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 많은 사람들이 그를 처음 봤을 때의 인상은 위험해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항상 깔끔해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머리는 눈썹 살짝 위에서 가지런하게 잘 정리되어 있고, 머리 전체가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가라앉아있는 느낌이다. 숱이 많지만 자주 관리해주는 탓에 답답하단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진한 갈색빛이 도는 머리와 비슷한 색의 눈동자를 갖고 있지만 눈동자가 좀 더 밝은 색이라 어디로 시선을 향하는지 누구나 다 알아챌 정도.
각진 곳 하나 없이 유려하게 내려오는 턱선을 갖고 있는데 누군가 그에게 물어본다면 자신의 자랑은 이 턱선이라고 말할 정도. 속쌍꺼풀을 갖고 있고 눈매는 아주 살짝 내려가 있지만 거의 티가 나지 않을 정도다. 입꼬리는 웃는 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살짝 올라가있는 편. 하지만 일부러 하는거라서 조금 집중을 하면 꾹 다문 입이 되어버린다.
177cm / 70kg. 마른 편은 아니고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적당해 보이는 몸이다. 왼쪽 귀에는 작은 은귀걸이가 매달려있고 그 이외의 악세서리는 전무. 편한 옷을 선호하고 밝은 계열의 색을 좋아한다. 물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서 입는 옷은 천차만별이다.
성격 | 얄미우면서도 챙겨줄건 다 챙겨주는 다정다감한 성격. 눈치가 빠른 편이라서 상대방의 감정 파악이 능숙하다. 전체적으로 모난 곳 없이 둥글둥글하지만 화를 쌓아두는 성격이라 한번 터지면 정말 크게 화를 낸다. 가끔 너무 얄미워져서 한대씩 때리고 싶은 성격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선호 | 탄산음료, 새콤달콤한 음식, 비 오는 날, 자신의 장난에 반응이 좋은 사람, 장난을 잘 받아주는 사람 불호 | 커피, 자신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는 것.
기타 | - 중학교 1학년때 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전학왔다. 그 이전에 있던 곳에서는 문제아로 낙인 찍혀서 어쩔 수 없었다고. - 전학 와서도 소문이 퍼진데다가 본인도 무마할 생각 없이 마이웨이로 학교를 다녀서 한동안 좋지 않은 소문이 계속 돌았다. - 집이 방임주의적인 성격이라서 누군가에게 피해만 끼치지 않으면 터치하지 않아서 고등학교에 갈때까지 이런 마이웨이 생활은 계속 됐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철이 들었는지 예전보다 조용하게 지내게 되었다. 지금의 성격도 그때 정착한 것. - 지금 다니는 대학교는 고3 때 정말 심폐소생술을 받아서 추가합격으로 겨우 입학했다. 전공은 나름 소질이 맞는지 열심히 공부하기는 하는데 성적은 원하는대로 나오지는 않는듯. - 몸이 건강한 편은 아니라서 잔병치레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병약한건 아니지만 몸관리를 조금만 잘못하면 바로 반동이 오는 수준이라고. 본인도 그걸 잘 알아서 관리를 잘하거나 아니면 조절을 금방금방 하는 편이다.
외모 | (https://picrew.me/share?cd=J29k33N2wE #Picrew #푸밥픽크루) 객관적으로 예쁘장하고 귀엽게 생긴 편이다. 과 간판 얼굴이라는 호칭도 달고 다닐 정도. 동글동글 끝이 처지는 눈매와 157cm라는 조그만 키, 그리고 키에 비해 조금 가벼운 편인 44kg이라는 몸무게는 작고 순한 분위기 또한 자아낸다. 굽슬굽슬하게 내려오는 머리카락의 색은 아주 밝고 연한 갈색이었고, 눈색은 맑은 물에 비친 하늘빛이다. 투명하고 맑은 색의 눈동자에는 시야에 담긴 것이 오롯이 비쳐보이기도 한다.
포인트가 있다면 두 가지 정도. 한 가지는 앞머리 왼쪽을 꼭 컬러 실핀으로 고정시키고 다니는 것이다. 머리를 묶어올리거나 실핀 색깔은 그날그날 바뀌는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왼쪽 눈 아래의 눈물점이다. 눈물점을 자세히 보면 하트 모양을 가지고 있다.
성격 | 생김새와는 영 딴판이다. 귀엽고 작고 순한, 그런 느낌과는 영 거리가 멀다. 털털하고 직설적인 성격으로 꾸밈없이 솔직하다.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건지 숨기지 않는 건지 보이는 그대로가 전부인 편. 또 매사에 열심히 하는 성실하고 꼼꼼한 구석이 있는데, 어째 자기 자신 관련해서는 덜렁이고는 한다.
선호 | 노랑색, 그림 그리기, 머리카락 만져주는 것, 아이스크림, 매운 음식 불호 | 혼자 있는 것, 더위, 벌레
기타 | 1. 가족 관계는 부모님과 1살 차이 남동생 한명. 허약하게 태어난 동생에게 부모님의 관심이 몰려있는지라 동생과는 특별한 사건이 없었음에도 데면데면한 사이이다. 2. 대학생이 될 때 전공 관련해서 부모님과 한바탕 싸우고서 집을 나왔다. 현재로서는 나이차가 꽤 있는 사촌언니네에 집안일을 댓가로 얹혀 사는 중. 3. 완벽한 연애고자. 주변에 좋다고 다가오는 사람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저도 모르게 철벽을 쳤던지라 연애 횟수 0번을 달성했다. 4. 잘 꾸미고 다니지 않는 편. 그림 그릴 때 불편하다거나 옷 버린다는 이유가 있긴 하지만 본질은 그냥 꾸미기 귀찮아서다. 귀를 뚫지도 않았고 악세사리도 안 하고 다닌다. 5. 중학생 때 반창고를 챙겨다닌게 버릇으로 굳었는지 소지품에 늘 반창고가 있다. 6. 맵찔이, 씁질이, 길치, 음치, 박치를 고루 갖춘 5관왕. 중고등학교 성적은 모든 교과목이 우수한데, 음악만큼은 가창과 기악 수행평가로 망쳐놨다.
>>11 솔이도 현이가 싫은거는 절----대 아니니까! 친구라고 밖에 생각 안했어서 혼란스러운 상황에 연애감정이 싹틀 수 있을까 으아악 인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는 야 니 남친 왔다 하면 남친 아니라고 몇 번 말하냐~~ 이렇게 툭 받아치고 현이 보러갔을 거 같은데, 지금은 진실이라 얼굴 빨개질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밀연애 절대 불가................
훅훅이 얼마나 어떻게인지 매우 궁금하지만.... 아마 괜찮지 않을까?? 저는 환영입니다 감사합니다
>>1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너무 부끄러운걸..... 연애쪽으로는 면역이 절대 없다고 할까! ㅋㅋㅋㅋㅋㅋ 주변 사람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이는 주변 인기도가 어떻게 되나요?? 솔이는 간판 얼굴 설정도 있겠다 선후배동기타과 할 거 없이 좋아하는 사람 있을 거 같단 말이지 🤔
토마토를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 0.< 터치는 그렇다쳐도 가까이서 바라보고 있으면 은근슬쩍 시선 피하고 그럴 거 같아! 예전에는 아무렇지도 않아했으면서ㅎㅎㅎㅎㅎㅎ
>>14 ㅋㅋㅋㅋㅋ 나중엔 면역이 생겨서 역관광하는 모먼트도 볼 수 있는걸까! 그것도 나름 기대되는데!! 현이는 조용하게 지내는 편이고 얼굴도 엄청 잘생긴건 아니라서 인지도는 낮은 편! 아는 사람만 아는 학생? 그래서 좋아하는 학생들도 있어봐야 한두명 정도 있을까말까해. 그리고 애초에 솔이가 옆에 있으니 좋아하다가도 포기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토마톸ㅋㅋㅋㅋㅋㅋㅋㅋ 보고싶다 보고싶어 ... 아현이 놀리는 맛 들려서 자주 하다가 결국엔 혼나는거 아닌가 몰라~~
>>15 당연하지! 새솔이가 원래 털털하고 직설적인 성격이라는 걸 절대 잊으면 안된다구 ㅎㅅㅎ 마냥 부끄럼만 타는 성격은 절대 아니지!! 기대하셔두 아주 좋습니다 ㅎㅎㅎ 현이는 조용하게 지내는 편이구나 응응! 솔이는 조용하게 지내고 싶은데 주변에서 가만 안둘 느낌.... 장학금 타서 등록금 메꿔야하니까 과탑 일거같구 :3c 앗 솔이가 옆에 있어서 포기하게 된다니 생각난건데 반대로 솔이랑 잘 해보려고 현이한테 야 그 미대 걔 너랑 좀 친해보이던데 소개해주면 안되냐?? 이런 식으로 솔이 소개해달라고 한 사람도 있었으려나??
어휴 이따 일상 돌리면 실컷 보실 수 있지 않을런지요 ㅎㅎ.... 새솔이가 현이를 어떻게 혼낼지는..... 비밀로 하겠습니다.........ㅎㅎㅎㅎ!
>>16 잔뜩 기대하고 있어야겠다 ... 현이는 학창시절에 시끄럽게 잔뜩 놀았으니까 이제 좀 조용히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좀 조용한 편! 일상 중에 시비가 붙는다면 싸우는걸 보여서 조금 유명해질수도 있겠단 생각은 드네! 솔이는 과탑이구나.. 현이는 그냥 중간에서 그것보다 조금 위? 에서 노는 수준일꺼야. 그렇게 소개해달라고 하면 아현이는 쟤 좋아하는 애가 얼마나 많은데 너를 소개해주냐? 꿈 깨라, 하고 웃으면서 갔을 것 같네. 딱히 좋아하지 않던 시절에도 누가 소개해달라고 하면 저런 식으로 거절했을꺼야~
하 일상 기대된다 ... 지금은 짧게 썰풀이만 가능하고 열시쯤부터 일상 돌릴 수 있을 것 같아!!
>>17 이러다 기대치에 부응할 수 없는 정도가 되면 어떡하지 고민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내겠어.....! 앗 그런거였구만....! 솔이는 중고등대학교 다 꾸준히 모범생 우등생이네! 앗......시비...........누가 감히 아현이에게 시비를............? 가만두지 않겠습니다. 응 아무래도 20살 되면서 전공 문제로 집에서 싸우고 나와버렸으니까, 계속 회화과 전공인 이상 집에 손 못 벌리지. 자존심도 있고.... 사촌언니한테 말하기도 좀 그렇구! 언니야 아이구 우리 사촌동생 안쓰러워라 언니가 해줄게 이러구 있지만... 앗 일정하게 까이고 마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이가 나 좋아하는 사람 없냐하고 물어봤을때 엄청난 눈새처럼 보였겠구나..... 뭐 솔이는 연애고자니까!
>>19 잘 먹어도 그중에서도 제일 취향인게 있는거니까 (??) 왈가닥이 우등생인거 매력있지ㅎㅎㅎ!! 아현주한테도 매력적으로 보여서 다행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현이가 쌈박질하구 소소한 일탈했던 거까지 아는 애들은 더 그런 반응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이는 현이랑 반대네..!! 용돈을 사촌언니한테서 타서 쓰고 있습니다!! 언니야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설정이거든!! 나이차가 많이 나서 정말 사회인! 어른! 이기도 하고.... 그래두 곧 알바 구하지 않을까? 이제 2학년이라 대학에는 적응 끝났을거고!! 카페알바라..... 현이 알바할 때 일부러 가서 눌러앉아(공부하면서) 있구 그러면 좋겠다 ㅎㅎㅎㅎㅎㅎ
아구구 ㅠㅜㅜㅜ 그랬어도 ㅇㅓ 이렇게인가! 하고 잘 흘러갔을 거 같지만!!
그리고 이건 딴 얘긴데.... 나중에 솔이가 현이한테 예뻐보이려구 막 치마입구 언니 구두 뺏어신고 현이 만나러 가는 일상 해보구 싶습니다 매우.... 매우.....!! 지금은 안 그럴거 같으니까.... 나중에..... 꼭.......!!!
>>21 당연하지요 ^^* 제일 맛있는게 있는 법이라구!! 고등학교 친구들ㅋㅋㅋㅋㅋㅋㅋ 동창들끼리 만나면 난리나는 거 아니려나? 중고등학교때도 대학생인 지금이랑 다름 없이 인지도 높았을 거 같기는 해!!
당연히 마감할때까지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사귀기 전에도 사귄 후에도 계속 앉아서 공부할 거 하구 아니면 스케치북 들고가서 그림 그리고 있을지두!! 크로키 같은거! 평소에는 현이 잘 그렸는데 사귀게 된 이후로는 영..... 현이 자체를 그릴 엄두도 못 낼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매력적이었다니 감사합니다 그치만 아현이도.... 만만찮았는데.....?? 이거 그냥 서로 삽질 짝사랑 중이었던거로 만들어도 되나 싶었는데.....?? 이쪽이 더 재밌어보여서 지금의 솔이가 됐지만 말야!!
현이가 얼타도.... 겉모습만 좀 꾸민거지 솔이는 솔이 그대로니까 말야, 뭔데? 눈 뜨고 자냐? 이런말이나 할텐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3 중간에 화장실 간다구 빠져나와서 이대로 집 가자구 현이한테 말할지도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 다 너무 시달릴 거 같은데......?? 동창회면 술도 먹을테고 빠르게 귀가루트 ㅋㅋㅋㅋㅋㅋ!
평소에는 잘만 그리던 자기 그림이 없을 때 현이 반응은?!?? 아우 손잡고 가자하는 거 유치원생들도 할텐데 왜이렇게 달달간질한지 솔이는 죽을맛이래~~!!
삽질 짝사랑이었으면 일단 둘다 눈치가 없어야햇구.... 현이가 직진하면 직진할수록 빨리 볼 수 있지 않을까?? 엇 확실히...?? 대학 홍보 모델이라거나?! 미대로 유명한 대학이니까 회화과 솔이한테 해달라는 얘기가 나오고.... 남학생이랑 커플로 하자고 하면 남친이 있으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면 다른 남학생이랑 하게 되는 시츄도..... 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이나 확 잡고 가는거 귀엽고 풋풋하고 설렌다 ㅋㅋㅋㅋㅋ 청춘이다 청춘~~! 솔이는 야야야ㅑ 나 구두 구두! 이러면서 천천히 걷자고 브레이크 걸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두 신는거 서툴러할 거 같거든!
>>24 ㅋㅋㅋㅋ 현이도 너무 시달려서 도망가자! 하고 막 도망갈 것 같곸ㅋㅋㅋ 카톡 같은걸로 막 연락오는거 다 차단하고 둘이서 공원 같은데에 앉아서 한숨 내쉬고 ....
현이 자기 그림 없으면 뭐야 오늘은 나 안그렸어? 진지하게 스케치북 막 뒤적일려다가 자기도 웃참 못해서 빵 터져서는 다음엔 나 꼭 그려줘? 하고 웃으면서 넘어가고 ...
현이 지금 풀악셀 밟을 준비중이니까 아무도 못말려!!! 후우 남친이 있으니까 ... 하면서 현이 홍보모델하면 그날부로 컴공 유명인사 되어버리고 ... 그런거 보고 속앓이하는 솔이도 보고싶고 반대로 다른 남자랑 커플 사진 찍은거 보고 아무렇지 않아하는척 속앓이하는 현이도 보여줄 수 있고!! 나중엔 좋았냐? 좋았어? 하고 질투 모드 현이도 ...
>>25 공원에서 밤바람 쐬면서 술기운도 좀 깨고... 애들 연락 계속 오는 휴대폰 꺼버리기! 다음 동창회는 가지말아버릴까 장난치면서 웃고 그러려나~~!
으악 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 그러게 왜 안 그렸을까... 왜 안 그렸을까... 이전에는 카페 올때마다 이거봐라, 하품하는 너다! 이러면서 크로키한거 먼저 보여주고 그랬을건데!! 다음에는 꼭 그려달래... 풀컬러... 물감 들고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푸푸푸ㅜ풀악셀이요 선생님 잠시만요 이쪽은 아직 브레이크인데 솔아 화이팅!! 응원할게!! 헉...... 컴공 유명인사 되버려서 질투하는건가... 질투하는건가!! 아악 반대로 속앓이하다가 좋았냐고 질투하는 현이도 너무 귀엽다 어떻게 하면 둘다 볼 수 있을까?? ㅜㅜ........... 둘다...보게...ㅎ.ㅐ달라.....
저도 모르겠어요............어쩌다 이렇게 귀여운 애를 만나서...... 전학와줘서 고마워...아현아...!
>>28 잘마셔도 솔이 앞에서는 못마시게 해야겠다 ... 현이는 보통 정도로 먹는 편! 나중에 개강총회 같은거 할때 끌려갔다가 인사불성 되어서 친구들이 솔이한테 연락하는 상황을 하면 되는겁니다! 솔이는 그렇게 되면 다음날 화내는편? 현이는 솔이가 인사불성 되면 화내는 편이야. 물론 엄청은 아니고 핀잔 주듯이?
자유 상황극 돌리면서 찌를까말까 고민 엄청했는데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쓰앵님 ... (절한다) 일단 목표는 둘이 결혼시키는거야(???)
이번년도는 솔이랑 다른 남자애가, 다음 년도는 현이랑 다른 여자애가, 졸업하는 년도엔 둘이 같이!! 하는게 가장 맛있을 것 같은 루트다. 드디어 같이 하게 되었다면서 살짝 웃는 현이가 포인트니까 밑줄 쫙!
솔이가 먼저 적극적으로 애정공세 퍼붇는 것도 보고싶고 ... 하고싶은게 너무 많다! 천천히 다해보는걸로 해야겠다 ...
>>2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솔이 앞에서 안마셔도 친구들이 솔이한테 연락하면 끝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 토만 안 하면....사고만 안치면 그래도 봐주지 않을까?? 현이 집 데려다준다고 모셔다줘놓고는 솔이도 체력적으로 같이 뻗어버리면... 아현이 반응 어떨지 궁금하기두 하고 ㅎㅎㅎㅎㅎ 솔이가 인사불성...... 솔이는 씁찔이니까 술 싫어하지~! 술 쓰고 맛없으니까 한번 술자리 가게되면 안주 엄청 먹어야 몇 잔 먹을까 말까 아니려나? 맛없어서 안 먹어! 칵테일 같은거는 도수 높은 줄도 모르고 맛있다고 홀짝이다가 뻗을 수도 있겠지만..... 솔이가 인사불성되는 일은 별로 없지 않을까 싶은데!!
아구구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두 절올리겠습니다 (절) 와 이제 실버타운이 신혼집 되는거야??
앗 마지막에 드디어 둘이 같이~~! 라는 느낌이네!! 매우 좋습니다 시험에 나오는거죠 단디 외웠습니다
아현이 마음 = 새솔이 마음이 되면 솔이가 먼저 애정공세 퍼붓는 거 보기 어렵지는 않을걸?? 당연히 다해봐야지~~ 결혼까지 시킨다며(??)
>>31 솔이가 술먹고 뻗으려면.... 현이랑 같은 술자리에 있다가 너무 마시는 거 같아서 대신 몇 번 마셔줬다가 뻗는 루트 밖에 생각안난다!! 으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패닉오는 걸 솔이가 봐야하는데!! 앗 몰래 볼에 뽀뽀하는 타이밍에 일어나버렸으면 좋겠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잠투정 소리만 낸거였어도 좋겠기도 하고 크아악
??? 진짜로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아??.....???
앗 좋아!!! 집 생기고 나서 대망의 첫일상 주제는......뭐려나!! 역시 데려다주고나서 다음날??!
눈이 번쩍 뜨여진다. 분명 아침 햇빛이 창문을 가려둔 커튼의 틈 사이로 들어와야하는데 주변은 온통 새카맣기만 하다. 어제 집에 들어와서 솔이와 잠깐 연락을 하고선 약을 먹고 잠이 든 것까지 기억이 난다. 힘겹게 손을 뻗어서 핸드폰을 켜 시간을 확인해보니 새벽 다섯시. 몸이 으슬으슬한 것을 보니 이번에도 꽤나 아플 모양이다. 기침은 안나는 것을 보니 단순한 몸살인것 같아서 이불 속으로 좀 더 몸을 파고들어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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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핸드폰 진동소리에 살짝 놀라서 잠을 깬다. 방학이라고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알람을 꺼두지 않아서 평소 학교 가는 시간 그대로 일어났다. 아, 멍하다. 하지만 약을 먹고 자서 그런걸까 어젯밤보단 몸이 한결 가뿐하다. 평소 몸상태에 비하면 아직도 한참 떨어져있긴 했지만. 일어나기 싫다는 몸뚱아리를 억지로 일으켜서 물을 한잔 마시고선 다시 침대로 돌아온다.
[잘잤어?]
하고 솔이에게 카톡을 보내본다. 어젯밤에 잔다고 한 이후로 카톡이 끊어져있다. 그러다 어제 고백한 사실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고백이 성공할지 정말 몰랐는데, 아마 솔이도 얼떨떨한 기분에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싶다. 사귀게 되었으니 그 이후의 몫도 내 것이다. 오늘도 만나러 갈 생각이었지만 머리가 무거워서 나가봤자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할 것 같아 한 줄의 톡을 더 보내본다.
[오늘 우리집에 놀러올래?]
평소에도 자주 오는데다가 뭐만 하면 무단침입해서 들어와있는게 일상이니까 어렵지는 않겠지. 아니지 아니지. 어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잔뜩 얼어버리는거 아닌가 몰라. 그래도 평소 성격이 성격이니까 금방 적응할거라고 생각한다. 너무 아침 일찍 톡을 보낸 것 같아 답이 바로 올꺼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서 다시 침대에 몸을 뉘인다. 한여름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너 곧 있으면 방학 끝이야, 이제 아침에 일어는 나있어야지! 이불을 걷어버리는 손길에 일어나서 눈을 부빗거렸다. 출근길에 집을 나서려는 사촌 언니의 손길이었다. 잠결에 어영부영 언니를 배웅해주고는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풀썩 몸을 뉘이고 지금 몇 시인가, 머리맡 어딘가에 내려뒀을 휴대폰을 찾아 손을 더듬거린다. 손에 익숙한게 잡히면 시간을 확인하려고 하기 전에 네게서 온 연락이 눈에 들어온다.
[ 류아혀니혀니현 : 잘 잤어? ] [ 류아혀니혀니현 : 오늘 우리집에 놀러올래? ]
잠이 확 깨는 기분에 상체를 번뜩 일으켜세운다. 간밤에 어제 너와 있었던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가 잠을 설쳤다. 덕분에 더 잘 생각이 잔뜩이었는데,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안읽씹이라고 불리는, 알림창에 뜬 것으로 미리 메세지를 확인하고서 카톡을 누르지도 못한다.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게, 평소에 어떤 식으로 너와 대화했었는지 되새겨보고 나서야 카톡을 누를 수 있었다.
[ 누구 덕분에 못 잤는데 ] [ 너 몸은? ] [ 빌빌대고 있으면 안감 ]
보내고 나서야 여자친구같은 부분은 하나도 없지 않나 싶어졌다. 그렇지만 살갑거나 달달하게 말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부끄럽고 낯간지러운 것이었으며 아직 너를 온전히 남자친구라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카톡을 보내놓고서 잠깐동안 눈을 감고서 누워있으니 우우웅, 하고 진동이 세번 연달아 울린다. 핸드폰쪽으로 몸을 돌아누워서 엎어놓은 핸드폰을 들어서 내용을 확인한다. 평소와 같은 어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버린다. 사귀기로 하긴 했는데 여전히 친구 같긴하네. 하긴 나도 아직까지 연인 같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으니까. 그냥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관계가 딱 적당할 것 같다.
[아직 괜찮아지지는 않은 편?] [피곤하면 좀 더 자.] [조금 보고싶긴한데 피곤하다니까 내가 참을께.]
큭큭대면서 마지막 문장까지 다 쓰고서 전송 버튼을 누른다. 그리곤 돌돌 말고 있던 이불을 풀어헤치고 슬금슬금 바깥으로 기어나온다. 어제 씻고 바로 잠들어서 그런가 머리꼴이 말이 아니네. 까치가 한마리가 아니라 몇마리가 와서 집을 지은 것마냥 부스스해서 조금 씻어야겠다는 생각에 화장실로 들어간다. 새벽부터 아침의 공기는 이제 서늘해서 화장실의 공기가 피부를 스칠때마다 움찔움찔하지만 금방 나온 따뜻한 물로 몸을 적시자 조금 기분이 괜찮아진다.
' 아침밥은 별로 안땡기는데. '
씻고 나와서 잔뜩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대충 털어내면서 냉장고를 바라본다. 안에는 반찬들이 몇가지 들어있었고 밥솥에는 어제 먹다 남은 밥이 그대로 들어있어서 꺼내서 먹기만 하면 되지만 식욕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모든게 귀찮을뿐이었다. 하지만 젖은 머리로 다시 눕는건 머리를 감은 이유를 그대로 답습하는 행위였기에 드라이기를 손에 들고 천천히 말리기 시작한다. 머리 다 말리면 조금 더 잘까 싶어서.
일부러 한 글자씩 뚝뚝 끊어보냈다. 정말로, 오로지 네 탓이니까 아직 괜찮아지지는 않은 편이냐고 물어보는게 얄미워서였다. 피곤하면 더 자라니, 누구 덕분에 잠이 다 깨버렸는데. 억울해서 몇 글자 더 보내려다가 이번에는 아예 읽씹을 해버렸다. 보고 싶다는 말에 무슨 대답을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서 손가락이 멈췄다. 몇 초인지, 몇 분인지 모를 시간 동안 고민했다. 휴대폰을 붙들고서 답장을 전송했다.
[ 기다려 ]
전송하고서는 폰을 충전기에 꽂아두고서 다시 방 밖으로 나왔다. 언니가 아침을 먹고서 치워두지 않고간 흔적을 후다닥 치운다. 반찬은 다시 냉장고에, 식기는 빠르게 설거지하고, 그러고 있으면 네 생각이 난다. 어제 약은 먹고 잔 것 같은데, 오늘 아침에 약 먹을 필요가 있는 상태인지 없는 상태인지. 어제 그래놓고 아침 거르면 빌빌대겠다고 선전포고하는 거 아닌가, 그러다 이 걱정은 친구로서인지 연인으로서인지 헷갈리고 만다.
[ 그래서 너 몸은? ] [ 세번 물어보게 하면 때리러 간다 ]
설거지를 끝내고서 다시 침대가에 돌아와 폰을 붙잡았다. 도도독, 타자치는 소리가 들린 이후에는 다시 방 밖으로 나와 이번에는 화장실로 향한다. 방학 아침부터 이렇게 부산떨 일이 있다니 믿을 수가 없다. 어제 아팠으니까, 그런 네가 보고싶다고 하는데 먼 거리도 아니고 근처에 사니까. 이 정도는 가줄 수 있으니까, 그리고 어쨌든 명색이 여자친구인데 가줄 수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씻고 나와 머리를 말린다. 수건으로 말리고 헤어 드라이기로 말리고 해도 길고 구불진 머리카락들은 그리 빨리 마르는게 아니라, 네게 답장이 와있을까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며 폰을 확인했다.
갑자기 진동이 마구마구 울린다. 씻고 있어서 울렸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기에 너한테 온 카톡이라곤 알고 있었지만 그 내용을 보지는 못하고 샤워를 마무리한다. 젖은 머리로 오래 있으면 당연히 몸에 안좋을 것이란걸 잘 알고 있기에 아침밥을 뭘 먹을까 고민하며 머리를 말리다가 내린 결론은 먹지 말자! 였다. 평소엔 그래도 잘 챙겨먹는 편이니까 오늘 하루쯤은 걸러도 되겠지.
[얼른 괜찮아져야할텐데. 내가 좀 더 노력할께?]
어쩐지 진동이 엄청나게 울리더라니 한글자씩 끊어서 보내서 그런 것이었다. 뭐지, 내가 보낸 어떤 문장에 저렇게 뿔이 나버린 것이지, 하고 고민하다가 첫줄로 보낸 문장을 보고 오해했나싶어 피식, 하고 웃어버린다. 내 몸이 별로라는 뜻이었는데 내가 너한테 묻는줄 알았나보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니까 답장을 보내고서 머리를 다시 말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자 기다리란 카톡이 온다. 정말 집으로 올껀가봐.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야. 근데 죽을 정도는 아니고~]
세번 물어보면 때리러 온다는 말에 후다닥 답을 보낸다. 이걸 빌미로 오라고할까 싶었지만 기다리란 말을 한 것을 보면 애초에 올 생각인 것 같으니 이 이상 자극할 필요는 없다. 우리 솔이는 오늘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내가 건강해졌을때 분명 한대 때릴 것이 분명하니까. 그렇게 내 머리를 다 말리고선 침대로 기어들어간다. 하, 좀 춥네.
[오늘 놀러가기로 했었는데 아파서 미안. 내일이나 모레 놀러가자.]
물론 동네 마실이니까 별건 아니겠지만 약속은 약속이니까. 그렇게 보내놓고 너의 답장이 올때까지 눈을 감고 있기로 한다. 샤워를 해서 뽀송한 기분으로 누워있으니 한결 낫다.
휴대폰에는 알림이 떠 있었다. 2개의 메세지. 그러나 아까 기다리란 말을 보냈을 때 미처 답하지 못한, 좀 더 노력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몰라서 또 답장이 늦어진다. 알림창으로 확인한 것이니 네게는 읽음 표시도 뜨지 않았겠지만, 원래 네 연락만큼은 곧장 답하고는 했었으니 괜히 제 발 저리고 있다. 드라이기에서 나오는 더운 바람 때문인지 또 어제처럼 열기가 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 뭐래 ] [ 뭘 어떻게 노력한다고 ] [ 빌빌대지나 마 ]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라는 답장에 가도 되는건가, 고민했다가 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보고 싶다고 했던 걸. 그리고 어차피 너를 만나지 않으면 이 집에 혼자 있어야 한다. 그냥 아무 그림이나 연습이랍시고 그리러 나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래도 혼자인 건 똑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플 때 혼자 있는 건 별로라고 생각해서 대강 마른 머리카락에 드라이기를 내려놓는다. 이 긴 머리를 꼼꼼히 다 말리고 가려면 아침에서 점심이 다 되갈 때 가겠다 싶었다. 늘 하고 다니던 실핀을 골라 앞머리에 꼽는다. 오늘은 노랑색과 하늘색이다.
[ 별 걸 다 사과해 ] [ 지금 감 ]
남자친구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집으로 가고 있는데다 이미 편한 모습이란 편한 모습은 죄다 공유한 너다. 밑단을 두세번 접어올린 트레이닝 팬츠에, 똑같이 소매 끝을 접어올린 얇은 맨투맨 한 장을 입고서 집을 나선다. 휴대폰만 손에 들려있었고, 아침을 먹지 않았단 것도 양말이 짝짝이란 것도 모르고 있었다. 짝짝이라고는 해도 똑같이 흰 양말에 발목 길이와 디테일적인 부분만 다른 것이었지만.
본래라면 무언가 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은 이상 답이 빠릿빠릿하게 날아와야하는데 어쩐지 오늘은 답이 늦다. 씻고 집을 정리하느라 핸드폰을 잘 못보는걸까. 답이 빠를수도 느릴수도 있는거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사실 머리가 좀 아파서 주기적으로 때려오는 고통에 생각이 이어지다가 끊어져버리니 길게 생각할수도 없다. 그러다 답장이 와서 확인하자 솔이다운 답장이 와 있어서 웃어버린다.
[그럴땐 많이 아파? 하고 물어봐야지.] [기대하는 내가 바보긴 하지만~]
처음에 널 만났을땐 키도 작고 아담해서 말도 잘 못하는 소심한 성격인줄 알았는데 이게 왠걸, 처음부터 뱉어내는 말이 너의 첫인상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인상깊었다. 지금도 첫만남의 순간을 잊을 수 없어서 떠올리려고하면 그때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수준이니까. 근데 이렇게 살살 놀리다가 진짜 한대 맞는거 아닌가 몰라.
[빨리 와~] [보고싶으니까.]
이제 온다는 말에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눈을 감는다. 어차피 우리집 비밀번호는 알고 있을테니까 내가 굳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다 눈을 살짝 뜨고 주변을 둘러본다. 어제 청소를 안하고 자서 집안 상태가 엉망이네 ... 그래도 여자친구가 온다는데 정리는 조금이라도 해놔야하지 않을까. 결국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빨랫감들은 세탁기에 넣어두고 자잘한 쓰레기들만 정리해두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리하다보니 누군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서 너인것 같아 후다닥 청소를 마무리하고 벽을 기대고 침대에 털썩, 주저 앉는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며 슬리퍼를 끌었다. 이미 너와 나의 관계는 말도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애꿎은 길거리 돌멩이를 툭 걷어찼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대학교 2학년인 지금까지 벌써 8년째 널 보고 있는데, 아무리 곰곰 생각해봐도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 잘 떠오르지가 않았다. 처음 중학교에 전학왔을 때부터 무슨 인연인지 계속 같은 반이 되더라니만, 고등학교에서도 쭉 같은 반. 대학교는 갈라지려나 싶었더니 과만 갈라지고 결국 같은 대학교. 주변에서 그 정도면 운명이라고, 결혼하라고 부추길 때도 별 생각 없었는데.
[ 너 ] [ 너ㅓ너 ] [ 보기쇺ㅍ ] [ 보고싶단 말 금지 ]
분명 처음 만났던 그때의 너는 내게 이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더 연락을 볼 자신이 없어서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어뒀다. 더 연락이 오든 말든 안 볼 작정으로 발걸음만 재촉했다. 네 집까지 도착하는데 오래 걸릴 리는 없었지만, 다만 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지 못 하고 있었다. 단순히 친구 집에 온 것 뿐이라고, 대학에서 네 집이 더 가깝다는 이유로 잘만 들이닥치고는 했던 그 집일 뿐이라고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생각보다 말짱하네."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서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슬리퍼를 벗으면서 네가 어디있는지를 확인하고, 안에 들어서면서 평소처럼 굴었다. 죽을 정도는 아니라고 했었던 걸 떠올리며 말하고는, 네 옆에 앉으려 다가갔는데 어째 바로 옆이든 앞이든 앉고는 했었던 걸 영 못 해먹겠더라. 그래서 사이에 거리가 벌어졌다. 멀찍이 침대 끝 쪽에 앉아서 어색한 적막을 만들고 말았다. 너와 나 사이에 적막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예전부터 느끼는거지만 솔이는 놀리는 맛이 있다. 털털한만큼 반응도 내가 예상한 것보다 더 크게 돌아오니까. 놀리는 사람은 상대방의 반응이 클수록 희열을 느끼는 법이지. 하지만 이제 슬슬 선이라는게 보이기 시작했으니 한번쯤 뒤로 빠져주자고 생각하며 그저 ㅋㅋㅋ 이라는 웃는 소리만 가득 보내놓는다.
보고싶다는 말 금지라, 어지간히 부끄러웠나보네. 나도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너에게 할 수 있는 날이 올거라는걸 꿈에도 상상해본적이 없다. 예전에 막 결혼하라고 주변에서 부추기면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고 웃으면서 말하긴 했었는데 그런 내가 너한테 반해버려서 이렇게 고백까지 해버리다니. 진짜 친구들이 알면 기절초풍할테다. 다음에 동창회를 가게 된다면 아마 난리가 나겠지.
" 그래도 아직 아프긴한데. "
아까 이마에 손을 올려보니 뜨끈뜨근한게 열이 내려갈 생각은 없어보였다. 아침을 먹고 약을 먹으면 좋으련만 아파서 그런건지 식욕은 거의 없었고. 너의 옷은 평소처럼 맨투맨에 트레이닝 팬츠. 자주 보던 옷차림인데 오늘 이렇게 보니 또 새롭다. 그니까, 더 예뻐보인다는거지. 그렇다고 이 말을 내뱉으면 분명 격한 반응이 돌아올테니까 목 언저리에서 삼켜버린다.
" 아니 무슨 끝자락에 그렇게 앉아있어. 평소처럼 여기 앉아. "
내 옆을 톡톡 두드리며 얘기한다. 이제 와서 내외하냐? 평소에는 내 옆에 잘 앉는 녀석이 이제 와서는 침대 끝자락에 앉아서 어색한 적막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백하지말껄 그랬나, 하는 약간의 후회도 밀려온다. 물론 고백이라는게 상대방은 아무런 생각이 없을수도 있지만 솔이는 아직까지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 같았으니까.
아프다는 말에 툴툴댄다. 아프고 난리야, 침대 끝자리에 앉아서 흘겨보더니 네 말이 이어지면 휙 시선을 거뒀다. 내외는 무슨, 남녀 신분 차이가 뚜렷하던 조선 후기에 태어났어도 안 했을 짓이다. 네 옆에 앉기 부끄럽다고, 낯간지럽다고 이실직고하지는 못 하고서 입을 연다.
"옮을까봐 그러거든? 이 약골아."
네가 감기에 걸린건지 단순 몸살인지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운동도 하는 너한테 할 말은 아닌가 싶지만 그렇게 말하고서는 한숨을 푹 쉬었다. 네 고백을 수락하지 않고서 친구로 지내자고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고, 고백을 수락한 지금을 비교해보았다. 이게 더 나은 선택이 맞았던건지, 널 남자친구로 생각할 수 있을런지. 잠을 설치던 밤에도 계속해서 하던 생각이지만 결론을 못 내렸다.
"아침... 아."
이제서야 그냥 치우고만 나오느라 저는 아무것도 안 먹은 것을 떠올렸다.
"넌? 약은?"
아직 아프다고 말한 것도 있고, 정말 안 괜찮나 몸을 일으켰다. 네 옆에 다가가서 풀썩 앉더니 어제 카페에서 했던 것처럼 제 이마와 네 이마에 손을 얹고서 열을 재보려고 했다. 지금 서로의 관계를 의식치 않으면 그 서스럼없이 굴던 모습 그대로다.
물론 내가 빌빌거리면서 으악 아파, 이러고 있지는 않지만 컨디션이 안좋은건 사실이기는 했다.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왜 몸이 이러는지 몰라. 역시나 체질은 선천적인거라 극복하는데엔 한계가 있나보다. 멀찍이 떨어져서 앉아있는걸 보면 손을 잡아서 확 끌고 오고 싶었지만 아직은 그러면 안될 것 같았다. 연애라곤 너가 처음인데도 어쩐지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 감기는 아니니까 안옮거든. 약골이라니 말이 심하시네요 참! "
기침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그냥 컨디션 난조가 이런식으로 영향을 주는 것뿐이었다. 시험기간이 끝나면 그동안 밤샜던 여파 같은게 한번에 몰려와서 주말엔 거의 침대에 퍼져있어야하는걸 생각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 것뿐이다. 짐짓 삐진척을 해보지만 넌 분명 속지 않을 것이 뻔하기에 금세 웃어버리곤 눈을 감고서 한숨을 푹 내쉰다.
" 배 안고파. "
밥을 안먹었으니 약도 안먹었다는 의미다. 그렇게 눈을 감고 머리마저 벽에 기댄채로 쉬고 있는데 이마에 손이 닿는 것이 느껴진다. 조금 차갑게 느껴져서 움찔했지만 네 손이라는 것을 알고서 그냥 가만히 있을뿐이다. 어제도 이렇게 내 이마에 손을 대주었는데 어제랑 오늘의 느낌이 다른 것은 비단 기분탓만은 아닐테다. 감고 있던 눈을 뜨고서 너를 바라본다.
" 근데 머리가 다 안말랐네. 너 그러고 다니면 감기 걸려. "
너의 목 언저리로 흘러내려와있는 머리가 아직 촉촉한 것이 보인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다곤 하지만 아침 공기는 쌀쌀하다.
" 내가 말려줄까? "
환자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나 때문에 너가 감기 걸릴까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이다. 그리고 긴 머리는 남이 말려주는게 더 잘 마르기도 하고.
삐죽거리면서 작은 목소리로 대꾸하다, 원래대로 목소리 크기가 돌아온다. 부끄러운 것, 부끄러울 것만 작게 말해서 최대한 부끄러움을 덜어본다.
"약골 맞거든?"
눈을 가늘게 뜨고서 단호하게 말을 끊어냈다. 말만 이렇지, 제 동생이 진짜 약골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놀리는 말이고, 틱틱대는 말이었고. 그래서 네가 삐진 척을 하다가 웃어버리고 말면, 쿡쿡 조그맣게 웃음소리를 내고 말았다. 시답잖은 장난을 치고서 웃음을 참으려 할 때 나고는 하던 소리였다.
"누가 아플 때 배고파서 밥 먹냐? 약 먹으려고 밥 먹지."
핀잔을 주며 아직도 열이 올라있는 네 이마에서 손을 떼어냈다. 저도 밥 안 먹었다는 사실은 숨기기로 해본다. 밥 안 먹은 사람이 밥 먹으라고 잔소리한들 들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너냐? 이 정도로 무슨 감기."
퉁명스럽게 대꾸했지만 확실히 아침바람은 서늘했고, 오는 길에 덜 마른 머리카락이 차갑다고 느껴졌다. 가족에게서도 손에 꼽게 들었던 말을 네가 태연스럽게 하고는 하면 웃음이 나고는 했다. 그래서 퉁명스러운 대꾸와는 다르게 헤실 웃으며 답했다. 앞머리에 꽂아두었던 실핀들을 빼낸다. 머리 말릴 때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빼내서는 손에 쥐고 있는다.
보고싶다고 하니까 왔다니 그 말을 듣자마자 순간 가슴이 쿵하고 떨어지는 느낌이라 손이 멈칫했다. 이게 그렇게 부끄러운 말이었구나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설레는 감정이 싫지는 않아서 나도 모르게 헤실헤실한 웃음을 지어버리고 만다. 손이라도 덥썩 잡고 싶었지만 그러다간 반동으로 펀치가 날아올까 그러지는 못했다. 한번씩 주고 받은 말에 둘 다 웃어버리자 조금은 어색했던 분위기가 한결 풀리는 것이 느껴진다.
" 그건 맞는 말이라 반박은 못하겠네. "
입맛이 없어도 조금이라도 밥을 먹어둬야하는 이유는 기력을 회복하기 위함도 있었지민 빈 속에 약을 먹는 것보단 뭐라도 먹어두는게 더 좋기도 해서 그런거지. 그걸 나도 알고는 있지만 먹기 싫으면 밥을 차리기도 귀찮은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다. 물론 반찬을 꺼내서 먹기만 하면 되는게 뭐가 귀찮냐고 물어보면 할 말은 없다. 원래 아플때는 만사가 귀찮은 법이니.
" 너 그러다가 감기 걸리면 오늘 내가 당한만큼 돌려준다? "
그렇게 자신만만한 태도가 어디까지 가나 보자. 입술을 살짝 삐죽이긴 했지만 너가 웃는 모습을 보고선 금세 마음이 풀려버려서는 드라이기를 가지고 온다. 그러다 너가 실핀을 앞머리에서 빼는게 눈에 들어온다. 생각해보니 너 실핀 맨날 하고 다니는거지. 근데 왜 하고 다니는거지? 평소에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오늘은 갑자기 눈에 들어와서 궁금해졌다.
" 좋아, 대신 같이 먹자. 밥은 먹고 왔어? "
밥을 먹고 왔으면 굳이 같이 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혼자 먹는 것보단 낫겠지. 뒤돌아보라고 말한 나는 드라이기를 콘센트에 꽂고 아직 촉촉하게 젖어있는 솔이의 머리를 위에서부터 손가락으로 살살 풀어주며 말려준다. 집에서 대강 말리고 와서 뭉치지는 않았지만 자칫하면 꼬여서 아플수도 있기에 꼼꼼하게 말려주며 물었다.
" 근데 그 실핀은 왜 하고 다니는거야? 평소엔 그러려니 했는데 갑자기 오늘 궁금해지네. "
드라이기의 따뜻한 바람이 내 손을 스치고 지나가 기분이 좋다. 몸이 으슬으슬한 것을 보니 오늘 하루는 깜빡 앓아야 나을 것 같긴 했지만 그런 것은 말하지 않는다. 말은 저렇게 해도 분명 걱정할테니까. 그렇게 너의 머리가 완전히 다 마를때까지 드라이를 해준다.
솔이가 넘 매력적이라 답글 달면서도 심장이 쿵쾅쿵쾅한다구요~~~ 아이고 우리 현이는 이런 좋은 애인 만나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겠네 ... 나중에 현이가 또 아프면 그때는 무릎 베개해주고선 앞머리 쓸어주는 그런 장면도 기대하겠읍니다 ~~ 물론 솔이가 아파서 현이가 간호해주는 것도 기대해도 조아요~~~
네가 웃는 걸 봤을 뿐인데 왠지 저가 부끄러워졌다. 제 말 한 마디에 네가 그렇게 웃으니까 이상한 기분이 들고 말았다. 굳이 소리내어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네가 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게 느껴지기라도 한건지. 그래서 침대 위에 놓여있는 베개에 손을 뻗어 네게 던졌다. 아프라고 던진 것은 아니고, 어딜 맞출 생각도 없었다. 베개는 네가 잡으려고 하지 않는 이상 그냥 툭 네게 닿았다 떨어질테다.
"뭔 반박이야. 이 약골아."
네가 완전히 컨디션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계속 약골이라고 부를 생각임이 분명하다.
"하? 내가 뭘했다고?"
아프다니 친절히 집까지 와줘, 아침 안 먹었다니 잔소리도 해줘, 제 생각에는 돌려받을게 없었다. 어이없는 듯한 표정이 또렷하다.
"아니. 깜빡했어."
밥 먹는 걸 깜빡했다며 대답하고는, 뒤돌라는 말에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고쳐 앉았다. 네게 등을 뒤돌린 채로 앉아 머리카락을 말려주는 걸 기다렸다. 생각보다 섬세한 손길에, 처음 만났던 중학교 때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는 그렇게 싸우고 다니던 너라서, 지금 모습이랑 영 맞물리지 않아 키득거리며 웃어버린다.
"아, 그거? 애기 때 아빠랑 엄마가 해줬던 거 생각나서."
손에 쥐고 있던 실핀을 내려다본다. 좀 더 어릴 때는 다른 모양 머리핀도 하고 다녔던 거 같은데 지금은 실핀 뿐이다. 굳이 예쁜 머리핀을 사거나 할 일이 없으니까. 아직 네가 머리를 말리고 있는 중이었지만 몸을 틀어서 언뜻 너를 바라볼 수 있게 자세를 바꾼다.
"이거. 이거 잘 보이라고 해줬어."
왼쪽 눈가를 콕 가리킨다. 그냥 점인가 싶지만 자세히 보면 하트 모양을 띠고 있는 그 점이다. 제 아빠가 저를 보며 눈에 하트가 있다고 서투르게 꽂아줬던 머리핀을, 엄마가 그게 무엇이냐고 예쁘게 다시 꽂아줬던 기억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58 솔이는 현이한테 열린 문~~~~ 연애적으로는 아직이지만 웬만한건 죄다 열린문~~~ 당연히 답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학 새솔이가 현이랑 현주 심장을 아주 단단히 꿰었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그러게 좀 더 그 뭔가 연애적으로 진전이 있은 후에는.... 현이 아파서 이러구 약먹고 그러면 이러면 또, 또 아프지 또! 약골 맞잖아! 하고서 잠이나 자라구 무릎베개 해주지 않을까~~~ 그러다 그냥 솔이도 벽에 기대서 잠들어버리면 좋겠다 으학 귀여워
솔이가 아픈.......건 현이의 눈치가 매우 빨라야한다!! 등록금 집에 손 안 벌리는 거에서 쪼금 느껴졌을랑가 모르겠지만 독립심이 강하달까 혼자 해결하려는게 있어서 웬만해서는 말 안할거같거든..!!! 사귀기 전이나 이후에나 새솔이가 아팠다면 그냥 푹 쉬거나 아니면 약먹고 자면 낫겠지 하고서 잘 만 안했을 거 같다!!
내가 웃어버리니까 웃지말라며 베개를 던져버린다. 평소라면 양 손바닥으로 잡았겠지만 오늘은 약간 반응이 늦어서 베개가 내 팔을 툭 치고 떨어진다. 그렇게까지 부끄러웠나 싶었지만 나도 반대 입장이라면 분명 부끄러웠을테니까 이해가 간다. 하지만 웃지말라는 말은 들을 생각이 없어서 내 팔을 맞은 베개를 보고서도 입가에 지어진 미소는 그대로이다.
" 너가 아픈 날에 가서 보자고. "
물론 나도 똑같이 이렇게 해주겠단 뜻이지만 얘, 나한테 아프단 말을 애초에 잘 안하는 성격이고 티도 잘 안내서 알아채는게 쉽지가 않았다. 정말 아픈 날에나 내가 눈치 챌 수 있을 정도로 행동해서 솔직히 걱정되기도 했다. 독립심이 강한건 좋은 일이지만 그런 일 정도는 얘기해도 좋을텐데. 8년이나 알고 지냈지만 그럼에도 너는 아직 나보다 더 어른 같기는 하다.
" 그럼 같이 먹으면 되겠네. 반찬 같은건 다 냉장고에 들어있어. "
남은 밥이 두명 먹을 양이 되는지 가늠해봤는데 얼추 될 것 같다. 평소에 밥을 조금 많이 해두고 그때그때 먹는 타입이라. 여름에는 그러다가 쉬어버린적도 몇번 있었지만 오래된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 어젯밤에 지은 밥이니까 쉬지는 않았겠지.
" 뭐가 재밌어서 그렇게 웃어. "
머리를 말려주고 있으니 앞에서 키득거린다. 뭐가 생각나서 그렇게 웃는거람. 그러면서도 머리를 꼼꼼히 말려주고 있으니 그녀가 살짝 몸을 돌려앉더니 자기 눈가를 가리키며 얘기한다. 확실히 눈가에 하트 모양의 점이 작게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까지 알고 지냈는데 그걸 몰랐네. 하긴 네 눈가를 길게 볼 일이 있었어야 말이지. 지금 너와 부모님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조금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 다 말린 것 같아. 너 학교 올때 진짜 힘들겠다. "
이렇게 긴 머리를 말리려면 일찍 일어나야겠네. 대강 말라있던걸 말리는데도 이렇게 걸리는데 완전히 젖어있을때부터 말리려면 진짜 한세월이겠다. 내가 아침마다 말려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어차피 따로 사는 입장이라 그것도 힘들긴하다. 같이 살게 된다면 ... 일단 부모님께 한대 맞을 준비부터 해야하지 않을까.
" 내가 차려줄께 기다려보.. "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순간 아찔해서 벽을 콱 짚는다. 넘어질뻔했네. 오랫동안 앉아있다가 일어나서 그런가보다.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하던가, 평소에도 자주 있는 일이기는한데 오늘은 컨디션이 안좋아서 더 심하게 온 것 같았다. 잠시 어두워졌던 시야가 다시 밝아지고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부엌으로 향한다.
하 이건 솔이를 이렇게 매력적으로 만들어버린 솔주의 책임이다! 하지만 그래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현이 다 가져도 좋아 .. (솔주 : 뭐에요 필요없어요;;) 아픈 모습을 자주 보여줄 생각은 없지만 현이는 아픈건 솔직하게 아프다고 얘기하는 편이라 ... 숨기면 자기가 손해라고 생각하는 아이라서!
이런이런 그렇다면 현이가 알아채기 힘들겠구나 ... 그래도 현이가 눈치가 빠른 편이니까 몇번은 알아채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아픈거 하나 얘기 안하냐고 핀잔 주기도 할테고!
생각해보니 솔이는 요리를 잘 하는 편이야? 현이는 그냥 혼자 사는 경력 덕분에 사람이 먹을만한 음식은 만드는 편인데.
웃지 말라고 베개를 던졌는데까지도 웃고 있으면, 이제는 상대할 마음이 사라졌다. 저는 계속 조금 부끄럽겠지만, 웃는 것을 말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헹."
여태 혼자서도 잘 해왔었으니까 네게 아프다고 엄살을 부릴 일도 없고, 연락할 일도 없을테다. 저가 아파도 늘 동생이 우선이라 가족부터가 신경써주지 않았는데, 굳이 가족도 아닌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을 성 싶어 생긴 버릇이다. 제가 아프거든 그 아픈 걸 눈치채는 것부터 먼저 하란 듯, 약올리기 위해 혀를 내밀었다가 집어넣고서 방긋 웃었다.
"너 밥 다 먹고 약 먹는 거까지 내가 똑바로 볼거."
밥은 제가 퍼줄 생각이다. 고봉밥으로 떠다줘버릴 작정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아프다니까 가만히 앉혀놓고 차려주고 치우는 것까지 다 할 생각이었다. 아픈 사람을 챙기는 건 동색 덕분에 경력이 있었다.
"응? 너 생각!"
정말 네 생각을 하고 있었을 뿐이라 그렇게 대답하는 목소리에는, 키득거리던 웃음소리가 깔려있었다. 네 중학교 때를 생각하고 있던 것이니 밥을 먹고 나서는 졸업앨범을 펼쳐봐도 재밌겠다, 싶었다. 그러다 네가 눈가의 점을 확인하고 나면 생글 웃고서 다시 앞으로 몸을 돌렸다. 부모님이랑 싸우고 집을 나와버린 것까지 다 알고 있는 너니까, 괜찮다는 의미로 웃은 것이었다. 점이 잘 보이라고 머리핀을 꽂아줬던 걸 부모님이 기억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저가 기억하고서 지금까지도 하고 있으니까 괜찮았다.
"그런가? 익숙한데."
다 말렸다는 말에 대강 손으로 머리카락을 몇 번 빗어내리더니, 손에 쥐고 있던 실핀을 다시 왼쪽 앞머리에 꽂아 고정해둔다. 보송한 샴푸향이 완전히 말랐음을 알려주었다.
"야, 야!"
제가 차리겠다며 말하려다, 네가 넘어질 뻔해서 벽을 짚는 모습을 보고는 놀라서 따라 일어났다. 부엌으로 향하는 너를 뒤에서 꼭 붙잡았다.
"미쳤냐? 119 부르기 싫거든?"
식겁해서는 너를 침대 쪽으로 다시 데려가려고 한다. 체격차를 생각하면 너를 질질 끌어본다고 끌릴 것 같지도 않았지만, 저러다 부엌에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앗 현이를 내가 가지면 솔이가..... 뭐라할테니 그대로 솔이한테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그치 아픈건 아프다고 말하는 편이 낫지!! 이건 솔이가 조금 삐뚤어진 생각을 하는거지ㅎㅅㅎ.... 이번 답레에서도 쪼금 언급됐지만 새솔이는 동생이 애기 때부터 잔병치레 병원신세를 많이 진 탓에 새솔이가 아파도 동생이 더 아픈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 그래서 아파도 동생한테 더 신경이 써지곤 했어서...... 예 그렇습니다...!!
저저 메롱하는거 봐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아픈 티를 정말 내지를 않아서 지금까지 내가 너의 아픈 모습을 눈치 채지 못했으니 저렇게 나와도 할 말이 없기는 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냥 친구가 아니라 여자친구니까 조금 더 챙겨서 본다면 어느 정도 눈치는 챌 수 있지 않을까.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 하나하나가 다 신경 쓰인다니까.
" 약까지 잘 챙겨먹을테니까 걱정마세요. "
단지 귀찮아서 밥을 안먹었을 뿐이니까 먹는다면 약까지 똑바로 챙겨먹을 생각이었다. 약 먹으면 졸릴텐데 솔이를 두고 잠들까 조금 걱정이긴하다. 아무래도 날 재울 생각이긴 하겠지만, 나는 쉽사리 잠들어줄 생각이 없다. 그러고보니 어제 잠을 못잤다고 했을텐데 너도 많이 피곤하지 않을까. 괜한 사람을 불렀다는 생각이 든다.
" 나도 네 생각하고 있었어. "
엄밀히 말하자면 아닌 것 같기는 하지만 네가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뭐 어때. 머리를 다 말리고서 실핀을 앞머리 꽂는 것까지 보고서 일어나다 현기증으로 넘어질뻔하자 뒤에서 솔이가 나를 꽉 잡는 것이 느껴진다. 다급한 목소리, 실내에서 서있다가 넘어지면 정말 크게 다칠 수도 있으니까 당연한 반응이다. 나를 침대로 끌고가는 너의 손을 따라서 그대로 침대로 다시 향한다.
" 이거 평소에도 그러는거니까 걱정 안해도 되는데 ... "
라곤 말해도 너는 들을 생각도 없어보이니까 그냥 잠자코 앉아있기로 한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끔 가다 있는 일이라서 익숙한데. 물론 밖에서는 한번도 이런 적이 없으니까 너는 처음 보는 일이겠지. 많이 놀랐을 것 같아서 나는 앉은채로 이불을 목까지 끌어서 둘르곤 너를 바라본다. 물론 여기서 밥을 먹은적도 많아서 너가 차려주는 것 자체는 낯선 일이 아니긴하지만 ...
" 그럼 잘부탁해. "
한쪽 눈을 찡긋하면서 말하고선 눈을 감는다. 왠지 노곤한 기분이 들어서 눈이 자연스럽게 감겼다. 그리고 나는 아주 잠깐, 잠에 들어버린다.
그걸 보면서 현이는 적어도 자기한텐 말하기를 바라면서 일상을 계속 돌리면서 여러번 강조하지 않을까싶네. 나한테는 조금씩 얘기해도 괜찮다고! 다 말하는건 힘들어도 적어도 아픈건 자기한테 말해줄 수 있는거 아니냐~~ 하면서. 그래도 얘기 안하면 겨우겨우 눈치껏하겠지만.
연락이 안되면 아픈 것 ... (메모) 잘 기억해둘께! 나중에 현이가 불쑥 찾아가는 시츄에이션이 나올 수도 있겠는걸~~ 현이도 시답잖은걸로 카톡하는거 다 받아주면서 같이 막 떠들었을것 ... 그러면서도 자기 얘기는 남한테 잘 안하는 타입이라서 계속 들어주기만 하지 않았을까싶네.
ㅋㅋㅋㅋㅋ 요리로 예술 ㅋㅋㅋㅋㅋㅋ 괜찮아 현이가 요리하면 되니까~~ 각자 잘하는걸 하면 되는거야!
컨디션 안 좋은 거 알고 있으면서 어제 빗길 뛰어간 건 누구였더라, 모르는 척 핀잔을 주었다. 비 그치면 나가자고 하거나 우산을 사러 가든가 뭘 해도 됐을텐데 굳이 선택지를 줘서는 그렇게 비까지 맞고. 잘하는 짓이다 싶었다.
"뭐?"
나'도'라는 말에 내가 네 생각을 했다는 건가 싶어서 자신이 했던 말을 되짚어본다. 그리고는 조그맣게 힉 놀라버린다. 제가 아무생각도 없이 네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대답해버렸단 걸 지금 깨달았다. 저는 네 생각을 했다고는 해도 중학교 때 모습을 생각하고 있던 것 뿐인데, 네가 내 생각을 했다고 하면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는게 되어버린다. 낯간지러운 말을 뭣도 모르고 내뱉었단 생각이 드니 소리없이 잠시나마 앓았다.
"평소에도 그러면 더 안 되거든?"
다행히 너는 저가 이끄는 대로 침대로 다시 돌아왔다. 이불까지 두르고 앉아 잘 부탁한다고 하면 다시 일어나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에 다 들어있다고 했었으니, 두 사람 몫의 식사를 차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곧잘 이 곳에서 밥을 먹고는 했으니까. 평소와 좀 다른 구석이 있다면 네 밥을 한 공기를 가득 퍼담아 정말 고봉밥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정작 자신의 밥 공기는 꽉 차지도 않았다. 원래 먹는 양만큼이었지만 고봉밥과 있으니 턱없이 적어보이기도 한다. 이제 더 차릴 것은 없나, 차려놓은 식탁을 내려다보다 문득 그보다 좀 더 아래 있는 자신의 발을 발견한다. 짝짝이 양말이었다. 키득거리며 네게 얘기해줘야지, 하고 침대가로 돌아오면 너는 그새 앉은 자세 그대로 깜빡 잠들어있었다.
지금도 조금씩 달달한게 난 너무 좋다구 생각합니다 현이 최고야.......닉값 지대로 하는 목석같은 유새솔한테 설탕 뿌린다~~ (새솔: 새로 난 소나무(솔)의 푸르름처럼 살라는 뜻의 순우리말) 푸르름처럼 살랬더니 눈만 파랗구 그냥 연애고자 나무가 되어버렸대요~~!
헉 계속 그러다가 조금 언성 올라가거나 감정골 찌금 생기기만 해도 솔이 뚝뚝 우는 거 볼 수 있을텐데!! 화내는게 아니라 혼난다는 느낌?? 강조 계속하면 아마 어색해도 말하지 않을까 싶어! 정말 밑도 끝도 없이 "나 아파" 이게 끝일 거 같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불쑥 찾아오셔도 됩니다! (사촌언니: ?) 앗 들어주는 편이구나! 솔이는 별걸 다 얘기하는 타입이거든 짹짹
맞아 예술ㅎㅅㅎ 겉보기에는 미슐랭 먹으면 지옥행ㅎㅅㅎ 그래서 주말에 가끔 몇번씩 언니가 새솔이한테 요리 시켜놓고 봐줬지만....글렀기 때문에 요리를 제외한 모든 것은 새솔이가 맡구 있습니다ㅎㅎ.....
선잠에 빠져들었다가 다시 눈을 뜨니 나는 어디선가 많이 본 옷을 입고 있었다. 아, 교복이네. 전학 오기전에 잠깐 다녔던 그 중학교의 교복이다. 나는 그 교복을 입고 정말 엄청나게 싸웠다. 그리고 대놓고 교문을 넘어서 나가버린 일도 많았고. 철이 없어도 너무 없던 시절이었고 결국 나는 한학기만에 강제전학을 당해 너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어 전학 온 첫날, 모두의 앞에서 간단하게 내 소개를 마친 나에게 중학교 때의 너가 다가온다. 그리고 내게, '여—보—세—요———!' 라고 외친다. 화들짝 놀라서 눈을 뜨니 이번엔 다 커버린 네가 내 옆에 있다.
" 아, 깜빡 잠들어버렸어. "
밤에 푹 잔 것 같은데도 계속 졸린건 몸에서 쉬라고 항의를 하는게 분명하다. 여기서 더 혹사시키면 우리 더 아플테니까 알아서 해! 라고 외치는거지. 워워 아까도 푹 쉬었는데 자꾸 그렇게 파업할꺼야? 라고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근육통이다. 이럴때만 말썽이라니까. 작게 한숨을 내쉬고선 침대에서 일어나 식탁으로 향한다. 그리고 너가 차려놓은 밥상을 보자마자 웃어버린다.
" 이거 다먹으면 배 터져. "
한가득 고봉으로 쌓아놓은 밥을 바라보고선 어이가 없고 웃겨서 나온 웃음이다. 무슨 조선시대 선비들이 먹는 밥상이냐고. 아무리 밥심이라지만 이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네 몫은 그렇게 적당히 퍼놓고 내 몫만 이렇게 잔뜩이라니. 내가 밥을 그렇게 많이 지어놨었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내 밥그릇을 들고가 윗부분을 약간 덜어서 밥솥에 옮겨놓는다. 그럼에도 한가득 남아있는 밥이었지만 이 정도는 먹을 수 있으니까.
" 그럼, 잘 먹겠습니다. "
차려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다. 반찬들은 엄마가 해다주신게 몇개 있었는데 아무리 내놓고 키우는 자식이라지만 굶는건 못봐주겠다고 하면서 몇개 가져다 주신거다. 이런거 안가져다줘도 굶지는 않는데, 나름 걱정은 하시는게 있으셔서 이런 점은 좋다. 이번에도 너랑 같이 먹으라면서 반찬을 배로 가져다주셔서 몇번이나 먹었는데 지금도 이렇게 한가득 남아있다.
" 생각해보니까 다음 학기도 개강 총회하겠네. 너 갈꺼야? 너 과에서 제일 인기 많잖아. "
회화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솔이겠지. 덕분에 나는 컴공이 아니라 회화과에서 더 유명해졌다. 그야 둘이 맨날 붙어다니니까 유명해지기 싫어도 유명해질수밖에. 반찬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네 밥공기에 올려주면서 얘기한 나는 그대로 밥을 한숟가락 더 입에 넣는다.
무슨 소리에요 .. 솔이가 더 최고지 ... 지금도 달달구리한거 인정인정! 지금은 약간 달콤쌉싸름하다면 나중엔 너무 달달해서 혀가 마비되는거 아닌가 몰라~~ 이런 맛도 저런 맛도 다 좋으니까!!!
헉 울어버린다니 ... 하지만 우는 솔이도 보고싶 ... (안됨) 솔이한테 잔소리하다가 솔이가 울어버리면 잠깐 당황해서 에? 하다가 결국 한숨 쉬고선 안고 달래주지 않을까. 그리고 나 아파 세글자만 보내도 우리 솔이가 장족의 발전을 했구나하고 마음 속으로 대감격하는 현이를 보실 수 잇씁니다! 현이는 외동아들인데다가 부모님도 막 우쭈쭈하는 성격은 아니었어서 자연스럽게 자기 얘기는 잘 안하게 되어버렸어. 그래도 살살 꼬시면 솔이한테는 다 얘기할테니까 뭐든 찔러보라구!
간밤에 잠 설친 건 저인데, 어째 네가 제대로 잠을 자지 못 한 것처럼 그런다. 아무래도 밥 먹고나서는 약 기운도 있을테니 재워야겠다 싶어졌다.
"안 터져, 아."
침대에서 일어나 식탁으로 향하는 너를 뒤에서 지켜보며 쫓아간다. 또 휘청거리다 넘어지려 할까봐 먼저 식탁으로 갈 수가 없었다. 그러다 밥을 덜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눈을 가늘게 뜬다. 덜어버렸겠다. 식탁에 마주 앉아서도 감히 그걸 덜어버렸겠다, 하고서 눈을 가늘게 뜨고서 쳐다보았다. 먼저 네가 숟가락을 들어도 가만히 삐진 체를 하다가, 개강총회 이야기를 하며 질문을 던지자 그제서야 숟가락을 들었다.
"아마?"
한 술 뜬 숟가락 위에 반찬을 올리고 한 입 입에 물었다.
"인기 많기는, 과탑이니까 다들 아는 거지."
개강총회에 가봤자 별 특별할 것도 없고, 맛없는 술 먹는 곳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너와 같은 과였다면 그나마 나았을까 싶지만 제가 컴퓨터공학과에 갈 일은 없었으니 헛된 상상이다. 우연으로 같은 날 같은 곳에서 한다고 하면 컴공과 테이블로 넘어가버리는 쪽이 확률이 높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재미없는 개강총회보다는 제가 양말을 짝짝이로 신은게 더 흥미요소였고, 아까 네게 말 못 했었으니까 밥을 먹다 말고서 식탁 아래로 발을 쭉 뻗어 네 다리를 툭툭 건들여본다.
"아래 봐 봐. 나 양말 짝짝이로 신었다?"
접어올린 바짓단 아래로 보이는 양말은, 복숭아뼈를 넘게 올라와 살이 드러나지 않는 발목이 긴 양말과 그것보다 짧아 발목이 언뜻 보이는 길이의 양말로 짝짝이 흰색 양말이었다.
난 빨리 솔이가 현이한테 애정표현 잔뜩 해줬으면 좋겠어.............. 혀 마비시키고 뇌까지 마비시킬 정도로 달아져라~~~
그리고 이제와서 말하지만!! 새솔이 눈물점이 하트모양인건! 언젠가 현이가 저기에 꼭 입맞춰주면 좋겠다라는!!! 엄청난 흑심이!!!!!
우는 거 별거아냐! 현이한테 혼나서 그러는게 아니라 어쨌든 남도 자기 걱정을 이렇게 해주는데 가족한테 못받았던게 서러워서 우는거니까 ㅎㅅㅎ 그리고 만약 울게되면 안아주려고 안해도 솔이가 먼저 안기려고 할것ㅎㅅㅎ~~~ 아니면 나 안아주면 안 돼...? 하고서 물어보거나..... 장족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발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구 그렇다면야 솔이는 궁금한거는 안 참으니까 다 물어보러간다~~
새벽에 깨버린 것을 보면 분명 깊게 잠들지 못했던 것이겠지. 그리고 아플때는 몸이 회복을 위해서 계속해서 자고싶어한다니까 이렇게 꾸벅꾸벅 조는 것도 이해는 된다. 내가 밥을 덜러가자 눈을 가늘게하고 쳐다보는 널 보고 어깨를 으쓱한다. 이 정도 먹는 것도 많이 먹는거에요 이 사람아. 그리고 밥 다 먹어버리면 이따 저녁에 밥 또 해야하잖아. 이따 저녁에 먹을 밥은 남겨둬야했다.
" 그래도 참가는 하는구나. 나는 가지말까 고민중이기도 하고~ "
개강총회에 참여하는건 1학년때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가버리면 술도 제어를 못하고 너무 많이 먹게 되어서 다음날 힘들기도 했고. 빠진다 그러면 친구들이 왜 빠지냐고 뭐라고 하겠지만 적당히 둘러대고 빠질까 고민중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니까 이미 날짜도 공지되어 있던데.
" 아, 우리는 개강하고 그 다음주 목요일이래. 너네도 아마 그쯤하지 않을까? "
핸드폰을 열어서 들어가있는 학과 단톡을 보니까 이미 일정까지 고지가 되어있었다. 보통은 개강하고 알려주는데 이번엔 좀 크게 할 생각인지 장소와 시간까지 다 나와있었다. 이렇게 크게 하면 더 가기 싫어지는데. 무슨 핑계를 대고 빠질까, 하고 밥을 먹으면서 고민하고 있는데 내 다리에 네 발이 와 닿는다. 뭐야, 하고 아래를 내려다보자 너의 말이 들려온다.
" 뭐야 그렇게 정신없이 올 정도로 내가 걱정됐어? "
짝짝이로 신은 양말을 보고서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그냥 신경도 안쓰고 신고 온 것이겠지만 그렇다면 나는 정말 감동일테니까. 그래도 둘이 같은 색깔이고 솔이 외모도 상당히 예쁜 편이니까 지나가는 사람들은 패션인줄 알고 신경도 안썼을 것이다. 패완얼이라고 뭘 입던간에 솔이가 입으면 맵시가 살더라. 나도 잘생겼으면 좋았을텐데.
" 아님 너네 개총에 내가 갈까? 나 너네 과에서 더 유명할 것 같은데. "
사람들도 많고 술도 많이 먹는데다가 계속 말을 걸어오는 우리 과 개총보다는 너가 있는 너네 과 개총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민폐일지도 모르니까 굳이 가지 않아도 되지만.
... 그런 흑심이 있었다니 사실 저 점에 뽀뽀해버릴까 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또 통해버리다니.
아이고야 안아주면 안돼냐니 당연히 되지 현이가 진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안아줄테니까 기대하렴 솔아 ㅠㅠㅠㅠㅠ 그러다가 분위기 타서 볼에 뽀뽀까지 해줄께!!! (안됨) 후우 현이한테 다 물어봐!! 싸움은 왜 그렇게 했는지도 물어보면 알려줄꺼야! 별거 아닌 이유기는 하지만~~
말을 하고선 다시 한 술 떠 입에 넣는다. 꼭꼭 씹으며 오물거리며, 네가 이따 잠들면 설거지는 그때 해야겠다 생각했다. 잠드는 것까지 확인하고서, 그러고 나서 저는 어떡할까. 집에 가면 혼자라서 싫고, 네가 아프기도 하니까 계속 네 집에 있을까 고민한다.
"얼굴 비추기! 안주만 뺏어먹고 와야지."
무엇보다 안 간다고 하면 들러붙어 늘어지는 연락이 너무 많았다. 네가 개강총회 일정을 알려주자 눈을 깜빡거리고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과톡에 공지는 아니어도 분명 언제쯤 할 거 같으니까, 꼭 오라는 연락은 받았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연인지 공교롭게도 알려준 날짜는, 캘린더 어플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다음주 목요일이었다.
"야, 우리도 그때 하나 봐."
개강총회야 학교 근처에서 할테니까, 갈만한 술집을 생각해본다. 날짜도 맞았겠다, 장소까지 겹치면 좋을텐데. 너와는 6년 내내 같은 학교 같은 반이었던 적도 있으니까 이번에도 그런 일이 한 번쯤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다리라고 했잖아. 기다리다 눈 빠질까봐 서둘렀지."
키키 웃으며 가볍게 받아쳤다. 남자친구니, 연인이니 하는 의식이 없는 탓이었다. 네가 가끔 간지러운 말을 하면 흔들려버리고는 했지만, 그렇지 않으면 친구일 때와 다름없는 것만 같아서 스스럼없이 굴 수 있었다.
"우리 과에서? 왜?"
다시 한 술 떠 넣고 있다가 네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눈을 깜빡거리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지!!! 내가 못참는다 내가........... 크아악 아현주랑 같은 생각하고 있었다니 송구할 따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볼에 뽀뽀까지 해준다고 그랬다!! (새솔: ?) 왜 그렇게 싸웠는지는 왠지 중학생떼부터 꾸준하게 물어봤을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다쳐서 오면!! 왜 그렇게 싸우고 다니냐고 내가 너 반창고 값으로 백만원은 썼겠다구 툴툴대면서! 그래도 싸움 잘하니까 크게 다칠 일은 없었을까?? 크게 다치면 왠지 깜짝 놀라서 화도 냈을 거 같고 그런 느낌 :3c
중학교 때 첫만남 어땠는지 너무 궁금하다 ㅎㅅㅎ 현이가 전학와서 반장이던 솔이한테 챙김받는다! 말구 생생하게 회상할 수 있는 그런!! 왠지 반장이 챙겨주라고 해놨으니 한동안 이동수업할때 솔이가 현이 쫓아다녔을거 같은 느낌두 있구.... 그냥 수업째러가는건데 그것도 모르고 이쪽이 과학실이라니까! 너 길치야?? 이랬을 거 같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ㅅㅎ
아무리 귀찮아도 샤워랑 양치는 꼭 하는 편이다. 결벽증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 몸은 깨끗하게 하고 지내야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술에 떡이 되어서 집에 들어와도 그것들은 무조건 한다. 밥 다 먹으면 적어도 설거지는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네가 개강총회 일정을 확인하는걸 보고 있는다. 6년동안 같은 반에 대학교도 같은 학교인데 여기서 개강총회 날이 겹치는 우연 아닌 우연이 생기는 수가 ...
" 잘됐네. 평소에 하던 곳보다 장소가 큰 것보니까 같이 할 것 같은데? "
장소로 나와있는 여기, 평소에 개강총회 하던 곳보다 두배는 넓은 크기다. 우리 과가 돈이 넘쳐나서 이런 곳을 빌리지는 않았을테고 분명 같이 하는 학과가 있을텐데 회화과가 같은 날에 개강총회를 한다라? 그럼 거의 확정이라고 보면 된다. 나는 과대표에게 카톡을 넣어서 다른 과랑 같이 하냐고 질문을 넣어둔채로 핸드폰을 엎어놓는다.
" 조금만 늦었으면 진짜 눈 빠졌다. "
내가 남자친구로 느껴지지 않을때는 평소와 같은 텐션이라 이걸 좋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다. 물론 나도 솔이가 편했으면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사귀는 사이인데 이게 맞나 싶기도하고. 아직 이틀차라 솔이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테니까 ... 씁쓸한 마음을 속으로 삼킨다.
" 우리 과 개총 술만 많이 먹고 재미없으니까. 차라리 네 옆에 앉아있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별로면 나 안가도 되니까 괜찮아~ "
말은 이렇게해도 너랑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에 제발 허락해줘! 라고 속으로 빌고 있다. 그리고 다음 순간 핸드폰이 울려서 확인해보니 과대표가 답장을 보내놨고 내 예상은 적중해있었다. 이번 개강총회는 회화과와 같이 한다는 답장을 보자마자 나는 이걸 너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 뭐, 이번엔 같이할 것 같긴 하지만 말이야~ "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얼굴 가득 미소를 띄운채로 열심히 밥을 먹는다. 갑자기 식욕이 도는 느낌이라 밥을 마구 먹다가 목이 메여서 켁켁대며 물을 마신다. 또 바보같이 먹는다고 한소리하겠구만. 네 눈치를 보며 얌전히 물컵을 내려놓고서는 말없이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약간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부모님에 대한 반항 같은? 계속 말하지만 아현이네 부모님은 방임주의라서 정말 나쁜짓만 아니면 터치를 아예 안하셨거든. 이게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 너 하고싶은대로 다 해라~ 같은 마인드였는데 어릴땐 그걸 모르고 그냥 학교에서 일 저지르면 부모님이 와야하니까 그것 때문에 계속 그런것 ... 그래서 고등학생때부턴 얌전해진 이유도 부모님의 의도를 알아채서 ... 하지만 이미 이미지는 망가져버린 뒤! ㅋㅋㅋㅋㅋ 자기도 어렸을때 철없이 그랬단걸 인정하는편.
첫만남 일상도 돌려보면 재밌을 것 같아! 쫓아다니는 솔이 보면서 현이가 귀찮아서 아씨 좀 저리가라고! 하는데 말 안들으니까 일방적으로 무시하려고 하고 ... 과학실 저기야! 하고 알려주면 얜 뭘까?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무시하고 창문 열고 슉 나가버리고.
아현이는 싸울때 크게 다친적은 거의 없는데 딱 한번 상대방이 벽돌 같은거 던져서 팔로 막고 팔이 나간적이 있다. 그거 말고는 크게 다친적은 없어! 애가 마구잡이로 싸우는 성격도 아니라서 :3
안 잔다고 할 줄 알았는지라, 순순히 네가 잔다고 말하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방긋 웃었다. 귀신이 나올 것이라며 효과라고는 없을 듯한 저주까지 걸면서 웃는게 장난기가 도드라졌다.
"뭐야, 컴공 벌써 공지떴어?"
눈을 깜빡거린다. 언제하는지는 알 수 있다고 쳐도, 장소까지 알 정도면 공지까지 뜬 건가 싶어서 물어보았다. 정말 같이 하는 거면, 그렇다면 적어도 네 옆에 있으면 마냥 재미없는 술자리는 아닐 것 같았다. 널 보러가다가 친구의 친구라는 느낌으로 얼굴을 아는 사람도 몇 있고.
"열도 그렇게 나는데 눈까지 빠졌으면 병원으로 갈 뻔 했네."
키들거리면서 있다가, 네 대답을 듣고서는 다시금 고개를 갸웃인다.
"아니, 유명하다는 거. 너 우리과에서 왜 유명하냐구."
그러다 네가 핸드폰을 보여주길래 화면에 떠 있는 카톡을 보았다. 과대표라고 저장된 사람에게서 온 개강총회 이야기는 회화과와 같이 한다는 이야기. 어쩌다 날짜랑 장소가 겹쳤나 했는데 아예 같이 하는 거면 과대들끼리 CC라도 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생각해보니 정작 CC는 따로 있었다. 눈 앞에 있는 너와 나였다. 이 사실을 복기해버린 탓에 밥을 먹다가 잘못 삼켜 사레가 들리고 말았다. 네가 켁켁거리기 무섭게 콜록거리며 표정을 찡그리다가 물을 마시며 진정했다.
"와..."
아까까지만 해도 같이 한다고 기뻐할 자신이 있었는데, 바보같이 급히 밥을 먹다가 목 메인 네게 핀잔도 줄 수 있었는데 그렇지를 못 하게 됐다. 어색하게 환호를 담은 외마디 소리를 내고는 밥을 입에 넣어 입을 막았다.
현이의 카카오 비율을 빨리 줄여야할 거 같은데ㅠㅠㅠㅠ 아구구 현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탕 부어넣어........
앗 생각한 이유랑 맞았다!! 중학교 때는 츤데레 기 질이 강했다구 하니 물어봤어두 대답 안해줄 것 같은데... 그럼 그때는 몰랐을 거 같구, 고등학교 올라가서 정도에서야 솔이가 물어봤을 때 대답해줬으려나???!근데 솔이가 듣고나면 뭔가 기분이 이상해했을 거 같다ㅎㅅㅎ...... 솔이는 방임보다는 반강제적인 편애에 가깝지만 어쨌든 부모님이 관심을 안 줬다는 건 똑같으니까..... 사고친다는 방법이 몸도 상하구 좋지 않은 방법인건 알지만 그렇게라도 저질러봤던 현이가 부럽기도 하고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 말 안 하고 진짜 잘하는 짓이다 바보야! 하겠지만!!
그 치 !! ! ! ! ! ! ! 나만 첫만남 일상 돌려보고 싶은거 아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이는 솔이가 귀찮은데 솔이... 눈새+선생님이 시켜서 열심히 함....... 솔이 눈에는 전학생이 겉도는 거 같다였던 것 뿐이야...... 반 애들이 야 쟤 강전왔대; 그냥 적당히 하고 어울리지마... 이런말해도 애들한테 이상한 소문 돌잖아! 하고서 진짜 현이가 쌈박질하는거 입증(?)되고 나서야 어? 할 거 같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 물론 알게되도 귀찮게 한다. 이번에는 탈선방지 잔소리!
벽 돌 을 던 져 ㅠ ㅠ ㅠ ㅠ ㅠ 팔 나가서 깁스하고 다니면... 한 중3 때쯤이면 너 또 싸웠냐고 울었을 거 같다ㅎㅅㅎ..... 그래 니 맘대로 해 < 이런말 한번 하고 그때부터 진짜 냉대하구 그랬을 거 같은 느낌......... 이렇게 되면 사춘기 현이 솔이의 첫싸움인가?!!
언제 잔다곤 얘기 안했으니까. 밤에 자도 자는건 자는거 아니겠어? 꿈에 귀신이 나오면 뭐 어쩔꺼야 내가 확 때려버릴라. 어릴때부터 그런건 별로 안무서워해서 괜찮다. 컴공은 벌써 공지가 떴냐는 말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 아니 과대표한테 직접 물어봤어. 학생회장끼리 말 나와서 이렇게 진행됐다던데? "
우리 과 회장님은 발이 넓어서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다른 과 회장들이랑도 두루두루 친하고 그래서 행사를 할때도 여러가지 이익을 많이 챙겨오고 그랬는데 이번엔 회화과랑 뭐가 잘 맞았나보다. 이러면 나도 좋고 솔이도 좋으니까 나쁘지 않겠네.
" 너가 과에서 유명하잖아. 근데 내가 너랑 자주 붙어다녀서 나도 모르게 좀 유명해져 있던데? "
사실 우리 과에서 너 이름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많을 정도긴 하다. 객관적으로 봐도 예쁜 외모에 키도 작고 날씬하니 유명할 수 밖에. 이게 과 내부에서 유명해지면 자연스럽게 타 과로도 소문이 퍼지곤한다. 그래서 나한테 애들이 솔이랑 무슨 관계냐고 계속 물어보기도 했고. 그때마다 그냥 친구라고 답했지만 이젠 아니다.
" 헉 너도 왜 사레가 들러, 괜찮아? "
뭐야 나한테 사레가 옮은거야? 하고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런데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아서 무슨 일이 있나 말없이 바라보다가 이내 식탁이 조용해진다. 아마 우리가 사귄다는 사실 때문에 저렇게 되는거겠지. 내가 너무 성급했나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올라온다. 그렇게 조용하게 식사를 마무리하고서 나는 내 그릇을 싱크대에 가져다 놓고서 네 앞에 다시 앉아서 입을 열었다.
" ... 내가 급했던것 같아. 그 자리에서 그렇게 고백하면 안됐는데. "
너가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너가 무슨 마음으로 날 받아들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친구를 잃기 싫다는 마음이었다면 ... 그건 조금 슬플지도 모른다.
" 근데 난 너 진짜 좋아하거든. 그래서 물러준다거나 그런건 못할 것 같아. "
작게 한숨을 내쉰다. 나도 내 자신이 답답했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 ... 설거지는 내가 할께. "
할 말이 많았지만 목 뒤 저편으로 넘겨버리고선 설거지를 한다는 말을 남기고서 양치를 하러 간다.
아마 고등학생때 단둘이 얘기하다가 물어보면 알려주지 않았을까 ... 솔이도 자기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동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고! 방식은 전혀 달랐지만 ... 솔이가 잔소리하면 또또 그런다하면서 양 손으로 귀 틀어막고 에베베베베 하고~~ ㅋㅋㅋㅋ 둘 다 귀여워ㅜㅠㅠ
현이는 솔이가 넘 귀찮아서 어떻게든 떼어내고 싶은데 여자애라 때릴 수도 없고 때린다고 떨어져나갈 것 같지도 않아서 결국 포기 ... 나중엔 너 나한테 왜그래?! 하면서 투닥투닥 ... 그래도 나중에 쌈박질하고 반창고 붙여주면 좀 놀래서 바라보다가 나중에 초콜릿 같은거 하나 쥐어주고 그럴려나~~~
솔이 울면 당황해서 어버버어버버 하다가 다음부터 안싸울테니까 울지마~ 같은 말 하면서 달래주고 ... 헉 솔이 현이 싸우지말어라~~ 그래도 싸우면 먼저 다가가는건 현이가 아닐까 ... 잘못도 현이가 했으니까!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렇지, 그렇지. 네 대답에 수긍하며 반찬도 몇 개 집어 입에 넣는다. 분명 늘 먹던 양만 푼 것 같은데 먹는 속도가 느려서인지 아직도 조금 남아있었다. 그러다 학생회장 이야기가 나오면 좋은게 좋은거라고, 개강총회에서 너와 함께 있을 수 있으니 잘 됐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유명해? 난 컴공과 과탑 친구 모르는데."
그리고 대답을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 왜 사레가 들리냐며 괜찮느냐고 물어보는 네 대답에 고개만 끄덕거리고 말았다. 아까 전, 네 집에 도착한 직후와 같은 정적이 테이블 위로 가라앉았다. 그때보다 조금 더 무거운 것 같기도 했다. 내가 왜 사레가 들렸는지 말하지 않았지만 분명 너는 눈치챈 모양이다. 무슨 말을 꺼내기라도 해야하는데, 그 무슨 말이 도대체 무엇일까. 정적이 깨지는 건 네가 자리에 일어나면서부터였다.
"..."
차라리 고백하지 말지, 라는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라 침묵을 지켰다. 친구에게서 받은 고백은 생각보다 엄청 당황스럽고 무거운 것이여서, 약 하루 정도 되는 시간동안 계속 그 생각만 했는데도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았더라. 저도 너를 좋아하고, 너도 저를 좋아하는데 그게 다르다는 걸, 네 고백 수락함으로써 서로 같은 좋아함으로 맞춰야만 한다. 저의 좋아함이 너와 같은 것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하루 아침에 일어날 리가 없는데. 애매한 태도로 수락해버린 제쪽이 역시 실수였던건가 싶어졌다. 아니면 적어도, 오늘 오지 않는다고 우길 걸 그랬나. 숟가락 들기가 무거워졌다. 너는 양치를 하겠다고 자리를 비웠고, 저는 테이블에 남아있다.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일단 테이블부터 치웠다.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들리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럼 고등학생 때 들었으려나~~ 아마 현이가 그때 싸운 이유 알려주면 조만간 솔이도 자기 집 얘기 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 비슷한 환경에서 애정 요구하는 방식이 전혀 다른게 맛집이라고 생각해(?) 한쪽은 뭐든지 잘해보려고 했고, 한쪽은 사고치고 다녔고! 크악 에베베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
떼어내고 싶으셨던 솔이가 어쩌다 여자친구가 되었는데 이거 중딩 현이랑 대딩 현이 나란히 앉혀놓고 인터뷰해야하는 부분 아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투닥거리게 되는거였어! 솔이는 계속 챙겨주고 현이는 그런 솔이가 귀찮아서 떨어져나가면 좋겠고~~~ 빵 다음은 초콜릿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중딩 류아현.... CUTE....... 싸움이라기보다는 솔이가 일방적으로 현이한테 마음 닫고 거하게 화난거지만..... 그래두 현이가 먼저 다가와주고 하면 팔에 한 깁스에 잘 나으라고 낙서해주지 않았을까?? 로맨스에서 코리안하이틴도 다 해먹기 크아 JMT~~~ 나중에 화해하고 나서 현이네 가게 되면 현이네 부모님이랑 마주칠 때도 있겠지?? 왠지 그때 다 이를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맨날 싸워갖고 저 울기까지 했었는데... 현이 요즘은 진짜 안 싸워요?" 이러면서 은근슬쩍 다 일러버리기............
너무 구구절절이 될까봐 조금 잘라내긴 했는데.... 솔이는 지금 현이가 그만하자고 하면 어떡하지 상태이기는 해.....ㅎㅅㅎ......... 그야 현이 없으면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는 사람라고는 한명도 없게 되버리는 상태라....... 현이를 이성적으로 좋아하려고 노력하겠지만 그치만 이런 상태로 연애하는 게 맞나? 란 생각도 하고있고! 아무리 연애고자에 모솔(이었던) 솔이 생각에도 이건 현이한테 나쁜 짓하는 것 같으니까...... 이게.... 뭔가... 도움이 되면 좋겠는 것 예 그렇습니다
>>92 중딩 현이가 보면 내 미래가 저럴리 없어! 하고 그 인터스텔라 마냥 스태이 .. 스태이 ... 이럴 것 같곸ㅋㅋㅋㅋㅋㅋ 부모님은 싸우러 다니는거 아시니까 우리 현이 챙겨주는 애가 너구나? 하면서 예쁘장하게 생겼네~~ 앞으로도 잘부탁한다? 하고 미래의 며느리감으로 점찍 ... 크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테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현이네 부모님이 솔이네 부모님보다 솔이를 훨씬 더 잘 챙겨주셨을 거 같은 이 느낌() 솔이가 현이네 부모님이랑 어느 정도 친해질 수도 있을까?? 막 아줌마 아저씨! 하면서 친근하게 부를 수 있는 정도로....?? 미래의 며느리감 맞지요 예 ^^ 현이랑 솔이 사귀는 거 알게 되셨을때 현이 잘했다고 칭찬받는 거 아닌가 몰라ㅎㅅㅎ
그렇게 말해버리고 양치를 하러 가면서도 이게 맞나 싶었다. 물론 내가 너를 좋아한건 꽤 오래 된 일이지만 그걸 네가 알아버린건 어제였으니까. 그렇다고 티를 낸다고 너가 알아챘을까, 하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오였다. 너무 성급한 고백이었을까, 칫솔에 치약을 짜고 입에 넣을때까지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살면서 이렇게 답답해본적이 없는데 오늘만큼은 너무 답답할 지경이다.
양치를 끝내고 입을 헹군 다음 말없이 거울을 바라보다가 나는 찬물로 세수를 해버린다. 찬 기운이 가득 닿아버려서 몸이 움찔했지만 억지로 찬물 세수를 하고서 수건으로 말끔하게 닦은 뒤 다시 나와서 식탁으로 향한다. 어색한 적막이 계속해서 흐르고, 이대로는 뭣도 안되겠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 ... 갑작스럽게 고백한건 미안해. 너한테도 시간이 필요할꺼란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때가 아니면 말 못할것 같더라고. "
짝사랑은 6개월 정도.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할까, 아니 참아야하는걸까 ...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너도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야한다는 생각도 계속 했지만 그 방법을 나는 찾지 못한채로 질러버렸고, 결과는 이렇다. 참담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 너가 나랑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 그러니까 한달, 한달만 이대로 지내보면 안될까? 그래도 마음이 안바뀌면 내가 포기할께. "
그렇게 질질 이어가는건 너랑 나, 둘 다에게 안좋은 일이니까. 그렇게 얘기하고서 나는 물 한잔을 따라서 다 마셔버린다. 답답해 미쳐버릴 것 같았지만 다른 방법은 도저히 떠오르지를 않아서.
솔이네 부모님.........한테 챱챱 나기는 하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이가 내다놓은 자식은 아니고 동생한테 관심과 신경이 쏠릴 수 밖에 없었던거니까!! 지금도 사촌언니가 솔이 자기 집에서 지낸다고 말해줘서 언니한테 어느정도 성인이지만 양육비(?) 같은 느낌으로 생활비 보태주고 하고 있다 생각하거든! 솔이가 못난 딸은 절대 아니고 여러모로 예쁜 딸이니까!!! 속 한번두 안썩이고 참다참다 20살되서야 한번 좀 크게 싸운게 끝이고.....
앗 조아하면 다행이다!! 나도 완전 조아해 히히 부담스러울리가 주접 즐겁다 주접 맛있다 썰? 이건 나의 주식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괜찮아 솔이가 현이한테 왜 그러냐고 하면 셋다 조용해집니다 0.<
아마 안울....정확히는 못울지 않을까??? 왜냐하면 우리 눈새씨는........ 현이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랬다고 생각 못해........... 솔이는 지금 당장 현이를 남자친구로 대해야하는지 친구로 대해야하는지가 더 혼란스럽기도 하고! 친구로 대하면 현이한테 나쁜짓 / 남친으로 대하면 자기는 그런마음이 아니기도 하고 본인이 감당치를 못하고 부끄러워서 아무것도 못하게됨 이ㅣ니까...ㅎㅅㅎ.....
솔이도 솔이 나름대로 진퇴양난이네 ... 둘의 사이는 고백으로 꼬여버렸으니 어떻게 풀어나가냐가 관건이겠네! 현이도 알아달라고 그렇게 얘기한건 아니니까! 한달동안 안바뀌면 현이한테도 솔이한테도 안좋다고 생각해서 그런거구 ... 다만 한달동안 정말 노력해보자! 하는 마인드인거야!
서열 1위까지는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 부모님도 남동생도 솔이가 가정을 위해서 혼자 곪았던걸 알고 있으니까 그런거지!!
응 맞아................. 뿅 하고 반해버리는 일은 동화책에서나 일어난다 생각하기도 하고......... 반년 짝사랑 끝의 고백이 이렇게 되어버려서 현이는 어쩌나.......근데 내가 자러가야해서 벌써 3시라서 이건 더 어쩌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 평일은 아마 저녁~밤에서야 답레 올릴 수 있을거야!! 잡담은 간간히 가능할 것 같지만!!! 일단 난 자러가볼게!! 현주도 잘자ㅎㅅㅎ!
비는 어제 쏟아졌는데, 왠지 지금도 쏟아지고만 있는 듯 하다. 축축하게 젖어서 축 처진 기분이 들었고, 이 기분이 꼭 거센 빗줄기에 흠뻑 맞은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저는 아직도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했다. 친구로 대하자니 남자친구였고, 남자친구로 대하자니 그런 감정으로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제 고백을 수락한 이유는 오로지 너와 멀어지기 싫어서였는데, 좀 더 생각해봤어야 했다. 하지만 너도 물러줄 수는 없다고 했고, 저 또한 후회해보아도 이미 대답을 해버렸으니 번복할 수는 없다.
"나 너랑 계속 같이 있고 싶어."
딱 한가지 결론 내린 것이었다. 친구와 연인, 관계가 어떻게 되든 너와 멀어지고 싶지 않다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런 말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린다. 한달만 이대로 지내보면 안되냐는 네 물음에 대한 답이다.
"열심히 남자친구라고 생각할게."
좋아하게 될지 말지는 한달 후에나 알 수 있을테니까, 확정치는 못했지만 꼭 공부할 때 열심히 하겠다며 다짐하는 것처럼 말을 덧붙였다. 남자친구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 묘하게 짧은 공백이 느껴졌다면 기분탓은 아닐테다. 그리고는 더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우물쭈물거리더니 얼굴을 조금 붉히고, 작은 한숨을 폭 내쉬더니 입을 연다.
"키스는 안 되니까... 나 너 안아봐도 돼?"
네 고백을 대뜸 들었을 때 했던 말이다. 저랑 키스할 수 있냐며 진짜 저를 좋아하는 건지를 확인하기 위해 물어봤었다. 인터넷에서 물어봤던 말이나 의지하는 것 말고는 연애에 대해 알고 있는게 없으니, 저가 너를 우정이 아닌 마음으로 좋아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계속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영 상상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너와 정말로 입 맞추자니 그건 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다른 것을 모색해낸게 한 번 안아보는 것이다. 말을 끝내면서야 겨우 너를 바라볼 수 있겠다 싶어, 이제서야 물끄러미 너를 바라보았다.
나는 중학교때부터 유명한 문제아였으니까. 못됐다고 하는 네 말에 결국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그때 그 시절엔 너랑 내가 이런 관계가 될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그때의 류아현과 지금의 류아현을 맞대면 시키면 한대 맞을지도 모른다. 그래봤자 중학생때 내가 때리는게 얼마나 아플까냐만은.
" 나도 너랑 계속 같이 있고싶어. 너랑 ... 사이가 틀어지는건 정말 싫어. "
8년동안 넌 네 옆에 있었고 난 네 옆에 있었다. 이제 와서 갑자기 우리 사이가 어색해진다니 그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물론 내가 너한테 고백을 했고 네가 거절을 했다면 분명 어색해져버렸겠지만. 어쩌면 너와 누군가가 알콩달콩하게 지낸다는걸 상상도 하지 못해서 내가 좋아해버린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봤다. 어쨌든 한달의 시간을 내가 제시했고 너는 받아들였다.
" 그렇게 생각할수 있도록 내가 더 ... 노력해야지. "
아까 노력하겠다고 한 이야기의 의미는 이것이었다. 물론 우리는 친구였고 아직도 그 친근감을 계속 갖고 있다. 우리가 서로 사귀게 되었다고하더라도 이 친밀함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나는 좀 더 친구 같은 연애가 편했으니까. 남자친구라는 말에서 묘한 공백감이 느껴졌지만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한번만 안아봐도 되냐는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 안아줄께. "
식탁에서 일어나서 너에게 다가간다. 아직도 열감이 남아있는 몸이라 너가 껴안으면 아마 뜨겁게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너가 어떻게 안겨오던간에 나는 너를 꾹 끌어한고서 작은 한숨을 내쉬고선 속삭인다.
싸우고 다니고, 수업 들어야 할 시간에 학교 밖으로 나가는 것도 저가 잔소리라도 하면 귀찮아하던 걸 잊을 리가 없다. 그랬던 네가 이렇게 제게 고백을 해왔으니까, 얼떨떨하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평소에도 별로라느니, 다른 누군가 저를 좋아한다고 하면 말린다느니 했었으니까.
"너... 그럼 내가 너한테 반하게 만들어야 하는거네. 이거 좀... 막장드라마같다."
분위기가 어색해지는게 싫기도 했고, 원래부터 타고난 성격이 털털했더라. 조그맣게 웃으면서 평소처럼 장난기 어린 말을 한다.
"어?"
안아준다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안아봐도 되느냐고 물었지, 안아달라고 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벌써 일어서서 오는데다 심지어 몸 상태도 나쁜데 밀쳐버릴 수도 없고, 방금 열심히 남자친구로 생각하겠다며 제 입으로 말한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다가온 네게 한 발자국만 더 다가가서, 꼭 끌어안아 보았다. 드는 생각은 총 3가지. 네 품 안에 안겨있으니 원래 이렇게 키차이가 크게 났었나 싶었고, 몸이 뜨거운게 약골도 맞고 빌빌대는 것도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속으로 핀잔을 흘렸다. 그리고 마지막, 심장 소리가 잘 들린다는 것이었다.
"내 입으로 말하려니까 좀 웃긴데... 그렇게 많이 좋아?"
제 심장소리도 네게 들릴까 싶었지만 너를 안아보거나 네게 안긴다고 요동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걸 다시 확인해버린 모양새다. 그래도 좋아한다고 속삭이거든, 심장이 쿵 하고서 한 번 떨리는 느낌은 또렷했다. 간질거리는 기분은 어제 네게 고백 받고서도 느껴졌었는데, 오늘도 또 느껴진다. 조금 붉혔던 얼굴이 여전히 색을 유지하기에는 충분한 간질거림이다. 아직은 너를 꼭 안고있는 채, 너를 위로 바라보려 하며 물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 어디 둘이 뭐 먹으러가서 편식하는 거 있으면 막 현이 앞접시에 미리 골라내주면서 장난칠지도 모르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먹어거잖아! 이러면서 ㅎㅅㅎ 밥을 제대로 안먹는건.... 편식하지 않는 반찬을 다 먹었는데 밥이 남아버리면 그렇게 되겠다 :3c 솔이 자기 자신한테는 꼼꼼치 못하고 덜렁거리는 부분있지만 현이가 잘 챙겨주겠지~~~ 밥 남긴다구 잔소리도 해주구~~~!! 저녁은.... 놀랍게도 또 샌드위치ㅋㅋㅋㅋㅋㅋㅋㅋ 점심으로 먹었던게 남아서!!~
물론 너와 내가 사귀는게 해피엔딩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나는 너와 내가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그래도 너가 어느정도는 평정을 찾았다는 것에 안도하면서 너를 꼬옥 안아준다. 너가 안아준다고 했지만, 너가 안아주나 내가 안아주나 그게 그거잖아.
" 으음 ... 예전에 내가 되게 좋아했던 그 여자애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
고등학생 때인가, 되게 조용하게 지낼때 내가 좋아하던 같은 반 여자애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때 졸졸 쫓아다니지는 않아도 티도 못내고 네 앞에서 굉장히 앓기만 했었기에 너는 잘 알겠지. 그 여자애보다 지금 너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나이가 먹은만큼 남에게 쏟을 수 있는 감정의 양도 늘어난 것일까. 아니면 네가 그 대상이라 그런걸까.
" 조금 졸린데, 잘래? "
너도 분명 밤에 잠을 잘 못잤다고 했던 것 같다. 침대는 둘이 누워서 자기에도 충분한 크기다. 애초에 부모님이 쓰시던 침대를 내가 물려받은거라서, 둘이 충분한 거리를 두고서 잘 수 있었다. 애초에 너, 올때마다 여기서 잘 잤잖아. 내 옆에서 자본적은 없지만.
좋아 앞으로의 목적은 솔이를 설레게 하는 것이다 ... 힘내라 현이!! 후우우 ... 열심히 노력해라 ... 그래서 질러봤다! 물론 막 껴안고 자거나 그러겠다는건 아니니까 ...
현이 그런거 보면서 눈 가늘게 뜨고 바라보다가 묵묵히 다 먹어주겠네! 그런걸로 잘 뭐라하진 않으니까! 현이도 혼자 사는만큼 솔이 엄청 챙겨주고 그럴꺼야. 머리도 자주 말려주지 않을까 싶은데! 헉 샌드위치라니 ... 나도 사실 그냥 점심에 먹다남은 햄버거 먹어버렸다 ㅋㅋㅋㅋ
21살, 성인이라고는 한창 어린 나이다. 키들키들 웃으면서 농담을 던진다. 아직 결혼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이제서야 첫 연애에 첫 발자국을 디뎠는데 머나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뿐이다.
"예전에... 에엥? 걔보다 날?"
그때 안쓰러울 정도로 앓던 너를 기억하고 있다. 물론 놀려먹을 작정으로 흑역사 폴더에 그때의 널 고이 담아두기는 했지만,짝사랑하며 힘들어하던 모습에 마음이 쓰이기도 했었다. 근데 그때 그 애보다 저를 더 좋아한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그러고 있다보면 이제 널 안고 있는 걸 놔야할 성 싶은데, 이걸 타이밍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고민스러워졌다.
"뭐야, 너 졸려? 그럼 빨리 약 먹고 자."
그리고 타이밍좋게 네가 조금 졸리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겠냐고 물었다. 그래서 그때 네게 대꾸를 하며 품에서 빠져나온다. 테이블 정리하던 것을 마저 이어가며 설거지까지 해야할 성 싶다. 약을 먹을 때 필요한 물 한 컵만 남기고서 설거지해야할 식기들을 싱크대로 옮긴다.
"난 튼튼한 사람이 좋은데."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허약한 동생에게 관심을 빼앗기며 자란 탓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툭 말을 내뱉고는 너를 흘깃 쳐다보더니 입모양으로 무언가 벙긋거린다. 약골아, 이라고 한 마디를 소리없이 네게 전달한다.
"어, 나 내가 벽쪽. 너랑 자면 밀려서 떨어질 듯."
멋쩍은 웃음을 짓는 너를 보고는 가만 쳐다본다. 약 안 먹고 뭐하냐는 듯 핀잔주는 것만 같다.
물론 아직 결혼을 이야기하기엔 우린 너무 어리다. 우리의 이야기의 끝이 어디로 향할지도 아직 모르는데 벌써부터 엔딩을 예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하지만 상상은 자유라고 했으니까 그래도 난 미래의 우리가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 그니까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겠지? "
나도 왜 내 마음이 이렇게나 커져버렸는지 모르겠다. 사랑은 어느날 불쑥하고 찾아온다더니 그 말이 정말 맞나보다. 심지어 첫눈에 반해버린 것도 아니고 8년을 보고 지낸 너에게 이렇게 마음이 생겨버렸으니 사람 일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더라. 같이 자자는 얘기에 빨리 약먹고 자라며 안고 있던 팔을 풀고서 너가 품에서 나온다. 잠깐 안고 있을뿐이었는데 품 안이 왜 이렇게 허전한지.
" 설거지까지 시키는건 좀 미안한데 ... "
하지만 내 몸상태를 알고 있는 네가 비켜줄리 만무하다 생각해서 결국 약을 가져와서 네가 남겨놓은 물 한컵과 함께 꿀꺽 삼킨다. 컨디션에 따라서 몸 상태가 오락가락하는만큼 약효가 비교적 강한걸 먹었기 때문에 아마 거의 죽은듯이 자지 않을까 싶었다. 어젯밤보다야 몸이 좀 더 낫기도 했고. 약골이라는 말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얌전히 침대로 들어간다. 운동을 해도 체질은 잘 바뀌지 않더라. 네 남동생을 알기에 혹여나 널 실망시킬까 걱정이기도 했다.
" 다음에 맛있는거 사줄테니까. "
하면서 벽쪽에 공간을 두고 눕는다. 너가 들어와서 잘 수 있게. 너가 쓸 베개가 없다는 것을 알고서 내가 자주 끌어안고 자는 베개를 네 몫으로 둔다. 머리를 대고 눕자 정말 졸음이 쏟아져온다. 너가 올때까지 정신 차리고 있으려고 했지만 몰려오는 수마를 내가 이길 수 있을리가 만무했다. 아까처럼 나는 또 한번 잠의 늪으로 빨려 들어간다.
나중엔 팔베개나 끌어안고 자는 것까지 해보겠어! 물론 좀 더 알콩달콩 해지고 나서 말이지!!
헉 머리 말려주는거 좋아한다니 ... 현이가 솔이 머리 다 말려주고 핀까지 꽂아둔 다음에 눈에 있는 하트점에 가볍게 입맞춤하고선 머리 몇번 쓰다듬어주고 눈 마주치면서 이제 갈까? 하고 손 잡고 놀러가는거 보고 싶어!! 아니면 학교를 같이 간다던지!! 헉 내일부터 뷔페 코스 요리라니 그럼 난 미슐랭 3스타 오마카세에 갈께!
분명 널 놀리려고 한 말이었는데, 어째 제가 당해버린 느낌이다. 네가 당황하려나 싶었는데 오히려 태연하게 받아쳐버리니 제 쪽에서 당황하고 있다. 진심인지 농담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서 있다가, 이어지는 물음에 아예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노코멘트, 묵비권 선언. 침묵을 지키면서 눈을 피하더니 곧 다시 눈을 맞추고서 입을 연다.
"어, 쪼금. 지금은 아직 헷갈려."
여태 네가 저에게 했던 말들과, 어제부터 네가 해주던 말들을 같이 생각하면 아리송해지고 만다. 네가 날 좋아한다는 걸 거짓이라고 생각하지도, 의심치도 않지만 정말 네가 날 몇달 정도 짝사랑했다면 왜 그렇게 짓궂게 말했는지 궁금해지고 만다.
"됐거든, 낫기나 해."
설거기를 하는 것에 대한 사과나, 다음에 맛있는 걸 사주겠다는거나 괜찮았다. 네가 아직 열이 올라있다는 걸 안고 있었을 때 분명히 느꼈으니까. 아까 일어나다 휘청거린 것하며, 네가 하는게 더 불편했을테다. 침데에 향해 눕는 것을 언뜻 부엌에서 내다보고는 조용히 설거지를 시작한다. 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나 물소리에 잠이 방해될까 싶어서 퍽 조심스러운 설거지였다. 설거지를 끝내고 나서 침대 께로 돌아오면 넌 잠들어 있었다. 곤히 잠든 거 같아 괜히 장난을 한 번 치고 싶어진다. 침대의 남겨진 공간 쪽으로 들어가서 앉더니, 네 볼을 쿡 찔렀다. 소리죽여 쿡쿡 웃으며 두번, 세번 또 네 볼을 찌른다.
"잠탱이."
쿡쿡 거리는 웃음 소리 뒤에 조그만 목소리가 붙었다. 그리고 저도 졸리기는 했던지라, 풀썩 자리에 누워버린다. 네쪽을 향해 누울까 등질까 고민하다, 끝내 너를 향해 눕기로 결정하고는 잠에 들 준비를 끝냈다.
결국 본전도 못 찾을 말인데도 꾸준히 하는 네가 마냥 귀엽다. 이렇게 농담을 하다가도 결국엔 역으로 당하는 패턴이 그렇게나 많았는데 여전히 너는 꾸준하다. 결국 눈을 피해버리는 너를 보고선 웃음을 참지 못할 것 같았지만 다시 너가 다시 눈을 마주치며 하는 말에 그저 미소로 그 웃음을 대신하기로 했다.
" 그냥 네가 엄청 좋다고! "
그냥 그렇게만 알아둬! 하고 곧장 침대로 향해버린다. 너가 그릇을 정리하고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시끄러울 법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더 깊은 잠을 유도하는 것 같아서 깨어있으려는 의지는 모두 무시해버리고 곧장 잠에 들어버린다. 그러다 너가 침대로 들어오는 느낌에 희미하게 의식이 돌아오지만 잠결에 돌아온 의식은 다시 잠으로 쉽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물론, 다시 잠이 들기 직전에 너가 한 말도 들리긴 들렸다. '잠탱이.'
그렇게 한결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 힘겹게 눈을 뜬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약까지 먹어서 그런걸까 몸 상태는 한결 좋았다. 오늘 더 아팠으면 쉽사리 낫지 않았을텐데 다행이다. 물론 노곤함은 남아있었기에 몸이 완전히 다 낫지 않았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고. 그렇게 몸을 일으켜 네 쪽을 바라보니 누가 잡아채가도 모를 정도로 곤히 자고 있었다. 너 자는걸 구경한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오늘은 왜 또 이렇게 다르게 보이는지.
" 바보. "
입만 안열면 정말 이렇게 예쁘게 생길 수가 없다. 물론 입이 걸걸하다는건 아니지만 이런 이미지와 안맞는 털털하고 직설적인 성격이니까. 그래도 그런 점이 매력이라서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생기지 않았을까. 물론 이 눈치 없는 내 소꿉친구이자 어제부터 여자친구인 유새솔이라는 사람은 하나도 몰랐겠지만. 나도 너에 대한 마음이 이상해서 잊으려고 애썼지만 그건 소용 없는 짓이었다. 하루 이틀이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겠지, 라는 생각은 정말 크나큰 착각이었고 하루 이틀이 지날수록 널 볼때마다 느껴지는 이상한 감정이 무엇인지 난 어느새 눈치 챌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그러다 문득 네 하얀 볼이 보인다. 지금이라면 ...
" ... 자고 있는거 맞지? "
네 눈 앞에 손을 휘휘 흔들어보인다. 너가 자고 있다는걸 확인하고, 나는 몸을 숙여 네 얼굴 앞에 내 얼굴을 가깝게 가져간다. 그리곤 말없이 볼에 아주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서는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준다. 아무래도 너한테 단단히 빠졌나보다.
크 아 아 아 앗 너무 단 거 아냐???? 카카오 지나와서 그런가 더 달게 느껴지는 거 같은데 세상에~~~!!!! 근데 지금 새솔이는 안 일어나고 계속 잘 거 같은데 이걸 어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 밤에 진짜 거의 못 잤단 말야~!!
으악 답레도 단데 썰도 달다 나 오늘.....여기서 당분 치사량 섭취.......... 옆에 붙어 앉으면 일어나서 다시 반대편으로 가버리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치하게 놀기~~!!
앗 그럼 아직 자구 있는 거로 해도 될까??? 당연히 반대도 해야지!! 솔이한테 잘때 볼뽀뽀 햇던거 들키면 언젠가 돌려받게될것!!!
여기서 더.........??? 아직 죽기를 일렀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현이가 짓궂게 구니까 삐져서 그러는건데 귀엽다니 뜻밖의 수확(??) 먼저 간다구 그러면 가라고 해도 안 갈거잖아! 했다가 진짜 먼저 가버리면 다시 쫓아가지 않을까??ㅎㅅㅎ
헷갈린다는 말에 돌아온 말은 또 고백이었다. 어제 오늘 합쳐서 벌써 네게 몇번이나 고백을 받아버린건지, 횟수를 헤아리지도 못하겠다. 네가 몇 개월 짝사랑하는 동안 좋아한다는 티도 안 냈다고 생각하는 저는, 어제부터 연신 좋다고 말하는 네게 큰 소리를 듣고 놀란 토끼 정도의 반응이다. 조금 더 놀랐다면 딸꾹질까지 튀어나왔을까 싶다.
설거지를 끝내고, 네게 작은 장난도 몇 번 치고서 침대에 누으면 금방 잠이 들고 말았다. 너를 바라보고 누운 탓에 시야에는 네가 그려져있었는데, 눈을 한 번 깜빡일 때마다 흐릿해져갔다. 눈이 떠졌다 다시 감기는 속도도 느릿해지고, 기어코 곧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안 그래도 너 때문에 잠을 못 잤다해도 과언이 아닌 밤을 보내고 왔었더라. 곧바로 새근새근 잠들어버려서는 꿈도 꾸지 않을 정도로 깊은 단잠을 청할 수 있었다.
네가 제게 바보라고 하든, 자고 있는지 확인을 하든 아무것도 모르고서 잠들어 있었다. 구불거리는 곱슬머리가 간혹 간지러워 뒤척인 탓에 자세는 살짝 흐트러진게 되려 곤히 자고 있는 듯하다. 키가 작은 탓에 늘 티셔츠든 바지든, 어느 옷을 사든간에 끝단을 접어올려야한다. 오늘도 트레이닝 팬츠 밑단과 맨투맨 소매 끝단을 접어올려뒀는데, 곤히 잠든 사이에 그것또한 흐트러져 있었다. 아무래도 누가 깨운다 해도 잠투정이나 부리며 쉽게 일어나지 않을 모양새다. 일어나는데 성공하더라도 다시 까무룩 잠에 들 것이 분명하다.
다만, 네가 볼에 입맞추고서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주면 작게 웅얼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아무래도 잠투정 소리일 것이다. 잠결에 네 입맞춤이, 머리카락을 넘겨주는 손길이 간지러웠던 모양이다. 간지러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깊은 잠 속에서 단꿈 한 자락이 감겼을테다.
짠!! 이렇게 막레해두 되지 않을까 싶구 그래ㅎㅅㅎ.... 솔이가 꿈나라 가버려갖구 아무래도 답레 내용도 별것없구 길이가 좀 짧아지기두 했다 ㅜㅜㅡ....
하...........언젠가 이 당도를 죄다 갚아줘버려야하는데ㅎㅅㅎ.. 손 놓고 가버리더니 쫓아오니까 다시 손 내어주는 거 뭐야~~~ 뭐야~~~~ 짱스윗해 짱귀여워~~~~ 뭐야뭐야~~!! 얄미워서 6연타 되갚아주고 싶은데 했다가는 현이는 좋아하기만 할 거 같아서 새솔이 좀 고민스러울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손 내어주면 깍지껴서 잡지 않을까싶다!!ㅎㅅㅎ
새솔이가 6연타 날리면 놀래서 눈 동그랗게 떴다가 볼 약간 붉어지면서 많이 컸네 솔이? 하고 자기가 역으로 무언갈 날리지 않을까 ... 우선 얄밉다 = 능글맞다로 생각하고 있거든!! 헉 깍지 껴서 잡으면 손 꼭 잡아서 주머니에 넣으면서 이대로 너네 강의나 도강하러 가야겠다~~ 하고 단과대 안으로 슉 같이 들어가버리고~~
원래부터 사랑스러우니까 현이가 이렇게 폴인럽 해버린거 아니겠습니까! 솔이가 다 하고 현이는 거기에 숟가락 살짝 얹는것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항상 솔이가 말려드는 편이네!! 현이는 항상 내심 기대하면서도 안해줄 것 같아서 자기가 먼저 해버리는 편이고~~ 나중엔 현이 앉아있는데 솔이가 뒤에서 안아주면서 머리카락으로 간지럽히는 것도 보고싶어!! 구체적인 이유는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그렇다 ... 앗 공대쪽으로 등 떠밀면 으아악 하면서 밀려나가면서 손 몇번 흔들어주고선 이따봐~ 하고 가지 않을까! 막 주변에서 이미 다 본 애들이 오오오오~~ 하고 있곸ㅋㅋㅋㅋㅋ
공대랑 미대 야작 많기로 유명하다는데 () 둘이 같이 야작하는 거도 보고 싶다!! 둘다 각자 미대 공대의 불을 밝히고 있다가 만난다거나....... 아니면 야작하구 집 갈라는데 둘이 같이 간다그나ㅎㅅㅎ
그러니까 말야.........현이 당해내지를 못한다!! 물론 그래서 좋아!!! 몬가 그만큼 짱친해갖구 솔이 다루는 방법 잘 안다는 느낌ㅎㅅㅎ 게다가 솔이 직설적이고 단순하니까 현이가 알기는 더 쉬울거고!! 엇 좋다 자기 머라카락으로 막 이거봐라 수염! 하면서 머리카락으로 현이한테 수염 만들어주구ㅋㅋㅋㅋㅋㅋㅋ
으악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들켰대 CC로 소문난다~~~ 그리고 소문 들은 사람들 반응: 엥 걔네 이미 사귀고 있는 거 아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 답 없으면 잔다구 생각해줘!ㅜㅜ 어제 좀 늦게자서 그런가 엄청 졸리다ㅎㅅㅎ........
막 야작하다가 카톡으로 산책하러가자~~ 해서 현이 나가는데 뒤에서 또 데이트하러 가냐?!! 하면서 막 놀리면 가운데 손가락 조용히 올려주고 빠져나오곸ㅋㅋㅋ 학교 한바퀴 한번 돌아주고 다시 헤어지고 나중에 집에 갈때 같이 가고! 우리집에 가서 잘래? 하고 막 물어보고~~
마음에 든다니 정말 다행이야! 그래도 가끔은 현이도 솔이한테 당해주고 그러지 않을까! 물론 한번 당한건 다시 안당하겠지만! ㅋㅋㅋㅋ 머리카락으로 장난치는 것마저 귀엽다니 유새솔 너는 도대체 매력의 한계가 어디인거야!! cc로 이미 소문 다 나버려서 다른 사람들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데? 하고 일상생활하고~~ 현이나 솔이 좋아하던 애들만 속으로 피눈물 줄줄 ...
앗 졸리면 얼른 자야지! 지금 핸드폰 내려놓고 코오 하자! 어제 세시에 잤으니까 오늘은 일찍 자야해!!
좋은 아침이야! 잠 잘잤을까~~? 아침도 먹어야지!! 엌ㅋㅋㅋㅋ 솔이가 그 장면 봐버리면 현이 살짝 당황은 하겠지만 예전엔 이것보다 더했으니까 이 정도는 애교지~ 같은 반응이지 않을까 ㅋㅋㅋㅋ 그래놓고 왜 여까지 왔어? 하고 웃으면서 물어보고! 아 달다 달아 ... 현이네집 가서 안씻고 잔다하면 샤워랑 양치는 꼭 하고 자! 하고 잔소리 하면서 화장실로 밀어넣고 그러지 않을까~ 물감 묻은 옷들은 자기가 세탁해주고!
개인적으로 묶은 머리를 현이는 더 좋아한다카더라 ... 묶어두면 막 잡고 흔들다가 혼나기도 하곸ㅋㅋㅋㅋ 그럴것 같네. 허어억 그렇게 작업 걸면 현이는 예전 성격 잠깐 보여봐? 하고 고민하다가 그냥 손잡고 가버릴것 같은데!
푹 잤지!! 아침은 원래 잘 안 먹어서!! 현주는 아침 맛있는거 먹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엄청 노려보지 않을까!! 아주 잘하는 짓이라구 그게 장랑이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왔냐구 하면 너 보러왔지 왜 와? 이러지 않을까?? 의도치않게 같이 야작하던 컴공 학생들은 데미지를 입게 되고........ 현이네에 이정도면 솔이옷 여벌이랑 양치세트 정도는 있을 거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씻고나오면 머리 말리기 귀찮아서 널부러져 있을거같아......
헉 접수입니다.... 나중에 데이트할때 높은 포니테일로 묶고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ㅎㅅㅎ ㅇㅇㅇㅖ예전 성격...... 솔이는 작업걸린 줄도 모르고 철벽치고 있을테니까 걱정할 일 없을거야 ㅎㅅㅎ 반대로 현이한테 웬 작업거는 애 있으면... 아직 마음은 모르겠어도 어쨌든 내 남친이니까!! 삐죽거리면서 현이 팔 끌어안을거 같다!!
나도 아직 아침은 안먹어서 이제 슬슬 먹으려구! 헉 아침을 안챙긴다니 ... 점심은 꼭 맛있는거 먹어야해! 막 노려보면 헛기침하면서 시선 피하고 모른척하지 않을까! 친구들끼리 그러는건 원래 국룰이기도 하고~~ 자기 보러왔다고하면 솔이 모르게 친구들 바라보면서 승자의 미소 짓고서 나도 보고싶었어~ 하면서 막 밖으로 나가고~~ 돌아와서 친구들한테 한대씩 맞는거지! 아마 양치세트 정도는 있지 않을까! 막 잠옷으로 쓸 옷이나 편한 옷 정도는 서랍에 잘 개놨을것 같고 ... 이 정도면 거의 부부인데?!
헉 ... 목 언저리로 내려와있는 그 잔머리들이 사랑스러운건데 그걸 어떻게 잘 아시는거죠 선생님! 솔이 철벽치면 현이가 속으로 너가 그러는게 도움이 될때도 있구나 하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늦었는데 이제 가자~ 하고 손잡고 끌고가고. 반대로 현이한테 작업 들어오면 그냥 솔이 손 잡아끌면서 얘가 제 여친인데요? 하고 가자, 하고 가버릴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가 그러는게 도움이 될때도 있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게 너무 웃겨서 읽다가 이전에 읽었던거 순간 까먹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잠이 많아서 아침 먹을시간에 자게 되드라구 :3c 대신 점심 저녁 잘챙기니까 걱정마!! 현주 아침 맛난거 먹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른척하는거 귀여워~~ 앗 승자의 미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염장을 두배로 질러버리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이라면 자기 옷 없어도 현이 옷 입고 잘 애라 ㅎㅅㅎ....... 아마 고백받기 전에두 야작하고 그러면 자주 그래버릇하지 않았을까?? 사귀기도 전에 신혼생활부터 하고 있었던(??)
원래 머리카락은 묶는게!! 더 꾸민거니까!! 머리 예쁘게 묶은거 언제 흘러내리나 풀릴까 신경쓰이니까 원래는 풀고 다니지만... 그림그릴때는 물감 묻을까+그림 망칠까! 데이트때는 이러면 좀 예쁜가....하는거지!! 진짜 새솔이는 질투할 새도 없이 아현이가 대형 철벽을 쳐버리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이 딴짓하고 있다가 손 끌리면 ??? 뭐야?? 하면서 가버리는 방향 쫓아가구나 있을 거 같다.......
아침부터 웃었다면 뿌듯한걸~~ 아침부터 기분 좋으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더라구!! 난 아침 그냥 집에 있는걸로 때웠다! 뭔가 새로 해먹기엔 아침엔 너무 귀차니즘...
ㅋㅋㅋㅋㅋㅋ 반대로 현이가 몰래 솔이한테 찾아가지 않을까~~ 단과대 들어가자마자 사람들 눈에 띄어서 막 솔이한테 카톡으로 보고 다 들어가고~~ 네 남친 왔다!! 하면서 ㅋㅋㅋㅋㅋㅋ 현이 옷은 크니까 접어서 입는건가! 그것도 엄청 귀엽다!! 그러게 사귀기전부터 신혼 생활 ... 사실 두명은 결국 결혼할 운명이 아니었을까? 아니 꼭 결혼할꺼야 내가 그렇게 만들꺼야~~~
맞아 묶는게 더 이쁜거지!! 풀고 다니는 것도 묶고 다니는 것도 서로 다른 매력이 있지만 말이야!! 새솔이는 뭘 하던 다 예쁘니까 괜찮아!! 어느날 머리 긴거 귀찮다고 짧게 치고와도 좋아!!! 현이는 원래 일편단심이기도 하고 솔이한테 마음 없을때도 다른 여자들이 막 접근하면 철벽쳤던 애라서 ...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안만나겠다는 주의!!
맞아!! 현주 덕분에 웃고 시작하는 하루야 고마워~~ 앗 맞아 아침은 차려먹기 귀찮지!! 그래서 내가 잠을 선택하기두 하고 ㅎ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톡으로만 보고 들어오겠어 과동기가 야 저기 너 남친 오는 거 같은데?? 하고 창 밖으로 보고서 알려주고 난리나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들 사이에서도 솔이는..... 의도치않은 철벽으로 모솔이던 애가 연애를 한다?!! 그 털털하던 애가 부끄러워한다?!!! 옆에서 지켜보는것도 재밌어서 놀리지 않을까 싶었거든!! 솔이는 지금 자기 옷도 좀 크면 접어 입지!! 아무래도 키가 조그마니까 기성복 사면 길이가 남을테고... 꼭 맞게 산게아니라 편하게 입으려고 한치수 크게 사면 남아돌겠지ㅎㅅㅎ 아현이 옷 입게되면 3-4번 접는거 아닌가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드레스 보러가자~~~~(??)
머리카락은 짧을수록 관리가 빡세고 거기다 곱슬이라 뻗치는거 감당안되서 잘 안 자를거 같긴 해ㅎㅅㅎ 아현이가 새솔이 머리 묶어주는 거 보고싶기두 하다 악 귀여워~~~아현이가 잘해도 귀엽고 못해도 귀여울거 같아 ㅜㅜㅠㅜㅠ
ㅋㅋㅋㅋㅋ 사방팔방에서 보고가 들어오는구나. 귀엽다 귀여워~~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렇다니 정말 솔이 인기가 많은걸! 현이도 주변에서 여친 아니라더니 결국 사귀는거봐라 ㅉㅉ .. 하면서 장난식으로 얘기하면서 막 솔이 친구들 중에 누구누구 예쁘던데 나 소개해주면 안되냐?! 하고 현이 찔러보고 막 ㅋㅋㅋ 솔이 넘 귀엽다 ... 현이가 막 진짜 아낄것 같아! 하 ... 정말 최고야 ... 나중에 커플링도 하고 손잡고 다니면 예쁘겠다!
현이 머리 묶는건 잘 못해줄지도? 어쨌든 자기 머리도 못묶는 애니까 고무줄 들고 아.. 음 ..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 하면서 막 어버버하다가 어설프게 묶어놓고 웃어버릴것 같은데
그런 설정이니까ㅎㅅ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현이랑 솔이가 미대랑 공대에 오작교 놓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이가 아껴주는 거 느껴지면 느껴질수록 솔이도 금방 마음열지 않을까! 외로움 잘타기두 하고 부모님도 이렇게 안 아껴줬던 거 같단 생각 들어서 신기하기도 하구ㅎㅅㅎ..........헉 반지~~~ 왼손 약지에 꼭 끼구다니기~~!
ㅜㅜㅜㅜㅠㅠㅠㅠㅠ귀여워..................... 어설프게 묶어둔거 보고 솔이 빵 터져서 그 머야 낙엽잎 굴러가는 거 보고 꺄르륵 웃는다는 그 나잇대 여자애들처럼 웃어버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이는 그런거 잘 알아서 본인보다 더 챙겨주려고 할테니까 ... 그러다가 어느샌가 자기를 너무 안챙겨서 탈나고 그럴수도 있는거지! 현이가 솔이를 너무 좋아해서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현이 그래서 무한 애정공세중 ... 아마 평생 입에 달고 살지 않을까? 사실 친구들 사이에선 말 별로 없는 애라서 그런 모습 보면 놀랄지도 모르고 ... 솔이한테만 막 좋아한다 사랑한다 속삭여주고 손 먼저 스윽 가서 잡고 안아주고~~ 주변 사람들이 알면 놀랠 노자라구~~
땋아주는건 이제 양손으로 하다가 꼬여서 끙끙대고 결국 못하겠어 ... 하고 다시 폭풍 이미지 트레이닝!! 헉 점심 먹으러가? 아침 안먹어서 일찍 먹는구나! 맛점하구 와~~~
솔이가 현이 마음 받아들이려면 정말 한달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아니면 좀 더 빠르면 나야 좋지만 ... 감정이라는게 순식간에 슉슉 바뀌는게 아니니까! 한달동안 연인처럼 지내다보면 뭔가 바뀌는게 있을지도 모르고 ??
그게 다 솔이니까 가능한것 ... 솔이도 막 털털하고 직설적인 이미지인데 현이 앞에서는 뭔가 좀 달라지고 그런게 있지 않을까! 사람이 180도 바뀌는건 아니더라도 90도 정도는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양갈래로 땋은 머리도 귀여워 ㅠㅠㅠ 아현이가 막 열심히 따라하려고 하는데 양쪽 퀄리티 차이 심각해서 거울 앞에 섰는데 엉망진창이곸ㅋㅋㅋㅋㅋ 그것도 막 웃음포인트겠는데? 나는 점심 생선 먹었어!! 고등어조림!! 저녁은 뭐먹을지 안정했지만 ... 헉 만두까지 먹어버렸다니 정말 든든하게 먹어버렸자나!
새솔이라면............아마 좋아한다는 말 대신에 다른 말로 현이를 좋아하게 됐다는 표현을 할 것 같지만!!! 뭔지는 비밀!!!!!!
잘 안꾸며버릇하니까 자주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기념일 같은 날에는 친구들이랑 사촌언니 도움 받아서 엄청 꾸며보려고 하지 않을까ㅎㅅㅎ 자기가 그렇게 꾸민것도 어색해서 부끄럽고 그걸 현이한테 보여주려고 한 거라는 것도 부끄럽고~~ 결국 그 모습으로 현이 만나버린 것도 부끄러워서 현이 보면 엄청 우물쭈물거리겠지!! 구두 때문에 걷는 거 서투르니까 현이한테 꼭 붙어다닐거구ㅎㅅㅎ~~~~~~~~ 그렇다면 다음 일상을 노리자!!! 볼 만지는 정도는 애교지 애교ㅎㅅㅎ 앗 진짜?? 이건...의외의 텔레파시....!!! 솔이도 나중가면 현이한테 안겨있는 거 제일 좋아할거 같은데!!!!!
현이는 솔이가 꾸미던 안꾸미던 좋아하겠지만 꾸미고 오면 엄청 예쁘다고 좋아할꺼고 안꾸미고 나오면 그건 그것대로 좋아할꺼고~~ 사실 안꾸민쪽이 더 익숙할테니까! 사실 이건 오너피셜이지만 현이는 연하게 꾸민걸 더 좋아해 ... (소근소근) 그리고 솔이가 원피스 같은거 입은걸 상당히 좋아할 것 같은걸~~~ 다음 일상엔 볼 만져도 되는거야?!! (신남) 헉 그건 진짜 텔레파시인데 ... 그럼 나중에 단둘이 있으면 안겨서 안떨어지는거 아니냐구ㅡ~~
솔이는 갖고 있는 색이 연해서 진하게 꾸미면 오히려 안 어울릴 거 같지 :3c 아마 아현이 취향인 줄 알고서 한건 아니지만 화장도 투명한 느낌으로 할거 같구 그래!! 놀랍게도 솔이한테 꾸민다 = 불편한 옷 입는다라서 꾸민다고 하면 치마류!! 그러니까 원피스 잘 입지 않을까? 근데 치마입으면 아현이가 신경을 좀 써야....할 수도..... 새솔이는 학교 다닐때도 교복 치마 입고 있으면 아무생각 없이 편하게 아빠다리하고 그랫다가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다리!!! 이랬을 거 같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아래 짧은 트레이닝 팬츠 같은거 입고 있었겠지만!!!
볼 당연히 만져두되고말구ㅎㅅㅎ 그냥 만져도 돼? 해도 솔이가 딱히 거절치는 않을거야! 그정도 스킨쉽이야 애기들한테도 하는 거고~~ 헉 나중에 둘이 그렇게 안고 안긴채로 집데이트 하는거 보구싶다~~~ 영화본다든가!!!
솔이는 모든게 아현이 취향 저격이잖아? 아현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지 ... 우리 솔이 소듕해 ㅠㅠ 현이도 그런거 잘 아니까 솔이가 치마입고 나오면 자기 겉옷 벗어서 둘러주지 않을까 싶고. 항상 예의주시하면서 보고 있고~~ 아니면 핫팬츠에 셔츠 앞쪽만 넣어서 입는 것도 귀여울 것 같고! 보고싶은게 넘 많아서 큰일이군 ...
애기들한테 만지는 것처럼 만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 ... 안물어보고 그냥 슥 만지고선 웃어넘길꺼야! 아아아악 다음 일상은 과연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
그리고 불편해죽는 유새솔............ 치마도 불편하고 구두도 불편하고 겉옷 두르고 있는 것도 불편하고 >:3c 예뻐보이려고 했지만 너무 불편해서 평소보다 더 빨리 집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을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이가 챙겨주는 건 엄청 좋지만!! 앗 새솔이가 반바지에 셔츠같은거 넣어입는 건 잘할 자신 있다고 방금 말해줬어~~~
그냥 말랑말랑 볼꼬집이 아니었던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앗 그러게 다음 일상은 어떠려나?? 이제 개강했으려나?!!
안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꾸미고 나온 이상 저녁까지는 놀다들어가야해!! 꾸민 거 아까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술은 뭐 먹거나 하면 잘 지워지니까..... 립스틱이든 틴트든 입술에 새로 바르고서 잘 발리라구 입술 오물오물하다가 현이랑 눈 마주치면 부끄러워할 거 같다 ㅎㅅㅎ 뭘보냐구 틱틱댈거 같아~~! 그래도 실외데이트 이어서 실내데이트까지 하는거는 너무 좋다 하루종일 데이트만 해라~~!
으 악 간 지 러 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당연히 볼 만진다길래 꼬집는 장난치는 줄 알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강총회는 뭔가 할게 많아서 좋은데 개강날 같이 등교하는건.......... 둘이 과가 달라서 학교 가는 길! 학식! 집 돌아가는 길! 이정도로 배경인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맞는 말이긴하네 저녁까지 놀고 저녁부터 현이네서 놀다가 자연스럽게 자고 가는ㄴ건가~~ 생각만 해도 왕설레는데!! 최고야 증말 ... 뭘보냐고 틱틱대면 그냥 예뻐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하고 큭큭대면서 볼 한번 만져주고!! 틴트 같은거 색깔 유심히 봐뒀다가 같은 종류로 선물 사다줄 것 같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장난도 치겠지만 내가 만진다는건 이런 의미였어!! 나중에 꼭 키스까지 할 것 ... 응응 맞아! 등굣길이랑 학교에서 밥 같이 먹고 수업 각자 듣고서 집까지 가는 길! 아니면 개강총회 일상도 좋을 것 같은걸~~
솔이 이정도면 사촌언니가 친구네서 사는거니^^?? 하고 물어봤을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어제일 이후로부터는 현이네서 있을 때 씻을 일 있으면 머리 말리는 건 현이한테 계속 부탁할거 같다ㅎㅅㅎ 현주..... 혹시 현이 닮은 동물이 뭐라고 생각해???? 난 구미호 정도 될거 같다고 생각하는데.................. 헉 선물 얘기나와서 나두 오너피셜 하나 주자면 솔이는 머리핀 선물 제일 조아할거야!!ㅎㅅㅎ
솔이 심장은 솔이가 책임지겠지!! 터지기야 하겠어?? 앗 일상고르기 어렵다 개강하는건 정말 일상!!! 이라는 느낌이고 개강총회는 뭔가 이벤트라구 해야하나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많아서 재밌어보이구..................
ㅋㅋㅋㅋ 아뇨 남자친구 집에서 사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 말려달라 그러면 현이는 내가 너 머리 말려주는 사람이야? 하면서도 묵묵히 다 말려줄 것 같네. 엉키지 않게 조심조심 빗질도 해주면서. 앗 아현이를 가장 닮은 동물이라 ... 이건 생각 안해봤는데 올빼미가 아닐까! 애완올빼미는 조용조용하게 막 애정표현 다 하거든! 평소엔 좀 조용한 이미지인데 솔이 한정으로 무한 애정표현이니까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 솔이가 구미호라니 약간 외적으로 그렇다는걸까? 아현이는 외적으로는 진짜 강아지 상이야!
맞아 일상 고르기 어렵다 ... 이벤트 빵빵한건 개강총회인데 .. 하지만 등하굣길은 언제나 할 수 있고 개강총회는 아닌걸! 개강총회날이 재밌을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구미호같다는 건 현이 얘기였어!!!! 아주 사람을 홀리길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빼미... 올빼미가 그런 부분이 있구나 처음알았는데 너무 귀엽다 ㅜㅜㅜㅜㅜㅜ........ 앗 솔이....... 새솔이가 무슨 동물인지는 나도 생각 안해봤는데!!
앗 맞네 등교하교는......... 종강할때까지 계속 하겠지.......!! 그럼 개총으로 할까??!
당연한거 아냐.......?? 새솔이도 홀리고 새솔주도 홀리고 다 홀린다~~~ 솔이는 여러모로 구미호랑은 거리가 멀지!! 외모도 여우과는 아닌거같구 :3c 솔이가 동물이라면 일단 조그만 동물일 거 같다라는 생각밖에 안든다ㅎㅅㅎ!!
좋아조아!!! 음 같은날 같이 개총이어두 현이랑 솔이 시간표까지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 둘이 따로따로 갔으려나??? 솔이가 먼저 가있어도 괜찮다구 하면 야 너 언제와?? 하고 현이 찾는 식으로 테이블에 진상 복학생 있다면서 지옥이라며 선레 써올려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번 일상은 현주가 선레 썻으니까!!!
다들 개강총회라고는 말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개강을 명목으로 술판 벌리고 노는 것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술을 좋아하지도 않고, 잘 마신다고도 못하니까 술자리는 친한 친구들과 먹는게 아니라면 영 달갑지 않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 와 앉아있는 이유는 있다. 저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이번 개강총회는 남자친구가 되어버린 소꿉친구의 학과와 같이 하는 것이고. 그런데 막상 공지된 장소로 와보니 네가 보이지 않아서, 곧 오겠거니 하고 적당히 제일 먼저 저를 알아보며 부른 테이블에 앉았더라. 그리고 이것은 후회할만한 선택이었다.
연락을 주고 받기에는 선배라는 사람의 눈치가 보여서 그러지도 못하고, 오타를 고치지도 못하고 도도도 메세지를 보내둔다. 네가 연락을 보고서 전화를 걸어주면, 자연스럽게 연락을 받는 척 자리를 비울 수 있을테다. 그리고 절대로, 저 테이블에 다른 사람이 차지하기 전까지는 들어가지 않으면 된다. 네게 구조 요청을 남기고 나니, 또 귀신같이 술을 권유 받아버리고 한 잔을 다시 억지로 비워낸다. 이러다가는 네가 늦게 오거든 이미 주량 넘게 마셔버리고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개강총회가 열리는 날이다. 이미 네번째로 경험해보는 개강총회지만 오늘은 평소와는 다른 것이라 조금 기대를 하고 있었다. 개강총회라면 질색을 하는데 이번엔 순순히 가겠다고하니 애들이 놀랬을 정도로. 하지만 이번 개강총회는 회화과와 같이 하는 것이었고 회화과에는 내 소꿉친구였고 지금은 여자친구인 솔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과가 다른만큼 수업이 다르게 끝나서 같이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먼저 가있겠다는 말에 수업만 끝나고 바로 간다는 톡을 보내놓고 마지막 수업을 듣는다.
' 웅우우우우웅 '
수업이 거의 끝나갈때쯤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신나게 울려댄다. 이렇게까지 내게 톡을 많이 보낼 사람은 한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교수님의 말이 끝나고서 나는 핸드폰을 꺼내 내용을 확인한다. 벌써 술이라도 취했나 싶었는데 비록 오타가 많은게 술에 취한 사람 같기는 했지만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 또 무슨 일이야, 작게 한숨을 내쉬며 나 먼저 가볼께, 하고 같이 가기로했던 친구들을 뒤로 하고 황급히 장소로 향한다.
" 오 아현이 왔네! " " 뭐 그렇게 급하게 왔어? "
거의 뛰다싶이 술집에 와서 주변을 둘러보자 나를 알아본 친구들이 먼저 말을 건다. 아직 테이블을 섞지는 않았는지 과가 분리되어 있었고 인사하는 친구들을 향해서 대강 손짓으로 인사를 받아주고 너를 찾기 위해서 회화과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점점 여자의 비율이 늘어나고 회화과가 한창 술을 마시고 있는 곳에서 너의 얼굴을 발견한다.
" 너 술 많이 못마시잖아. "
네 쪽으로 다가가서 말을 걸자 솔이의 옆에 앉아있던 친구들이 내 얼굴을 알아보고서는 알아서 한자리 만들어준다. 이럴땐 너네 과에 얼굴이 알려져있는게 좋다니까. 자연스럽게 네 옆에 착석해서 반대쪽에 앉아있는 사람의 얼굴을 본다. 관상은 과학이라고 했던가, 딱봐도 꼰대의 기질이 보이는 사람이 앉아있다.
" 안녕하세요, 컴공과 2학년 류아현이라고 합니다. "
우리 과 선배님은 아니니까 깍듯이 인사를 할 필요는 없겠지. 눈짓으로 네 술잔을 보자 이미 몇번이고 마신 흔적이 보인다. 흠, 짜증나네. 예전 같았으면 성질부터 냈겠지만 지금은 장소가 장소인만큼 내 술잔을 받아와서 내 앞에 내려놓는다.
선배만 아니었으면, 적어도 같은 과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술 안 마신다고 말을 해도 못 알아들으니 큰 소리라도 내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졸업할 때까지 껄끄러울게 분명했다. 휴대폰 알림은 조용한게 네가 연락을 확인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네가 없어도 컴퓨터공학과 쪽 테이블에 앉을 걸 그랬나 싶었고, 아니면 기다렸다 같이 올 걸 그랬나 싶었다.
"야, 야. 너 예비남친 왔다."
취하는 건 둘째치고, 술의 맛없음에 감탄하고 있던 차 친구가 저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무언가 소근거린다. 그러면서 눈짓으로 누군가를 가리켰다. 저를 부르고 예비남친이 왔다며 알려줄 사람이라면 당연히 너 밖에 없다. 예비남친이 아니라 정말 남친이 되어버렸지만, 일단은 입을 다물었다. 제쪽으로 찾아오는 너를 보고는, 연락을 보기는 한 것 같은데 왜 전화를 안 해준거냐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이 테이블에 오면 너도 진상한테 걸리는 것은 똑같을텐데, 자리 옮기는게 나을텐데.
"못 마시지. 엄청 못 마시지."
너만 있었다면 자존심이랍시고 잘 마신다며 우겼을텐데, 이 자리에서는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물론 저가 말했다고 한들 들어주지도 않았던 선배 앞에서 다시 말한다고 귀기울여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왜 이제 왔느냐고, 연락은 봤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여기서 말할 수는 없다. 맞은 편에 앉은 선배는 네 인사에 영 불퉁스러운 반응이었다. 그저 네 잔을 채워주려는 듯 술병을 들더니 저에게 질문을 던진다.
"새솔이랑 아는 사이?"
옆 자리에 앉은 네가 남자친구라고 답해도 되는 건지, 이미 다들 너와 제 사이가 연인 관계인줄 아는 사람들이 많기는 했지만 그런 질문들에 긍정을 해본적이라고는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애매한 대답을 돌려주었다.
"중학교 때부터 친했는데, 저. 얘 술 하나도 못해서요."
솔직히 술 따르지 말라고 말하다 못해 싫다고 말하면 알아들으라고 따박따박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참아낸다. 거짓말을 하더라도 저 진상 선배는 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못 마시는 애를 이렇게 멕이는건 공대인 우리 학과도 그러지는 않는다. 잘 마시는 애들을 모아놓고 먹이지 못마시는 애들은 무리할까봐 좀 취했다싶으면 술도 치워버리고 음료수만 잔뜩 먹이는데. 다른 학과라고 다른게 아닐텐데 이 사람은 어디 과거에서 살다온걸까. 복학생이니까 진짜로 과거에서 못빠져나오는건가 싶기도 하고. 못마신다고 내 옆에서 긍정을 표하는 너를 슬쩍 돌아봤다가 나랑 무슨 관계냐는 물음에 네가 답한걸 듣는다.
" 중학교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고, 지금은 제 여자친구네요. "
웃으면서 말하자 갑자기 주변에 정적이 흐르더니 시끄러워질줄 알았던 주변이 왠일로 조용하다. 그럼 그렇지, 같은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너를 보면서 작게 한숨을 내쉰 나는 정면에 앉은 선배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 술 못하는 애를 이렇게 먹이는건 의도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선배님. "
이때 원래 같이 오기로했던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온다. 들어오자마자 류아현 왔어? 왔어? 하면서 내 이름을 부르면서 날 찾는다. 주변에 있던 애들이 내가 어딨는지 알려주고 내쪽으로 오려다가 이쪽의 분위기와 네 옆에 앉아있는 너를 보고선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각자 자기가 원하는 테이블로 흩어져버린다.
" 근데 얘는 너 남자친구라고 얘기 안하던데? 너가 혼자 착각하고 있는거 아니고? "
입가에 지어져있는건 명백한 비웃음. 진짜 옛날 같았으면 주먹이 먼저 나갔을꺼다. 실제로 그걸 반증하듯 올려놓은 오른손과는 다르게 왼손은 이미 주먹을 꽉 쥐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저급한 도발에 넘어가면 내가 창피하지. 옆에 놓여있는 새로운 술병을 따서 선배와 내 잔에 따르면서 말한다.
" 딴지 오래 된 술은 맛이 없거든요. 그니까 새 술로 한잔하시죠? "
대답할 가치가 없는 말이라 대신 술을 따라주고선 남기는 술 없이 바로 전부 마셔버린다. 술이 별로 시원하지 않아서 쓴맛이 강하게 올라왔지만 그건 별로 신경 쓸 가치가 없었다. 그 선배도 바로 나에게 술을 따라주고서는 또 바로 마신다. 그렇게 순식간에 세잔 정도의 술이 들어가버린다.
못 마실 때까지 마신 것도 아니고 아직 주량까지는 조금 남았다. 하지만 원래 즐겨 마시지도 않았고, 원래 마시던 것에 비하면 보다 빨리 보다 많이 마셨다. 취기가 올라오는 걸 느끼고서는 어떻게든 자리를 옮겨야겠다 싶은데, 정신이 또렷해지는 한 마디가 들렸다. 지금 얼굴이 달아오르는 건 분명 취기 때문이 아닐테고, 잠깐 정신이 번쩍 들었던 머릿속은 순식간에 혼잡해지기 시작한다. 주변은 조용히 가라앉았는데 어지럽기만 하다. 너는 말해도 괜찮은 건지, 저는 말해도 괜찮은 건지 판가름을 할 수 없었다.
"남자친구 맞아요."
이미 엎질러진 물에, 한 잔 더 엎는다고 달라질게 있을까 싶었다. 테이블 아래의 네 왼손이 꽉 쥐어진 것을 보고는 눈을 감았다 뜬다. 네가 그때처럼 싸우고 다니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지만, 여긴 술자리라는 점이 불안하게 만들었다. 술기운에 별별 일이 다 벌어지는데,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네가 꽉 쥐고 있는 왼손 위에 제 손을 올려놓는다. 저를 좋아한다고 한 너니까, 좋아하는 사람의 손을 뿌리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 저 주먹이 풀리길 바란다.
"야...!"
누가 술을 이렇게 빨리 마시는지, 그냥 피하면 되는 일인데 네가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다. 더 분위기가 흉흉해지기 전에 어떻게든 해야할텐데, 그나마 다행인 건 선배쪽에 앉은 다른 사람들이 왜 그러냐며 말리고 있었다. 다만 널 말릴 수 있는 건, 이 자리에서는 저 밖에 없었다. 네 친구들이 이 테이블에 와주지 않는 이상은. 그래서 네 잔을 빼앗았다. 더 따르고 마시지 못하도록 네 앞에서 잔을 치운다.
"선배님이 잘못하신 거 맞잖아요. 술 먹기 싫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몇 번이나 싫다고 거절의사를 내비췄는데도 몇 잔을 마셨다. 다행히 같은 테이블에 제 동기 친구들이 있었고, 저의 말에 옹호를 해주었다. 선배라는 진상은 술 몇잔 마신게 별 대수롭냐는 듯, 술은 마시면 는다라거나 취하지도 않았고 멀쩡해보이는데 왜 그러냐는 반응이었다.
"저희가 다른 테이블로 갈테니까 그러지 마세요."
네 꽉 쥐어진 주먹 위에 얹었던 손으로 네 손을 쥐어본다. 너도 여기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어울리지 말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네게 전달되리라 믿는다.
새솔이는 자기가 주당이었으면 두사람다 술에 떡으로 보내버렸을 거라고 생각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다녀왔다!! 근데 이따 저녁 먹을 거 같아서 또 자리비울지도 몰라.......!! 현주는 저녁 먹었어?? 애들은 열심히 술안주 먹겠지........어 아현이 빈속에 마신 거 아냐?? 안주 먹여야한다..............!!!!!
왼손의 주먹이 꽉 쥐어져있는데 그 위로 따뜻한 것이 느껴진다. 아래쪽을 슬쩍 보니 네 손이 내 주먹 위에 올라와 있더라. 나도 여기서 싸우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예전처럼 마구 싸우는 성격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네 걱정되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맞다는 말이 들려와 나는 조금씩 주먹에 들어간 힘을 뺀다.
" 그럼 남자친구니까 제가 얘 데려가도 괜찮겠죠? "
네 입에서 남자친구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선배라는 사람을 향해 말한다. 그 이름도 모르는 선배는 주변에서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도 지지 않고 눈을 마주 본다. 이미 술이 오고간 상태고 나도 빈 속에 술을 연거푸 마셔버린 상태라서 조금 취기가 올라오고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정신이 흐트러지면 실수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슬슬 자리를 뜰려고 했다.
" 여기 앉았으면 끝을 보고 가야지. "
선배의 말이 들려와서 얼굴을 살짝 찡그린다. 아무리 나이가 많다고해도 나잇값을 못하면 취급도 제대로 안해주는데 이 사람은 그 정도가 심했다. 마음에 안들어, 속으로 중얼거리며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을때 마침 네가 옆에서 거들어준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옹호해주고 있어서 그 선배도 입장이 조금 난처해졌는지 결국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내 주먹을 쥐고 있는 네 손이 뭘 의미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나도 아무 말 없이 앉아있다가 너의 손을 잡고서 그대로 자리를 빠져나온다.
" 여기 말고 컴공쪽으로 가자. 아니면 집에 갈래? "
적어도 내 친구들이 있는 쪽이 더 나을듯 싶었다. 다들 솔이 얼굴도 알고 있고 술 없이도 재밌게 노는 친구들이라. 거기에 내가 있던 곳의 기류가 그쪽까지 흘러갔는지 이쪽을 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아니면 그대로 집에 가도 좋았다. 하지만 개강총회에서 집에 가버리면 분위기가 요상해지는건 각오해야하는 일이긴 했다.
" 네 연락 보고 달려온거야. "
그 증거로 뒷목은 땀이 흥건했다. 개강을 했지만 여름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저녁의 온도는 좀 있는 편이었고 긴팔을 입고 뛰어오니 땀이 날 수 밖에 없었다. 뒤늦게 휴지를 뽑아 뒷목을 닦아내며 너를 보고 미소 짓는다. 입모양으로 보고싶었다고 말하면서.
다행히 네가 주먹을 쥐고 있던 손에서 힘이 빠지는게 얼핏 느껴졌다. 네가 저 사람에게 허락받을 필요가 없다는 듯이 말을 내었다. 낯부끄러운 말이라고 생각했을 법한데도 술기운 덕분인지, 조금 과감하게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 몇 번 말을 주고 받은 후에, 저가 목소리를 낸 후에 상황이 진정되는 듯 싶었다. 분위기도 저와 난 잘못한게 없고, 선배의 잘못인게 분명하니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이목이 집중된 건 조금 그랬지만, 곧 술기운이 더 오르고 나면 분명 저들끼리 놀기 바빠져 계속 이목이 집중될 일은 없을테다.
"좋아하는 술 많이 드세요!"
네가 자리를 빠져나가려고 할 때 잠깐 멈췄다. 그리고는 제 몫으로 있던 맥주잔에, 아직 뚜껑을 따지 않은 소주 한 병을 새롭게 따서 콸콸 부어버린다. 먹인 만큼은 돌려줘야겠고, 네가 저 진상을 상대하다 마셔버린 몫도 배로 먹기를 바랐다. 그래서 맥주잔을 소주로 가득 채운 채로, 방긋 웃으면서 그것을 선배의 앞에 내려놓고 자리를 떠난다.
"너희 과 쪽으로 가자. 놀아야지."
집으로 가는 건 꼭 잘못해서 아예 떠나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도망칠 필요가 없으니까. 조곤조곤 네게 말하고서는 어느 정도 얼굴을 아는 네 친구들이 어디 앉아있나 가게 내부를 두리번거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술기운은 점점 더 올라온다.
"전화하랬잖아. 너 집갈 때 각오해."
잔소리는 좀 해야겠다 싶었다. 제가 말했던 대로 전화를 해줬으면, 네 전화를 받으며 가게 밖으로 나올 수도 있었고 네 마중을 나갈 수도 있었다. 그랬으면 저 테이블에 너까지 앉을 일도 없었고, 지금같은 일도 안 벌어졌을텐데 싶으니 잔소리 거리가 한 가득이다. 특히 진상과 얽혔을 때 네가 대처한 방식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무어라하고 싶었다. 하지만 제 연락을 보고 달려왔다니 조금 미루기로 했다. 작은 한숨을 폭 쉬고서, 미소짓고 있는 너를 흘깃거리다 입모양으로 네가 무슨 말을 했는지 눈치채면 고개를 휙 돌려버린다. 그러다 네 친구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발견하고는 널 데리고서 그 테이블로 향했다.
자리를 빠져나오려고 할 때 너가 한 말에 정말 나이스 펀치라고 생각하면서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려고했다. 물론 여자친구가 아니었어도 저런 비스무리한 말을 하긴 했겠지만 그래도 내가 지금 너의 남자친구인 입장에서 저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기 마련이다. 저 선배 때문에 나빠진 기분이 금방 긍정적이게 변하는 것을 느끼며 네가 소주 한병을 맥주잔 가득 부어버리는 것까지 보고 있다가 우리 과 쪽으로 향한다.
" 그래 개강총회인데 놀아야지. "
우리가 나가는건 말이 안되니까. 그러다 네 말에 나는 시선을 피하며 모른척한다. 전화하라는 말을 보긴 봤는데 네가 걱정되어서 엄청 뛰어왔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어쨌든 내가 판단을 잘못한게 맞으니까 그냥 보고싶다는 말로 무마하려 한다. 물론 그 입모양을 본 네가 고개를 휙 돌려버리긴 했지만. 많이 삐졌나?
그렇게 우리 과쪽의 테이블로 오자 친구들이 반겨준다. 이미 내가 했던 발언이 여기까지 넘어왔는지 다들 바라보는 분위기가 조금 요상하다. 하지만 다들 너의 얼굴을 알고 있는 애들이라서 우리의 자리를 마련해주고선 잔도 새로 세팅해준다. 안주가 가득하게 깔려있었지만 다들 온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가 별로 먹지 않은 상태였고 빈 속에 한번에 알코올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속이 역했던 나는 치킨 한조각을 포크로 찍어서 입에 넣는다.
" 그래서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
친구가 물어오자 나는 말도 하기 싫다며 손사래까지 치고서는 저기 있는 복학생을 가리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구절절 설명해준다. 이미 거기엔 같은 복학생 같은 사람들이 앉아있었는데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은게 아까 그 문제의 선배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즘엔 그런 사람 없다고 혼이라도 나는걸까. 쌤통이다. 내 이야기가 끝나자 다들 요즘에도 그런 사람이 있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러다 우리 과 여자애들도 솔이 얼굴을 보고 두어명이 앉는다. 여자 혼자 있으면 좀 불편할 것 같다나.
" 그런데 저 사람이 너한테 해코지하면 어쩌냐. 술 더 들어가면 진짜 사람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
친구 한명이 걱정스럽게 물어보자 나는 어쩌긴 흠씬 패버려야지, 라고 대답하려다가 네 얼굴을 슬쩍 본다. 분명 내가 싸운다 그러면 아까 그 잔소리에 플러스 플러스가 되겠지.
" 열심히 도망가야지~~ "
큭큭대면서 네 접시에도 치킨 두어조각을 올려준다. 나보다 술도 약한게 그렇게 술을 마셨으니 걱정되는 마음이 컸다.
저도 널 보고싶었다고, 자칫 잘못하면 너를 안을 뻔 했다. 네게 연락을 했지만 답은 없었고, 잘못 골라앉은 자리 덕분에 고생은 있는대로 했다. 그동안 네 생각을 얼마나 했는지 알려준다면, 안을 뻔 했다고 알려준다면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긴 공공장소고, 저는 술기운이 올랐으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너와 저의 남은 대학생활동안 오며가며 마주칠 얼굴들이다. 그래서 고개를 돌린 후에 정신차리자는 듯이 눈을 꾹 감았다 떴다.
"근데 너... 진짜 예쁘게 생겼다."
테이블에 앉고 나서는, 너는 네 친구들과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무리 너와 자주 다녀서 네 친구들과도 낯을 익혔다지만 그래도 저 대화에 낄 정도는 아니었고, 오른 술기운에 실수로 무슨 말을 할 지도 모르겠어서 조심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일단 이 술기운이라도 어떻게 해보자고 물을 마시고 있으면, 낯선 여자 애 둘이 제 주위에 앉더라. 불편할 것 같다며 와준게 좋은 아이들이란 생각에 생글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자니 대뜸 들려온 말이다. 그래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고개를 저었다.
"현이는 나 별로라던데. 누구 사귈 생각 말라고."
실제로 널 만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못 만나봤으니, 정말이겠거니 생각하고는 했다. 날 좋아한다는, 지금은 남자친구인 너까지 그렇게 말할 정도면 거짓은 아니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여기에 술기운이 얹어져 조금 풀이 죽어버렸다. 힘없이 웃으면서 말하다가는, 곧 다시 방긋 웃는다. 제게 칭찬을 해준 여자애에게 예쁘다고 해줘서 고맙다고, 너도 예쁘다며 웃어보인 것이었다. 올라온 술기운이 얼굴을 빨갛게 만들었다. 여자애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는 반응이었다.
"뭐야. 왜 봐?"
여자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네가 무슨 대화를 하고 있는지는 놓쳐버렸다. 그래서 네가 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지자 고개를 갸웃거리고 이유를 물을 뿐이다.
"지나 먹지. 빈속에 술 마시고 좋냐?"
접시 위에 덜어진 조각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한 조각은 네 앞접시에 옮겨두고 남은 한 조각을 포크로 찍어서 입에 물었다. 오물거리고 있으니 입에 남아있던 쓴 술맛이 좀 덜해지는 것 같다.
내 옆에 앉아있기는 했지만 내 친구들이 계속해서 물어오는 통에 나는 솔이와 대화를 할 수가 없었다. 물론 솔이도 우리 과 여자애들이 와서 대화를 걸어준 덕분에 심심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계속 솔이가 신경 쓰이는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엔 남자애들 대화는 들은체만체 하면서 솔이의 대화에 집중하게 되었고 너희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다 들을 수가 있었다. 음음, 그래 솔이가 예쁘긴하지.
" 야 류아현 이거 진짜야? " " 이거이거, 너 견제한거지? "
솔이의 말을 듣고서 여자애들이 나를 보고 추궁한다. 아니 내가 진짜 그런 말을 한건 사실이지만 ... 그리고 견제를 하려는 목적도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아니 내가 좋아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채가면 그것도 억울할 것 같았으니까. 결국 그 말에 반박은 못하고 살짝 고개만 끄덕이곤 한숨을 내쉰다. 그야 다 맞는 말인데 반박을 어떻게 해. 그러다 너의 왜 보냐는 말에 손에 든 핸드폰으로 너에게 톡을 하나 보내버린다.
[예뻐서 봤다, 왜!]
그리고 내가 올려준 두조각의 치킨 하나를 나에게 주며 하는 말에 정말 말을 예쁘게한다고 생각하면서 포크로 푹 찍어 다시 입에 넣는다. 알코올만 있던 위장에 고기들이 들어가니까 속이 한결 나았다. 누군가 따라준 물까지 마시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술이 어느정도 들어가서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 같았다. 그리고 학생회장들이 중간으로 나오더니 크게 외친다.
" 이제 테이블 섞겠습니다~ "
과 별로 나누어져있던 테이블을 이젠 서로 섞겠다는 뜻이었다. 여초과인 회화과와 남초과인 컴공과가 만났으니 테이블을 섞으면 얼추 성비가 맞을거라 생각했나보다. 이 말이 들리자 주변에서 의자를 드르륵, 하고 미는 소리로 소란스러워졌고 나도 옮겨야하나 고민하고 있을때 네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 우리는 이미 섞여있으니까 안움직여도 되겠지? "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술이 조금 더 들어가서 그런가 표정 조절이 힘들었다. 네 얼굴을 보고 평소보다 좀 더 헤실거리는 표정이 되어서는 손을 살짝 잡으려했다. 내 주변에 있던 친구들도 옮기는 와중에 우리들을 보더니 얘네는 미리 섞여있었네, 하고 웃으면서 다른 테이블로 향해간다. 이내 우리가 앉아있던 테이블엔 솔이가 아는 친구들도 와있고 내 친구들도 일부 와서 새로운 그룹이 형성 되었다.
이야기하고 있던 여자애들이 갑자기 너를 추궁한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쫓아가기에는 온전한 정신이 아니라 버거웠다. 견제한 거냐는 말에 네가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그럼 너는 견제를 했단 뜻이고, 무엇을 견제했단 건지 골똘히 생각해본다. 네가 줬던 치킨조각을 오물거리면서 저가 여자애들과 나눴던 대화부터 찬찬히 되짚어본다. 저가 예쁘다는 칭찬을 들었고, 그래서 너는 제게 별로라 했었다고 답했고, 그 이후가 이 상황이다. 두어번 같은 생각을 반복하고 나니 그제서야 대화의 흐름을 쫓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네게서 카톡이 하나 날라온다.
"뭐야. 나 예뻐?"
헤실헤실 웃음을 흘리면서 조그맣게 목소리를 줄여 네게 물어보았다. 그러고 있자니 넌 제가 다시 네게로 옮겨준 치킨조각을 입에 넣고 있었다. 빈속에 술 먹은게 기억나기에 네 머리 위로 손을 올린다. 뒤늦게라도 속을 채우는 것을 칭찬하기 위해서였고, 그래서 네 머리를 부슬부슬 쓰다듬는다. 네가 그만하라고 하지 않는 이상 계속할 것처럼 네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가, 갑자기 크게 들리는 목소리에 흠칫 놀란다.
"응."
눈을 깜빡거리다가, 네가 손을 잡으면 그대로 톡 네게 기댔다. 어깨 한 쪽에 머리를 살짝 기대고서는 또 다시 목소리를 줄였다.
"같이 있고 싶댔잖아."
너도, 저도 그렇게 말했었다. 이내 곧 자리가 다 바뀌었는지 아는 얼굴들이 보이면 네게 기대고 있던 것에서 떨어진다. 부끄러움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취기에 부끄러움은 흐려진지 오래고, 반가움에 제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겠다고 네게서 떨어졌다. 그리고는 제 옆에 와서 앉는 친구를 폭 안아버린다. 곧잘 이러고는 했으니 별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장소를 가리지 못 하고 있는 것에서 큰일날 정도는 아닐지언정 취기가 올랐음을 확인할 수 있을테다.
솔이가 술기운이 올라오는지 평소에 안하는 짓을 한다. 저 헤실거리는 웃음에 진짜로 함락 당할뻔해서 껴안을뻔 했다가 주변 시선이 있다는 것을 안고서 겨우 참아냈다. 그 웃음 반칙인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네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웃으면서 좀 더 편하게 쓰다듬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다 주변이 테이블 이동으로 시끄러워지고 그 사이에서 네가 한 말이 내 귀에 똑똑히 들려온다.
" 맞아. 나는 너랑 평생 같이 있고싶어. "
내게 기대서 하는 말에 나도 너에게 작게 속삭인다. 주변의 소음 때문에 조금 크게 말했지만 아마도 너에게만 들렸겠지. 다른 사람들은 시끄러워서 듣지 못했을테니까. 그리고 곧 테이블 이동이 끝나 새로운 멤버들이 모인 그룹이 형성된다. 내게 기대있던 너는 네 친구들을 보고 나에게서 친구들로 옮겨간다. 너가 기대어있던 그곳이 좀 허전했지만 이 정도만 해도 크게 만족할 수 있었다.
" 아 아현아, 아까 그 선배 있잖아. 회장한테 혼났어. 쌤통이다, 꼰대 같더니. "
회화과에서 온 여학생 하나가 나한테 말해준다. 아마 우리쪽 회장이 말해준게 아닌가 싶었다. 겉보기엔 사람이 맹해보여도 일처리도 엄청 정확하고 빠르기로 유명하니까. 내가 말도 안했는데 아마 사태 파악을 진즉에 끝내지 않았나 싶다. 자신의 친구를 꼭 껴안고 있는 솔이를 웃으면서 바라보다가 다시 치킨을 한조각 입에 넣는다. 치킨이 인기가 많았는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었기에 마지막이겠거니, 직감해서 하나를 더 찍어서 솔이의 접시에 놔준다.
" 생각해보니 서로 초면이겠네. 나는 둘 다 알고 있어서 몰랐어. "
생각해보니까 테이블을 섞었으니 내 친구들과 솔이 친구들은 초면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쩐지 어색하더라. 서로가 한번씩 인사를 주고받고 나는 그 사이에서 웃으면서 중간중간에 친구들 소개에 한마디씩 더 얹었다. 그러자 곧 분위기는 다시 화기애애해지고 다시 한번 술자리가 시작된다. 물론 나에게도 술이 돌아왔고 좀 더 마실 기력이 남아있긴 했지만 나는 옆에 있던 솔이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어본다.
대답을 기다리면서 눈을 깜빡거렸다. 네가 그렇다는 대답을 돌려주면 방긋 웃으면서, 쓰다듬던 것을 헝클이는 것처럼 네 머리카락을 흐트려놓았다. 들어간 술 때문에 기억이 안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네게서 예쁘다는 칭찬은 처음 들어본 것 같아서 귀 끝이 붉어졌다. 이건 분명 술기운 탓은 아닐테다. 맨정신은 아니지만, 완전히 취해버리지도 않은 오묘한 감각이다. 한 잔만 더 마시면 소위 개가 된다는 그 표현이랑 알맞은 상태가 될 것 같다.
"이따 아이스크림 먹자."
평생 같이 있고 싶다는 말에 여전히 헤실거리는 웃음을 흘리더니 입을 열었다. 원래도 아이스크림을 좋아했지만 술을 마시고 나면 꼭 아이스크림을 찾았더라. 네게만 소곤소곤 말한 이유는 분명 너하고만 같이 가겠다는 의도였을테다. 아무것도 모르는 마음이어도 네가 남자친구라는 사실은 꼭 새겨두고 있다.
"혼났으면 뭐해. 사과를 해야지."
옆자리에 앉지 않은 다른 친구들을 안지 못하는 몫까지 옆에 앉은 친구를 안고 있었다. 아까 그 진상도 떨쳐냈겠다, 기분이 좋은 것이 고스란히 행동과 표정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원래도 제 감정같은 것을 숨기는 편은 아니었는데, 술까지 들어갔으니 티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러고 있다가도 아까 그 진상 이야기가 나오니 입술을 삐죽거리며 한마디를 얹는 것이다. 저한테도, 너한테도 사과해야 한다.
"어우, 이제 니 남친한테 붙어."
얼마 안고 있지도 않은 것 같은데, 친구 쪽에서 저를 떼어낸다. 그러고는 너의 친구들과 저의 친구들이 인사를 주고 받는다. 느릿하게 눈을 깜빡거리다 그 인삿말들 사이에 한 마디씩 말을 얹는 널 물끄러미 쳐다본다.
"야, 이제 너한테 붙으래. 안아도 돼?"
접시에 덜어진 치킨에는 관심도 없고, 지금 저가 있는 곳이 어딘지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아니면 신경쓸 겨를이 없거나. 바로 옆자리에 앉은 친구는 물론, 맞은 편에 앉은 거리까지도 들릴 목소리 크기였다. 아까까지는 그래도 목소리를 줄이고는 하더니, 이제는 또박또박 물어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무작정 안지는 않았단 점이다.
사실 네가 좋다고 느껴졌을때부터 예쁘다는 생각은 쭉 해오고 있었다. 그 전에는 친구들이 너가 예쁘다고해도 별 감흥도 없었지만. 사실 우리 학과에서 예쁘다고 하는 애들도 솔이 앞에서는 한수 접어줄 만큼 솔이는 예쁜 편이었으니까. 그전까진 너랑 연인관계도 아니었고 평소처럼 대하려고 틱틱대긴 했지만 이젠 너가 내 여자친구니까 이 정도 칭찬은 쉽게 해줄 수 있다.
" 이따 테이블 다시 바꿀때 집 가면서 사먹자. "
분명 여러번 테이블을 섞을 것이 분명했다. 자리를 계속 옮길때마다 집에 갈 사람들은 가고 남을 사람들은 남아서 계속 술을 마시는 구조였으니까. 아무래도 솔이의 상태를 보아하니 다음 이동때 집을 가야할 것 같았다. 내 친구들도 솔이를 보고서는 나한테 눈짓으로 얼른 데려가라고 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친구들끼리 인사가 이어지는데, 옆에서 네 목소리가 들려온다.
" 안아도 돼. "
주변 친구들의 눈총이 쏟아지지만 너네도 여기서 여자친구 만드시던지요. 눈빛들을 애써 무시하면서 네 허리를 끌어안아서 내쪽으로 끌어당긴다. 너가 편하게 기댈 수 있게 자세도 만들어주고선 혹여 네가 술을 많이 마셔서 어디 불편한게 아닌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속이 안좋다거나 그럴수가 있으니까. 그리고 친구들이 술을 따라주자 술을 먹을까해서 네게 물어봤지만 아무래도 네 상태가 좋지 않아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 아니야. 오늘은 그만 먹자. "
너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며 말하고선 주변을 살핀다. 아직 학생들이 많이 남아서 시끄러웠기에 지금 나가면 좀 관심이 쏠릴 것 같기도 해서 다음 테이블 이동을 노리고 있다. 사실 나도 아까 빈속에 술을 연거푸 마셔버려서 취기가 평소보다 빨리 올라오고 있었기에 여기서 더 마시면 나도 몸을 가누기 힘들 것 같았으니까. 그러다가 다른 아이들이 못듣게 너에게 몰래 톡을 보낸다.
[우리 집에서 잘꺼야?]
언니분께는 미안하지만 이대로 집에 보내기엔 좀 그랬고, 자주 우리 집에 데려가서 재우기도 했으니까.
제 상태는 고려치도 않은 발언이다. 너랑 함께하는 개강총회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째 시작부터 잘 풀리질 않았으니 아쉬웠다.
"안 안을건데."
네가 제 허리를 끌어안아 당겼다. 좀 더 네 옆에 가까이 앉기는 했지만 안는 것은 물론 그 외의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오로지 쿡쿡 장난스러운 웃음소리만 들린다. 다만 네가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자세를 고쳐주었기게, 웃음소리가 사그라들 때 즘 네 어깨에 머리를 톡 기댔다. 네게 기댄 후에는 네 왼손을 끌어와 두 손으로 꼼지락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다. 숫자 3을 뜻하도록 손가락을 세개만 남기고 꼭 접어둔다.
"이따 아이스크림 세개 먹을거야."
그러고 나서는 먼제 네 손을 쥐었다.
"왜?"
더 먹어도 되냐는 듯이 물어봐놓고서는, 정작 먹고 싶느냐고 물어보니 그만 먹자며 제 머리를 쓰다듬고나 있다. 네 손길이 싫지는 않았기에 다른 말은 없었다. 그러는 이유만 물을 뿐이다.
"나랑 같이 자고 싶어?"
휴대폰에서 알림이 울린다. 네가 카톡을 보낸 것이었고, 그래서 똑같이 카톡으로 답장하려고 했지만 손가락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네 귓가에 다가가서 조그맣게 속살인다. 집이 어딘지 기억 못하는 것도 아니고, 똑바로 못 걸을 것 같지도 않았다. 속이 좋지 않아서 화장실로 달려간다거나 길에 주저앉는 등의 술주정을 부릴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네 대답을 듣고서 결정해보려 네 손을 잡고 있던 손까지 가져와 입근처도 가리고서 소근거렸다. 그리고서 답을 기다리며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널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물론 지금의 너는 침대에 눕혀두면 술기운에 금방 잠들 것 같았지만, 네 술이라도 깰겸 공원이라도 한바퀴 돌면 그것만으로도 난 괜찮았다. 너는 조금 더 놀고싶을지도 모르지만.
" 너 편한대로 해. "
너가 나를 안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네가 이렇게 기대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내 왼손을 끌어다가 장난을 치는 너를 보면서 웃고 있다가 네 친구들이 얼굴에서 꿀 떨어지는거봐라, 하고 한마디 한다. 부러우면 너네도 커플 되던지. 본전도 못건질 말을 하는 친구에게 웃으면서 쐐기를 박아버리다 아이스크림 세개를 먹는단 말에 웃으며 끄덕인다.
" 그래 먹고싶은대로 다 먹어. "
물론 못먹게할거지만. 저렇게 많이 먹었다가 다음날 배탈이라도 나면 큰일이다. 안그래도 술이 들어가있는데 찬 음식 많이 먹어서 좋을 것도 없고. 하나 정도만 먹으면 만족하지 않을까.
" 내가 많이 먹으면 너가 걱정할테니까? "
사실 많이 먹은 것도 아니긴 했지만 여기서 더 먹으면 아슬아슬한건 맞았다. 처음에 막 들이부은게 생각보다 무리였던거겠지. 아직도 속이 별로 안좋아서 안주도 그렇게까지 많이 먹고 있지 않았다. 먹은걸 다시 보는 취미는 나한테 없거든. 그러다가 너가 물어온 질문에 살짝 당황해서 음, 하는 소리로 잠시 대답을 미룬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네 손바닥을 펴 손가락으로 '응' 이라고 적어준다.
네 마음도 나와 같으면 좋으련만. 나는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하루가 다를수록 커져가는데, 너는 과연 어떨까. 그렇게 네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그저 말없이 눈을 살짝 감았다 뜬다. 그렇게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다음 테이블 이동을 한다는 말이 들려온다.
" 산책하러 갈까? "
물론 이곳으로 돌아오진 않고, 바로 집으로 가는 산책길이긴 했지만. 중간에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네가 오자마자 진상과 신경전을 벌였던 걸 어떻게 잊을까, 입술을 삐죽거리면서 말한다. 저 때문에 못 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불만을 표시할 수 밖에 없다.
"현이 이런거로 안 삐지지?"
키득키득 장난기 섞인 목소리는 약올리는 것 같기도 하다. 친구 류아현이 아니라 남자친구 류아현은 여태 알고지낸 시간을 조금 부정토록 만들었다. 8년의 시간동안 알고지낸 넌 제게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아니었고, 저를 보며 그렇게 웃지도 않았다. 네가 저를 좋아한다는게 너무나 잘 느껴져서 되려 헷갈리는 것이다. 그랬던 네가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언젠가 저도 네게 반하고 만다면 그때 알 수 있을 답이다. 가끔식 너는 저를 간질거리게 만들었고, 지금도 그렇다. 이렇게 가까이 앉아있는데 네 시선이 안 느껴진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필 친구들도 그 주제로 네게 말을 걸었고, 저는 술기운에 못들은 척 해버리는 수밖에 없다.
"아니? 내가 너 데리고 가면 되는데?"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대로 다 먹어도 된다는 말에 방긋거렸다. 그래서 네가 하는 말에도 웃으면서 답한다. 평소였다면 술에 취할대로 취하여 몸을 못 가눠 저가 널 부축해 집까지 가게 된다면 미쳤냐는 말부터 했을테다. 그리고 제 질문에 답을 미루는 너에 다시 고개를 갸웃인다. 고개가 기웃거리고 있자니 제 손바닥에 네가 손가락으로 무엇을 적는데, 그게 간지러워 까르르 웃어버렸다. 정작 네가 무어라 대답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 갈래. 내 아이스크림!"
테이블을 이동하기 위해 일어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도 일어나더니, 네게 손을 건넨다. 술기운이 오를 대로 올라 빨갛게 되어버린 얼굴로 바보같이 헤실거리며 웃고나 있었다. 분명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갈 생각에 신난 것일테다.
오늘 개강총회는 원래 갈 생각이 없었다. 이제 슬슬 빠질때도 됐고 1학년들 얼굴 보는 것도 조금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딱히 나한테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배라는게 생각보다 불편했다. 후배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나는 그냥 동기들과 선배 몇명만 알고 지내면 만족스러웠다. 그러니까 오늘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딱 하나, 네가 여기 있기 때문이다. 굳이 여기서 놀지 않아도 친구들과 놀 기회는 충분히 많다.
" 내가 이런걸로 삐지는 사람은 아니거든. "
네 농담에 쿡쿡대면서 웃어버린다. 명백하게 약올리는 목소리라 나도 장난으로 받아친다. 너를 이성으로 인식한 시간보다 친구로 인식한 시간이 더 긴데도 불구하고 그 짧은 시간동안 친구로써의 너는 내 마음 속에서 자리를 잃어버린지 오래다. 자주 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커지지도 않았을텐데 매일 같이 보아왔으니 커지는 마음을 제어하기도 힘들었다.
" 됐다 됐어. 술 많이 마시는거 별로 안좋아해. "
내 대답에 꺄르르 웃어버린다. 내 대답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그러다 테이블 이동이 시작되고 주변 사람들이 일어나는 것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네 손을 잡고 일어난다. 산책을 가자는 말에 웃으면서 아이스크림을 외치는 네 손을 놓지않고 짐을 꼼꼼하게 확인한 뒤에 술집을 나온다. 들어갈때도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한밤이 되어버려 하늘에는 달이 밝게 비치고 있었다.
" 아이스크림 먹으러가자~ "
마침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보여서 네 손을 잡고 편의점으로 데려간다. 이 근처에는 술집이 많아서 다들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얼굴이 붉은 사람들이 다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고르고 있다. 그 사람들이 가길 기다렸다가 너를 데리고 아이스크림 냉장고 앞으로 향한다. 네가 먹을 것과 내가 먹을 것 하나씩을 고르고나면 계산을 하고 나와 천천히 집으로 걸어갈 생각이다.
끝여름이다.아침 공기가 차가웠으니 밤 공기도 차다. 가게 밖으로 나서 술에 떠있는 얼굴에 닿은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져서는, 저도 모르게 춥다는 말을 할 뻔 했다. 조금 술이 깬 것 같다 싶을 정도였는데, 혹시 춥다 하거든 아이스크림을 못 사먹게 할까봐서 말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상의에는 반팔티 한장만 걸치고 있는 차림새는 누가 보아도 얇게 입었더라.
"야, 오늘 달 잘 보인다."
그래서 화제 전환까지 시도하려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른 말을 하기도 했다.
"야, 이거 1+1이래. 나 이거 세개!"
다행히도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있었고, 너는 제 손을 잡고서 편의점으로 향해주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을 뻔 했다고 하면 술기운에 서러워서 눈물 흘릴 자신이 있다. 아이스크림 냉장고 앞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다가, 붙어있는 이벤트 세일 스티커를 보고는 눈이 반짝인다. 분명 세개 먹는다고 말했으니 세개는 사야겠는데, 1+1 이벤트로 그 갯수가 두배가 되는 건 별개지 않을까 하고서는 이미 1+1이라는 아이스크림을 6개 꺼내들었다.
솔이의 복장은 지금 날씨엔 춥다고 느끼기엔 충분했다. 여름이 다 끝나가는 마당에 반팔티 하나만 걸치고 있는 형편이라니. 술기운에 찬바람까지 맞으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겠다는 네 의지에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가방에 넣어놨던 가디건을 꺼내서 너에게 걸쳐준다. 저녁에 추우면 입으려고 가져오길 잘했다.
" 가디건이나 입고 얘기해. "
딱 지금 입는 가디건이라 그렇게 두껍지는 않았다. 어깨에 걸쳐놓으면 흘러내릴 수도 있기에 제대로 팔까지 넣어서 입으라고 말한 뒤에 편의점에서 네가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것을 지켜본다. 아까 얘기한게 정말인지 세개를 손에 쥐다가 1+1 이라는 문구까지 발견해선 순식간에 그 수가 여섯개로 불어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너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 안돼. 오늘은 하나만 먹자. "
웬만해선 네가 하고 싶은걸 다 맞춰줬던 나지만 가끔은 안되는 것도 있는 법이었고 그럴때마다 이런 표정을 지어가면서 너를 말렸다. 어차피 이렇게 잔뜩 사서 네가 다 먹을거라고 생각도 안하고, 이걸 다 먹으면 내일 네 위장의 안위를 장담을 못하겠다. 아니면 지금 이걸 다 사서 내 방 냉장고에 넣어두던가. 지금 이걸 다 먹는건 내가 절대 반대다.
" 1+1 이니까 너가 먹을거랑 내가 먹을거 하나씩 해서 사면 되겠다. "
네가 아이스크림을 놓기를 기다린다. 욕심 부린다고 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술기운 때문에 이러는거니까. 딱 하나만 먹는건 나도 뭐라할 생각이 없다.
건네준 가디건을 별말없이 받아 입는 건 역시 춥기는 추웠기 때문이다. 제대로 팔까지 넣어서 입으라는 잔소리 아닌 잔소리에 방싯 웃으면서 네 말대로 한다. 다만 아무래도 네 옷이 제게 클 수 밖에 없었던 터라 소매 끝으로 손이 나오질 않았다. 입은 직후에는 그 소매를 접어보려고 하는 것 같더니, 한 손으로 하는데다 잠깐 입고 말 가디건에 그렇게까지 하는게 귀찮아졌는지 금방 그만두어버린다.
"여기서 너 냄새 나. 너가 안아주는 거 같다."
네 집에서도, 네게서도 나는 향. 아마도 네가 쓰는 세탁세제나 섬유유연제 향이 아닐까 싶다. 손을 덮어버린 소매 향을 킁킁 맡아보더니, 그런 말을 하고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러 가버린다.
"왜? 먹고싶은대로 다 먹으라매."
순식간에 부루퉁해진다. 품에 아이스크림 여섯개를 안고 있다가 단호하게 네가 안 된다고 해버리니, 샘솟았던 행복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아까는 된다고 했었으면서 말을 바꾸냐고 궁시렁거리기까지 한다. 그럼 얌전히 아이스크림 여섯개를 넣어두고, 두개만 남기나 싶더니 그것도 아니다. 1+1인 그 아이스크림은 한 개만 남아있었고, 냉장고에서 함께 나눠먹으라고 만든 커다란 아이스크림 한 통을 꺼내들었다.
항상 내가 입는 옷을 네가 입을때마다 소매 끝으로 손이 나오지 않아서 손이 나오도록 접어서 입던 네가 오늘은 귀찮은지 손을 소매 안에 넣은채로 걸어간다. 불편할까 잠시 네 손을 놓고서 양 손을 앞으로 뻗으라고 말한 뒤에 몇번 접어서 손이 나오도록 만들어준다. 사실 네 손을 잡기 힘들어서 소매를 걷어준게 더 큰 이유이기는 하지만.
" 진짜로 안아줄 수도 있는데? "
빨아서 바로 가지고 나온 옷이니까 섬유유연제 향이 아직 진하게 남아있을테다. 네가 소매에 남은 향을 킁킁 맡고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러 가는걸 뒤쫓아간다. 6개나 골라버린 너를 내가 말리자 궁시렁거리면서도 아이스크림을 다 넣어버린다. 의외로 순순히 말을 듣나 싶었더니 갑자기 커다란 아이스크림 한통을 꺼낸다. 설마 이걸 먹겠다는거야?
" 흐음 ... 그래 그럼 이걸로 사자. "
아마 여기가 네가 양보할 수 있는 한계선이겠지. 한번에 한통을 다 못먹게 하면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네가 고른 아이스크림을 들고서 계산대로 향한다. 계산을 마치고 일회용 숟가락을 두개 받아서 편의점을 나선다. 이대로 집에 갈까 생각했지만 네가 좀 더 술을 깨고 집에 가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집에 가는 길에 있는 공원쪽으로 발을 옮긴다.
" 대신 한번에 한통 다 먹는건 안돼. 좀만 먹고 냉장고에 넣어놓자. "
네 손을 잡고 공원으로 향하면서 네 얼굴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아이스크림 여섯개 먹는거랑 이거 한통 다 먹는거랑 다를게 없다. 날씨가 쌀쌀했지만 네 손이 따뜻해서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너가 이 정도로만 날 좋아해줘도 좋을텐데, 같은 실없는 소리나 하면서.
소매를 걷어준 너에게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고개도 도리도리 저으면서 완강하게 거절 의사를 비췄다. 이렇게까지 단호한 건 장난을 치기 위해서였다. 네가 소매를 걷어주고 나서, 손이 처음 세상 구경이라도 나온듯이 몇 번 잼잼 손을 쥐었다 폈다. 소매가 예쁘게 접어 올려진게 마음에 드는 듯이 굴더니, 갑작스레 너를 꼭 안아버린다. 네 품에 폭 안겨서 두 팔로 너를 한껏 꼭 안아버린다. 그러더니 곧장 바로 떨어져서는 장난꾸러기 어린 애마냥 웃어보이고 있었더라.
"아까 안 안아줬던 거 지금 갚았다?"
술집에서 네게 안아도 되느냐고 말해놓고는, 그냥 기대고만 있었던 그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삐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가 말한게 있었으니까 지금 갚았다며 뿌듯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아이스크림을 골랐고, 너와의 짧은 협상 끝에 커다란 아이스크림 한 통을 얻을 수 있었다. 이것으로 만족한 듯 계산대로 향하는 네게 손을 살래살래 흔들었다. 잘 다녀오라는 인사였고, 네가 계산을 끝내고서 편의점을 다시 나오면 곧 옆으로 다가가선다.
"왜? 왜! 나 다 먹을 수 있거든?!"
당연히 한 통 전부 다 먹어버릴 생각이었다. 아이스크림은 좋아하는 만큼 잘 먹는 것이어서 양이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럴 작정으로 여섯개를 포기하고 이것 한 통을 고른 것이었는데, 네가 또 안 된다고 해버리니 삐죽거리고 만다. 네가 하는 말을 일부러 못 들은 척 해버린 이유이기도 하다.
반쯤 장난으로 얘기한거라 안될것 같다고 생각은 했다. 고개까지 저으면서 저렇게 안된다고 하는건 좀 슬펐지만 본인이 싫어하는 것 같으니까. 아까 딱 붙어있던 것으로 만족하자고 생각하면서 네 손을 잡으려는 그때 네가 갑자기 나를 안아버린다. 정말 생각도 안하고 있던 일이라 너를 내가 껴안아줄 새도 없이 네가 다시 품에서 멀어진다. 아주 찰나였는데 내 품에 너의 감각이 또렷하게 남아버려서 너무나도 허전했다.
" 그런건 평소에도 해줘도 괜찮은데. "
갚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자주 해주면 기쁠텐데 말이야. 그래도 너가 나를 남자친구로 생각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걸로 일단 오늘은 만족하기로 했다. 아깐 옆에 붙어있던 것으로 만족할 수 있었는데 네가 이렇게 안겨오니 그 허들이 높아졌다. 뿌듯한 얼굴을 보자 웃음이 나와 큭큭대며 네 볼을 손으로 살짝 어루만졌다.
" 너 그래놓고 배 아프다고 할꺼잖아. "
너가 아이스크림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고 내가 말 안하면 이 아이스크림 한 통을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버릴꺼란 것도 알고 있다. 네가 먹는거에 태클을 걸고 싶지는 않지만 아이스크림은 너무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너도 나도 알기 때문에 최대한 말리고 싶다.
" 대신 내일 또 먹으면 되잖아. 냉장고에 넣어둘테니까. 응? "
어차피 우리집에서 자고갈꺼라면 내일 또 먹으면 되는 일이다. 굳이 지금 다 먹을 필요가 없는 일인데, 이 아이스크림광은 그걸 용납을 못하나보다. 그래도 내가 네 옆에 있는한 이걸 다는 못먹게할꺼라고 굳게 다짐하고선 너의 눈을 마주 바라본다. 삐죽이는 입술도 보였지만 그걸로 넘어갈 내가 아니다. 어차피 아이스크림은 내 손에 있고.
ㅠㅠㅠㅠㅜㅜㅜㅜㅜ 고마워 마지텐시 현주......... 썰 풀만한건 뭐가 있는지 열심히 생각해보는 중이야ㅎㅅㅎ!! 사실 물어보고 싶던 건 하나 있는데 아현이랑 사촌언니랑 아는 사이일까?? 작년부터는 새솔이가 사촌언니네에서 살았던 거니까!!! 새솔이 부모님만큼까지는 아니어두 만나봤으려나 궁금해서!!!
용돈을 주다니 역시 으른은 다르다 ... 아마 언니쪽은 알아봤을 것 같다! 나이차이 그렇게 많이 나면 다 알아보는 법이지 ... 둘이 사귀어도 그러려니 할 것 같구만! 나중엔 솔이가 현이네 집에 아예 눌러앉는 경우도 있을까? 지금도 현이네 집에 솔이 물건이 많을 것 같은데 ...
그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이네에 솔이 물건이 옷 몇벌이랑 생필품(양치세트 같은거!) 정도 있을 거 같기는 한데 더 있을 수도 있으려나??? 대학 졸업하고나서는 현이랑 같이 살 수도 있.....으려나....??? :3c 아니면 언니가 결혼한다고 이 집에서 너 혼자살래 아니면 처리할까? 해서 혼자는 싫은 솔이가 현이한테 의논하는 경우도 있을 수....있으려나.....??
일단 현이네 부모님은 물어보면 바로 오케이하실꺼라 ... 솔이네 부모님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어야겠네! 현아 힘내렴 (아현이 : 네?)
아현이 달리기는 빠르니까 나가라면 나갔을것 같은데 중학교땐 질풍노도의 시기라 안나갔을거고 고등학교땐 나갔을ㄲㅓ야! 막 2인 3각 같은거 하면 반에서 가장 먼저 뽑히는 후보들 같은거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곸ㅋㅋㅋㅋㅋ 막 사람 데려오는 이벤트 같은거하면 키 작은 사람! 했을때 망설임없이 솔이쪽으로 달려오는 현이라던가!
새솔이네 부모님은 아무래도 동생만 챙겨줬던 거 때문에 벌써 집 떠나있는게 죄책감 느껴지구해서 집 들어오라구 할거 같지만 말야 :3c.......... 어떻게 될 것인가.....!!
앗 그럼 고등학교때는 둘이 계주 나갔으려나ㅎㅅㅎ!!! 솔이가 조그맣고 작으니까 왠지 속도는 빠를 것 같다는 생각ㅎㅅㅎ!!!!! 둘이 바통터치하는거 보구싶다 흐하학 키작은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이 쪽으로 달려오는 현이 귀여워 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인3각......확실히 이둘만큼 쿵짝 잘 맞을 애들이 없기는 하겠다!!! 근데 둘이 키 안 맞아서 어깨동무를 못할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앗 그렇구나 ... 현이는 솔이네 부모님까지 설득할 자신은 없으니까 아쉬워하지 않을까 싶네. 나중에 결혼 허락 받으러 가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 같이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계주 나갔으면 현이가 솔이한테 바통 넘겨받고 마지막 주자로 굳히기 같은거 하지 않았을까! 막 야 꼬맹이 빨리 와!!! 하면서 소리지르곸ㅋㅋㅋㅋ 키 작은 사람 업어오기 이런거하면 솔이한테 빨리 업혀!! 하고 막 달려가곸ㅋㅋㅋ 어깨동무 못하면 솔이가 현이 허리 끌어안고 달리거나 하지 않았을까! 보폭은 현이가 더 크니까 현이가 평소보다 더 좁게 걷곸ㅋㅋㅋㅋ
진짜 세상에서 제일 사랑 받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 현이 진짜 사랑꾼이니까! 맨날 눈에서 꿀 떨어지듯 쳐다보고 손 잡는거 좋아하고 잘때마다 안아주고~~~
바통으로 손바닥 때리면 악! 하면서 째려보면서 튀어나가고 ㅋㅋㅋㅋ 계주 다 끝나고 손바닥 부은거 보여주면서 야씨 그렇게 쎄게 때리면 어떡해!! 하곸ㅋㅋㅋㅋ 업혀서 승질내면 아 귀떨어져 조용히 좀 해봐! 하고 업은 상태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같은거 다하고 우승해버리기 ... 커플로 하는 것만 종목으로 나왔다하면 바로 현이랑 솔이 반 인원 만장일치로 뽑혀서 나가고 ㅋㅋㅋㅋ
현이 취향은 볼륨이 있는 편이 더 좋으니까 ... 지금도 다이어트한다 그러면 기를 쓰고 막을테니까! 사실 새솔이가 아현이 취향에 거의 다 맞는다고 보면 돼 (속닥속닥)
아후 달다~~~!!! 둘이 주말에 같이 자구 일어나서 마트에 뭐 해먹자고 장보러갔다가 마트 아주머님들이 아구 신혼인감~~?? 하는 이 클리셰 꼭 겪었으면 좋겠다ㅠㅠㅠㅠㅠㅠ 아직 학생이지만 신혼급이지 뭐ㅎㅅ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째려보고 가면 뒤에서 메롱하고 있을거야ㅋㅋㅋㅋㅋ 아팠다구 부었다고해도 아이구 아팠어요 호~ 만 해줄거 같지ㅎㅅㅎ 그야 중딩때 그렇게 싸우고다니는 걸 봤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 떨어져ㅋㅋㅋㅋㅋㅋㅋㅋㅋ헉 현이...... 운동 진짜 열심히 하나보구나 새솔이가 조그맣긴해도 40kg은 넘는데 업은채 앉았다일어나기....!!! 그러게ㅎㅅㅎ 남녀한쌍커플만 나오면 애들이 그냥 어~~ 류아현 유새솔~ 하고 적어버릴거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볼때도 손 꼭 잡고 다니고 .. 현이가 마트 끌때만 잠깐 손 놓겠지~~ 신혼인감?? 하면 현이 신나서 네! 하려다가 솔이한테 입막음 당하고 아뇨 그냥 커플이에요~~ 하는 것도 보고싶닼ㅋㅋㅋㅋ
호 해주면 됐어 필요없어 ㅡㅡ 하고 그냥 찬물로 씻어버리고 끝낼 것 같네~~ 삐졌냐고 놀리면 대꾸도 안하고 삐진척~~ 쌈박질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버린 체력이랄까 ... 지금도 운동은 꾸준히 해주고 있으니까!! 막 몸 만들겠다고 빡세게 하는건 아니지만! 그렇게 이름 적으면 둘이서 우리 의견은 왜 안물어봐?! 하면서 반발하다가 반 친구들이 단체로 무시하니까 결국 포기 ㅋㅋㅋㅋㅋ
이제 저 일상에서 술깨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거겠지~~ 현이의 애정공세를 한층 강화해야겠어 ...
솔이한테 카트 맡기면 아이스크림 코너로 사라진다ㅎㅅㅎ.............. 카트 조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입막음당하는거두 귀엽다!! 솔이 옆에서 좀 빨개져갖구 쳐다보지 않을까ㅎㅅ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 ㅠㅜㅜㅜㅜ 앗 이건 갑자기 다른 얘기지만 진짜 내 흑심인데...... 요즘 비가 많이 와서 그런가 둘이 중고딩때나 지금이나 한우산 같이 쓰는게 보구싶다ㅎㅅㅎ!!!! 새솔이 어깨즘에 옷 쪼금 젖어서 속옷 끈 비치거나 하면 현이 부끄러워 하려나!!!??!? 쌈박질체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튼튼해져서 좋다고 해야할런지ㅎㅅㅎ.....!! 팔 뿐질러먹은 적이 있는데 이게 맞는지!!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무시당하는거도 이제 3학년때는 포기했을 거 같기두하고 ㅋㅋㅋㅋㅋㅋㅋ
아예 원래대로는 아닐거야!! 그래도 술먹고 했었던 거 생각해서 맨정신일때도 할 수있지!! 다만 엄청 부끄러워할것 같다는 점 :3c
엌ㅋㅋㅋㅋ 아이스크림 엄청 좋아해!! 마트 가서 장보다가도 아이스크림 옆으로 지나가면 한가득 넣어버리는거 아니야? 현이 그거 보고 한숨 쉬고는 다섯개만 골라서 넣으라고 하곸ㅋㅋㅋ 그거 듣고서 한참동안 뭐 고를지 고민하는 솔이 보고싶다
중고딩때도 우산 하나로 같이 쓰고다니는 일 많지 않았을까? 그때는 속옷끈 보이면 얼굴 붉히면서 모른척했을거고 지금은 그렇게 보이면 자기 겉옷 덮어줄 것 같아! 겉옷 없으면 자기 몸으로 스윽 가리고 비 안맞게 우산 좀 더 솔이쪽으로 밀어줄 것 같은걸! 사실 더 오래 사귀면 속옷끈 정도야 봐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가 될 것 같고 ...
현이가 좀 더 행복해지고 있네 ... 솔이 털털하고 그러다가도 현이 앞에선 데레데레 해지고 그런 것도 보고싶다!
새솔이가 매운거 좋아하는데 맵찔이고 아이스크림 엄청 좋아해서...... 정말 배탈나기 좋은 식습관을 가졌어ㅎㅅㅎ 떡볶이 매워서 얼굴 시뻘개지고 눈물찔끔흘리면서 다 먹구서 차고 단 아이스크림 먹고 그러다가 현이한테 혼나는거 보고싶다 :3c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섯개 너무 적어~~~~ 엄청 고민하지 않을까?? 맛이냐 양이냐............ 현이가 너무 오래 고민하길래 다른 코너가서 장 다봐와도 아이스크림 코너에서 고민하구 잇을거 같지ㅎㅅㅎ!!
새솔이는 지금도 중고딩때도 속옷끈 비춰진거 알아두 별로 안 부끄러워했을거 같다 :3c 현이한테만이 아니라 뭐 보일수도 있지 하는느낌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굴거같고!! 중고딩때 부끄럼타는 현이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충분히 보실 수 있습니다ㅎㅅㅎ!! 새솔이가 부끄럼탈만한거 많지~~~ 현이가 남자친구라고만 똑바로 생각하고 있어도 부끄럼쟁이 된다구ㅎㅅㅎ~~~~
아무튼 좋은 점심이야!! 오늘은 일이 있어서 정말 저녁 때 되야 답레 줄 수 있을 거 같은 느낌.....ㅠㅠㅠㅠㅠㅠ 어제도 그냥 잠들어버렸고 ㅜㅜㅜㅜ 점심 때니까 점심 맛있게 챙기구!!
맵찔이에인데 매운거 좋아한다니 ... 이거 정말 구제하기 힘든걸! 거기에 매워서 아이스크림까지 잔뜩 먹으면 현이가 혼낼 것 ... 뭐 시켜먹을때도 잔뜩 매운거 시키려그러면 현이가 막 혼내고 그럴것 같네! 엌ㅋㅋㅋ 장 다보고 와도 고민하고 있엌ㅋㅋㅋ 그럼 현이 한숨 내쉬고서는 그래도 다 고를때까지 옆에서 기다려줄 것 같고! 너무 오래 걸리면 자기가 직접 다섯개 골라서 이걸로 산다? 하고 가버릴지도 몰라~~
본인은 신경 안쓴다고해도 현이는 내 여자친구인데 이런거 보이면 좀 싫다고 생각해서 가려줄 것 같아! 마치 내 여친은 내가 지킨다 같은 마인드라고 해야하나~~ 중고딩땐 얼굴 빨개져서 솔이가 왜그래? 해도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말도 안할 것 같고! 지금은 외투 덮어주면 왜? 라고 물어봤을때 비 많이 맞지 말라고~ 하면서 그냥 웃으면서 말해줄 것 같은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이 부끄럼쟁이네! 그래도 점점 익숙해질테니까~~ 서로 안고 안겨있는거 좋아하니까 나중에 집에서 현이가 솔이 뒤에서 안은채로 같이 영화보는 것도 해보고싶다!!
좋은 점심이야~~ 맛점해야지! 답레는 언제나 현생의 일이 마무리 되면 천천히 줘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구!! 일이 있으면 며칠 정도 늦어도 나는 괜찮으니까 말이야. 뭐 먹을진 아직 안정했지만 솔주도 맛있는거 꼭 먹어야해!!!
지금은 안 그러겠지만 나~~~중에는 아현이가 계속 혼내고 안 된다 그러면 삐죽거리다가 애교부릴지도??!! 왜ㅐㅐ 오늘만 이렇게 먹자ㅏㅏ 말 끝 늘이면서 된다고 할때까지 아현이한테 달라붙고 늘어지구ㅎㅅㅎ 그래도 안 된다구 혼나구 하면 포기하겠지만.......근데 만약 된다고 하면 꼭 끌어안아주고나서 볼에 쪽 하고 뽀뽀해줄지두!!
지금은 사귀는 사이니까...... 솔이가 그래서 그런거 알게되면 부끄러워할거 같다ㅎㅅㅎ 아현이가 말 안하면 모루겠지만 알게되면 자기가 알아서 외투 꼭 붙잡고 있지 않을까 싶구!
아현이 한정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새솔이 부끄럼 타는거 보면 친구들도 깜짝 놀랄걸??? 쟤 유새솔 맞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ㅅㅎ 앗 그렇게 영화보면.... 지금쯤에 그러면 중반부 접어들때 조그맣게 야아 부끄러워서 집중안돼... 이러고 말하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응!! 며칠 못오게되는 일 생기면 꼭 말할거니까!! 없을거같긴하지만 ㅎㅅㅎ 맛점잘하기!!!
나~~중의 그때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단맛이 느껴지는데 ...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날까지 숨참겠습니다 흐읍 ... 아현이도 자주 그렇게 먹는다고 하면 안된다고 하겠지만 가끔은 허락해줄테니까~~
그 자리에서 말은 안하고 어디 들어가서 말하거나 할 것 같은데. 특히나 잘비치는 얇거나 흰 옷 입고 나오면 현이가 좀 더 신경쓸 것 같고~ 자기가 더 신경쓰면 되니까 못입게는 안하지만 말이야.
ㅋㅋㅋㅋㅋㅋ 현이가 이런 반응 보이는 것도 친구들이 보면 엄청 놀랄테니까. 좀 조용한데 한번 말하면 사람 속 긁어놓기로 좀 유명했거든~~ 약올리거나 놀리는거 잘하고 그러니까! 지금은 영화 보자 그러면 손만 잡거나 딱 옆에 붙어서 보거나 하지 않을까! 서로 더 좋아지면 알아서 그렇게 볼 것 같기도 하구~~
나는 샌드위치 사먹었어!! 프레쉬한게 먹고 싶었거든 ... 솔주는 든든한거 먹기!! 맛있는거 먹기!!
네가 안아줬을 때를 기억해본다. 분명 쿵하고 심장이 떨렸던 기억은 있지만 너를 안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네가 좋아한다고 속삭여주었기 때문이다. 저를 좋아한다는 사람이, 저를 꼭 끌어안은 채로 좋아한다고 속삭인건 아무래도 계속해서 떠오를 수 밖에 없는 기억이 되고 만다. 계속 생각나는 이유는 네가 그렇다는 사실에 놀라서일지 아니면 저도 네게 마음이 가고 있기 때문일지는 설명치 못한다.
"야, 이거 좀 부끄러워."
네가 제 볼을 어루만지고 나니 하는 말이다. 네가 그럴 때마다 사랑받는다는 기분은 이런걸까 생각하게 되더라. 친구인 네가 그랬다면 뭐하는 거냐고, 뭐라도 묻었냐는 말이나 했을텐데 남자친구라고 생각하니 부끄러워지고 만다. 애정을 주는 방법은 말 뿐이 아님을 새삼스레 확인하는 기분이다. 그래서 괜히 멋쩍어 네가 닿았던 볼을 한 손으로 감싸쥐었다.
"아프다고 안 할건데."
원래도 아프다는 말은 너를 비롯해 누구에게도 잘 안 말하고는 했으니 그 이유에서 한 말이기도 했지만, 아이스크림을 먹고 아플까봐 말리는 거라면 아파도 아프지 않을테니 먹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내일 먹자고 달래거든 지금 다 먹을 거라는 고집으로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저를 바라보는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 바라보았다. 하지만 결국은 저가 지고 만다.
"진짜 치사하게... 너랑 안 놀아. 아이스크림 먹고 집 가겠습니다~"
툴툴대며 생각해보니 잠깐, 아까 네게 분명 집 가는 길에 잔소리할 것이 한가득 쌓여있었다는게 생각난다. 그래서 존댓말을 써버린다. 삐지고는 하면 늘 삐죽거리며 존댓말을 쓰던 저다.
이른 저녁 때 되서야 가져왔네 아구구 ㅜㅜㅜㅜㅜㅠㅜㅠ 샌드위치 맛있지!! 난 김치찌개 먹었어ㅎㅅㅎ 한국인 밥심!!
같은 그림체로 아현이랑 새솔이 보고 싶어서 아현이 픽크루로 새솔이 만드려보려고 했는데 닮게 만들 수가 없더라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아현이는 새솔이보다 좀 더 진한 갈색 머리카락이라 둘이 같이 있으면 카라멜 푸딩색 머리같을 거 같단 생각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푸딩 먹었거든! 새솔이가 아래 푸딩부분 아현이가 위에 시럽?? 갈색 부분!! :3c
좋아하는 사람이 안아준다는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너가 안겨올때마다 느껴지는 너의 많은 것들이 나를 설레게 한다. 너가 좀 더 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지만 지금의 네게 내가 욕심을 부리는 일이라는 것을 아니까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있다. 내가 볼을 어루만져주자 부끄럽다고 하는 네 말에 큭큭대면서 다음에 또 해줄께, 라고 작게 속삭인다. 싫지 않았던 것 같아서 다행이다.
"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면 되잖아. "
그렇게 숨길 것도 없는데. 네 동생이 자주 아파서 그런 것일까 너는 아무리 아파도 아픈 내색을 보이지 않곤했다. 겉보기엔 멀쩡해보여도 컨디션이 안좋다던가 감기에 걸렸다던가. 솔직히 친구일때는 네가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이젠 내가 너의 남자친구인데 그 정도는 말해도 좋지 않나싶다.
" 치사한게 아니라, 걱정되니까 하는 말이잖아. "
존댓말까지 쓰는 걸 보면 정말 삐진 것 같았다. 물론 내가 아까 전화도 안한건 잘못한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네가 걱정되어서 빠르게 온 것뿐인데 이렇게 나오면 나도 섭섭하긴 마찬가지다. 그리고 끝까지 내가 해주는 말은 하나도 안듣는 이 고집불통이란. 안놀고 집에 간다는 말에 결국 나는 한숨을 작게 내쉬고선 네게 아이스크림을 건네주며 말했다.
" 그냥 너 먹고싶은대로 다 먹어. "
내가 졌다 졌어. 솔직히 나도 섭섭하긴 매한가지라 네 손을 잡고만 있었지만 네 눈을 바라보지는 않고 그대로 공원으로 향한다. 그리고 공원에 거의 다 와서 앉을만한 벤치를 찾아 거기에 너와 함께 같이 앉으려했다.
새로운 픽크루 하나로 둘이서 다시 제작해도 괜찮은걸! 요즘엔 커플 픽크루도 많이 나와있고~~ 카라멜 푸딩색 ㅋㅋㅋ 확실히 시럽쪽이 더 진하니까 아현이가 위에 있으려나~~ 이번엔 현이를 좀 삐지게 해봤다!! 현이도 나름 할 말이 많은 아이니까~~ 그렇다고 엄청 삐지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네게 마음을 여는 방법은 모르겠다. 네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네가 걸어간 발자국을 따라서 걷는 정도는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네가 날 좋아한다는 그 말을 믿고, 네가 자주 해주면 좋겠다 하는 말에 긍정을 뜻한다. 너는 절 좋아하니까, 제가 너를 좋아하려면 너를 따라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많이 마시지도 않았고, 아직 주량까지는 조금 남아있는 상태이다. 제 말을 믿어보라는 듯이 속삭거린 후에 방싯 웃었다.
"...너도 알고 있잖아."
술을 마시면 취기에 쉽사리 기분이 좋아지듯, 그 반대도 쉽사리 이루어진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이해하지 못 하던 어쩔 수 없이 차이나는 관심의 양은 아직도 응어리로 남아있다. 시험을 잘 보든, 상을 받아오든, 아니면 저도 동생과 같이 아프든 언제나 2순위였으니까 자연스레 스스로도 2순위로 생각하게 되었다. 2순위인 저가 누군가에게 1순위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아버릇했고, 그러니까 남들에게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 버릇이 들어버렸다. 그런 저에게 오랜만에 돌아온 관심이 다른 전공을 선택하라는 것이었으니, 싸우고서 집을 나와버린 이유가 됐다. 생각이 끊기질 않고 이어지니 곧 기분이 가라앉았다.
"누가 먼저 마음대로 먹으라 그랬...."
아이스크림을 건네주는 손길에 말이 끊긴다. 건네받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자니 덜컥 겁이 났다. 아이스크림을 먹을 생각 따위야 들지도 않는다.
"야, 왜 삐지는데. 치사하다고 해서? 나 술 취해서? 아이스크림 다 먹는다고 해서?"
안절부절한 목소리다. 먼저 삐진체 토라진 건 저였지만, 네가 이대로 손을 놓아버리기라도 할까 무서워서는 그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네가 바라봐주지 않으니 괜히 집에 대해 생각했던 것과 이어져 너도 그럴까 나쁜 생각만 든다. 공원에 가는 내내 네가 저를 계속 봐주지 않을까, 너를 계속해서 바라본다. 너와는 시선이 맞질 않으니 옆태만 보게 됐을 뿐이다.
앗 조아~~! 알탕 맛있었겠다!! 음......그게 새솔이는 아마 가족이 역할을 안해줘서 가족만큼이나 의지할 수 있던 건 아현이가 유일했을 거 같지 :3c 그러니까 불안해질 수밖에! 친구 관계로는 돌아갈 수 없고, 연인으로 남아야하는데 자기가 싫어지면 어떡하나 하구ㅎㅅㅎ........ 술기운에 생각이 안좋은 방향으로만 흐른거기두 하구~~!
막상 내가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자 너는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느꼈는지 불안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너가 취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아이스크림 다 먹는다고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뭔가 할 말이 많았는데 좁은 입구로 한번에 다 밀려나오니 자연스럽게 할 말이 막혀버렸다. 물론 그렇다고 너에게 화가 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공원까지 말없이 네 손만 잡고 가는 동안 시선이 옆에서 느껴졌지만 난 너를 마주 봐주지 않았다. 그렇게 공원에서 적당한 벤치를 찾아 앉은 뒤에, 나는 눈을 감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에 서서히 시선을 너에게 향하고선 말을 시작했다.
" 너도 알겠지만 내가 학생때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녔지. 이유는 너도 알거라고 생각해. 그냥 관심을 끌고 싶었을 뿐이니까. 철없는 아이들이나 할 법한 생각을 철없던 내가 그대로 하고 있었지. "
극히 방임주의적인 우리 부모님은 내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던 신경 쓰지 않았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는 마인드로 내가 칭찬을 받아오던 벌을 받아오던 별로 신경 쓰지 않고서 내가 자라는데 최소한의 것만 챙겨주시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부모님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택한 방법은 조금 극단적이었지만 효율적이었고 내가 사고를 칠때마다 부모님은 오셔서 사과를 하시곤 했다. 그래도 부모님의 태도는 크게 변함이 없었고 나는 그렇게 조금씩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 근데 전학 오고 나서 너를 딱 만났는데, 너는 진짜 귀찮게 나 졸졸 따라다니면서 막 챙겨주더라. 넌 반장이었으니까 선생님이 시킨건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마음이었겠지. "
그땐 진짜 귀찮았는데. 무슨 짓을 해도 사사건건 참견하고 귀찮게하던 너였다. 떼어낼려고 별 짓을 다해도 끈질기게 붙어있던 너였는데.
" 근데 내가 싸우고 오니까 네가 반창고를 붙여주더라. 우리 부모님도 나한텐 그렇게 안해줬거든. 그때부터 난 너한테 마음을 열었는지도 몰라. 물론 그땐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서 좀 방식이 거칠기는 했지만. "
요즘 말하는 츤데레라는게 딱 어울릴법한 행동이었다. 사근사근하게 챙겨주는 법은 몰라서 그냥 너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사다주고 그랬다. 나는 그렇게 너와 친구가 되었고 지금은 너의 남자친구다. 하지만 너는 아직까지-.
" 있잖아, 나는 네가 정말 좋아. 너는 나한테 세상에서 둘도 없이 소중한 사람이야. 친구일때도 그랬지만 지금의 너는 나한테 그때보다 더 소중하고 아끼는 존재니까. 너가 아픈건 너한테는 개인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가 아프면 진짜 걱정 되고 슬퍼. "
아직도 잡고 있는 손을 내 쪽으로 살짝 끌어당긴다. 그리고선 다른 손을 들어서 네 손을 양손으로 포개듯 잡고서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 그니까 너무 올곧게 서있지 말고 나한테 좀만 기울어지면 좋겠어. 완전히 쓰러져도 좋으니까. "
네 눈을 마주본다. 화는 별로 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네가 걱정스러워 너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말을 걸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고, 아무리 바라보아도 돌아오는 시선은 없었다. 네 손을 잡고 있는 것 말고는 함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 공원에 도착하고 벤치에 앉았을 때는 이제 저가 너를 바라볼 수가 없었다. 지금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생각을 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팠고, 나쁜 생각만 줄줄이 이어졌다. 그래서 벤치에 앉아 발끝만 보고 있었다. 한숨 소리에는 조금 움찔거렸고, 네가 저를 다시 봐줄 때까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나도,"
목소리를 내려고 하니 참고 있었던 울음이 그 틈을 비집고 나와버렸다. 네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는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너와 저의 이야기니까 모를 수가 없다. 전학생이 왔다며 한동안은 반장이 챙겨주라고 담임 선생님이 제게 너를 맡긴게 우리의 첫만남이다. 소문이라고만 생각했던 강제전학이니, 학교 수업시간에 밖으로 나가버리고 싸우고 다니는 양아치니 하는 소문들이 귀에 들려왔지만 정말 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대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이에 소문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생각했고, 선생님이 시켰으니까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너를 쫓아다녔다.
"우리 부모님도 나한테 그런 말 해준 적 없어."
소문이 진실임을 알게 되어도 저는 너를 쫓아다녔고, 그때의 너는 저를 밀어냈다. 그때부터는 선생님이 시켜서라는 이유가 아니라 오기로 너를 쫓아 다니게 되었더라. 아픈 동생에게서 부모님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사기 위해 무엇이든 잘해보고자, 좋은 결과를 내어보고자 하던 성격 탓에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친구가 되었던 네가 이제는 남자친구가 되어서 여전히 제 옆에 있다. 그리고 저를 좋아한다며 소중하다고 말해주고 있다. 제 아픔에 네가 걱정되고 슬프다며 이야기하고 있다. 네가 저와 있기 싫다고라도 할까 겁먹었던 울음은 이제는 서러움이 되었다. 그렁그렁 굵은 눈물 방울이 맺혀있더니 기어코 떨어지고 만다. 울지 않겠다고 참아보느라 빨갛게 된 눈가와 대비되는 투명하고 맑은 눈동자의 하늘빛을 비추면서 떨어졌다.
"너랑 다른 거여도, 나도 너 좋아해. 많이 좋아해."
비록 연애 감정이 아니더라도 8년의 시간동안 너를 좋아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직도 반창고를 갖고 다니는 버릇이 들어서, 휴대폰 케이스 안쪽에 반창고가 들어있는 저다.
너와의 시간은 내인생에서 1/3 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소중한 시간이고 너 또한 나에게 충분히 소중한 사람이다. 너가 내 연인이 아니었더라도 난 너와의 시간을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 21년이라는 지금까지의 시간에도 그렇고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시간에서는 더욱 그랬다.
" 응. 언제든지 네 옆에 있을테니까. "
이렇게 네가 우는걸 처음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예전에도 몇번 보기는 했겠지만 지금의 눈물은 그때 흘리던 눈물과는 조금 다른 의미가 아닐까. 그리고 안아달라는 말에 너의 옆으로 가서 네 고개를 끌어안아 내 가슴에 묻어준다. 그리고선 그대로 너를 끌어안았다. 네가 편하게 안길 수 있게 자세를 잡고선 귓가에 나지막하게 속삭인다.
" 사랑해. "
이젠 좋아한다는 말로 너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기엔 역부족이다. 비록 이 말을 들으면 네가 부끄러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지금 말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말하지 못할 것 같았다. 물론 나도 약간의 술기운을 빌리기는 했지만 결국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했으니까. 너를 꼭 안고 있다가 너가 어느정도 진정되는 것 같으면 살며시 옆에 놓았던 아이스크림을 가져와 네 앞에 놓아주며 말했다.
" 이거 먹고 집에 가자. 다 먹으면 진짜 배탈 날테니까, 적당히 먹자. 알겠지? "
조금 쌀쌀하다고 해도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을 날씨는 아니라서 뚜껑을 딴 아이스크림은 겉부분이 많이 녹아있었다. 그래도 안쪽은 아직 아이스크림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니까 먹는데 문제는 없겠지. 챙겨온 일회용 숟가락 하나를 네게 건네주고서 혹여나 흘릴까 가방에서 티슈도 한장 꺼내서 너에게 건네준다.
분명 울고 있었는데, 네 품 안에서 키들키들 작은 웃음 소리가 난다. 누가 보면 술기운에 오락가락하는 거 아니냐 할 지도 모르겠지만, 전부 너 때문이다. 기대도 된다는 말을, 쓰러져도 된다는 말을 누구에게 들어본 적이 있더라 생각해보면 네가 처음인 것 같다. 그러니까 이 눈물은 너 때문인 것이고, 웃어버리고 만 것도 네가 사랑한다 속삭인게 간지러웠기 때문이니 이 웃음도 너 때문인 것이다. 부끄러운 걸 웃음으로 바꿔버리며 속삭였다.
"야, 너 옷 좀 난리났는데."
제 눈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버린 네 옷을 보고서는 쿡쿡 웃는다.
"그럼 세 숟가락만 먹을게. 내일은 진짜 다 먹을거야."
아이스크림 세개에서 세숟가락으로 줄었다. 네가 챙겨준 숟가락을 쥐고서는 바로 한 숟가락을 떠버린다. 엄청 크게 뜨기는 했지만, 정말 세 숟가락만 먹을 생각인가보다. 헌 압울 그대로 물고서 행복해하는게 언제 울었던 사람인가 싶다. 티슈는 다른 손에 잘 쥐고 있었다.
"나 오늘 너네 집 가?"
처음 듣는다는 듯이 눈을 깜빡거린다. 분명 술기운에 네게 아까 저와 같이 자고 싶느냐 물었다가, 네가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답해주어 그것에 간지럼을 타 웃어버렸던 것도 기억 못하는 양 눈을 깜박거린다.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난다던데. 네가 울음을 멈추고 웃어버리자 나도 같이 웃어버린다. 언제부터 네가 울고 웃는거에 내 감정이 오락가락 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울땐 나도 슬펐고 네가 웃으니 나도 기뻐진다. 이거 감정이 고장난게 아닌가 싶지만 ... 지금은 내가 널 훨씬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앞으로도 그럴테니까 체념해야할 일이다.
" 집 가서 빨면 되니까 괜찮아. "
눈물 자국 정도야 세탁기에 돌려버리면 아예 없어지니까. 물이 묻은거랑 다를바가 없어서 걱정할건 없었다. 세 숟가락만 먹는다는 널 보고서 네가 웬일로? 라는 표정이 되었다가 네가 숟가락에 퍼올린 아이스크림의 양을 보고선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널 바라본다. 그래도 이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으니까. 네가 먹는 것을 보고있다가 네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다.
" 응, 같이 자고싶어서. 안오고 싶으면 안와도 괜찮아. "
강제는 없으니까. 무슨 일을 하던 나는 네가 우선이다. 너가 하기 싫어하는 일은 나도 할 생각이 없고 네가 하고싶은 일은 내가 도와줄테니까. 너무 우리집에서 자면 집에 계시는 언니분이 싫어할것 같기도 하니까 한발 양보 정도는 가능하다. 너의 숟가락이 지나가서 크레이터가 크게 남아버린 아이스크림을 내가 조금 떠서 입에 넣는다. 나도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긴 하지만 역시 너의 아이스크림에 대한 사랑은 못이기겠다. 지금 나는 저 아이스크림보다 사랑 받을 수 있을까?
" 내일 금요일이라 난 공강이거든. 금공강 만드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 넌 내일 수업 있어? "
있으면 내가 아침밥까지 차려서 보내줄 생각이었고 없으면 그냥 둘이 늦게까지 자다가 하루를 또 같이 보내고 집에 보내줄 생각이었다. 뭐가 됐든간에 난 좋으니까.
그 당돌한 말에는 소리 높혀 웃어버렸다. 며칠 전만해도 친구였던 네게 설레이고 말았으니 재능 있다고 밖에는 말 못 하겠다. 저도 너를 설레게 만들 수 있는게 있을까 고민해봤지만, 장난으로 그러는 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무엇하나 매듭짓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서, 장난칠 생각으로 그랬다가는 분명 네가 상처받을 지도 모른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이게 다 술 때문이야."
눈물이 쉽게 났던 것부터 거슬러 올라가, 감정이 이리저리 주체할 수 없는 건 전부 술 때문이라고 탓을 돌렸다. 그러고는 입에 아직 아이스크림을 한 입 가득 물고 있는데도 새로 한 숟가락을 미리 떠둔다. 이번에도 한가득 숟가락에 떠진 아이스크림은 분명 입에 있는 걸 다먹고나면 바로 입에 넣을 생각이다.
연애에 재능이 있어서, 그냥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면 다 이렇게 할 수 있는게 아닐까. 너가 좋아할만한 말, 행동 등을 생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이런걸 재능이라고 한다면 나는 흔히 말하는 재능충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술 덕분에 이렇게 안겨볼수도 있었는데? "
네가 아까 안아주었던 감촉은 아직도 생생하게 내 품에 남아있다. 평소라면 네가 엄청이나 부끄러워하면서 해주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그 행동은 술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행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감정 기복도 술 때문이니까 네 말도 맞지만. 하지만 평소의 너도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일이 잦았던 것 같은데, 이건 비밀로 해두자.
" 천천히 먹어. 누가 안뺏어먹으니까. "
입안에 아이스크림을 넣고도 한가득 퍼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어린아이들이나 하는 행동이다. 그래도 내 눈엔 마냥 귀여워서 손을 뻗어 네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그러다 핸드폰으로 어딘가 연락하는걸 보고 언니분이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나? 싶어 유심히 바라보니 나에게 화면을 보여준다. 허락 받는거였구나.
" 그래 늦잠 잔뜩 자자. "
금공강을 만들지 못했구나 불쌍한 자야. 하지만 잘때 안아주겠다는 속삭임에 나는 놀릴 생각도 잊어버리고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느새 이렇게 대담해진건지. 역시 술이 뭔가 있긴 한가보다. 다시 한번 아이스크림을 작게 퍼먹고서 숟가락을 내려놓은 나는 네가 다 먹기를 기다렸다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 그럼 집에 갈까? "
어차피 집엔 네 옷도, 네 생필품도 구비가 되어있었으니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집은 너와 같이 사는 것처럼 네 물건이 이곳저곳에 있었다. 네 외출복까지 방에 걸리게 되면 영락없이 동거하는 사이라고 오해받기 딱 좋다. 얼마전에 부모님이 오랜만에 올라오셨을때도 네 물건을 보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셨었다. 그땐 이런 사이가 아니라서 아니라고 했지만 다음에 올라오셨을땐 정말 기대하고 계실지도 모른다.
내일이 되거든 술기운에 휩쓸렸을 뿐이라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변명할 생각은 없다. 행동으로 옮기는데까지 등떠밀어준 건 술의 도움이 없다고는 못 하겠지만, 적어도 너를 안아주겠다고 마음먹은 건 여러번 생각해본거니까 오롯이 술 탓으로 돌아가면 나름 용기냈던 부분이 전부 사라져버린다. 누가 봐도 가볍게 장난인듯 삐죽거리고는, 천천히 먹으라는 말에 입 안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전부 삼켜버린다. 안 뺏어먹는다는데도 그러더니 네 쓰다듬을 받으며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그린다.
"더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 아침 차리기!"
아침에 일어날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기는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키키 웃는다. 마지막 세 숟가락 째를 입에 넣고서 우물거린다. 아이스크림이 입안에서 녹아 사라지는 동안 아이스크림 뚜껑을 다시 닫고서 봉지에 챙겨넣고, 봉지를 손목에 걸었다. 집에 갈까, 하고서 손을 내민 네게 웃으면서 그 손을 맞잡는다.
"응, 가자!"
아니다. 손을 맞잡기만 하지 않았다. 8년이나 알고지낸 네게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고 하면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분명 그렇게 느꼈다. 그래서 잡은 손이 서로 손가락이 얽히도록 꼭 깍지를 껴보았다. 네가 날 좋아한다고서 기다리고 있는다면, 그 마음에 응하기로 했다면 다가가는 건 제 몫이다.
답레가 너무 짧은데 영 글이 안 써져서 미안해 ㅠㅠ............ 아프면 그냥 일단 자려는 습관이 있어서 어제오늘 잠만 자느라 늦어졌고...!! 그리고 더 하고 싶은 이야기 없으면 이거 막레로 해도 될까??? 더 잇고 싶으면 이어도 돼!! 난 이대로 둘이 집들어가서 잘 거 같아갖구 그런건데 현주가 뭔가 더 하고 싶은게 있다면 얼마든지 괜찮아ㅎㅅㅎ!
ㅠㅠㅠㅠㅠㅠ 고마워!! 몸상태는..... 내일 또 병원가는 날이라 가서 약 좀 약한 거로 바꿔달라 할 생각이야.... 약이 독한지 속이 뒤집어져서 죽 신세를 지고 있어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그리고 막레가 되었으니 얘기하자면!! 아마 새솔이는 현이네 도착하면! 자기가 먼저 씻구... 침대에서 머리말리면서 기달리구 있다가.... 현이도 씻고 나오면 팔 벌리고 "안아준댔지!" 하지 않았을까 싶다ㅎㅅㅎ.........!! 그리고 이번에는 자기가 현이 머리 말려주구 진짜 꼭 안아주면서 자려하지 않았을까!!!!
헉 ... 많이 아픈가보다 ... 약이 너무 쌔서 그런걸까 ㅠㅠㅠ 걱정되는걸 ... 얼른 건강해졌으면 좋겠어! 새솔이가 현이 머리 말려주면 현이도 솔이 머리 말려주고서 자지 않을까 싶은데! 안아준다 그러면 웃으면서 꼭 안은채로 침대로 가서 그대로 쓰러진 다음에 자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다음날 현이가 먼저 일어나서 밥 다 차려주고 먹구 학교 가~~ 이러고 ㅋㅋㅋㅋㅋ
위장약이 포함되어 있길래 약이 독한가보다는 했는데 ㅠㅠㅠㅠ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컨디션 난조가 이렇게 크게 힘들 줄 몰랐는데.... 헉 솔이가 먼저 깨는것도 재밌을거라구 생각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어났더니 아현이랑 안고서 자고 있다??????? 하고 놀라서 우당탕 일어나버리고 그거 때문에 현이도 자다 깨버리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서로 머리 말려주는거 너무기엽다 ㅜㅜㅜㅜ
헉 위장약이 쌨구나 ... 그러면 진짜 힘들텐데 ㅠㅠㅠ 얼른 다 나았으면 좋겠다! 다음 일상은 몸 좀 괜찮아지면 하는걸루 하자. 무리할 필요는 없으니까! 솔이 우당탕 일어낰ㅋㅋㅋㅋㅋ 현이한테 무의식적으로 베개 던지는거 아니냐구~~ 현이 자다가 봉변 당해서 깨버리고! 살짝 화났다가 한숨 한번 쉬고 밥먹자고 할 것 같고~~ 솔이 머리 말려주다가 뒤에서 한번 끌어안아줄지도 몰라~~
그래도......괜찮아.....!! 죽 맛있어서 그래도 괜찮아!! 종류별로 사먹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 응 괜찮아지면 일상 돌리자고 얘기할게!! 베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베개 던지지는 않아ㅋㅋㅋㅋㅋㅋㅋ 놀라서 일어났다가 자리에 앉아서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해보고, 자기가 다 했던 말인거 다 기억할거니까 어제 나 미친거야.....? 이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자기가 소란스럽게 일어나서 아현이 깨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이보고 바로 새빨개지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학 백허그 엄청 설레~~~~~!!!
ㅋㅋㅋㅋㅋㅋ 죽 요즘 맛있더라구 ... 일상은 컨디션 좋을때 하는게 최고얌! 베개 던질것 같아섴ㅋㅋㅋ 그래도 솔이가 현이 더더더 많이 좋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훨씬! 좀 더 현이가 엑셀을 밟겠습니다 ... 아현이 깼는데 솔이 얼굴 새빨간거보면 막 웃으면서 왜이리 얼굴이 익으셨어요 새솔씨 이러면서 놀릴 것 같은데!
맞아 요즘 죽 종류도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도 있었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 못하는 것도 아닌데 베개는 안 던져!! 조금씩 현이한테 마음 열고 마음 주고 있으니까 기다려주세요ㅎㅅㅎ~~~ 엑셀 밟아주시면 난 좋아 행복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댓말 쓰면서 놀리면 더 빨개진다~~ 보지 말라고 아현이 눈 가리려고 할거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또 안겨버리면 좋겠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지 못할 것 같아!! 그래도 너무 성급하면 안되니까 꾹 참아야지 ... 현이가 엑셀 밟아서 그 속도를 조금 더 늘려볼까~~ 히히 막 눈 막으려고 달려드는거 현이가 캐치해서 역으로 안아버리면 좋겠다~~ 꾹 껴안고 솔이 얼굴 안보이니까 이제 얼굴 안보이네~~? 하면서 막 웃어대고
으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엑셀 밟는거 너무 설레는데 어떡하죠.....어떡하죠 선생님........ 브레이크 제거하고 싶어요..... 엑셀만 밟아주세요 ㅋㅋㅋㅋㅋㅋ ㅠㅠㅠ 🌷🌸🌹🌺🌻🌼평생 엑셀길만 걸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면 새솔이 진짜 무슨 만화처럼 펑터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장 쿵쿵 뛰는거 아현이한테 다 들리지 않으려나ㅎㅅㅎ????? 아현이가 새솔이한테 장난치는 거 너무 좋아......................
아닠ㅋㅋㅋ 엑셀길만 걷는거냐구요~~ 이대로 엑셀만 계속 밟으면 언젠간 광속을 돌파해버려~~ 나중엔 볼에 입맞춤부터 해볼꺼니까 각오 단단히해야해~~~ 심장 뛰는거 들으면 귀엽다고 더 꾹 끌어안고서 머리 쓰다듬어줄 것 같고~~ 오늘 학교 안가면 안돼? 하면서 장난치다가 학교 갈 시간 되면 보내주고~~
광속 돌파하기 전에 새솔이가 분명 아현이한테 고백하지 않을까 ㅎㅅㅎ!!! 볼에 입맞춤.......자고있을때 이미 일어났지만 새솔이는 모르니까~~~안 자구 있을때 한다니....심장이 뛰는게 아니라 터지는 거 아닐까?? 으학 더 끌어안는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제 새솔이 왜 넌 나 좋아한다면서 심장 빨리 안뛰냐고 아현이 닦달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현이 심장도 똑같이 빠르게 뛰게 만드려고 복수 다짐한다~~~~~~~ 오늘 학교 안가면 안되녜 으악 ㅜ 금요일은 새솔이가 오후 강의고 아현이는 공강이니까 아현이가 마중나오는것도 보구싶구~~ 아니면 같이 먹을거 사들고 또 집안가구 아현이네로 가버리는 새솔이도 보구싶고~~ 아니면 야 너 오늘 집이지?? 우리집와!! 하고 새솔이(언니)네 가는거도 보구싶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고백 좋아요 ... 너무 좋아요 선생님 ... 생각만해도 설레서 심장이 터져욧!! 볼에 입맞춤하고 입술에 하고 키스도 하고 ... 으악악악 ((쓰러짐)) 새솔이가 막 닦달하면 난 너만 보고 있으면 빨리 뛰어서 너가 못느끼는건데? 하면서 장난치고 ㅋㅋㅋㅋ 아현이가 마중 나가지 않을까~~ 아니면 새솔이가 또 자러 오는 것도 좋아보이구 ... 아현이가 미리 식당 예약해둬서 저녁 먹으러 좋은 곳에 놀러가는 것도 괜찮겠다!! 새솔이네 가면 언니분 계시니까 좀 어려워하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가 빨리 내가 미리 준비해놓은 고백멘트 치는게 보고싶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 새솔이 진짜 열심히 어떻게든 아현이 심장뛰게 만들려고 작정한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하면 아현이가 설레는지부터 알아내는거가 관건이라 한동안 계속 빤히 쳐다보구 있구 그렇지 않을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대쪽 간다 싶더니 아현이가 아니라 아현이 친구들보러가버리구.... (정보습득하러) 마중나오는거 넘 조아................. 마중나온 아현이 발견하자마자 해맑게 웃어주기~~~ 헉 저녁먹으러 좋은곳....... 솔이 이제 어 그런데는 좀 차려입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꾸밀지두ㅎㅅ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니 어려워하는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이보고 언니가 드디어 남자친구라며? 저 눈치도 없는애를 어떻게 꼬셨다니~~ 고생많았네!^^ 이러는거 보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고백멘트도 준비해둿다니 ... 진짜 보고싶어!! 듣고싶어!! (야광봉 백만개 준비중) ㅋㅋㅋ 정보습득하러 친구들 보러 가는거냐궄ㅋㅋ 친구들 새솔이가 물어보면 엥? 애초에 니가 옆에 있는데 누구한테 설렐리가 없지;; 하고 ㅋㅋㅋ 걔가 설레는걸 난 본적이 없는데 ... ? 고민에 빠지는 친구도 생기곸ㅋㅋㅋ 그 중에 솔이 좋아하던 친구 있어서 어버버하는 것도 볼 수 있겠다! 아현이 보자마자 웃어주면 현이도 솔이 보자마자 손잡아주면서 집에 가자~ 하고 있고! 차려입는다고 그러면 언제부터 그런거 신경 썼다고~ 하면서도 집에 데려다주고 얼른 갈아입고 나와? 하고 자기도 옷 갈아입으러 가고! 헠ㅋㅋ 언니분의 말씀에 현이는 그저 웃지요 ... 돌직구로 꼬셔버렸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
고백멘트가 살짝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 식이라고 할까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도.....나도 제발!! 제발 새솔이가 하루빨리 말했음 좋겠어!!!!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들 반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는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헉 어버버거리는 친구한테 역시나 눈새 새솔이..... 현이친구니까 넌 왜 그래? 몸 안 좋아? 하고 되려 걱정해주는거 아닌가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는...... 약 잔뜩 올라서 아현이가 심장떨려서 못 잤으면 좋겠는데 정보 부족으로 힘들거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작하던 차림새로 갈수는 없잖아 ㅡㅡ 하면서 예쁘게 입고 나오기~~~ 예쁨 + 편함 추구로 원피스 한장 살랑거리면서 나오지 않을까ㅎㅅ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 웃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가 아현이 반응 보고 진도는^^? 하고 으른농담치면서 놀리면 새솔이는 언니 입 막으러 튀어나올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흐어어어어 현이가 제시한 한달안에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이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고 ... 친구들은 오히려 그렇게 돌아다니는 솔이를 현이한테 말해주고 나중에 현이가 솔이한테 뭔 그런걸 물어보고 다녀~ 하면서 웃으면서 더 놀리곸ㅋㅋㅋ 걱정 받은 친구는 얼굴 빨개져서는 아무것도 아니야 ... 하고 도망가고! 지금이야 안그러지만 나중에 솔이가 고백하고서 좀 애정표현하고 그러면 설레서 못잠들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헉 솔이 원피스 무슨 색이죠? 현이는 솔이 원피스 입은거 보고 예쁘네. 하고 살짝 웃으면서 손 잡아주고!! ㅋㅋㅋㅋ 그런 질문 받아버리면 현이도 그저 웃지요를 시전할 수 밖에 없어!!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ㅠㅠㅠㅠㅠ........애들이랑 현실시간이랑 비슷하게 흘러가는거면 벌써 애들 이런지 10일 지났는데~~~~~ 조마조마 빨리 결혼했으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악 친구들도 솔이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치!! 현이 친구들인데 현이 편이겠지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 니가 나 좋아한다햇으면서 맨날 나만 떨리니까 그러잖아!!! 솔직함 MAX....... 원피스 입은거 보고 예쁘다 해두 예쁘기만 해?? 안 설레? 이러면서 이것도 실패...... 이러구 있는 거 아닌가 몰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피스색은 아이보리색 쯤? 슬슬 가을가을하니까~~ 무릎에서 한뼘 위 정도까지 오는 살랑거리는 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이도 언니보고 그런 질문이나하구 완전 아줌마같다구 삐져서는 그대로 가자구 현이 데리고 나갈지두 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5일 지났으니 다음 일상은 시간을 좀 더 돌려보면 되지! 한 2주 정도 지났을때로? 시간은 우리 맘이니까~~~ 친구들은 딱히 누구 편도 아닌데 그냥 솔이가 이런거 물어보고 다닌다고 현이한테 말해주는거곸ㅋㅋㅋ 남자애들 특징이니까 ... 막 그렇게 말하면 현이는 나 너 좋아할때부터 그렇게 설렜는데 그게 벌써 6개월 전이라고~ 지금도 너 볼때마다 설레서 좀 죽을 것 같은데? 라고 대꾸하고~~ 티는 잘 안날뿐이지 솔이 볼때마다 좋아죽으려는데!! 원피스 입은거 보고 안설레? 하고 물어보면 그냥 너 볼때마다 설렌다니까? 하고 머리 쓰담쓰담해주고~~~ 아이보리색 원피스 저 죽어요 선생님 ... 무릎위 기장 죽어버려 ... ㅋㅋㅋㅋㅋㅋㅋ 아줌마 같다닠ㅋㅋㅋㅋ 집에 기껏왔는데 현이 다시 끌려나가면서 어어, 안녕히계세요!! 하고 ㅋㅋㅋㅋㅋ
2주!~~ 반절이 가버린건가!!! 그것도 좋아~~~~~ 완전 좋아~~~~ 앗 그런거였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눈새솔......... 티 안나서 모르는 눈새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대꾸하면 그런건가 하구 정보 수집은 좀 얌전해질지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여전히 아현이 심장 요동치게 만들고 말겠다는 마음가짐은 여전하지만ㅎㅅㅎ 나~~~~~~~중에 스킨쉽도 어느정도 하게 되면 볼에 뽀뽀 쪽하구서 심장뛰나 안아보구 그럴거같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볼때마다 설렌다고 으하학 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 새솔이 그럼 또 쓰담 받다가 현이 품에 다가가더니 심장 얼마나 빨리 뛰나 들어보는거 아닌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는 키가 작으니까 치마류나 원피스는 웬만해서 다 무릎 위 기장일거 같아!! 키작은 애들이 긴~~거 입으면 더 짧아보이니까ㅎㅅ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현이 오자마자 언니의 장난질에 바로 퇴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랑 중 사이에 물결표가 너무 많다 .. 선생님 저 기다리다가 죽어욧 ... 나중에 신입생이 아현이랑 새솔이랑 사귀는거 모르고 고백하는 것도 보고싶다!! 그 학생도 눈새라서 주변에서 눈치 주는데 결국 고백해버리고~~ 먼저 안겨오면 현이 심장 쿵쾅쿵쾅 해버려요~~ 크아아악 너무 달다 달아 ... 새솔이 뭘 입던 이쁘지만 원피스 입으면 현이 뿅가요 뿅가 ...
좀 나아졌어~~! 이제 약 안 먹어두 되겠는데 싶은정도~~~ 약 바꾸고 푹 자니까 금방 나아진거같애!! 아 일상은 돌릴 수 잇는건 맞는데 오후....즘에서 시간날것 같아 ㅠㅠㅠㅠ
새솔이 눈치없이 우산 두개 들고 올거 같은데 ㅋㅋㅋㅋㅋ ㅠㅠㅠ 자기 우산 하나쓰도 손목에 우산 달랑달랑........... 옆에 현이 친구도 우산 없어서 우산 하나 넘겨줘버리고 둘이 우산 같이 쓰면 되지 않을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앗 그것도 기엽다~~ 일어나라구 막 흔들다가 위에 엎어져서 꾹 누르고ㅎㅅㅎ
나는 괜찮으니까 될때 편할때 얘기해줘! 막 한쪽이 부담 갖고 그러는거 안좋으니까. 근데 주말 전부터 아팠던 것 같은데 되게 몸이 안좋았나보다 ... 이제 나아서 다행이야 ㅠㅠㅠ
역시 눈새솔인가 ... 현이가 솔이 손목에 달랑 걸려있는 우산 보고 남모르게 한숨 쉴 것 같앜ㅋㅋㅋㅋ 그래도 내색 안하고 고마워~ 하면서 쓰고 갈 것 같은데! 옆에 친구가 눈치채고 우산 없는척 가져가도 재밌을것 같곸ㅋㅋㅋㅋㅋㅋ 현이 위에서 누르면 으으윽 ... 하다가 갑자기 팔 확 들어서 끌어안을것 같다!
갱신할게!! 이제 시간이 났는데 현주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ㅠㅠㅠㅠ....!! 분명 처음에는 단순몸살이었던거 같은데 약이 안 받아서 속이 뒤집어지는 바람에........ 약 바꾸니까 말짱해진 기분인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야 당연히 우산 하나씩 써야 비 안맞지 하고 가져온건데.......옆의 친구가 엄청난 서포트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일어나라구 꾹 누르고 있던건데 그렇게 갑자기 안아버리면 ㅋㅋㅋㅋ!! 일어났으면 씻고 밥이나 먹으라고 하면서 일어나려고 노력하겠다ㅎㅅㅎ
앗 오늘 자러간걸까하구 있다가 자기전에 인사하러 왔는데 ㅠㅠㅠㅠㅠ!! 엇갈렸나??? 늦게 잔다 해두 내가 곧 잠들거 같구 ㅠㅠ.....
친구 서포트에 밥 사주는 걸까~~ 새솔이가 현이 반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눈치를 키워야할텐데......ㅎㅅㅎ............ 헉 ㅠㅠㅠ 새솔이 그러면 아현이가 안고있던거 풀고 일어나려고 했으면서 놔주면 자기가 꼭 안아줄지두~~~ 굿모닝키스 대신이라구 하면서~!!ㅎㅅㅎ
헉 오늘은 오전에 왔네!! 어서와~~~ 그래도 확실히 여유인건 저녁인거지?? 나도 지금은 밖이라 일상은 조금 이따가 시작할 수 있겠다!!
굿모닝 허그 좋아~~ 나중엔 굿모닝 키스도 서슴없이 할 수 있겠지 ... 이게 진정한 행복? 솔이는 머리도 기니까 샴푸 냄새 엄청 진하게 날 것 같아 ... 현이가 샴푸 냄새 되게 좋다 하면서 끌어안고 있을 것 같은걸!! 아현이 게임 간간히 하는데 잘은 못해! 솔이가 잘하는 편이라면 가끔 이길꺼고 그게 아니라면 막상막하? 둘이 스위치 같은걸로 나란히 앉아서 게임하는거 엄청 기대되는데! 나중엔 현이한테 솔이가 안겨서 게임하는 것도 기대된다!!
앗 현주 밖이구나~~! 확실히 여유인건 저녁이야!! 9시 쯤~~~이기는 한데 이전에 돌렸던것처럼 간간히 답레는 줄 수 있으니까~~~
나중에 현이 늦장부리면서 안 일어나면 계속 쪽쪽거리면서 언제 일어나냐구 투덜거리지도 않을까~~~ 굿모닝키스가 굿애프터눈 키스가 되겠다고ㅎㅅㅎ~~~ 샴푸냄새 좋다면서 끌어안고있으면 현이네서 잔날이면 너한테서도 똑같은 향 나거든? 할거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 자기집에서 자구 둘이 만난거면 부끄러워하면서 샴푸 바꿔버릴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할거같다!! 그리고 나중에 진짜 향이 바뀌었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더 아현이 취향인 향으로 바꾸고 너 이런 향 좋아하는거 아니었냐고 물어보면 좋겠다ㅎㅅㅎ 앗 게임!! 못하는구나! 솔이도 공부만 했다보니 잘하는 편은 아닐듯한데 뭐든 일단 잘해보자 하는 성격이니까 열심히할거는 같다!!! 자주하게된 게임은 잘할거 같고~~
일상은 주로 노트북 이용하는 편이라서 어디 자리 잡아야해 ... 볼 일은 다 봤으니까 다시 집에 갈 수 있게 됐어!!
허어어 솔이 투정부리는거 너무 귀엽다 ... 크아악 눈이 너무 부셔요 선생님 ... 같이 자고나서도 넌 머리가 길어서 샴푸 냄새가 잘나서 더 좋다고 끌어안고~~ 샴푸 향 바뀌면 바로 알아채서 샴푸 바꿨구나? 하는데 사실 현이는 솔이 껴안는게 좋아서 샴푸 냄새 핑계대는거고~~ 바뀌었는데 이런거 좋아하는거 아니냐면 그냥 너라서 다 좋은건데? 하고 웃으면서 말해주고!! 둘이 얼른 결혼해 ㅠㅠㅠ 현이는 예전엔 많이 했는데 그 반동으로 흥미를 많이 잃어버려서 ... 옛날에 했던 게임들은 그래도 잘하는 편이야! 요즘 게임들은 잘 못하구 ... 솔이랑 게임하면 둘 다 승부욕 붙어서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구 ㅋㅋㅋㅋ
일정이 들쭉날쭉이라 매번 다르지만 오늘은 귀가하는 때가 9시 쯤이라~~ 나도 그때서야 확실히 여유나는 거기는 해!!
그래도 안 일어나면 이제는 고통의시간이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집을거야~!!! 앗 샴푸 냄새는 핑계였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 영영 모르고 현이가 원래 이렇게 샴푸향을 좋아했나 고민하고나 있을거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는 많이 했었던 게임은 새솔이가 열심히 해도 질 거 같네!! 현이가 했던 게임하다가 분해가지고 요즘 게임들 연습해오는거 아닌가 몰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변에 게임 잘하는 애한테 부탁해서 게임 배우러 다니고~~ 그러다 오해 생길 수도 있으려나!!ㅎㅅㅎ
꼬집히면 그때서야 일어나지 않을깤ㅋㅋㅋㅋ 악악! 아파! 하면서 ㅋㅋㅋㅋ 눈새솔이 ... 나중엔 현이가 직접 말해줄테니까~~ 지금도 본인이 숨기고 싶은건 철저하게 숨기고 알려주고 싶은건 나지막히 알려줄 것 같은걸!! 그래도 몇번 져주려고 노력했는데 져주는 것도 쉽지 않아서 ... 앗 그렇게 배우러다니면 현이가 오해하겠다! 그래도 막 이유 같은건 들어보고 질투 쬐끔 하지 않을까!! 현이가 화를 잘 내는 편은 아니니까 ...
ㅋㅋㅋㅋㅋㅋㅋ 맞는말이라 반박 못하고 끄응하면서 일어나기 ... 그래도 같이 밥먹자고 밥부터 차려줄테니까~~ 지금은 숨기는거 ... 여자후배들이 알게모르게 접근하는거 철벽치고 있는거? 일단 현이도 엄청은 아니더라도 잘생긴 편이고~~ 조용하긴해도 챙겨주는건 잘하니까 알음알음 인기 있는 편 아닐까 싶고~ 여자친구 있는지 모르는 애들도 많을 것 같아!! 그 예쁜 사람 여자친구 아니야? 하면 아니 그냥 친구라던데?? 하는 말도 생길 것 같고! 솔이 승부심 자극하는거야? ㅋㅋㅋㅋ 그럼 더 해보고싶고 ... 현이 질투할때도 진짜 조용하게 질투나니까 그러지마 ... 하고 속삭일 것 같은걸! 솔이는 어떻게 표현하려나!
아현이 매번 밥부터 차려주는거 새솔이가 엄마냐고 물어볼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가 아침 안 먹는다고 입맛없다고 하면 무슨 반응일지도 보고싶다~~ 아현이가 잘생기지 않았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새솔주가 처리했어ㅎㅅㅎ (??) 그거 아현이가 말해주면 나~~중 기준이면 ㅋㅋㅋㅋㅋ 새솔이 질투한다!! 새솔이는 자기도 모르게 철벽치구 있어서 접근하는 사람은 많아도 다 새솔이가 자기도 모르게 쳐내니까.......... 아현이는 이런 일로 질투할 일 없으려나?? ㅋㅋㅋㅋㅋ 게임 지기만 했는데 현이가 져주려고 했었다고 하면 승부심 불타오르지!!! 친구들한테 게임 과외(?) 받으러 피시방 가있을지도 몰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아현이가 그러면~~ 새솔이~~~~~ 용기낸다~~~!! 차마 썰로 풀기는 아까워서 말못해 으악~~~~ 새솔이가 질투............ 혼자 기분나빠져 있을거 같다 아현이가 잘 대처할거 알고 아현이 인기 많은게 아현이 잘못은아니고~~그치만 질투는 나고!! 괜히 아현이 옆에 쫓아다니면서 기분만 나쁘지 않을까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하지만 아현이는 매일 혼자 밥먹으니까 솔이 있을때는 같이 먹고싶구 ... 아침 안먹는다고하면 나도 안먹어~ 하고 같이 안먹어버리기! 배고파도 참는다 아현이!! 새솔주 언제 처리해ㅔ버린거야!! 새솔이 예쁜건 세상 사람들 다 알라고 내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다니고 있는데 그 사이에 처리해버리다니 ... 아주 좋아! 새솔이는 진짜 의도치 않은 철벽 장난 아닐 것 같은데 ... 그래도 접근하는 남자들은 있으니까 게임 가르쳐달라고하면 막 나서서 가르쳐준다고 할 것 같고~ 새솔이는 아무렇지 않게 그래! 할 것 같으니까 아현이가 질투하지 않을까? 적폐캐해일까 두렵다 ... 나중에 일상에서 들을래!! 새솔이 용기내는거 언제나 기대하고 있어!! 혼자 기분 나빠져 있으면 현이가 막 달래줄 것 같은데 내용은 비밀이야~~ 저번처럼 길게는 아니더라도 살살 잘 달래줄 것 같고!!
이제 집에 왔다!! 일상 돌릴 수 있게 되었어!!! 상황은 역시 2주쯤 지난때가 좋겠지? 이번엔 수업이랑 수업 사이 공강때 만난걸로 할까! 같이 밥먹고 카페도 갔다가 다시 수업하러 가는거지!
점심먹구 와서 늦게 봤다~~ 앗........... 현이가 그런 수를 놓는다면 새솔이는 밥 먹을 수 밖에 없어 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솔이 때문에 현이까지 굶길 수는 없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주야말로 언제 소문내구 다닌거냐구~~~~~ 새솔이 철벽 진짜 심하지ㅎㅅㅎ 눈치도 없구~ 철벽도 심하구~ 근데 그렇다는걸 본인도 모르구~~ 그때 자유상황극에서만 봐서두ㅎㅅㅎ.................... 새솔아 이 영화 개봉했다는데 봤어? - 아 아직~ 넌 봤어? - 아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나도 아직ㅎㅎ - 그래? 난 친구(=현이)랑 보려고! 후기 알려줄게~ 이랬을거 같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적폐캐해 아냐!!! 너무 잘 파악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나도 빨리 새솔이가~~~ 아현이한테 달려갔음 좋겠어~~~~ 으악 비밀이라니~~ 이것도 일상에서인가!!
수업이랑 수업 사이 공강~~~ 새솔이는 전공이었어서 왠지 물감 덕지덕지 바르고 나왔을거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페는 어디로?? 고백했던 카페~~ 아니면 현이가 알바하는 카페?? 아니면 두 장소가 동일한 카페인가!?
새솔이를 밥을 먹이기 위한 현이의 계략이랄까 ... (대충 계획대로 짤) 나는 언제나 소문내고 다닌다구~~ 아니 그렇게 쳘벽치면 현이의 적들이 늘어나는거 아니야? ㅋㅋㅋㅋ 영화 같이 보러가자고 할라했는데 이미 그 자리는 언제나 현이 예약이라 들어갈수가 없는거 ㅋㅋㅋㅋ 반대로 현이도 응? 나 그거 솔이랑 보러갈라 했는데? 하고 웃으면서 말할 것 같고~~ 둘이 친구일때부터 완전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이라 ~~ 너무 설레요 선생님!!! 비밀은 일상에서 푸는걸로 하자 ><
맞아! 고백했던 그 카페~~ 현이가 알바하는 곳은 거리가 좀 있어서 버스 타고 가야해! 공강 시간에 거까지 가지는 않을테니까~ 다음엔 알바하는 카페에서 일상 굴려도 괜찮겠다!! 선레는 내가 써올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줘!!
드디어 수업이 끝났다. 개강한지 2주가 지났으니까 교수님들도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했고, 그에 맞춰서 매주 과제들이 폭탄처럼 쏟아진다. 지금 내주신 레포트말고도 저번주에 다른 교수님이 내주신 것도 아직 다 못했는데 ... 그건 기한이 내일모레라서 후딱 끝내야한다. 오늘도 집에 가서 노트북 붙잡고 레포트나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가방을 싼다.
" 아현아 밥먹으러 갈래? " " 아, 나 약속 있어서. " " 또 새솔이랑 먹으러가? 하여튼 아주 꿀이 폭포수처럼 떨어져요. 그럼 이따 저녁 같이 먹자. " " 그래그래. "
언제나처럼 다가온 친구들이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가자는 말에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오늘은 새솔이랑 같이 점심을 먹기로 약속한 날이기 때문이다. 공강시간이 겹치는 날이 별로 없어서 학교에서 만나기엔 좀 힘들었기에 이렇게 점심을 먹는 날엔 웬만해선 꼭 만나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가방을 챙겨서 미대쪽으로 향한다. 아는 후배들과 선배님들을 만나서 인사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미대 건물 앞에 와있다.
[나 너네 단과대 앞]
분명 실습 수업이었을 것 같은데. 아직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니 톡을 보내놓고 네 단과대 앞에서 서서 기다린다. 내 얼굴을 알고 있는 회화과 몇몇 친구들도 인사를 해와서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준다. 우리 과만큼 미대쪽에도 자주 오니까 아는 얼굴들이 매일 늘어나는 느낌이다.
까맣게 꺼져있던 휴대폰 화면 위에 뜬 네 메세지를 보고서는 손이 바빠진다. 다행히 강의는 끝났고, 정리 중이던 때다. 원래는 앞치마만 하고 다녔지만, 오늘은 너와 점심 약속이 있기에 조금 차려입은 탓에 토시까지 제대로 다 무장을 했더라. 저답지 않다며, 누가 그림 그리는데 그런 옷을 입고 오냐며 놀림 받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꾸미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들지 않겠냐고, 제게 뭐라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남친?"
저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친구가 입을 열었고, 다른 친구가 대답한다.
"남친~"
아니라고 반박지도 못하고 얼굴만 살짝 붉히니 웃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 남친보러 간다 가. 이따 오늘 누구 야작하는지나 알려줘!"
스니커즈 리본끈이 풀린 것도 모른채 강의실을 뛰어나간다. 웬일로 높게 묶은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치맛자락이 나풀거린다. 제가 느끼기에도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다행히 뛰어가면서 대충 옷자락을 살펴본 결과, 아이보리색에 밝은 원피스에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위에 걸친 연한 갈색 카디건에도 물감 자국은 없다. 얼굴에 남아있는 물감은 확인할 새가 없었다. 아는 얼굴이 많아서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냐는 둥, 오늘따라 꾸몄다는 둥 붙잡는 사람이 많았지만 인사로 얼버부리며 모두 지나쳤다.
"현아!"
그렇게 결국 널 보러 오면, 네 말대로 벌써 이 앞까지 와 있는 네가 저기 서 있다. 네 이름을 소리내 부르고는 옆으로 다가간다.
아마 새솔이가 벽을 쳐도 안쳐도 아현이는 적이 많았을거 같지만ㅎㅅㅎ...............!! 중학생 때부터 많지 않았을까 싶기두?? 새솔이는 쭉 눈새+철벽이라 아무도 옆에 가지를 못 했는데 아현이는 당연하단듯 옆에 있고~~ 중학교때는 오히려 새솔이가 아현이를 쫓아다녔으니까!! 응~!! 일상에서 다 풀어버리자!!
현이가 알바하는 곳은 거기보다는 멀구나! 선레 써와줘서 고마워~~ 이번 일상은 좀 달게 하려고 작정해봤어ㅎㅅㅎ......!!!
단과대 앞에서 널 기다리고 있으려니 아는 얼굴들이 계속 인사를 해온다. 솔이가 회화과에서 거의 간판인만큼 옆에 붙어다니는 나도 자연스럽게 얼굴이 알려질 수 밖에 없나보다. 물론 별로 좋지 않은 시선도 느껴지는게 아무래도 솔이에게 접근했던 남자애들 같다. 솔이의 자연스러운 철벽에 당한 남자들은 자연스럽게 나한테 적의를 품는게 당연하니 그런 시선조차 익숙하다. 그렇다고 시비를 걸린적은 없기도 하고.
" 넘어지겠다 넘어지겠어. "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그쪽을 바라본다. 오늘 실습이 있는 날인데 원피스에 카디건이라니, 저렇게 입고 실습을 했으면 불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신경을 썼는지 옷에는 물감 하나 안묻어있었지만 네 얼굴에 물감 자국이 조금씩 묻어있는 것이 눈에 띈다. 급하게 내려온건가 싶어서 웃으면서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너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 페이스 페인팅 실습이라도 한거야? "
큭큭대며 얼굴에 묻어있던 물감들을 슥 지워준 뒤에 쪼그려앉아서 풀려있는 네 신발끈도 단단히 묶어준다. 이러고 오면 오다 넘어진다니까, 같은 잔소리도 한마디 해주면서. 높게 묶어올린 머리가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네 손을 자연스럽게 잡으면서 말했다.
" 오늘은 특별히 더 예쁜것 같은데? "
학교에서 평소처럼 만나는건데 신경 쓰고 나왔다는 사실에 좀 기쁘기도 했고. 나도 너를 만난다는 사실에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 써서 나오기는 했다. 검은색 슬랙스에 오버핏 남색셔츠를 잘 넣어서 정리하고 그 위에 갈색 카디건을 매치했으니까. 우연찮게도 같은색의 카디건이라 누가 보면 커플룩인줄 알겠네, 하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말했다.
" 뭐 먹으러 갈까. 먹고 싶은거 있어? "
나보다 새솔이 음식 취향이 까다로운 편이라서 그녀에게 맞추는게 더 좋았다. 괜히 나 먹고싶은거 먹으러 갔다가 솔이 입에 안맞는건 사절이다.
허어어 ... 중학교땐 그렇게 시비 걸려서 싸우기도 하지 않았을까! 솔이한텐 왜 싸웠는지 비밀로 하고선 그냥 먼저 시비 걸길래 때렸는데 무슨 문제라도? 하면서 다니고 ... 고등학생땐 거의 단 둘이 붙어있는데다가 현이도 조용하게 변하고 좋아하는 애들도 그냥 시비 안걸고 속으로 부들부들 했을 것 같다! 고등학생땐 싸우면 거의 99% 로 네가 왜 솔이 옆에 있냐 어쩌구~~ 하면서 싸웠을 것 같은데!!
달달한 일상 ... 기대할께!! 나중엔 현이 일하는데 불쑥 찾아오는 일상도 재밌을 것 같아!!
뿌듯하게 웃더니, 물티슈를 꺼내며 건넨 네 말에 고개를 갸웃인다. 페이스 페인팅이라니, 무슨 소리인가 싶더라. 꺼내진 물티슈가 얼굴로 오자 그제서야 눈치채고 쿡쿡 웃음소리가 난다.
"왜, 너도 해줄까?"
물감을 닦고나면 너는 이번에 갑자기 몸을 낮춘다. 이번에는 또 무엇인가 하고서 너를 쫓아 시선을 내려보면 신발끈이 풀려 있었다. 넘어지겠다는 말이 한 번 더 나오자 으으으음, 길게 고민하는 소리는 내다가 답한다. 개강총회 때 술기운이 많이 올랐던 것은 맞지만, 잊은 것은 하나도 없고 네가 해준 말도 제가 한 말도 다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벌써 너를 제 남자친구로 생각한지 2주는 되었다.
"넘어지면 잡아줄 사람 여기 있잖아."
그 말을 하고 있으니 네가 제 손을 잡았다. 방긋 웃으면서 그 손에 깍지를 끼며 고쳐 잡는다.
"덕분에 죽을 뻔 했다니까?"
실습 내내 물감이 튈까봐 조심해야 했고, 주변에서는 계속 달달 볶아대고, 치마를 잘 안 입어버릇하니 스스로도 행동거지가 어색해서 꽤 곤란한 일이 많았다. 그래도 네게 더 예쁜 것 같다는 말을 들었으니 가끔은 이렇게 꾸며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생각한다.
"먹고 싶은 거... 매운 거. 엄청 매운 거."
네가 안 된다고 할까 싶어서 조금 텀이 있었다. 먹고 싶은 거라고 하면 늘 바로 떠오르는 두 가지가 매운 음식과 아이스크림이다.
그렇게 시비가 걸려써 싸우기도..........?!!! 새솔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솔이 비밀로 하면 진짜 영영 모를텐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암것도 모르구 또 왜 또 싸우냐고 시비 걸리면 무시하라구 잔소리나 했겠다ㅎㅅㅎ..... 네가 왜 솔이 옆에 있냐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 새솔이가 그거 들으면 어이없어지구 왜 내친구한테 시비거냐고 한마디 했겠다......... 그 의미로 왜 솔이 옆에 있냐한게 아닐 확률이 높겠지만 모르겠지ㅎㅅㅎ..........
옷은 이렇게 깔끔하게 하나도 안묻혀놓고 얼굴에 묻히고 나타나다니 그만큼 집중해서 한 것이겠지. 전부터 너는 하고자 했던건 뭐든 엄청 열심히 하는 편이었으니까. 뭐든 중간만 가자고 생각하는 나랑은 좀 달랐지만, 그래서 너가 나에겐 좀 더 특별했는지도 모른다. 해준다는 말에 웃으며 고개를 저으며 네 신발끈을 묶고 있으니 네 말이 들려온다.
" 평생 내 옆에 있게? "
다른건 똑부러지면서 이런건 덜렁대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네 매력포인트라고 생각이 들다니 이게 콩깍지인가 뭔가하는 그런건가보다. 나보고 잡아줄 사람이라고 하다니, 내가 평생 옆에서 붙어다니면서 너가 넘어질때마다 잡아줄거라고 생각하는걸까. 그렇게 생각하다면 당연히 답은 Yes.
" 내 눈에 예쁘게 보인다는 목적만 달성했으면 되는거 아니야? "
다음부턴 좀 편하게 입고 나와도 된다고 말하려고했지만 기껏 네가 이렇게 입고 나와준 성의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 내 말대로 그렇게 불편함을 감수한 이유도 나와의 데이트를 위해서일테니까. 거기에 올려서 하나로 묶은 머리가 새로운 이미지라서 한껏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 매운거 먹는건 좋은데 다음날 배탈 나는거 아니야? "
거기다가 아직 수업도 남았는데 다음 수업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이었다. 물론 내가 매운걸 잘 못먹는 것도 있었지만 나는 다른 메뉴를 먹으면 되는 일이고. 먹고나서 속 아프면 어쩌나 싶었지만 일단 네가 먹고싶은 것이니까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어느 정도는 장난이겠지만, 어느 정도는 진심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대답하지 못 했었다. 네가 결혼해야지 별 수 있느냐고 했던 그 말에 대한 대답을 지금 이렇게 물어본다. 결혼이라는 단어를 장난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네 옆에 있고 싶다는 건 진심이다. 제 옆에 네가 없는 건 싫었다. 네가 남자친구로서 좋고 싫고 그 이전의 문제였다. 그래서 얼굴이 조금 화끈거린다고 생각하며, 대답을 끝내면 네가 대답을 언제 돌려주든 너를 계속 보고 있자면 더 화끈거릴 것만 같아 고개를 돌렸다.
"됐네요, 옛날부터 너 빼고 다 예쁘다고 했거든?"
문득 생각나는 건, 개강총회 때 너희 과 여자아이들이 하던 말이다. 견제한 거냐니 물어본 그 아이들의 말에 너는 답하지 못 했다. 그리고 그때 예쁘다는 말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건 낯간지럽고, 오글거린다 생각했다. 그래서 괜히 흘러내린 잔머리카락만 귀 뒤로 넘기면서 말을 끈 탓에 덧붙이는 사이의 공백이 길었다.
"그래도 네가 예쁘다고 해준게 ."
머리카락을 묶어올린 탓에 드런나 목덜미에 머리카락이 스치는 것조차 신경이 곤두서 간지러운 느낌이다. 너와 있으면 간지러운 기분이 왜 이렇게 많이 드는지 모르겠다.
"야, 나 이제 매운 거 잘 먹는다?"
친구들에게 똑같은 말을 했다가 그래봤자라는 말을 들었다는 건 꺼내지 않았다. 네가 고개를 끄덕이면 허락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환히게 웃는다. 학교 근처 매운 음식을 파는 가게 리스트 쯤이야 머릿속에 언제나 정리되어 있다. 그 중에 안 매운 메뉴도 같이 파는 곳,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을 간추리는 건 쉽다.
"새로 생긴 돈까스집 엄청 맵대."
너와 저가 갔던 카페. 네가 고백했던 그 카페 근처 어딘가 있다더라 얘기하면서 걸음을 옮기는데 어쩐지 방향이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실버타운도 같이 들어가기로 약속했잖아. 저번에 나누었던 장난 같던 대화까지 덧붙이며 널 바라본다. 이젠 이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면 너도 나를 많이 좋아하게 되었단걸까. 사실 우리가 연인 관계가 아니었더라도 나는 네 옆에 항상 있고 싶었다. 그건 예전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하지만 난 조금 더 욕심을 냈고, 그렇게 너에게 고백을 했다.
" 그만큼 내가 해주는 예쁘단 말은 유니크한거 아니야? "
그야 예전엔 주변에서 너가 아무리 예쁘다고해도 시큰둥했으니까. 객관적으로 봤을땐 예쁜건 나도 잘 아는 사실이었지만 그걸 너에게 말해주는건 별개의 얘기였다. 굳이 그런 얘기를 할 생각도 없었고 필요성도 못느꼈다. 그땐 정말 친구였으니까. 주변에서 걔 좋아해? 라고 물어보면 말없이 주먹을 들어보이던 시절이다. 지금은 유새솔이라는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문제지만. 하지만 좀 뜸을 들였다가 너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에 결국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없이 잡고 있는 손을 끌어서 내 쪽으로 당겨온다.
" 먹는건 좋은데 적당히 매운걸로 먹어야해. 너무 매운거 먹고 또 속아프다 어쩌다하지 말고. "
너 다음 시간에도 수업 있는거 기억하고 있지? 눈을 가늘게 뜨고 너를 바라본다. 그 정도는 알아서 조절할 나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지난 8년간의 시간동안 너를 지켜봐온 내 빅데이터가 결과를 부정적으로 도출하고 있어서 한마디 얹는다. 쉬는 날이었으면 뭘 먹던간에 다 허락해줬겠지만 오늘은 수업도 더 있는 날이니까. 새로 생긴 돈까스 집이라, 대학가에서 새로 생기는 식당은 맛없지만 않으면 언제든 환영이다. 결국 가는 곳만 가게 되는 대학 라이프에 새로운 경험을 시켜주니까.
" 근데, 그 카페라면 그쪽이 아니라 반대 방향인데? "
저번에 내가 고백했던 그 카페 근처라고 했는데, 거긴 이 방향이 아니라 반대다. 그래서 그쪽으로 걸어가는 네 팔을 잡아 끌어서 반대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생각해본 것 뿐이니 분명 깊게 생각해본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웨딩드레스를 입은 제 옆에 네가 정장을 입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면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얼굴만 새빨개지는 것이다. 장난스럽게 말하지 않으면 네가 무슨 대답을 하든, 아예 대답을 하지 않든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키득거리며 웃어봤지만, 제 웃음소리가 금방 작아졌다는 걸 저도 알았다. 얼굴이 빨갛게 익어버린 건 숨길 수도 없어 제 손등을 뺨에 올려 좀 식혀본다.
"개뿔이 유니크야."
칭찬 안 해준 거란 말 밖에 더 되드냐고 작게 궁시렁거린다. 네가 손을 끌어 당기면 그만큼 너와 제 거리가 가까워진다. 웃는 걸 보니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더라.
"뭘 잘했다고 웃어, 니가 하도 안 해줘서 그런 거잖아."
하고 싶은 말이 툭 튀어나온다. 예쁘다는 말을 견제하느라 안 해준 거라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제 니 여자친구니까 견제 안해도 되잖아."
말하면서도 헷갈린다. 제가 지금 네게 무슨 말을 하는건지, 네게 예쁘다는 말 못 들은게 그렇게 서운했었나 생각한다. 남들이 다 해주는 칭찬을 안 해주는게 서운했던 건지, 오로지 네가 해주지 않아서 서운했던 건지 이유를 고민했다. 분명 예전에는 네가 예쁘다 해주지 않으면 니 눈이 삐었다느니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말이 나오지 않는다.
"언제는 아프다고 말하라매. 그리고 진짜 나 매운 거 좀 먹는다니까?"
가늘게 뜨고서 저를 바라보는 네 눈을 똑같이 바라본다. 가늘게 뜨고서 쳐다보지만 네가 걱정해주는 건 좋았다. 네 걱정이 과하다고는 생각하면서도 반면에는 그런 걱정이 따듯해서 좋았다.
"엥?"
단순한 길치일 뿐인지라, 네가 끌어주면 그대로 널 바라보고서 멈춘 저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두 방향을 두리번거린다. 이쪽이 그쪽이 아니라면 제가 가려던 방향은 원래 어디로 가는 방향인가 하고 멈춘 것이다.
얼굴 빨개지는거 봐. 본인이 그렇게 말해놓고 부끄러워지는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엄한 생각은 아닐텐데 결혼식 장면이라도 상상하고 있는건가? 빨개져버린 얼굴을 식히려는지 제 손을 들어서 뺨에 가져다댄다. 밖에 오랫동안 있어서 약간 차가워진 손을 너의 뺨에 살짝 가져다대며 웃어보인다. 어후, 뜨거라.
" 그래서 이제 예쁘다고 많이 해주잖아. 내꺼니까. "
생각보다 반응이 좀 쎄게 나오는데? 평소에 내가 예쁘다고 말해주지 않은게 신경 쓰였나, 하고 생각한다. 예전 같았으면 니가 이상한거다 어쩌다 하면서 말했을텐데. 예전에야 친구였으니까 그렇게 얘기할 필요성을 못느꼈고 너를 좋아하게 되고 난 이후부터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더더욱 안하게 되었다. 어차피 네 옆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건 나일텐데 뭐가 불안해서?
" 아프면 내가 챙겨줄 수 있는데 수업 들어가면 그게 안되니까 그러는거잖아. "
물론 친구들이 챙겨주겠지만 그건 그거고. 수업중에 집중 못해서 끙끙대는걸 보고있자니 차라리 그냥 덜 매운걸 먹이는게 낫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너가 먹고싶다니 몇번 설득해도 안되면 그냥 먹으러 갈 생각이다. 하지만 역시나 길치인 너는 목적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라.
" 거기로 가면 인문대야. 우리 갔던 카페는 이쪽이라구. "
학교 안으로 더 깊숙하게 들어갈 생각인건가 싶었다. 어쨌든 너가 가려는 방향이 어디인지는 알았으니까 그대로 네 손을 잡고서 저번에 갔던 그 곳으로 향한다. 깍지 낀 손이 부드러워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가득해진다. 가는 중간중간에 아는 얼굴들을 마주치고, 우리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에도 다들 놀래는 모습 하나 없이 웃으며 인사를 하고 지나간다. 음, 방금 걔네한텐 사귄다고 얘기 안한 것 같은데.
" 너 매운거 먹고 아이스크림 먹을꺼지? "
안들어도 다 알아. 마침 근처에 자주 가던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다. 어쩐지 너가 가고싶어하던 동선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느낌이다.
네가 방금 한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너는 저와의 결혼을 생각할 정도로 저를 좋아하고 있다는 소리다. 얼굴이 식을 새가 없다. 저도 너와의 결혼에 싫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지만, 너한테 청혼을 해야겠다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너를 좋아하려고 애쓴지도 이제 고작 보름 남짓하게 지났는데, 결혼을 생각해봤을 리는 만무했다. 너와 같은 마음을 가지겠다고 할수록 네 마음은 매번 생각보다 더 큰 것만 같아 놀라고 만다.
"뭐야, 왜 이렇게 차."
제 얼굴이 뜨거운 탓도 있겠지만 그래도 네 손이 너무 찬 것 같았다. 저도 모르게 찬 것이 닿아 몸이 움찔거리며 놀랄 정도였으니 제 뺨에 닿아있는 네 손을 제 손으로 감싼다. 제 손으로 감싼 네 손에 뺨을 좀 더 온전히 기대면 찬게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밖에 오래 서 있었나 싶어진다.
"미쳤나봐, 뭐래? 난 내 꺼거든!"
드라마도 아니고, 영화도 아닌데 그런 대사를 들을 줄은 생각도 못한 반응이 고스란하다.
"안 아플만큼 매운거 먹을테니까 걱정 집어넣으시지~"
매운 거 먹고 나서 아이스크림 먹으면 된단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달고 시원한 걸 먹으면 분명 괜찮아지리라고.
"나 졸업할 때까지 학교 길 못 외울 듯."
진심이었다. 그래도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옆에는 늘 네가 있을테니 별로 걱정스럽지는 않았다. 이제는 너와 손도 잡고 다니는데, 옆에 있는 네 손을 잡고서 길을 잃을 일이 있을까 싶다.
"당연ㅎ, 가 아니고. 왜? 먹으면 안 돼?"
아까 했던 생각이 그저 생각이었던게 아니라, 저도 모르게 또박또박 소리내어 말하기라도 했나 싶다. 정곡을 찔려서는 너를 바라본다.
중학생들이 사귀어도 자기들이 사귈때는 결국 결혼에 골인할거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만남이 아닌 이상 누구나 이 연애의 끝은 결혼의 시작이라고 생각할테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을 새솔이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얘도 얘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테고 나보단 느리겠지만 내가 노력한다면 천천히 나와 같은 마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러다 네 손이 내 손을 감싸쥔다. 그렇게까지 오래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핸드폰을 들고 있었으니 차가워질만도 하다. 그래도 네 얼굴이 좀 식은 것 같아서 다행이었지만.
" 역시 반응이 재밌다니까~. 그렇다고 농담이라는건 아니지만? 공동소유로 하는건 어때? 대신 나를 줄께. "
부끄러워서 저런 반응을 하는 거겠지. 톡하고 건드리면 우와악하고 나오는 저 반응이 재밌다. 그래서 예전에는 자주 놀리곤 했는데, 그건 우리가 연인이 되고 나서도 바꿀 생각은 없다. 물론 놀림의 강도 자체는 좀 낮아지겠지만 그래도 만족할만한 반응은 나오니까 상관 없겠지. 하지만 너가 내꺼라는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 내가 맨날 같이 있어줄테니까 외울 필요는 없겠지만. "
나도 학교 지리를 다 외운건 아니다. 학교가 워낙 넓은 것도 있지만 항상 가는 곳만 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충 어디에 뭐가 있는지는 머릿속에 있으니까 방향 정도는 알고 있지만 우리 새솔씨는 그렇지 않다. 그래도 내가 같이 있으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가고싶은 곳이 있으면 업어서라도 데려다줄테니까.
" 아니 그냥 네가 생각하는게 훤히 다 보인다 싶어서. 근처에 우리 가는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잖아. "
프랜차이즈는 아니고 조그마한 가게인데, 수제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다. 가격대도 괜찮은데 양이랑 맛도 좋아서 예전부터 자주 찾는 곳이다. 그 카페 근처에 있는 가게라서 아마도 매운걸 먹고 거기갈 생각이 아니었나, 하고 추측해봤을 뿐이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있으니 어느새 우리가 갔던 카페 근처에 도착했다.
" 그 돈까스집 이름이 뭔데? 알려주면 내가 찾아갈께. "
네가 이름을 알려주면 금방 검색해서 식당으로 찾아간다. 학교랑은 조금 거리가 있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사람은 많이 없어서 자리 잡기는 쉬웠다. 대충 사람들과 좀 떨어진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고서 네게 메뉴판을 건네준다. 보나마나 고를건 뻔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