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혜 진짜 이걸 어케; 표현하지.... 아가씨? 아가씨모먼트? 귀족영애같은 우아함과 그런.... 고ㅡㅡㅡㅡㄹ져스스러운 모먼트 너무 좋아요...ㅠ.. ㅠㅠ....... 진짜 쩐다고... 이걸 어떻게 글로 담냐고....... 저는 무리.. 무리입니다... 저의 필력 받쳐주지 않아... ㅇ(-(...... 아갓쉬 저는 이미 슬혜아갓시의 집사입니다.. 언제든지 이 집사. 불러주십시요. (집사포오ㅡ즈)
문하는..ㅋ ㅋ ㅋㅋ 저 너무 취향 직격당해서 지금 침대 부쉇어요 어떡하죠? 만월ST 초커문하랑 누군가에게 턱 잡힌 문하? 어? 이거 꿈인가? 내 생일인가? ?? 나 무슨 업적을 이뤘나? (눈 비빔) ??아니.. 아닌데? 오늘은 그냥 평범한 개강날인데. ^.^???? 어?
>>110 앗... 잠깐... 가만... 최근에 돌아간 일상들 중에 만월 환경을 배경으로 돌아간 일상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앞 스레들을 체크해봤더니 내 착오였어! 88 (그냥 예전에 있었던 만월 이벤트를 언급한 거였었네) 안되는 거 아니었나? 되나 보네?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아차 싶어서 뒤로 돌려보니... 확인해보길 잘했지... 이건 확실히 캡틴이 특별히 허락해주는 게 아니면 안되겠다... 어떻게 하루도 안 돼서 이런 실수를... 88
문하는 응, 하는 코대답으로 새슬의 손에 선크림 스틱을 쥐어주었고, 얼굴을 내맡겼다. 뻔뻔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애초에 문하의 얼굴에 발라주겠다는 것이고, 먼저 시작한 것도 문하였기에.
누군가가 보기에는 겨우 두 번째 만남이라고 칭할 수도 있겠지만, 문하에게는 이 주일이라는 시간 내내 마음 속에 조용히 품어놓고 바라고 있던 한 장면이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품어보는 바람이라는 것이, 마치 쇠창살이 쳐진 반지하 방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 한 조각 같아서, 그것을 그리며 쫓아와보니 달빛이 아니라 햇살이었다. 그것을 쫓아 나온 구멍 바깥은 여름이었다. 그는 가만히 새슬의 손길에 눈길을 감았다. 평소에 딱딱하게 굳어있던 얼굴의 근육들이 나른하게 풀어져서. 그는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새슬에게 보여주고 있는 그 무표정은 새슬이 처음 보았던 평소의 무표정과는 퍽 다른 것이었다.
누가 봐도 바보같은 일이었지만, 이제 와서라도 쫓아오길 잘했다. 그 생각은 새슬이 선크림을 다 발라주고 나서 새슬이 내려놓아준 말에 더 확고해졌다. 같이 있자, 하는 그 말이.
"좋아."
…호감 표시가 아니라 승낙 표시인데 어쩌면 새슬이 잘못 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하에게 문득 떠올랐다. 뭐, 상관없나. 그는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나, 금방 오겠다고 했었었지."
새슬이 다시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몸을 누이려 하자, 문하는 옆으로 기울어지는 새슬의 그림자를 한 번 힐끗 곁눈질하더니 그 위로 팔을 쭉 뻗었다. 새슬의 머리가 땅바닥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닿았다. 얇은 천에 감싸인 단단한 근육이 느껴졌다. 힘을 주지 않은 그것은 생각보다 적당하게 물러, 제법 머리를 누일 만했다. 새슬의 머리를 상완으로 받아준 채로, 문하는 문득 새슬의 쪽으로 비스듬히 돌아누워서는 새슬의 머리를 조심스레 쓸어보았다. 까만 눈으로 새슬을 바라보며, 문하는 사과했다.
"늦어서 미안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은 두어 번에 그쳤다. 아마 아까 새슬이 문하의 팔을 잡아끌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문하는 새슬을 따라 어딘가로 떨어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풀벌레 소리가 찌륵찌륵 하고 미약하게 나고 있다. 사위를 따뜻하게 감싸던 햇살은, 상아색이 아니라 엷게 명멸하는 보라색이 되어 있었다.
눈을 들어보면, 난간 너머로 뉘엿뉘엿 기울어져 거의 사그라지기 직전의 석양. 눈을 내려보면, 새슬에게 팔을 뉘어준 채로 가만히 잠들어있는, 탁한 보라색에 잠겨있는 소년. 조금 더 새슬이 기억하던 것과 비슷한 빛깔에 잠겨있는 채로, 그러나 새슬이 기억하던 것과는 조금 다른 무표정으로 그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다 이내 그의 눈도 잠깐 떨리나 싶더니 떠진다. 방금 깬 건지, 아니면 먼저 깨었는데 눈을 감고 있었던 건지. 아직 완전히 밤이 되지 않은 하늘을 미리 엿보는 것 같은 먹색의 눈동자가 새슬을 가만히 바라본다.
시멘트 바닥의 차가운 단단함 따위가 아닌 낯선 온기와 폭신함. 졸린 얼굴에 작은 의문을 담은 채로 문하를 바라보았다. 아ㅡ 팔베개. 딱히 그에 대고 무언가를 남기지는 않았다. 어떠한 거부도, 혼란도, 의문도 비치지 않고 그저 가만히 눈을 맞추다가 눈꺼풀을 내리누르는 것이다.
고요히 눈을 감은 얼굴 너머로, 구름처럼 흐르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것은 아주 사소하고 의미없는 것부터 시작해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 할 것 같은 내면의 무언가까지. 소년이 무어라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 뭐라고? 잘 안 들려. 희미해지는 의식의 끈을 잡으려는 시도는 머리 위로 끼친 짧은 온기 탓에 손쉽게 스러지고. 이어지는 또 다른 중얼거림. 그에 으응ㅡ, 하고 대답이라도 하듯 작게 앓는 소리와 함께, 새슬이 깊은 곳으로 떨어졌다.
ㅡ
꿈,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과거의 광경.
딱딱한 침대 시트가 오늘따라 더 춥게 느껴졌다. 얇은 이불보 한 장을 둘러쓰고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 지독한 한기, 희미하게 뜬 눈동자에 비추이는 창문 너머의 만월 조각.
습관적으로 무언가 움킬 것을 찾아 좁은 침대 여기저기를 더듬다가,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급하게 집어 품에 안았다. 거친 표면, 희미하게 풍겨나오는 곰팡내와 나프탈렌의 냄새. 결코 푹신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그런데도 체온에 데워진 온기가 어쩐지 안심이 되어, 아침이 올 때까지 정신없이 품에서 놓지 않고 있었다.
ㅡ
아. 새슬이 눈을 떴다. 아직 잠에서 덜 깨어 몽롱한 얼굴로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주위를 둘러본다. 그것은 어쩌면, 마치 무언가를 찾거나 확인하는 모양새와도 조금 비슷했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차갑고 거친 바닥의 감촉, 습기를 머금은 여름의 냄새. 뒤늦게 새슬의 시야에 소년이 들어왔다. 딱 3초. 하나, 둘, 셋. 아직 졸린 눈가에 희미한 웃음이 걸렸다. 안도? 기쁨? 아니면 다른 무언가?
차갑기 그지없는 납골당이나 마찬가지인 삶을 살아가는 이의 몸이 따뜻할 리가 없다. 그러니, 문하는 지금 새슬이 자신의 팔뚝에 별로 소스라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말없이 머리를 누이는 것이, 그저 자신의 옷 표면이 예기치 않게 따스한 여름 햇살을 한가득 끼얹어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이거... 다, 너 때문이야.
하는 말을 입 밖으로 내었다고 문하는 생각했지만, 사실은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이 문하가 마지막으로 꺼내놓은 말이었고, 문하는 그대로 까무룩 잠에 빠져버렸다.
문하가 눈을 감을 때마다 그를 두렵게 하는 것들이 있었다. 그가 밤을 증오하게 하는 것들이 있었다.
그러나 문하는 오늘만큼은 어떤 꿈도 없이, 눈을 감을 때마다 보였어야 할 그 얼굴들을 잊고, 낯선 온기를 느끼며 깊이 푹 잠들었다.
새슬이 눈을 떴을 때에는 거친 표면을 가진 무언가가 새슬의 머리를 괴고 있는 것처럼 새슬의 어깨를 조심스레 덮고 있었다. 그렇게 푹신하진 않았고, 좀약 냄새도 나프탈렌 냄새도 아니었지만 흐릿한 세제 냄새가... 습기를 머금은 여름 냄새와 함께 새슬의 코에 걸렸다. 그러나 그것은 새슬이 기억하고 있는 것만큼 따뜻했다. 새슬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그것은 담요처럼 새슬을 놓아주고 새슬이 몸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일어나 앉은 새슬을 보고, 탁한 보라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소년은 어영부영 새슬의 머리가 놓여 있던 팔뚝을 들어 손목을 확인했다. 운동용 손목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안 보여... 하고 중얼거리며, 문하는 손을 뻗어서 손목시계의 발광 버튼을 눌렀다. 그래도 아직 잠이 덜 깨 초점이 맞지 않는 눈에는 지금 시간도 보이지 않았다. ...상관없나. 문하는 그냥 팔목을 툭 떨어뜨렸다.
안녕, 하고 새슬이 건넨 인삿말에, 문하는 누운 채로 양껏 기지개를 쭉 폈다.
"...너무 자버렸네."
까만 눈으로도 햇빛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인지, 그는 자주색에서 자색으로 흐려져가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우스갯소리라도 하듯이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사실, 그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우스갯소리만큼이나 허황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문하는 신경쓰지 않는다.
문하가 기지개를 켜는 것까지 보고서, 새슬이 비스듬히 돌아간 고개를 원위치로 되돌렸다. 과연, 벌써 거의 모습을 감추어 버린 반틈짜리 해가 손을 흔들고 있다. 길고 느릿하게 깜빡이는 새슬의 눈꺼풀 사이로, 태양이 마지막 힘을 다해 내던진 빛화살 몇 가닥이 흐릿하게 파고들었다. 그것을 손가락으로 비벼 닦아내면서, 잘 잤어? 보라색으로 물든 소년의 질문에는 답이 없다. 습관적으로 웅크린 어깨에 저녁놀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붉은 기운이 옮은 녹색 눈동자에는 무엇이 비추이는가. 정말로 난간 너머의 태양만 들어 있나? 소년에게는 알 수 없을 시선.
그 이후로도 조금의 시간이 걸린 뒤에야 새슬이 입을 떼었다. 그것은 소년에게 건네는 말이라기보다 중얼거림에 훨씬 더 가까운 음성이었다.
“….꿈을 꿨어.”
딱 한 마디, 그 뿐. 꿈의 내용도, 어떤 기분이었는지도 새슬은 입술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되려 고개를 돌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시 웃음을 흘리는 것이다. 그리고는 제 쪽에서 되묻는다. 하는 잘 잤어? 하고.
둘 중에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난 것은 이번에도 새슬이었다. 작은 흙 알갱이 따위가 소리조차 내지 않은 채 몰래 바닥으로 떨어졌다. 문하가 옥상으로 들어오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새슬이 난간에 몸을 붙인 채 운동장을 가볍게 훑었다. 그리곤 다시 하늘을 바라보다가ㅡ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이제, 돌아가야 해?”
이번에는 혼잣말이 아닌 명백한 물음이었다. 난간에서 몸를 떼어낸 새슬이, 상체만 살짝 틀어 소년을 바라보았다. 저물고 있지만 아직은 찬란한 빛을 내뿜는 태양빛에 가리워,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직도 가볍게 잠겨 있었지만, 평소와 같이 나른한 목소리만 남았다.
ㅡ 자러... 자러 가겠읍니다 이미 잠드셨다면 굿나잇입니다 ^.^,,, 창 밖에 천둥번개가 막 치네요 어유 ㅇ(-( 새벽/아침반 분들 다들 나갈 일 있으면 비 조심하시구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시기....!!!!
왠지 장난기가 솟아서 여러번 예쁘다는 말을 돌려주니 뭔가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사실 소리가 들려오진 않았지만 잠시 멈춰버린 사고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것을 보아하니 시아는 자신의 선택이 그닥 나쁜 것은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기분이 좋아보이는 것 같으니 분명 나쁜 것은 아니겠지.
" 맞아요, 그냥 편하게 시아라고 불러주시면 된답니다. 사하 선배. "
시아는 고개를 기울이며 눈을 맞춰오는 당신에게 눈웃음을 부드럽게 지어보이며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눈 앞의 선배도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 밤의 산책이 지루해질 일은 없을 것 같단 확신이 들었다. 역시 여행지의 밤은 무언가 있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 내일은 꼭 보도록 해요. 낮의 매력과 밤의 매력은 많이 다르거든요. "
어깨를 으쓱이며 말하는 당신의 말에 놀란 듯 잠시 눈을 크게 떴던 시아는 이내 평소처럼 잔잔한 눈매로 돌아와선 조곤조곤 부드럽게 말을 이어간다. 부디 사하가 밤과 낮의 바다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물씬 들어간 듯한 목소리였다. 슬그머니 시선을 사하의 발로 향하는 건, 슬리퍼를 신은 그녀의 발이 무리가 가지 않게 걸음의 속도와 걷는 코스를 생각해두는 모양새였다.
" 놀려고 왔어요, 후후. 왠지 여기까지 와서 공부하는건 아쉬우니까 공부는 잠깐 뒤로 미뤄두고.. 뭐, 3학년 선배님한테 공부를 미뤄두라는 무책임한 말은 하는게 좀 그러니까... 후배로서 선배한테 공부 생각보단 잠깐이라도 후배를 봐달라고 하고 싶지만요. "
서툴게 눈을 찡긋해보이는 당신의 모습에 작게 웃음을 터트린 시아가 옆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선 부드러운 목소리로 상냥하게 말을 이어간다.
" 물놀이 좋아해요. 뭐, 그렇게 떠들썩하게 노는 편은 아니지만.. 맘이 맞는 사람이랑 물놀이를 하는 건 즐거운 일이거든요. "
안그래요? 하고 묻는 것처럼 시아는 자연스럽게 사하와 눈을 마주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두사람의 걸음걸이는 어느샌가 슬리퍼를 신은 사하의 발에 전혀 무리가 가지 않도록 느릿해져있었다.
새하얀 오버핏 셔츠와 검정색 돌핀 팬츠를 입은 시아가 어느샌가 다가와 파라솔 아래에서 공책의 페이지를 넘기며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슬혜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그마한 맑은 웃음소리. 가느다란 손이 천천히 다가와 슬혜의 뺨을 부드럽게 쓸어내린다.
" 혼자서 뭐하고 있어. 나 보고 싶었어? "
깔끔하게 기다란 검정색 머리카락을 뒤로 묶은 시아가 상냥하게 말을 던진다. 슬혜를 바라보는 초콜릿색 눈동자엔 바라보는 슬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슬혜의 뺨을 쓸어내린 가느다란 손가락은 천천히 머리카락을 타고 올라가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빗어내렸고, 천천히 시아는 슬혜의 목을 뒤에서부터 감싸안았다.
" 나, 슬혜랑 물놀이 하고 싶은데... 해줄거지? 그다음에 아이스크림이던 팥빙수던, 문어다리던... 같이 즐기자. "
해줄거지? 하고 물어보면서도 속삭이는 귓가에 쪽하고 소리를 내는 것은 분명 함께 하자는 듯 유혹의 손짓을 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 때 마음을 먹었던 것.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이것이 조금 정도가 아닐지도 몰랐지만 적어도 후회할 일을 만들고 싶진 않았기에 자신이 먼저 슬혜에게 다가가보는 시아였다.
" 저어쪽으로 가면 사람이 없는 쪽이 있더라. 아무래도 편의시설이랑 멀어서 그런가. "
그리고 나, 수영복 입고 왔거든. 슬혜의 귓가에 자그맣게 짓궂은 속삭임을 던지곤 천천히 몸을 떼어낸 시아가 장난스레 새하얀 티셔츠를 팔랑거린다. 그래봐야 보이는 것은 새하얀 배가 아주 잠깐 보일 뿐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