춘다면 또 다시 연주자나 할까 생각 중인데 말이야."

/좋아. 하늘주 이 답레만 남기고 바로 출근하러 갈거야. 아무튼 다들 하루 힘내자구!

374 비랑주 (kKgkp1Pdyg)

2021-09-10 (불탄다..!) 10:11:36

집 가면 바로 일상을... 할 것이다...
(미래의 비랑주:멈춰)

다들 좋은 그으으음요일 >:3

375 시아주 (0IzD/cCIW6)

2021-09-10 (불탄다..!) 18:17:34

갱신하고 간다!! 이따보자!! 😎

376 홍현주 (x3p94iPdk2)

2021-09-10 (불탄다..!) 18:27:56

불타는 주말이네요!

377 하늘주 (ZXgLMGi08.)

2021-09-10 (불탄다..!) 19:24:59

하늘주 갱신할게! 다들 안녕안녕이야!! 드디어 주말이다!!

378 아랑 - 연호 (K9996LY646)

2021-09-10 (불탄다..!) 19:26:49

별 생각 없이 물어봤는데 한참 고민해주네. 라고 생각할 무렵이었을까.

....기분, 나쁠 것 같은데.

작게 으르릉 거리는 소리도 착각이 아닌 것 같은데. 괜한 질문을 했나 봐, 즐거운 식사 자리에 기분을 나쁘게 한 건 아닌지. 아랑이 고개를 숙여 표정을 보여주지 않는 연호를 걱정스레 쳐다보았다.

“ 괜찮아, 나한테 그런 장난치는 늑대는 너 정도밖에 없으니까. ”

달래듯 다정하게 이야기 해주고, 입매를 끌어올려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그런 장난치는 늑대는 지금은-현재는-, 너 정도밖에 없어. 기분을 달래주고 싶기도 하고, 괜한 걱정은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기도 해서. 지금은, 이라는 말은 생략했다.

*

아랑은 연호의 뭐 없었냐는 말에 고개를 갸웃하고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깜박거리다가 배시시 웃어버렸다. 약간 공격성은 있었다고 말하면 더 시무룩해질 것 같아서 그랬다.

잠시 생각에 빠져서 가방을 뒤적거리는 게 쪼꼼 무섭고 쪼꼼 걱정스러웠을까.

상어와 강아지를 합쳐놓은 괴상하고 귀여운 인형을 – 양의 탈은 왜 쓰고 있을까? 에디션인가? - 꺼내 목 부분에 집어넣고 양손으로 수저와 포크를 하나씩 들고서 V자 만세를 하면서 “ 왕! ” 이라고 짖는다.

...진짜 종잡을 수가 없네. 하지만 그게 –아마도 처음으로 종잡을 수 없는 연호의 행동이- 곤란하거나 하진 않고, 순수하게 귀엽다고 생각할만한 것이어서.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고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 응, 귀여워어. 잔뜩 쓰다듬어주고 싶을 정도로~? ”

한동안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고 웃던 아랑이 웃음기를 지우지 못한 목소리로 말했다. 손등을 내리고도 즐거운 듯 웃었지만, 이번에는 소리 없이 눈매와 입가만 방긋 올라간다.

379 아랑 - 하늘 (K9996LY646)

2021-09-10 (불탄다..!) 19:27:49

“ 다들 즐거웠을 거야. 서툴게 추는 아이들도 있었고, 잘 추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다 즐거워 보였는걸. ”

난 춤추기 전에 영상이랑 다른 사람들 구경을 조금 했었거든, 덧붙이며 아랑이 조금 웃었다. 파고 들지 않아주는 점이 고맙고, 평소보다 움찔 흔들리는 하늘의 입꼬리가 아랑을 즐겁게 했을까. 조금에서 멈추려 했던 웃음이 좀 더 크게 번지고 별사탕 같은 웃음 소리가 꺄르륵 흩어진다.

“ 앗... 그건 쪼꼼... 치사한 거 아닐까아...? 좋은 연주를 하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할 때 쳐다볼 수 없는 시스템이잖아. ...하지만 다들 춤 안 추고 연주자만 쳐다보고 있으면 연주자가 곤란해할 테니까 납득...은 할 수 있어. ”

마이크와 스피커 중계라니 모래사장에서 춤추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못 보는 시스템이었군. 그것은 조금 치사하다. 이런 좋은 연주를 하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질 사람들이 연주자를 보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은. ...그러나 다들 춤 안 추고 연주자만 바라보면 연주자는 연주자대로 곤란함을 느끼려나, 싶으면 납득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도 한 것이다. 시무룩 내려간 제 눈썹을 고치듯 슥슥 매만지더니 다시 빵긋 웃는다. “ ...그치만 역시 아쉽긴 해. ” 조그맣게 덧붙였다.

-마지막 쯤에 음악부 애 하나가 교대해줘서 그때야 나왔거든. 재밌게 췄었지. 그걸 계기로 이후에도 조금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말이야. 물론 그 애는 나보다는 다른 이와 추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 아니. 좋았어. 나랑 춘 그 애도 가능하면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믿으려고. 아무튼 그래. 즐거웠어. 좋은 추억 여러 개를 만들었으니까 그걸로 된거지."

아랑은 하늘이 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귀담아 들었다. 그 애는 나보다 다른 이와 추고 싶었던 게 아닐까라는 말도. 침묵을 지켰다가 별을 담아두는 모습도, 좋은 추억 여러 개 만들었으니 그걸로 된 거란 말도.

“ 예기치 못한 일이 때로는 즐겁다는 말이 있거든. 너와 춤추는 게 예기치 못한 일이라 그 애도 즐거웠을거야. 인생에 종종 일어나는 작은 서프라이즈들은 사람을 기쁘게 하잖아. ”

다른 사람과 추고 싶었을지도-라는 말에 긍정하는 것보단, 예기치 않은 상대와 추고 서로의 몰랐던 점을 발견하는 것 또한 작고 기쁜 서프라이즈라고 하늘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애가 누구냐고 캐 묻진 않는다. 그게 배려란 거지. 아까 하늘이가 손으로 모래 쓸어준 배려도 기억하고 있으니까. (기억하고 있지 않더라도 배려는 했겠지만.) 아랑은 평소보다 어른스러운 말을 하고, 조금 더 어른스럽게 웃었다.

“ 벌써 내년 일을 생각하는 거야~? ”

그리고 언제 어른스럽게 굴었냐는 듯 평소와 같이 해맑은 얼굴로 미소하며 애교 있게 말꼬리를 늘려 질문하는 것이다. 으음, 고3 되기 싫다아.

380 아랑주 (K9996LY646)

2021-09-10 (불탄다..!) 19:28:19

이것만 올리고 밥먹으러 가요! 다들 맛저~~~~~~~ :D 좋은 불금!

381 하늘주 (ZXgLMGi08.)

2021-09-10 (불탄다..!) 19:29:32

어서 와라! 아랑주! 그리고 저녁 맛있게 먹길 바랄게!
난 이미 치킨 먹고 왔으니까 이제 휴식이다!!

382 시아주 (sxOlgW5pew)

2021-09-10 (불탄다..!) 19:39:35

저녁 먹자 저녁 😎
나두 저녁 먹으러 간다!

383 하늘 - 아랑 (ZXgLMGi08.)

2021-09-10 (불탄다..!) 19:47:50

"괜찮아. 그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춤을 추는 이들이였으니까. 그때 하루 잘 즐겼으면 연주자로서는 기쁜걸."

피아노를 연주하는 자리인가, 아니면 춤을 추면서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인가. 그때의 자리는 따지자면 후자였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는 것은 연주자가 아니라 춤을 춰야 하는 이들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자신은 그때 홀에 있었던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하늘은 괜찮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애초에 과연 관심이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나름 피아노로 수상도 하고 그랬지만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그를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아무래도 좋은 생각을 하며 하늘은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네 말대로면 특히 더 좋을 것 같네. 아. 물론 분위기가 어색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오히려 전부터 나름 친분있게 지냈다고 생각하거든. 오히려 이번 것을 계기로 더 친해진 것 같고. 아. 맞아. 전화번호 교환까지 따로 했으니까 좋은 거 아닐까?"

물론 자신이 누구랑 췄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도 묻지 않았으니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테니까. 숨기는 것은 아니었으나 굳이 먼저 말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며 하늘은 아랑의 특유의 그 말투를 들으며 입을 꾹 다물고 웃음을 머금었다가 고개를 내린 후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야지. 벌써 여름이잖아. 내년은 금방 온다고. 아. 어쩌면 내년에는 나보다 피아노 더 잘 치는 애가 입학해서 그쪽에게 맡기려나. 그건 조금 그러니까 집에 돌아가면 좀 더 연습해야겠네. 아. 그것도 그거지만 역시 여름이니까 좀 더 이것저것 하고 싶기도 한데 뭐부터 하면 좋을까."

가만히 팔짱을 끼고 고개를 다시 하늘로 올려 별로 가득찬 검은 바다를 바라보던 하늘은 그 자세를 유지하며 아랑에게 되물었다.

"너라면 뭘 할래? 이 여름에 말이야. 어떻게 보면 청춘이나 그런 것을 즐길 마지막 기회잖아? 고3이 되면 청춘이 문제가 아니라 대학이나 진로로 머리 아플 것 같으니 말이야."

384 하늘주 (ZXgLMGi08.)

2021-09-10 (불탄다..!) 19:48:05

시아주도 저녁 맛있게 먹으라구!

385 아랑주 (K9996LY646)

2021-09-10 (불탄다..!) 19:59:37

저녁 념념하면서 답레 읽으면서 쪼꼼 적폐캐해인가 싶은 걸 하고 있는데
🤔🤔🤔 나랑도 번호교환 할래애~? 라고 물어보면 교환해줄 거 같은데, 본인이 먼저 교환하자라는 말은 안 할 거 같은 하늘이... (적폐캐해인가요?) 근데 금아랑의 모가 웃기길래 하늘이가 자꾸 웃음을 참는 걸까...? (눈썹?) <:3

386 아랑주 (K9996LY646)

2021-09-10 (불탄다..!) 20:00:01

시아주도 맛저하고 와요~~~~~ (아... 썬글라스 언제봐도 쿨해보여 >:3)

387 하늘주 (ZXgLMGi08.)

2021-09-10 (불탄다..!) 20:27:24

잠깐 전화하고 개인 할 거 좀 하고 다시 하늘주가 돌아왔다! 다들 안녕안녕이야!!

>>385 자꾸 웃음을 참는 이유? 사실 상상의 영역에 두고 싶지만 정 궁금하면 이야기해줄까? 사실 진짜 별 이유 없어.

388 하늘주 (ZXgLMGi08.)

2021-09-10 (불탄다..!) 20:29:08

그리고 저건 적폐해석이 아니라 사실 진짜로 그럴텐데. 별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면 하늘이는 전화번호 교환하자는 말은 잘 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지금까지 피아노를 들은 이들이 하늘이 연주는 들었어도 하늘이가 다음에 들려줄 때를 기약하고 전화번호를 받거나 하진 않았지!

389 화연호 - 금아랑 (0V3nYJxMhI)

2021-09-10 (불탄다..!) 20:30:08

그는 본인 스스로도 조금 의아했다. 그런 결론이 도출되었다는 것이, 어째서 그런 결론이 나온 것인지. 본인이 생각해도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마음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그 기분은, 기분이 나쁘다. 라고 할만했으니까.

" 그렇더면 다행이고. "

그리고 이 또한 거짓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또한 의아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먹은 볶음밥은 맛있었다.



" 그렇다면, 특별히 쓰다듬을 권리를 하사하도록 하지. "

어딘가 엄숙한 분위기의 말투로 그리 말했지만, 그 한켠에 어려있는 장난기는 숨길 수 없었다. 그러고보면 이런 말투를 전에도 쓴 적이 있는것 같은데.

" 공주로써 그 정도 자비로움은 있어야지. "

어라, 내가 왜 공주더라? 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고보면 멀지 않은 과거에서, 자신을 공주라고 칭한 선배가 있었더랬다. 덕분에 자신은 그 선배를 왕자라고 칭하게 되었다. 남녀가 역전되어 연호 공주, 사하 왕자, 라고 호칭을 정하게 된 것이 생각해보니 어딘가 재미있어서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 나한테 공주님이라고 불러준 왕자님이 있어서 말이야. "

너도 알아? 은사하 선배라고. 라면서 키득키득 웃다가 아직 목에 걸려있는 상댕이를 꺼내 탁자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얘도 귀엽지? 라고 덧붙여서 느닷없이 물어본건 덤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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