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약간 근육냥이인거야?? 매일 집사가 잘 때마다 덤벨 조지는 주인님이신가? (?) 아가들이랑 노는 것도... 대강 그런느낌이지! 말 안통하는 것도, 똥꼬발랄한 것도, 자주 토라지고 앵앵거리는 것도 다 고앵이 닮았어! 글리코겐ㅋㅋ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채우고 와라!!
외모 칭찬은 조금 어색해서, 아주 잠시 얼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뻣뻣하게 웃으며 다시 녹아내렸다. 껍데기뿐인 말이라도 칭찬은 듣기 좋다. 특히 처음 들어보는 종류의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냥 해본 말에도 목 언저리가 붉어질 수 있다.
"그래, 너 그거 잘 어울려."
후드집업에, 말아올린 바지, 슬리퍼. 정장에 비하면 조금 초라한 옷차림이다. 교복이라도 입고 왔어야 했나봐. 해변에는 어울리지만, 춤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거 입고 수영한거야?' 괜히 한 마디 더 얹는 류의 질문을 던졌다. 좋지 않은 버릇이다.
"잘 부탁해."
규리가 리드했다면, 서툴게, 얼기설기 따라갔을 것이다. 최민규가 조금 더 멋을 부리는 성격이었다면, 튀는 말, 혹은 농담으로 받아쳐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 잘 부탁드려요, 미스터.'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최민규는 그런 성격이 못 되었다. 결국 담백한 말로만 마무리지었다.
좋은 것엔 자꾸 욕심이 나는 법이다. 그건 분명 그녀 또한 알고 있는 개념이었고, 알고 있었기에 무의식적으로 자꾸만 채우려 했을지도 모른다. 단순한 연기가 아닌 감정은 역시나 컨트롤하기 어려운 것인지, 마치 욕심 많은 고양이가 제 몸만한 물고기를 물고 가는 것처럼... 더욱이 사랑이란 감정은 인간의 미각 중 단맛에 자주 빗대어지듯 그 중독성과 여운, 금단증상 또한 상당했기에 자신에게 파고드는 당신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수 있는 그녀였다.
"음~ 그거 괜찮은데요? 분명 둘만의 무언가도 있을거구,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도 있으니까요~"
'보는 눈도 없을 거고...'라는 말을 덧붙이며 얄궂은 시선을 보냈을까, 정말 그런 순간이 온다고 해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것은 나중의 일로 미루어둬야겠지. 지금 전부 다 즐겨버린다면 이래저래 놓쳐버리는게 많을 것이다. 한번 흘러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너무 빠른 스텝은 언젠가 꼬이기 마련이니까.
"음~ 그렇다고 정말 투정 안부리신다면 그것도 그거대로 곤란한데~?"
생각 외로 금방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자 놀란듯 눈을 깜박이는 그녀였지만 얼마안가 평소대로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한껏 투정부리다가도 금방 얌전해지는 모습이 내심 귀여웠는지 가벼운 손길로 등을 살살 쓸어주려 했을까? 다만 그 뒤에 들려오는 물음엔 온몸이 정지해버린듯 잠깐 굳어있다가 헛기침을 하며 살짝 시선을 돌렸다.
"흐음... 뭐어, 그대야만 괜찮으시다면... 집에 좀 커다란 고양이가 살고 있긴 한데 보러 오셔도 좋구요...?"
작은 사람 수준의 크기를 가진 고양이이긴 하지만 어쨌든 고양이는 고양이었기에, 본의 아니게 '우리 집 고양이 보러 올래?'같은 느낌이 되어버렸지만 그전에 당신이 고양이를 좋아할지는 알수 없는 부분이었다.
사람 한명, 대형묘 한마리가 산다고 해도 여전히 넖은 집이었기에 조금은 한산함을 느꼈을까? 누군가가 찾아오는 것에 그렇게까지 큰 거부감은 없었고 그녀와 함께 사는 고양이 또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했다. 어차피 고양이의 입장에선 자신의 시중을 들 집사가 더 늘어난셈이니까,
"후후후... 그런 마음가짐만으로도 이미 자신이 넘친다 볼 수 있는걸요?"
자신은 없지만 걱정하지도 않는단 당신의 말에 그녀는 상냥하게 웃어보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확실히 당신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걱정보단 무언가의 기대감에 더 가까운듯 했고,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용기로 비춰질수도 있는 무언가를 품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거, 나름 기대해도 되는 부분인가요?"
조금 장난스러운 톤으로 이야기 했을까? 살며시 머리를 쓸어주면서 다정하게 속삭이곤 마무리로 입맞춤까지 잊지 않는 당신에게 푸스스 웃음을 흩어내며 내밀어진 손을 잡아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또 다른 재밌는 일이 일어날것 같네요~ 뭐, 포크댄스 정도면 금방 따라할수 있을 거니까요? 열심히 해보자구요~ 서투르대도 즐기면 그만이니까요?"
시아는 슬혜가 자신의 물음에 집 이야기를 꺼내자 한순간 눈을 반짝인다. 그 누구의 눈을 걱정하지 않고 온전히 둘이 - 물론 고양이가 있겠지만 -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이지 않은가. 시아은 자신이 마다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눈에선 열정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 네가 있기에 가능한거야. 나 혼자선..아마 못 했을거야 . 참가하는 것도, 이렇게 용기를 얻는 것도. "
상냥하게 웃어보이는 슬혜에게 기분 좋은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조곤조곤 말을 이어간다. 널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둘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듯 했다.
" 우리는 하나나 다름없잖아? "
하나나 다름없다는 말과 함께 턱 끝에 입을 맞추어 주며 맑은 웃음을 흘린다. 그리곤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슬혜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겹치는 것까지 빼먹지 않는다.
" 응, 정 뭐하면 오늘 밤에 몰래 슬혜 방으로 찾아가버릴 수 있어. "
자신의 손을 잡고 일어나는 슬혜를 안전하게 일으켜세워준 시아는 부드럽게 손를 만지작거리다 놓아주며 장난스레 윙크를 해보인다.
" 맞아! 즐기면 그만이지. 너랑 함께 즐긴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대신, 가서 다른 예쁜 아이가 있다고 막 그거 보고 그러면 안된다? 나만 봐야해. "
돗자리를 접고 짐을 정리한 시아가 행사장으로 갈 준비를 마치곤 손을 잡으며 농담을 꺼내며 손을 잡아온다.
지금은 웃어주질 않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솔직한 성격이라지만 언제나 상대가 들여다보이는 것은 아니구나. 당연한 일이다. 원래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댔다.
외국어를 듣고 잠시 고장난 연호의 표정을 보며 입매를 조금 더 끌어올려서 즐거운 듯 미소했다. 뜻을 해석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지.
오늘은 차분한 느낌으로 있어도 좋다는 거지이?
“ 넌 어떤 느낌이든 좋아. ”
‘그래도 괜찮아.’, 나 ‘그래도 좋아.’, 정도의 대답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땡그랗게 커진 눈으로 연호를 보다가 눈을 접으며 아하핫 조금 큰 소리로 웃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때로는 즐겁다.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어도, 즐거운 일이 생기면 조금 크게 소리내어 웃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적당한 대답이 아니라 살짝 과한 대답인데, 나 그 살짝 과한 점이 조금 마음에 들어.
“ 나, 네가 그렇게 답해줘서 기쁜 것 같아. ”
*
잡고 있지 않은 손도 내밀며 포크댄스는 양손을 잡고 추는 동작이 많더라고, 나지막히 덧붙인다. 그래, 나 춤 신청 받았고 OK도 했었지. 아랑은 선선히 남은 손을 맡겼다.
-난 숨기는걸 잘 못해. 왠지 알아?
-옛날에 내 친구중에, 숨기기만 하다가 곪아서 터진 친구가 있었거든.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특히 너라면.
그 친구랑 나랑 닮았어? 라고 조금 묻고 싶어졌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냥, 그 말 뜻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연호는 숨기는 걸 잘 못하고, 옛날에 숨기기만 하다가 곪아서 터진 친구가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란다고. 그게 나라면 더.
“ 응. ”
잠깐 뻐끔 거렸다가, 응, 이라고 짧게 답했다. 미소 띤 낯이었으나, 시선을 살짝 아래를 향해 있었을까. 사실은 ‘그것도 알아둘게.’, 라고 대답하고 싶었는데 어쩐지 입이 잘 안 떨어졌어.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선택은 너의 몫이야.
“ 의외로 조금 엄격한 데가 있구나아. ”
어떤 선택은 때때로 미루는 새끼 양에게, 언제나 그렇듯이 선택은 너의 몫이라고 말하며 한 걸음 다가서다니. 조금보다 살짝 더 엄격해. 그러나 그것은 춤의 한 걸음처럼 리듬감이 있었기에, 아랑의 한 발이 자연스레 뒤로 빠지고 연호의 한 쪽 손을 약간 힘주어 당겼다. 그 연약한 힘에 저항하지 않았다면 자연스럽게 흐르는 걸음이 돼. 춤의 스텝을 밟아갈 수 있었을 테다. 하지만, 원하지 않는다면 스텝을 밟지 않아도 좋아. 그리고 조금보다 살짝 더 엄격해도 돼. 나도 가끔 그러거든.
“ 리드는 어떻게 할까아? ”
“ 내가 할까, 아니면 연호 네가 할래~? ”
아랑은 해맑고 사랑스럽게 웃는 낯으로 고개를 들어 질문을 던졌다. 난 리드를 하는 쪽도, 따라가는 쪽도 전부 할 수 있으니까 이번 선택은 너에게 맡겨보도록 할게.
//아랑주도 이 레스만 올리고 할 일들 하러 갈게요... ㅇ>-< 주말이라도 온전히 쉴 순 없군요... ㅇ>-< 그래도 저녁? 밤쯤엔 대충 다 끝내고 올 수 있을 거예요...>:3! 모두 좋은 주말! +리드 하는 쪽을 택하셔도, 받는 쪽을 택하셔도, 둘 다 하고 싶으셔도 둘 다 하고 싶지 않으셔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금아랑 춤 잘 춘다고 설정하길 잘했다... 덕분에 선택지가 넓어졌어... <:3
웃는 하늘이를 보며 약간 부끄럽기도 한 듯이 퉁명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그러다 빠지는 듯하며 훅 가까워진 것에 짧게 숨을 내쉬곤 불평하네요.
"뭐야, 그게. 말이 어려운데. 사실 뱀파이어라도 되는 거야?"
어떤 생각이 점프해서 만들어졌을지 모를 결론을 딱히 답을 바라진 않는 것처럼 중얼거리며, 비랑은 잠시 석연찮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의미심장한 말의 뜻을 알아듣진 못하네요. 또 한 번 턴을 하고 내밀어진 손을, 아까 춤의 제의를 받았을 때처럼 시원하게 낚아채며 그 석연찮은 표정이 쓸려 사라집니다.
"으음, 그럼 친하게 지내자구. 하늘이 친구~"
무려 골-든한 하늘이의 함박웃음을 봤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비랑은 약간 아쉬운 듯하면서도 기쁜 웃음을 지으며 느긋하게 말합니다. 왠지 조금 있으면 춤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였겠죠. 계속 잡았다 놓았다 하며 자주 떨어지던 손이 이번에도 떨어지는 게 아쉬운 건 어째서일까요. 분명, 오늘의 즐거움을 준 손이라서일 겁니다.
"아, 오래 잤더니 배고파... 노래 끝나면, 뭐 좀 먹으러 가야겠다."
식탐 많고 모자란 모습이, 이번엔 평소대로의 비랑이네요. 무언갈 채워줬다 해도, 배를 안 채우면 속이 허할 나이입니다.
우스갯소리마냥 하늘의 말에는 그다지 진지함이 없었다. 허나 조금은 궁금하긴 했는지 비랑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지만 그 이상 나오는 말 또한 없었다. 사실 어느 쪽으로 대답해도 상관없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애초에 하늘은 뱀파이어가 아니었고 이 세상에 뱀파이어가 존재할리 없었으니까. 적어도 하늘의 인식은 그러했다.
"아. 아직 밥 안 먹었어? 나도 밥은 아직 안 먹었는데 말이야. 근처에 있는 편의점이라도 가는게 나을까."
레스토랑 쿠폰이라던가 이것저것 있었던 것 같지만 애석하게도 하늘이 가지고 있는 카페 이용권 하나 뿐이었다. 거기로 가도 상관없을지도 모르나 배를 채우기엔 아무래도 조금 힘든 메뉴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디저튼보다는 식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하늘은 살짝 고개를 돌려 콘도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아마 근처에 편의점이 있었을테니 거기서 뭐라도 사는게 나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하늘은 거의 끝나가는 음악에 맞춰 스탭을 다시 밟은 후, 천천히 움직임을 마무리시켰다.
"참고로 나는 네가 뱀파이어라도 상관없어."
결국 본질은 비랑이었고 하늘에게 있어선 그 사실이 중요했다. 물론 자신의 피를 빤다면 조금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나 그런 것이 아니었다면 비랑은 비랑이었기에. 그 정도로 말을 마치며 하늘은 비랑을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큰 동작을 한 번 취하고 마무리를 지어보겠냐고 물었다. 만약 허락했다면 자신이 허리를 살짝 뒤로 꺾던지, 혹은 비랑의 허리를 뒤로 꺽게하던지, 그렇게 자세를 하며 다른 상대방이 상대의 등을 받쳐주는 자세로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비랑이 거절한다거나 혹은 다른 동작을 취하려고 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하늘이 따라줬을 것이다.
어떤 느낌이든 좋다는 말에, 아랑이 소리 내어 웃었다. 뒤에 아랑이 기쁜 것 같다며 덧붙이는 말에 그도 빙긋 웃음 지으며
" 잘 됐네. 그게 내가 노리던 건데. "
라며 대꾸했다. '기쁘다' 가 아닌 '기쁜 것 같아' 라는 게 마음에 살짝 걸렸지만, 그래도 아랑이 웃어주었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닐까, 라며 지나가기로 했다. 그래도 대꾸하는 연호의 모습도 기뻐보였다. 자신의 말에 따른 아랑의 짧은 대답에 그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는 것으로 그쳤다. 딱히 더 말은 필요 없었다. 바라고서 한 말이 아니었으니까. 선택은 아랑에게 맡겼다. 그 선택은 남이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선 선택도 온전히 자신이 해야했다.
" 그렇지 않으면 얕보이거든. "
발걸음에 맞추어 당겨지는 아랑의 손에 그는 물 흐르듯이 흐름을 맡겼다. 엄격하지 않으면 얕보인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때때로 그의 바보같은 모습에 속아넘어가 그를 정말로 바보 취급 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바보 취급 정도야, 그는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걸 구실로 자신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모른 척 넘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조금 엄격해지기로 한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다만 그것은 언제나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지는 않았다.
" 평소였다면 내가 리드하고 싶었겠지만, "
아랑이 움직이는 대로 스텝을 밟으며 따라 움직인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을지 모르겠지만 조금씩 스텝이 진행됨에 따라 그의 서투른 스텝도 조금씩 안정되는 것 같다.
" 오늘은 랑한테 맡겨볼까. "
아랑이 선택을 그에게 맡긴 것처럼, 그는 아랑에게 리드를 맡겼다. 그는 몸에 살짝 힘을 빼고서 아랑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안정되었다고는 해도 어딘가 삐걱거리는 서투름이 남아있을 테다. 그것은 어쩔 수 없이, 그가 힘 조절을 하지 못한 채로 아랑의 발을 밟아버릴까 걱정되는 마음에서 나오는 서투름이었기에... 어떻게 조절할 수 없는 것이었다.
" 너에게 맡기면 어디론가 갈 수 있겠지. "
그곳이 꿈속이든, 아니면 또 다른 어딘가든. 그는 혼자가 아니라면야 무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눈을 감은 채로 빙긋 웃으며 스텝을 이어나갔다.
살짝 윙크하는 비랑의 얼굴이 약간 어색합니다. 윙크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 근육을 어따 둬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네요. 뱀파이어 같은 건 없으니까 생각할 필요 없지─정도를 생각하다가 얼굴이 당기는지 눈을 감았다 뜹니다.
"그러면 같이 갈래? 삼각김밥 정돈 사줄 수 있는데."
농담처럼 말하다가 혼자 진지한 표정을 짓는 걸 보면 뭘 먹을지 고민하는 모양입니다. 이럴 때만 진지하죠. 편의점에 가면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눈에 띄는 것 아무거나 골라버리는 타입이었으니, 결국 쓸모없는 생각입니다.
"아쉽게도 우리 부모님 둘 다랑 나도 평범한 사람이라서. 그래도 상관없다는 건 고맙네."
살랑거리는 느낌으로 웃다가 마무리를 짓겠냐는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하늘의 허리를 살짝 뒤로 꺾으며 등을 받쳐주는 걸로 피니시. 하늘이 따라주어서 문제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을까요.
"좋아! 끝, 끝~! 이제 가자! 아, 전화번호 주는 것도 잊지 말고."
하늘이에게 떨어지면서 기대감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을 하네요. 하늘이가 말했던 것처럼 결국 나중 가서 떠올리며 말할 수 있을 만한 추억을 하나 만들어낼 수도 있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면 더 좋습니다. 미리 자버린 거나 다른 이유 때문에 오늘은 푹 자지 못하고 조금 잠을 설치다 잘지도 모르겠지만,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에요. //다들 좋은... 저... 녁... 흑흑... 일요일이 벌써...
그 정도라면 자신도 딱히 부담되지 않았고 편하게 얻어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빵 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었으나 그 이상은 아무래도 조금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기에 하늘은 별 상관없다는 듯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자신도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자신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는 비랑의 말에 하늘은 특별히 무슨 말을 더 하진 않았다. 다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냥 조용히 바라볼 뿐, 괜히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그리고 이어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며 그의 행동에 동작을 맞춰, 자신의 허리를 뒤로 살며시 꺾은 후 그의 팔에 몸을 맡겼다.
마지막 자세까지 확실하게 끝을 낼 무렵, 피아노 곡도 슬슬 마무리가 되었고 하늘은 약하게 숨을 내쉬며 살며시 그에게서 떨어지며 크게 기지개를 쭈욱 켰다. 이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낸 후에 비랑에게 내밀었다.
"찍어줘. 나도 바로 번호 줄테니까. 춤 춘다고 수고했어. 교대해줄 때 여기 오길 잘했네. 하마터면 재미도 못 보고 돌아갈뻔 했지 뭐야."
애초에 처음에는 그냥 구경만 할까 해서 온 것이었기에 하늘의 표정은 더욱 개운한 느낌이었다. 이어 앞장서듯, 다시 한 번 쭈욱 기지개를 켜며 하늘은 작게 하품을 내쉬었다. 접촉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기운이 어느 정도는, 약간은 빠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니까.
"맛있는 거 먹으면서 기력 좀 차려야겠어."
/일단 춤 자체는 마무리가 되었는데 조금 더 돌리고 싶다면 이어도 되고 혹시 여기서 마무리 짓는 것이 좋겠다 싶으면 이걸 막레로 받아도 괜찮아! 아무튼 식사 마치고 다시 돌아왔어!! 그리고 일요일 저녁. 8ㅁ8 싫어. 싫어어..내일 일가기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
꼭 보러 가겠다는 그 말에 억지같은건 없어보였을까? 반짝이는 눈엔 무언가 모를 열정과도 같은 것이 어려있었고, 힘주어 고개를 끄덕이는것 까지도 그녀에게 있어선 꽤나 신선한 반응이었다. 그저 집일 뿐인데도 이정도로 흥분할 정도인지, 라고 생각해도 마음속 한켠에서는 당신이 찾아와주었으면 하는 것도 있었기에 오히려 기쁘다고 할수 있었다.
"그 말을 들으니 저까지 용기가 생기는것 같은데요~?"
얼핏 낮간지럽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곧 당신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였고 그녀가 마음을 열수 있는 이유였다. 조곤조곤 말을 이어나가는 당신에게서 기분좋은 눈웃음이 전해지자 '둘이기에 가능한 일들'이 세상엔 의외로 많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을까,
"후후후... 그것도 맞는 말이네요?"
둘이면서 하나, 혹은 그정도로 가깝고 서로 의지할수 있는 사이... 그 말은 단편적으로만 본다면 이해할수 없는 성질이었겠지만 의미에 중점을 둔다면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었다.
맑은 웃음과 함께 턱 끝에 잠깐 와닿았던 입술이 이내 그녀의 입술까지 다가와 서로 겹쳐질 때, 잠깐 지나가는 부분으로나마 당신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이 같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어차피 당신과 지금처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는데 무엇이 더 필요할까.
"말리진 않지만~ 혼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구요~?
설마 그정도로까지 살벌할까 싶겠지만, 학교 여행 중 몰래 숙소 옆방에 숨어들어가 파자마파티, 베개싸움 같은걸 하는 것 또한 그때만 할수 있는 짜릿한 경험임엔 틀림없었기에 할수 있다면 그녀 또한 시도해보았을런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다보니 도착하는 것조차 느끼지 못했을 정도일까, 같이 바다에 놀러왔던 여러 학생들이 서로 짝을 지어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자 그녀는 마치 멀리 있는걸 자세히 보려는듯 살짝 쓰여진 인상으로 주위를 세세히 둘러보았다.
"흐음... 예쁜 아이라... 지금 와서 생각난 거지만 그 정의가 확실하지 않은걸요? 그렇다면 '예쁜 아이'라는 것엔 제 자체적인 필터링이 들어가도 상관 없는 거죠?"
그러고선 당신쪽으로 시선이 옮겨지자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검지를 뻗어 당신의 볼을 쿡 찔러보려 했을까,
"아, 여기 있네요? 예쁜 아이."
이내 장난스러운 손을 거두고선 서로 잡고 있던 손을 바꾸어 어느새 위로 올라가있는 당신의 손을 차분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다시금 시선을 맞추었다.
"그럼... 함께 해주시겠나요, 그대야? 너무 잘 하려고 할 필요는 없답니다~ 그저 분위기를 타고 흘러가듯, 느릿해도 좋으니 서로를 바라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