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퀘스트(제한, 주의사항 확인 필수): https://www.evernote.com/shard/s662/sh/409d36f0-d625-4fa8-8df0-9df4bb9aee95/030cc87ff6ca3c1a1cd392b6299bf69c
10. 웹박수: https://forms.gle/mss4JWR9VV2ZFqe16
MA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음료는 계절에 어긋나게 싹을 틔워서 꽃을 피우는 국화꽃으로 만든 국화주다. 그렇기에, 그 신에게서 태어난 신수들을 모시는 동화학원에서는 학교의 학생이나 교직원이 사망하게 되었을 때, 그들을 추모하고 MA에게 그들의 영혼을 잘 지켜달라는 의미로 국화주를 바치게 되었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복학한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그는 충실했던 요양 생활을 접고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에 다시금 위험으로 뛰쳐들었다. 그는 휴학하는 동안 끔찍한 참상을 눈으로 담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아끼는 것은 아니지만 원내에서 일어나는 속시커먼 일에 가문이 더 연루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10명 이상 들어오는 것도 머리가 아픈 일인데 또 원내의 사람이니 뭐니 말이 나오면 정신병에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더군다나 그는 마노를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 따라가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는 청궁에 도착한다. 생기넘치던 청궁도 조용하다. 그는 타니아가 오셨어요? 도련님? 하고 맞이하기를 기다렸다. 안타깝게도 그럴 일은 없다. 그가 놓아주었기 때문이다. 타니아는 자유를 찾아갔고, 그는 더이상 왈가왈부 할 수 없다. 화원에 들어서니 흰 장미가 보여 그는 손을 뻗었다. 장미는 줄기가 두껍고 가시가 있기 때문에 꺾기 어렵다. 그는 장미를 손톱으로 눌러보고 놀랐다. 연하게 끊겼기 때문이다. 덕분에 수월하게 장미를 꺾을 수 있었다.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을 하면서 그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세상은 무엇보다 소설같지만 뒤집어보면 개소리다. 누군가는 마법 그 자체인 삶을 살지만 어떤 사람은 마법사 세계에 홀로 떨어진 노마지처럼 산다. 천차만별인 삶에서 죽음만큼은 모두 공평하여 멋진 대사도 없다. 말을 할 여유가 있는건 말이 안 된다. 죽음은 청천벽력으로 다가오고, 멋진 죽음을 맞이할 확률은 0에 수렴한다. 삶이란 죽음의 연속이며 소설같은 이야기는 개소리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그건 그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은 그는 죽음을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주변에서 그의 죽음을 받아들일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그는 마지막 장미를 꺾는다.
수면 위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듯, 차분한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그녀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에게 해를 가했을 때다. 본가의 너른 공터에서 그녀로 인해 팔이 부러져 절규하는 파이몬을 무정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자신이 있었다. 충격으로 몸이 굳거나 한게 아니었다. 그냥, 아프구나. 아파하는구나. 그래서 아파하는 파이몬에게 그녀는 한마디를 속삭였고, 그 말을 들은 파이몬은 경악으로 물든 눈으로 그녀를 보다가, 끝내 도망가버렸다. 그 때 했던 말이 아마-
치링!
상념을 쫓으라는 듯 머리장식이 울렸다. 그 탓에 멈춘 걸음이 어색했다. 소리가 들린 머리 위를 향해 고개를 들어도 보이는 건 하늘 뿐. 고개를 내리고 다시 걸었다. 물과 머리장식이 번갈아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녀가 머무르는 백궁으로 들어섰다.
평소에는 가지 않는 신당 쪽으로 가니 리 사감과 마주할 수 있었다. 신당을 중심으로 한 일대가 물로 이루어져 갈 수 없었으니 그녀는 가능한 곳까지만 발을 디뎠다. 그곳에서 리 사감에게 국화꽃을 건네고 시키는대로 물병의 뚜껑을 열었다.
열린 병을 든 채 한동안 리 사감이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흰 국화를 사당 주변의 물에 담그거나, 꽃잎을 물에 적시거나, 그런 모습 하나하나를 조용히 눈으로만 따라갔다. 지켜보는 내내 별 생각은 없었다. 그냥, 뭘 하는구나. 아마 술을 담그나보다. 같은 상투적인 생각만 했다.
기다린 끝에 리 사감이 꽃을 병 안에 넣자 다시 뚜껑을 닫았다. 들고 올 때처럼 꼬옥 잠그고, 리 사감이 부적을 붙이는 걸로 과정이 끝나니 이제 감 사감에게로 돌아갈 때였다.
그는 장미꽃을 담는다. 그의 문화권에서는 장미꽃이 일반적이다. 바구니에 하얀 꽃이 가득 담겼다. 그의 능숙한 손길과 완벽한 바구니는 예전부터 이런 일에 종사했음을 알려준다. 그는 바구니를 들고 건 사감에게 갔다. 그리고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고개를 내저었다. "됐습니다."
"신속정확 아성택배를 이용해주신 고객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며! 추가 심부름 시키실 일은 없으신가요?"
일부러 별로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하며 감 사감의 기분을 띄우려고 했다. 그녀는 이번 기간에 옛날 방식의 우물을 하나 새로 만든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아성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우물에서 현무의 물을 유리로 된 물병 하나에 가득 담아서 리 사감에게 전해주고 다시 그것을 자신에게로 가져와달라는 부탁이었다.
"아..현궁에서 백궁으로, 백궁에서 현궁으로 다시 가야 하는군요! 거리가 멀어 추가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커다란 물병이다. 예전 아무것도 모르는 머글이었던 시절 집에서 부모님께서 담그시던 매실주가 이정도 크기의 병에 있었다. 빗자루를 타니 우물까지는 금방이다. 아성은 두레박을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도르래는 끼익 끼익 소리를 내며 물이 가득 든 두레박을 끌어올렸다. 우물물을 긷다보니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서너번 물을 긷고 물통을 가득 채우자 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혔다. 아성은 한번 더 두레박을 내려보낸 후 자신이 마실 물을 길렀다.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두레박이 오염되지 않게 두레박의 물을 공중부양시켜 입을 대지 않고 물을 마셨다. 땀을 흘리는 노동을 하고나니 머리속이 개운해졌다.
어쩌면 사방신도 답답하고 힘들지 모른다. 나는 힘이 없어 다른 이들을 지키지 못했지만 사방신들이 힘이 있음에도 그들을 지키지 못했으니까. 어쩌면 사방신이 있어서 이정도로 일이 끝났을 지도 모른다. 학원 자체가 파괴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살아있으니까.
그러고보니 일본 신화에서는 신의 것을 탐내다가 벌을 받은 인간이 수두룩하게 나왔지. 신에게 바쳐질 만한 물건이란 나름 탐낼 만한 것이겠지만, 신은 인간에게 따라 주는 존재이자 인간의 목숨을 얼마든지 쥘 수도 있는 존재이기에 더 가벼이 봐서는 안 되는 것이던가. 공물을 받을 만한 존재들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었다.
정성껏 접은 국화의 무게는 결코 무겁지 않을 텐데도 손이 무거웠다. 손의 땀에 닿아 녹아 버릴새라 흰 장갑을 끼고 온 손 위에 다시 흰 꽃이 피었다. 가슴은 답답하고 또 가벼워서, 그 간극이 낯설었다.
...곤 사감님을 도와주러 가야지. 국화꽃을 들고 발걸음을 옮긴다.
남쪽으로 향하면 향할수록 더위가 강해졌다. 흐르는 땀 한 방울이라도 국화꽃에 닿아서, 그대로 녹아 부정탈 것만 같았다. 장갑이 손에 흐르는 땀을 남김없이 먹어치울 만큼의 욕심쟁이여서 다행이었다. 언제나 불타는 정열의 기숙사, 주궁이었다. 어째선지, 처음 와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최대한 조심히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
불사조의 깃털과는 다른 주작의 깃털일까. 다채로운 빛깔이 아름다웠다. 유리병 안에 가둬진 불꽃, 깃털의 형상으로 굳어진 불꽃. 묶여 있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그것은 스스로 자유롭다.
괜히 유리병이 몸에서 떨어져 버릴라, 품속에 꼭 껴안았다. 어디 넣어 다니거나 손에 들고 다니는 건 불안했다. 유리병이 깨질 정도라면, 분명 내 심장도 진작에 뚫린 후일 것이다.
>>0 [은 하/곤의 깃털 옮기기] 완료합니다. 그 조심스러움은, 번잡하고 죄책감 있는 마음을 누군가에게 들켜 버렸다는 불안감을 비슷한 대상에 성실히 함으로서 풀어내리려고 했던 방어기제였을지도 모르겠다.
땀에 젖은 몸이 차갑게 식었다. 이대로 이 눈밭 위에 쓰러져 버리지 않을까. 쌓여 있는 눈과 내리는 눈. 하얀색 사이에 반사된 빛으로 밝게 진 음영처럼 떠돌고 있을 은색을 환상처럼 그려 보았다. 하지만 그 차가움이, 누군가에게 안식을 주기 위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몸이 식고 썩어 찌릿한 고통마저 멀어져갈 때, 눈이 소복소복 쌓이면 그 죽음은 더럽혀지지 않고 희게 남을 것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무엇을 떠올렸는지 또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감님께 유리병을 건넸다. 무엇을 들어줘야 할지 듣는 것은, 눈물이 멈춘 후로 하기로 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독하게 길다.
백궁으로 도착하니 신당을 중심으로 땅이 물로 이뤄진 것이 보였다. 추모를 위해 현무가 직접 잠시 동안, 백궁의 사당에 물을 채웠다고 한다. 왜 그 거북이는 자기 사당이 아니라 남의 사당에 물을 채운건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본인들이 알아서 잘 합의했겠지 생각하며 리 선생님께 추가적인 심부름을 받는다.
리 사감은 아성에게 그가 가져 온 물병의 뚜껑을 열고 닫으라고 할 때까지 닫지 말라고 부탁한다. 그는 아성이 가져 온 국화꽃을 백궁에 가득 찬 물에 담갔다 빼거나, 물방울을 꽃잎에 묻히기도 합니다.
아성은 리 선생님의 행동을 보며 왜 현무가 자신의 사당이 아니라 백호의 사당에 물을 채웠는 지 깨달았다.
계속해서 술을 빚고 있는 리는 곧이어 아성의 이름을 부르며 국화 꽃을 병 안에 담았다. 그리고 그 때, 아성은 리의 명령대로 바로 뚜껑을 잠가버렸다. 리 사감이 무기 사감에게서 받아 온 부적을 붙일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을 달래기 위한 술이 완성되었다.
그런데 분명 죽은 것은 학생인데 왜 술을 주는 걸까 차라리 콜라나 버터맥주라도 빚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아니다. 걔들도 어른이 되면 술이라는 걸 마셔보고 싶었을 테니까. 술을 주는 게 맞겠다.'
>>0 [은 하/감의 물 긷기]-수행 새로 만든 우물이라는 건 이곳을 말하는 것인가. 과연, 4학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곳인 것 같았다. 까마득히 깊은 곳이 내다보이는 우물로 고개를 내밀면, 거대하고 입 안이 검은 짐승이 나를 잡아먹으려고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도르래를 풀어 나무 양동이를 내려보낸다. 시꺼먼 그 색은 현(玄)이라고 할 법도 하다. 끝없는, 끝없는 무한 속으로 내려보내는 듯한 느낌. 팔이 아파서 잠시 걸어 놓고 쉬었지만, 그대로 내버려둘 순 없었다. 잘못 풀리게 했다간 양동이가 박살나고 말 것이다. 끼익끼익 하는 소리가 우물 속에서 울고 있는 짐승의 소리 같다. 더 이상 줄이 풀리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한결 더 묵직해진 양동이를 다시 끌어올렸다. 내리는 데 걸린 시간의 두 배 이상은 걸린 것 같다. 땀이 나서 추운 것은 한결 덜하지만. 설마, 이래서 옛날 방식으로 우물을 만든 건가?
바보 같은 소리지. 커다란 물병에 나무 양동이의 물을 떠서 흘려넣기 시작한다. 그 과정을 몇 번인가 더 반복하여 담금주를 담그기 적당한 물병에 물을 가득 담았다. 땀이 식고 몸은 지쳐 힘들었지만, 아무 생각 없이 힘을 쓰기도 하고 기다리기도 하는 과정은, 무언가를 덜어주었을지도 몰랐다.
그는 본가에 있는 동안 여러점의 그림을 그렸다. 예술에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는 소리내 웃었다. 이런 점은 닮고 싶지 않아도 직계라면 다 물려받나보다. 캐서린은 제발 살려달라며 울었다. 고작 8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다리에 쥐가 났다는 것이다. 눈물이 저렇게 많아서 어떻게 신비한 동물을 돌보나 싶다.
"어림도 없네. 자, 팔이 내려갔군. 조금 더 올려보게. 한..12˚정도?" "안 돼..! 더이상은 무리라고요!! 가주님!! 꽃병이 제 몸값보다 비싼데 진짜 깨먹을지도 몰라요!" "갚으면 되는 걸 가지고 무얼 그러나." "제 몸값보다 비싸다니까요!" "크리스틴도 팔아먹으면 되는 일 아닌가." "고소할거야!! 당신 고소할거라고!!"
지나가던 크리스틴이 그의 그림을 보고 감탄했다. "아름답군요! 그렇지만 이건 캐서린이 아닌데요." "내 뮤즈일세. 아름답지 않은가?" 그는 마지막으로 붓을 덧대고 만족스러운듯 팔짱을 낀다. 그의 그림은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다. 옥색 머리에 붉은 꽃장식, 세로동공의 남성이 우는 모습으로 장미꽃이 든 화병을 들고 있었다.
"제가 아니면 대체 왜 저를 8시간이나.." "그야 내 아직 사람의 형태를 가늠하지 않고 그릴 정도가 못 되니 말입세. 요양하는 동안 자네가 수고를 좀 해줘야겠어." "혀깨물고 죽는다는 가설이요, 진짜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내 미리 첨언하자면 속설일세. 자네는 나와 부검을 한게 대체 몇 건인데 아직도 그걸 믿고 그러나?"
캐서린은 결국 자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했다. 그는 그 모습을 보고 새 영감을 얻었다며 좋아서 손뼉을 쳤다.
>>0 [은 하/감의 물 긷기] 완료합니다. 물이 닿으면 안 되니 멀찍이 떨어트려 주긴 했다만, 국화꽃을 누가 가져가기라도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몸과 물병을 모두 닦아 겉에 한 방울의 물도 없게 만들고, 국화 꽃과 큰 물병을 적절히 떨어트려 쥐었다. 남이 보면 바람에 휘청이는 허수아비 같이 못난 꼴일지도 몰랐다. 아, 미 하. 네가 이 모습을 보면 안 될텐데.
쇠붙이들이 지키듯 우뚝 선 백궁 사당의 입구가 보이는 곳으로 도착했다. 땅의 모습 대신 물이 가득 차 있다. 하, 물의 성을 가진 나에게 물이란 말은 참으로 익숙하다. 이 눈동자도 물을 닮아 있으니. 자신의 은빛 머리카락과 달리 리 사감님의 머리카락은 빛이 바란 사진을 떠올리게 했다. 상처입은 추억처럼. 그 몸에 물리적인 상처가 많았기 때문일까? 나는 물병과 국화를 보였다. 저번과 달리, 아주 건네주어야 하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창제신 중 또 다른 하나이자, 이 곳을 완전히 창제했음에도 알려지지 않은 존재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NE입니다. MA의 장난에 대해서 알게 된 그 신은 자신도 장난을 쳐보고 싶어졌다고 합니다.
그 결과가, 바로 기숙사에 굴러다니는 페인트공이 되겠습니다. 말랑말랑하고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이 페인트공을 꽉 쥐어봅시다. NE의 장난이, 당신을 덮칠 겁니다.
어떤 페인트공에 어떤 장난이 들어있을까요?
.dice 1 6. 1. 머리에 쫑긋쫑긋 동물 귀와 뒤에 간질간질 동물 꼬리가! 2. 등이 간지러워요. 새의 날개가 돋아났다! 3. 아무 일도 없어요. 4. NE의 환상쇼. 5. 육체만 -10세. 6. 기억까지 -10세.
1. 2시간에 1번씩 다이스를 굴릴 수 있습니다. 2. 다이스를 다시 굴리면, 이전의 다이스 결과로 나온 것이 사라집니다. 예) 동물귀와 꼬리가 돋아났을 때, 2시간 뒤에 다시 다이스를 굴리면 동물 귀가 돋아난 것이 사라집니다. 물론, 굴려서 같은 게 안 나올 거라는 보장은 없지요. 캡틴이 하나의 예언을 하자면, 누군가는 다이스를 향해 화를 낼 거고 누군가는 같은 게 굉장히 많이 나올 거예요:) 누구인지 몰라요!
3. 페인트볼을 쥐어서 터뜨린다는 내용의 레스를 쓰고 하단에 꼭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다이스식만 굴리면 캡틴이 "삐용삐용!!! 이리 와봐요!!>:ㅁ" 하고 호출해요!
>>0 [은 하/리의 술 빚기]-수행 물 속으로 잠겼다 올라오는 꽃은 안쓰럽다. 물이 묻지 않고 방울져 무질서한 모습이 쉽게 상상되었다. 그런 것만은 아니었을까. 마치, 저 물 아래가 저승을 은유하는 것 같았다. 기원을 하며 저승을 오가고 이승을 오가는 듯한 모습. 너무 과한 것을 상상하고 있었을까? 하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리 사감의 모습에 그 감상은 너무도 잘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는 저승에 가지 못하는 것만 같았으니까, 아무리 생명을 흘린다 한들.
아무런 표정 없이 그 모습을 지켜본다. 열린 뚜껑으로 한 방울의 물도 새어나오지 않도록 바른 자세로 두 손에 물병을 들고 있다.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면 그것이 이 물 속으로 녹아들어 버릴 것만 같아서 불안했다. 물에 대한 생각, 국화꽃에 대한 생각, 물병에 대한 생각. 관련된 생각만 하려 하니, 물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죽음의 은유가 계속 떠올랐다. 아름다운 물 속의 죽음.
>>0 [은 하/리의 술 빚기] 완료합니다. 오늘, 많이 돌아다닌 탓에 피곤해서 이런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리 사감이 모든 과정을 끝냈는지 이쪽으로 다가오는 걸 보았다. 은 하. 이름이 앞이고 성이 뒤인 내 이름. 물과 공기를 오가던 국화꽃은 마침내 병 속에 갇힌 죽음 속으로 빠져들었다. 나는 아무것도 나오지 못하도록 뚜껑을 잠가 버렸다. 리 사감이 부적을 붙이고 모든 것을 마무리할 때까지.
아성은 리가 빚은 술병을 감 사감에게 건네주었다. 그런 의미불명의 행동으로 어떻게 영혼을 달래는 술이 완성되는 건지 아니, 애초에 술이 완성은 되는 건지, 이건 잘 쳐줘봐야 꽃차가 아닌 지 생각했다. 아성은 감 사감의 눈가의 붉은 기운을 애써 모른척한 채 해맑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