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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의 대답을 토대로 보면 따로 다친 곳은 없어 보였지만 문제는 먹을 약이 바닥으로 쏟아진 것이다. 이러한 초조함을 일단은 드러내지 않고 괜찮냐는 질문에 선선히 대답하며 둥글게 모은 손아귀를 플라스틱 약통으로 가져간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에 투과되는 남색 머리칼, 빗질을 한지 시간이 흐른 듯 흩어진 머리. 그리고 하얀 가운.
"먹어야 하는데 다 떨어져서 어쩌지."
바닥 위로 떨어진 약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여자는 섣불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늘어뜨린 눈썹 끝으로 미안함을 표현했다. 섞여 있는 약도 한두 개가 아닌 것 같지만 문제가 된다면 어느 정도는 배상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본인이 먹는 억제제와 꼭 닮은 약을 약통 안에 톡 넣었다. 아무래도 다른 학년인 것 같은데 과학실험부인가?
"가운인 것 같은데 부 활동이라도 하고 오는 거야? 아니면 보건실에 갔다왔나."
약 받으러. 여자는 겉옷을 걸치는 시늉을 하며 홍현이 바깥에 걸친 가운을 가리킨다. 전에 과학실에서 실험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웃으며 중학교 때나 봤던 것 같은데, 하고 덧붙였다.
저리 가라는 얘기에 지구는 짧게 웃음을 흘리며 사하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이려 했다. 가란다고 가고 오란다고 오면 그건 개지. 나는 아무 개나 안 해. 그리고 넌 물리지 않은 게 다행이지. 생각은 머리를 스쳐갈 뿐이다.
"위험하다니까."
자꾸 사고쳐. 어디 요주 인물 기록부에 이름이라도 적어 놔야 마음 편할까 싶다. 무방비를 핑계로 재미를 얻는 사고뭉치가 어디있나 했는데 눈앞에 있는 거고. 그런 말을 뱉는 사하는 또 너무 즐거워 보여서 괜히 한숨을 뱉었다. 어차피 백번 말해도 이백 번 듣지 않을 걸 알아서 괜한 오지랖 부리기 싫다가도 사하가 철없게 구는 모습을 보면 괜히 제 여동생들이 생각나 자꾸만 언질을 하게 된다. 제멋대로 구는 인간을 제어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리 기가 센 편은 아니라 신경을 끄는 게 맞는데. 지구는 뒷목을 쓸어내리며 눈을 얕게 찌푸렸다.
"앞으로 평생 그렇게 불러라."
비굴하게 구는 사하의 모습이 퍽 안 어울리기도 해서, 지구는 터져나오는 웃음에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고 큭큭 웃다가 말을 마저 뱉고는 한칸 아래에 있는 사하를 내버려두고 얼마남지 않은 칸을 저 혼자 밟고 올라간다. 그야 학생회실은 2층에 있었으니까. 당연하게도 금방 도착하기 마련이고 그래서 칠칠치 못한 사하를 데려다 줄 생각이었으나 저렇게까지 싫다고 하니까. 절이라도 시켰으면 꽤 귀여웠을 것도 같은데 지나가는 학생들의 오해를 풀 자신이 없다. 업혔다가 계단에서 우당탕탕 구르기도 싫고.
"먼저 간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대충 흔들던 지구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가.. 아. 그러고보니 결국 그녀 덕분에 한 대도 태우지 못했다는 것을 자각하고 구겨진 표정으로 홀로 마른 세수를 했다. 지금이라도 가자니 너무 늦었다. 뒷머리를 마구 헝클이며 한숨을 쉬는 지구가 학생회실 쪽으로 힘없이 향한다.
//막레로 치셔도 되고 막레 주셔도 됩니다! 너무너무 길어지고 늦어져서 죄송해요 사하주 ㅠ▽ㅠ그치만 사하랑 땡땡이 칠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