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슬이 내민 손이 새하얀 털 사이에 푹 파묻혔다. 겉보기론 거칠거칠해 보였는데 매만져보니 모발이 가늘어 퍽 부드러웠다. 문하는 눈을 감고 새슬의 손에 머리를 기댔다. 아주 잠깐의 접촉이었지만, 그것은 분명한 어떤 종류의 허락이었다. 마치 낯선 사람이 조심스레 뻗어오는 손길에 으르렁대던 것을 멈추고 조심스레 손 끝을 냄새맡아 보다가, 그 손을 머리로 받아주는 것과 같은. 문하는 새슬의 손을 더 붙잡거나 하지 않고 놓아보내곤, 일어나 앉은 채로 가만히 새슬을 올려다본다.
까맣게 텅 비어져 있어서, 동공과 홍채가 분간되지 않는 눈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느 것도 그 안에 담기기는커녕 그 위에 맺히지도 못할 거라 생각했던 그 눈에 보랏빛의 노을이 한 모금 담겨 있는 것이 보인다. 새슬을 가만히 올려다보던 늑대개는, 이마를 기대어오는 새슬의 어깨를 양 손으로 조심스레-적어도 '덥석' 이라는 의태어가 붙지 않을 만할 정도로, 조심스레 감싸쥐었다. 새슬의 나직한 속삭임이 흘러나올 때에는 문하는 눈을 꼭 감았다. 무엇이 그 날 자신을 이상할 정도로 이 사람의 옆에 붙어있도록 만들었던가. 자신은 어째서 그 날을 아직도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일까. 여러 가지 의문이 문하에게 있었지만, 그는 이제 더 이상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새슬의 이마가 떨어져나가자, 문하는 그녀의 어깨에서 손을 떼고는 땅을 짚었다. 그리곤 양반다리를 풀며 몸을 일으켜 일어서선 바지며 후드티에 달라붙은 먼지들을 손으로 툭툭 쳐서 털어내고는, 새슬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 주기 위해 손을 뻗으려 했다. 그러다 새슬이 지평선을 바라보며 하는 말에, 그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땅거미가 내리고 있었다.
그는 새슬에게로 내밀려던 손의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새슬이 했던 말을 정정했다.
"돌아가기 싫은 곳이라는 말처럼 들리네."
도망이라도 칠까? 하는 말에, 문하는 새슬의 눈을 직시했다.
그 때 말야, 네가 저번에 가야 할 시간이 왔어, 하고 말해주었을 때. 그 때... 나, 네 눈을 보았어. 네가 소리도 내지 않고, 눈물도 흘리지 않고 울고 있는 것을 보았어. 내가 잘 알고 있는 그 울음을 울고 있는 걸 보았어. 저번에는 그런 너를 보내줬어.
>>731 우와아아아 숏컷이다!! 연호주가 숏컷이랑 단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역시 이쪽도 좋습니다 ^^7 뇌절하셔도 아랑이는 다 잘어울리니 저한텐 오히려 좋아 아닐까요...? oO (찰칵찰칵찰칵)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배고프면 쪼끔 주서먹긴 하지 않을까요? 대신 고기 하나도 없다고 불평이란 불평 다하면서 쭝얼쭝얼쭝얼 시끄러울것ㅋㅋㅋㅋㅋㅋ
(세번째로 만들때 베이비핑크가 있는 걸 뒤늦게 눈치 채버린 사람....................) ㅇ>-< 하지만 이 픽크루는 살짝 찐한 핑크가 더 예쁘군요... 단발은... (아이보리 옐로같다...) 큐....... 너무 즐거운 뇌절이었어요.... ㅇ>-< https://picrew.me/image_maker/8654/complete?cd=VYmCBnpmyT
>>735 단발 좋아하신다니까 단발까지 뇌절하고 왔습니다... ㅇ>-< (그리고 베이비핑크색을 너무 뒤늦게 눈치채버림...흑흑)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카죠 고기 없다고 쭝얼거리는 게 귀여워서 채식뷔페 데려가고 싶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다 채식 고기 한식 양식 다 데려가서 실컷.. 아주 실컷 먹게 해주고 싶네요... <:3
>>736 초등학교때... 봤을 법도 한데.... ^.ㅜ.... 문하는 >>734 한 번 보면 금장 출 거 같은데 혼자 슥 빠져나와서 영상보는 쪽인가요.... ㅇ>-< 문하는 쫌 어려운 춤 영상 줘도... 몇 번 보면 금방할 거 같은데... (어려운 춤영상...) (비보이 춤영상 비슷한 거... 보여주고 싶어짐 <:3)
>>737 연호는 몸으로 하는 건 다 잘할 거 같은데, 그냥저냥 평범한 실력으로 즐겁게 추는 것도 몹시 좋네요... <:3 (흐 - 뭇)
>>738 그 이유 금아랑주에게도 공유해주십쇼... (왜지이?)
>>739 해인이 춤 잘 추는 편이었죠! (노래를 못 부르는 편이었고!) 해인이.. 왠지 원 안쪽에서 춰줄 것 같은 (좀 더 체력 필요한 쪽) 느낌이 있어요.. 상대가 여자애들이라면 배려해줄 거 같은 느낌... ㅎㅁㅎ (젠 - 틀) 하지만 상대가 남자애들이라면 바깥.. (체력 덜 필요한 쪽에서 출 거 같아요... ㅎㅁㅎ(적폐캐해)
>>740 (아............. 전 이짤을 보려고 아직 안 잔건가 봐요............ (넘 예쁘다...)) 엄청... 힐링 되네요..... ㅠㅠㅠㅠㅠ (넘 귀 여 워)
새슬의 웃음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불쾌나 혐오가 아니라, 다른 것. 지극히 자신에게 향하는 알 수 없는 무언가. 입술 새로 어떤 말이 튀어나오려다 그쳤다. 어쩌면 미지의 두려움에 스스로가 막은 것일지도 모른다. 입술을 꾹 깨문다. 눈동자의 옅은 떨림, 혼란과 고민이 섞여 흔들리는 탁한 색. 한참 뒤에야 적막은 깨어졌다.
“....이번에도 어쨌든, 다시 돌아가야 할 거야.”
영원한 도망침은 못 돼. 단어를 내뱉는 입 안이 써 저도 모르게 눈가가 찌푸려진다. 어떻게 보면 울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울기 직전이거나. 그리고 또 잠깐의 정적. 잡힌 손을 움츠렸다.
“그래도 좋다면ㅡ”
아주 잠깐, 도망쳐 보는 것도 좋겠지. 참았던 숨과 함께 내뱉는 말끝이 떨렸다. 있잖아, 사실 나는 무서워. 그래도 같이 가 줄거야?
>>742 허억 단 발 흑흑 너무 감사합니다 아랑주... 신경써주시다니 상냥한 사람ㅠㅠㅠㅠㅠ (또 찰칵찰칵) ㅋㅋㅋㅋㅋㅋㅋㅋ실컷 먹을 수 있다면 연호는 행복한 뚱댕이가 될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채식뷔페에서는 불만이 많을거에요ㅋㅋㅋ 운동신경은 좋아서 춤은 잘 추지만 다른사람과 맞추는건 조금 조심하는 경향이 있어서 잘한다고 말하기엔 힘들어요... :3
https://picrew.me/image_maker/8654/complete?cd=5PgocQAo3w (너무 뇌절이라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엔 짤 첨부 안 합니다.... ㅎㅁㅎ.....) (초콜릿 브라운 호박바지) (이 픽크루 진짜 온갖 컨셉으로 다 만들 수 있어서 행복해...) (내일 다른 분들도 주르륵 올려주시겠지... (흐 - 뭇)
>>744 (이번에는 짤 첨부 안 할게요...) (초콜릿으로 뇌절하다 보니까 호박바지? 저번에 새슬주가 호박바지 잠옷 말씀해주신 게 생각나 호박바지 입혀보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닠ㅋㅋㅋ 저짤 부르면 나오냐구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집사복 입은 새슬이 보고 싶어짐...) 새벽이라 의식의 흐름이 막 흐르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카죠.. 새슬이 아가씨도 어울리고 집사도 어울려버렷.... ㅇ>-<
>>746 숏컷이랑 단발 다 좋아하신댔으니까요 >:3 (아랑주는 숏컷 단발 장발 모든 머리 거의 공평하게 사랑함...) 행복한 뚱댕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데굴데굴... 이불말이) 과자뷔페도 데려갈게요... 그럼 불만 없어지겠죠 >:D (연호 : 아니요; 불만 있는데요;) 앗... 그럼 오히려 혼자 추는 춤 쪽을 더 잘하려나요...? 같이 추면 다른 사람들이랑 맞춰주려고 조심조심하다보니까 삐걱..? 거리는 걸까...? <: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치 못채고 있던 인간) 나중에... 또 풀어주세요.... ㅇ>-<
>>748 (복수를 원하는 것 같다...) (검열삭제씨 봄) 진단뒤에... 사람 있나요....? <:0.........?? 빌런이든 히어로든 새슬이의 행복한 삶 응원합니다.... ㅇ>-< >>749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인트 그거냐구옄ㅋㅋㅋㅋㅋㅋㅋㅋ (날아가는 새슬주 붙잡)
손 안에서 조심스레 움츠러드는 새슬의 손을, 문하의 손이 조심스레 감쌌다. 소년의 머리에 물든 탁한 보랏빛은 조금씩 탁한 푸른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러나 그 까만 눈동자는 여전히 같은 빛깔로 새슬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그 망막의 표면에 맺힐 빛마저 없어졌건만 그의 그 빛 한 줄기 없는 까만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초점을 잃지 않고 새슬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안다. 많은 것을 안다.
"기다려도 네가 오지 않으면 찾아갈게."
외면하고 고개를 돌려버리기에는 너무도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누구를 무서워하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무엇을 무서워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그 모든 숨막히는 순간들. 스스로의 가치가, 스스로의 생각이, 스스로의 모든 것이 산산조각나 무너지는 듯한 좌절감을.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만 자신의 차례는 영영 다가오지 않으리라는 절망감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때 또 도망치면 돼."
문하는 엉망으로 쏠려 있는 가방끈을 한 번 추슬렀다. 아까 새슬과 함께 옥상 바닥에 드러누울 때 채 벗어던지지 못한 가방이 이상한 방향으로 쏠려있는 것을 바로잡고, 그는 그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아직도 이어폰 구멍이 남아 있는 구식 핸드폰과, 거기 꽂혀 있는 이어폰이었다. 그는 음악 하나를 재생하고는 새슬에게 그것을 내밀었다.
"같이 도망치는 정도는 언제라도 할 수 있어. 네가 도망치고 싶을 때가 된다면."
네가 내게 많은 것을 잊게 해주었으니까 이제 내 차례야. 하고 문하는 속삭였다. 누구의 눈도 닿지 않는 어두운 곳으로 데려다줄게.
>>747 으악 으아악 뇌절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아랑주!!! (메아리) (대충 이불에 말려서 행복하게 웃는 연호짤) 열시히 먹다가 중간에 채식뷔페 갈때 '다음에 더 맛있는데 갈거다' 하면 불만은 없어질거에요! 근데 배 공간 남겨야한다고 채소 적게먹음... 그런 편이죠! 혼자추는게 익숙하기도 하구요! 맞춰준다기보다는 자기가 실수해서 발 밟거나 할까봐 무서워해요... 그래도 상대가 잘 추는 사람이라면 안심하고 맞춰서 출 수 있을거에요!
어차피 이번 비설은 쪼끔 큰거니까... 나중에 독백? 으로나 풀지 않을까요 :3 일상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쪼끔 있지만 연호주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고있음...
문하에게서 흘러나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새슬의 무언가를 건드려댔다. 그러나 스친 자국들이 거부감이 아닌 안심으로 남는 기묘하고 두려운 감각. 숨을 삼킨다. 검은 눈동자가 이마를 맞대고 있을 때보다도 가까운 것 같은ㅡ 현기증같은 착각이 일었다. 푸른 밤에 물든 녹색 눈동자가 이제까지 소년이 새슬에게서 보았던 그 어떤 것보다도 흔들리고 있었다. 형용할 수 없는 색의 혼란,그리고 그 틈에 섞인 작은 의문.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어? 나는 아무 것도 아닌ㅡ나쁜 아이일 뿐인데. 숨소리 섞인 한탄과 비슷한 것.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뜰 때마다 더해지는 불안정한 떨림. 손 끝에 옮은 진동은 주먹쥐어 애써 숨겼다. 그리곤 시선을 피했다. 그대로 더 마주 보고 있다간 꿰뚫릴 것 같아서. 소년이 가방에서 핸드폰과 이어폰을 꺼내어 내밀어 줄 때까지, 새슬은 고개 숙인 채 가만히 서 있었다.
“....하나도, 모르겠어.”
그것이 새슬의 감상이었다. 그걸로 끝일 터였다. 그렇지만 이상하지. 가사도, 무엇도, 하나도 모르겠는데. 속눈썹 끝에 무언가가 맺혔다가 길쭉한 꼬리를 그리며 떨어졌다. 그러나 그 자그마한 움직임을 느끼지 못 한 것처럼, 새슬은 멈춘 듯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멍한 시선이 상대의 가슴께만 맴돌다가, 소년의 속삭임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네가 돌아가고 싶지 않은 때가 오면, 나는 너와 함께 떠나줄 수 있어.
그거 알아? 사실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어. 그러니까 이건, 그걸 위한 예행 연습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