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퀘스트(제한, 주의사항 확인 필수): https://www.evernote.com/shard/s662/sh/409d36f0-d625-4fa8-8df0-9df4bb9aee95/030cc87ff6ca3c1a1cd392b6299bf69c
10. 웹박수: https://forms.gle/mss4JWR9VV2ZFqe16
MA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음료는 계절에 어긋나게 싹을 틔워서 꽃을 피우는 국화꽃으로 만든 국화주다. 그렇기에, 그 신에게서 태어난 신수들을 모시는 동화학원에서는 학교의 학생이나 교직원이 사망하게 되었을 때, 그들을 추모하고 MA에게 그들의 영혼을 잘 지켜달라는 의미로 국화주를 바치게 되었다.
무표정하게 입을 꾹 다물고 사당으로 향한다. 평소라면 즐겁게 뛰어다니겠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다. 학생들의 희생이 꼭 자기자신 때문에 일어난 사건 같았다. 금지된 저주에 호되게 당하면서 며칠간 조용히 살았는 데 이런일이 발생했다.
한숨을 쉬며 청룡의 기운이 서린 흰 꽃들을 뽑는다. 평소라면 온갖 마법을 쓰며 무차별적으로 아무렇게나 꺾었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흰 국화, 흰 석산, 흰 백합, 흰 장미, 흰 거베라 가지각색의 흰색 꽃을 모두 담기 위해 화단의 꽃을 한송이 한송이 꺾는다. 꽃을 꺾을 수록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
처음에는 놈들과 똑같아지기 싫어서 제압주문을 사용했다. 하지만 놈들을 제압할 수는 없었다. 두번째는 놈들이 두려워 숨어버렸다. 그러나 놈들의 악행은 끊이질 않았고 결국 누군가가 희생되었다. 한때는 그들이 개과천선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것만 이제는 더이상 참을 이유도 참을 생각도 없다.
이를 꽉 깨물고 분노로 찬 마음을 애써 진정시킨다.
그리고 사당 앞에서 청룡이 쉬는 곳을 노려본다.
"망할 도마뱀 같으니.."
사방신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조선의 사방을 지킨다는 전설의 동물들이지만 그들은 고작 자기 학교 학생들도 구하지 못했다.
무표정하게 입을 꾹 다물고 사당으로 향한다. 평소라면 즐겁게 뛰어다니겠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다. 학생들의 희생이 꼭 자기자신 때문에 일어난 사건 같았다. 금지된 저주에 호되게 당하면서 며칠간 조용히 살았는 데 이런일이 발생했다.
한숨을 쉬며 청룡의 기운이 서린 흰 꽃들을 뽑는다. 평소라면 온갖 마법을 쓰며 무차별적으로 아무렇게나 꺾었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흰 국화, 흰 석산, 흰 백합, 흰 장미, 흰 거베라 가지각색의 흰색 꽃을 모두 담기 위해 화단의 꽃을 한송이 한송이 꺾는다. 꽃을 꺾을 수록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
처음에는 놈들과 똑같아지기 싫어서 제압주문을 사용했다. 하지만 놈들을 제압할 수는 없었다. 두번째는 놈들이 두려워 숨어버렸다. 그러나 놈들의 악행은 끊이질 않았고 결국 누군가가 희생되었다. 한때는 그들이 개과천선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것만 이제는 더이상 참을 이유도 참을 생각도 없다.
이를 꽉 깨물고 분노로 찬 마음을 애써 진정시킨다.
그리고 사당 앞에서 청룡이 쉬는 곳을 노려본다.
"망할 도마뱀 같으니.."
사방신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조선의 사방을 지킨다는 전설의 동물들이지만 그들은 고작 자기 학교 학생들도 구하지 못했다.
>>0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아이는 고개를 떨군 채 들지 못한다. 자신이 도사가 되어도, 당신은 아직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건.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던 것이었다.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긴 시간을,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보내오고 있는 걸까. 정말로 상관이 없는 걸까.
생각하던 때에 당신이 종이를 자신에게 내밀자, 그제서야 시선을 조금 들어낸다. 이전에 조화를 접어내었던 그 종이이다. 설명을 듣고서 조심스레 두 손을 뻗어 종이를 받아든다.
"... 감사합니다."
이로써 한 송이의 꽃을 더 접어 낼 수 있을 거다. 고향에서 홀수의 꽃은 고인에 대한 모욕이었으니까. 스베타는 여전히 고개를 떨군 채, 당신에게 묻는다.
아성은 곤에게서 불꽃 깃털이 담겨있는 유리병을 받았다. 기분탓인지 진짜 불꽃이어서 그런지 기분 좋은 따스함마저 느껴졌다. 곤은 병 그대로 건네줘야하며 절대 깨뜨려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불꽃 깃털의 색은 참으로 다양했다. 주작의 깃털이 이렇게나 다양한 색이었나 아니, 불꽃의 색이 이렇게나 다양했나 싶을 정도였다.
아성은 주작에게도 뭐라 책망하는 목소리를 내려다가 말았다. 그들에게는 죄가 없다. 자신이 저주해야할 대상은 사방신이 아니었다. 악한 것은 탈들이었다. 사방신에게도 방어하지 못했다는 책임이 있으나 진짜 미워해야할 악인들이 누구인지 착각해서는 안되었다. 아성은 한숨을 내쉬며 유리병을 품속에 넣었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복학한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그는 충실했던 요양 생활을 접고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에 다시금 위험으로 뛰쳐들었다. 그는 휴학하는 동안 끔찍한 참상을 눈으로 담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아끼는 것은 아니지만 원내에서 일어나는 속시커먼 일에 가문이 더 연루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10명 이상 들어오는 것도 머리가 아픈 일인데 또 원내의 사람이니 뭐니 말이 나오면 정신병에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더군다나 그는 마노를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 따라가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는 청궁에 도착한다. 생기넘치던 청궁도 조용하다. 그는 타니아가 오셨어요? 도련님? 하고 맞이하기를 기다렸다. 안타깝게도 그럴 일은 없다. 그가 놓아주었기 때문이다. 타니아는 자유를 찾아갔고, 그는 더이상 왈가왈부 할 수 없다. 화원에 들어서니 흰 장미가 보여 그는 손을 뻗었다. 장미는 줄기가 두껍고 가시가 있기 때문에 꺾기 어렵다. 그는 장미를 손톱으로 눌러보고 놀랐다. 연하게 끊겼기 때문이다. 덕분에 수월하게 장미를 꺾을 수 있었다.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을 하면서 그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세상은 무엇보다 소설같지만 뒤집어보면 개소리다. 누군가는 마법 그 자체인 삶을 살지만 어떤 사람은 마법사 세계에 홀로 떨어진 노마지처럼 산다. 천차만별인 삶에서 죽음만큼은 모두 공평하여 멋진 대사도 없다. 말을 할 여유가 있는건 말이 안 된다. 죽음은 청천벽력으로 다가오고, 멋진 죽음을 맞이할 확률은 0에 수렴한다. 삶이란 죽음의 연속이며 소설같은 이야기는 개소리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그건 그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은 그는 죽음을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주변에서 그의 죽음을 받아들일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그는 마지막 장미를 꺾는다.
수면 위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듯, 차분한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그녀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에게 해를 가했을 때다. 본가의 너른 공터에서 그녀로 인해 팔이 부러져 절규하는 파이몬을 무정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자신이 있었다. 충격으로 몸이 굳거나 한게 아니었다. 그냥, 아프구나. 아파하는구나. 그래서 아파하는 파이몬에게 그녀는 한마디를 속삭였고, 그 말을 들은 파이몬은 경악으로 물든 눈으로 그녀를 보다가, 끝내 도망가버렸다. 그 때 했던 말이 아마-
치링!
상념을 쫓으라는 듯 머리장식이 울렸다. 그 탓에 멈춘 걸음이 어색했다. 소리가 들린 머리 위를 향해 고개를 들어도 보이는 건 하늘 뿐. 고개를 내리고 다시 걸었다. 물과 머리장식이 번갈아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녀가 머무르는 백궁으로 들어섰다.
평소에는 가지 않는 신당 쪽으로 가니 리 사감과 마주할 수 있었다. 신당을 중심으로 한 일대가 물로 이루어져 갈 수 없었으니 그녀는 가능한 곳까지만 발을 디뎠다. 그곳에서 리 사감에게 국화꽃을 건네고 시키는대로 물병의 뚜껑을 열었다.
열린 병을 든 채 한동안 리 사감이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흰 국화를 사당 주변의 물에 담그거나, 꽃잎을 물에 적시거나, 그런 모습 하나하나를 조용히 눈으로만 따라갔다. 지켜보는 내내 별 생각은 없었다. 그냥, 뭘 하는구나. 아마 술을 담그나보다. 같은 상투적인 생각만 했다.
기다린 끝에 리 사감이 꽃을 병 안에 넣자 다시 뚜껑을 닫았다. 들고 올 때처럼 꼬옥 잠그고, 리 사감이 부적을 붙이는 걸로 과정이 끝나니 이제 감 사감에게로 돌아갈 때였다.
그는 장미꽃을 담는다. 그의 문화권에서는 장미꽃이 일반적이다. 바구니에 하얀 꽃이 가득 담겼다. 그의 능숙한 손길과 완벽한 바구니는 예전부터 이런 일에 종사했음을 알려준다. 그는 바구니를 들고 건 사감에게 갔다. 그리고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고개를 내저었다.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