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묻는 말에 고개 끄덕인다. <나쁜 뜻으로 한 말 아냐.> 혹시나 싶어 덧붙인다. 사하가 본 새슬에겐 귀여운 구석이 차고 넘쳤지만, 동화에 대해 얘기한 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분위기 때문일까. 쉽고 간단한 설명쪽으론 영 재능이 없어 더 풀어 얘기해 이해시키긴 어려울 것 같다. 아무튼, 분위기 때문이라는 것만 알아두자.
"씩씩하게 걸어가다 해피엔딩이랑 만날 것 같아."
혼자 생각하느라 한참 입 다물고 있더니 다짜고짜 하는 게 이런 말이다. 혼자 상상하던 네잎클로버 길과 과자집 얘긴 입술을 거치며 화끈하게 생략됐다. 그래도 제일 중요한 건 <해피엔딩>이니까. 그것만 잘 전달되었다면 그럭저럭 소통이 된 거 아닐까 싶다.
"마음에 드네. 앞으로 남들한테 그렇게 말하고 다녀야겠다."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흔한 이름이라 생각은 안 했지만, 새슬이 말해준 것처럼 생각해본 적도 없어서. 제가 가진 건 원래 잘 들여다보지 않게 되는 법이니까. 오히려 새슬의 이름에 반짝이는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다. 새벽녘 맺힌 이슬에 아침볕이 들 때, 혹은 잔잔히 물결치는 강 위로 맺히는 윤슬 같은 걸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햇빛 아래 있는 게 제법 잘 어울린다.
"일단 찾아두면 어디 쓸 데가 있겠지. 행운은 돈 같은 거라서 일단 있으면 좋아."
<행복도 그렇고.> 세잎클로버 하나 꺾으며 말한다. 사실 네잎클로버 찾는 건 반쯤 포기했다. 그래도 이왕 앉은 김에 모양 예쁜 행복이나 몇 개 가져가자 싶었다. 신이시여, 제게 행운을 주실 거라면 나중에 로또 1등 되게 해주세요.
"나… 행운 필요해요. 행운, 정말 필요해."
<얼마나 줄 수 있는데요?> 옛날 드라마 대사 뱉고서 실실 웃는다. 못 알아들었어도 대충 농담인 건 알 정도의 표정이다.
"난 수능 때 찍신 내리게 해달라 빌러 왔어."
헛소리 뒤로 진심이 따라붙었다. 반쯤 포기했다는 말은 나머지 절반은 포기 안 했다는 뜻이니까. 맘에 드는 세잎클로버 고르는 척 하며 네잎클로버를 찾는 손길이 은근하게 간절했다.
반존대, 라는 말에 조금 표정이 풀어졌다. 나름대로의 합의점인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 어딘가가 편해졌다.
"그래, 반존대가 편하면 그렇게 해."
반존대든, 존대든, 반말이든 상관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억지로 반말을 쥐어짜내거나, 억지로 존댓말을 쥐어짜내는 걸 보기 불편해하는 것 뿐이었으니까. 그러니 '반존대'라는 합의점은 최민규의 마음에도 썩 괜찮아 보였다. 듣는 사람, 말하는 사람 둘 다 편한 선택지.
막상 아랑이 옆에 앉자 조금 얼었을지도 모른다. 아주 눈치가 빠른 사람이 아니라면 눈치채기 어려울 테지만, 최민규는 아주 짧은 찰나 동안 얼어붙었다. 앉으라고 제안한 쪽이 얼면 어떻게 하냐, 는 마음 속의 외침을 듣고 삽시간에 해동되었다.
"운이 좋았구나, 나. 다행인데. 나도 마침 복숭아맛 좋아하고 말이야."
뭐, 거의 대부분의 맛을 잘 먹으니까.
"응?"
주고 싶다는 말에 눈이 조금 커졌다. 정작 자신이 마니또면서, 이것저것 받아버리는 바람에, 최민규는 아랑에게 조금 미안하면서도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슴 어딘가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고 있었다. 방금 그 말을 듣자 대롱거리던 방울이 조금 더 커졌다. 양심이 콕콕 찔려오는 것도 같다.
"포장까지 했네..."
작은 감탄을 하며 받아들었다. 상자를 톡톡 두들겨보았다.
"그럼 지금 열어볼게."
허락까지 받았는데 구태여 사양하는 성격은 못 되었다. 최민규는 조심스럽게, 모양을 최대한 유지하려 들며 포장을 뜯었다. 아무리 그래도 당사자 앞에서 북북 찢는 건 조금 미안하다. 내용물을 확인하기 전에 눈을 꼭 감았다.
여름 기대되는 이유... 햇볕 쨍한 날씨랑 장마가 동시에 있고 여름밤 있고 매미소리 있고 바다 있고 불꽃놀이 있고 ㅠ 여름이 괜히 청춘이 아니라구욧 >>934 하늘색 옷 입은 하늘이가 되어버리는구만 ㅠㅠㅋㅋㅋㅋㅋㅋ 놀림 많이 받았니...... 눈물좔좔.... 하지만 나는 좋아 하늘색 입은 하늘이라니 청순할 게 분명하다
>>935 일단 오너피셜 설정상으로는 하복을 처음 사고 입을때부터 같은 반 친구들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 하늘이가 하늘색이 되었어. 라는 식으로 가볍게 놀림을 받았다는 설정이 있어. 사실 이거 때문에 하늘이가 하늘색 옷은 잘 안 입지만 교복이 그렇다는데 뭐 어쩌겠어. 입어야지! 그러니까 입으라구! 강하늘! (하늘:(죽은눈))
엗? 가볍게 장난치는것을 학생회에 알리면 그거야말로 문제 커지는 거 아니야? (동공지진) 그냥 장난 캐입일 뿐이라구! 여름이라고 하늘이가 막 우울해하거나 시트 내리거나 하는 일은 없으니 안심하라구. 물론 일상 돌릴 때 장난처럼 이야기하면 순간 움찔하겠지만 난 그것도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