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주의 썰을 보니까 둘의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보이네. 첼이는 아직 진정한 의미로 상실을 겪어보지 못 했으니까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무모해질 수 있는거 같아. 본인 스스로는 어떤 결과든 다 받아들일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매가 죽는 걸 보고 상실감 비스무리한 걸 간접적으로 느끼기도 해서 조오금 신중해졌달까. 진행하면서 다르게 변할 수도 있긴한데. 음... 어허 선배님 어디 뒤에서 꿀빨려고 이리 나와서 최전선에 서시라구! ㅋㅋㅋㅋㅋㅋ
민초에 꿀 ㅋㅋㅋㅋ 어 이거 괜찮을거 같은데? 물론 조금만 뿌리면 좋겠지만 설탕귀신 벨이는 아주 그냥 푹찍! 해서 먹겠지... 으으으 달아... 왠지...구슬리고 달래려고 하다가 승질 더 돋구지 않을까 싶은데 이거 기분탓...? 뭔가 내 머릿속 이미지가 ㅋㅋㅋㅋㅋㅋ 벨이는 나름 기분 풀라고 한 말인데 첼이 얘가 괜히 비꼬아 듣거나 해서 점점더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그런거라 ㅋㅋㅋㅋㅋ!!! 아 근데 삐졌다고 매구한테 가서 징징대고 그러지는 않을거 같네. 진짜 억울하게 삐질만한 말을 들었으면 매구한테 달래달라고 앵기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거의 자업자득일테니까... 돌아서면 자기 혼자 속에서 정리하고 끝내버릴걸? 그러고 다음부터 대할 때는 더 거리를 두게 될 거고.
만약 대화가 잘 되서 서로 윈윈하는 부분이 보인다 싶으면 첼이는 고민없이 그쪽을 선택할거야. 무의미한 죽음이 아니었으면 하는 건 탈들도 포함이니까. 마음 딱 정한 순간부터 불 도우-쟈마냥 벨이한테 협력을 들이밀 수도 있고 ㅋㅋㅋㅋㅋㅋ 깐족과는 또다른 민폐....ㅋㅋㅋㅋ
첼주 돌리던 일상, 나중에 썰풀이 같은 걸로 마무리 지어도 될까? 현생이 현생이여서 그런지 요즘 내가 잡담에도 잘 못끼고 계속 늘어지는 답레 때문 미안하기도 하고. 바빠서 그런지 땃태에 이입하기 살짝 어렵다, 라고 해야겠네. 결론은 일상을 갑작스럽게 마무리 짓다고 해서 미안해. 기껏 기다려줬는데.....
>>296 에이 미안해할거 없어~~ 바쁘고 그러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괜찮아! 돈 마인! (찡긋) 그럼 일상은 마무리 짓는 걸루 하구~~ 그대로 인사하고 헤어졌다 해도 되고 따로 땃주가 생각나는 반응 달아줘도 괜찮구! 응! 우리 땃주 늘 화이팅이야~~ 응원한다구~~
현궁의 기숙사 방은 오로지 그와 당신, 그리고 달링 뿐이다. 독방을 쓰기 때문이다. 달링은 그의 손을 애교스럽게 물다 창문을 열어주자 휙 날아가버린다. 최근 얼음 호수에서 놀아주는 1학년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알아서 잘 들어올 것이다. 그는 창문을 닫는다. 자리로 돌아오자 그는 생각에 한참 잠겨있다 손을 까딱였다. 주문 없이 무언가를 불러오는 건 이제 눈 감고도 할 수 있다. 머지 않아 성냥에 불을 긋는 소리가 들린다. 불꽃이 나비처럼 피어올라 춤추고 궐련의 끝에 입을 맞췄다. 불이 붙는다. 2년동안 흡연은 라온에서 해왔다. 기숙사 방에서 했다간 들킬 위험도 있지만, 그의 마음이 어딘가로 갈만치 인내심이 깊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최근 학생이 10명이나 죽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이 자꾸만 떠올라 가라앉지 않는다. 매일같이 보는 죽음이지만 대체 뭐가 그렇게 충격적일까! 사람이 가끔 감상적이게 되는 날이 있는데, 아마 오늘인 것 같다. 연기를 한번 들이마시고 그는 깊게 숨을 뱉었다. 원내의 사람이 죽어 떠났는데, 당신이라고 안 그럴까. 모든 일이 끝나도 과연 내 곁에 끝까지 남아있을까?
안다. 욕심이고 월권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당신은 매구의 추종자고, 나는 별개의 존재다. 당신이 내게 말했다. 제재를 가해도 백정의 탈은 절대 안 된다고. 그는 당신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이유로 흔쾌히 수락했다. 그 자유가 당신을 오히려 옥죄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것이다. 그는 다시 연기를 들이마신다. 손 끝이 달달 떨렸다. 공교롭게도 당신은 악인이다. 지금껏 그 고운 손으로 몇을 죽였을까? 앞으로 몇을 더 죽일까? 그는 당신을 자유롭게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래도 되는 걸까? 왜 묵인하지 못하는 걸까? 묵인하지 말라는 명확한 이유도 없고 그래도 된다는 증거도 없다. 그러면 넘어가면 되는건데 굳이 또 손가락에 박힌 작은 가시처럼 거슬린다. 이제야 거슬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누군가는 당신에 손에 죽고 그의 손을 통해 땅에 묻혔고, 앞으로 그럴 일이 또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세가 뒤집혀 원내측이 우세해지고 매구가 마지막 발악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언젠가 당신을 죽일 수도 있고, 저번에 탈이 죽었다는 얘기처럼 당신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아니면 당신이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고, 내가 먼저 떠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언제라도 죽음이 도사릴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이 금이 간 얇은 유리처럼 아슬아슬하다. 그렇다고 그가 손대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랑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건 동화 속의 이야기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연기를 뱉는 숨결이 떨렸다. 불안정한 연기가 방을 채우고 사라졌다.
당신을 내 손으로 자유롭게 하는 방법이 돌이킬 수 없는 길일까 두렵다. 당신의 몸이 내 손에 의해 싸늘해진다는 생각에 온 몸이 떨린다. 당신이 살아있기 때문에 온기에 기대보려 하는 것인데, 당신마저 식어버리면 어떻게 될지 두렵다. 상실은 더이상 겪고 싶지 않다.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만일 당신이 개심한다 쳐도 이미 죽은 생명은 돌아오지 않는다. 남아갈 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도 슬픔을 이고 살아야 한다. 그는 그 상황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처럼 네가 개심했으니 됐어. 앞으로 참회하며 살자.' 라는 말을 뱉을 정도의 위인이 아니다. 이미 죽은 자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고, 한 가문을 좌지우지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건 개인의 감정으로 사사로이 판단하고 개심과 참회를 언급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다른 가주처럼은 되고 싶지 않았다. 손 안의 로켓을 만지작대다 이내 책상 위에 올려뒀다. 분홍색 눈이 어둠속에서 불안하게 흔들렸다.
아, 차라리 처음부터 매구가 아니라 날 만났더라면 달라졌을까…….
그럴 리가 없다. 달라지지 않을 망상에 이 상황을 맡기고 싶지 않다. 세상의 우연은 단 한번만 존재하고, 나머지는 철저한 확률로만 이루어진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후회와 될 리가 없는 망상에 기대기보단 오늘을 살아가는게 더 중요하다. 그럼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문득 코를 타고 뜨거운 감각이 느껴지자 그는 안면을 더듬는다. 턱을 타고 흐르는 이 느낌을 모를 리가 없다. 손가락에 번지듯 묻어나오는 피에 그는 눈을 감았다. 궐련을 두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고개를 숙이며 지혈을 우선시한다.
"계시 한번 끝내주는군."
신이 있다면 잔인한 자다. 그리고 한없이 자비로운 자라고 생각했다. 그는 궐련을 아무렇지 않게 책상에 비벼 끄고 손가락을 다시금 까딱였다. Accio Cigar. 느긋하게 다리를 꼬며 지혈도 덜 끝났는데 고개를 휙 치켜든다.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정적으로 살면 인생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불안에 몸을 맡기느니 차라리 하루 더 진하게 붙어먹고 말겠다.
"시간이 아까워."
// 새벽에 첼주와 풀었던 썰과 함께 떠올라서 적어본 독백이어요. 비설을 찬찬히 읽어보다 방향성이 확실하게 잡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