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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라보자 경아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진다. 평소보다는 좀 더 밝은 미소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흐리게만 보이는 미소. 다시 만났을 때는 어릴때보다 어른스러워지고 침착해진 모습에 살짝 놀랐지만 다시 만난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이젠 이 모습이 익숙하다. 내려오는걸 보고 사다리를 잡아주고서 줏어든 책을 그녀에게 건네준 뒤에 목소리를 작게 하여 말했다.
" 달리 나눠먹을 사람이 없어서. "
여러명 떠오르기는 했지만 다들 뭐하고 있는지 잘 모르기도 했고 학생회 특성상 간식이 남는 일이 종종 있어서 이런게 생기면 한번씩 도서실에 들러서 경아에겐 나눠주고 가곤 했다. 이번에도 그런 이유에서 케이크를 들고 도서실로 찾아온 것. 수업이 끝난 시간이라 그런가 도서실은 한가해보였다. 물론 몇몇의 학생들이 있어서 시끄럽게 하면 안되기는 하겠지만.
" 학생회 친구가 주고 갔어. 저번에 뭘 나눠줬었는데 그거에 대한 답례라고 하던데. "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최대한 나지 않게 조심조심 케이크를 비닐봉지에서 꺼낸다. 사각형으로 잘려있는 조각 케이크였는데 크기가 꽤 큰게 비싸보이는 것이었다. 공짜로 받은 샌드위치 나눠준건데 이런거 받으니까 좀 더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 준건 준거니까.
" 요즘 자주 보기는 힘드네. 학생회가 좀 바빠서 "
많이 바쁜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학생들보다야 할 일이 많은 것은 당연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도서실에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서 들어있는 일회용 포크를 꺼내들었다. 센스있게 포크를 두개 넣어준 모습에 작게 감동하며 하나를 경아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744 익숙해져야겠다, 하고 의식하고 생각하는 것보단 릴렉스하고 느긋하고 천천하게 캐릭터와 대화하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걸 권장해. 경아는... 이걸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 모르겠는데 유연하고 부드러운 캐릭터니까 그렇게 하는 게 더 자연스럽게 경아라는 캐릭터에 이입할 수 있을 거야.
예상하지 못 했던 청에 새슬이 고개를 들어 문하를 마주했다. 퍽 놀란 눈치였다. 아주, 아주 짧은 정적. 작은 숨을 삼킨 새슬이 시선을 떨구었다. 바닥에 부딪힌 물방울이 그리는 작은 파형, 그와 비슷한 형태로 제 속에 잠잠히 퍼져나가는 것. 만족감, 혹은 기쁨과 닮아있는 그것을 내리누르며, 새슬은 잠시 갈등했다. 매정하게 내칠 것인지, 자신의 작은 이기심에 흐름을 맡길 것인지. 오랜 고민을 하기에는 애석하게도 새슬의 목이 너무 말랐다. 한 번만, 이번 한 번만이라면. 같이 있기만 하는 정도라면. 떨군 시선을 다시 들어올려 눈을 맞추며, 새슬이 웃었다. 말간 미소였다. 좋아.
공원에 도착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운동기구 몇 개, 아이들이 노는 작은 놀이터, 그리고 짙은 갈색 나무로 만들어진 오래된 정자가 한 개. 물에 젖은 기둥 표면이 유난히도 반질거린다고 생각하며, 새슬이 먼저 정자 아래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선 퍽 능청스럽게도 와서 앉으라는 듯 제 옆자리를 톡톡 치는 것이다.
“소나기 치곤 꽤ㅡ무겁게 내리네에.”
젖은 옷이 체온을 야금야금 앗아가는 것은 시간문제. 일부러 춥다는 말 따위는 입에 담지 않은 채 양 손에 거머쥔 저지 끄트머리를 조금 더 끌어당겼다. 그리곤 평온한 얼굴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처마의 끝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문하를 바라보며 한 마디를 덧붙이는 것이,
“이대로 비가 안 그치면, 계속 같이 있는 거야?”
시덥잖은 농담이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있어도, 없어도 좋다. 아무래도 상관 없었으니까. 희미한 미소를 머금은 채, 다시 새슬이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수박씨는 글쓰기에 자신을 가져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글을 내려 읽었다. 특별히 뭘 더 안해도 좋다고 말했지만, 나는 ‘특별히 더 가지고 싶은 매력’이 있는데. ...평생 가도 못 가질 거 같지이... 내 삶이 짧다면 더욱. 못 가지겠지.
가지지 못할 것을 쳐다보며 갈망하는 것은 손해 보는 짓인데도, 왜 인간은 손해 보는 짓을 하고야 마는 걸까. 금아랑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글로 만나는 비밀친구라서 좋다. 표정 관리 안 해도 돼서 편한 점도 있으니까.
...이대로 쭉 비밀 친구인 게 좋나? 싶다가도 마니또 기간이 끝나버리면, 더 이상 받지 못할 편지 –속의 무해한 상냥함이- 가 그리울 때가 있을 것 같아서. 아랑은 또박또박 글을 채워나갔다.
<수박씨가 웃어줬다니 됐어! 수박씨는 음... 수박 세 통만큼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더 가져도 된다고 생각해!
나는 글로 알려줘도 좋고, 직접 만나는 것도 좋아. 직접 만나는 쪽이... 지금은 쪼꼼 더 끌리는 거 같네.
향이 없는 쪽이라 마음에 들어! 빨리 흡수되는 건 더 마음에 들어! 잘 쓸게, 수박씨! (。☌ᴗ☌。)
p.s. 수박씨는 향이 있는 핸드크림이 좋아, 향이 없는 핸드크림이 좋아? 향이 있는 핸드크림을 좋아한다면 어떤 향이 좋아? p.s. 응! >
명랑한 글이 적힌 귀여운 포스트잇과 함께 놔두는 오늘의 선물은 볼펜이다. 수박이 뚜껑에 달린 붉은 볼펜. 레몬이 달린 노란색 볼펜. 키위가 달린 초록색 볼펜. 과일들의 나열인데 색감이 꼭 신호등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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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씨가 보고 싶다면 가져와야져! 네이비한 부분은 < > 위의 쪽을 읽어주십시오. ㅇ.< TMI1. 금아랑은 표정 관리에 자신 있는 편, 단, 무섭거나 두려울 때는 얼굴은 웃어도 (혹은 웃으려고 노력하고 있어도) 손이나 몸이 떨리거나 움츠러 들지도 모름. TMI2. 일부러 표정 관리 안 할 때도 있을 것임. 혼자 있을 때나, 아니면 관리하지 않은 표정이 상대에게 더 통할 것 같다거나 싶을 때. TMI3. 금아랑의 현재 귀여움은 금아랑 본인이 노력해서 쌓은 것이 반임. (50%) 그래서 노력 없이 천연 100%로 귀엽다 느끼는 상대에게 약할 때도 있을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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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이 받아온 상처들을 발견한 순간 문하의 눈 속에서 언뜻 비쳐보였던 것만 같은 그 푸른색은 무엇이었을까. 그래... 해석에 따라서는 아랑의 짐작이 맞다고 할 수 있겠다. 어찌되었건 그것은 문하에게서 찢겨져나갔던 무언가였고. 열기를 띈 것이었고, 아랑을 위하는 서투른 마음이 촉매가 되어 잠시 동안 그 미약한 불길을 다시 밝힌 것이었으니까.
이런 말을 남에게 해보는 것은 처음이라 이 말이 아랑에게 어떻게 가닿을런지 문하는 알 길이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이런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지 못했다. 그렇기에 문하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올리는 아랑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조금 걱정스레 눈치를 살피는 것 같다. 그렇게 가만히 아랑을 바라보던 눈이, 아랑의 손이 머리에 닿자 잠깐 꼭 감겼다. 짧은 손길이 끝나고 나서야 눈이 다시 떠진다.
그리고 돌아온 고마워, 하는 말에 문하는 잠깐 어쩔 줄을 몰라 굳었다. 더 나쁜 경우들을 예상해두고 있었는데, 그 경우들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바람에 잠깐 생각이 멈춰버린 것이다. 예기치 못한 답변에 아랑을 멍하니 바라보던 문하는, 시선을 비스듬히 기울여내렸다.
"별 것 아냐."
하고 대답하는 문하의 시선은 여전히 죽어있는 검은색인 채로였다. 그렇지만 아랑에게로 들려올라오는 그 시선은 왜일까 전보다 조금 더 익숙해졌다고 해야 할까, 편안해진 것 같다.
"─그건 내가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네 쪽이잖아? 지금까지 날 챙겨준 건."
문하는 책상을 눈짓했다. 거기에는 아랑이 오늘도 챙겨주려고 했던 밴드들이며 가정통신문이 놓여 있었다. 문하는 몸을 일으키며 보스턴백의 지퍼를 지익 열고는 가정통신물을 조심스레 차곡차곡 접어 집어넣었다.
>>775 아닙니다... 오히려 마지막 답레에도 적어 뒀었지만 새슬이에겐 웬만큼 의미가 담긴 게 아니면 먹을 거 주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ㅇ)-(..
목걸이, 반지와 같은 악세사리 -> 뒹굴거나 오르내리면서 망가지거나.. 잃어버리거나.. 불편해함..... 사용법이 복잡한 도구 -> 일단 열심히 해 보려고 하지만 결국 안됨.. 활용이 힘듦..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 -> 처음 며칠은 열심히 하겠지만 사소한 건 금방 까먹음.....
이렇게 되어버려서요... 먹을 것 이즈 베스트 선택 ^.^)b....!! 챙겨주셔서 감사했읍니다 해인주.. (넙죽넙죽) 그와 별개로 첫 번째 레스부터 사실 눈치를 딱 까버렸다는 후문이
내가 쉬이 추앙하지 않음에도 너의 숭고함을 동경했던 것, 그로 인해 기어코 네게 신성한 이름을 붙인 것. 혹은 그러한 계기. 사람들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불러. #shindanmaker #Prevail_Law https://kr.shindanmaker.com/1020419
//뭔... 뭔 X소리야!!!!!!!!!!! 뭐라는거야!!!!!!!!!(이해불가능)
진단 결과 제품명 : ANDROID-KAQI1972 등록된 제품명 : 【남주원】 보고된 오류내용 : 원하지 않은 감정/애증 표출행동을 보입니다. 원인검증결과 : 감정 리소스의 누적. 해결책 제안 : 본체 소프트웨어의 강제 다운그레이드.