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 엇, (들켜버림) 문하주 혹시 탐정....? 최대한 자연스럽게 넘나들어서 잘 못알아채게 하려 했는데.... 이걸 알아채시다니...
>>658 부정인건 맞는데, 연호는 그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비설관련) (언젠가 밝혀질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질문에 대한건, 연호라면 의존을 잘 받아줄거라는 대답입니다! 다만 너무 의존만 하면 안좋다는걸 아니까 조금씩 홀로서기를 하는법도 알려주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옆은 떠나가지 않을겁니다...
>>659 그게 연호의 매력(?)입니다... 연호를 만들때 한낱 바보로 해서 즐거운 청춘만 즐길까, 아니면 비설을 많이 섞어서 묵직한 청춘을 즐길까 하다가 결국 못정해서 중간으로 타협했습니다...
드물게 단호한 목소리가 적막에 금을 긋는다. 등을 돌리고 선 소녀의 뒷모습이 이상하리만치 딱딱했다. 처진 어깨가 호흡을 따라 잠시 가만히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마침내 소녀가 고개를 돌린다. 여느 때와 같은 웃는 얼굴이었다. 나른하고 부드러운.
“미안해. 나, 지금은 혼자 있고 싶어서.”
다음에 보자, 안녕. 같은 미소였지만, 뒤에 숨어있는 싸늘함을 너는 눈치챘을까. 크고 두꺼운 금 한 개가 둘 사이에 선명히 그어지는 순간이었다.
2. 『좋아해』 “ㅡ난, 나는.”
나는 무서워. 처음 느껴보는 감정,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욕심. 이런 행복에 걷잡을 수 없이 삼켜진다는 것이, 먹어선 안 되는 약에 취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욕심내지 않기로, 언제든지 조용히 떠날 수 있는 삶을 살자고 다짐했는데. 벽이 무너지는 게 두려우면서도, 그 너머에 있는 것이 자신도 모르게 홀릴 정도로 탐스러워서. 모르겠어.
“내가, 욕심내도 되는 걸까.”
울음에 젖어 축축한 눈동자가 고개를 들었다. 하하, 억지로 입꼬리를 틀어 웃는 것이 퍽 위태로웠다.
3. 『친구로는 안돼?』 답을 들은 새슬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저 눈을 몇 번 깜빡였을 뿐이다. 오히려 평온을 되찾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미 수백 번, 수천 번 보았을 나른한 웃음이 얼굴에 걸렸다. 그렇구나.
“..그래도, 계속 이렇게 있어 주는 걸까.”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여기에서 만나서, 같이 낮잠을 자고, 놀고, 맛있는 걸 먹고. 그런 것들. 거절당했다고 해서 그런 일상을 잃는 건 조금 슬픈데. 하지만.
1. 『내가 먼저 말하려 했는데』 처음으로, 문하의 눈동자에 이채가 서리는 것을 본 것 같다. 그것은 착각이 아니었을까 할 정도로 사라졌고, 당신을 바라보는 문하의 눈은 컴컴하고 어둡게 죽어있지만, 당신이 한 말이 그를 어떤 식으로든 자극하는 데 성공했는지 그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본다. "같은 말을 하네." 알쏭달쏭한 말이다. 뭐라는 거야? 문하는 당신을 바라보며 한 마디를 나직이 더 덧붙인다. "내가 하려고 했던 말이랑." 오늘 당신의 재수, 꽤나 옴붙은 모양이다.
2. 『모든게 끝났어』 "......" 언어를 잃은 것처럼, 그는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다 그는 눈을 감고, 고개를 들었다. 문득 어디선가 불어온 산들바람이 공기를 휩쓴다. 거기에 무언가를 날려보내는 것처럼 기원을 담아서, 그는 고개를 들고 가만히 서 있었다. 무언가를 씻어내려는 듯이. 무언가를 날려보내려는 듯이. 그는 가만히, 그 어떤 것에도 속박되지 않은 자유를 만끽했다. 나는 자유야. 그는 입을 다문 채로 소리없이 부르짖었다. 이제 그에게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3. 『한 번 더 말해줘』 "......?" 먹먹한 까만 눈으로 당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게, 얼굴에 별 변화가 없는데도 무언가 아주 놀라운 것을 귓전에서 반쯤 놓쳐버리고 만 사람의 표정으로 보인다. 아니 어쩌면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표정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몸을 당신에게로 돌려앉는다. 조금 주저하다가, 그는, "...다시, 말해줄래." 하고 나직이 청해온다. 목소리가 약간 떨린다. 설레임일까, 공포일까. 무엇이 그의 목소리를 흔들리게 하는지는 알 수 없다.
1. 『잘 있어』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야?" ...대답을 아는 질문이다. 그렇기에 상대방이 대답하지 않아도 대답을 알 수 있다. 애초에, 끝맺고자 하는 말에 질문을 덧대어봐야 상대방에게 수고를 더해주는 일일 뿐이다. 문하 역시도 그것을 잘 알았다. 그렇지만 마음속에 날아든 파랑새 깃털 한 장을, 아직, 도무지, 놓아줄 준비가 되지 않아서. 깃털 한 장은 깃털 한 장일 뿐인데 도무지 파랑새를 그리는 미련을 털어낼 길을 모르겠어서. 그렇지만 준비가 되었는지 되지 않았는지 신경써줄 정도로, 상황은 그에게 자상하지 않다. 항상 그랬다. 그래서, 그냥 손에서 놓아주는 일일 뿐인데, 왠지 빼앗기는 것 같아서. 뼈밖에 남지 않아 뜯겨나갈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뼈가 뜯겨나가는 듯이 아팠다. 그러나 아파도, 이 말을 해야만 한다. "...잘 가."
2. 『죽여줘』 "네가 나를 죽여주면." 소년은 웃었다. "나도 너를 죽여줄게." 어딜, 나를 두고 가려고. 너는 내 처음이자 마지막 사냥감인데. 도망칠 수는 있겠지만 날 떨쳐낼 수는 없을 거야. "그러니 포기해."
3. 『당연하지』 "역시 그런가─" 당신에게로 시선을 둔 채로, 그는 나직이 숨을 내쉬며 웃었다. 다른 사람의 웃는 얼굴에 비하자면, 그것은 웃는 얼굴이라기엔 너무도 서투르기 짝이 없었지만, 그래도 문하라는 소년의 기준에 비추어보면 꽤 그럴싸한... 그리고 꽤 보기 드문 표정이었다. 당신의 말이 어떤 의미에서 그에게 그런 표정을 짓게 했는지는 모른다. "─하긴,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먼지가 바람에 날려 바닥이 조금씩 드러나듯, 그의 미소가 조금씩조금씩 그 빛을 바꾼다. 그는 여전히 웃는 얼굴이지만, 표정이며 기색은, 조금, 다른 의미로 변해 있다.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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